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tween Calm and Passion' 음악를 들으며,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던 시간들이 생각이 난다. 누군가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나에게 사랑이라는 꽃이 필 대학교 신입생 시절. 지금보다 훨씬 순수했을 그 때의 나에게 있는 사랑이라는 감성에 풍부한 영양제가 되었던 소설. 그것이 바로 『냉정과 열정사이』였다. 처음 『좌안 / 우안』이라는 책을 접했을 때, 그리고 책 표지에 적혀있는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 다시 사랑을 이야기하다!’ 라는 문구를 보았을 때. 오래전의 감성들이 새 살 돋 듯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었다. 먼저 에쿠니 가오리의 『좌안 : 마리이야기』를 펼쳤다. 하지만 마리. 그녀의 삶을 옆에서 지켜보는데 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책을 읽는 동안에 두 번이나 책을 잊어버리는 바람에 새로 책을 구입하는 동안에 다른 책을 보느라 미뤄지기도 했고, 나름대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책을 읽지 못한 기간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책을 읽기 까지 기다린 만큼 내용 하나 하나 들이 나에겐 너무나 감동적으로, 너무나 안타깝게 다가왔다. 마치 내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 누군가처럼... 1. 그녀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다. 마리가 태어난 곳은 후쿠오카. 대학 교수인 아빠 아라타, 정원 가꾸기와 요리를 좋아하는 엄마 기요, 그리고 오빠 소이치로와 옆집 친구인 큐. 너무나 평범해 보이는 가정에서 살고 있다. 마리는 특히나 오빠 소이치로를 좋아했고, 큐와 함께하는 시간이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빠가 자살을 했다. ‘안녕, 또 보자.’라는 엽서를 남긴 채. 마리가 중학생이 되고 난 이후에 엄마 기요는 원예를 배울 목적으로 유학을 떠났고, 마리도 열일곱 살이 되고 나서 남자 친구인 다카히코와 도쿄로 떠나고 만다. 다카히코의 선배 집에서 얹여 살며, 극장 일을 하며, 자신의 전부라 생각했던 다카히코와 함께 살아가지만, 결국 그는 떠나버리고, 야마베라는 사람을 만나 그의 집에서 잠시 살게 된다. 그러다 아빠와 엄마가 있는 후카오카의 집으로 오게 되고, 그녀는 아버지의 제자인 미치루에게 과외를 받으며,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된다. 마리가 25살이 되던 해에 하지메라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임신까지 하게 되지만, 그 때 엄마 기요는 영국으로 떠나버린다. 가족들과 주유소를 하는 하지메와 함께 주유소 일을 도우며, 딸 사키와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한다. 가끔 여행 중인 큐에게서 편지를 받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하지메가 교통사고로 죽게 되고, 유산 문제로 인해서 시댁과의 사이도 소원해진다. 마리는 남편과의 추억이 담겨있는 주유소를 그리워하지만, 유명한 화가인 시즈오의 그림 모델로 사키와 함께 프랑스로 향한다. 프랑스에서 마리는 시즈오의 모델 일을 하며, 그 곳에서 친해진 사람들과 매일 밤 파티를 하며 그 곳에서 지낸다. 근처에서 식당일을 하던 큐도 만나고, 프랑스의 주유소에서 남편과의 추억을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다 시즈오의 작업 이후에 마리는 사키와 함께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시즈오의 소개로 도쿄의 술집 ‘엔드라’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녀의 나이가 35살이 되었을 무렵 매니져인 다츠야를 만나게 되고, 나름대로의 생활을 하던 중에 아빠에게서 엄마 기요가 죽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이어서 마리의 애인인 다츠야 또한 누나의 빚 때문에 떠나버리고 만다. 계속 엔드라에서 일을 하다가, 딸 사키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아빠 혼자 계신 후쿠오카로 다시 내려오게 된다. 후쿠오카에 내려와 일자리를 구하던 중에 예전에 큐의 애인이었던 기쿠마루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도움으로 좋은 일자리를 얻는다. 그 곳에서 사장인 도미씨에게 일을 배우며, 소믈리에 시험 준비를 하며, 자신만의 와인바 오픈을 준비한다. 아버지 아라타는 집을 오픈하여 동네 아이들이 학교가 끝나고 집에서 놀 수 있게 하는데, 매일저녁 딸인 이쿠코를 데리러 오는 아빠인 도모유키를 만나게 되어 다시 사랑을 하게 시작하게 된다. 그 해 여름 마리는 프랑스어로 주유소라는 뜻을 가진 ‘포스트 데상스’라는 와인바를 오픈한다. 도모유키와 사랑을 하면서 도모유키가 마리에게 두 번의 청혼을 하지만, 그녀는 거절을 하게 되고, 도모유키는 큐의 전 애인이자, ‘포스트 데상스’의 단골인 기쿠마루와 사귀게 된다. 그렇게 마리의 새로운 사랑도 끝이 나 버린다. 딸 사키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가게 되고, 아빠 아라타가 병에 걸린다. 사키가 유학을 끝내고 돌아올 즈음 아라타의 상태가 많이 악화되어, 오락가락한 정신 상태가 되고, 간병인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사키는 프랑스 유학 중에 자신이 어릴 적부터 꿈에서 봐왔던 아이인 아미를 일본으로 데리고 온다. 큐는 일본을 순회하며, 서커스단에서 일하고 있었고, 어느 날 사키가 아미가 큐의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말과 함께 큐를 만나러 간다. 그러던 어느 날, 불꽃놀이가 한창인 그 날 밤에 아빠 아라타마져 그녀의 곁을 떠나버리고 만다. 후쿠오카에 혼자 남겨진 마리. 옆집 큐의 집을 청소하기 위해 그의 집을 방문 했다가 다시 큐와 재회를 한다. 큐가 마리에게 보여준 엽서. 바로 마리의 오빠가 소이치로가 마리에게 남긴 엽서와 똑같은 엽서 ‘안녕, 또 보자.’. 마리와 큐는 동시에 키득키득 웃는다. 2. 감싸주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그녀. 마리. “노래해.노래해.노래해.노래해.노래해.” 두 팔을 머리 위로 쳐들고 눈을 꼭 감은 채 숨이 찰 때까지 껑충껑충 뛰었다. 그러면 자신이 지금 혼자라는 것도, 오빠가 아파서 누워 있다는 것도, 자신이 없어진 것을 안 엄마가 걱정할지도 모르고, 또 어쩌면 안 할지도 모른다는 것도 모두 잊을 수 있었다. -좌안#1 / p.26 / 마리의 어린시절. “노래해.노래해.노래해.노래해.노래해.” 춤은 마리에게 존재를 확인시켜 준다. 이것이 ‘나’라는 것,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을. 그렇게 노래하면서 뒤죽박죽 몸을 흔들고 지칠 때까지 깡충깡충 뛰고 발을 굴렀던 어린 시절과 똑같은 정열이자 똑같은 도전이며, 똑같은 욕구다. -좌안#2 / p.10 / 마리가 프랑스에서 돌아온 이후. 책을 읽어가면서, 항상 그녀에게 빠져 있었다. 어린 시절 집에서 멀리 떨어진 빨간 기둥이 늘어선 골목길에서 가방을 내팽겨치고 하늘을 바라보며 춤을 추던 마리. 어린 아이의 순수함에서 비롯된 귀여움이지만, 처음으로 그녀의 인생에 빠져든 순간 이었다. 마리가 노래해. 노래해. 라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출 때면, 마치 그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런 순수함을 가지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그녀. 나도 한명의 남자로써 빠져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젊은 시절의 마리. 10대 후반에 도쿄에 와서 극장에서 일하는 그녀를 보고, 나는 내 인생에서 지나쳤던 누군가를 떠올렸다. 내가 실제로 사랑을 했거나, 관심을 가졌던 사람은 아니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마리의 모습에서 그녀가 떠올랐다. 아마 그녀와 비슷한 삶을 산 그녀가 떠올랐을 지도 모르겠다만, 그런 마리의 모습이 아무런 이유없이 좋았다. 그리고 내가 아는 그녀 또한 아무런 이유없이 생각이 났다. 그녀에게서 소중한 것들은 모두 떠나버렸다. 어린 시절 오빠 소이치로가 죽고. 17살 때 같이 도쿄로 처음 떠난 다카히코, 그리고 영국으로 엄마 기요도 사랑을 찾아 떠나 버렸다. 그녀와 딸인 사키를 남겨두고 남편 하지메 까지 떠나버렸고, 아빠 아라타마져 그녀를 떠나 버리고 말았다. 이런 모든 것들이 동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세상 앞에서 당당한 그녀가 사랑스러웠다. 항상 나이가 들어도 항상 일관된 모습-나는 간혹 내가 마리와 같이 늙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했다.-의 마리가 너무나 좋았다. 그녀가 슬플 때, 나도 눈물이 날 만큼 안타까웠으며, 그녀가 춤을 추며 행복하다고 느낄 때, 나도 너무나 행복했다. 그녀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란 나는 흡사 그녀의 곁에 항상 존재하는 오빠 소이치로가 되어버린 기분이었다.
3. 항상 그녀의 곁에. 소이치로. - 멀리가는 거야, 마리. 아주 멀리. 방 그 자체인 소이치로가 마리에게 말을 건넨다. 그것은 밝고 힘찬 기척이었다. 마리에게 ‘인생을 두려워해선 안돼’라고 말해주는 (좌안#1 / p.198) - 마리, 시대는 늘 움직이고 변화하는 거야. 모두 흘러가는 거야. 겁내면 안 돼. 초연하게 지내면 되는 거야. 나는 여기에 있고, 큐도 바로 옆에 있으니까. 변화를 무서워하면 안돼, 마리. (좌안#1 / p. 319) - 울 거 없어.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 (좌안#1 / p.338) 그녀는 오빠 소이치로가 죽은 이후에도 그녀의 곁에는 항상 소이치로가 존재했다. 처음에는 마리가 소이치로를 너무 그리워한 나머지 환청이 들리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도 해보았지만, 역시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는 편이 마리를 위해서도 좋은 것이라 생각을 했다. 소이치로는 항상 마리가 슬플 때, 그리고 무엇인가를 결단할 때 그녀와 대화를 나누곤 했다. 소이치로의 목소리는 항상 마리를 위로하고, 그녀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데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마리는 오빠의 죽음 이후에 그 충격과 슬픔들. 그것들과의 동행을 통해서 험난한 인생을 극복할 수 있었다. 언제나 오빠 소이치로가 곁에 있었기에, 그녀는 외롭지 않았고,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에서 큰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그녀가 아빠가 돌아가시고, 딸 사키마져 도쿄로 떠나 버려 처음으로 외롭다고 느낀 어느 날. 그에게는 소이치로의 큰 선물인 큐가 찾아왔다. 4. 마리를 통해 본 인생(人生).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삶의 애환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것이 마리처럼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일 수도 있겠지만, 그 애환은 저마다 다른 기준과 형태로 나타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배신으로 인해서 한평생을 우울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고, 지독한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절망하는 사람. 신체적 혹은 정신적 장애로 인해 평생을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으리라.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고통으로 인해 얼마만큼의 피해를 받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그 고통을 이겨내고, 얼마나 극복할 수 있었느냐 라는 시선으로 그들의 인생을 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옆에서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외롭고, 불쌍했던 마리였지만, 그녀는 항상 이겨내기 위해, 새로 시작하기 위해 몸부림 쳤다는 것에서 그녀의 인생은 성공적이라 말하고 싶다. 물론 누군가의 인생을 성공, 실패로 따지는 것은 분명하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소이치로의 말대로 울지 않고, 초연해지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인생. 그것은 결코 나쁘다고 할 순 없다. 마리의 50년 인생. 물론 그녀를 떠나간 사람도 많았고, 그 것이 그녀를 아프게 하기도 했지만, 결국엔 인생의 수레바퀴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큐처럼 결코 인생을 두려워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좌안(左岸)이라는 제목처럼 강 저쪽 편에 기다릴 인생의 행복에 대해서 기대하면서 살아가보자. 5. 에쿠니 가오리. 그녀에게 빠지다. 에쿠니 가오리. 역시나 대단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 쓴다는 것조차 버거운 일임에도, 그녀는 한 여자의 생애를 너무나 현실적으로 표현하였다. 사실 주인공 마리의 딸인 사키가 나와 비슷한 연배일 것임에도, 내가 태어나기도 이전의 마리가 살던 시대를 나는 동시대에 사는 사람의 입장으로 받아드렸다. 후쿠오카를 거쳐 도쿄로, 그리고 프랑스 까지 넘나드는 스케일. 술집. 춤. 그림. 심지어 소믈리에나 주유소 까지. 그녀의 삶의 지식 혹은 경험들의 양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본인의 아님에도 표현해낼 수 있는 가상의 한 인간의 내면들. 그리고 사랑까지. 그렇게 본인이 경험한 이야기처럼 표현해 낼 수 있는 에쿠니 가오리. 그래서 나는 그녀의 소설이 좋고, 그녀가 좋다. 얼마 전부터 나는 ‘작가의 눈’에 대해서 생각을 한다. 작가들은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속에서 어떠한 결론을 이끄러 내는지... 분명히 다름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세상을 비뚤어 보기도 하고, 그리고 다르게 보려고 노력을 한다. 그들이 너무나 부럽다. 6.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 어제부터 『우안 : 큐 이야기』를 읽고 있다. 마리의 이야기를 마치면서 내내 아쉬움이 남아 있긴 했지만, 감춰져 있던 큐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들의 세계에 다시 빠져보려고 한다. 큐의 여정을 함께 하는 동안 너무 행복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좌안 : 마리이야기』의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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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싫다 싫다 하면서도 꽤 많이 읽었다. 가장 좋아하는 요시모토 바나나나 오쿠다 히데오보다도 먼저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접했는데 이상하게 에쿠니 가오리는 그들보다 좋아지지 않았다. 어쩌면 나는 애써 좋아지려는 걸 부정했는지도 모르겠다.(나는 남들이 다 좋아하는 것에는 거부감을 가지는 못된 버릇이 있다ㅋ) 그러나 그게 억지로 감춘 거라는 사실은, 내 책장에 에쿠니 가오리의 책이 몇권 있기 때문에 부정할 수 없는 것 같다.
여튼, 나는 <좌안>과 <우안>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순간부터 책을 사기까지 정말 상사병에 걸린 마냥 내 손에 넣지 못해 안달이 났었다. 그만큼 나는 <냉정과 열정사이>를 좋아했고, 또 한번 다른 감동을 느껴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번 휴가를 가면서 즐거이 떠나는 여행길을 함께 할 책으로 드디어 <좌안>을 들었다. 그러나 <좌안>은 오랜만의 설레는 기차여행으로 인해 들뜬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주는 책이 되었다. ㅎㅎ그래서 나빴다는 건 결코,아니다.
"같이 자도 돼?" 소이치로는 마리의 말이라면 거절한 적이 없다. "손잡고 자도 돼?" "얼굴 맞대고 자도 돼?" "응." 마리가 조르고 떼를 쓸 때마다 소이치로는 선선히 승낙했다.
책을 처음 읽으면서 한없는 평화로움을 느낀다. 그만큼 마리와 소이치로,아라타,기요는 완벽하고 행복 넘치는 가정을 꾸리고 있다. 나는 이 행복이 언젠가 끝나는 게 소설에서 당연히 일어나는 일이란 걸 알면서도 내가 마치 마리인 것 처럼 마음이 빈 곳 없이 꽉 차있는 안정감을 느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읽기가 편하다. 좌안도 그렇다. 큰 사건이나 아주 개성적인 캐릭터 없이 무난하고 때론 친근하다. 그래서 읽기도 편하고, 단순한 나는 마치 책의 주인공이 된 양 기쁘고 가슴아프고 마음으로 운다. 마리가 울지 않을 때는 내가 우는 느낌이 든다.
한가지 의외였던 것은, 마리와 큐의 이야기인데, 큐는 뭔가 항상 맴돌고 있는 느낌이라는 것. 그 맴도는 것도 사실 소이치로와 함께일 때가 많지만. 여튼 책은 나의 진부한 예상(..나는 진부한 해피엔딩을 좋아한다. 유치하지만..)을 뒤엎고 사키를 내놓았고, 큐에게서도... 음-_- 이건 아직 2권이나 우안을 읽지 않은 상태라 뭐라 확신할 수는 없다. 그래서 더욱, 얼른 읽고싶다. 그리고 1권을 읽고 난 지금, 한가지 걱정은 자꾸만 마리가 기요처럼 충동적인 엄마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럽다는 것..
한가지 고민은, 좌안 2권을 읽어야 할지 우안 1권을 읽어야할 지 고민이라는 것. 지금 기분으로는 좌안을 먼저 읽어봐야지 싶다. 난 지금 '마리'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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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를 추억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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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에쿠니 가오리. 한참을 빠져 살았던 것 같다. 일본문학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사랑. 내 사랑. 빛이 바래가는 서른 여덟 아줌마를 들었다놨다 긴장에 입이 마르게 하고 안도 했다가 다시 한숨 짓게 하고 눈물이 핑 돌게하는 <좌안>
육아서만 읽다 집어든 내 책이라 그런가? 이렇듯 긴장한다는 것은 이미 내가 속세에 찌들었다는 의미겠지. 그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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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안2권을 먼저 읽고 막 1권을 읽었습니다.
책의 순서를 2권먼저 그리고 1권을 나중에 배치를 해도 흐름에는 별로 지장이
없는듯 합니다 - <저의 생각>
좌안을 읽고 나서 어딜가나 어느순간이나 마리의 곁에 오빠가 있듯이 저도 든든한
빽이 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한번 해봅니다..ㅋㅋ
속된 말로 해서 귀신이 항상 옆에 있는건데 근데 마리는 귀신이 아니라 영(靈),
실제오빠인거죠.
저도 인생을 살만큼 아주 쫴끔(이제 겨우 40대) 살았지만 이 책의 내용처럼 인생이
맘대로 원하는대로 잘 안되더군요. 좋아질때도 있고 안좋아질때도 있는거죠.
버리는 방법,잊는방법,본디 없었다는 마음 갖기가 참 힘든가 봅니다.
저도 그렇구요.
이 책의 내용과 다른거지만 책을 읽고 리뷰를 왠만하면 쓸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글로 쓰지만 글로 표현 못하는 것들이 무지 많아요.
나 혼자만 가지는거죠 ..이건 책을 읽는 사람만이 가지는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마음의 만찬인 거죠..맛깔스럽게 양념이 듬뿍쳐져 있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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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보다 더 친동생처럼 느껴지는 사촌동생이 있다. 사실은 녀석보다는 한 살 아래의 다른 사촌동생이 내겐 더 살갑다. 하루에 한번씩, 때로는 하루에 여러번도 전화해서 사촌누이와 통화를 하는 녀석. 뭐가 그리 재미난지, 내 말끝마다 웃어대는 녀석. 이 녀석보다 먼저 말한 사촌동생은 가끔 연락을 해도 왠지 더 나같이 느껴지는 면이 있다. 아마 사촌들 중에서 가장 많은 공통점을 가진 동생이라서 그럴것이다. 드라마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고 하나에 꽂히면 거기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해도 지겹지 않은 상식을 가진 녀석. 녀석과의 대화는 그래서 일상적일 수가 없다. 신변잡기가 끼어들지 않아도 우리는 나눌 수 있는 대화가 다양하니까. 그런 녀석이 내가 올린 서평들을 보다가 에쿠니 가오리에서 멈추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라며. 그랬는가. 녀석이 에쿠니 가오리를 좋아했던가. 그러고보면 나도 참 좋아하던 작가였다. 요시모토 바나나가 식상해질 무렵 나는 자연스레 에쿠니 가오리로 갈아탔다. 그녀가 초기에 보여준 그 반짝임은 캐릭터 위주였지만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들어내는 재주를 글로 풀어보였던 시기였다. 그것도 잠시. 그녀의 글이라면 다 구해서 책장을 가득채우던 시절이 얼마나 지났을까. 수필적으로 풀어쓰는 똑같은 그녀의 글을 보며, 이제 보따리가 비었나보다라고 생각했다. 작가가 더이상 다양한 재미를 풀어낼 수 없으면 그녀의 보따리는 이제 빈 보따리인 셈이다. 후속작들에 실망하면서 나는 다른 작가들을 찾아냈다. 히가시노 게이고, 온다리쿠 등등. 그랬던 그녀의 보따리가 다시 가득채워졌다. 그녀가 처음 나를 사로잡았던 [냉정과 열정사이]처럼 다시 츠지 히토나리와의 매혹의 하모니.그들의 만남 자체보다 나는 그들이 풀어내는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갔다. 10년이나 지난 지금 무엇을 펼쳐보일 것인가. 신상인가?식상인가? 좌안, 우안. 왜 이렇게 나누어졌는지는 이해하기 어렵다. 냉정과 열정사이에서의 그 안타까움에 비해 마리이야기와 큐의 이야기는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다소 수다스럽다. 하지만 더 이해하기 쉬웠다. 마리이야기로 시작되지만 큐의 이야기가 매듭의 끝인 두 작가의 작품. 첫권만으로도 충분했다. 충만한 느낌. 오후에 부른 배를 토닥이며 햇살아래서 낮잠자는 기분. 이 책은 그 배부름을 가져다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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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문체에 서글픈 듯한 감성으로 행복한 우울감을 느끼게 하는 에쿠니 가오리 소설들. 이번 좌안도 역시나 읽고 싶지 않으면서 너무나도 읽고싶은, 읽을수에 없는 그런 혼란함을 느끼면서 읽어내려갔다. 왜 소이치로가 죽어야만 하는지 하지메가 죽어야만하는지 아니, 마리가 남편을 그렇게 보내야만 하는지 작가의 잔인함에 놀라면서 주인공의 슬픔이 나에게 전이 되어 우울함을 도저히 떨쳐낼수가 없었다. 소이치로의 불분명한 자살은 끝끝내 밝혀 지지 않아 갑갑함에 우울했고, 마리의 그 끝없는 외로움에 답답한 마음이 갈피를 잡을수 없었다. 사랑을 잃으면서 꿋꿋한 마리. 나는 그럴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계속 잃어가면서 먼지만한 행복감이 몸을 떠는 그녀가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의혹이 있다. 왜 마지막에 소이치로는 똑같은 엽서를 큐와 마리에게 보냈고 또 그들은 소이치로가 장난을 친거라고,마리는 몇년동안 속아왔다고 표현을 했을까? 소이치로가 둘에게 엽서를 보낸것을 큐나 마리나 여태 모르고 있었다면 "속아왔었다"라고 표현하는게 아니라 "모르고 있었다"라고 표현해야 하는것이 맞는게 아닐까?..... 잘모르겠다. 과장된 우울함으로 책을 읽어내려가다가 마지막에 만나는 갑갑함..누가 시원스레 답을 알려주었으면 한다..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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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를 딱 10년 전에 인상깊게 읽었는데, 10년 만에 다시 합작품을 내다니 감회가 새롭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로 내 마음을 울릴 수 있을지 기대가 컸다. 냉정과 열정 사이가 연인들을 위한 러브스토리였다면, 좌안우안은 한 여자와 한 남자를 위한 장대한 라이프스토리라고 볼 수 있다. 좌안을 읽으면서 마리의 유년시절, 청소년 시절, 20대, 30대, 40대를 함께 겪고 느끼면서 참 서글프기도, 기쁘기도, 슬프기도 했다. 마치 내가 길고 긴 강을 돛단배를 타고 혼자 항해하는 느낌이었달까..
책을 덮고 나서 한참 생각에 잠겼다. 인생이 한 줄기 강이라면 나는 지금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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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냉정과 열정사이" 보단 "반짝 반짝~"으로 광팬이 된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이라 그이름만 보고 냉큼 주문한 책이다.ㅋㅋ 에쿠니 가오리에게도 세월이 비키지 않았음을... 늘 톡톡튀고 소녀같은 그녀의 소설과는 달리 얼핏 인생이 느껴지는 내용이랄까~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그녀의 맛과 색과 소리가 느껴지는 글귀는 많지 않았지만 2권의 긴 글을 읽고 난 후 나도 모르게 "이렇게 자유롭게 거리낌 없이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생각을 하게 되기도... 가끔 내 자신을 거스르고 싶은 맘이 들때 용기가 나지 않아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살짝 비켜갔던 그 때를 자꾸만 생각나게 했다. 마리가 사랑한건 무엇보다 그녀 자신이 아니었을까? 거침없이 사랑하고 거침없이 뛰쳐나와버리는 마리에게서 "용기"를 느꼈다면 쫌 오바일지도.... 살짝 이해되지않는문화적 차이는 있었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50년 세월을 살아버린 "마리"의 삶에서 자유롭든 아니든 인생의 무게는 누구에게나 똑같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책을 읽는 내내 살짝 살짝나오는 "큐"의 등장이 그리고, 그녀의 어린 오빠의 죽음이 내내 궁금했더랬다. 문득, 차고 쌉싸롬한 레드와인이 생각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