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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캠벨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은 시나리오나 소설 등의 작법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과거 영웅담의 주인공이 남성이라는 한계를 갖는다. 그래서 요즘의 시대적 요구를 완전히 커버하지는 못하는 부분이 있다. 이에 대한 요구에 응답해 나온 책이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여성 영웅의 이야기 구성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설명한다. 남성 영웅담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차이를 보여주고 융 심리학의 개념을 도입해 설득력을 더한다. 이야기를 써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쓸 생각은 없지만 보다 이야기의 이해도를 높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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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은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 세계 각지의 신화로부터 영웅의 여정이라는 원형을 추출한 것으로 잘 알려져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 표지의 앞머리를 보면 이 책의 저자는 캠벨이 여성을 '여신'(여기서 여신은 《오뒷세이아》에 나오는 페넬로페 같이 남성 영웅을 보살펴주고 도와주는 데에만 그치는, 이야기의 조연 같은 존재나 그 이하의 존재에 가깝습니다)으로만 생각하는데 머물러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여성 영웅을 위한 여정을 구상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머리말에서 여성을 위한 여정을 제시합니다. 이 여정은 여성성 분리->남성성과의 동일시 및 조력자와의 만남->시련의 길->거짓된 성공->정신적 메마름의 자각->여신으로의 입문 및 하강->여성성과의 재결합을 갈망->모녀 분리 치료->상처받은 남성성 치유->남성성과 여성성의 통합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집니다. 참고로 이 여정에서 여성이 만나게 되는 '여신'은 인도 신화의 칼리 여신처럼 가부장제의 신화가 지워버리기 이전의 여신입니다.
책의 본문은 여정의 10단계에 맞춰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여정의 단계에 맞추어 신화의 사례나 저자 본인이나 저자에게 상담받은 내담자를 비롯한 실제 여성들의 경험에서 해당 여정의 원형을 추출합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독자들에게 해당 여정이 여성에게 어떤 경험을 가져다 주었고, 여성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알려줍니다.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바를 요약하자면, 지금까지 여성들은 가부장제 아래 어머니와 거리를 두고, 아버지와 동일시하면서 아버지처럼 사회적 성공을 거둔 여성, 영웅으로 거듭난 여성이 되고자 먼 길을 떠나왔습니다.(앞서 언급한 여정에서 여성성 분리~거짓된 성공까지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 성공의 순간 여성은 오히려 허무함과 공허함에 빠지기 시작하며, 진짜 여성의 내면을 찾는 여정이 시작됩니다. 이 진정한 여정에서 여성은 내면의 잊힌 여신을 만나고 외부의 규범이 강요하는 다양한 기준을 벗어나 진짜 자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성 자신이 알지 못한, 혹은 알고도 외면한 '어머니'와 여성이 내포한 '남성성'을 받아들이면서 여성은 변화하게 됩니다. 여기서 남성성은 폭군처럼 여성을 지배하는 남성성, 여성에게 공허한 사회적 성공을 이루도록 채찍질하는 남성성이 아니라, 여성을 치유하는 긍정적 남성성입니다.
여기서 잠깐 캠벨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캠벨 역시 여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여신들: 여신은 우리에게 어떻게 잊혔는가》(2016)라는 책에서, 이 책에서 언급된 마리아 김부타스의 연구를 바탕으로 가부장적 남성 신화에 가려진 여신들이 어떻게 신화로 다시 귀환했는지 다루었습니다. 캠벨은 《여신들》을 시작하면서, 그리고 마무리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찌보면 이 책은 그동안 남성 위주의 신화가 제시하지 못한, 여성을 위한 모델을 제시하려려 한다는 점에서 캠벨이 바랬을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무리하자면, 이 책은 삶에 대한 고민에 부딪쳤을 때, '나 자신이 변화의 한복판에 서있다'고 느낄 때, 책에도 나오는 사례처럼 사회적 성공을 거두었으나 무언가 채워지지 않았다고 느낄 때 읽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