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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위수정, 이서수. 이번 책에 작품을 담은 작가의 이름을 차례대로 적어 본다. 내가, 내 머리가, 내 기억이, 이들을 품었으면 좋겠다. 다음에 다른 곳에서 이들의 글을 보고 반갑게 알아차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 편의 글이 다 마음에 들었다.
소설은 꼼꼼하게 읽었고 인터뷰 기사는 대략 읽었다. 작가에 대해 뭔가를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나에게 없는 것일까? 소설을 읽고 바로 만나는 대화체에 방금까지 붙잡고 있던 내 조촐한 감정들이 흐트러지는 게 싫었다. 작품을 향해 더 친절하고 직접적인 안내를 해 주겠다는 의도로 실었겠지만 나는 혼자서 사양한다.
세 편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게 있다는 점이 오히려 쓸쓸한 맛을 남긴다. 잘 살고 있다는 게 어떤 모습인지, 그런 게 있기는 한지. 한때는 사람마다 제각각 처한 상황에 따라 만족스럽게 살아갈 수도 있노라 여겼는데 어떻게 된 것이 요즘은 그런 이들을 찾아보기 어렵기만 한 듯 싶다. 심지어 나로서는, 지금의 내 처지에 만족을 느끼는 편인데도, 이렇다고 말하는 데에 죄책감이 생겨 표현을 못하게 된다. 어디서 어떻게 생겨난 현상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모르겠다. 아니, 알 것도 같은데 이 또한 말로 털오놓기는 어렵다.
2022년 가을, 소설 3편에 비춰 보는 우리 사회의 모습. 젊은이는 결혼이 쉽지 않고, 나이 든 사람들은 나이 드는 게 점점 더 어렵고, 직장인은 일을 해서 몸과 마음이 아프고 아직 일을 구하지 못한 이는 일을 하고 싶어 아프고. 괜찮은 사람들은, 괜찮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제 소설 안에서 못 만나게 되는 걸까. 소설이 본디 사회의 갈등을 재현하는 장르라서 이러한가.
계속 읽는 수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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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가을로 그리고 삶으로 다가온 이야기들! 개인적으로 이서수 작가님의 이야기를 작년 여름 소설보다 여름 2021에 수록된 작품인 <미조의 시대>를 읽었는데, 그와 연결되는 지점과 다른 지점을 살펴보는 중요한 작품을 읽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위수정 작가님은 이번 2022년에 또 한 번 뵙게 되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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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우리는 왜 꿈을 버리지 못하고, 도대체 우리는 왜 이렇게 돈이 없나. 꿈과 돈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나도 알고, 언니도 알았다. 꿈을 제대로 이루거나 완전히 버려야지만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나는 그들의 죽음에 공감하는 사영의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네가 이 세계에 대해 뭘 안다고. 너는 이 시대에 오히려 더 필요한 인력이 되었잖아. 내가 한줄의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려고 다리를 떨며 앉아 있는 동안, 사영은 사경을 헤매는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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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힘드니? 사영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저었다. 언니가 그랬잖아. 이 세상엔 안 힘든 일이 없다고. 나는 그랬지,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세상엔 안 힘든 일이 없고, 안 힘든 일을 찾아보는 일조차 너무 힘들어서 곧바로 포기하게 되었다. 우리는 힘들게 살아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그렇더라도 쌓이는 울분과 스트레스는 어찌할 수가 없었고, 간간이 만나서 전시를 보거나 술을 마시는 것으로 풀었는데 그마저도 1년 전부터는 뜸해졌다. (이서수, 「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中에서)
0월인데 습한 상태를 참지 못하고 에어컨을 틀었다. 10월에 청구되는 관리비는 9월에 사용한 내역이다. 감히 예상을 해보자면 지금껏 낸 관리비 중에 최고치를 찍을 것 같다. 불길한 예감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으니까. 그럴 것 같다. 어쩔 수 없지. 사용한 만큼 나오고 사용했으니까 내야지. 한 달에 150만 원 받을 때는 악착같이 돈을 모아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때보다 30만 원 더 받는 지금은 악착같은 마음이 사라지고 쓸 땐 써야지 내가 이것도 못 사는 건 아니라고 하는 기분에 펑펑까지는 아니고 얼마를 모아야겠다는 의지 없이 쓴다. 은행 앱으로 든 적금을 깼다가 다시 채워 넣기를 반복한다. 모으는 건 힘들고 쓰는 건 참 쉽네. 유지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고. 의도 없는 선물을 받을 때 기분이 확 좋아지기도 한다.
『소설 보다 : 가을 2022』에 실린 이서수의 단편 「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에서 사영은 '나'에게 가방에서 스팸 여덟 개를 꺼내준다. 그 순간 '나'는 사영에게서 느꼈던 거리감이 줄어든다. 서일페에서 사영이 산 물건들을 줄 때는 '놀라울 정도로 금세 화가 수그러'든다. 이런 장면들. 서울에서는 집을 구하지 못하고 군산이나 고흥에 집을 알아보고 삼천만 원이 있으면 아파트를 살 수 있다는 걸 서로에게 알려주는 모습들. 상대에 대한 미움과 분노가 스팸과 굿즈를 받아들면서 사그라지는 이야기에서 안도를 느낀다.
「오후만 있던 일요일」에서 위수정은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 감정에 대해 들려준다. 나이가 들 수 있을까. 과연 이런 뭣 같은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나이를 먹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지만 소설에서 그럴 수 있다고 하니까 미래의 시간을 상상해 본다. 내게는 요양원, 노후, 여든여섯이라는 단어가 낯설다. 모처럼 쉬는 일요일은 무얼 한지도 모른 채 오후만 남아 있어 허무하고 서글프다. 소설은 노후의 시간이 우리가 늘 살아가는 일요일 오후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고통이나 불안, 의아함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김기태는 「전조등」에서 삶의 모순 따위를 느끼지 않는 인물을 만들어 낸다. 소설에서 그리는 모든 것이 완벽한 형태의 인간을 만나지는 못했다. 그런 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주변에는 없다는 것. 인생을 하나의 도전 과제로 삼는 듯한 태도의 인물인지라 주변에 없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겨울의 소설이 도착할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 모두 스트레스 받지 말고 개소리를 들어도 잊어버리자. 겨울의 소설이 오면 읽어내고 누가 먹지 않고 쓰지 않는 물건을 줄 때 환하게 웃자. 안 힘든 일을 찾는 게 어려워도 끝까지 찾아내서 안 힘든 일을 하고. 힘들게 살아야 하는 현실 따위는 없으니 울분과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생각이 들면 안녕, 잘 있어 손을 흔들고 네, 전 자유입니다 멘트 날려주고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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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국내 작가들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으로, 가을 분위기처럼 차분하면서도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 작품마다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짧은 분량이지만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이야기들이 많아 여운이 오래 남는다. 다양한 작가의 문체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집이다. |
| 소설 보다 시리즈 점점 유명해지는 것 같은데요! 솔직히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시리즈는 간단하면서도 또 느낄 거리들이 있어서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 중에서 2022 가을을 추천받아 읽게 되었는데 ㅎㅎㅎ 소설 보다 읽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아주 추천! |
| 새로운 작가님들을 만나볼수 있는 좋은 기획 매시즌마다 3편의 단편 어떤걸 좋아 하는지 알아볼수 있어서 좋습니다 굿굿굿 새로운 작가님들을 만나볼수 있는 좋은 기획 매시즌마다 3편의 단편 어떤걸 좋아 하는지 알아볼수 있어서 좋습니다 굿굿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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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출간되기를 기다리고,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바로 구매해서 읽게 되는 '소설 보다' 시리즈. 젊은 작가들이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바라보는 시선도 새롭고 판타지가 아닌 일상에서의 생활과 고민을 녹여내는 방식들도 깊이 공감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 젊은 세대와 호흡하고 있다는 착각도 해보면서.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통해 그리고 소설 보다 시리즈를 통해 접했던 위수정 작가의 '오후만 있던 일요일'은 어떤날의 곡에서 차용해 왔다고 작가 스스로도 밝혔지만, 나에게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음악도 연상케 하는 그런 느낌의 작품이었다. 60대를 맞은 과거 피아노 전공자가 일상에서의 편안함과 안정됨 속에서 우연히 접한 젊고 핫한 피아니스트의 공연을 계기로 그에게 푹 빠져드는 감정의 흐름을 보여주는 '오후만 있던 일요일'. 과거 일본에서 할머니라고 명명된 (마음까지 육체적 나이와 같지는 않겠지만) 집단들의 팬덤을 TV를 통해 접하며 뭔가 묘한 감정을 느꼈었다. 실제 장모님도 임영웅 덕후이시기도 하듯 가족에 대한 헌신의 표상이었던 '어머니'들의 세상과 가족에 대한 반란이랄까, 자기 욕망에 대한 솔직함이랄까 억눌려 왔던 억눌러 왔던 감정에 대한 솔직함을 표현하고 드러내는 하나의 문화현상이 된 것 같다. 뭔가를 좋아하게 되고 집중하게 되는 욕망이라는 것들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걸 좋다고 말하지 못하고, 나보다는 늘 가족을 위해 욕망을 숨기고 살아왔던 분들의 '감정의 정상화', '내 욕망을 숨기지 않기'로 봐도 좋을 것 같다. 작가가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인간의 욕망이란 사회적 환경과 부딪히면서 억압되거나 변형되는 일종의 '짐'같은 것이라는 규정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유일 것 같다. 왜곡되고 남에게 해를 끼치는 욕망(욕구)이 아닌 자신의 환경에 호흡하며 적절한 욕망을 표현하고 해소하는 것 또한 지금의 삶에서 더 큰 행복을 위함이며, 나를 둘러싼 가족이나 사회의 모든 것들과 더 크게 호흡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라 생각해 본다. 너무나 평범하고 그저 큰 굴곡없이 그리고 큰 반전도 없이 평범보다는 조금 더 나은 생활을 살아오는 과정을 보여준 김기태 작가의 '전조등'. 착한 아들, 올바른 애인, 성실한 사회인 등 사회가 규정하는 모범적인 이미지로 살아온 주인공이 일종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며, 청혼하게 되어 가정을 이루는 모든 일련의 정상적인 성장 과정을 밋밋하게 보여주고 있다. 청혼 과정에서 나선 여행에서의 짧은 '전조' 역시 또한 지금의 삶에 크나큰 변화를 주지 못했고, 그러한 한쪽 전조등을 깨뜨리게 했던 그러한 '전조'를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계획했던 것들을 수행해 가는(그러한 주어진 역할을 미션 클리어하는 듯) 모습들이 실제 우리의 생활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창의성과 개성과 특별함을 요구하지만 실제 사회를 떠받치고 끌고 나가는 힘은 소위 '정상'이라고 하는 밋밋하고 평범한 삶들의 반복일 것이다. 나의 참된 욕구는 무엇이고, 나는 진실로 무엇을 하고 싶어하고,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나의 개성은 무엇인지 등 끊임없이 보여지는 내가 아닌 내면의 진실한 나를 찾고자 사회적으로 강요되고 또한 그래야 할 것처럼 스스로도 느끼지만 사실은 평범하고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것 또한 충분히 의미있고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 같다. 지난 현대문학상 수상 작품집을 통해 눈여겨 보게 된 이서수 작가의 '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는 동성간의 미묘한 관게에 대한 이야기인 듯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코로나 시대, 그리고 비단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소위 안정적인 삶의 조건(주거, 직장, 가족 등)을 갖추지 못한 젊은 세대의 생존기를 보여주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글을 쓰고 사는 주인공과 그나마 안정적이고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라는 존재가 있는 응급실 간호사, 배우라는 꿈을 버리지 못하고 마흔 넘어서까지 소위 허황된(?) 꿈을 쫓다가 어느 날 뜬금없이 결혼을 알려주는 언니들의 모습 속에서 자신의 힘듦과 어려움으로 상대를 재단하고 마음속으로 갈등하고 상처를 주고 있다. 하지만 또 현실적인 도움 앞에 쉽게 마음을 풀고 내면으로 화해하는 모습들은 삶의 조건이 안정되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을 지켜내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사람들이 결코 게으르거나 열심히 하지 않아서가 아님을 쉽게 그들의 삶을 재단하지 말아야 함을 또한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주인공과 응급실 간호사 동생의 군산행에서도 보여지듯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자주 보고 소통하고 갈등도 생기고 오해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함을 삶의 조건도 중요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극복하려는 의지와 모습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곧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든 버텨보는 것이리라. 나의 시각으로 누군가의 삶을 재단하지 말고 나 또한 치열하게 버텨가며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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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편의 단편들을 읽으면서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떻게 이렇게 다 다른 생각을 하면서 똑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그런 다 다른 단편들을 어떻게 읽고 뽑아서 이렇게 하나의 책으로 묶어낼 수 있었을까. 소설 보다 : 가을 2022에서 선보이고 있는 이 세 작가의 단편들 외에도 다른 글들이 엄청나게 궁금해지도록 한다. 작가님들의 이야기도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그걸 읽고 있으니 더 좋았다. 좋은 작가들을 글로서 소개하는 그런 기획서 같은 느낌인데 독자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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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싸서 구매했었는데 읽어보니까 다 좋은 작품들이었습니다. 맨 첫 표제작으로 나와 있는 전조등 부터 오후만 있던 일요일, 그리고 마지막 작품인 발 없는 새 떨어뜨리기까지. 구도가 인상적이었어요. 마음에 드는 작품들이었습니다. 주된 인물들과 다른 인물들과의 시각. 바라보는 지점들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지점도 괜찮았던 것 같고요.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