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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희' 라는 이름만 읽고는, 내가 좋아하는 김승희 작가님이 살구주까지 잘 담그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다시 읽게된 순간 보고 말았다..김승희작가님이 아닌 최승희교수님이란 사실..그러나 덕분에 도서관길에서, 선유도 공원산책길에 유독 살구나무에게 시선이 가는 즐거움을 얻었다는 건 고맙다고 해야겠다.(오독이 꼭 나쁜 결과로만 이어지는 않는다는 것도 즐겁고^^) 시인의 눈을 통해 세상의 풍경을 새롭게 보게 되는 건 언제나 짜릿하다.^^
괴로움을 견디느라 괴로움과 놀고/슬픔을 견디느라 슬픔과 놀고/그러다가/노는 것도 싫어지면/싫증하고 놀고.......// 놀다 '놀다'를 읽으면서는 웃음이 저절로 났다. 사진에..등장한 사람들 지우기를 하면서 놀기에 싫증이 있을까 생각했기 때문에...또, 반대로, 사람들때문에 사진 찍기에 불편함을 이제는 불편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싫증하고 노는 방법을 이렇게 연결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건 시인이 보여준 세상 덕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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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는다는 건 언어의 사유를 품에 안는 것. 시를 읽음으로써 우리 안의 마음과 대화하는 일. 마음속에 침잠하는 일.
그저 시가 좋아서 읽는다. 한 편 두 편 읽다 보면 생각지 못했던 감정의 파도를 겪는다. 깊이 생각하여 이해하고자 다가가는 시도를 하게 된다. 정현종의 시는 그렇게 우리 마음속으로 다가와 똬리를 틀 듯 머물렀다.
출퇴근길에 일주일 동안 읽었다. 그럼에도 내가 제대로 이해했나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다. 그저 읽었다고 해야겠다. 최승희 교수가 담근 살구 술을 생각해보고 정성을 다해 빚은 술을 마시며 살구나무를 바라보는 시인의 감성을 헤아려본다. 그냥 흘러가게 둘 수 없었을 것이다. 눈에 띄는 게 살구나무였을 것이다. 내후년쯤 살구나무에 열매가 열리면 술을 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약간 불그스름한 빛을 띤 살구 술에서 우리의 노고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말했다. 섬기려면 살구나무 같은 걸 섬기는 게 그래도 그중 나은 거라. 매년 가을 떨어진 나뭇잎을 모아 그 나무 밑을 파고 묻어 거름이 되게 한다고 하니 말인데, 아침저녁으로 그 살구나무에 절을 하는 게 좋겠다. 경배할 만한 건 필경 나무 정도가 아닐까 믿어 의심치 않는바…… (8~9페이지, 「살구나무에 대한 경배」중에서)
종이 신문을 제대로 읽지 않은 지 좀 되었다. 신문의 역할과 중요성을 일깨우는 시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신문에 대한 시인의 생각이 들어있는 시다.
신문들은 그런 기관이어야 하리. 우리 사는 데가 살 만한 곳이 되기를 바라 생각과 느낌이 지극한 간곡한 마음들이 모이는 자리이어야 하리. 아침놀이어야 하리. (17~18페이지, 「아침놀」 중에서)
신문의 날에 부쳐 쓴 시다. 신문이란 자고로 아침놀처럼 세상을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편 가르기가 아닌 진실만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 같았다.
모처럼 한가한 주말 오전, 친구들과 함께 이른 점심을 먹고 산책을 나섰다. 날씨가 추워 얼마 가지 못하고 돌아오긴 했으나 걷는 길의 공기는 상쾌했다. 길을 걷다 보면 느끼는 감정들. 두세 명이 걷는 길과 혼자 걷는 길은 그 차이가 크다. 오롯이 혼자 있는 광경은 처음 맞이하는 것처럼 설레기까지 한다. 그 길에서 유연한 사고를 한다. 갇혀 있지 않고, 열린 마음을 갖는 것. 산책의 효과가 아닐까.
이 단순한 활동은 얼마나 풍부한가. 아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은 듯한 시간이라니! 사물사물하는 보석, 이 시간이 없으면 어떻게 살까. 세상의 시간이 아닌 때를 고해가 아닌 데를 걸어가느니. (42페이지, 「산책」 중에서)
최근에 읽었던 소설에서 길을 걷는 것 자체를 철학하는 거라고 표현했다. 산책을 한다는 건 나를 좀 더 깊이 들여다 보는 일. 저 너머로 가는 나를 붙잡는 일.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는 일. 이제껏 느껴보지 못하는 새로운 세계를 펼칠 수도 있는 일. 깊이 있는 시선을 가질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책의 뒤편에 실린 ‘시를 찾아서’라는 산문은 시의 예술성과 우리가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시는 예술이며,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이므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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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 시인의 『어디선가 눈물은 발원하여』는 삶과 자연, 그리고 인간의 감정을 깊이 탐색하는 시집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눈물은 어디선가 발원하여 강을 이루”라는 구절처럼, 시인은 세상의 슬픔과 기쁨이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이어진다고 이야기합니다. 그의 시어는 가볍고 산뜻한 언어 속에서도 깊은 울림을 주며, 독자들은 그 속에서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녹아들지 않으면 그럴듯하지 않고 즐겁지도 않”다는 표현은 삶 속에서 온전히 존재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시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보여줍니다. 이 시집은 단순한 감정의 나열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색하는 과정입니다. “여명의 빛이 만물을 드러내 보여주듯이”라는 구절은 시가 어떻게 우리 삶을 밝혀주는지를 보여주며, “제어할 길 없는 본능적 생기”라는 표현은 삶의 에너지가 어떻게 우리를 움직이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정현종 시인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조화롭게 엮어내며, 독자들에게 삶과 존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삶의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 순간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어디선가 눈물은 발원하여』는 독자들에게 삶과 감정의 흐름을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울어서 싹틔우고 껴안아서 꽃피운 아름답고 쾌적한 정현종의 정원”이라는 마지막 구절은 시가 어떻게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지를 보여줍니다. 정현종 시인의 시는 단순한 언어의 조합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이 시집을 통해 우리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되새기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