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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와 옛 그림, 그리고 꽃'이라는 글을 보고, '아, 이 책이다!' 라는 생각했다. 시를 읽고 싶은 가을이고, 꽃을 보며 감수성을 되살리기 좋은 시간이다. 그동안 무미건조하게 보냈다고 해도 가을에는 조금은 낭만적으로 되어볼 일이다. 흔하디 흔한 꽃이라도 그 꽃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라면 가을날 분위기 잡고 책을 읽는 데에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 책 <꽃, 마주치다>를 읽게 되었다.
항상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것이 꽃과 나무들이지만 우리 마음이 그것들과 마주치는 것에 무심하다면 그 존재는 우리 생활에 무의미할 뿐이지 않겠는가. (들어가는 글 4쪽) 매일 보는 꽃이지만 내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 하지만 조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꽃의 생김새라든지 향기와 주변 경관이 보인다. 특별히 감성적이지 못해서 올 가을에는 책을 매개로 꽃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 책은 옛 글과 그림, 사진 으로 꽃을 새롭게 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이 책은 <꽃, 들여다보다>의 후속편으로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꽃과 나무 26종을 소개한 것이다. 옛 문헌을 통해 살펴본 꽃과 나무는 평범에서 비범으로 달리 보게 된다. 꽃을 보는 눈이 달라지게 된다. 다양한 정보도 얻고 꽃도 세세하게 관찰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꽃도 이 책을 보면서 정보를 많이 얻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다양한 정보를 한데 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뿌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이 책에는 서향화, 철쭉, 오얏꽃, 박태기나무, 사계화, 찔레꽃, 작약, 앵두, 인동초, 등나무, 봉숭아, 수국, 맨드라미, 나팔꽃, 패랭이꽃, 자귀나무, 능소화, 회화나무, 파초, 석창포, 포도, 비파, 계수나무, 금전화, 거상화, 여지를 보게 된다. 맨 마지막에 실린 여지, 양귀비가 그렇게 좋아했다는 여지를 볼 수 있을 거란 기대에 가장 먼저 펼쳐보았지만, 여지에 대해서는 그림이나 사진이 없어서 아쉬웠다. 하지만 다른 꽃과 나무는 사진은 물론 그림까지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좋다.
이 책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국에 대해 자세히 나와서 반가웠다. (가장 좋아한다는 것은 이 책에 실린 꽃들 중에서다)
옛 사람들도 그 꽃을 보고 그 마음을 시로 표현했을테지. 이 책에서는 수국이 동아시아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북송 때라 추측한다. 옛 시를 많이 접하지 않았기에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시를 새로운 마음으로 읽는다. 오랜만에 이런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색다른 기분이었다.
수국에 대해 다양한 시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언제 들어왔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수국을 바라보던 옛 사람들의 감흥을 시를 보며 느껴본다.
이 책을 읽는 재미는 사진뿐만 아니라 옛 그림을 만날 수 있는 점이었다. 따로따로 찾아보아야 할 자료를 한 권의 책 속에서 만나는 것이 흥미롭다. 이 그림은 <수구석도> 조선시대 그림이고 서울대학교박물관에 소장 중이라고 한다.
꽃과 사진, 그림 등이 어우러져서 소장하고 볼 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서 그 꽃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얻을 수 있다. 정보도 얻고 옛 글도 살피고, 그림과 사진까지! 책을 보며 꽃과 옛 시, 그림을 알아가는 시간이 의미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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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책이 많지만 중구난방으로 모은 책보다는 이런 식으로 특정 주제로 된 책들이 특히 좋은 것 같아요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책들도 좋아하는데 이런 책은 읽기 부담도 없거니와 단순히 한시만이 아니라 우리문화,동양문화에 대해 알게 되어서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꽃말보다 더 운치있는, 동양적인 상징들... 또 매화니 난초니 연꽃이니 도리니 이런 누구나 다 알 법한 기본 내용을 늘어놓지 않아서 그게 좋더군요. 흔히 아는 꽃만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꽃들이 의미를 가지는 것이 마음에 듦... 실제 한시와 함께 옛날 우리 조상들이 느끼시던 꽃의 상징적 의미를 알려 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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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을 읽다 보면 꽃에 대한 이야기들을 종종 접하게 된다. 꽃에 대한 옛 이야기를 처음 접한 것은 어릴 때 읽었던 선덕여왕의 일화를 통해서였다. 선덕여왕이 공주 시절에 당나라에서 보내온 병풍의 모란꽃 그림을 보고, 꽃에 향기가 없음을 짐작해내었다는 이야기다. 그림에 꽃과 나비가 없는 것을 본 공주가 “이토록 꽃을 아름답게 그려낸 화공이 꽃과 나비를 잊고 안 그렸을 리가 없다. 분명 이 모란꽃은 향기가 없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한다.
<삼국사기> 열전에 실린 설총의 “화왕계”에도 꽃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설총이 신문왕(神文王, ?~692)을 깨우치기 위해 지었다는 이야기로 여기에는 화왕(花王)인 모란과 아첨하는 장미, 충간(忠諫)을 하는 백두옹(白頭翁, 할미꽃)이 등장한다. 이 이야기는 꽃을 통해 교훈을 주려했다는 점도 특이하지만, 꽃이 주는 이미지에 대한 당대의 인식을 보여주어서 흥미롭다.
한편 실학파였던 박제가는 “백화보서(百花譜序)”에서 ‘꽃에 미친 김군’이라는 글을 통해, 꽃에 대한 사랑이 넘쳐 기벽(奇癖)에까지 이른 인물을 얘기하기도 한다. 박제가는 글에서 주인공 김군을 ‘꽃의 역사에 공헌한 공신이며 향기의 나라에 제사를 올리는 위인’으로 칭하며 높이 평가하였다. 이와 같이 꽃이나 그 꽃을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옛글과 그림을 통해 다양하게 그려졌다.
이러한 글과 그림은 그 자체의 내용만으로도 흥미롭지만, 작품을 통해 그 꽃에 대한 당대 사람들의 인식과 생각을 엿볼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옛글을 통해 꽃을 접하다 보면, 같은 꽃일지라도 시대에 따라 변하거나 혹은 계속 이어져 온 심상(心象, image)을 보게 된다. 또 지금의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꽃들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들을 통해 그 꽃을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꽃, 마주치다>는 옛시와 글귀, 그림 등에 나타난 꽃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책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보는 철쭉, 찔레꽃, 봉숭아, 수국, 맨드라미, 능소화, 나팔꽃과 열매가 더 유명한 포도나 비파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우리가 흔히 릿쯔라고 부르기도 하며 양귀비가 좋아했다는 열매인 여지(荔枝)도 등장한다.
천성적으로 꽃과 나무를 좋아한다는 저자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옛시 등에 나타난 옛사람들의 꽃 이야기를 다양하게 들려준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는 동안, 사이사이에 실린 그림과 사진이 꽃의 향기를 함께 전해준다. 그저 ‘예쁘다’며 단편적인 눈으로 보던 꽃도 옛글과 그림을 통해 만나니 그 향기가 더욱 깊어지는 듯하다. 옛사람들은 매화가 피어나는 계절에 맞춰 ‘탐매(探梅)’ 여행을 하였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옛사람들의 흔적과 더불어 꽃과 나무를 찾아다니는 저자의 고운 눈길을 따라 함께 떠나봄직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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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마주치다. (옛시와 옛 그림,그리고 꽃) 기태완 지음.
이 가곡의 구절을 아시죠?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봉숭아를 빗댄 가곡입니다. 일제 탄압 의 시절 저 봉숭아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같다며 가사를 지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첫사랑과의 사랑을 이루려고 봉숭아물을 들은 손톱을 첫눈이 오기까지 자르지 않고 기다린 기억들... 있으신가요? 필자도 역시 저 먼 추억 속에 간직하고 있답니다. ^^
이렇듯 우리에게 친숙한 봉숭아 꽃. 허나 이 꽃에 대한 유래 또한 알면 더욱 재미나지 않을까요?
이렇게 생긴 꽃. 요즘 어느 집 울타리에서나 볼 수 있는 꽃이죠. 이 꽃의 모습이 봉황의 모습을 보인다 하여 봉선화 란 이름으로 불리었습니다. 그 이름이 우리나라에선 고려말기 문인인 이규보에 의해 봉상화란 시조에 의해 알려지게 된 듯합니다. 이규보..성인이 사회에 출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봉상화를 지은 시 라고 할 정도로 최초 고려시대 이전에 널리 퍼진 꽃으로 기록이 되어 있네요.
어떤가요? 재미나지 않나요? [기태완]의 책 꽃, 마주치다 는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지고 사방에 분포해 있는 꽃과 나무의 유래를 찾아 책으로 엮은 책입니다. 실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꽃들. 익숙한 야생화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고, 옛 성현들의 시조와 옛 그림을 빗대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옛 시조와 옛 그림도 함께 보고 들을 수 있어서 그 전의 책 꽃, 들여다보다 를 함께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에겐 꽃에 대한 상식과. 내가 좋아하는 꽃 그리고 결혼식 때 부케로 만든 꽃. 이런 꽃들에 대해 알고 싶기도 하고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야기도 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진달래와 철쭉의 이야기, 견우의 꽃이라 불리는 나팔꽃. 내 이름의 성 인 오얏꽃. 포도주는 순수 서양의 술이라 여기었으나, 이 책을 보고 고려시대에도 포도주가 애음되고 있다는 이야기, 또한 물을 좋아한다고 수국 이라고 알려 있었는데. 사실은 꽃이 공처럼 둥글다 해서 수국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야기는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이렇듯, 책에는 26여 가지의 꽃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왠지 작가의 다음 책도 기대가 되는 책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꽃말이 ‘냉정’ 으로 알고 있는 수국 [버네사 디펜보의 꽃으로 말해줘.] 이 결혼식 부케로 많이 쓰인다니.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꽃말은 그 지역 그 나라 에 따라 완전 다른 꽃말이 나온다고 하니.
결혼식 부케에 많이 쓰이는 수국의 색이 참으로 다양하지요? 이 수국의 특징 중 하나가 토양의 성질에 참으로 민감하다고 하네요. 토양이 중성이면 백색 꽃이 피고, 산성이면 청색 꽃이 피며, 알칼리성이면 분홍빛의 꽃이 피어납니다. 흰 수국이 피어 날 즈음에 백반을 녹인 물을 뿌려주면 청색 꽃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으며 잿물이나 석회를 토양에 뿌려주면 분홍의 수국 꽃으로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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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시와 그림이 사람과 만나는 행복 ![]() 수수꽃다리, 박태기나무, 목서, 수국, 파초, 작약, 나팔꽃, 맨드라미, 국화, 회화나무, 봉선화, 천리향, 이팝나무, 앵두나무, 무화과, 매화, 사과, 복숭아, 자두, 목련, 포도... 도시에 살다 한적한 시골마을로 삶의 근거지를 옮기고 나서 마당 한쪽 화단과 심기 시작한 꽃과 나무들이다. 잠자는 공간과 서재를 빼고도 제법 널찍한 공간이 있어 좋아하는 꽃과 나무들로 채워가는 중이다. 삶의 근거지를 시골로 옮기고자 했던 결정적 요인은 넉넉한 마음으로 자연과 벗하며 살고자 하는 것이 크지만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 역시 평소 꽃과 나무들에 관심이 많아 늘 자연에 주목했던 것이 그 배경이었다고 본다. 이사하고 나서부터 어디를 가든 눈에 띄는 꽃이나 나무를 보면 어떻게 하면 분양받을 수 있는지 씨앗이라도 얻을 수 있을까 궁리하게 된다. 물론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 내 집에 있는 꽃이나 나무를 분양하며 함께 나눠가지는 즐거움이 이렇게 큰 느낌인지 알아가는 것 역시 생각하지 못했던 즐거움 중 하나가 된다. 이사하고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무럭무럭 자라는 나무와 제철에 제 모양과 색, 향기로 보답해 주는 꽃들을 바라보며 다가올 봄을 미리 기약해 보는 것도 놓치기 싫은 행복이다.
이런 내 마음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책, ‘꽃, 마주치다’를 만나는 동안 책 속에 나오는 꽃과 내 집에서 자라는 꽃이 나주앉아 대화라도 나누는 것처럼 다정함이 함께한다. 기태완의 ‘꽃, 마주치다’는 옛 시와 옛 그림 그리고 꽃과의 만남을 이야기하고 있다. 옛 시와 옛 그림 속에 등장하는 꽃과 나무들의 이야기를 저자 기태완의 경험을 살려 생동감 있게 전해주고 있다. 옛 시와 옛 그림은 중국의 이야기와 더불어 우리나라 역사 속에 등장하는 관련된 주인공들을 불러내 현재의 주인공으로 살려내 마주 대하게 만든다. 눈을 돌리면 금방이라도 마주칠 것만 같은 현장감이 살아 있다.
![]()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꽃들이 언제부터 우리 곁에 있었는지 알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가 원산지가 아닌 꽃들이 대부분이기에 어떤 경로를 통해 우리 곁에 와서 지금까지 함께 숨 쉬며 살고 있는지에 대해선 문외한이다. 이런 궁금증을 저자는 옛 문인들의 글과 그림 속에서 찾아내고 이를 꽃에 주목하여 당시 사람들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따라가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점들까지 알려주고 있어 평소 궁금증을 해결하는데도 유용하다. 꽃과 인연 맺은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시와 그림이 꽃이 담고 있는 이미지와 연결되어 지금 우리가 보는 꽃과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바로 우리 역사와 맥을 함께한 동아시아 전체의 역사, 문학, 인물, 그림 등을 통해 꽃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꽃과 나무, 특별히 주목해야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주목하는 것도 아니다. 같은 공간에 같은 시간을 함께하고 있더라도 누군가의 눈에는 들어오는 꽃과 나무가 또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어느 날 갑자기 꽃과 나무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 시나 그림도 마찬가지다. 언제부턴가 알 수 없지만 눈이 가고 마음이 머물며 그 시간동안 함께하는 자연스러움이 있을 때 비로써 꽃과 시, 그림이 마음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당 한쪽에는 이런 저런 인연으로 내 집에 온 국화가 제철을 만났다. 그 국화를 보며 인연 맺은 사람들을 떠올리는 것은 어쩌면 꽃보다 사람이 먼저이기 때문일 것이다. 꽃으로 인연 맺은 그런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 꽃이 주는 선물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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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꽃에 대한 유래와 꽃을 주제로 한 옛선조들의 한시와 꽃이 담겨 있는 옛그림과 저자의 꽃과의 조우를 담아 놓은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려니 저자의 처음 책인 [꽃, 들여다보다] 가 궁금해지네요, 어릴적엔 꽃에 대한 감흥이 별로 없었는데 나이들면서는 왜 그렇게 꽃이 좋은지 길가다 마주치는 자그마한 들꽃조차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더라구요, 아마 이 저자 또한 그런 마음에서 이런 책들을 만들어 내는듯 합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딘가 통하는 구석이 있는듯해요, 아무리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봐도 질리지 않는 꽃에 대한 무한 애정이 담긴 책이랄까요?
책을 펼치다 보니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꽃이 이 능소화더라구요, 사람은 자기가 관심있는것에 먼저 눈이 간다더니 정말 그런듯합니다. 한 여름 담너머로 혹은 나무를 타고 올라가 축 늘어지게 피는 능소화는 그 색과 형태가 어찌나 생생한지 비바람이 한번 불고 가도 꽃이 생생하게 통째로 떨어져 인상적이거든요, 슬픈 사연을 담은 꽃이기도 하지만 꽃에 독이 있어 눈이 멀수도 있다는 막연한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는데 꽃가루가 가시 형태여서 각막이 손상될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습니다. 뭐 이러거나 저러거나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을 바라보고 싶은건 저도 저자와 같은 심정입니다.
세종대왕님께서 한글을 창제하셔서 두루 많은 사람들이 한글을 깨우쳐 글쓰고 읽기가 수월해졌지만 우리말이 대부분 한자어다보니 본래 가지고 있는 한자어의 뜻을 모르고 쓰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이럴땐 한자를 제대로 익히지 못해 한자 속에 담긴 속뜻을 누가 풀어주지 않고서는 알수가 없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기만 합니다. 특히 한시를 접할때면 그런 현실을 통감하게 됩니다. 몇글자 되지 않는 저 한자속에 참 많은 뜻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구요, 하지만 저렇게 어려운 한자로 대화를 하고 편지를 주고 받는 옛시대에 태어나지 않은걸 감사히 여겨야할거 같아요!
요건 열대에서 바나나 열매를 맺는 자라는 파초라는 식물입니다. 예전 쌍둥이 형제 수와진이라는 가수가 불렀던 노래 제목이기도 한 이 파초를 가끔 옛 그림에서 만날때가 있습니다. 원래 열대에서는 섬유나 열매를 얻고자 심었던 식물이지만 남방으로 옮겨 오면서는 그 넓은 잎이 드리워주는 그늘이 주는 시원함 때문에 심었다고 합니다. 혹은 넓은 파초 잎에 시를 적고 글씨를 적는 종이로 쓰여지기도 했다는군요,
얼마전 간송미술관 가을 전시에서 만났던 김홍도의 그림을 예서 보니 더 반갑네요, 선비가 파초를 깔고 앉아 당비파를 불고 있는 그림입니다. 이처럼 조선후기의 문인화에는 배경그림으로 이 파초가 자주 등장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옛그림을 많이 소장한 간송미술관에는 이 파초가 너울너울 그늘을 드리우고 있답니다.
![]() 오얏열매라고 들어 보셨을거에요, 하지만 그게 정확히 어떤 꽃인지는 좀 아리송했어요, 이씨성을 가지신 분들은 아마 배꽃이라고 알고 있을텐데 이게 정확히는 자두꽃이라고 하더라구요, 얼마전 나무해설 이야기를 들으며 탐방했던 창덕궁에서도 이 꽃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이제는 오얏꽃을 절대 잊지 못할거 같아요, 책에는 오얏에 얽힌 이야기들과 역시 한시가 많이 등장합니다.
봉숭아, 철쭉, 등나무, 수국, 나팔꽃, 패랭이꽃, 맨드라미등의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에 대한 이야기와 작약, 능소화, 찔레꽃, 인동초, 앵두, 회화나무, 자귀나무등 들어는 본거 같은데 어떤 꽃인지 아리송한 꽃에 대한 이야기와 그리고 서향화, 오얏꽃, 파초, 석창포, 비차, 금전화, 거상화, 여지와 같은 낯선 이름의 꽃에 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미 아는 꽃이지만 멋드러진 한시속에서 느껴지는 감흥이 새롭구요 잘 모르는 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알고 있는 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꽃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 얼마나 꽃을 좋아했으면 찾기도 어려운 옛문헌을 들춰가며 꽃과의 이야기를 책으로 냈을까 싶어 이 저자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을 정도로 한시가 많이 등장합니다.
이제는 꽃과 마주치게 되면 한시를 한수 떠올리게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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