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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택시. 익숙한 조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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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내가 사는 동네 송전탑에 택시 기사분이 올라갔다. 날마다 회사에 내야하는 사납금의 문제이 문제였던 것이다. 택시 요금이 오른 만큼, 그 이익을 기사와 회사가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 아니라, 모두 회사로 돌아 간다는 것이다. 택시 기사는 7시간을 넘게 송전탑에서 머물다 내려왔다. 우리의 대부분은 택시를 탄다. 버스보다 비싼 대중교통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택시는 일반 서민들이 자주 탄다. 그런데, 우리들 그 누구도 택시 기사의 얼굴을 기억하는 이 거의 없다. 그분들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다 그 택시 안에 머물렀는지 모른다. 운전을 하다가 마주치게 되는 택시는 그냥 거칠게 운전하는 택시 일 뿐, 그 운전대를 잡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택시는 택시일뿐 이었다. 한때, 학생운동으로 감옥까지 갔지만, 도의원, 시의원과 구청장까지 하던 중년의 남자가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그의 인생 역시도 순탄하지는 않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그가 살아온 방향대로 택시를 몰며 사람들을 만났다. 너무나 좁은 공간에서 몇 분에서 몇 시간을 함께 지내면서 무심코 던져진 말 한마디는 세상을 따라 흐르고 담아낸다. 그렇게 던지고 담아낸 이야기들이 이렇게 책으로 기록되었다. 김창현의 <달리는 인생>... 부르지 않았으면 꽃이 아니듯이, 말을 걸지 않았으면 좁지 좁은 공간에서 서로 유령처럼 존재를 인식하지 않은 채 지나갔을 시간들, 관계들이었지만, 저자는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었나 보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익명성이라는 편리(?)함 속에 무시하고 무시당하기를 원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세상 돌아가는 그 흐름 속에 깊이 바닥까지 잠수하며 지냈는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은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 힘들게 움직여 가고 있는 거다. 뉴스에는 전혀 나오지 않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가 진짜 이야기이다. 달리는 인생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특별하지 않다. 그냥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그래서 중요하다. 그래서, 저자도 만났던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해 놓은 것이 아닐까? 너무나 작은 개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오히려 정치이고, 운동이며, 변혁의 기초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듯 ㅎ하다. 사는 곳이 다르지만, 무심코 탄 택시에 그가 운전대를 잡고 있었으면 한다. 내 열받는 한국 사회의 이야기를 좀 쏟아 놓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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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인생
김창현의 택시일기 일기는 매일써야 하고 그날 그날 반성과 생각을 써 내려가야 한다.저자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정리해서 책으로 써내려간 책이다. 우리 아버지도 택시 기사다. 남들은 정말 할것 없으면 택시 기사나 하지뭐하면서 격하시킨다.하지만 작은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듣거나 하는 소통을 통해 인생을 논할 수 도 있고 철학적 질문부터 소소한 삶의 이야기까지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술술 털오놓는다. 멀리 가지도 않으면서 별의 별 질문을 나누는 공간이다. 그 시간의 찰나를 저자는 기록으로 남기어서 그들의 고민과 당신이 보는 시각을 보여줌으로써 남을 관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 나를 투영시켜서 볼수 있었다, 약간 격렬했던 엄마와 딸의 대화를 통해 나를 보게 만들고 넒은 세상으로 진출하려는 고3 수험생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힘들고 또는 상상만으로도 웃음을 줄 수 있는 아이들의 대화를 통해 엄마품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자립심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의 이름이 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하나 읽는 것을 보면 내 주변인의 이야기들이다. 살아있는 이야기로 어느 스님의 어려운 법문이 아닌 다소 소소한 생각을 주는 철학적 이야기일수 도 있다, 하지만 택시기사의 눈으로 보는 인생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책이다. 택시 노동자의 애환이 아닌 가슴 물클한 사연이 살아있는 소소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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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는 많은 사연들과 감정들이 공존하는 곳이다. 예전에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엠씨들이 일일 택시기사가 되어 하루를 보내는 에피소드가 방영된 적이 있었는데, 참 인상적으로 시청했다. 당시 엠씨들의 태도도 화제가 되었지만 많은 시민들의 사연을 보는 재미도 컸다.
이 책에도 많은 이들의 인생이 담겨있다.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 다투는 엄마와 딸, 대선 전 박근혜후보를 지지하던 할머니, 대선이 끝나고 선거의 패배를 슬퍼하던 젊은이, 아들을 면회가던 어머니 등 많은 이들의 인생이 담겨 있다. 이들의 사연과 작가의 의견들이 일기에 담겨 있는데, 이름은 택시 일기이지만 일반적인 일기보다는 약간의 무게감이 있다고 느꼈다.
특히 정치적인 문제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작가의 의견이나 시선이 드러나는데, 이 부분이 참 흥미롭다. 정치인이었던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고,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일상의 작은 부분에서도 정치, 사회적인 부분을 발견하고 생각하는 작가의 시선에 감탄하며 읽기도 했는데, 가장 마음이 따뜻해지는 부분은 한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쓴 부분이었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바쁘게 일하는 아주머니가 쉬는 날이 되자 딸들에게 줄 채소를 가꾸러 다시일을 하러 가는 사연이었다. 아주머니에게 한 푼이라도 자신을 위해서 써보라고 쓴 부분은 작가의 안타까운 마음이 전해지는 대목이었다. 아마도 그 아주머니가 나의 어머니와 겹쳐 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 이야기가 와닿았던 것 같다.
누군가의 일상과 직업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인생의 한 장면을 본다는 것은 짧은 단편영화를 보는 것 같다. 짧지만 흥미로워서 그 다음이 궁금해지기도 하고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동질감도 느껴 영화의 주인공이 행복해지길 바라듯 여기 나오는 이야기의 실제 인물들도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라게 됐다. 영화는 허구의 세계이지만 이 책의 일기에 나오는 승객들은 모두 실존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에 더욱 진심으로 그들의 행복을 바라게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시간도 돈도 자신을 위해 쓰지 못하는 저 아주머니가 자신을 위해 시간도 돈도 사용하셨으면 하고 바랐다.
이 책 덕분에 마음도 따뜻해지만 정치, 사회의 이슈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작가처럼 일상에서도 각 분야의 이슈를 발견하는 시선을 갖도록 노력해보려고 한다.
- 이 책에 있는 일기의 특이한 점은 꼭 마지막에 날짜를 쓴 다음 한줄 코멘트가 적혀있다는 것이다. 그날 일기에 대한 한 마디가 써있는 것인데, 어떤 말은 마음 아프게 다가오고, 어떤말은 귀엽게 다가오기도 했다. 이 한 줄의 코멘트가 무엇일지 상상하며 매일의 일기를 읽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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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에 둘째가 태어난 이후 강연 같은 공식적인 일정 외에는 집에 틀어박혀 아내와 함께 육아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 하나 키우는 것과 둘 키우는 것은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라는 것을 절절히 느끼며 셋째는 없다는 신념이 나날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직접 대면해서 사람을 만나는 대신 SNS를 통해 소통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재잘거리는 트위터는 천성에 맞지 않다보니 자연스레 길이제한 없이 편안하고 진중하게 얘기를 풀어내는 페이스북을 선호하게 됐다. 한 때 민주노동당에 몸담고 진보정치 활동을 열심히 했던 덕에 페이스북 친구 중에는 진보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달리는 인생>의 저자 김창현 역시 필자의 페이스북 친구다. 1981년 고려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 해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투신하다 독재정권의 탄압으로 감옥에 가기도 한 그는, 울산에서 진보정치 실험을 나래를 활짝 편 대표적인 진보정치인이다. 경남도의원과 광역시의원, 울산 동구청장을 역임했으며 민주노동당 울산지부장,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위원장으로 활동하던 그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언제부터인가 택시를 모는 얘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뭐지 나는 왜 택시를 시작했을까? 2012년 4·11총선 실패가 그 출발점이다. (중략) 나는 오랜 기간 당직과 공직 생활을 통해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다’고 말해왔으나 실제 삶은 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서민적 삶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또한 육체노동을 심하게 한 기억이 별로 없다. 천 원짜리 한 장을 두고 치열하게 다퉈본 적이 없다. (중략) 내 나이 훌쩍 쉰을 넘었다. 기술도 없는 내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기가 힘들었다. 좋기로 따지면야 자동차 하청업체 같은 곳이 좋겠지만 내 얼굴과 내 이름으로 취업을 허락하는 기업체가 없었다. 차선책으로, 제조업보다 취업이 용이할 거라는 생각에 택시를 선택했다. 그러나 택시 역시 선뜻 받아주는 회사가 없었다. 여러 곳에서 일단은 친절하게 맞아주었지만 아주 좋은 말로 거절했다. 그렇겠지.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출신의 정치인, 색깔과 과격으로 덧칠된 대표적인 진보정치인. 얼마나 부담스럽겠는가? 한데 찾는 자에게 길이 있다고 했던가, 사장님이 대학 선배고 경영을 노조가 직접 맡는 화진교통에서 내게 기회를 주었다. 저자는 늘 노동자와 서민의 편에서 일하고 그들을 대변한다고 주장했으나 과연 얼마나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또 그 처절한 고통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죄스러움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 죄스러움에 김창현은 2012년 여름부터 1년간 나는 울산 시내부터 외곽까지 총 7만 킬로미터를 달린 택시기사가 됐다. 택시기사로 수많은 승객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며 가슴이 뭉클해지는 시간이 많았고, 이를 반드시 기록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그 하나하나의 사연들을 페이스북에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바로 그 기록을 단행본으로 모은 것이 <달리는 인생>이다. 울산에서 인지도 높은 진보정치인 김창현이 택시를 몰다보니 생기는 웃지 못 할 일들도 있다. 하루는 협성노블리스에 사는 간호조무사를 태웠는데 울산 남구 달동의 한의원에 근무하는 아가씨였다. “어? 아저씨 정말 김창현 씨랑 많이 닮았네요.”택시 조수석의 자격증을 보더니 “어머, 이름도 김창현이네. 호호호. 참 신기하다. 아저씨. 주변에서 그런 얘기 많이 듣죠?” “하하. 제가 바로 김창현 맞습니다.” “알아요. 호호. 자격증에 나와 있네요. 그러니까 닮았다는 거죠.” “허 참. 왜 이리 안 믿지요? 진짜라니까요. 통합진보당 김창현을 잘 아세요?” “잘 알진 않지만 그 김창현 씨는 얼마나 예리하고 말도 잘하고 인물도 좋은데요.” “만나보셨나요?” “그럼요. 시장에서 악수도 하고 텔레비전 토론도 봤는데요. 아주 샤프해요.” “지금 저는 안 샤프한가 보지요?” “아저씨는 살도 찌고 동네 아저씨 같잖아요.” 졸지에 샤프하고 말 잘 하고 인물 좋은 진보정치인에서 살찐 동네 아저씨 택시 기사가 된 김창현은 택시를 운전하며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됐지만, 특히 무엇보다 듣는 훈련이 된 것을 가장 큰 변화로 꼽는다. 정치인들은 정말이지 잘 듣지 않는다. 짧은 시간 내에 자기를 알려야 한다는 강박관념 탓인지 주장은 난무하지만 남의 아픔을 차분히 듣는 데 인색하다. 그런데 김창현은 택시를 하며 하루 열두 시간 앉아 많은 서민들의 애환을 듣는 흔치 않은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승객들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절절한 심정이 되어 상담가가 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달리는 인생>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일화가 있다. 60대 중반 할머니의 승객의 얘기다. “임자 있는 여자를 건들면 안 돼요.” “예? 무슨 말씀인지?” “상처가 뭔지 알아? 시퍼런 부엌칼로 그으면 살이 쩍 벌어져. 피가 줄줄 흐르지. 이게 상처야. 시간이 지나면 꿰매주지 않아도 아물어. 물론 아주 흉하지만, 나중에 건드려도 아프지 않아. 하지만 마음에 생긴 상처는 아물지를 않아. 늘 피가 줄줄 흐르고, 건들면 너무 아파 소리르 치게 돼. 이게 마음의 상처야.” 할머니의 얘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장에 좌판을 펼쳐놓고 나물을 파는 옥이 할매가 남편이 바람피운다고 귀띔을 해주었다. 설마 했는데 어느 날 한 여자가 찾아왔다고 한다. 자신보다 10년은 젊은 여자. 당시 할머니는 50대 중반이었는데 그 여자는 40대 초반이었다. 그 여자는 할머니에게 남편을 양보할 수 없겠느냐며 선전포고를 했다. 그 여자도 역시 남편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자신은 헤어질 수 없으니 남편을 나눠 가지자는 것이었다. 당시 할머니 집은 크게 하던 장사가 어려워진 시절이었다. 남편도 사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었다. 남편이 외도를 해봐야 얼마나 갈 수 있겠나 하는 오기도 있어서 해 볼 테면 해보라고 그냥 뒀다. 그때부터 남편은 돈 생기면 휙 나가서 사나흘 들어오지 않다가 다시 집에 들어오고, 또 나가고 하는 생활을 4년간 지속했다. 그러다 남편 역시 나이 들어 힘이 없어지고 자식들도 출가하니 슬슬 집에 들어앉는 시간이 많아졌다. 사업도 안정되고 손자도 생기는 철이 드나 싶었다. “얼마 전 ○○시장에 갈 일이 생겼어. 거기서 그 여자랑 영감을 딱 만난 거야. 10년 전 그 옥이 할매 말이 확 떠오르더군. 둘이 머리를 맞대고 소곤소곤 정말 다정스레 얘기를 하고 있었어. 좀 더 가까이 가보니 글쎄 여자 다리를 주물러주고 있더라고. 순간 눈에 불이 확 나는 것 같았지. 아니 이 영감태기가 평생 나랑 살면서 언제 손이라도 제대로 잡아줬냐 말이지. 도란도란 남들처럼 이바구라도 한 적이 있나. 이런 생각을 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 할머니는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사랑을 진심으로 나누고 싶었던 거다. 순간 할머니의 눈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졌단다. 애 둘 낳고 힘들어하는 아내한테 잘 해줘야겠다. 책이 나오기 전에 페이스북에서 택시기사 김창현의 글을 읽으며 궁금한 것이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대화를 생생하게 재현하는지 말이다. 그래서 혹시 녹취를 하는지 슬쩍 댓글로 물어봤는데, 대답인즉슨 대화를 고스란히 기억해서 다시 글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부럽다. 책을 읽으며 나도 택시기사가 되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박봉에 힘겨운 일이라는데 말이다. 어쩌랴. 택시기사 김창현의 생생한 글 때문인 것을. 나도 애 둘 키우다보니 사람이 고픈가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