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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 몰랐어요. 모든 게 그렇게 지나가는데, 그걸 몰랐던 거예요. 데려다주세요. 산마루 제 무덤으로요. 아, 잠깐만요. 한 번만 더 보고요. 안녕, 이승이여, 안녕. 우리 읍내도 잘 있어. 엄마, 아빠, 안녕히 계세요. 째깍거리는 시계도, 해바라기도 잘 있어. 맛있는 음식도, 커피도, 새 옷도, 따뜻한 목욕탕도, 잠자고 깨는 것도. 아, 너무나 아름다워 그 진가를 몰랐던 이승이여, 안녕. (눈물을 흘리며 무대감독을 향해 불쑥 묻는다.) 살면서 자기 삶을 제대로 깨닫는 인간이 있을까요? 매 순간마다요? p.117
몇해전 드라마 ‘마더’에서 영신(이혜영)이 생을 다하는 장면에 아이에게 읽어달라고 했던, 그리고 이후 나지막한 목소리로 읊조리 듯 들려줬던 세상과의 마지막 인사가 바로 ‘우리 읍내’ 에밀리의 대사였다. 당시 ‘우리 읍내’의 내용은 몰랐지만 자신이 머물렀던 풍경들에 안녕, 안녕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드라마의 내용과 맞물리며 한동안 기억에 남았었다.
잠시 잊고 있던 이 대사를 얼마 전 읽은 ‘Wonder’에서 다시 만났다.
Good-by, Good-by world! Good-by, Grover’s Corners...Mama and Papa. Good-by to clocks ticking and Mama’s sunflowers. And food and coffee. And new-ironed dresses and hot baths...and sleeping and waking up. Oh, earth, you’re too wonderful for anybody to realize you! p.231
비아가 무대에 올라 부모님과 어기 앞에서 되뇌이는 대사를 읽으며, 가족들을, 특히 어기를 학교로 초대하기까지 비아의 고민 그리고 자신의 역할을 친구에게 양보한 미란다의 결정들이 겹쳐져 마음이 술렁이던 대목이었다.
그리고 이 대목에 대한 끌림으로 드디어 ‘우리 읍내’ 대본을 읽었다. 노희경 작가를 좋아해 드라마 대본집을 몇 권 읽기는 했지만 연극 대본은 처음이었는데, 드라마와는 달리 무대라는 제한적 공간에서 진행되는 상황인데다, 이 희곡의 경우에는 무대감독이 직접 극의 흐름을 설명하거나 출연진으로 참여하기도 해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그 상황을 함께 한다기보다는 관객이라는 제3자의 입장에 충실한 느낌이랄까
이 읍내의 이름은 그로버즈 코너즈인데, 메사추세츠 주 경계바로 너머 뉴 햄프셔 주에 있습니다. 위도 42도 40분, 경도 70도 37분이죠. 첫째 막은 우리 읍내의 하루입니다. 때는 1901년 5월 7일, 동이 트기 직전입니다. p.16
연극은 이렇게 시작한다. 위도와 경도까지 정확하게 언급하고 있지만 가상의 장소라고 한다(그것도 모르고 처음에는 그로버즈 코너즈를 찾겠다고 한참 지도를 뒤적였다)
3막으로 이루어진 연극은 어느 곳에서나 마주할 수 있는 평범한, 하지만 그 시간을 지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일상을 담은 ‘우리’ 읍내를 보여준다.
무대감독 : 3년이 흘렀습니다. 네, 해가 천 번도 더 떴다가 졌죠..(중략)..첫째 막이 일상생활이었다면, 이번 막은 사랑과 결혼입니다. 다음에 또 한 막이 있습니다. 무슨 얘기가 될지 짐작하시겠죠? p.59
무대감독 : 그동안 9년이 흘러서, 1913년 여름입니다. p.94
무대감독 : 여기도 공동묘집니다. 잘 아시는 깁스 부인. 그리고, 어디 보자, 아, 성가대 지휘하던 싸이먼 스팀슨. 또 쏘옴즈 부인. 생각나시죠? 결혼식 때면 그렇게 좋아하시더니. 그러고도 많습니다..(중략)..네, 수많은 슬픔이 서린 곳입니다..(중략)..하지만 해가 쪼이고......비가 오고......눈이 오고......아름다운 곳 아닙니까? 다행이죠. 언젠간 우리도 와야 하니까요. p.95
누군가가 태어나고, 사랑을 하고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는,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이지만 그렇기에 죽음을 맞이한 에밀리가 자신의 열두번째 생일로 돌아가 아직 젊고 아름답던 그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에밀리 : 네, 엄마. 어쩜 저렇게 젊으실까? 몰랐어. p.111
에밀리 : (부드럽게, 슬프기보다는 놀라서) 못 참겠어요. 저렇게 젊고 아름답던 분들이, 그렇게 늙으시다니. 엄마, 제가 왔어요. 어른이 돼서요. 전 엄마 아빠가 좋아요. 정말 못 보겠어요. p.114
살면서 자기 삶을 제대로 깨닫는 인간이 있을까 묻는 에밀리의 대사를 읽으며, 산다는게 다들 장님이라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나의 일상이 있는 우리 읍내를 돌아보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게 지나치는 시간이겠지만, 그렇기에 내게는 더욱 특별한 나의 읍내를 말이다.
에밀리 : 산다는게, 다들 장님이더군요. p.118
에밀리 : (눈물을 흘리며 무대감독을 향해 불쑥 묻는다.) 살면서 자기 삶을 제대로 깨닫는 인간이 있을까요? 매 순간마다요? p.117
그리고 에밀리가 아름다움의 진가를 몰랐다며 헤어짐의 인사를 건넨 세상에, 나는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 마음으로 만남의 인사를 건네고 싶다.
안녕, 이승이여, 안녕. 우리 읍내도 잘 있어. 엄마, 아빠, 안녕히 계세요. 째깍거리는 시계도, 해바라기도 잘 있어. 맛있는 음식도, 커피도, 새 옷도, 따뜻한 목욕탕도, 잠자고 깨는 것도. 아, 너무나 아름다워 그 진가를 몰랐던 이승이여, 안녕. p.117
*나에게 적용하기 연극무대에 올려진 ‘우리 읍내’ 만나기(적용기한 : 언젠가 ‘연극’이 무대에 오르면)
*기억에 남는 문장 에밀리 : (갑자기 깁스 부인을 똑바로 보며) 산 사람들은 이걸 모르겠죠 깁스 부인 : 그래, 잘 모르지. 에밀리 : 작은 상자 속에 갇혀들 사는 건데. p.104
싸이먼 스팀스 : 그래요. 이제 아셨군. 산다는 게 그런 거였소. 무지의 구름 속을 헤매면서, 괜히 주위 사람들 감정이나 짓밟고, 마치 백만 년이나 살 듯 시간을 낭비하고, 늘 이기적인 정열에 사로잡히고. 그래, 행복한 생활이란 게, 다시 가보니 어떻습디까? 무지와 맹목과..... . p.1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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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드라마 "마더"를 너무 재미있게 보았다. 그 드라마에서 주인공 어머니가 죽기전에 읽었던 책. 우리읍내 희곡이다. 내용은 아주 잔잔하다. 잔잔한 일상. 더도 덜도 아닌 읍내의 잔잔한 일상의 단면단면을 보여주는 희곡. 모두가 주인공인 우리읍내는 그 주인공중 한명이 죽고서, 다시살고싶은 하루를 다시 살며, 돌이켜보니 소중한 하루하루였다는것, 그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왜 우리는 죽고서야 깨닫는지를 이야기해주는 희곡이다.
책은 아주 얇고, 얇기때문에 큰 사건 없이 소소한 일상을 그리는 이 책은 그 소소한 일상이 바로 내가 살았던 어린시절,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해 주인공의 마지막을 읽을때는 눈물이 핑 돌았다.
매일 회사,집, 회사, 집을 반복하는 나를 보며, 어느 순간 나는 유한한 인생을 살고있음에 왜 무한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마냥 살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잠깐 한적이 있었는데, 이책을 읽으며 지금이 지나가면 다시오지 않는 내 인생의 한번뿐인 순간을 나는 여전히 그냥 흘리고 있구나.라는 반성이 들었다.
이 희곡이 올려진 연극을 보고싶다.
"아, 너무나 아름다워 그 진가를 몰랐던 이승이여. 안녕" p.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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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해 다시 되돌아 볼 수 있었고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부디 소중한 인연을 놓치지 마십시오 살면서 후회가 많았는데 이제라도 후회하지 않게 살아보려고요 소중한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
| 1938년에 나온 이 '우리읍내'는 퓰리처상을 수상할 정도로 작품성이 우수한 희곡입니다. 손톤 와일더는 생전에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지금의 경우 희곡 작품이지만 소설 분야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작품들을 많이 저술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더 관심이 가신다면 아마 와일더의 작품을 더 찾아보시는걸 권장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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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 설교를 마무리하면서 읽게 된 희곡입니다. 쏜톤 와일더의 <우리 읍내>(Our Town)인데요. 퓰리처 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경력의 작가라는 말에 그 자리에서 주문했고, 목요일에 도착해서 바로 읽어 내려갔습니다. 소설과 달리 희곡은 대사와 지문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등장 인물의 대사를 읽어 내려갈 때 소설보다 훨씬 더 집중을 요합니다. 소설은 시대적 배경이나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가 세밀한 반면, 희곡은 그런 것들이 다 생략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독자는 소설보다 더 많이 상상하고, 감정이입을 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울러 몇 번이고 반복해서, 가급적 소리내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전도서에서 코헬렛이 죽음을 이야기하고, 헤벨(헛됨)을 후렴구처럼 반복하는 이유는 삶의 소중함을 강조하고자 함입니다. 우리 자신의 힘으로는 바꿀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삶이더라도 그 삶은 두 번 살 수 없는 일회적인 것이기에, 기쁘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고 쾌락주의는 아닌 것이, 성실하게 일을 하는 동시에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라는 말 때문입니다. ? 그럼 <우리 읍내>로 들어가 보죠. ? 시대적 배경은 1901년, 뉴 햄프셔 주 그로버즈 코너즈라는 동네입니다. “아주 특출한 인물이 나온 적”(18쪽)이 없고, “문화랄 게 별로 없”(37쪽)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마을입니다. ? 1막은 이 읍내의 하루를 소개합니다. 무대에는 깁스 부인 가정과 웹 부인 가정이 각각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깁스 집안 조오지와 웹 집안 에밀리는 고등학생인데 둘이 아주 친합니다. 그리고 제2막은 3년 후의 모습인데, 두 사람은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제3막은 공동묘지입니다. 결혼 후 9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공동묘지가 분위기가 친근합니다. 죽은 이들이 모여 있는데, 그곳에 에밀리가 있습니다. 에밀리는 아이를 낳다가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평생 일만 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안타까워 하던 에밀리는 엄마를 찾아가 그렇게 살지 말라고, 쉬엄쉬엄 일하고, 좀 즐겁게 살라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전하지 못하고 에밀리는 죽은이들의 세계로 돌아옵니다. ? 이 희곡은 처음부터 1930년에 깁스 씨가 죽었고, 그의 부인은 훨씬 이전에 죽었다고 언급하고 있고, 이 읍내에서 학업에 가장 탁월했던 조오가 메사추세츠 공대 수석 졸업했고 보스톤 신문에 나올 정도로 대단했지만 전쟁에 참전해서 전사했다고 소개합니다. “모든 공부가 허사가 된 거죠”(21쪽). ? 이 희곡에 등장하는 ‘무대감독’은 작가인 쏜톤 와일더의 목소리를 보여줍니다. 그는 정초석에 성경, 헌법, 셰익스피어 전집, 뉴욕 타임즈, 웹 선생이 발행하는 센티널과 더불어 <우리 읍내> 연극 대본을 넣을까 한다고 말합니다. 이 대본에는 그로버즈 코너즈의 일상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년 후의 사람들이 우리의 평범한 삶을 알도록 말입니다. 전 그게 베르사이유 조약이나 린드버그의 대성양 횡단비행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네, 천 년 후의 사람들이나, 지금 여기 우리들이나, 자라서, 결혼하고, 살다가, 죽는 거, 그거야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44-45쪽) ? 자라서 결혼하고 살다가 죽는 것… 그것이 우리네 인생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말씀드렸듯이, 이 희곡에는 처음부터 죽음을 언급했고, 제3막은 아예 공동묘지의 죽은 이들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영화 <경주>에서 말한 것처럼, 죽음이 우리네 삶에 아주 가까이 있는 것이죠. ? 그렇다면 이 희곡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요? 죽음이 드리워져 있는 암울한 인생? 아닙니다. 이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발랄하고, 생기 넘칩니다. 그렇다고 큰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이야기가 그려지지만, 그런데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평범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죽음을 언급하지만 암울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왜 그럴까요? 죽음을 통해 삶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평생을 하루도 쉬지 않고 집안 일을 하는 부인들의 삶이지만, 그것을 지긋지긋하다고 묘사하지 않는 이유는, 지긋지긋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최대한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고, 향유하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3막의 공동묘지에는 깁스 부인, 성가대 지휘자 싸이먼 스팀슨, 쏘옴즈 부인, 웹 선생 아들 월리, 그의 딸 에밀리… 등이 묻혀 있는 곳입니다. “수많은 슬픔이 서린 곳입니다”(95쪽). 하지만 작가는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언젠간 우리도 와야 하니까요.” ? 죽음이 아름다울 수 있는 건 모든 사람이 이 운명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죽음을 강조함으로써 삶을 향유하라고 말합니다. 무분별한 쾌락을 추구하라는 뜻이 아니라, 주어진 삶을 살아가면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는데, 다름 아닌 “영원한 무엇”입니다. 아이를 출산하다 죽기도 하고,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하기도 하는 허무한 인생인 것 같지만, 모든 삶이 소중한 이유는 영원한 무엇을 품고 살기 때문입니다. 들의 풀과 같고, 아침 이슬과 같이 순식간에 사라질 인생일 수 있지만, 영원한 것을 품고 사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주어진 삶을 최대한 기쁘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는 것이 이 희곡이 말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 “살면서 자기 삶을 제대로 깨닫는 인간이 있을까요? 매 순간마다요?”(117쪽) ? 죽은 에밀리는 삶의 무게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살아있는 엄마를 보고 무대 감독에게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리고 에밀리는 이런 말을 합니다. “산다는 게, 다들 장님이더군요”(118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