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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오랜 기간 다양한 곳을 여행하며 이런저런 경험을 모두 해본 50대를 바라보는 여행작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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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운영하는 일인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이다. 퀄리티 떨어지냐? 그렇지 않다. 바로 전에 나온 책도 재미있게 읽었기에 바로 구매 여행하면서 먹은 음식과 식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런 음식+여행은 수백권이 나온 상태 그런데 이 책이 좋은 것은 뭐랄까 중년 남성의 삶에 대한 관조와 지혜가 글 사이사이 마치 김치 배추 사이에 양념 넣듯이 켜켜히 들어있는게 반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눈에 잘 들어오고, 내가 공감하고 아, 맞아 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는지도 모른다.
"우리 인생에서 먹고 마시는 것을 빼면 뭐가 남을까, 인생은 허무한 것이고, 그 허무의 날들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는 사랑을 하고 여행을 떠난다. 고작 며칠 후면, 길어야 일년 뒤면 새까맣게 잊어버릴 슬픔과 분노를 억지로 집어삼키고 잊어버리느라 애쓰느라, 우리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게 아닐까"
"나는 알고 있다. 저마다 각자의 고민과 슬픔을 갖고 있다는 것을. 우리에겐 어떤 시도로도 이겨낼 수 없는 슬픔이 있고 그것을 고요하게 끌어안은채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서로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하는 이유다.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상처는 절대 치유되지 않는다는 것을. 상처는 영원히 상처로 남는다. 가끔 잊어버릴 뿐이지."
"한 잔의 맥주, 한 젓가락의 두부 그리고 하나의 일. 인생은 차근차근 굴러간다. 우리 인생을 살만하게 만들어주고 매일매일의 피곤으로부터 우리를 위로하는 것은 사랑이나 헌신, 열망같은 거창한 명제가 아니라 어쩌면 맥주나 두부, 토요일 오후 같은 소소한 것들일지도 모른다."
"세상 모든 일을 우리가 결정하며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 뿐이다. 까마득하게 깊은 골짜기를 걸어가며 우리는 선택하고 실패하고 좌절하지만 또다시 시도한다. 그리고 같은 실패를 또다시 반복하는 것이 인생이다. 중요한 것은 그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것이다."
사이사이 나오는 외국 뿐 아니라 한국의 그리 알려지지 않은 작은 식당들을 지도에 표시하면서 언젠가는 가봐야지..하는 결심을 하게 해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 한국의 에세이 시장은 70% 2030 여성독자들이 동년배 여성 작가의 책을 구매하고 응원하고 소비하는 구조. 이런 신에서 중년 남성 작가의 에세이는 어느새 천연기념물을 보는 것 같다. 젊은 감각과 세상에 대한 그 시기의 전형적 원망, 짜증, 한숨도 중요하지만 그 시간을 견뎌내고 넘어온 다음의 깨달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하루를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도 역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좋은 글맛이 있는 책. 앞의 1/2은 이런 느낌이 130%, 뒤의 1/2은 정보성이 강한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