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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다른 길이 있다,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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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이 있다. 김두식 선생의 인터뷰집이다.한겨레에 실린 인터뷰 내용 모아 엮었다. 그 꼭지 참 좋아했다. 논조가 다 네 맘=내 맘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적허용처럼 허용될 수 있는 까닭이 있다면, 바로 그런 꼭지들이다.직설 곡설같은 꼭지들.그리고 말하자면 김혜리가 만난 사람들같은 꼭지. 잠깐 씨네리에서 기획꼭지로 들여보냈다, 내보낸 고현정의 '쪽'같은.이상하게 나이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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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이 있다. 김두식 선생의 인터뷰집이다.

한겨레에 실린 인터뷰 내용 모아 엮었다. 그 꼭지 참 좋아했다. 

논조가 다 네 맘=내 맘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적허용처럼 허용될 수 있는 까닭이 있다면, 바로 그런 꼭지들이다.

직설 곡설같은 꼭지들.

그리고 말하자면 김혜리가 만난 사람들같은 꼭지. 잠깐 씨네리에서 기획꼭지로 들여보냈다, 내보낸 고현정의 '쪽'같은.

이상하게 나이들면서, 사람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고, 다른 이들의 삶과 생각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오자,' 다른 길이 있다'  정말 다른 길이 있나 싶었다.

누구의 인터뷰에서 나온 말인지 잘 기억은 안 난다.

내가 지금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이 나만의 느낌이 아니라는 데, 나보다 먼저 내가 느꼈던 감정을 느꼈던 사람이 있어 동질감이 위로로 바뀐다.

이를테면 농담의 방향.

언제부턴가 우리들의 코드가 평범한 사람들과 접속되지 않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도 그렇다고 했다, 농담으로 던졌는데 상처받았더라고, 농담이었는데 자신도 상처받고..그러니까 그런 유머가 안 먹히는 거다.

딱 던지면 착 하고 받아서 재미있고 유쾌하게 넘어갈 수 있는데,

그 범주가 우리끼리를 벗어나면 여지없이 어긋나고 말았다, 거기서 꽤 많은 상처를 받았다. 결국 농담은 우리끼리만 하기로 했다.

근데 살짝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니 그 말을 못 알아먹는단 말이야, 그게 진짜라고 생각할 만큼 내가 형편없게 느껴졌을테니까 저렇게 반응하겠지.

등등.

그런데 어쩔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세계와 그들의 세계가 참 많이 달랐다, 아마 8년전쯤이라면 나도 그들과 같은 세계에 있었으므로 그들과 같은 생각을 했을 게 분명하니까.

 

문부식 선생의 인터뷰.

자신의 몫을 챙기지 않은 사람은 몫 챙기기에 나선 이들을 비판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

챙기지 말란 뜻이 아니라, 다른 사람 먼저 보낸 후 그 뒤에 챙기라는 말인데,

비판할 수도 있는데 너무 많이 비난했고, 누구들은 이용해먹었다.

 

그리고 알았다,

이렇게 사는 사람,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사는 사람, 정말로 다양하고 많구나.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었고, 용기가 생겼다.

 

대상화라는 관점에서 한 번 더 충격을 던져준 인터뷰이는 성노동자 김연희씨였다.

아무리 잘난 척 해도 나 역시 그 범주에서 한 걸음도 못 벗어나는 고정관념 덩어리였다.

성매매가 불법인 우리나라에서 성매매 여성들을 보는 시각은 한결같았다, 성매매는 하루빨리 없어져야 하는 거대악이었고, 성매매여성은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이든

피해자이거나 고정관념이 갖춰놓은 프레임안에서만 보여져야 했고, 봐야 했던 존재였다.

빨리 거기서 벗어나 다른 일을 찾아야 하는, 혹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온갖 욕을 뒤집어써야 하는,

그런데 그 인터뷰를 보고선 뭔가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들이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이든 아무튼 선택에 의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자신의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점.

그런데 나도 모를 고정관념의 프레임을 그들을 아무렇지 않게 대상화시키고 있었다.

그들은 그냥 일을 하고 있었다, 그 일이 불법이다. 불법인 일을 하고 있다. 그게 팩트다.

그런데 거기에는 너무 많은 주관이 객관의 겉옷을 입고 아무렇지 않게 판단내리고 그게 진실이 되었다.

 

당신이 굳게 믿는 그것이 진리일까,

정말 잘 붙인 인터뷰 꼭지 이름이다.

30년 넘게 내가 그게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d****4 2013.11.22.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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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사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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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면 모름지기 러시아 귀족 집안에 태어나서 차르에 쫓겨 망명하고, 실어증을 6년 정도는 앓아주고, 내전에 참전해서 집사랑 사랑에 빠지고, 그러다가 포르투칼 상선을 타고 아프리카를 떠들고, 뭐 그 정돈는 돼야지. 기껏 대학도 안 나오고 보험회사에 다닌 게 무슨 얘깃거리가 되나요."  '당신은 어른이 되는데 성공했나요? 소설가 천명관'편 277쪽   30명을 인터뷰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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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라면 모름지기 러시아 귀족 집안에 태어나서 차르에 쫓겨 망명하고, 실어증을 6년 정도는 앓아주고, 내전에 참전해서 집사랑 사랑에 빠지고, 그러다가 포르투칼 상선을 타고 아프리카를 떠들고, 뭐 그 정돈는 돼야지. 기껏 대학도 안 나오고 보험회사에 다닌 게 무슨 얘깃거리가 되나요."

 

'당신은 어른이 되는데 성공했나요? 소설가 천명관'편 277쪽

 

30명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나오는 것 같은데,

한겨레 신문에 연재했던 글이라 그런가 인터뷰어들이 한 편으로 치우친 듯하다.

 

'의자놀이'에 제기된 논란(소란)에 대해 공지영 작가와 하종강 소장의 인터뷰가 연이어 있어

같은 일, 상황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모두 볼 수 있어 좋았다.

각 인터뷰끝에 있는 인생 타임라인은 세월의 흐름이 보여 재밌다.


다들 참 열심히 살았고 살고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들어, 부끄럽고 부럽다.

y*****s 2014.03.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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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말하는 길이 아닌 '다른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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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강요 받으면서 살아간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옳은 길이라고 이야기   되는 단 하나의 길만을 걸어야 한다. 우리들 모두는 각각 분명 다른 사람들임에   도 우리에게 주어진 길은 기본적으로 모두 같다. 성공이라고 보통 사람들이 이   야기하는 그 길은 아주 비슷비슷하다. 아니 하나의 길의 작은 변주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하나의 길만을 앞에 두
"가라 말하는 길이 아닌 '다른 길이 있다'" 내용보기

  우리는 강요 받으면서 살아간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옳은 길이라고 이야기

 

되는 단 하나의 길만을 걸어야 한다. 우리들 모두는 각각 분명 다른 사람들임에

 

도 우리에게 주어진 길은 기본적으로 모두 같다. 성공이라고 보통 사람들이 이

 

야기하는 그 길은 아주 비슷비슷하다. 아니 하나의 길의 작은 변주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하나의 길만을 앞에 두고, 그 길을 걸어갈 것을 강요 받

 

는다. 그 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우리는 실패자라는 말을 듣게 된다. 우리

 

는 그렇게 하나의 길을 강요 받고, 그 길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 하면서 살아

 

가게 된다. 어쩌면 우리가 갖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바로 그 하나의 길만이 우리

 

에게 강요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각각 다른 삶을 살아야 할 텐데도, 우

 

리에게 그 다른 길은 허락되지 않기에 우리의 삶은 힘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

 

래서 우리는 다른 길을 찾아보고는 한다. 그 길을 걸어가지는 못한다 해도 어떤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싶어 한다. 이 책 '다른 길이 있다'는 어

 

쩌면 그런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이 책 '다른 길이 있다'는 인터뷰를 정리한 책이다. 이미 신문에 연재된 인터뷰

 

들 중에서 30명의 이야기를 정리해서 다시 책으로 묶어낸 것이다. 그래서 이 책

 

'다른 길이 있다'는 읽는 이들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세상에는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해 보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없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세상에

 

는 사람들에게 전해질 것을 알면서 자신의 나쁜 모습을 그대로 들어내는 사람들

 

도 없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이미 알려진 삶을 알고 있어서 조금은 나쁜 감정을

 

갖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조금은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될 수도 있

 

다. 그런 부분들은 이 책을 모두 읽는 것에 상당한 인내를 요구할 수도 있다. 그

 

리고 때로는 그 인터뷰들이 모두 거짓만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것이 사람의

 

이야기, 그것도 지금 같은 시대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갖게 되는

 

조금은 서글프고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동시대를 살아가기에 그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그리고 전하는 이와 그 이야기를 읽게 되는 이들 모두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 '다른 길이 있다'는 그 모든 것을 충

 

분히 잘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비판적으로 그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충분히

 

제대로 찾아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이들이 읽어야 하는 책일지도 모른다.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우리는 당신들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것은 바

 

로 이 책을 읽는 우리들 모두에게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에서 결코 완벽하게 솔직해지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터뷰

 

책은 언제나 가장 비판적으로 읽어야 하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

 

'다른 길이 있다'는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기도 하다. 언제나 하나의 길

 

만을 강요 받으며, 그 외의 모든 길을 '실패'라고 이야기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그래도 그 길과 살짝 멀어진 길을 걸어간 사람들이 있기를 바라게 되

 

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살짝 멀어진 길을 걸었음에도 사람들이 성공이라고 부르

 

는 곳에 도착하지는 못했다고 해도 그 앞까지 간 사람들이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

 

다. 그 길을 이 책에서 우리는 어쩌면 이라는 생각으로 찾아볼 수 있을 것이기 때

 

문이다. 결국 우리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여다보

 

게 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그런 모든 것들이 자신에게 위로가 되어

 

줄 것을 믿기 때문이다. '다른 길'을 찾지 못해도 '다른 길'을 찾아봤다는 것만으

 

로도 우리는 아주 조금 더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YES마니아 : 플래티넘 m******d 2014.02.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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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이 틀린 길은 아니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 최선이라 믿고 사는 것이 인생이다
"다른 길이 틀린 길은 아니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 최선이라 믿고 사는 것이 인생이다" 내용보기
출판을 기다리는 저자들이 몇명 있는데 그 중에 한 명이 김두식 교수(법학)다. 나와 동시대를 살았고 기독교적 배경도 같아 동질감을 많이 느끼는 이지만점점 그는 새 책을 낼 때마다 좌, 좌, 좌쪽으로 기운다. (보수-진보 가름의 정의에 따라 다르지만)그리고 제목에서부터 그가 살아온 길 외에 다른 길을 산 사람에 대한 긍정으로 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한겨레신문은 도서관에서
"다른 길이 틀린 길은 아니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 최선이라 믿고 사는 것이 인생이다" 내용보기

출판을 기다리는 저자들이 몇명 있는데 그 중에 한 명이 김두식 교수(법학)다.
나와 동시대를 살았고 기독교적 배경도 같아 동질감을 많이 느끼는 이지만
점점 그는 새 책을 낼 때마다 좌, 좌, 좌쪽으로 기운다. (보수-진보 가름의 정의에 따라 다르지만)
그리고 제목에서부터 그가 살아온 길 외에 다른 길을 산 사람에 대한 긍정으로 묘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한겨레신문은 도서관에서나 아니면 비행기를 탈때 한번씩 읽게 되는 매체다.
독재시대때 한겨레신문의 탄생에 지지했던 나지만 그 진보성을 내가 완전히 수용하기는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매체가 던지는 메시지가 사회에 해악이 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래서 김두식 교수님 같은 이조차 한겨레에 글을 실지 않겠는가.
그가 교수가 아닌 인터뷰어로서 새로운 출발을 한 것을
이 책에서야 알았다.
물론 페이스북에서 그가 책을 냈다는 것을 알고서야 책을 사긴 했지만 말이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내가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김두식 교수의 취향과는 판이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인터뷰어로서 김 교수는 충실히 다가갔다고 본다.
다만, 이런 책의 영향력이 나 같은 성인이 아닌 청소년들에게도 과연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100점을 주지 못하겠다.
아무래도 내가 진보적인 체하지만 어쩔 수 없는 보수성향이기 때문에 내린 평가라고 비난 받을 소지는 있지만
나는 그럴 수 밖에 없다.

내가 걸어온 길과 다른 길을 사는 이들을 보는 것은 득이다.
내가 그들과 다른 길을 걸은 것이 유일한 최상의 길이라고 자신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평가니까 말이다.
그래서 그들의 삶을 통해 배울 것은 배우고 거를 것은 거르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의 롤모델로 충분한가 하는 것에는 한계를 지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까지 존재한 나를 부정하는 것이 되고
앞으로 살아가는 의미를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교수의 다음 책은 어떤 색깔을 가지고 나타날까 궁금해진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13.12.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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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존중하고 지키는 것이 다른 길을 향한 시작
"나를 존중하고 지키는 것이 다른 길을 향한 시작" 내용보기
김두식 교수의 책을 여러 권 읽었다. 특유의 따뜻함과 소심함이 버물어진 그의 글은 부담 없다. 그렇다고 가볍지 않다. 「칼을 쳐서 보습을」이라는 책을 통해 양심적병역거부에 대한 문제를 공론화 시킨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양심적병역거부에 대한 이슈가 미미했었고 더군다나 기독교인으로써 그런 문제에 대해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터부시 되던 시기였다. 양심적병역거부에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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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식 교수의 책을 여러 권 읽었다. 특유의 따뜻함과 소심함이 버물어진 그의 글은 부담 없다. 그렇다고 가볍지 않다. 「칼을 쳐서 보습을」이라는 책을 통해 양심적병역거부에 대한 문제를 공론화 시킨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양심적병역거부에 대한 이슈가 미미했었고 더군다나 기독교인으로써 그런 문제에 대해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터부시 되던 시기였다. 양심적병역거부에서 그치지 않고 기독교 평화주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재미있고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이었다. 나도 대학 시절 기독교 관련 책을 많이 읽었는데 주로 외국 사람들이 쓴 책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의 신학교에 입학하는 신학생 대부분은 목회를 위해 입학한다. 기독교 사상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이들은 극소수다. 그런 와중에 목회자나 성직자도 아니고 평범한 신자가 쓴 책이 기독교 청년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입소문이 퍼지고 퍼져 꽤 많은 이들에게 읽힌 책이었다. 그리고「불멸의 신성가족」을 통해 대한민국 사법부가 살아온 구조와 카르텔을 폭로한다. 폭로라고 해서 탐사보도를 하는 언론인이 쓴 책처럼 그렇게 스펙터클 하지는 않지만 이 책 역시 일반인이 보기에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쓴 책이라 사법구조와 그들의 행동방식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 책이다. 이후에는 괜찮아 시리즈 「불편해도 괜찮아」, 「욕망해도 괜찮아」는 누구나 생각하고 겪은 소소한 일상을 향한 김두식 교수의 따뜻한 시선과 때로는 날카로운 지적과 성찰이 담긴 책이다. 나는 괜찮아 시리즈가 가장 좋았다. 김두식 특유의 글 냄새가 나는 책이었다. 마치 딸아이에게 재미있는 이야기 하는 것처럼 그렇게 책을 풀어내 준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 이를테면, 인권과 성문제, 시대를 대표하는 욕망의 문제들이 주를 이룬다. 이후 그의 팬이 되었다.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 반갑기도 했다. 우연찮게 김두식 교수가 진행하는 <라디오 책다방> 이라는 팟캐스트 방송을 접하게 되었는데, 요즘 꾸준히 듣고 있다. 소설가 황정은씨와 함께 진행하는 방송인데, 유명한 작가들을 초대해서 그들의 책과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좋다.

 

이 책 「다른 길이 있다」는 벙커1에서 열린 북토크쇼를 먼저 듣고 구입해 읽게 되었다.

 

 

“인터뷰의 90퍼센트는 섭외라고, 나는 생각한다.” (p.8)

 

이 책은 한겨레에서 1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김두식 교수가 인터뷰를 연재했는데, 그것을 엮은 책이다. 인터뷰어로 나선 김두식 교수의 매력은 또 무엇일까 궁금해 하며 책을 읽었다. 이 인터뷰를 처음 기획한 한겨레 토요판은 김두식 교수를 인터뷰하기 위해서 부단히 애를 썼는데, 계속 거절을 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 김두식 교수가 한겨레 토요판에 자신이 인터뷰어로 진행되는 인터뷰를 연재하기로 하고 인터뷰이들을 섭외하면서 예전에 자기가 토요판 관계자들을 얼마나 힘들게 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인터뷰의 90퍼센트는 섭외다. 라는 말에 100% 동감한다.

대학 때 부전공 수업 중 동성애자에 관련된 주제가 있었다. 매체를 찾고 책을 찾아봐도 생생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없었다. 함께 과제를 맡았던 친구들과 오랜 시간 상의한 끝에 직접 동성애자를 만나는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어떻게 어떻게 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알게 되어 쪽지를 보냈다. 주말 저녁 약속 장소를 정하고 레즈비언 커플을 만났다. 1시간30분 정도 대화를 나눴는데, 정말 10권이 넘는 책을 읽고 몇날 며칠 동안 인터넷을 뒤지는 것보다 더 생생하고 리얼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다. 그런데 다른 동성애자들을 만난 다른 팀은 제대로 인터뷰가 진행되지도 않아 과제를 완전히 망쳐버리기도 했다. 물론, 복불복이라 우리에게 행운이 온 것이겠지만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는 정말 중요한 문제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남자들은 군대에서 나는 괴롭히는 놈은 꼭 하나씩 있다. 반드시 있다. 반대로 나를 도와는 사람도 꼭 하나씩 있다. 반드시 있다. 그래서 정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가 중요하다.

김두식 인터뷰의 특징은 최대한 편안하게 말을 들어주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꼰대를 싫어한다. 중년들도 노년들의 꼰대를 싫어한다. 어른이 되어야 하는데 꼰대가 된다면 슬픈 일이다. 내 개인적으로 어른과 꼰대를 구분 짓는 기준이 있다. 어른은 들으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고 꼰대는 말하고 싶은 의지만 있는 사람이다. 다소 투박한 기준이지만 의외로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 정말 좋은 어른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어떤 분인지, 정말 이상한 꼰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보다. 어김없이 저 기준에 들어맞는다.

김두식 인터뷰는 최소한 꼰대들의 말잔치는 아닌 것 같다. 인터뷰이를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그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끌어내는 사람이다. 변영주 감독과 함께 진행한 이 책의 북토크쇼에 잠시 출연한 한겨레 토요판의 고경태 기자는 김두식 교수를 가리켜 ‘소심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준비가 철저하며 마감 한번 어긴 적 없는 최상의 인터뷰어’라고 표현했다. 작가를 인터뷰하게 되면 그 작가의 작품들을 거의 찾아보고 그 중에서도 가장 팔리지 않은 작품을 꼼꼼히 살펴 인터뷰 초반에 그것에 대한 언급을 툭툭 던지면 인터뷰이가 마음 문을 활짝 열게 된다고 했다. 그만의 노하우이기도 하지만 성실함이다. 전혀 예상하지 않은 질문을 던지거나 인터뷰이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그런 인터뷰도 재미있기는 하지만 나는 김두식 스타일의 인터뷰를 더 좋아한다. 따뜻하고 배려가 있는, 그러면서도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한 인터뷰 말이다.

 

책의 제목처럼 이렇게 하수상한 때에 뭔가 화두가 되고 대안이 되는 이야기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사실 별다를 것은 없었다. 각계에서 자신만의 색깔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지 딱히 다른 길을 제시해 줘서 이 책을 읽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빼앗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래도 평소 내가 좋아하던 사람들의 인터뷰도 많았고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들의 인터뷰도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현실 정치 10년, 할 만큼 해봤지만 내가 졌다.” (p.61)

“왜 환멸을 느끼겠어요? 정치는 흥미진진하고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활동이에요.” (p.62)

 

2008년 유시민이 대구 수성구에 총선 출마를 했다. 미친 짓이었다. 유시민 하면 열혈 노빠, 노무현이 오른팔, 왼팔, 싸가지 없는 국회의원 등등 팬보다 안티가 많은 정치인이었다. 그런 그가 대구, 대구중에서도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 출마했다. 나는 대번에 미쳤다고 생각했다. 내가 결혼 전 혼자 살던 동네가 그 동네였다. 아무리 그가 대구에서 학교를 졸업했다고 해서 만만하게 찍어 줄 대구사람들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낙선했다. 하지만 30%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최초라고 했다. 대구에도 뭔가 희망의 조짐이 보인다고 들썩였다. 그러나 낙선은 낙선이다. 이후 진보정당에 몸담던 그는 작년 돌연 직업 정치인의 길을 마무리했다. 그를 열렬하게 지지하거나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정치판에 반드시 있어야 할 정치인이라 생각했던 터라 그의 은퇴 소식에 적잖이 놀랐는데, “할 만큼 해봤지만 내가졌다.”라는 그의 말을 글로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었다. 이제는 그를 놔줘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정치인을 무작정 싫어하거나 기피하시면 안 돼요. 모든 정치인이 나쁜 사람도 아니고 저질도 아니에요. 정치인을 그렇게 보이게 하는 구조가 있는데 그 구조가 바뀌기 전에는 정치가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p.72)

 

유시민 만큼 말 잘하고 논리적이며 토론을 잘 하는 정치인을 본 적이 없다.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국회의원 선서 당시 신선한 복장으로 화제가 되었다. 물론 조중동을 위시한 보수 세력은 십자포화를 날렸다. 유시민이 정치인을 싫어하지 마시고 그 구조를 봐주세요. 라고 이야기하면 또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끝까지 지 잘났다고 하네. 어유 싸기지~’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의 말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더러운 거야. 정치는 도저히 바뀌지 않는 거야. 정치에는 손도 담그지 말아야 해. 정치에 관심 갖는 시간에 다른 걸 해. 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주입하는 구조가 존재한다. 정치가 정말 중요하고 살가우며 당장 내 생활과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친구 같은 존재라고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무조건 적인 정치 혐오를 심는 구조가 반드시 존재한다.

이런 얘기조차 국회에서 하는 국회의원이 이제는 없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그는 보수 진영보다 같은 편에게 할 말이 많았습니다. 운동권 출신에게는 남의 말을 안 듣고, 자기 말을 하기 바쁘며, 남을 평결하고, 진리를 독점한 듯 독선적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반성했습니다.” (p.131)

“흔히 386들은 자기가 잘못한 거는 말 안 하고 고생한 무용담만 얘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옛날에 뭐했는지가 뭐가 중요해요. 지금 어떻게 사는지가 중요하죠.” (p.339)

 

여성 운동가 유시주씨와 이진순씨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왜 이런 이야기는 꼭 여성들의 입에서 나올까?’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가장 진보적이고 평등적이라고 생각이 되는 운동권

안에서도 남녀차별이 엄연히 존재했고, 그들이 기성세대가 된 뒤에는 앞서 말했듯이 어른이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꼰대가 되어 있었다. 언제가 자신들의 20대만 추억하며 ‘그때는 그랬었지, 요즘 젊은 애들은 정말 행동하지 않아’라고 이야기 한다. 이런 이야기는 여성들에게서 나온다. 운동권 출신 386남성은 어느새 꼰대가 되었다.

 

 

재작년 파리에서 전 세계 <지큐>편집장들이 다 모였는데, 독일 편집장이 제 옆에서 ‘한국<지큐> 너무 좋아. 스타일 좋고 불가능한 게 없어 보여’라고 하기에 제가 그랬어요. ‘난 이미 알고 있어. 하지만 난 독일 <지큐>안 봐. 넌 한국말부터 배워야 해.’ 이런 자랑 듣기 싫죠?” (p.163)

 

<GQ>의 편집장인 이충걸의 호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몇 번 GQ를 본 적은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다. 나와는 다른 세계의 옷과 자동차와 각종 제품이 난무하고 있어 어지러웠다. 당연히 잡지에 실린 글은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 나는 잡지는 사진만 보는 매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잡지 에디터, 편집장 이런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김두식 교수가 만난 이충걸씨는 정말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진 사람으로 보였다. 아무리 세상이 나를 비아냥대고 아무도 날 알아주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나는 나를 세우고 나를 품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재수 없고 싸가지 없어 보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나를 지키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이충걸씨는 프로페셔널이다. 단지 잡지 편집장 자리만 꿰차고 앉아 여러 명의 에디터를 못살게 구는 상사가 아니라 에디터의 글을 하나하나 지적하고 그 지적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잡아 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에디터가 가져 온 글을 집어 던지며 “뭐 이따위야! 다시 써와!”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충걸 편집장은 “요는 연결형 어미이고, 오는 종결형 어미잖아!. 시제가 일치해야 하는데 어긋나잖아!”(p.167)라고 지적을 한다고 한다. 에디터들에게는 악마일 수 있지만 결국 그들의 능력을 이끌어 내는 것은 편집장, 이충걸이다.

그의 인터뷰에는 “남루하지 않는”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간지나는 잡지의 편집장 아니랄까봐 남루함을 가장 경계하는 듯 보인다. 남루하지 않다는 것이 단순히 멋만 내고 외모에만 신경 쓴다는 것이 아님은 책을 읽으면 단번에 알아챌 수 있다. 내가 나를 더 존중하고 내가 존중받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솔직히 이 책은 김두식 교수의 이전 책들보다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의 특유의 글 냄새도 최대한 배제한 것 같다. 피식 웃으며 ‘맞아, 맞아’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었다. 정말 이 책에서는 인터뷰어로 최선을 다한 것 같다. 그것 또한 김두식 교수가 가진 매력일 수 있지만 나는 원래 그의 색깔이 좋다.



l****h 2014.03.03. 신고 공감 0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다른 길이 있다 _ 김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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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이 있다   '다른 길이 있다'는 2012년 1월부터 2013년 5월까지 《한겨레》 토요판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인터뷰 「김두식의 고백」 가운데 30명 (정혜신, 이명수, 박경신, 고종석, 유시민, 윤태호, 김조광수, 김연희, 고미숙, 유시주, 김대진, 신대철, 이충걸, 변영주, 김성희, 강기훈, 문부식, 공지영, 하종강, 이상호, 인재근, 천명관, 김종배, 박노자, 송인수, 김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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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이 있다

 

'다른 길이 있다'는 2012년 1월부터 2013년 5월까지 《한겨레》 토요판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인터뷰 「김두식의 고백」 가운데 30명 (정혜신, 이명수, 박경신, 고종석, 유시민, 윤태호, 김조광수, 김연희, 고미숙, 유시주, 김대진, 신대철, 이충걸, 변영주, 김성희, 강기훈, 문부식, 공지영, 하종강, 이상호, 인재근, 천명관, 김종배, 박노자, 송인수, 김창남, 이진순, 박선숙, 김홍신, 유숙열) 의 이야기를 다룬 도서이다.

 

주인공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망라한 우리 사회의 대표적 인물 중 30인이었고 그 중에는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만한 그런 유명인들도 많았지만 반대로 전혀 듣도 보도 못했던 인물들도 꽤 되었다. 이 책의 장점을 꼽아보라면 그 중의 하나가 저자가 했던 인터뷰를 내가 옆에서 직접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는 점이다. 덕분에 그 한 명 한 명 인물의 이야기에 대해 더 감정이입해 읽을 수 있었다.

 

각각의 굴곡진 혹은 숨겨진 사연과 그 순간과 현재에서의 그들의 모습이 여실히 보였고 그 각각이 걸어온 다양한, 그리고 희로애락이 느껴지는 그들만의 길을 그들의 목소리로 전해들을 수 있는 책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몰랐던 분야, 몰랐던 과거, 몰랐던 인물들을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고  정치와 관련된 인물이 아닌 그냥 평범하면서도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볼 수 없었던 점에서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d********0 2014.01.1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