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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안정효의 '영어 길들이기' 시리즈 세 권 중에서는 가장 빠지는 책이다. 우리 문학작품의 영역과 영어로 창작하기, 두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내용은 둘 다 썩 만족스럽지 못한 편이다. 실제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왜 안정효가 '영어 길들이기' <영역편>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 책에서 이처럼 방대(?)하게 영어로 창작하고 작품을 출판하는 일에 대해 다루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소설 '하얀 전쟁'과 '은마는 다시 오지 않는다'가 미국에서 출판되었던 것이 내가 고등학교 때의 일인데, 그때 그 일이 상당히 떠들썩한 언론의 각광을 받았었다. 그가, 우리 문학 작품의 영역 작업에 대해서는 모종의 불쾌한 기억들을 은근히 내비치는 반면, 영어로 쓰고 미국의 출판사에서 냈던 작품들의 성공(?이라기엔 좀 부족하겠지만)에 대해선 처음 미국을 가서 보았던 맨하탄의 밤 풍경까지 낭만적으로 떠올려가며 회상하는 이유는, 요컨대 '자랑'을 하고 싶었던 걸까? 라는 게 이 책의 구성과 내용에 대해 내가 가졌던 의문이다.
영어로 소설을 써서 미국 시장을 공략해 보는 건 좋은 생각이야, 그런데 그게 쉽지 않을걸? 나 같은 사람도 이십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단 말이지, 란 투로 여겨지는 대목들이 있는데 그런 대목들은 과히 유쾌하지 않다. 게다가, 내게 제대로 대우만 해줬어도 우리 소설이 노벨상을 진작에 받았단 말이지, 번역가 대접을 그따위로 하면서 무슨 노벨상이냐, 고 투정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부분도 있다. 물론 우리나라는 번역가를 푸대접하기로 아마 세계 수위 안에 들 것 같기도 한데, <하여 나는="" 이제="" 그런="" 번역="" 따위는="" 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풍긴다면 좀 곤란하지 않겠나. 물론 영어로 글을 쓸 때 알아두면 유용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조언은 책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인상깊은구절] 따라서 여기에서는 이미 '번역편'과 '영작편'에서 살펴본 이론적인 면은 확인이나 구체적인 검토로 그치고, 그보다는 실질적으로 우리가 영어로 만들어 놓은 작품을 가지고 어떻게 해외 시장을 공략하느냐 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얘기하겠으며, 특히 필자가 처음 영어로 소설을 쓰기 시작해서부터 현재까지 겪어온 경험에 의거해서 외국 출판사에 접근하는 방법과 요령은 무엇인지도 알려줄 생각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 문학의 '세계화'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점도 지적하겠다. (p. 9)하여>영역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