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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사상’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위자연’이나 속세를 떠나서 유유자적하며 한평생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세속적인 돈이나 명예를 깃털처럼 가볍게 여기고, 원래의 자기로 사는 것, 내 안의 것과 밖의 것이 다르지 않고 하나로 사는 것. 이런 해탈의 경지를 상상하게 한다고나 할까. 노자와 장자의 사상은 공맹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우화나 대화의 기록을 통해서 전해지며, 유가였던 공맹보다 전해 내려오는 분량 자체도 훨씬 적다. 그래서 대부분 주석과 해설을 통해서 이해할 수 밖에 없다. 노장사상이 발원한지 이천 년이 넘었기 때문에 그 해석도 시대의 특성과 상황을 반영한다. 지금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노장사상은 20세기의 철학사조를 반영하는 것이란다. 20세기에는 대비적인 철학적 사유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에 유가의 반대적인 개념으로서의 도가가 강조되었다. 사실 사마천의 사기나 노자의 글들이 정리된 시기로 보이는 한나라 때만해도 노자는 유가와 반대되는 지점에 있다기 보다는 공통된 부분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성리학적으로 완고했던 조선조에서도 노자나 장자가 읽혔던 것은 바로 그 당시만해도 약간의 이단적인 성향은 있었으나 유가를 공부하는 이에게는 완숙함을 위해서 읽히기도 했으니 말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도가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인 환경친화적이며, 여성주의적이며, 자유와 평화를 숭상하고 기술을 반대하는 도가의 모습은 유가의 대비적인 철학으로서의 도가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도드라진 부분이며, 동양의 철학은 원문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과 처지에 맞게 재해석해서 불러내는 게 맞다는 논리가 이 책의 중심내용으로 보인다. 그래서 어떤 문구는 정 반대의 해석도 가능하고, 전혀 다른 의미로 노자와 장자의 철학을 불러낼 수도 있다. 혹, 곡해나 왜곡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을 수도 있지만, 2천년 전의 시대적 상황과 언어적 용례, 사회문화적 가치관을 생각한다면 그 시절의 의미를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아마도 전혀 현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어디까지를 현재의 재해석으로 봐야 하는가 라는 물음은 여전히 남겠지만, 해석하는 이의 철학이 녹아있고 그게 현실을 이해하고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나름 가치 있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팟캐스트에서 인상 깊게 들은 김시천 교수의 동양철학 강의가 있어 그의 글을 접해볼 요량에 읽게 되었는데, 매우 아카데믹한 글이라 나 같은 일반인에게는 좀 벅찬 책이다. 거의 논문이나 연구서적에 가까워 좀 지루한 면도 있다. 팟캐스트의 강의는 일반인에게 아주 적합한 내용이었는데, 책은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 저자의 강연에서의 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그런 책들이 나오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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