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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의 악마』 by 모 헤이더
"『난징의 악마』 by 모 헤이더" 내용보기
『난징의 악마』는, 우리들이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1937년 12월부터 1938년 2월까지 중국 난징에서 벌어진 대학살을 조명한 소설이다. 막연하게 수많은 중국 민간인들이 일본군들에게 무참히 살해됐다는 정도만 알았을 뿐 이토록 참혹한 실태였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약 6주에 걸쳐 3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에게 학살과 고문을 자행했고 강간 당한 여성도 8만 명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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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의 악마』는, 우리들이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1937년 12월부터 1938년 2월까지 중국 난징에서 벌어진 대학살을 조명한 소설이다. 막연하게 수많은 중국 민간인들이 일본군들에게 무참히 살해됐다는 정도만 알았을 뿐 이토록 참혹한 실태였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약 6주에 걸쳐 3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에게 학살과 고문을 자행했고 강간 당한 여성도 8만 명에 육박한다. 방화와 약탈로 대부분의 건축물과 집들이 불에 타서 잿더미가 되었다고 하니 인두겁을 뒤집어쓴 괴물이 따로 없다. 이 소설은,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20여 개 국가에서 번역 출간된 베스트셀러지만 일본에서만 출간되지 않고 있다. 이는 일본 극우세력이 난징 대학살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과 맥락을 같이 한 것으로 해석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듯, 거짓으로 날조한다고 해서 진실이 묻히는 것은 아니다. 하기사 우리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소녀시절에 성노예로 강제동원된 사실조차 매번 부인하고 껌값으로 무마하려드는 일본 정부의 비양심적인 태도는 비단 하루이틀 일도 아니다. 우리는 일본이란 나라가 패망할 때까지 국제사회의 비난을 한몸으로 받고 살아가겠다는 자기 정당화와 그릇된 결의를 거듭 확인할 뿐이다.

 


영국 '런던 대학교' 여대생 '그레이(그녀의 본명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다)'는 그녀 인생의 절반 그러니까 9년 7개월 18일을 도쿄 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스충밍' 교수를 만나기 위해 바쳤고, 그를 만나는 장면에서 소설은 시작한다. 그레이는 전시 잔학행위를 공부했고 그중에서도 난징에 집중했으며 특히 특정 만행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 특정 만행이 담긴 필름을 스 교수가 소지하고 있다는 유력한 정보로 일본이란 낯선 땅에 전 재산을 털어 찾아왔다. 하지만 스 교수는, 자신에게 그런 필름같은 것은 존재하지도 않을 뿐더러 일본 우익들의 무서한 힘을 들먹여가며 난징 대학살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지 말라며 경고한다. 갈 곳도 없던 그레이는 우연히 그녀 앞을 지나던 서양남자 '제이슨'의 소개로 다카다노바바 지역에 자리한 숙소와 몇 시간 만에 일주일치 방세를 벌 수 있는 일자리(호스티스 클럽)까지 마련한다. 뜻밖에도 그곳에서 스 교수가 필요로 하는 물건을 가진 자가 나타나는데 다름아닌 암흑가 최고의 범죄조직 야쿠자의 대부 '준조 후유키', 더군다나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사이타마의 야수 공포의 간호사 '오가와'가 그의 곁을 지키고 있다. 후유키가 섭취하는 갈색 가루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스 교수의 목적이다. 그녀는 과연 갈색 가루의 정체를 밝히고 원하는 필름을 얻을 수 있을까?


 

소설은 난징 대학살을 몸소 체험했던 스충밍의 과거 시점과 현재 그레이의 시점을 일인칭으로 교차해서 보여준다. 정작 하고 싶었던 얘기는, <작가의 말>에서 모두 쏟아냈고 우리는 부차적으로 다시 한차례 소설을 통해 검열을 할 뿐이다. 그리고 종반부에 이르러 그토록 궁금해 마지않던 수수께끼가 풀리고 대미를 장식한다. 스릴러 형식으로 이야기를 주도하고 있지만 그레이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서스펜스나 긴장감이 감돈다는 느낌은 많이 받지 못했다. 종합적으로 짚어준 '작가의 말'에서 '일본군 장교가 임산부의 자궁에서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끄집어내는 끔찍한 광경'을 바로 이 소설의 종반부에 언급하는데 그 과정이 너무 디테일해서 한동안 책장을 넘기지 못한 채 눈물을 후두둑 쏟았던 기억이 난다. 역사와 픽션을 병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모 헤이더는 난징 대학살의 역사 속에서 진실을 밝히고 싶어했던 한 남자의 일생을 허구라기엔 너무나 처연하게 녹여냈다. 그 지난한 과정에 가슴이 너무 저리고 아파서 통곡에 겨운 눈물까지 쏟게 된다. 세상에 대한 무지와 비정상적으로 완고했던 부모에 의해 정신병원에 감금되었던 그레이와 스충밍 교수의 감추고 싶었던 비밀은 '딸아이의 영혼' 앞에서 공감하고 숙연해진다.

d******7 2016.02.18. 신고 공감 1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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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난징의 악마-모헤이더
"[서평]난징의 악마-모헤이더" 내용보기
일본이 거부한 잔혹한 역사의 진실. 할런코벤을 비롯해 마이클 코넬리와 여러 사람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 깊고 쉽게 잊히지 않을 소설, 그것이 바로 이 소설 [난징의 악마]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역사속의 이야기다. 그것도 일본이 중국을 휩쓸었던 그 시대의 이야기. 그러니 당연히 일본에서는 거부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이고 일본을 뺀 나머지 나라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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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거부한 잔혹한 역사의 진실. 할런코벤을 비롯해 마이클 코넬리와 여러 사람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 깊고 쉽게 잊히지 않을 소설, 그것이 바로 이 소설 [난징의 악마]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역사속의 이야기다. 그것도 일본이 중국을 휩쓸었던 그 시대의 이야기. 그러니 당연히 일본에서는 거부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이고 일본을 뺀 나머지 나라들에서는 밝혀져야할 이야기들인 것이다. 이런 소설의 형식을 빌려서라도 말이다.

 

[마루타]라는 소설을 읽었었다. 731부대의 이야기를 그린 문제적 작품이다.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 만 그곳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잔혹하게 보여주고 있는 책이었다. 소설이라고 해서 작가의 상상력이 덧붙여지긴 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상상은 현실보다 못하고 현실은 그보다 더 잔인한 법이니 그 이야기들이 다 거짓이나 허구라고만 미루어 볼수도 없다. 실제로 731부대는 존재했었고 자신들의 사람들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구 생체실험을 한 것은 바꿀수도 지울수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기 때문이다.

 

일본제국주의. 자신들이 이 전세계를 지배하고자 했던 그들. 그만큼 자기네 나라의 우수성을 드러내놓고 싶어했고 그럴만한 야욕과 더불어 배짱에 부풀었던 그들. 우리나라를 발판으로 삼아 딛고 중국을 넘어서 러시아로 유럽으로 진격하려고 했던 그들. 결국은 그들 때문에 이 지구상의 나라들은 서로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전쟁을 해야만 했었고 수없이 많은 희생자들을 배출해야만 했었다. 그들의 야욕때문에 아니 한사람의 미친 욕심때문에.

 

전세계를 향해서 자신들이 조상이 그런 짓을 했으니 미안하다고 인정하고 사과하기는 커녕 해마다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주 자랑스러운냥 자신들의 행위를 기념하고 그것을 또한 보여주는 행사를 치른다. 그 나라 사람들 전체를 다 싸잡아서 비난할 의도는 없지만 그들을 대표한다는 소위 관리들의 정신상태는 어떻게 된 것인가 가끔 의심스러울때가 있다.

 

저들 중 단 한사람도 제정신을 가진 사람은 없는 것인가. 그들이 펼쳐대는 욱일승천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사람은 진정 아무도 없는 것인가. 사과는 받은 사람이 되었다고, 이제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진정 그들은 이 말의 의미를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53년전 일본이 난징에 쳐들어왔을때 만삭의 아내와 함께 있는 그는 그들에게 당연히 이해를 구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서둘러 그 지역을 떠나지 않았던 스충민. 지금은 교수를 하고 있는 그에게 어느날 찾아온 한 명의 여자. 그 여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오래전 그 필름을 원한다. 그는 그 댓가로 그녀에게 조건을 내세운다. 그 조건을 무엇이며 그 여자는 왜 그에게서 그 필름을 보여주길 원하는 것일까. 오랜 시간 소중히 간직했던 그 필름이 무엇이길래 스교수는 이다지도 애를 태우면서 내주지 않는 것일까.

 

교수의 일기가 교차편집되면서 그 당시 일본국의 행동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들에게 자비는 없었는데 그것을 모르고 인간다움을 기대한 스충민의 바보 같은 짓은 결국 자신의 가족을 모두 해하는 결과를 낳게 되지 않았는가.

 

내용에 비해서 생각보다 많은 오타가 멈춤을 일으키고 읽음을 방해한다. 지금은 절판인 도서로 알고 있다. 다음에 나올때는 이모든 오타들이 제대로 교정이 되어서 나와 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b***8 2017.10.04.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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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의 악마》 압도적인 스케일, 차원이 다른 스릴러!
"《난징의 악마》 압도적인 스케일, 차원이 다른 스릴러!" 내용보기
모 헤이더의 <난징의 악마>는 도쿄로 난징 대학살에 대한 증거 필름을 보기 위해 영국에서 온 20대 여성 그레이가 동경대의 중국인 교수 스충밍을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의 진행은 그레이의 시점과 난징 대학살 당시 스충밍이 쓴 일기의 시점으로 교차되어 진행된다.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부딪히고, 교차되면서 극의 몰입도는 점점 더해지고, 마지막에 가서야
"《난징의 악마》 압도적인 스케일, 차원이 다른 스릴러!" 내용보기

모 헤이더의난징의 악마는 도쿄로 난징 대학살에 대한 증거 필름을 보기 위해 영국에서 온 20대 여성 그레이가 동경대의 중국인 교수 스충밍을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극의 진행은 그레이의 시점과 난징 대학살 당시 스충밍이 쓴 일기의 시점으로 교차되어 진행된다.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부딪히고, 교차되면서 극의 몰입도는 점점 더해지고, 마지막에 가서야 맞닥뜨리게 되는 충격적인 진실 앞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이 작품은 잊고 있던 과거에 대한 감동적인 역사 소설인 동시에, 굉장히 탄탄하게 잘 쓰여진 스릴러이기도 하다. 특히 과거의 스충밍이 겪은 현장에 대한 기록은 작품의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살벌하고, 끔찍한 그 역사의 한 페이지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지난 달에 장예모 감독의진링의 13소녀라는 영화를 보았었다. 그리고 소문만 무성했던 걸작, 모 헤이더의난징의 악마를 읽으면서, 나는 마치 내가 역사의 한 순간을 체험하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처럼 전쟁을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들은 영화나 책을 통해서만 그 참상을 겨우 '짐작' 할 뿐이다. 우리가 상상도 못할 만큼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던 그 시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이 작품은 이야기한다.

비명이 멎자 세상은 다시 정적에 파묻혔다. 하지만 내 가슴은 진정이 되지 않았다. 지금 나는 책상에 앉아있다. 창문은 아주 조금 열어두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는다. 도망치기에는 이미 늦은 상태다. 도시는 완전히 고립된 상태다. 

 

역사 속의 어떤 사건이 제대로 기록되기까지 수많은 의견대립과 논쟁이 벌어지는 사례를 우리는 숱하게 보아왔다. 홀로 코스트가 20세기 서양의 대표적 역사논쟁이라면 난징 대학살은 중국과 일본의 지루한 역사전쟁을 통해 진실이 드러난 사례라 할 수 있다. ‘사실보다는진실을 중요하다. 실제로 벌어진 사건과 경험을 통해, 상대적인 관점이 아닌 절대적인 관점에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아야 하는 '진실'말이다. 올해 읽은 세 편의 작품 유럽의 교육, 회색 세상에서 그리고난징의 악마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겠다. 세 작품 모두 과거에 인간이 저질렀던 악마와 같은 행동들에 대해 담고 있는 작품이다. 물론 전혀 다른 색깔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쓰여진 이 작품들은 정서도, 감동도 매우 달라 굉장한 여운을 남겨 준다. 이 작품들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 스탈린의 대 숙청, 그리고 난징 대학살의 한 복판에 서서, 현대를 살고 있는 젊은 세대들은 상상조치 하지 못할 끔찍한 일이 벌어진 그 시간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리고 이런 역사적 사건 들을 외면하고픈 과거의 과오로만 남겨둘 게 아니라, 그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환기시켜 준다.  새삼 느껴지는 것은 역사의 진실을 기록하고, 그것을 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건 '기록'이 아니라 '소설'이니 말이다.

잔인하고 위험한 역사 속의 그로테스크한 캐릭터들!

사실 스충밍 교수가 보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난징 대학살을 담은 필름을 보여달라고 집요하게, 거의 집착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매달리는 주인공 그레이의 집념은 독자의 입장에서 거의 이해하기 어렵다.  그레이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공감이 가는 인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어둡고, 그로테스크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인물 군상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 극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건 작가의 대단한 능력임에 분명하다. 이 작품은 뭐랄까, 굉장히 다크한 포스를 뿜어내는 작품인데, 뭔가에 홀린 듯 책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다고 할까. 이렇게나 무겁고, 스릴 넘치고, 그리고 불편한 이야기이라 머리가 피곤해지는데도, 그럼에도 페이지의 끝까지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매혹을 선사한다.

그레이는 어린 시절 우연히 주황색  표지에 수북이 쌓인 시체들 사진이 붙어 있던 책을 읽게 된다. 그 책을 접하기 전까지만 해도 난징이라는 곳을 들어본 적조차 없던 그녀였지만, 충격적인 '난징 대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잊지 못한다. 문제는 주변 사람 누구도 그녀의 말을 믿어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두들 그녀가 꾸며낸 이야기라며, 그런 책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녀가 전부 상상해낸 거라고 입을 모은다. <세상 어디서도 그런 잔학 행위는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고. 일본군이 잔혹하고 무자비했던 건 사실이지만 그런 입에 담지 못할 고문까지는 절대 자행하지 않았을 거라고유일하게 자신이 알게 된 걸 증명할 수 있는 책을 잃어버린 터라, 그녀는 직접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구 년 칠 개월 십팔 일만에, 1937년 난징에서 촬영된 필름이 있고, 그걸 직접 목격하고 필름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을 직접 확인하러, 스충밍 교수를 만나러 온 것이다. <제 인생의 절반을 교수님을 만나기 위해 바쳤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레이의 심정은 공감대 형성이 되지 않아, 초반 스토리가 진행될 때는 좀 당황스럽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해가며 진실규명에 집착하는 것일까. 싶을 만큼 그녀는 무모했고, 간절했기 때문이다.

"전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특정 범죄에만 관심이 있어요. 그들이 자행한 만행들 대부분을 알고 있습니다. 살상 게임, 강간. 하지만 전 교수님께서 직접 목격하신 특정 만행을 말씀 드리고 있는 겁니다. 아무도 제 말을 믿지 않아요. 다들 제가 꾸며낸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스충밍 교수는 그녀에게 필름을 보여주는 조건을 내건다. 무일푼으로, 무작정 도쿄로 왔던 그녀이기에 교수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고, 그에게서 연락이 오기까지 묵을 숙소도 필요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신주쿠 가부키초의 유명 클럽에서 호스티스로 일을 하게 되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스충밍 교수가 제안한 것은, 가끔 클럽에 들르는 도쿄 최대의 야쿠자 조직의 보스인 후유키가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래 알아내라는 것이었고,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답을 찾기 위해 거의 목숨 걸고, 위험천만한 곳으로 뛰어들게 된다. 꽉 짜인 스토리는 빈틈없이 메워져 있고, 매 페이지마다 넘쳐나는 미스터리와 숨돌릴 틈 없는 긴장감은 굉장하다. 작품의 후반부로 갈수록 그레이의 과거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면서 이상하리만큼 난징에 집착하는 그녀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지는 지점을 만나게 된다.

그거 알아요?

파티에서 돌아온 그는 내 방을 찾아와 말했었다. 그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났다.

우리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완벽히 메워줄 수 있는 관계예요.

자신의 죽은 아기에 대한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그레이와 괴물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는 특이한 취향의 제이슨은 매우 기묘한 관계이다. 서로에게 마치 자석처럼 끌리는 그들의 위험한 사랑.  그리고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인 후유키, 무시무시한 오가와 간호사 등 캐릭터들은 하나씩 떼어내어 다른 작품을 쓸 수도 있을 만큼의 아우라와 독특한 색깔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에서 평범한 인물은 단 한 명도 없으니까. 그리고 그 이유는 수 십년 전 난징에서 벌어졌던 바로 그 일 때문이다.

대체 1937, 중국 난징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당시 4개월간 벌어진 일본인들의 살육, 강간, 약탈은 일명난징 대학살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물론 그들의 만행이 역사로 기록되는 데에만 60년 이상의 논쟁이 필요했다. 감춰졌던 학살의 진실을 대중에게 알렸던 인물로 중국계 미국 작가인 아이리스 창이 있다. 모 헤이더는 이 작품의 서문에이 작품은 용기 있는 지성으로 어둠 속에서 '난징'이라는 이름을 꺼내준 아이리스 창(1968~2004)에 바칩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창은난징의 강간>(1997)을 펴내며 가해자인 일본, 피해자인 중국을 바라보는 서구의 목격자 시선으로 난징 대학살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출간 이후 일부 역사가들이 책에 실린 사진의 진위와 내용의 부 정확성을 문제 삼아 논쟁이 불거졌고, 일본 우익들의 끊임없는 협박 전화는 그를 심한 우울증을 겪게 했으며, 결국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하고 만다.

"무지와 악이 같지 않다고 하셨죠? 기억하시나요?"

"그래요. 기억해요."

"정말인가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무지는 악이 아닌가요?"

"물론이죠. 난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말로요?"

"그럼요. 무지는 용서받을 수 있어요. 무지는 악으로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왜 묻습니까?"

"왜냐하면..... 왜냐하면...."'

난데없이 찾아 든 묘한 기분이 내게 힘을 북돋아주었다. 살짝 어지러움도 느껴졌다.

"왜냐하면 그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니까요."

 

모 헤이더는 지난 2012실종이라는 작품으로 에드거 상을 수상했다. 워낙 데뷔작부터 베스트셀러가 되고, 매 작품마다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을 했던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데뷔작인버드맨은 국내에 바로 출간이 되었었는데, 2001년 이후 이번난징의 악마가 출간되기까지는 무려 12년이나 걸렸다. 그녀의 데뷔작은 출간 당시 '토마스 해리스의 작품 보다 재미없으면 책값을 돌려드립니다'라는 자신감 넘치는 홍보문구를 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화제였는데 아마 국내에서는 그만큼 호평을 받지 못했던 것 같다. <난징의 악마는 그녀의 세 번째 작품인데, 첫 작품과 두 번째 작품이 남성 주인공의 시점으로 그려졌다면, 이번 작품은 여성 주인공 1인칭으로 그려진다는데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모 헤이더의 작품 리스트> 

출간년도 원서 제목 국내출간 비고
2000  Birdman 버드맨 2001년 10월 데뷔작
2002 The Treatment 트리트먼트   WH 스미스 썸핑 굿 리드 상 수상/현재 영화로 제작중
2004 The Devil of Nanking 난징의 악마 2013년 10월 엘 매거진 범죄소설 상/SNCF Prix du Polar 상 수상
2006 Pig Island 피그 아일랜드    배리 상 후보/ CWA대거 상 후보
2008  Ritual 의식   CWA 이언 플레밍 스틸 대거 상 후보/배리 상 후보
2009 Skin 스킨   ITW 스릴러 상 후보
2010 Gone 실종   에드거상 수상/CWA 라이브러리 대거 상 수상

모 헤이더와 비견될만한 작가로, 일본의 기리노 나쓰오가 생각난다. 여성 작가답지 않은 포스를 자랑하는 작품의 분위기도 그렇고, 스케일도 그렇고, 어둡고 다크한 포스를 뿜어내는 마력도 있으니 말이다. 기리노 나쓰오는 국내에 꽤 팬이 많은 편인데, 그녀의 작품을 즐겨 읽는 이들이라면 모 헤이더의 작품과도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이번에 출간된난징의 악마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허구를 가미한 소설이지만, 단지 그 충격적인 진실을 까발린다는 것보다 더한 스릴러 소설로서의 재미도 충분하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r*******n 2013.12.12.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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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속이 뒤집힐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난징의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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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스에서 스릴러 신간이 나온다고 했을 때, 그것도 대박작이라는 풍문이 조금씩 들려왔을 때, 아직 펄스에서 출간된 작품을 아직 접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누구의 작품일지 내심 궁금했었다. 그런데 영국 작가 모 헤이더의 작품이라고 했다. 그럼 2012년 에드거상의 영예를 안겨다 준 “곤(Gone)”이 나오는 건가? 했다. “곤(Gone)”이 제목에 들어간 다른 작품에 만족한 적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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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스에서 스릴러 신간이 나온다고 했을 때, 그것도 대박작이라는 풍문이 조금씩 들려왔을 때, 아직 펄스에서 출간된 작품을 아직 접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누구의 작품일지 내심 궁금했었다. 그런데 영국 작가 모 헤이더의 작품이라고 했다. 그럼 2012년 에드거상의 영예를 안겨다 준 (Gone)”이 나오는 건가? 했다. “(Gone)”이 제목에 들어간 다른 작품에 만족한 적 있어 그런 줄 알았고 그런 소문도 좀 돌았던 것 같다. 하지만 정작 출간된 작품은 난징의 악마(The Devil Of Nanking)였는데 (Gone)”이 잭 캐프리 시리즈의 중간쯤에 해당되는 걸 감안하면 2편도 국내출간 되지도 않았는데 성급하게 건너뛸 일은 없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렇다고 난징의 악마가 스탠드얼론이라고 해서 격이 떨어지거나 유명세에 뒤쳐질 우려는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 또한 진정한 화제작이었고 왜 지금까지 한국에 선을 보이지 않았는지 의아스러울 정도였으니까.

 

 

 

어떤 면에서는 에드거상을 수상하며 기쁨의 표정을 짓고 있는 모 헤이더의 모습이 묘한 매력도 풍기는 것도 같은데 실제 그녀의 이력은 실로 다양하면서도 특이하다. 교육행정가에서부터 도쿄에서의 호스티스 생활까지 도무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직업군을 두루두루 거쳤는데 역시 눈에 뜨이는 점은 호스티스 경력일 것이다. 실제로 이 작품의 여주인공이 같은 영국 여성에다 도쿄로 건너와 호스티스로 일을 하고 있으니 자신의 경험담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영국 출신의 20대 여성 그레이는 우연히 1937년 중국 난징에서 벌어진 일본군의 대학살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부터 그것의 진실규명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그녀를 있지도 않은 일을 꾸며낸 과대망상증에 걸린 환자 취급을 해버린다. 그녀는 난징대학살의 진실을 증명하려고 한다. 솔직히 중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벽안의 여성이 그 문제를 조사하고 밝혀낸다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사상자 수도 정확한 집계 없이 들쭉날쭉하고 날조라는 일본 우익의 주장과 서슬어린 협박 앞에서 당당하게 그 시절의 일들을 공표하라고 하는 것은 감히 목숨을 내걸라고 떠미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레이는 이에 굴하지 않고 동경대의 중국인 교수 스충밍을 예고 없이 찾아와 1937중국 난징에서 일본군이 저지른 잔학한 행위를 촬영한 16미리 필름이 보고 싶다고 매달린다. 스충밍 교수는 필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거절하지만 끈덕지게 달라붙는 그녀의 집요함에 두 손 두 발 다 든 교수는 필름을 보여주는 조건으로 어떤 대가를 요구한다. 체재비를 벌기 위해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의 클럽에서 호스티스로 일하게 된 그레이에게 손님 중에서 야쿠자 조직인 후유키파 수장 후유키에 접근해 그가 복용하는 어떤 약에 대해 알아봐달라고 했던 것.

 

 

그레이가 후유키의 환심을 사고자 노력을 하는 가운데 지금까지 전개되던 그레이의 1인칭 시점에서 스충밍 교수의 19371인칭 시점으로 넘어가면서 화자가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게 된다. 과거와 현재는 어떤 끈으로 연결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두렵고 소름끼치는 그날의 비극과 야만, 그리고 폭발하는 광기 속에서 무지몽매한 국가와 개인의 범죄행위를 지켜보면서 아직 과거는 종결되지 않고 무덤 속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을 칠뿐이라는 점도 잊지 말자는 다짐을 하게 한다. 누가 그 나라에게 면죄부를 부여했느냐며 말이다.

 

 

그런 생각을 안고 1937년 중국 난징을 회상해본다. 당시 젊었던 스충밍 교수는 미신을 광적으로 신봉하는 아내가 곧 아이를 출산할 순간에 임박해 있었다. 그 와중에 국민당 장개석 총통에 대한 열렬한 지지와 믿음으로 일본군의 침략으로부터 중국은 수호할 것이라고 오판했다다가 무기력하게 패퇴하는 국민당의 군대 대신 새로이 입성하게 된 일본군에게 다시 근거 없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설마 일본군이 중국국민들을 함부로 대할까? 아닐 것이다. 군인이 아닌 민간인들을 최대한 우호적으로 대할 것이라 믿었지만 결국은 말도 안 되는 착각이었다.

 

 

일본군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들은 악귀들이었다. 어떤 이유에선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민간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학살과 고문 등 잔학한 살육을 저지른다. 한 번 발동 걸린 이들은 피 맛에 들려 무차별적인 살인을 마치 게임을 하듯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탱크로 머리를 뭉개고 목을 베고 강간 후 살인하면서 도시는 완전히 지옥으로 변해버렸다. 시체는 거대한 산을 이루고 흘러넘치는 피는 온 세상을 오직 붉은 색 하나로만 물들인다.

 

 

다시 현재의 도쿄. 그레이는 후유키에게서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실로 위험천만한 접근을 계속 시도한다. 후유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의 곁을 지키는 일본인 여 간호사의 살기도 점점 위험수위를 높여간다. 남자같이 억센 체격의 간호사는 실제 휴우키에게 위협이 될 만한 이들을 차례차례 제거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살인마였다. 이제 그레이의 의도를 간파한 간호사를 위시한 후유키 일파의 본격적인 추적과 그레이의 사생결단 도주가 목조건물이란 한정된 공간에서 숨바꼭질하게 되면서 스릴감이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멀리 달아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에 턱 밑까지 무시무시한 살의를 내비치면서 잠시도 숨을 멈출 수 없이 연속된 서스펜스의 장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되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물리적 경계가 마침내 진실이라는 실체에 도달하게 되면 정말 속이 뒤집히는 순간이 온다. 일본군의 난징대학살 당시 난징의 악마 또는 난징의 염라대왕이라고 불리던 자가 누구인지, 당시 소문으로 떠돌던 그 문제적 물건은 단순한 야만과 광기를 넘어서 인간으로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발상에 의해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낸 끔찍한 산물이었다. 

 

 

그 소름끼치는 사태는 망각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여태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마치 전통을 계승하는 거룩한 행위나 되는 것처럼 저질러왔던 그 만행은 실로 역겨워 토가 나올 지경이다. 도저히 떨쳐내지 못 할 슬픔과 한을 평생을 업보처럼 지고 왔을 스충밍 교수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감히 가늠할 수 없다. 잃어버린 세월을 되찾으려 했고 처절한 오욕을 견뎌내야만 했던 그의 믿지 못할 사연들은 이 작품이 전 세계 독자들의 찬사 속에서도 정작 일본이라는 나라에서만큼은 금서가 될 수밖에 없는 분명한 사유를 제시하기 때문에 참혹함에 수도 없이 몸서리치게 된다.

 

 

현재의 일본인 후손들은 과거 자신의 선대들이 저지른 이 같은 만행을 역사왜곡과 은폐라는 눈가림에 속고 있고 양심에 가책을 물어볼 어떠한 기회도 구경조차 못하고 있다. 우경화를 통해 다시 군국주의 망령의 부활을 꿈꾸는 아베 총리는 중국과의 센가쿠 열도 분쟁과 관련해서 일본의 힘을 보여주겠노라고 자신 있게 다짐하고 있는데 대표적 우익 인사 중 한 명이었던 할아버지 같은 범죄자의 피가 흐르는 것을 어떻게 막아보고자 하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그렇다면 살고 싶었던 한줄기 소망을 무참히 총칼로 짓밟았던 그들에게 반성 없는 우호와 선린은 한낱 영혼 없는 메아리일 뿐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

 

 

난징은 우리의 역사가 아니지만 동병상련의 입장에 있었던 우리들이라면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작품은 단순히 장르소설 독자에 한정짓지 말고 더 많은 독자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만큼 특별히 기억에 남을 작품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 된다. 그래서 난징의 악마를 기습 출간한 펄스의 혜안에 깊이 감탄하면서 후속작 아파치는 물론이요 모 헤이더의 나머지 작품들도 신속히 공개하여 이 목타는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 준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암튼 최고다 난징의 악마”!!!

 



q****5 2013.11.08.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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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의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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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같이 운동하던 언니가 일본여행을 다녀왔어요. 구마모토에 큰 지진이 있은후라 그런지 그곳이랑은 좀 떨어진 교토를 다녀왔는데도 관광객이 확 줄어서 정말 좋은 여행이었다고 얼마나 입에 침이 마르게 자랑을 하시던지...일본사람들 배려심 하나는 끝내준다고, 지하철에서도 큰소리로 말하는 사람을 볼수가 없을만큼 질서정연하고 사회의식이 몸에 밴 사람들이라고...아무튼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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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같이 운동하던 언니가 일본여행을 다녀왔어요. 구마모토에 큰 지진이 있은후라 그런지 그곳이랑은 좀 떨어진 교토를 다녀왔는데도 관광객이 확 줄어서 정말 좋은 여행이었다고 얼마나 입에 침이 마르게 자랑을 하시던지...일본사람들 배려심 하나는 끝내준다고, 지하철에서도 큰소리로 말하는 사람을 볼수가 없을만큼 질서정연하고 사회의식이 몸에 밴 사람들이라고...아무튼 너무너무 좋은 여행이었다, 라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러.나! 전 조금전 <난징의 악마>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건 과오일뿐이다. 선조들의 잘못일뿐이다, 라며 여전히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고 있는 일본을 보면 정말 저 사람들이 배려심이 있긴 있는건가, 사회의식, 문화의식이 뛰어난 사람들이 맞는건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일부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기도 하죠. 일부 무능한 정부 인사들에 의해 모든 일본사람들이 싸잡혀 나쁜소리를 듣는거라고. 그것도 맞는 부분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인정해 버리기엔 너무 크나큰 악행을 저지른 과거가 있기에, 그 악행을 당한 민족이 바로 우리 선조들이기에 더 화가나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얼마전 <귀향>이라는 영화를 보았고 <몽화>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두 이야기 모두 일제강점기 당시 꽃다운 나이의 소녀들이 영문도 모른채 끌려가 일본군의 위안부가 된 소녀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영화를 통해, 책을 통해 다시 보게되니, 하...정말 일본의 악랄하고도 악랄함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쩜 인간이라는 탈을 쓰고 그런 만행을 저지를 수 있는지...그러나 그 만행은 그 전에도 있었다는 사실에 더욱 치가 떨렸습니다. 1937년 7월 일본은 중일전쟁을 일으키고 그 해 11월 상하이를 점령하고 12월 수도인 난징까지 점령하게 됩니다. 그 12월부터 다음해인 1938년 2월까지 약 3개월에 걸쳐 "대학살"의 만행을 저질렀는데요, 탈취와 강간은 물론이고 수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모아놓고 기관총이나 수류탄으로 몰살을 시키기도 했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병사들의 총검술 훈련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총알을 아끼겠다고 산채로 묻거나 휘발유를 뿌려 불태워 죽이기도 했다고 하니...ㅠㅠ <귀향>에서도 그와 같은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만, 차마 상상조차 하기 싫을 따름입니다.




<난징의 악마>는 그 무시무시한 역사적 사실인 "난징대학살"의 일부분을 다룹니다. 이것이 픽션인지 논픽션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의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분명히 논픽션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레이는 어린시절 우연히 본 주황색 책에서 난징에 관한 내용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책은 어느새 사라져버렸고, 그녀가 읽은 책에 대해 부모님과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모두 그녀를 미친사람으로 몰아부칩니다. 그래서 그녀는 오랜시간 정신병원에 갇히게 됩니다. 그러나 뜻밖에 병원에서 보게된 한 학술지에서 그 책에 대한 진실을 말해 줄 수 있는 필름의 존재를 알게됩니다. 그 필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 일본으로 오게 된 그레이. 그 사람은 바로 도쿄대학의 스충밍교수입니다. 그레이는 그 필름에 난징에 대한 모든 비밀이 들어 있을거라 확신하며 보여주길 희망하지만 스충밍은 그레이에게 하나의 제안을 합니다. 그레이가 임시로 일하게 된 클럽에 손님으로 오는  야쿠자두목에게서 그가 먹는 약의 정체를 알아오면 필름을 보여주겠다고. 그 필름을 보기위한 일념으로 목숨을 건 그레이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이야기는 그레이의 싯점에서 서술되는 현재의 이야기와 스충밍의 싯점에서 서술되는 1937년 당시 난징에서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되며 전개가 되는데요. 와...뒤로 갈수록 두 시점의 절정단계가 서로 만나면서 아주 심장이 쫄깃해지면서 난징의 만행이 적나라하게 표현된 장면에서는 숨통이 조여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본인 야쿠자두목의 정체와 그가 먹고있는 신비의 영약의 정체가 밝혀질땐 정말 헉...하고 숨을 들이쉬게 됩니다. 그 약이 난징으로부터 이어져 온 것을 안 순간은 내가 인간이라는 것이 두렵기도 했습니다. 과연 인간이라는 존재의 악랄함은 어디까지인지...이것은 비단 일본사람이라는 그 이유뿐만이 아니라 인간 그 자체가 죄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책은 묵혀두면 안되는 건데...그동안 읽지 않고 책장에 꽂아준 내가 미울따름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상하이에서는 모든 게 전리품이었다. 귀, 머릿가죽, 신장, 유방. 그렇게 뜯어낸 전리품은 벨트에 걸어놓거나 모자에 꽂아놓았다. 군인들은 머릿가죽이나 생식기를 자랑스레 매달고 다녔다. 그들은 서로 기념사진을 찍어주며 마냥 즐거워했다. 어떤 군인들은 만주식으로 시원하게 민 중국인들의 머릿가죽을 부대 휘장처럼 모자 뒤에 붙이고 다녔다고 한다. (398쪽)



인간의 마음은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스스로를 뒤집기도 한다. 가까이 있는 온기를 붙잡으려 안간힘을 다한다. 아기의 마음이라고 다를까? 하지만 스충밍에게는 그렇게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딸이 붙잡으려 안간힘을 다했던 사람, 아기가 사랑을 느낀 유일한 사람은 준조 후유키였을 것이다. (549쪽)

 

 

h******1 2016.05.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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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의 악마 - 모 헤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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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기가 막힌 뉴스를 보았습니다..ㅠㅠ '중국'과 '한국'의 역사공동대응에 관해 '아베'넘이 '쓸데없는 짓'이란 말을 했습니다.. 도대체 '일본우익'들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가..언제까지 가능할꺼라고 생각하는지 말입니다.   역사란 거울과 같습니다.. 거울로 자신의 몸가짐을 단정히 하듯이.. 역사로 통해 실수를 바로잡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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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기가 막힌 뉴스를 보았습니다..ㅠㅠ
'중국'과 '한국'의 역사공동대응에 관해 '아베'넘이 '쓸데없는 짓'이란 말을 했습니다..
도대체 '일본우익'들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기가..언제까지 가능할꺼라고 생각하는지 말입니다.
 
역사란 거울과 같습니다..
거울로 자신의 몸가짐을 단정히 하듯이..
역사로 통해 실수를 바로잡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지요..
 
그러나..'일본우익'들은 역사를 왜곡하고, 자신의 자녀들에게 판타지소설을 가르칩니다.
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것을 '쓸데없는 짓'이라고 말하는 자들의 미래가 과연 있는건지? 궁금합니다..
 
제목인 '난징의 악마'만 봐도..눈치를 채셨겠지만..
1937년도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며, '남경'으로 진격하면서 저지른 '홀로코스트'
무려 30만명...(40만명으로도 추정함)을 갖은 방법으로 학살하고 고문했던...
일명 '남경대학살'사건을 배경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첫장면은....필름을 들고 도망가는 일본인과, 추적하는 중국인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각하기론...일본인은 필름을 숨기고, 중국인은 필름을 세상에 밝혀야 하는 상황이지만..
반대의 상황이 벌여지지요..
필름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일본인과....그리고 그를 죽여버리고 필름을 가져가버리는 중국인..
 
1990년, 도쿄..
도쿄대학 사회학교수인 '스충밍'교수의 방에, 한 여대생이 방문합니다..
'그레이'라는 여대생은 '스충밍'교수에게 '난징'의 일에 대해서 묻지요
 
'이 나라에서 난장을 언급하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고 있습니까?'
'일본 우익들의 힘이 얼마나 센지 압니까? 그런 애길 함부로 나불대다가 봉변을 당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줄 아느냔 말입니다. 미국인들...'
'미국인들, 특히 맥아더는 우익들이 마음껏 공포를 조장하도록 보장해주었습니다
이건 아주 간단한 문제입니다. 절대 입 밖에 내선 안되는 이야기란 말입니다'
-25p-
 
'그레이'는 교수에게 그가 '난징'에서 일을 찍은 필름이 있음을 알고 요구하지만..
필름도 없고, 그날 고문도 잔학한일도 없었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끈질긴 요구에 무너지고..
'스충밍'교수는 필름을 주는 대신...그녀에게 부탁 한가지를 하지요
아주 위험한 부탁을....
 
책에 등장하는 '스충밍'교수의 필름은 허구입니다..실화가 아니라..
그렇지만 많은 필름들이 '일본우익'들의 보복이 두려워...감춰져있거나 폐기되었을수도 있다고 말을 합니다.
그들이 아무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도...
그날 '난징'에서는 죽은 자는 몇안된다고 주장해도..
진실은 감출수 없는법이지요..
 
그리고 그 진실을 알리는 방법중 ...'모 헤이더'의 방법은 훌륭하다 싶었습니다
 
사실 아무리 충격적인 내용이라도 역사라는 말만 들어도 지루해서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말이지요
1937년에 벌여진 대학살과 현재 그 사건을 추적하는 한 여대생의 이야기로 통해
스릴러의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주는 방법...정말 대단한거 같은데요
 
거기다가 작가분이 '중국인'이 아닌데도....이런 노력을 하셨다는게 존경스럽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사실...이 책은 그다지 읽고 싶지 않았습니다..ㅠㅠ
왜냐하면 읽는데 너무 감정소모가 많을거 같아서요...주위분들이 좋다좋다 하셔도 그냥 넘어갔었는데
아주 아름다운 친구분께서....선물로 주셔서....읽게 되었지요..
그리고 그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덕분에 좋은작품을 읽게 된 ...감사합니다.
 
그런데..참 안타까운건..
정말 이 소설의 내용을 알아야 할 '일본우익'이 아닌 '일본의 평범한 사람'들이..
이 책이 일본에선 금서라서 못만난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요즘 일본이 저지른 또 다른 홀로코스트인 '731 부대'사건을 중국에서 영화화한다던데.
그게 세계적으로 흥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좀 잔인하겠지만..ㅠㅠ
s*****o 2014.07.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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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의 악마 - 모 헤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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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에서 비롯되는 악행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모른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해한 적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절대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네,라고 하면서 그 당시에 저는 무지했습니다라고 용서를 구한다면, 과연 그 무지라는 이유가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수긍 가능한 무지라면 그리고 전후 사정을 올바로 판단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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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에서 비롯되는 악행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모른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해한 적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절대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네,라고 하면서 그 당시에 저는 무지했습니다라고 용서를 구한다면, 과연 그 무지라는 이유가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수긍 가능한 무지라면 그리고 전후 사정을 올바로 판단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누군가가 용서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제가 저의 입장에서 저의 기준으로 단언컨데 그 당시의 그들의 행위들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용서 할 수가 없는 일들이죠.. 단순히 전쟁이라는 방패막을 들이밀어본다치더라도, 그 속의 광기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낱 미비한 존재의 인간이었다고 할지로도 그들이 저질러놓은 악마적 행동은 절대 용서받지 못할겁니다.. 그리고 용서할 수도 없을겁니다..

 

    더 나아가서 저는 우리에게 남경(난징)으로 알려진 중국의 한 도시에서 벌어진 지옥의 참상은 그 폭력의 행위자가 일본이기에 가능한 일들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너무 과장되고 과한 반일감정이라고 거부감을 내보이셔도 상관없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역사적으로 자신들에게나 주변의 국가에게 저지른 광기의 폭력에 대한 증거는 무수히도 많습니다 - 굳이 말씀드릴 필요도 없지만 임진왜란 당시의 국내의 민간들을 살상하고 전리품으로 귀와 코를 잘라간 사실도 엄연한 그들의 역사이죠 - 세상의 중심이 되고자 아침 해가 떠오르는 깃발을 휘두르는 그들에게 잔인성은 애초부터 내재된 본성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무서운게 지금도 우린 알게모르게 그들의 잔인성과 폭력성에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 적응되어 있는지도, 그들에게 소장품이나 전리품은 일종의 종교적 의식인 듯 싶습니다.. 살인을 하고 그 전리품을 가지는 행위에 대한 거부반응이 나라의 미신적이 속성에서 기인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뭐 너무 많이 나가면 안되니 여기서 미신적 행동은 저만의 생각을 끝내겠습니다..

 

    그렇게 접한 작품입니다.. 그것도 일본의 주변국인 우리나라나 중국등에서 그 실상을 다룬게 아니라 영국의 한 여성작가님께서 난징의 역사를 다룬 것이죠.. 모 헤이더라는 작가님의 "난징의 악마"입니다.. 제목에서 주는 의미는 난징 대학살의 주범이 일본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일깨워줍니다.. 그들이 행한 난징의 대학살에 중국내 난징의 민간인 난민 30만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단순히 전쟁이라는 배경을 들이밀기에는 그들이 저지른 악행은 일반적인 광기와는 거리가 먼 행동이죠.. 그들은 서양에서 피를 토하고 현재까지 나치의 악마적 행위인 유대인 학살에 대한 경각심과 반성을 지금도 해나가는 것과는 아주 다릅니다.. 일본은 반성은 둘째치고라도 그 행위 자체를 부인하고 있죠.. 난징에서 그들이 행한 학살은 일종의 중국 공산당의 음모론이며 실제 그들이 전쟁으로 살상한 기준은 밝혀진 참상과는 비교도 안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일본에서 출간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작품의 내용에 충분히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는 두갈래로 흐릅니다.. 현재의 그레이라는 여대생이 도쿄에서 난징의 참상에 대한 필름을 찾아가는 이야기와 지옥도가 펼쳐진 1937년 12월의 난징에서 살아남은 한 남성의 이야기입니다.. 난징에서 살아남은 남자는 스충밍이라는 현재 그레이가 도쿄로 찾아와 그에게서 그 당시의 참상을 담은 필름을 보여주길 원하는 남자입니다.. 그레이는 난징의 광기를 알아내고자 도쿄로 무조건 옵니다..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필름을 보겠다는 일념하게 오게 되는거죠.. 하지만 그 당시의 참상을 담은 필름을 소장한 것으로 보이는 스충밍교수는 일언지하에 그녀의 요구를 거절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그 필름의 내용을 알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스충밍은 그녀에게 제안을 합니다.. 현재 일본에서 호스티스로 생황를 하는 그레이에게 그녀가 다니는 바에 자주 찾아오는 야쿠자 두목인 후유키에게서 무언가를 가져다주면 자신이 소장한 필름을 보여주겠다고 하죠.. 그러나 스충밍은 그레이에게 찾아올 것이 무엇인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그레이는 위험천만한 거래를 스충밍과 하게 되면서 조금씩 진실을 찾아나갑니다.. 그리고 스충밍의 일기로 진행되는 난징의 하루하루도 조금씩 악마의 광기에 사로잡히게 되죠...

 

    이 작품의 모든 것은 마지막에 담겨 있습니다.. 초중반을 거쳐 그레이와 스충밍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의 진행은 마지막의 단면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일 뿐인거죠..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진실의 무게는 단순한 호기심과 집착이라는 일반적인 무게가 아닌 역사의 한 단면인 것이죠.. 그냥 한 개인의 집착으로 인해 알고 싶은 역사의 진실로 치부하기에는 난징의 악마가 저지른 행위는 용서받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단순한 무지나 전쟁을 핑계로 꾸며대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죄악인 것입니다.. 마지막의 단 몇페이지에서 보여주는 진실의 표현은 공포라는 감정으로 정리하기에도 부족합니다.. 분노의 단계로 판단하기에도 모자랍니다.. 이 모든 것이 한 영국작가의 상상력에서 기인한 허구적 문학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그들이 저질러 놓은 우리의 역사의 참상이 절대적 거짓이 되는 것입니다... 분명한 건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마지막에 가서야 보여지는 이야기는 실화이고 진실이고 사실이라는겁니다.. 그토록 그들이 외면하고 거부하고 은폐하고자 하는 일들이 말입니다... 왜 그들은 그렇게까지 숨기고 싶은걸까요,

 

    지금도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에 빠져 있습니다.. 과거를 외면하면서까지 그들만의 정체성에 우익이라는 국수주의, 애국주의로 나라에 최면을 걸고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어려울테죠.. 하지만 과거를 잊지말아야하는 사실은 그들도 알고 주변의 나라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외면하지만 우리는 잊지않습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역사의 진실인거죠.. 부끄러운 일입니다.. 스스로가 깨우치지 못한 역사의 한 단면에 대해 그들이 저지른 참상에 쉽게 다가서지도 못한 영국의 한 여성작가가 그들에게 제시한 소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말이죠.. 그녀는 제목에서 한 개인을 지칭하는 악마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행한 모든 악행의 중심이 인간임을 그리고 그 나라의 모습임을 보여주는거죠.. 그래서 이 작품은 출간된지 10년이 넘는 현재까지 아직도 일본에서 출판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한 듯 싶습니다..

 

    사실 생각만큼 거대한 전쟁의 상흔을 보여주고자하는 의도는 아닙니다.. 한 개인의 삶과 또다른 한 개인이 살아온 지옥속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역사의 한 편린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진실을 찾아가는 스릴러의 방식을 택하고 있죠..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구체적인 심리와 상황적 긴박감이 제법 흡입력이 좋습니다.. 그리고 앞에도 말씀드린대로 이 작품은 마지막까지 읽어야 진정한 의미를 알 수가 있습니다.. 반전이라고 부르기에는 그 진실이 너무 직접적입니다.. 읽는 동안 분명 마지막에 대해서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마무리가 되었구요.. 그러니 단순히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마지막에 접하게 되는 진실의 임팩트가 너무 강렬해서 책을 덮고도 숨을 몰아 쉴 수 밖에 없는거죠.. 아마 마지막 진실에서는 절대로 눈을 책에서 떼시지 못할거라고 자신합니다..

 

   이 작품은 별점을 다섯개를 주고 싶습니다.. 책의 재미를 떠나서 그들이 행한 역사적 진실에 대한 한 여성작가의 소설적 접근방법은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대중적 소설을 지향하는 스릴러작가가 보여주는 한 나라에 대한 안티적 이야기는 분명 작가에게도 엄청난 결정이었음이 분명함에도 모 헤이더 작가는 거리낌없이 그들은 노출시킵니다.. 무엇보다 일본속에서 그들의 삶에 함께 한 경험이 있는 작가이기에 더욱 그들의 모습을 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스릴러기법에 대한 그녀의 방식은 일반적인 스릴러소설이 보여주는 음울하고 파괴적인 감성에 잘 부합되는 작가님인 듯 싶어서 앞으로 많은 작품이 출시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이, 맨날 아리가또나 외치면서 고개 주억거리지말고 이제는 좀 부끄러운줄도 알고 반성도 하고 좀 그래라,, 뭐냐 이게.. 땡끝



n********s 2013.11.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난징의 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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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페이지의 마지막 문장부터 묵직했다.미신이 들려주는 모든 것을 나는 믿는다.왜냐하면 달리 이 세상의 변덕을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이 재앙을 해석할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르는 재앙,그것을 해석할 방법이 없어서미신을 만들어내고 신을 탓한다.끔찍하고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이야기는 역사의 한 장면과 현재의 장면이 교차하여 진행된다.역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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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페이지의 마지막 문장부터 묵직했다.

미신이 들려주는 모든 것을 나는 믿는다.
왜냐하면 달리 이 세상의 변덕을 설명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 재앙을 해석할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르는 재앙,
그것을 해석할 방법이 없어서
미신을 만들어내고 신을 탓한다.
끔찍하고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역사의 한 장면과 현재의 장면이 교차하여 진행된다.
역사의 배경은 중일전쟁 당시의 난징이고,
현재의 배경은 주인공 그레이와 스충밍 교수가 머무는 도쿄다.

그녀는 어릴 적 난징대학살에 관련한 책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아무도 믿지 않는다.
그녀는 그것이 사실인 줄 알고 저질렀던 일이 있기에,
자기가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한다.

자신만의 만족으로 끝나버리게 될지라도 가끔은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진실을 타인에게 내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납득하고 용서하는 것이었다.
자기가 저지른 일이 도착행위도, 악도 아니라는 것.
무지 때문이라는 것.

이 주제는 스충밍 교수를 통해서도 반복된다.
그는 무지와 악이 같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 무지는 용서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들의 말처럼
모르고 저질렀던 수많은 일들에 대해서 자기를 용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모르더라도 양심이 알려준다고 한다면,
그 양심의 소리를 들었는가, 그 소리에 반응했는가 묻는다면, 
그 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명백하게 타인을 해친다면.



결국 그들은
자기의 과거에서 도망치지 않고 받아들이게 된다.
악으로 물든 세계이지만 말이다.
자기를 방어할 필요가 없을 때, 타인에 대한 수용의 폭이 더 커지는 것
겪어볼수록 신비로운 일이다.


이 소설의 중심 주제는 난징대학살이고,
읽을 때도 그 부분에 호기심을 가지고 봤지만
다 읽고 나니 인물 자체에 초점이 실리게 된다.
한 인간이 살아낸 시간의 흐름을 꿰어보려는 습관 때문이기도 하고,
저자가 단순히 역사적 폭로만을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호스티스로 일할 때 상하이와 731부대와 난징에 대해 이야기하고
더 많은 팁을 받는 장면은 좀 억지스러웠지만,
500쪽이 넘는데도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해서 길지 않게 느껴졌다.
과거와 현재의 두 이야기의 긴장이 비슷한 수준으로 고조되는 것도 흥미로웠다.
반면, 다른 나라의 음식 이름은 잘 모르니까 그렇다 치고
너무 생소한 옷의 이름들이 많이 나오고,
그 때마다 옮긴이의 주를 읽느라 흐름이 끊기곤 했다.



s******2 2016.02.1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난징의 악마 - 모 헤이더 (최필원 옮김, 펄스)
"난징의 악마 - 모 헤이더 (최필원 옮김, 펄스)" 내용보기
(약간 상세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우연히 난징대학살을 다룬 책을 읽었던 그레이는 10년이 지난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스충밍이라는 중국인 교수가 대학살과 관련된 필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무작정 일본으로 찾아갔지만 필름은커녕 인터뷰조차 거절당합니다. 땡전 한 푼 없던 그레이는 우연히 만난 제이슨이라는 정체불명의 미국인 덕분에 숙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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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상세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우연히 난징대학살을 다룬 책을 읽었던 그레이는 10년이 지난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스충밍이라는 중국인 교수가 대학살과 관련된 필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곤 무작정 일본으로 찾아갔지만 필름은커녕 인터뷰조차 거절당합니다. 땡전 한 푼 없던 그레이는 우연히 만난 제이슨이라는 정체불명의 미국인 덕분에 숙소와 클럽 호스티스 일자리를 구합니다.

하지만 클럽에서 만난 후유키라는 야쿠자 보스 덕분에 스충밍과의 접점이 생깁니다. 만남을 거부하던 스충밍은 그레이가 후유키를 접대한 적이 있다는 말을 듣곤 특이한 요구를 합니다. , 노년의 후유키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 구체적으로는 그가 복용하는 약의 비밀을 캐온다면 그녀의 청을 들어주겠다는 것입니다. 제안을 받아들인 그레이는 후유키의 저택에서 열리는 파티를 통해 조금씩 약의 비밀에 다가가지만, 그것이 목숨까지 위태롭게 할 만큼 위험천만한 미션이라는 것은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그레이가 후유키의 약의 비밀과 그의 은밀한 과거를 좇는 이야기와 함께 스충밍이 1937년 난징대학살의 현장을 헤쳐나온 이야기가 병행됩니다. 아내 슈진의 충고를 무시하고 국민당에 대한 믿음만으로 난징에 남기를 고집했던 그에게 난징의 악마는 평생 잊히지 않을 화인(火印)을 남겼습니다.

 

전무후무한 희생자와 그 참혹함으로 인해 일본이 저지른 만행 가운데에서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최악의 사건으로 알려진 난징(南京) 대학살은 영화나 소설, 다큐 등을 통해 수없이 조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르에 관계없이 그것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나올 때마다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킵니다.

모 헤이더의 난징의 악마1937년 당시의 상황을 정면으로 다뤘던 기존의 작품들과 달리 현재(1990)와 과거(1937)를 오가는 구성, 이방인이라 할 수 있는 젊은 영국 여성의 시점, 충격적인 엔딩을 품은 스릴러 형식 등 독특한 설정을 통해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그날의 상처를 철저히 개인의 시각에서 들여다봅니다.

 

출간 직후부터 이곳저곳에서 호평이 이어졌고, 네이버 카페 러니의 스릴러 월드에서도 2013년 베스트10에 꼽히는 등 스릴러 마니아들에게는 필독 목록에 오른 작품이라 기대감이 무척 컸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오래 기억에 남을 인상적인 점도 많았지만, 동시에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아쉬운 부분도 그만큼 많았던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잔혹함이나 선정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일기 형식의 담담한 기록과 스릴러 형식의 진실 찾기로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후반부에 가면 그레이가 좇던 진실이 드러나면서 여느 작품 못잖은 잔혹함이 묘사되지만, 작품 전반의 기조는 기존의 난징대학살을 다룬 작품들에 비해 좀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합니다.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이런 시선 덕분에 오히려 당시의 공포감을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스충밍의 일기와 그레이의 스릴러를 교차시킨 구성은 20대의 스충밍과 70대의 스충밍 사이에 존재하는 세월만큼이나 큰 간극과 변화를 그레이의 눈을 통해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는 단순히 과거와 현재의 교차편집 이상의 긴장감과 사실감을 전해줍니다.

 

또한, 거창한 이념이나 역사에 대한 일방통행식 설명보다는 그날을 살아온, 또 그날의 진실을 좇는 개인들에게 초점을 맞춤으로써 좀더 사실감을 부여하고, 공감할 여지를 준 점도 호평의 한 이유였습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물론 규모에 관계없이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던 역사적 사건 속에서 개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신과 가족의 생존이지 이념의 옳고 그름 따위는 아니었습니다. 스충밍의 일기가 일본에 대한 분노로 가득했다면 이 작품의 미덕은 상당부분 사라졌을 것입니다. 오히려 아내 슈진과 그녀의 뱃속에 있는 2세의 생존을 갈망하는 절절한 묘사가 학살의 공포를 더욱 실감나게 해준 것입니다.

 

작품성과 대중성이 잘 버무려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던 첫 번째 이유는 주로 그레이에 관한 것입니다. 우선, 어린 시절 우연히 접한 책 한 권으로 인해 난징대학살에 10년 가까이 집착했으며, 책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 무작정 도쿄로 찾아와 스충밍에게 필름을 요구한다는 도입부부터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두 번째는, 그녀가 도쿄에서 만나게 된 인물들입니다. 제이슨은 도쿄에서 처음 만난 노숙자그레이에게 숙소와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우연한 만남이나 과도한 친절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지만, 평범하지 않은 그의 캐릭터와 성적 취향이 그레이의 그것과 마치 약속된 퍼즐처럼 딱 들어맞는다는 점은 공감하기 어려운 설정이었습니다. 차라리 스충밍이 그레이를 이용하기 위해 제이슨을 보냈다는 설정이 더 설득력이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그 외에 일부 조연은 불필요하게 범상치 않은 캐릭터로 그려지거나 너무 많은 비밀을 알고 있으며, 동시에 그레이와 스충밍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적시에 전달해줍니다.

 

하지만, 우연과 작위의 절정은 하필 그레이가 일하는 클럽의 단골인 야쿠자 보스 후유키입니다. 그레이가 제이슨이라는 인물을 만나 호스티스가 된 것도 아이러니한데, 마침 스충밍이 오랜 시간 쫓았던 후유키가 손님으로 나타나 그레이의 접대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레이를 일언지하에 내쳤던 스충밍은 (물론 본색은 따로 있었지만) 후유키의 비밀을 알아내면 필름을 공개하겠다는, 앞뒤가 기가 막히게 딱 떨어지는 요구를 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후유키의 과거와 스충밍의 진의가 드러나는 순간 이 우연과 작위의 절정은, 좀 심하게 말하면, 막장드라마의 절정을 방불케 하는 경지에 이릅니다.

 

사실, 이런 우연, 억지, 작위 때문에 읽는 내내 불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결정적인 대목에 이를 때마다 , 이건 소설이지... , 소설이니까 이럴 수도 있지..’라는, 감동과 몰입을 방해하는 잡생각이 수시로 떠올랐고,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그 어떤 진실이 드러나더라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 같은, 말하자면, 이쯤 됐으면 더 이상 못 나올 우연 같은 건 없겠군, 이라는 시니컬한 느낌까지 갖게 되면서 많은 독자들과 평론가의 호평이 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역사상 최악의 만행과 그 안에서 사선을 넘어온 평범한 한 개인의 이야기를 독특한 시각으로 버무린 필력 덕분에 의미 있는 책읽기의 시간을 가졌지만 아쉬운 점도 무척 많았던 작품입니다. 좀더 평범한 개인의 삶을 통해 그 시대의 상처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좀더 개연성 있는 설정과 사실감 있는 캐릭터들이 스충밍의 주변에 포진했더라면 어땠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남긴 난징의 악마였습니다.

 
h****s 2014.01.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무지와 용서에 대한 답을 난징에서 구하다.
"무지와 용서에 대한 답을 난징에서 구하다." 내용보기
<버드맨> 이후 처음으로 번역된 작가의 소설이다. 이미 영미권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너무 적은 번역이다. 아마도 남경대학살을 소재로 하지 않았다면 번역되지 않았을 것 같다. 아닌가? 굉장히 자극적일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작가는 노골적인 묘사를 상당히 많이 생략했다. 어떻게 보면 기대치에 조금 못 미친다. 남경대학살의 풍경이 소설의 핵심으로 자리
"무지와 용서에 대한 답을 난징에서 구하다." 내용보기

<버드맨> 이후 처음으로 번역된 작가의 소설이다. 이미 영미권에서는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너무 적은 번역이다. 아마도 남경대학살을 소재로 하지 않았다면 번역되지 않았을 것 같다. 아닌가? 굉장히 자극적일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작가는 노골적인 묘사를 상당히 많이 생략했다. 어떻게 보면 기대치에 조금 못 미친다. 남경대학살의 풍경이 소설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곳의 생존자이자 그 시기를 경험한 스충밍과 그 학살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영국 여자 그레이의 사실 집착이 더 강하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남경대학살은 역사적 진실이다. 하지만 일본은 거부하고 있다. 너무 잔혹한 이야기지만 그들은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어찌 남경대학살 뿐이겠는가. 종군위안부 문제도 역시 그들은 부인하고 있다.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대학살도 역시 마찬가지다. 일제의 만행과 잔혹함 중 상당 부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거나 묻힌 것들이 많다. 그 유명한 731부대도 그 실체가 완전히 벗겨지지 않고 있다. 나치의 대학살이 낱낱이 밝혀지고 진심으로 사죄한 것과 정말 대조된다. 이런 현실에서 이 작품이 나왔다는 것은 위에서 말한 것과 관계없이 상당히 의미 있다. 장르 속에 그 이야기가 완전하지 못하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가 교차한다. 현재는 영국 학생 그레이가, 과거는 남경대학살 당시 남경에 살았고 지금은 동경에 거주하는 대학교수 스충민의 일기가 중심이다. 그레이는 아픈 기억이 있다. 이 기억과 남경대학살에 대한 사실 집착이 스충민을 찾아오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이 역사적 사실을 지우고 왜곡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한 일본에서 쉽게 자료를 받을 수 없다. 스충민은 거부하고 그레이는 계속 요청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돈이 바닥난다. 이때 한 남자가 그녀를 클럽으로 유혹한다. 자신이 바라는 정보를 확인하려는 욕망이 너무 강한 그녀는 동경에 머물고 클럽에서 돈을 번다. 이 체류 속에 무시무시한 사실이 숨겨져 있다.

 

대학살이 일어나기 전 스충민은 그곳을 떠날 기회가 있었다. 장개석에 대한 믿음이 강했던 그는 그 기회를 놓친다. 역사를 알고 있는 지금 그 선택은 너무 미련해 보인다. 그 대가는 너무 무시무시하다. 일본군이 진격한 후 직접 스충민이 본 것은 사실 그렇게 직접적이고 충격적인 장면들이 아니다. 학살이 있지만 다른 곳에서 묘사된 수위를 생각하면 조금 부족하다. 하지만 그 시기에 생존을 위해 살았던 그가 경험했던 것들이 연쇄적인 상상으로 이어지면서 엄청난 장면을 연상하게 만든다. 특히 냄새에 대한 착각은 끔찍하다.

 

스충민은 남경대학상 필름에 대한 보답으로 그레이에게 뭔가를 받기 원한다. 하지만 그는 결코 그것의 정체를 말하지 않는다. 그레이는 그것이 뭔지도 모르면서 찾고자 한다. 이 상황을 만들게 된 것은 그녀가 일하는 클럽에 야쿠자 두목 후유키가 오면서부터다. 그는 가끔 이 클럽의 호스티스들을 자신의 집 파티에 초대한다. 이 초대가 뭔가를 훔칠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다. 필름에 대한 집착으로 삶이 정체된 그녀에게 이것은 엄청난 유혹이자 기회다. 그렇지만 야쿠자 집의 보안이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여기에 오가와 간호사가 만들어내는 공포도 상당하다. 교수가 원하는 물건에 대해 떠도는 소문만으로 짐작하게 되지만 그 실체를 알지 못하니 훔칠 수가 없다. 독자의 상상력이 마구 발휘되는 순간이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과정에 긴장감은 점점 더 고조된다. 이 긴장감은 그레이와 스충민이 쫓기는 과정에 더 높아진다. 두 사람의 죽음이 예상되지 않지만 앞으로 밝혀질 사실이 줄 충격 때문이다. 조금도 주저함이 없는 두 부류가 등장한다. 이들이 보여주는 잔혹함에는 감정이 보이지 않는다. 살의만 가득하다. 이 때문에 더 무섭다. 그리고 마주하는 진실은 조금 약했다. 더 심한 장면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스충민과 그레이의 집착과 상처가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 상승해야 하는 고통과 아픔과 공포등이 순간 사라진 것이다. 그 동안 그들의 감정에 깊이 몰입하지 못한 모양이다.

 

작가는 무지를 말한다. 스충민도 그레이도 무지했다. 그들이 겪은 고통은 무지에서 비롯했다. 이 무지는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일까? 이것은 다시 일본의 역사 왜곡으로 이어진다. 일본 사람들은 왜곡되고 감춰진 역사에 무지하다. 그들이 저지른 만행에 무지하다. 그럼 용서받을 수 있을까. 무지와 실수를 연결한 대목을 읽을 때 그 무지가 어디에서 비롯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알려고 노력했는지도. 소설 속 화자 두 사람은 그 무지로 인해 충분히 고통받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현재 일본은 어떤 노력을 했는가? 그들이 거부한 잔혹한 역사의 진실은 몰랐다는 말로 결코 덮을 수 없는 것이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완전히 치료받기 전에는.

f***2 2013.12.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