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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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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인연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연이 닿아야 읽게 된다고 믿는다.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1>을 읽은 것은 2004년 8월 23일(부터 읽기 시작)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사찰의 풍경이 참 좋았다. 기회만 된다면 당장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유혹하는 책이었다. 다음 권이 나온다면 당연히 구입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2권은 2013년 11월 20일(초판발행)에 나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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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인연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연이 닿아야 읽게 된다고 믿는다.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1>을 읽은 것은 2004년 8월 23일(부터 읽기 시작)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사찰의 풍경이 참 좋았다. 기회만 된다면 당장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유혹하는 책이었다. 다음 권이 나온다면 당연히 구입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2권은 2013년 11월 20일(초판발행)에 나왔다. 너무도 늦게 나왔다. 2권의 '머리고백'에서 늦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1권은 김봉렬 저자가 글을 쓰고 글에 맞춰 관조 스님이 사진을 찍었는데 2권은 관조 스님이 사진을 찍고 난 후 돌아가시고 남기신 사진에 맞춰 글을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진에 맞춰 글을 쓴다는 것도 어렵겠지만, 스님의 유작이 된 사진에 대한 부담감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책이 9년만에 나왔는데 나는 나온 줄도 모르고 있다가 이제야(2019년에서야) 구입하고 읽게 되었다. 1권의 내용은 잊었지만, 감동은 기억하기에 2권에도 그만큼의 기대감이 있었다. 1권과 비교한다면 2권은 더욱더 풍부해진 이야기 많은 사찰을 담고 있다. 재미있다. 그런데 감동은 조금 덜하다. 글에 맞춰 사진을 찍는 것과 사진에 맞춰 글을 쓴 것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유는 그게 아닐 수도... 1권에 대한 기억이 남지 않았지만, 사찰의 찰나,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대한 소개가 내 마음을 끌었던 것 같다. 맞나...? 15년 전에 읽은 책이라서... 1권과 2권은 조금은 성격이 달라진 것 같다. 내 기억의 오류일 수도 있다.

"왕실이나 나라에서 덥석 세워 출생부터 화려한 절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적도 없는 골짜기에 한 스님이 터를 골라 토굴을 만드는 것부터 사찰의 역사가 시작된다. 그 제자의 제자쯤 되는 스님이 불전과 승방을 지어 절의 꼴을 만들고, 다시 몇 백 년 후에 큰 스님이 나타나 큰 중창불사를 벌여 지금 우리가 보는 절을 만든 것이다."(29쪽)

절마다 이야기를 품고 있다. 어떤 유명한 스님이 절을 세웠다는 이야기 말이다. 그런데 역사를 짚어보면 시기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큰 스님이 있기 전 이미 절은 있었거나, 없었거나 하는 것말이다.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절은 위의 인용처럼 작게 시작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야기를 품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 오래되다 보면 전승되는 이야기가 생겨난다. 이 책은 사찰의 역사를 짚으면서 품고 있는 전설을 소개하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5개의 소제목에 4개 혹은 5개의 사찰을 담아 모두 22개의 사찰과 폐사지를 전하고 있다.

첫번째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여는 곳'이라는 작은 제목에는 서산 개심사, 하동 쌍계사, 금강산 보덕암, 남해 용문사를 담고 있다. (우선 이 책이 소개하는 22개의 사찰들 중 화순 운주사 외에는 가본 곳이 없다. 앞으로도 얼마만큼 가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작년 여수에 갔을 때 흥국사를 가보고 싶었는데 너무너무 더운 탓에 엄마와 조카가 반대를 하며 혼자 가라고 했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 중 작은 사찰이라는 남해 용문사가 내 마음을 끌었다. '용문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들의 본거지로 유명했고, 18세기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수국사守國寺'가 되었다고 한다. 전형적인 조선 후기의 모습을 가진 절로 소략한 가람이지만 당당하고 장엄한 대웅전을 가진 절이라고 한다. 이 대웅전 뒷산에 차밭을 일구어 놓았다. 사진에 담고 있는 절과 어우러진 차밭의 모습이 장관이다. 일상다반사라는 말은 늘 흔히 있는 일이라는 뜻으로 자주 차를 마신다는 절집 생활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호구산 중턱, 급경사지에 자리했다는 이 산사를 찾아가 차를 얻어 마시고 차밭을 거닐어 보고 싶다.

두번째 '고려 사원에서 조선 절집으로'라는 작은 제목에는 춘천 청평사, 청양 장곡사, 보은 법주사 팔상전, 고창 선운사와 참당암, 여수 흥국사를 담고 있다. 처음 소개하는 춘천 청평사는 내가 현재 근무하는 곳에서 차를 타고 30, 40분만 가면 되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내 마음을 끌었다. "절을 포함한 2km의 긴 계곡에 숨겨진 거대한 비밀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 계곡은 국내 최대의 정원이 조성되었던 곳으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 된 고려시대 정원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단순히 자연을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원 자체를 선 수행의 수련장으로 삼았던 선의 정원, 또는 선의 장원-선원과 선장-으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67쪽) 청평사는 고려 초 973년 중국 후당의 승려 영현선사가 백암선원을 창건하면서 시작된 곳이라고 한다. 주인이 사라지면서 한동안 폐허로 남았다가 빼어난 경관에 반해 고려 문벌인 인주 이씨 가문의 이의가 개인 선원을 열었다고 한다. 이곳을 정비한 것을 이의의 아들 이자현으로 청평산 골짜기 전체를 선원으로 조성했다고 한다. 정원은 길이 2km 계곡을 중심으로 60,000여 평의 방대한 면적에 최소한의 인공을 가해 본 절을 중심으로 아래쪽에 구성폭포와 영지 구역, 위쪽으로 서천 구역, 선동 구역, 견성암 구역으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오랜 세월 위세를 유지했지만, 조선 말 여러 차례 화재로 폐허가 되었다가 20세기 말 복원되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 '쓸려 가고 묻혀 버렸지만 밝은 눈을 크게 뜨면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청평사를 가 보고 싶다.

세번째 '믿음으로 지은 부처의 세계'라는 작은 제목으로는 경주 탑골 부처발위, 강진 무위사, 영주 성혈사 나한전, 순천 송광사 영가각을 소개한다. 윤회의 때를 씻는 곳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순천 송광사는 1200년 보조국사 지눌이 정혜결사를 열고 설법을 시작한 절이다. 송광사는 명성에 걸맞게 가람 건축도 대단했는데 2,000여 칸, 100여 동의 건물이 밀집되어 있었고, 지붕들이 이어져 우천시에도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경내를 다닐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전쟁 때 절의 중심부가 폭격을 맞아 대웅전을 비롯 반 이상의 전각이 사라졌지만, 주변부 건물은 현재까지 보존되어있다고 한다. 이후 여러 차례 중창으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절에 들어갈 영가들이 하룻밤을 지내며 세속의 때와 한을 씻는다는 척주당(남자 영혼이 묵는 곳)과 세월각(여자 영혼이 묵는 곳)이 한 칸의 최소한의 규모로 절 입구에 있다고 한다.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불교가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해탈이란 윤회의 순환 고리를 끊고 영원히 자유로운 존재인 부처가 되는 것',  '해탈하는 주체도, 윤회하는 주체도 영혼이며, 육체는 한 생애의 혼이 담기를 그릇에 불과'해 영혼은 육체를 떠나서도 업의 멈에를 짊어지고 영가란 해탈하지 못한 모든 영혼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영가가 하룻밤 묵는 곳이 척주당과 세월각이라는 곳이다. 영가를 인격체로 대우하고 이를 담는 건물까지 인격화시킨 것은 엄격한 의미에서 비불교적인 것이라고 한다. 이 건물은 조선시대 유교적 관습이 만들어 낸 건물이라고 한다. 한국 불교의 근단이 되는 (중심부를 제외하고)오랜 시간을 이어져온 고사찰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

네번째 '건축이 사라지면 가람이 나타난다'라는 작은 제목으로 경주 골굴사, 합천 영암사지, 충주 미륵대원, 화순 운주사를 소개하고 있다. 화순 운주사는 KBS1에서 '천문도를 재현한 가람'이라는 방송을 본 친구가 감동을 받고 가보고 싶어해서 찾았던 절인데 이 책에서는 그것을 부인하고 있어서 지금까지 그렇게 믿어왔던 마음에 실망을 안겨주었지만 오래전 운주사를 찾았던 기억이 되사라나고 그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며 운주사 편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섯번째 '부처는 산이요 가람은 자연이다'라는 작은 제목으로 문경 봉암사, 만폭동의 사암들, 문경 사불암, 창녕 관룡사, 해남 미황사를 전한다. 소개하는 사찰마다 저마다의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뛰어난 풍경을 가지고 있어 모두 찾고 싶은 곳이지만, 무엇보다 이 다섯번째의 작은 제목이 마음을 사로 잡는다. 유홍준 작가가 "우리나라는 산사의 나라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우리 역사 속에서 뗄 수 없는 것이고 우리가 불교를 믿던 안믿던 친숙하고 마음 한편 호감을 갖는 것이 불교인데 부처는 산이요 가람은 자연이라는 말은 산사의 나라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천주교를 믿고 있지만, 종교와 상관 없이 절을 찾으면은 마음이 차분해지고 부처상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게 된다. 탑을 보면 소원을 빌며 탑돌이를 하고 싶어진다. 우리나라의 산천에 산사가 있으므로 해서 그 정취가 더 깊어진다. 이 책은 역사를 짚다보니 불교가 어떤 것인지도 전하고 있는데 그 깊이를 다 알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어서 좋은 책이다.

o********o 2019.08.26. 신고 공감 8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