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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나오는 곳은 전부 시궁창이야. / p.23
이 책은 정지음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그동안 작가님의 에세이는 드문드문 읽었는데 소설이어서 색다른 느낌을 접한 작품이다. 에세이만 보더라도 유쾌함의 끝을 달리는데 직장생활을 다룬 소설이라니 안 읽고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당시에 미리 사두고 내내 타이밍을 보던 중 직장에서 많이 힘들 때 위로를 받는 느낌으로 조금씩 읽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김다정이라는 이름의 직장인이다. 전체 구성원이 5인도 되지 않는 국제마인드뷰티컨텐츠그룹에서 1인 팀장이자 대리로 근무하고 있다. 그녀의 직장에서 벌어지는 답은 물론, 근본조차도 없는 일화들이 하나씩 에피소드로 등장한다. 총 스물여섯 편의 이야기가 짧게 실려 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부분이 지금까지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는 대표의 말 한 마디로 시작된 김다정의 반응이었다. 새로운 신입 사원이 대표인 박국제보다 일찍 퇴근했다. 다음 날, 박국제는 선임이자 사수인 이수진에게 이러한 점에 대해 지적한다.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그렇게까지 잘못이 아닌 일을 가지고 신입 사원은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 자신의 행동도 아닌 일에 연대 책임으로 대놓고 혼나는 이수진 과장은 억울한 상황이 되었다. 그 지점에서 박국제는 목소리만 듣고 "이 과장 너인 줄 알았어."라는 명언을 남긴다.
여기에서 이 이야기를 들은 김다정 대리는 이를 힙합으로 응용하기로 한다. 박국제의 그 명언을 녹음했고, 비트에 이 목소리를 그대로 녹인 것이다. 하나의 랩을 만들었던 것인데 흔히 요즈음 말하는 MZ세대의 해소법이지 않았을까 싶다. 박국제의 다른 행동들도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이 지점에서 유독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김다정의 방법은 너무 속시원하면서도 통쾌했다. 유쾌하다고 느낀 부분이었다.
두 번째는 굴러들어온 경력직 신입 보정의 등장이다. 그야말로 보정이라는 인물은 어느 회사에서나 있을 법한 얄미운 직원이다. 경력직이라는 이유로 다른 직원들을 무시하면서 휘두르고, 대표인 박국제에게는 살살 비유를 맞추는데 이 지점이 과거의 트라우마를 떠오르게 했다. 심지어 보정을 감싸고 도는 박국제의 반응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면서 읽었다. 신입 후배 직원을 들이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으로서 유독 강렬한 현실감으로 와닿았던 내용이었다. 아주 지극히 결말마저도 그렇게 느껴졌다.
가볍게 읽히지만 무겁게 공감이 되었던 작품이었다. 스타트업이 아니지만 5인 미만의 작은 회사에 근무하는 대리로서 너무나 김다정이 또 다른 나의 자아인 것처럼 느껴졌다. 문체나 스토리는 술술 읽을 수 있지만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중간에 쉬지 않으면 혈압이 오를 수 있을 정도이기도 했다. 반면, 김다정의 행동은 흔히 말하는 인터넷에서나 볼 수 있는 비현실적인 반응이었다. 그렇기에 사이다 같은 시원함과 고구마 같은 답답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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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에서 쓰는 단어인 벤더라는 걸 이해하고 싶어 한참 상대의 말을 들었다. 대형마트에 행사팀으로 들어갈 수 있게 중간에 다리를 놔주는 거군요. 중언부언의 말 끝에 내가 이해한 내용이었다. 그럼 사업자등록증과 통장 사본 보내주세요 했더니 자기가 지금 짐 정리가 끝나서 통장이 없단다. 두 개 보내주셔야 입금이 됩니다. 왜 이렇게 빡빡하게 구냐고 융통성이 없다고 전라도 사람이라서 그러냐고.
음. 여기서 나의 문제점은 모욕의 말을 들어도 그게 모욕인지 농담인지 생각하는 순간이 길다는 거. 판단 능력이 재빠르지 않다는 거. 나이와 결혼 유무를 묻길래 나는 또 왜 등신처럼 고분고분 말하고 있는지. 갑갑하게 구니 그 나이 먹도록 결혼을 못 한 거냐고. 웃다가 농담이라고. 그래도 안 된다고 서류 보내주시라고 했더니 나에게 깝깝하게 군다고 서너 번은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하. 작게 한숨을 쉬었지만 얼굴이 뜨거워질 정도의 화는 나지 않았다. 상대의 말투가 웃겼고 벤더라는 걸 길게도 설명해 줘서. 그냥 하는 헛소리라고 생각했다. 집에 돌아와서 정지음의 『언러키 스타트업』을 읽으며 낄낄거려서 낮의 일은 에피소드 정도로 지나갔다. 책의 시작은 SGC TEST라는 이른바 시궁창 테스트로 포문을 연다. 수능 볼 때보다도 더 진지하게 문제를 읽고 점수를 더했다. 나중에 @@ 님에게 해보라고 했더니 전투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점수를 합산하더라. 근래 본 모습 중에 제일 진지해서 빵 터졌다.
같은 곳에서 일해 그럴까. @@ 님과 나는 약한 파동형으로 결괏값이 나왔다. 서로 조심하자. 불행의 초입이라니까. 『언러키 스타트업』은 '국제마인드뷰티콘텐츠그룹'이라는 이름만 들었을 땐 뭐 하는 회사인지 잠시 고민하게 만드는 곳에서 벌어지는 웃음과 슬픔의 난장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대표 박국제를 중심으로 그의 온갖 변덕과 광기를 등에 짊어진 채 일하는 다정, 수진, 지구, 혜은, 보정의 이야기는 웃으면 안 되는데 가차 없이 웃긴다.
특히 주인공인 김다정 DJ 주임은 소설 속 인물인데 나 같아서(문예창작학과 나왔다고 사훈을 캘리그래피로 쓰라는 에피소드에서는 눈물이 났다) 과몰입해서 읽느라 내가 박국제 밑에서 일하고 있다는 망상에 빠지기도 했다. 박국제. 아, 박국제. 대표 박국제를 어떻게 해야 할까. 할 수만 있다면 드라마 《 W 》에서 보여준 기법처럼 소설 속으로 들어가…. 들어간다고 해도 현실의 이 성격으로는 다정 주임님처럼은 못 하겠지. 박국제의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온몸으로 흡수해 병이 들고 그러다 죽겠지.
-맞다. 니들 블라인드 해 달랬지? 내가 그거 당장 해 줄게. -… …. -이야, 여수 다녀오면 사무실이 더 아늑해지겠어. 김다정이 오늘 소원 풀었네, 안 그래? 나는 마지못해 감사하단 대답을 웅얼거렸다. 직장인의 '감사합니다'는 때로 경멸의 뜻이기도 했지만, 대표들은 늘 그것을 몰랐다. 몰라도 돼서 몰랐고, 모르는 게 나으니까 몰랐고, 실제로도 그냥 몰랐다. (정지음, 『언러키 스타트업』中에서)
맥락 없이 '감사합니다'를 연발하고 있는 요즘이다. 다정 주임님이 주말과 맞바꾸며 블라인드를 획득하는 장면에서 박국제한테 감사합니다를 말하는데 감사할 상황도 아닌데 감사합니다를 추임새처럼 말하는 내가 왜 그러고 있지 했는데 그 장면을 보고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의 감사합니다는 상대를 어쩌지는 못하겠고 그저 밉고 싫은 경멸의 감정을 숨기는 방어기제라는 것을.
책을 읽다가 배를 그러안고 넘어질 정도로 몹시 웃는 포복절도의 순간을 근래 들어 맞이한 적이 있던가. 자야 되는데 하면서도 『언러키 스타트업』을 놓지 못했다. 뒤로 갈수록 환장과 난장과 막장이 이어지며 배가 끊어질 정도로 웃겼기 때문이다. 대표 악당 진짜 대표인 박국제가 벌이는 악당 같은 짓을 보고 있으니 그간 내가 당했던 설움과 모욕과 슬픔이 쓰나미 같은 기세로 밀려들다가도 웃기니까 웃었다. 나만 이러고 사는 게 아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구나 위로받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언러키 스타트업』은 강제로 위로를 주입해 주고 장렬히 끝났다.
어째 드라마나 영화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인물과 사건과 배경이 완벽하다. 어떤 개소리를 들어도 타격감 없이 웃게 된 건 다행한 일인지. 그날 내가 전화 통화에서 들은 이야기를 깔깔거리며 @@ 님에게 해줬더니 그거 전라도 비하 아니냐고 화를 내주었다. 그래 약한 파동형끼리 이렇게라도 하루하루 버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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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러키한 일상 26편이 모여 우리의 삶의 소소한 의미를 들려준다.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보여주는 시트콤 소설인데, 짧은 이야기 속에서 우리네 삶의 거의 모든 게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작으로 이미 그 분위기를 연상하고 있었지만, 이 작가의 다음 출간작이 기대될 정도로 읽는 재미가 있다. 음, 웃음이 나면서도 슬퍼지는 게 우리 삶이라고 정의해도 될 만큼,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아냈다.
배경이 회사이다 보니, 많은 사람의 직장 생활 이야기를 잘 담아냈다고 한다. 많은 독자가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단순히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읽다 보면 금방 알아챌 수 있다. 그만큼 공감의 깊이도 깊을 것이고, 어느 사무실 안의 장면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도 있다. 또 하나의 작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이 우리를 얼마나 울고 웃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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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배경으로 한 시트콤같은 느낌입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 또는 다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특히 스타트업 회사들의 현실에 대해 잘 풀어냈고, 그 안에서 어떤 에피스드가 생기는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 정지음 작가님의 언러키 스타트업을 구매하고 읽은 후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소설을 읽고 싶어서 추천을 받은 책이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시트콤인가요? 직장생활에 공감하면서 웃고 울고 읽은 것 같아요. 정말 돈 버는 곳은 다 시궁창인가 봅니다ㅠㅠㅠ |
| 스타트업의 현실과 도전 과제를 진솔하게 담아낸 소설이다. 이 책은 창업자들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과 실패,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하는 희망과 성장의 과정을 그린다. 작가는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생생하게 묘사하며,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공감과 통찰을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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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ADHD의 슬픔이라는 책을 통해 작가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후속작도 기대하며 읽었는데 저는 후속작인 이 책이 개인적으로는 더 재미있었습니다. 이 책은 스타트업, 특히 소위 좋...소라고 불리는 영세한 회사에서 벌어지는 리얼버라이어티같은 사건들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너무 리얼하게 쓰셨다보니 읽을 때는 어이없고, 웃겨서 깔깔대며 공감 1000퍼로 읽게 되는데 다 읽고 나니 입이 씁쓸했습니다. 현실은 즐겁지 않지만 그 현실을 존중하며 버텨버리는 직장인인 나를 직면한 기분이라고 할까요? 다만 씁쓸한 건 다 읽고 내 삶을 돌아봐서 생기는 감정일 뿐 책 자체는 전반적으로 공감하며 술술 읽히는 술술템입니다.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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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미만 스타트업회사에 다니는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회사생활 깽판치기 잘봤습니다ㅎㅎ 사장이 저 모양인데 퇴사안하고 계속 욕하면서 다닐까봐 보는 내내 조마조마 했습니다. 저런 회사가 있다고?싶겠지만 셀수없을 만큼 많이 있겠죠? 회사가 아니다 싶을때는 뒤도 안돌아보고 나오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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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박수 발박수 치며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책입니다 어렵고 진도 안나가는 책들 잠시 접어두고 맞아 맞아 공감하며 웃으며 가볍게 읽고 싶을때 아주 좋은 책인것 같네요 전 직장과 비교하며 같은 캐릭터 찾아내며 욕도하고 비웃어도 주며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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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음님이 쓰시고 민음사에서 출간한 언러키 스타트업을 읽고 쓰는 리뷰예요 추천글이 많아서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인데요 이번에 구매해서 읽었습니다 너무 유쾌하고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네요 회사가 배경이라 공감도 하고 직장생활을 잘 녹여낸 작품같아요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