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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사람을 얼마나 나약하게 만드는지, 모든 방어기제를 해제한 채, 온순한 동물로 만드는지, 겪어본 이들은 알리라. 외롭게 떠도는 두 사람이 만났고 가정이라는 고유명사를 뿌리친 채 어느 순간 깨닫는다. 자신의 배우자와도 지금과 같은 시절이 있었노라고, 시간이라는 몹쓸 것이, 익숙함이라는 안일함이 삶과 관계를 뒤흔든 것뿐이었노라고. 아니 이건 애써 합리화하는 허울에 불과하다. 사랑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사랑받는 것이고,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다. 로라 부부, 정확히는 로라의 남편은 스스로 삶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해 보기 애처로울 정도로 자의식에 똘똘 뭉친 사람이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누군가를 사랑할 여유가 있을까. 자기 마음의 섬 하나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타자를 들일 공간도, 여유도, 관심도 없다. 그래서 그런 상대와 함께하는 이들은 대개 외롭기 마련이다. 인간은 영원한 혼자, 영원히 고독한 존재라는 것은 변함없지만, 근본적 외로움과 파생되는 외로움은 다르다. 자신에게서 발현되는 외로움은 악착같이 견뎌내려 하지만 누군가로부터,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외로움은 쉬이 견뎌내기 어렵다. 외롭다는 자각이 들 때가, 그런 순간이다.
"누구나 가면을 쓰지 않을까요. 누구나 스스로 자기 모습을 만들어가잖아요. 문제는 자신이 만들어낸 모습에 만족하는지의 여부겠죠."-204쪽
언젠가부터 우리는 '가면'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하게 되었을까. 나는 이 '가면'이라는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나. 스스로 솔직한 사람이라 말하면서도 내심 좋은 인상의 사람으로 남기를 바라고 때로는 너무도 낯선 날 선 심정과 불신의 경계에서 머물러있는 나를 본다. 극단을 오가면서 어떤 게 나의 진짜 모습인지 궁금할 때도 있다. 사실, 모든 게 나의 모습이다. 다만 내가 받아들이지 않거나 받아들이기 두려운 것일 뿐. 로라와 코플랜드, 그들 각자는 각자의 가면에서 해방되어 서로를 향한 모습만이 진실이라 믿었다. 단 5일간의 불꽃 같은 사랑 앞에서 말이다. 하지만 사랑이 끝난 후, 과연 그들의 어떠한 모습이 진짜였고 가면을 쓴 모습이었는지가 중요한 문제일까. 만나기 전의 삶이 진짜이던 서로가 함께했던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나에게 없을 모습이던 그런 것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 살면서 다시 없을 사랑이라 믿었지만, 지속되지 않았다는 것, 그게 중요한 것일 뿐. 앞으로도 살아갈 날이 무수하다. 끊임없이 나의 다른 모습을 목도할 때도 부지기수일 테다. 모든 것은 존재하는 그대로의 나이지, 내가 만들어낸 모습인지 아닌지의 진실 여하는 중요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향한 시선이 봄날처럼 푸근해질 때가 있다. 바로 타자와 나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것을 온몸으로 자각할 때가 그렇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상대도 좋아할 때가 그렇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변화하면서 그에 따른 '좋아하는' 사람도 변화하게 됐다. 예전보다 책을 즐겨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내 이상형은 책읽기를 즐기는 사람이 1순위가 되었다. 내가 읽은 책을 중심으로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고 각자의 의견을 통해 삶을 정비하는 기분 같은 게 좋다. 로라와 코플랜드는 그랬다. 독서를 즐기는 로라와 소설가의 꿈을 키웠던 남자의 공감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분명한 것 아닌가. 대화만큼 사람 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안성맞춤인 매개도 없다. 대화, 소통의 물꼬가 관계의 시작에 다름아니니까 말이다. 이처럼 사랑의 불꽃이 튀는 순간은 시각적인 부분을 차치하고 대부분 소통을 통해서이다. 그렇게 보자면 우리는 얼마나 불통의 시대에서 살고 있는 걸까. 결국 로라를 힘겹게 한 것도 남편, 아이들, 즉 가족으로부터 오는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외로움이었으니까...
"중요한 건 어느 누구도 자기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거야. 인생의 길에서는 모든 게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으니까."-45쪽 인생은 그랬다. 지금 세상의 중심에 있다가도 한순간에 휩쓸려 사라질 수도 있는 것, 바로 그런 게 인생이었다.-109쪽
『파이브 데이즈』는 사랑을 축으로 하여 인생 전반을 아우르는 소설이라고 해야겠다. 운명에 순응하며 살아왔던 한 여자가 인생에 두 번 다시 없을 거라 믿은 열정적인 사랑을 경험하고 그 사랑을 통해 삶이 변화하는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해낸 소설이다. 사람은 성장한다. 사랑을 통해, 사람을 통해, 멈춤 없이 끊임없이, 성장한다.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사랑을 만나는 순간 앞에서 삶을 얼마나 살아왔는가 같은 건, 정멸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어린 나이에 첫사랑을 말할 때는 나이가 어려서라는 억지스러운 당위를 갖다 붙이며 합리화할 뿐이지 않던가. 나이가 적든 많든 사랑 앞에서 인간이 성장한다는 건 변함 없는 불변의 진리이다. 살다 보면 로라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인생을 되돌아봐야 할 때가 있다. 불현듯 깨닫게 된다. 이대로 괜찮을까,에서 나아가게 된다. 이래서는 안될지도 몰라, 라고. 로라에게는 그런 순간이 불꽃 같은 사랑을 통해 발현됐다. 그래서 얼핏 사랑 소설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이 소설은 지극히 한 여자의 성장을 담은 성장 소설이라고 봐야 한다. 육체가 아닌 정신적 성장은 멈춤이 없다. 생을 다하는 날까지 정신적 성장은 계속된다. 그에 힘겨운 순간이 오면 회피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어진다. 별다른 도피처가 없다 느낄 때는 그저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로라는 애정이 사그라진 무덤덤한 남편과의 결혼 생활도 시간이 흘러서, 나이가 들어서 예전 같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대개의 중년 부부들이 비슷한 상황이라는 보편성으로 위안 삼기에 급급했다. 운명을 그저 받아들이며 살아갔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게 찾아온 단 5일간의 사랑은 기존에 그녀가 가졌던 가치관, 체념해왔던 지난 나날, 삶의 방식 등을 바꾸고도 남았다. 일생일대에 다시 없을 사랑이 찾아온거라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사랑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건 순간의 경험을 통해서이다. 긴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다. 단 1초라도, 운명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로라가 코플랜드를 만났던 순간이 그러했고 그 순간을 통해 두 아이의 엄마, 누구의 아내라는 이름에서 벗어나 진정한 로라 자신으로 거듭나게 됐다. 모든 이들이 공감하고 동조할 단 하나의 성서와도 같은 가르침, 사랑의 필요조건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게 아니다. 공기에 떠도는 미세먼지의 입자만큼이라도 사랑을 통해 변화하는 순간은 온다 아니, 사랑이 아니라 그 무엇이라도, 인간이 달라지는 순간은, 진정한 자아로 거듭나는 순간은 살면서 꼭 한번은 당도할 거라고 본다. 이렇듯 인생을 재정립해야 하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게 마련이다. 단지 얼마나 빠른가 더딘가의 차이, 어떠한 경험을 통해서인가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런 순간이 왔을 때 뒷걸음질치는 겁쟁이만 되지 않는다면, 인생은 어떻게든 나아가고 정립된다.
*여러분, 오랜만이에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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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우연들이 겹치면서 우리는 한 자리에 있게 되었어. 우리가 선택하지 않을 경우 우연은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가 선택해야만 우연은 비로소 인연으로 바뀌지. -P330
우린 좌절을 견디는 법을 배우고 깨닫고 익숙해지며 살아간다. 이런 힘든 과정이 연속되어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간다. 희망은 우리 모두에게 공통으로 존재하는 단 하나뿐인 바람이니까. -P367
앞으로 살면서 어떤 일이 닥치든 선택의 바탕은 단 하나일 거예요. 바로 희망이죠. 희망은 우리 모두가 매달리는 생의 필수품이죠. -P435
로라의 생각을 따라가며 그녀의 직업, 부모와 가족 관계 등으로 스토리는 맥을 이어간다. 소위 성장소설이라 하면, 청소년 소설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뒤늦게 사랑이 찾아온 한 여성의 성장 이야기를 담았다. 적어도 사람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 발전을 거듭하지 않던가! 로라를 비롯해 그녀와 격정적인 사랑에 휩싸이던 코플랜드, 그리고 로라의 남편 댄, 이들은 모두 가부장적이고 억압적인 부모, 자녀에게 올바른 사랑을 심어주지 않는 냉정한 부모로 인해, 스스로가 원하던 소망과 꿈을 접고, 격식과 권위 앞에서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며 순종적으로 살아왔다. 그러한 젊은 시절의 선택으로 말미암아 중년이 될 때까지도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한 이들이 그들 부모 세대들의 우울한 모습을 취하거나 그릇된 모습을 갖고 있다. 중년 여성의 사랑과 삶의 가치를 그린 '로라의 5일 간의 여정'은 진지한 성찰을 촉구한다. 로라는 영상의학과 베테랑 기사다. 그녀가 하는 일은 상호모순적이다. 암을 확인하기 위해 스캔을 하는 일이 그녀의 일이지만 암에 걸린 사람들을 대할 때면 가슴이 아프다. 남편 댄과는 결혼한 지 23년이 되었고, 댄이 실업자가 된 지는 2년 가까이 된다. 일자리를 잃은 댄은 자주 화를 내고, 늘 마지막에는 제풀에 사과한다. 가정의 안정은 댄이 실직하면서 갑자기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아들 벤은 메인주립파밍턴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2학년생이다. 댄과 벤은 사사건건 의견이 맞지 않는다. 아들 벤이 창의적이고 내성적이고 신중한 반면, 고등학교에서 치어리더인 딸 샐리는 외향적이고 자신만만하다. 그속에서 로라는 남편과 아이들 모두의 관계가 적절한 타협점을 이룰 수 있도록 애쓰며 살아간다. 댄은 아버지로부터 애정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끼며 자란 남자지만, 강한 남자가 되려고 발버둥 치며 살아왔다. 댄은 자신이 늘 이상한 아이로 여긴 아들, 자신의 기대와 거리가 멀어보이던 벤이 세상 사람들에게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성공해가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20년 넘게 가정을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던 로라에게 영상의학과 학술대회가 찾아온다. 그 짧은 여정에서 보험 세일즈맨인 코플랜드와 불꽃같은 사랑을 한다. 하지만 온갖 사랑의 맹세와 미래의 계획으로 들떴던 그들의 광기에 가까웠던 사랑은, 비겁하고 소심한 세월의 습성을 끊어내지 못한 코플랜드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불과 사흘 만에 막을 내리고 만다. 그의 아버지에게 굴복하듯 현실에 굴복한 것이다. 그러나 로라는, 상처받은 상실의 슬픔 끝에 삶의 가치와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이 갇혀 있던 곳이야말로 절망의 덤불이었음을, 슬픔은 자신이 견뎌야 하는 삶의 조건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왔음을, 뒤늦게 찾아온 사랑때문에 아팠지만 행복을 찾을 가능성과 마주하기로 한다.
부모라는 그늘을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겨운 싸움인지, 그 속박을(부모들은 안전한 울타리라 하겠지만) 걷어내는 것이 얼마나 큰 투혼을 불살라야 하는 것인지, 가족과 부모라는 허울 좋은 울타리가 실은 자녀의 미래에 올가미가 될 수도 있음을 이 책은 증명한다. 요즘은 부모 자식 간에도 합리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개인의 의사존중과 인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무조건 부모가 명령하고 자녀가 복종하는 식의 수직적인 관계에서 수평적인 관계로 가족관계가 변화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 책은, 미국인 작가가 썼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미국인 가정이 보수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음인지 단지 작가가 이러한 가정만을 차용한 것뿐인지는 모르겠으나, 등장인물들은 상당히 권위적인 부모들의 영향으로 인해 자신의 꿈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할 뿐더러 그 권위에 덧씌워진 올가미를 평생 누더기처럼 입고 살아간다. 성장 환경과 배경은 어른이 된 뒤에도 얼마나 큰 삶의 굴레로 작용할 수 있는지를 목격하게 된다. 이런 모습은 미국인 가정의 모습이기보다는 우리 한국인의 정서에 더 근접하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권위적인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아 자녀들에게도 투사시키는 댄은, 자신의 열등감을 무의식적으로 자녀의 원인으로 돌리는 못된 가장이다. 부모로부터 칭찬을 받아본 적이라곤 없었기에 자신의 능력 이하로 평가절하하며 자학하는 로라, 자기 확신이 없고 능력을 믿지 못해 수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한 코플랜드. 그들은 인생의 중대한 변화 앞에서 많은 것을 포기하며 관성적으로 살아왔고, 변화를 두려워해 능력을 매몰시켰다.
결혼이라는 제도와 함께 20년 넘게 부부로 살아가는 이들이 부부로서의 매너를 얼마나 잘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결혼에 대한 단순한 소속감이 아닌, 진정 "당신과 함께 해서 행복해"라고 얘기해 줄 수 있는 부부가 과연 몇이나 될까? 애정 없는 부부 사이가 얼마나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부부가 서로에게 경멸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절대로 불행을 멈추기 힘들다. 오래된 부부는 늘 가까이에서 지내다 보니 서로의 매력을 쉽게 간과하게 된다. 가장 특별해야 할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무시 당하거나 천대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붙들 필요가 있다. 로라는 열심히 살기 위해 애썼지만 자신의 인생에서 더 큰 가능성을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오랫동안 자신을 희생해가며 지켜온 가족이었지만, 그녀의 행복은 비어 있었다. 사람이 달라질 각오만 있다면 인생은 언제나 경이를 드러내며 열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경이를 스스로 껴안아야 한다. 상대가 부모든 사랑하는 연인이든 사랑은 자신감을 심어준다. 정말 특별하고 발전적인 가능성을 채워준다. 그 사랑 때문에 살아갈 목적을 찾고 자기자신도 충만하게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사랑받고 있다는 자신감은, 자존감이 상승하고 이는 자기긍정으로 이어진다. 늦었다고 한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던가! 끔찍한 상실의 슬픔 뒤에 로라는 올바른 선택을 하게 된다. 그동안 겪어온 슬픔, 인생의 온갖 어려움과 고난을 보상 받기라도 하듯. 스티브 맥퀸이 주연한 영화 [빠삐용]에서 빠삐용이 자유의 꿈을 향해 수많은 탈출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포기를 모른 채, 종국엔 탈출에 성공한다. 이미 늙은이가 되었지만 기뻐하던 함성이 로라의 현재 모습은 아닐까? 너무 역설적이고 과장된 나만의 해석일까?
당신이 부모라면, 당신은 자녀의 상상력과 가능성을 막는 부모인가? 당신이 자녀라면, 당신에게 열린 상상력과 가능성을 스스로 막으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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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가능하면 끝까지’.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바람, 도박, 폭력. 이런 이유가 아니라면 결혼의 책임과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즈음 나는 이런 생각에 살짝 의문을 품게 된다. 사랑하는 마음 하나 없이 형식적인 부부로 살아가는 것. 그게 과연 맞는 것일까? 얼마나 살지 모를 인생. 감정 없는 사람과 사는 것이 진짜 행복인 것일까? 아이가 없다면 어떤 결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만 아이가 있는 상태에서의 결정은 사실 쉽지 않다. 조금 더 나이를 먹고 아이가 자란다면 보다 유연하게 생각할지 아직은 모르겠다. 인생이란 어느 것에도 틀에 짜여진 정답이 없기에 오늘도 나는 생각해 본다. 만약 나라면.....? 주인공 로라는 영상의학과에 근무하는 촬영기사다. 환자들의 병, 특히나 암을 제일 먼저 발견하는 주인공인 로라는 환자들의 희비로 인해 마음이 아프다. 23년 결혼 생활을 이어온 로라는 그런대로 무난하게 살아왔지만 남편의 실직과 아들 벤의 실연, 그리고 자유분방한 딸로 인해 머리가 복잡하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모두 남편과 아이들을 위한 삶이었다. 자신에게 제대로 집중할 수 없고 투자할 수 없었던 로라는 영상의학과 학술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보스턴에 간다. 그곳에서 로라는 보험 세일즈를 하는 코플랜드를 만나 미친 듯 사랑에 빠진다. 처음으로 혼자 떠난 5일간의 여정. 그 시간동안 로라는 23년간의 결혼 생활에 대해 생각하고 현재 자신에 대해 생각한다. 로라는 코플랜드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제외하고 오로지 로라 하나만을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녀는 결혼 생활동안 과연 행복했을까? 결혼 생활 전체가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비록 결혼이라는 선택을 할 때 이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했는지 진지하게 의문을 품지 않았을지언정.. 불타오르는 열정적인 사랑이 없었어도, 반복적인 사랑의 행위를 했어도, 결혼 전체가 불행하다고 치부한다면 그 사이에서 낳은 아이까지 부정하게 되는 것 같으니까. 23년이란 결혼 생활동안 행복한 순간도 있었고 불행한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다만 23년이 지난 현재 아이들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남편 또한 심드렁한 게으름이 지속 되다 보니 짜증이 났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차에 만난 코플랜드는 아마 다른 세상의 남자였을지도 모르겠다. 말도 통하고, 아는 것도 많은, 그래서 자신과 딱 어울리는 멋진 남자. 하지만 생각해 본다. 내 남편도 누군가에게는 말이 통하고 아는 것도 많은 멋진 남자 일 수 있다는 것. 로라는 이혼을 택했고 그 남자와 이뤄지지는 않았다. 모든 것을 버린(?) 여자와 자신의 테두리를 버리지 못한 남자. 하지만 그 둘이 이뤄졌어도 어쩜 또 다른 비극이 생겨버렸을지 모른다. 비록 그와 결합할 수 없었지만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 로라는 자유롭게 또 다른 사랑을 찾을 수도 있게 되었으니까. 로라는 그나마 이혼을 하며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사례는 아닌 것 같다. 이혼이라는 것. 부부간의 문제 해결이 이혼일 수도 있지만 서로에게 좀 더 노력하는 것도 문제 해결의 또 다른 방법일 수 있다. 나도 15년의 결혼 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게 있다. 남편은 나와 너무 다르구나... 초창기에는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싸우기 싫어서 무시하기도 했으며, 미워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넘어간다는 것을 느끼고는 좋은 말로 부탁하는 방식을 취하게 되었다. 가능하면 남편의 의사를 묻고, 남편의 결정을 존중하고, 선택은 남편이 하도록 하는 방법. 이후엔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그렇다고 남편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근데 남편도 나와 똑같지 않을까? 그도 나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다만 가장으로 참고 견디는 것일지도.. 결혼을 유지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것인지, 이혼을 택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른다. 다만 둘 중 어느 게 좋다 라기 보다는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혼을 통해 새로운 삶을 추구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함께 가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도 있으니까. 인생이 되풀이 되고 다시 기억 되어 새롭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면 모를까 한 번 뿐인 인생이기에 모두 행복하면 좋겠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자신의 인생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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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하는 환자의 병을 정밀하게 분석하는데 필요한 촬영을 맡아 스캔하여 판독하는 일을 전담하는 로라는 병원의 영상의학과 촬영기사로 오랫동안 일하여 왔다. 23년간 결혼생활을 지속해오면서도 애정 없는 결혼에 대한 회의를 품을 여유도 없이 생계를 도맡으며 식구들을 다독이며 살아야 했다. 로라는 감정이 메마른데다 의기소침한 남편의 실직, 실연으로 신경쇠약을 앓은 적이 있는 아들 벤의 좌절, 자유분방한 행동으로 혼란을 가중시키는 딸 샐리와 함께 지내며 힘들어하였다. 23년간의 결혼생활이 지속되는 동안 그녀는 남편의 기분을 헤아리며 내조를 해왔고, 감성적인 예술가 기질이 있는 아들과 발랄함으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딸을 돌보는 일에 충실해 왔다. 일벌레처럼 일하며 집을 장만하고 아이들 학비를 대야 했던 그녀는 자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고 마음의 여유를 찾을 겨를도 없이 일과 가정에 얽매어 온 그녀에게 남은 것은 누적된 피로였다.
살면서 그 때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어떻게 변해 있을까 반문할 때가 있다. 현재적 삶의 혼란이 가중될 때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회한은 깊어질 뿐이지만 현실을 쉽사리 돌려놓을 수 없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우연히 만난 코플랜드에게 그동안 사위어 둔 그늘 속을 드러내며 스스로의 삶을 들여다보고 위로받고 싶어 하는 로라를 보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의대를 다녔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비애가 컸던 그녀가 학교를 나와 영상의학과 촬영 기사로 일하며 가정을 지키기 위해 힘을 쏟지만 가족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생각을 품고 살아갈 뿐 소통하고 교감하는 유대는 참기 힘들었다. 행복과는 거리를 두고 암묵적으로 지속해 왔던 결혼 생활에 우연히 만난 보험 세일즈맨 코플랜드는 마음의 문을 열게 했다. 가정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함께 한 둘은 오랫동안 숨겨 놓은 슬픔을 토로하고 위로받는 시간 속에 친밀감과 공감의 폭이 깊어졌다.
지금껏 가슴에 품고 사랑했던 유일한 남자 에릭을 사고로 잃은 뒤 헛헛함에서 기인한 로라의 자학적인 행동은 스스로의 삶을 파괴하는 길로 이끌어 우수 학생이라는 명예를 앗아갔고 에릭과의 사랑으로 잉태한 아기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서 헤어나기 힘들었다. 피폐해진 정신을 추스르기 위해 가입한 하이킹 클럽에서 만난 댄의 아이를 지울 수 없었던 로라는 그와의 결혼을 감행하였다. 그녀의 엄마는 딸에게 아이에게 발목 잡혀 결혼하여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고 댄과의 결혼을 말렸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고 말았다. 그녀는 열정과 사랑이 없는 댄과의 결혼을 택하여 사랑했던 에릭을 잃은 상실감을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하며 살고 싶었는지는 모른다.
불가항력적으로 태어난 자식들을 부모들은 자신이 정해 놓은 잣대로 재단하며 미래까지 결정짓고 그 틀에 맞춰 살아가길 바라는 경우가 있다. 단편 소설을 발표한 적이 있는 작가 지망생이었던 코플랜드 역시 아버지의 명령대로 보험 회사를 다녀야 했던 만큼 회한이 깊어 보였다. 아버지의 독재 아래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던 글쓰기로 재능을 펼 수 있는 길을 택해 사랑하는 여인 사라와의 생활을 꿈꿨지만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로 이별을 선택하였다. 통속적인 기준에 적당히 타협하여 결정한 결혼 생활에 회의를 품고 있던 둘은 만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지만 사랑의 감정이 싹텄고 그 감정에 충실하려는 움직임까지 감행하였다. 둘은 무덤덤한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제대로 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상대를 만나 함께 하는 단꿈에 젖어 상상 속 행복을 피우는 시간으로 충일함을 더하고 싶었다.
‘세상 무엇보다 당신을 사랑하지만 집에 가야 해.’ 경이로운 황홀에 휩싸여 둘이 이혼까지 생각하며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동안 인생을 변화시킬 기회를 얻었다고 믿었던 로라에게 코플랜드가 남긴 쪽지는 그동안 꿈꿨던 생활을 나락 속으로 이끌고 말았다. 사랑이 거세당한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사랑하는 둘이 우리가 되어 화목한 가정을 이루며 살리라 마음먹었던 일들이 물거품으로 화하는 순간 로라의 충격은 타격 입은 마음을 추스르기 힘들어 보였다.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막역한 친구 루시에게 보스턴에서의 격정적인 사랑의 파국을 전한 뒤 로라는 실직한 남편 댄이 창고지기로 출근하기 전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로라는 슬픔을 계속 뒤집어쓰고 살아갈 희망을 잃은 채 항우울증 약을 처방받아 먹을 정도로 피폐해졌지만 불행했던 과거와 결별하고 남편 댄과 이혼한 뒤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설계해 갔다. 진정한 사랑을 잃은 슬픔을 딛고 정체성을 찾아 홀로서기를 감행한 로라를 보며 아버지의 인형처럼 살다 결혼해서는 남편의 시녀처럼 살아가기를 거부했던 <<인형의 집>>에 나오는 로라가 떠올랐던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우연이 모여 필연을 이뤄 한 사람의 역사를 이뤄가듯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는 영역을 벗어나는 일이 보편화되어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길 바랄 수는 없지만 스스로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아 대화를 모색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일들이 절실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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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왜 변하니? 사랑의 유효 기간이 있으니 당연한 거 아니니? 검은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지... 나 자신이 사랑을 했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며 나이를 먹다보니 순수했던 시절의 환상을 갖고 바라보던 사랑이 현실이 가입하면서 참 힘들다는 것을 느끼며 살고 있다.
우리 사회도 위기의 중년이란 말을 심심치 않게 사용하고 있는데 세계 어느 나라나 다 비슷한 문제가 가정 내 존재 한다는 것을 보게 된다. 불꽃같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했든, 편안함에 이끌려 결혼을 했던 여러 가지 이유를 가지고 선택한 결혼이지만 살다보면 눈에 씌운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권태기도 오고 위기도 겪게 된다. 누구의 잘못을 떠나 아니 전혀 잘못된 행동이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어느 순간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가 들면 깊은 생각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특히나 남편보다는 아이들에게 온 정성을 쏟는다. 정성을 쏟던 아이들이 자라 자신들의 뜻대로 행동을 할 시기가 되면 한순간에 마음 속 깊은 외로움, 쓸쓸함이 찾아온다. 이럴 때 자신을 다독일 취미나 친구가 없다면 우울증 같은 증상을 겪기도 한다. 결혼생활, 자신의 삶에 대한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을 만났다.
'파이브 데이즈'의 저자 더글라스 케네디... 국내의 출간된 저자의 책은 파리 5구를 빼고는 전부 읽었을 정도로 이 분의 작품에 관심이 많다. 남성인데도 여성이 가진 섬세한 심리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다는 생각을 늘 느낀다. 이번 신작 소설 파이브 데이즈에서는 마흔두 살의 중년 여성 로라가 자신의 결혼, 자식, 인생을 돌아보며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주인공 로라는 종합병원 영상의학과 근무하는 배터랑 기사로 환자들의 몸에 들어 있는 이상이 나타나면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프하는 여성이다. 처음에는 의무적으로 보던 것이 어느 순간 감정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잦아질 만큼 그녀의 심리적 상태는 불안하다.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환한 모습으로 일하는 로라를 보면서 직장에서는 긍정적 마인드를 가진 그녀를 높이 평가한다.
로라는 갑자기 퇴직을 당한 남편이 집에서 생활한 지도 2년이 다 되어가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남편에게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로라의 노력과 상관없이 남편은 자꾸만 위축될 뿐이다. 남편은 어릴 적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아들 벤과 그를 따르는 예쁘고 사교성이 뛰어난 딸 샐리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엄마로서 자식을 보는 로라의 마음은 복잡하다. 미술을 하며 순수한 청년 벤이 첫사랑에 실패하고 아파하는 모습이나 인기 만점의 딸 샐리의 연애는 부모 된 입장에서는 불안하게 느껴진다. 남편 역시 짜증만 늘어나고 부부간의 관계는 삐거덕 거린다. 이럴 때 학회 참석차 가정을 떠날 기회가 생긴 로라... 그녀의 인생이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된다.
생전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벗어나지 못한 로라가 낯선 곳에서의 시간은 두려움도 있지만 설레임도 존재한다. 처음에 인상이 안 좋았던 한 남자의 만남은 그녀가 여태까지 지켜오던 모든 것을 돌아보게 한다.
스토리는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진부한 스토리다. 자신의 행복보다는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에 모든 것을 걸었던 여성이 낯선 곳에서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한 남자와의 만남.... 단순히 불륜이라고 몰아세울 수 없는 그녀의 마음 속 이야기에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된다. 허나 사랑이라고 모든 것이 용서 될 수는 없다.
로라의 성장과정과 가슴 속 깊이 간직한 첫사랑 이야기, 남편의 부모님과 성장과정, 상대 남성 역시 아버지로 인해 겪었던 많은 상처와 불안정한 정신 상태의 아들.... 이 모든 것이 과하지 않게 평이하게 매끄럽게 전개되어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않는다. 다만 로라의 마음을 열었던 남성의 우유부단한 행동은....
우리가 살면서 한 번씩 생각하게 되는 사랑, 결혼, 행복, 자식, 인생 등에 대한 생각을 생각해 보게 한다. 진정한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이 다르기에 나의 행복, 가족의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사는 노력을 기울려야 할 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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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를 실망 시키지 않는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신작 [파이브 데이즈] 가 빠르게 국내에 출간이 되었다고 해서 반가웠다.
중요한 건 어느 누구도 자기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거야.
한 남자의 아내이며 두 자녀의 엄마인 마흔 두 살에 영상의학과 기사인 '로라'는 아들의 축구 경기때문에 학술대회에 가지 못한다는 해럴드 박사를 대신해 학술대회에 참석을 하게 된다.그동안 아이들 낳은 후 혼자만의 여행은 한번도 가지 못했는데, 남편의 실직 후 멀어진 남편과의 관계, 아들과 딸의 문제등 골치아픈 일들로 부터 잠시나마 벗어나 재충전을 하려던 그녀 앞에 아버지가 만든 조그마한 보험회사에서 일을 하는 코플랜드가 나타난다. 공통점이 많은 그와 속마음까지 털어 놓으며 서로 호감을 갖게 된다. 행복해지고 싶어하는 둘은 미래를 약속하며 앞으로의 인생을 함께 하자며 계획을 세우지만 포클랜드는 메모를 남기고 집으로 돌아 가버린다. 집으로 돌아온 로라. 남편은 로라가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앞으로 살면서 어떤 일이 닥치든 선택의 바탕은 단 하나 일거예요.바로 희망이죠. 희망은 우리 모두가 매달리는 생의 필수품이죠'
어쩌보면 크게 나쁠 것도 없는 로라의 결혼 생활. 사실 누구나 다 겪고 있는 집안일이라 생각 된다. 삶은 후회와 끝없이 싸우는 거라지만 후회를 선택하지 않으며 행복을 선택하는 로라의 이야기.
'나'는 누구이며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를 일깨운다는 이 책은 생각했던 것 과는 다른 방향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흡입력은 상당히 강하다.마치 그의 첫번째(국내에 출간된) 책인 [빅 피쳐]를 떠올리게 하며 마지막까지 손에서 책을 내려 놓지 못하게 하며 읽는 즐거움을 준다. 이전에 만났던 그의 책과는 다름을 느끼며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니 번역가에 있었다. 최근 들어 전담 번역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그러함에는 다 이유가 있는 듯 하다. 나만의 생각이지만 조동섭이 번역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들은 문장이 살아 있어 나를 즐겁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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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한 권으로 더글라스 케네디 팬이 되었다. 그의 다음 작품을 읽어야지, 읽어야지, 마음만 먹다가 신작『파이브 데이즈』를 읽기 시작했다.
첫 장부터 반가움이 물씬 들었다. 왜냐하면.. 나 역시 영상의학과 기사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바로 번역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Radiological technologist'를 직역한 것 같은데, 표준어가 '방사선사'이다. 조금만 더 역자(譯者)가 의료 쪽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파이브 데이즈』는 분명히 수미상관 구조라고 할 수 있는데, 첫 장은 MRI실이고, 마지막 장은 CT실이다. 그런데 '옮긴이의 말'을 보면 '소설의 첫 부분은 MRI촬영을 하는 로라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라고 적혀 있다. 역자의 오류인지, 작가의 오류인지 모르겠다. 사실 마지막 장에서 임신부(책에서는 '임산부'라고 적혀 있었으나, 임부 한 명을 지칭하는 단어이기에 '임신부'라고 해야 옳다.)에게 MRI촬영에서 요오드를 투여하는 것도 리얼리티가 심하게 떨어졌다. 요오드는 방사성 물질인데, 임신부에게 요오드를? 그렇다면 그녀는 악성종양이든 아니든, 병원의 의료 사고로 인해 아기를 낳을 수 없다. 사실 미국에서는 CT나 MRI촬영에서 조영제로 요오드를 사용하는지, 그것부터 의심이 가긴 하지만..
새로운 직업을 주인공으로 하는 것은 좋은데,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사실 이러한 부분들로 인해 책에 대한 재미가 반감됐다. 더구나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끝나는 걸 두려워하며 읽는 소설!'이었던『빅 픽처』와도 거리가 먼 소설이긴 했다.
이 책은 '가면'과 '우연'으로 점철된 인생을 그리고 있다. 자신만의 '가면'으로 직장과 가정에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방사선사, 로라.. 그러나 그녀가 처한 상황이 드러나면 날수록 그녀 내면의 고통도 드러난다.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직장, 집이라는 좁은 행동 반경에서 살아온 그녀.. 그런 그녀가 영상의학과 학술대회 때문에, 모처럼 반경을 넓히게 된다. 그곳에서 그녀는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 남자에게 급속도로 빠져든다.. 그래서.. 둘이 행복하게 잘 살았다, 라고 했다면,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리뷰 처음에 혹평 아닌 혹평을 하게 됐지만, 더글라스 케네디에 대한 내 애정은 여전하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한 내용을 너무 길게 늘어놓았다는 것이다. 81페이지의 '그 소설에는 불필요한 단어가 없다'라는 말이『파이브 데이즈』에서도 적용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가면'도, '우연'도, 강박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많이 사용됐다. 그럼에도 단순히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생 이야기라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특히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와 닿았는데,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라고 생각된다.
"수많은 우연들이 겹치면서 우리는 한 자리에 있게 되었어. 우리가 선택하지 않을 경우 우연은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가 선택해야만 우연은 비로소 인연으로 바뀌지. ..(중략)" -p. 330
'선택'을 해야만 사랑도, 행복도 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로라 말대로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로라가 선택을 했듯 나 역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지루하긴 했지만, 이 책의 주제는 잊지 않으리라. 나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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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처》의 저자 더글라스 케네데의 장편소설 『파이브 데이즈』. 유머러스하고 위트 넘치는 문체와 생의 본질에 다가서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온 저자의 이번 이야기는 진정한 나를 찾는 5일간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현대인들의 고뇌와 갈등, 좌절과 희망을 깊이 있게 그려내며 아무리 궁지에 몰렸더라도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찾아내고자 한다면 희망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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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데이즈 밝은세상
![]() 더글라스 케네디는 우리 나라에서 '빅 픽처'의 작가로 이제 잘 알려져 있다. 2010년 한창 '빅 픽처'라는 작품이 한창 떠들썩하게 사람들의 관심에 오를 때도 나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만 했을 뿐 읽기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읽어봐야 할 책들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을 뿐 여전히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이다. 하지만 이젠 진짜 '빅 픽처'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이 책, '파이브 데이즈'를 읽었기 때문이다. '빅 픽처'보다 '파이브 데이즈'를 먼저 읽게 된 이유는 표지가 주는 매혹적인 느낌 때문이었다. 줄거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표지의 그림과 제목만으로 소설의 줄거리를 대충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식어버린 사랑을 곁에 두고 지루하고 피곤한 일상을 이어가는 주인공이 불타오르는 새로운 사랑을 하게 될 거라는 예상을 했다. 5일 동안. 이야기를 겉으로만
훑으면 내가 예상한 대로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격렬했던 몇일 간의
이야기 속에는 불륜을 저지르는 그녀와 그녀의 불타오르는 사랑의 상대인 그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 로라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아내이고, 대학생 아들과 고등학생 딸의 엄마이다. 직장에서건 가정에서건 능력을 인정받고 사랑을 받는 로라였지만 로라는 정작 자신을 아래에 두고 과소평가를 한다. 영상의학과 기사로서 영상의학과 학술대회에 참석하게 된 로라는 집을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작은 여유와 자유를 느낀다. 로라 자신도 짧은 외출에서 다만 그것들만 느끼며 만족할 줄 알았다. 인생이 달려가는 길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 누가 알 수 있을까. 로라는 남편 댄에게서 얻을 수 없는 만족과 동질감을 주는 한 남자를 만나 뜨거운 사랑을 느끼게 된다.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본다면 한 남자의 아내인 여자가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눈다는 것에 비난을 해야하겠지만, 이성적인 생각과는 달리 로라의 새로운 사랑이 진실되고 멋져 보였다. 이런 느낌은 로라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감정이입이 되어 소설 속에 빠져 들게 만든 작가가 만들어 준 것일 게다. 역시나 소설의 결말도 예상한 대로 흘러갔다. 로라 덕분에 현실을 돌아보며 그 현실 속에 있는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는 지금 내 삶에 희망이라는 밑바탕을 깔고 살아 가고 있나? 나도 모르게 내 삶의 앞길을 나 스스로 막고 있는 것은 아니었나?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일까?...로라가 그랬듯 나도 그랬다. 미국인 작가가 쓴 소설이 이토록 정겨울 수 있다니.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미국인 이름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배경이나 사건, 이야기의 흐름이 어떤 테두리에 갇혀 있지 않고 자연스럽고 보편적이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의 글은 이러한 것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삶에 브레이크를 걸고 잠시 나를 돌아보며 나의 사랑을 점검하게 만드는 소설. 파이브 데이즈! 덕분에 잠시 달콤한 한여름 밤의 꿈을 꾸었고, 그리고나서 더욱 생생하고 활기찬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 힘을 얻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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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간의 삶 그리고 결혼생활이 단 5일간의 외출끝에 새로운 삶을 찾게 되었다~~ " 인생은 그랬다. 지금 세상의 중심에 있다가도 한순간에 휩쓸려 사라질 수도 있는 것, 바로 그런게 인생이었다." (p. 109) 우린 살아 오면서 인생의 고비마다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경우가 있다. 먼훗날 그때의 선택이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바꾸어 놓았다고 생각한 적이 숱하게 많을 것이다. 인생을 되짚어 볼 때에 후회되는 순간이 어찌 없겠는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또다른 선택이 나를 어떤 인생으로 살아가게 할 것이라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새로운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반전의 묘미에 이끌려서 읽게 되는 책이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이다. 2010년 6월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작가의 소설은 9작품 10권이다. <리빙 더 월드>와 <행복의 추구>를 제외한 7 작품의 소설을 읽다보니 이제는 작가의 소설이 너무 익숙해서 별 감흥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파이브 데이즈>를 읽기 시작했다. 역시 그의 소설은 흡입력이 강하다. 책을 펼치는 순간 몰입하게 된다. ![]() 로라는 단 5일간의 외출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마침내 '진정한 나를 찾아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뭐~ 평범한, 흔한 이야기가 아닐까? 그러나 '더글라스 케네디'의 탄탄한 구성, 치밀한 전개, 등장인물의 상황과 심리묘사가 작가의 다른 소설처럼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마음에 와닿는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남자 작가임에도 작품마다 여자 주인공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어 본다. 이 소설에서도 여주인공 로라의 심리 묘사가 잘 표현되어 있다. 로라는 결혼 23년차인 40대 초반의 병원 영상의학과 기사이다. 직장 동료들에게는 누구 보다 긍정적인 모습으로 살아 가는 듯하지만, 마음 속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으로 가득 차 있다. 그동안 살아 오면서 느낀 절망과 실망, 그리고 씻을 수 없는 상처까지... 대학 입학시에는 반액 장학금을 준다는 보드윅 대학 대신 전액 장학금을 주는 메인주립대학을 선택했다. 그리고 의대 졸업도 가능할 수 있었건만, 사랑의 후유증으로 지금의 위치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대학시절 만난 연인과의 사랑, 유산 그리고 연인의 사고사... 그 아픔이 가시기 전에 만난 지금의 남편인 댄과의 결혼 생활은 그저 밋밋한,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이 될 그런 날들의 연속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댄에게 찾아 온 회사의 정리해고로 인한 실직은 그들의 가정에 균열을 가져 오게 된다. " 우리가 인생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건 무엇일까? '인생에서 정말 바라는 게 뭔가요? 우리는 그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때 사람들은 대답한다. 행복,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 하는 것, 두려움 없는 생활, 돈, 섹스, 자유, 가족의 안녕, 자아발견.. 모든 대답이 다 그럴싸하지만 원하는 바를 정말 손에 넣은 사람이 있을까? CT스캔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들을 통해 나는 인생을 보았다. 그 눈 속에 들어 있는 공포와 희망, 죽음의 신에게 붙잡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기분, 막다른 길에 다다르더라도 벗어날 방법이 있을거라 믿을 수 밖에 없는 심정...." (p. 97) 로라의 삶은 마치 스피큘레이트 암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암에 대한 내용이 이 소설의 첫 페이지에 나온다. " 암의 모양은 흡사 민들레처럼 생겼다. 어떤 악성종양은 모서리가 날카로운 별 모양 싸구려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보이기도 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암은 사람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민들레 모양에 가까웠다. 꽃잎은 떨어지고 바늘 같은 홀씨들이 드러난 사악한 모양의 꽃.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그 모습을 '스피큘레이트 스트럭처'라고 부른다." (p.7) 로라는 분명 지혜로운 아내이고, 두 아이 (대학생 아들, 고등학생 딸)의 좋은 엄마이다. 결혼 후 이렇다 할 여행도 한 번 가 보지 못했던 로라에게 방사능과 학술대회에 가는 기회가 주어진다. 학술대회가 열리는 보스턴에서의 72시간의 일탈. 로라는 호텔 체크인을 하는 과정에서 이곳에 들른 보험 세일즈맨인 코플랜드를 만난다. 로라와 코플랜드는 우연히 영화관에서 만나게 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특히 문학 이야기는 둘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드는데... 그리고 로라는 미술학도인 아들과 치어리더인 딸의 이야기를, 코플랜드는 수학천재이지만 양극성 기분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병상련을 느낀다. 평소의 자신들의 모습을 벗어 던지고 늘 꿈꾸던 모습으로 변신을 하는 둘의 모습은 이 소설에서 가장 멋진 부분이 아닐까... 그리고 그들은 일생에 단 한 번 밖에 없을 것 같은 뜨거운 사랑을 나눈다. 단 이틀간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예고할까~~~ 이 책의 주제는 '우리가 인생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즉, 인생에 있어서의 선택이 과연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라'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결혼을 했기 때문에, 자식 때문에 그럭저럭 사는 삶, 꿈도 희망도 없는 그런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찾아라'이다. 그렇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신의 삶을 찾아야 되겠지... 그러나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또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로라의 남편인 댄은 정리해고가 된 후에 직장을 구하다 18개월 동안 실직 상태에 놓이게 된다. 아버지의 술주정에 두려움을 갖고 살았지만 아버지는 댄에게만은 애정을 쏟았었다. 그러나 자라온 환경이 그러니 강한 남자가 되려고 발버둥을 치면서 살아왔다. 로라가 댄과 결혼을 한 것도 사랑의 마음 보다는 위안을 받기 위한 것이 더 많았다. 댄이 18개월의 실직끝에 얻은 직장은 전에 다니던 회사의 창고지기... 자존심이 팍~ 상할 일이지만, 그는 마지못해 그 직장에 다니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로라가 보스턴 학술대회에 간 후에 차고 정리 등을 하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보스턴에서 돌아온 로라에게서 느껴지는 낯선 느낌들, 그리고 이혼 선언. 많은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로라의 새로운 삶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리라... 그런데 나는 '박범신'의 소설인 <소금>이 생각난다. '붙박이 유랑인'으로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이 생각난다. 추레한 모습의 아버지들, 아내와 자식 앞에서 어깨를 축 늘어뜨린 아버지들. <파이브 데이즈>에서의 로라의 아들과 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소설 속의 이 아이들에게도 힘든 상황이 닥쳐 왔는데, 그들이 찾는 것은 로라이고, 아버지는 자식을 이해 못하는 외톨이일 뿐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파이브 데이즈>의 코플랜드가 더 공감이 간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로 인하여 문학의 뜻을 접고 원하지 않는 직업인 보험세일즈맨을 하게 되었으며, 결혼생활 역시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각자 평행선을 그으며 이어지는 결혼 생활, 그리고 아들 빌리로 인하여 파생되는 슬픔들 때문에 힘겹게 살아 왔다. 보스턴에서의 단 며칠의 일탈, 낯선 가죽 재킷을 입고, 유행하는 안경으로 바꿔 끼고, 사랑에 들떴던 코플랜드였지만, 그는 결국에는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코플랜드는 먼훗날 지금의 선택을 후회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런 코플랜드가 더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40대 초반의 로라가 찾은 새로운 인생, 자기 자신의 진정한 삶. 살아갈 날이 많은 로라에게 그 선택은 최선의 선택이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댄의 삶이 너무 초라하고 서글퍼 보인다.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부푼 꿈에 들떠 있던 코플랜드가 원래의 자신의 삶으로 돌아간 것도 그에게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을 읽으면 이렇게 많은 생각들이 스쳐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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