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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그라마폰은 처음 클래식에 입문할때 그 레이블만으로도 믿고 구매했던 유명한 레이블이다. 멋들어진 사각박스에 앨범의 타이틀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수록된 곡과 연주자들의 면면을 쉽게 알아볼수 있도록 해두어 자사 레이블에 대한 개성을 한껏 보여준다. 한동안 디지털 음원에만 메달려 아날로그 사운드를 잊고 지내다가 몇달전 어떤 계기로 다시 엘피를 사모으기 시작했다. 중고음반부터 새로 발매되고 있는 중량반들까지 잊고 지낸 시간동안 시장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나보다. 안네조피 무터는 데뷰때부터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스캔들이라고 해야하나, 당대 최고의 지휘자이며 베르린필의 상임이었던 카라얀의 총애를 받으며 첫등장부터 화려한 성공의 예감이 있었던 지라 이 음반을 보고 내심 많은 기대를 할 밖에 없었다. 실제로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무터의 사라자테 연주를 레퍼런스처럼 듣고 있으니 말이다. 음반평을 잘 하지는 않는다. 어떤 연주자이든 한번 음반녹음을 하기 위해 피나는 연습을 하고 연주에 임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연주는 다르다. 평을 해야겠다. 1악장 도입부만 들어보면 전체의 그림이 그려진다. 우선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오케스트라와 무터는 무대에 올라오기 전에 부부싸움을 한것 같다. 서로 겉돌고 호흡이 맞지않아 처음부터 서로다른 템포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정경화와 몬트리올 오케스트라가 보여준 긴장과 기대감 넘치는 도입부와는 상당한 차이다. 거기다가 무터는 여성이라고 생각되지 않던 에너지감과 정확한 음감을 보여주지 못한다. 맥은 빠졌고 긴장감도 없이 이 긴 연주를 저사람들은 라이브로 어떻게 끌고 갈지 걱정을 하게 만든다. 엘피를 닫는 분들은 멋으로 듣는 분들을 빼고는 사실 (옳지 않는 표현인지는 모르나) 닳고 닳은 음악 애호가분들이다. 그런 분들에게 이 음반은 그저 지루하고 실망스런 앨범일 것이다. 이 음반을 듣고 '왜, 나는 이 음반 좋은데...'라는 분이 계시다만 최근 연주로는 줄리아 피셔, 뮬로바, 그리고 개인적으로 최고의 연주라 믿어 의심치 않은 정경화의 그것과 비교해보시라고 권한다. 언젠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강동석씨가 이곡을 연주하면서 정말 땀방울 튀어가며 열연했던 멋진 모습과 맥빠진 무터의 연주를 비교하며 왠지 마음이 아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