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10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7.0
리뷰 총점 종이책
실크로드 사전
"실크로드 사전" 내용보기
이 책을 사던 시점이 아무래도 도서 정가제 전면 시행을 며칠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보니 그간 눈독 들여 왔던 책을 하나 하나 모으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정가제 시행 후 가격이 그리 크게 내려 갈 것 같지 않은 고가본도 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할인폭을 정률제로 정하곤 하는 우리네 풍토에서 "지금이 적기다" 싶은 책도 꽤 되더군요.저자 정수일 박사님은 한국 최고, 아니
"실크로드 사전" 내용보기

이 책을 사던 시점이 아무래도 도서 정가제 전면 시행을 며칠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보니 그간 눈독 들여 왔던 책을 하나 하나 모으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정가제 시행 후 가격이 그리 크게 내려 갈 것 같지 않은 고가본도 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할인폭을 정률제로 정하곤 하는 우리네 풍토에서 "지금이 적기다" 싶은 책도 꽤 되더군요.

저자 정수일 박사님은 한국 최고, 아니 세계 일류의 실크로드학 권위자입니다. 그는 이 분야에서 절대적 권위를 누리는 참고 서적, 논문을 다수 발표하였고, 실크로드학이라는 영역이 한국 출신으로서 연구하기에 그리 유리한 여건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뚜렷한 업적을 남긴 분이죠. 물론 지금도 왕성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역사를 표면에서 움직이는 이들은 군주, 정치인, 관료, 장군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욕망을 형성, 조종하고, 그들이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게 물적 기반을 마련하고 판 자체를 뒤에서 짜는 이들은 언제나 상인들이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역사를 움직이는 주체가 언제나 상인들일 수 있었는가? 답은 간단합니다. 기층 민중은 일단 자기 배를 채워야 위에 상납할 물자를 조세의 형식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한편, 지배 계층이라고 해도, 결코 충족시킬 수 없는 그 욕망의 수위와 방향을 계속해서 어루만져 가야 합니다. 마치 탄탈로스의 갈증처럼, 배가 다 차고 나면 용제를 사용해서 게워 내고, 다시 채우는 게 (놀랍게도) 그들의 숙명이었습니다. 누구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누구에게 무엇이 남아도는지를 날카로운 후각으로 알아채어 수급의 균형을 맞추는 게 상인들의 재능이었습니다.

실크로드는 이 모든 상반된 욕망과 욕구가 충돌하고 수렴하며, 경쟁하고 협력하는 실물적, 혹은 상징적 장(場)과 같았습니다. 지중해에서 동투르키스탄까지 이르는 그 멀고 험한(멀 뿐만 아니라 너무도 험한 여정입니다) 장도(長途)를, 한편으로는 모험심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물욕으로, 그 열악한 여건을 헤쳐 나가며 결국 지구 반대편의 목적지에 도달하고 만 대상들은, 비단을 비롯한 각종의 물자 뿐 아니라. 문화와 학문, 예술의 동서 교류까지, 의도하였던 그렇지 않았건 세계사적 레벨에서 이뤄 놓은 대단한 기여자들이었습니다.

실크로드가 압도적 군사력을 지닌 제국의 독점적 권력 행사에 의해, "남는 것이 없게 될" 지경까지 가서야, 항해술과 조선술의 각종 발달로 서양인들에 의한 "지리상의 발견"이 가능해지고, 그를 통해 본궤도상의, 혹은 부차적인 효과로 세계 역사의 모습이 바뀐 것도 사실입니다. 어느 특정 지역의 사정만 알아서는 도무지그 개략의 실체조차 알 수 없는 게 이 영역이고, 따라서 종교, 언어, 미술, 경제에 걸친 전 영역의 해박한 지식이 요구되는 게 이 분야입니다.

사전이니만치 당연히 가나다순으로 항목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사전(辭典)이라기보다 사전(事典)이기에, 단어 단위의 개념 소개뿐 아니라 "동서의 도시문화" 같은 사실 정리와 서술도 그 비중이 높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찾아 보는 식의 이용도 좋고, 시간 날 때마다 소논문 읽는 식으로 봐 나가도 합당한 이용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컬러 사진도 아주 많지는 않지만 요긴한 곳곳 수록되어 있습니다. 


v*****7 2016.04.01.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