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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의 단편이 실린 단편집이다. 내 마음을 가장 사로잡았던 작품은 <기념사진>이다. 시력을 잃어가는 연극배우와 죄도 없이 감옥에서 2년을 보내고 돌아온 남자의 이야기인데,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마음 아프면서도 아름다웠다. 기념사진을 읽으며 가장 자주 떠올린 감정은 억울함이었다. 두 사람 모두 '아무 잘못이 없'는데 억울함에 갇혀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남자의 사연은 말할 것도 없고, 망막 색소 변성증이라는 걸 알면서도 첫주연의 무대를 포기하지 못한 여자의 사연도 온통 억울함 자체다. 억울함이 짙고 깊어서 그들보다 오히려 내가 더 분하고 울컥했다. 그래도 남자가 여자에게 다가가서 다행이다. 이제 더는 둘 다 혼자가 아닐 테니까.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표제작 <천사들의 도시>를 읽으면서 내가 외국생활하던 때가 떠올랐다. 아무리 호감이 있어도 언어에서 오는 거리감을 전부 좁히려면 그 언어를 정복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던 날들. 그럼에도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끌림. 천사들의 도시에 등장하는 '나'와 '너'를 지켜보면서 안타깝기도 했지만 인연이 아니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조해진 작가님의 단편들을 불편함을 직시하는 작품도 좋지만 나는 역시 조해진 작가님이 그려내는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에 더 끌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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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천사들의 도시 조해진 저 민음사 | 2008년 10월 05일 조해진 작가님을 좋아해서 조해진 작가님의 책을 하나하나 다 사모으는 중입니다. ^^ 이 책 역시 <한없이 멋진 꿈에> 처럼 표지와 제목만 보고 밝은 내용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우울한 내용이었어요. 조해진 작가님은 어둡거나 우울한 이야기, 소외된 사람들의 서사를 정말 잘 쓰시는 것 같아요. 아래는 인상깊었던 글 딱 한 번, 마음을 다잡고 답장을 쓰려 한 적도 있었다. 전등을 켜고 책상에 앉아 나는 쓴다. 친애하는 댄, 엽서 고맙다. 하지만 그 문장뿐, 편지지엔 이내 두터운 침묵만이 쌓인다. 무수히 많은 단어와 문장이 손끝에서 미끄러져 나간 후에야 나는 조용히 전등을 끈다. 이불을 덮고 누우면 편지지에 쓰지 못한 문장들이 그제야 껌껌한 천장에 한 글자씩 새겨진다. 친애하는 댄, 아마도 나는 이렇게 쓰고 싶었을 것이다. 너를 만나는 동안 나는 다섯 살의 너를 여러 번 보았노라고, 종종 미국 시골의 전형적인 목재 테라스에 앉아 끝없이 이어진 옥수수 밭을 건너다보며 천사들의 도시를 상상했노라고, 할 수만 있다면 너를 따라 어디로든 떠나고 싶었노라고, 그것만이, 그것만은 언제나 진심이었노라고. - 『천사들의 도시』, 조해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