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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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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원하는 일인지 생각해라. 너를 위한 일인지 생각하지 말고. (39) 계획을 세웠다고 해서 계획한 일을 계획한 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일도 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다. 계획을 세우지 않은 사람이 계획에 없는 일을 하며 산다. (46) 삶이 불안정할 때 삶의 불안정함을 토로하는 글은 길고 글쓰기는 잦다. 삶이 안정할 때 삶의 안정함을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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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원하는 일인지 생각해라. 너를 위한 일인지 생각하지 말고. (39)

계획을 세웠다고 해서 계획한 일을 계획한 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일도 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다. 계획을 세우지 않은 사람이 계획에 없는 일을 하며 산다. (46)

삶이 불안정할 때 삶의 불안정함을 토로하는 글은 길고 글쓰기는 잦다. 삶이 안정할 때 삶의 안정함을 토로하는 글은 짧고 글쓰기는 드문드문하다. (56)

다른 데 책임을 돌리지 마라. 다른 사람이 네 인생을 책임져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65)

친구들, 하루를 살아낸 서로를 칭찬합시다. 그리고 즐기세요. 오늘 일은 오늘, 내일 일은 내일 하세요. (204)

 

이승우 작가의 책은 묘하다. 어떻게 보면 언어유희를 누구보다 잘 활용하는 작가이면서 글 장난 같은 글을, 유려하고 매끈하게 잘 쓰는 작가다. 그래서 작가의 글에 매료되고 그의 글을 읽게 되는 것 같다.

 

황선호는 한 광역시의 시장을 모시는 최측근이다. 도시의 크기가 커서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광역시의 시장이 되면 다음 대권 후보로 가는 코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시장은 재선에 성공해야 한다. 하지만 선거를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업체와의 뇌물 스캔들이 불거진다. 뇌물의 액수가 커서 이 난관을 이겨내기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이때 황선호는 아이디어를 하나 낸다. 책임자의 완벽한 한시적 실종을 제한한 것. 이런 아이디어를 낸 황선호도 실종의 당사자가 될지는 몰랐다. 시장은 황선호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에게 담당자가 되어주길 바란다. 그래서 선택한 곳. 황선호는 보보민주공화국으로 가게 되는데...

 

나의 나라가 있지만 그곳에서 살 수 없는 사람. 그게 타의든 자의든 간에. 어딘가에 속해 있지 않으면 불안할 수밖에 없는 남자는 존재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나 하나 없어진다고 달라지지 않는 공동체. 내가 없으면 나를 대체할 수많은 내가있는 곳. 이국에서 내부인이지만 외부인으로, 외부인이지만 내부인처럼 사는 사람들이 많다. 만약 내가 황선호라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지켜야 하는 사람이 없다는 건 자유롭지만 어떤 선택을 할 때 떠밀려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누군가는 가족이 있어서 할 수 없지만, 황선호는 그 누군가가 없어서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국가가, 공동체가, 한 개인을 이렇게 나라 밖으로 내몰 수 있다는 것. 그게 가 아니라 가 되었기에 억울하고 화가 난다. 그렇게 가게 된 보보라는 나라.

 

그곳에서 황선호는 진짜 를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완벽하게 혼자인 시간은 없을 수도 있지만, 나를 모르는 사람들 틈에서 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처음에는 고통이었겠지만, 차차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있어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 솔직히 쉬운 책은 아니지만 에 대해, 인생에 대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일, 내가 원하는 인생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YES마니아 : 로얄 k*****3 2023.04.15. 신고 공감 7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이국에서] 여행지에서 찾은 생의 비밀
"[이국에서] 여행지에서 찾은 생의 비밀" 내용보기
<이국에서>는 이승우 작가가 <사랑의 생애> 이후 5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초반은 (이승우 작가의 소설답지 않게) 범죄 스릴러 소설 같은 분위기다. 주인공 황선호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유력 정치인의 측근이 된다. 선거를 몇 개월 앞둔 시점에 그가 모시는 정치인이 연루된 뇌물 스캔들이 터지고, 스캔들이 잠잠해질 때까지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잠적하는 역할을 황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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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에서>는 이승우 작가가 <사랑의 생애> 이후 5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초반은 (이승우 작가의 소설답지 않게) 범죄 스릴러 소설 같은 분위기다. 주인공 황선호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유력 정치인의 측근이 된다. 선거를 몇 개월 앞둔 시점에 그가 모시는 정치인이 연루된 뇌물 스캔들이 터지고, 스캔들이 잠잠해질 때까지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잠적하는 역할을 황선호가 맡게 된다. 

 

6개월 간 '보보민주공화국(보보)'으로 가게 된 황선호는 이 때만 해도 외국에서 한가롭게 지내다 연락이 오면 귀국해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보보로 간 지 며칠 안 되어 보보 정부가 외부인은 모두 출국하라는 포고령을 내린다. 출국하고 싶어도 본국과 연락이 되기 전까지 출국할 수 없고 본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황선호는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 자신을 보보로 보낸 사람들은 연락을 받지 않고, 외부인인 그를 보는 사람들의 눈은 점점 더 매서워진다. 

 

이후 황선호는 과거에도 보보 정부가 이런 식으로 외부인들을 배척하고 추방하려고 했던 전적이 있고, 이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어디선가 공동체를 이루어 자급자족하며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뜻밖에도 이 공동체는 황선호의 가족 및 출생과도 관련이 있다. 타의에 의해 떠밀리듯 가게 된 낯선 나라에서 자신의 생의 비밀을 알게 된 남자. 이것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비슷한 일이 나에게도 생긴다면, 그것은 행운일까 나락일까. 

 

<이국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여행이 예상하지 못한 만남과 깨우침으로 이어지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이승우 작가의 전작인 <캉탕>과 유사하다. <캉탕>과 다른 점은 주인공이 스스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타의나 압력에 의해 떠나거나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건데, 떠나든 떠나지 않든 자신이 원해서 내린 결정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점("남을 위해 일하더라도 네가 원하는 일을 해라.")이 인상적이다.

j****y 2023.07.2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