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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나는 병원에 가는 걸 싫어한다. 사람이 많은 것도 싫고 무작정 대기하는 것도 싫고 다양한 검사를 하는 것도 싫다. 그래서 가능하면 가지 않으려고 한다. 이게 젊을 때는 가능도 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나이를 먹으니 이 또한 쉽지 않다. 그래도 다른 사람에 비해 나는 병원에 가지 않는 편이지만, 최근에 ‘암’으로 고생하는 지인들을 보며 이젠 병원도 내 생활권 안에 들어오려 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결코, 가고 싶지 않지만, 점점 가까이해야 하는 병원. 그리고 의사. 약사이신 울 시어머님도 병원에 가지 않기로는 일등이셨는데 아흔 살이 되면서는 병원에 자주 가신다. 그렇게 치료하고 예방하다 보면 100살을 충분히 사실 거라고 하시니 다행이라면 다행이겠지.
인문학 공부를 10년 정도 한 팀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인문학 공부를 하지 못하게 된 관계로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두 달에 한 번 독서 모임을 했는데, 책을 더 열심히(?) 읽겠다는 욕심으로 한 달에 한 번으로 바꿨다. 12월 독서 모임 책은 ‘이토록 재밌는 의학 이야기’란 책이다. 이런 모임이 아니면 읽기 쉽지 않을 책이다. 두께도 제법 있고, 일단. 어려운 단어와 세상 긴 서양 사람들의 이름. 한두 번 읽는다고 외워질 이름이 아닌, 그래서 어디 가서 아는 척도 할 수는 없지만 현대 의학이 탄생하기까지 이렇게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다는 걸 아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책은 모두 20개의 꼭지로 나눠 의학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질병의 원인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 대한 관점이다. 하나는 ‘본체론적 질병관’. 즉 질병을 유발하는 본체가 따로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세상에 많은 질병이 존재하는 이유는 질병을 유발하는 어떤 외부 물질이 다양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런 본체론적 질병관은 1800년대 후반 세균설이 등장하면서 힘을 얻었다고 한다. 본체론적 질병관과 대비되는 개념은 ‘생리학적 질병관’인데 이것은 외부의 침입자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생리 현상에 문제가 있어 질병이 발생한다는 관점이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질병의 종류가 다양한 이유는 환자 개개인의 생리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질병의 종류가 다양할 수밖에 없다는 것.
세상을 살아보니, 이 세상에 완전한 흑과 백은 없는 것 같다.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을 때가 더 많은데 우리는 이거 아니면 저걸 선택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이 의학의 발전을 가져온 것 아닐까? 의학뿐 아니라 지금 존재하는 다양한 철학이나 생각 그리고 정치나 경제까지. 이 책은 현대 의학이 탄생하기까지 큰 공헌을 한 사람을 중심으로 업적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왜 그들이 혁신적이었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저자가 그린 그림은 책을 읽는데 재미를 더 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렇게 어려운 공부를 왜 하려고 하는지, 왜 그렇게 의대를 가고 싶어 하는지 참. 나는 모를 일이다. ^^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엄~~~청, 긴 이름으로 설명되어 있다. 해부학, 매독이나 페스트, 그리고 스페인 독감 등.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말라리아에 관한 환경과 생명의 갈등 부분이다. 키나나무로 키니네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학적으로 클로로퀸이나 아르테미시닌을 합성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당시에는 중요했다. 키니네를 얻으면 말라리아에 효과적인 약을 얻는 것이고 클로로퀸을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것은 말라리아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라리아의 원인이 되는 학질모기를 제거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사용한 살충제 DDT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어 벌레가 죽고 이를 먹이로 하는 새들 역시 죽었다. 결국엔 생태계 맨 위의 인간이 이에 대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가격 대비성능으로 DDT만 한 것은 없지만, 그로 인해 환경은 파괴되고 그 여파로 다시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말라리아 환자가 급증하게 된다. 환경을 살리려고 저개발국가의 인간이 희생되는 윤리적 모순. 이 윤리적 모순은 아마 지금도 계속될 것이다. 이 모순을 해결할 정답도 없다. 다만 질병을 어디까지 치료해야 하는지, 그 대상을 어디까지 보느냐에 대한 기준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의사의 혁신적인 생각도 중요하지만, 의학 발달에 가장 많이 기여한 사람은 역시 환자 아닐까? 태어나 아프지 않고 죽음을 맞이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았기에 의사가 존재했고 의사들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지금의 의료 기술을 완성 시킨 가장 중요한 사람. 바로 환자가 아닐까? 열악한 의료 환경 속에서 자신의 몸을 맡긴 환자들이 아니었다면 의학이 이렇게 발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덕에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술의 도움을 받고 있는지도. ^^
의사가 되고 싶은 친구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왜 의사가 되고 싶은지, 왜 의사가 되어야 하는지, 의대에 가고 나서 어떤 공부를 할지, 어떤 가치관을 가져야 할지. 의학의 역사와 함께 생각도 함께 할 수 있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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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와 편견에서 자유로워지다. 특별한 소수가 아닌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의학은 동경의 대상이자 두려움의 학문이다. 알고는 싶으나 모르는 것에 당위성이 너무도 크다보니 알고자 하는 도전들이 큰 노력으로 보이고 수박 겉핥기 조차 대단함으로 보인다. 한 면을 채우려면 많은 점들이 모여야 함에도 아주 조금의 점들로만 허술한 면을 만들고 있음에도 그것으로 만족한다. 그러니 아는 만큼 보이고 모르는 만큼 용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던가..
이 책이 만약 의학적 과학적인 분석에 의한 서술이었다면 난 분명 이 책을 볼 일이 없었다. 또 의사가 의학에 관한 것을 일편적으로 서술했다면 교과서이니 당연 재미가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받아들일 부분과 재미를 느끼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가독성 좋고 유익하며 난이도가 높지 않다고 할까..
일단 나에겐 고대 인물들의 의학을 대하는 인류애가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계승해야 하는 점들이 있어서이다. 하물며 의학의 역사는 그런 면에서 더욱 가치있는 학문일 것이다. 의학의 영웅들이 온 인류를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기위한 노력들이 두터운 분량만큼 가득하니 이 얼마나 따뜻한 책인가.
이 책에는 오랜 시간동안 수 없이 피고 졌던 따뜻한 인간영웅들이 살아 숨쉰다. 그리고 인간의 몸에 대한 신비로움과 영원함을 배운다. 또 영웅들의 삽화가 적재적소에서 정겹고 가깝게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우연히 마주치면 꼭 감사하다고 당신들은 인류를 구한 영웅들이라고 손을 맞잡으며 감사를 전하고 싶어진다. 인간이 인간을 구한다는 의학의 진실성이 가슴 따뜻해 지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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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밌는 의학 이야기를 읽고 나서 쓰는 후기입니다... 한번쯤은 시간을 내서 읽어 볼 만한 책입니다... 단어나 표현들이 조금 낯설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해하는데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적극 추전합니다. 꼭 읽어보세요. 시간 내서 꼭 읽어보세요. 강추!!! |
| 이토록 재밌는 의학 이야기 - 고대 의학에서 정신의학, 뇌과학까지 흐름으로 읽는 의학사. 일반적인 교양의학사책으로 저자가 그림까지 그려 이해를 돕는 구성이라 신선하고 재미있게 다가왔던 책이다. 의학사에 의미깊은 사건과 관련 의학자들의 업적이 잘 소개되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