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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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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를 좋아한다. 계절별로 다양한 스트라이프를 이너로 매치해 입는데 스트라이프는 아이들이나 젊은이들이 주로 입는 옷이라는 생각에 나이가 들수록 너무 어려 보이지는 않을까. 내 옷을 입으면서도 가끔은 주변 눈치를 볼 때도 있다. 사실 고백하자면 아직도 스트라이프를 입느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의류나 물건에 적용하는 패턴이나 문양에 나이의 구분이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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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를 좋아한다. 계절별로 다양한 스트라이프를 이너로 매치해 입는데 스트라이프는 아이들이나 젊은이들이 주로 입는 옷이라는 생각에 나이가 들수록 너무 어려 보이지는 않을까. 내 옷을 입으면서도 가끔은 주변 눈치를 볼 때도 있다. 사실 고백하자면 아직도 스트라이프를 입느냐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의류나 물건에 적용하는 패턴이나 문양에 나이의 구분이 존재할까 싶지만 실제로는 존재하고, 과거에는 더 엄격하게 의복으로 신분을 구분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데 조선시대 의례용 치마인 스란단의 무늬를 보면, 왕비는 용 무늬, 공주와 옹주는 봉황무늬, 사대부 여자는 글자와 꽃무늬를 넣어 입었다.

의류의 색상과 문양으로 신분을 구분한 건 동서양에 차이가 없는데 스트라이프도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었다.


 

중세 시대 줄무늬는 주로 상인이나 노예, 광대, 매춘부, 예술가들의 의상이었다. 예술가들은 눈에 띄기 위해, 노예와 매춘부는 신분을 구분하기 위해서였는데, 프랑스에서는 줄무늬 죄수복을 입혀 사회와 죄수들을 엄격하게 격리시켰다. 의상을 통해 심리적인 격리까지 가능케한 것이다. 시대에 따라 장착 계층과 의미가 달라지기는 했지만 비주류로 취급됐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흥미로운 건 당시의 직조 기술상 민무늬 옷감의 직조가 어렵다는 것도 신분을 구분 짓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종교화에서는 악마나 인간을 유혹하는 역활을 수행하는 이들의 의상에 스트라이프를 적용해 구분지었다. 예시들을 보면서 혐오의 대상이 되기는 했지만 확실히 구분을 짓는 가장 명확하고 쉬운 수단이었음을 알게됐다. 이런 기능은 가문의 문장에 더 유용하게 적용됐다. 중세 귀족들은 가문의 문장으로 정체성을 드러냈는데 스트라이프는 가장 좋은 기호수단이었다.



 

단순한 선의 조합인 스트라이프가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경멸과 배척, 예속과 속박, 낭만과 혁명, 자유의 의미를 가졌다는 것이 흥미롭다. 그만큼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해왔고 앞으로도 변화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어서다. 과거 배척의 상징이 현재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듯. 현재의 혐오와 배척의 상징도 미래에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고 사용될지 모른다.

 

선을 넘어 인식을 바꾸는 선으로 바라보면 간결한 선이 더 명확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단순한 선도 사용자에 따라 의미가 이렇게 달라지는데, 지금 스트라이프를 어떻게 소비할지는 내가 결정하면 되는 것 같다.

 

d****a 2022.11.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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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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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주제로 깊게 파고든 책들은 그저 존경스럽다 ㅎㅎㅎ 저자는 줄무늬! 스트라이프를 주제로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다양한 시각적 자료를 근거삼아 주장을 펼치고 있다.  중세 서양의 사료나 문학 작품 등에서 줄무늬 옷을 입은 인물들은 유대인이나 이단자, 어릿 광대나 곡예사, 나환자나 망나니, 창녀로 나오며 대부분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타락시키는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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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주제로 깊게 파고든 책들은 그저 존경스럽다 ㅎㅎㅎ

저자는 줄무늬! 스트라이프를 주제로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다양한 시각적 자료를 근거삼아 주장을 펼치고 있다. 
중세 서양의 사료나 문학 작품 등에서 줄무늬 옷을 입은 인물들은 유대인이나 이단자, 어릿 광대나 곡예사, 나환자나 망나니, 창녀로 나오며 대부분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타락시키는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줄무늬가 이목을 끌기 위한 옷차림으로 상징되면서 초상화에 등장을 하기 시작했고. 19세기 말부터 운동 경기에서 줄무늬는 표지, 상징, 유희, 위생의 역할을 담당했으며, 경마 기수의 줄무늬 승마복은 멀리서도 눈에 잘 띄고, 시합에서의 속도감과 움직임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었으며, 재미있는 건 줄무늬 셔츠를 입은 선수는 민무늬 셔츠를 입은 선수보다 항상 더 빠르게 보였다는 점이다. 

점점 패션을 넘어서 예술과 건축 등에서도 다양한 줄무늬가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역사에서부터 깊이 있게 파고 들어  한 권의 책이 탄생된 것만으로도 놀랍다! 흥미로움 뿐 아니라 지식의 측면에서도 굉장히 가치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 이야기에 따라가다보면 다양한 삽화들이 들어 있는데 정말 그림에서 표현된 다양한 줄무늬 옷을 보는 재미가 또 쏠쏠하다 :)

c****y 2022.11.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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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 다양한 미술 작품을 통해 알아보는 줄무늬의 역사!
"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 다양한 미술 작품을 통해 알아보는 줄무늬의 역사!" 내용보기
제목: 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지은이: 미셸 파스투로 / 옮긴이: 고봉만 펴낸 곳: 미술문화     방대해도 너무 방대한 서양 미술사를 탐구하려면, 논문을 준비하는 수준의 노력이 필요하다. 미술을 애정하는 독자로서 서양 미술사는 언젠가 꼭 한번 정리해보고 싶은 궁극의 목표이기도 한데, 어떻게 접근하면 더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을까? 전체적인 흐름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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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지은이: 미셸 파스투로 / 옮긴이: 고봉만

펴낸 곳: 미술문화

 

 

방대해도 너무 방대한 서양 미술사를 탐구하려면, 논문을 준비하는 수준의 노력이 필요하다. 미술을 애정하는 독자로서 서양 미술사는 언젠가 꼭 한번 정리해보고 싶은 궁극의 목표이기도 한데, 어떻게 접근하면 더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을까? 전체적인 흐름을 가볍게 숙지한 후, 가장 끌리는 시대부터 파고들기를 추천한다. 그다음은? 특정 주제로 서양 미술사를 정리하며 작품을 감상하면 좋은데, 그 과정에 안성맞춤인 책을 만났다. 언제나 기대를 뛰어넘는 미술 관련 책으로 일상에 행복을 선사하는 미술문화 출판사의 《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줄무늬가 어떤 대접을 받아왔는지, 이 책과 함께 13세기부터 21세기까지 신나는 여행을 떠나보자.

 

 

 

 


 

 

 

 

줄무늬 경멸의 대상에서 멋의 상징으로!

 

 

12~13세기부터 모든 분야에서 줄무늬 옷을 비하하거나 경멸하고 악마적인 존재로 강조하는 자료가 차고 넘친다고 한다. '두 재료로 직조한 옷을 네 몸에 걸치지 말라'는 성경 구절에서 시작된 일종의 오해에서 비롯된 걸까? 아니면 수많은 우연이 쌓이고 쌓여 굳어진 중세의 문화일까? 중세 그림에서 줄무늬는 다름과 일탈, 무질서와 위반, 불순하고 위협적인 것 등등 한마디로 나쁜 건 다 갖다붙여도 되는 상황이었다. 중세 말과 근대 초기에 이르러 줄무늬는 악마의 옷에서 하인의 옷으로 위상을 높였다. 15세기 초부터 16세기 중반에는 하인들에게 줄무늬 옷을 입히는 게 하나의 유행으로 번졌다고 한다. 근대에 이르러 줄무늬는 낭만적인 의미를 띠게 되었고, 전원풍의 옷에 주로 사용되다가 1770년대에 우아한 여성들의 패션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줄무늬는 또한 징벌의 의미를 갖기도 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위생, 아동용품, 제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니, 줄무늬가 지나온 여정은 참으로 파란만장하다.

 

 

 

 


 

 

 

다양한 미술 작품과 역사의 핫이슈로 재밌게 접근하는 서양 미술사

 

 

시대에 따라 같은 대상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가 이토록 다룰 수 있음을 실감한 시간이었다. 성경 속 배신자, 부정하고 싶은 성자 요셉, 창녀와 망나니 등 소외 계층을 나타내던 줄무늬가 중세 시대에 전도유망한 여러 가문 문양에 쓰였다는 건 좀 아이러니했다. 그 줄무늬는 별개의 것으로 취급했다고 하니, 이건 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였던 듯. 줄무늬를 얼마나 혐오스러워했으면, 얼룩말마저 사악한 존재라고 굳게 믿었다고 하니 헛웃음이... 이 책 《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덕분에 다른 미술 관련 책에서는 자주 보기 힘들었던 줄무늬가 담긴 여러 작품을 대거 감상했다. 내게는 멋스럽게만 느껴지는 줄무늬가 이토록 황당한 시련을 겪었을 줄이야! 서양 미술사 혹은 문화사에 관심 있는 미술 애호가, 의상 디자인을 공부하는 패션 학도, 특정 주제와 미술 작품을 통해 세계사를 만나고 싶은 독자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굉장히 재밌어요, 속닥속닥)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s******g 2022.11.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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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 악마의 무늬가 자유의 상징이 되기까지
"[서평] 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 악마의 무늬가 자유의 상징이 되기까지" 내용보기
사람들마다 고정관념과 편견은 있지만 이것이 종교적 관습과 미신이 결합될 때 얼마나 무서운 사회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1295년 교황 보니파시오 8세가 내린 특별 교서에는 모든 수도사가 소속과 상관없이 줄무늬 옷을 착용할 수 없다는 명령을 공포한다거나 1310년 종교적 직책을 맡고 있던 구두 수선공 콜랭 도리쉬에가 결혼 후 '줄무늬 옷을 입었다'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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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마다 고정관념과 편견은 있지만 이것이 종교적 관습과 미신이 결합될 때 얼마나 무서운 사회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1295년 교황 보니파시오 8세가 내린 특별 교서에는 모든 수도사가 소속과 상관없이 줄무늬 옷을 착용할 수 없다는 명령을 공포한다거나 1310년 종교적 직책을 맡고 있던 구두 수선공 콜랭 도리쉬에가 결혼 후 '줄무늬 옷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사형을 당한 건 충격적이었다. 그 당시 줄무늬가 가진 상징성이 꽤나 부정적이고 비기독교적으로 보였다는 방증이다. 지금처럼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입고 다니는 시대에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물론 현재 이슬람권에서는 여성들이 밖으로 외출할 때 히잡 입을 것을 강요받고 있다. 종교적 관습이 사회를 지배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실 중세 시대에는 '줄이 있는 것'과 '다양한 것'은 종종 동의어로 쓰였는데 줄무늬가 경멸적 어휘로 바뀐 것은 중세 문화에선 다양한 것이 불순하고 위협적이며 부도덕하고 속임수를 쓴 것을 의미해서 실제 그림에도 같은 의미로 표현하곤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세 시대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부정적인 의미를 뜻하는 대상은 예외 없이 줄무늬나 점박을 그려 넣었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 인식이 팽배한 사회에서의 세계관 안에 있으면 사람들에게 각인되기 쉽다는 사실이다. 16세기 이전만 해도 줄무늬는 악마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근대 사회에 접어드는 시기부터는 줄무늬 패턴이 의복, 문장 이외에도 실내 장식, 가구 장식, 항해, 위생, 일상생활 분야에서 다양하고 폭넓게 사용되기 시작한다.

 

사회가 근대화되고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점점 종교적 관심이나 미신에 얽매이지 않고 실용적으로 사고하게 된다. 그래서 경멸을 받아왔던 줄무늬는 건축 현장이나 패션에 활용되며 여러 계층에서 누구나 즐겨 입는 옷이 된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20세기에 들어 생각되는 건 유대인을 수용소에 가둘 때 입던 죄수복, 뉴욕 양키즈 선수들의 스트라이프 운동복, 유니클로 티셔츠 정도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는 유행을 타지 않는 패턴의 옷이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줄무늬 하나만으로도 역사적, 인문학적 사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 읽는 내내 즐거운 시간이었다. 시대에 따라 혐오스럽게 보이기도 하고 매혹적으로 보인다는 것이 신기했고 우리에게 또 다른 편견이나 고정관념은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c******d 2022.11.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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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멸과 혐오에서 혁명과 자유까지, 역동적인 줄무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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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는 인간과 공간 사이의 질서를 창조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공간은 기하공간이자 사회적 공간이다.' (P215)     스트라이프는 우리에게 무척 친숙하며, 자주 사용하는 무늬 중 하나이다. 줄무늬가 들어가 의복, 장신구, 실내장식, 기호나 표지, 심지어 줄무늬 마을로 불리는 곳도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줄무늬가 서양 중세시대에는 타락, 혐오, 스캔들의 상징이었다면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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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는 인간과 공간 사이의 질서를 창조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공간은 기하공간이자 사회적 공간이다.' (P215)

 

 

스트라이프는 우리에게 무척 친숙하며, 자주 사용하는 무늬 중 하나이다. 줄무늬가 들어가 의복, 장신구, 실내장식, 기호나 표지, 심지어 줄무늬 마을로 불리는 곳도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줄무늬가 서양 중세시대에는 타락, 혐오, 스캔들의 상징이었다면 믿어지는가? 

 

중세 문장학의 대가이자 색채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이며, 서양 중세 상징사, 파랑의 역사, 빨강의 역사 등을 통해 색과 상징, 기호에 대한 책들을 다양하게 저술한 미셸 파스투로가 우리에게 이번에 들려주는 주제는 <스트라이프>다. 12~13세기부터의 방대한 자료를 통해 줄무늬에 담긴 사회적, 문화적, 기호학적 역사는 스트라이프가 단순한 무늬를 넘어 사회적 구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으로 얼마나 유용하였는지, 시대에 따라 얼마나 변화무쌍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 중세에서 21세기까지 시대의 흐름 속 변화의 과정을 다양한 사료, 칼라 도판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줄무늬의 역사는 그야말로 시대별 다채로운 상징성 만큼이나 역동적이다. 서양 중세시대 문학작품, 예술, 도상 등에서 등장하는 줄무늬를 착용한 사람들은 대체로 악마, 반역자, 창녀, 광대, 수형자, 사생아, 불구자, 집시 같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배척받는 사람,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거나 타락시키는 자들이다. 단순히 관습적으로 배척된 것만이 아니라 14세가 프랑스에서는 종교적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 공의회에서 명령한 줄무늬, 체크무늬 옷을 금지를 어겼다는 이유로 사형을 당한 기록도 있다고 한다. 다른 지역들에서도 배척받고 사회에서 제명된 위치의 사람들에게 줄무늬 옷을 착용하게 하거나 장식품을 걸치게 하는 등의 의복에 대한 규제가 법률로 규정되어 있었다. 문학이나 예술에서조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물론 중세에도 모든 줄무늬가 부정적, 배척의 이미지만으로 사용된 것은 아니다. 가문이나 집단을 상징하는 문장에서 사용되는 줄무늬는 높은 지위나, 가문의 체계적인 구분이 가능하도록하는 표상이기도 했다. 

 

줄무늬는 하인들의 제복으로 주로 사용되면서 예속의 상징이기도 했다가 이후 점차적으로 귀족적이고 가치 있는 무늬로, 부정적인 의미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어갔으며, 16세기부터 19세기 유럽이 근대에 들어서고 낭만주의 시대를 거쳐가며 줄무늬는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고 , 그 의미 뿐만 아니라 구조적 형태, 사용처, 색이나 배열 등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미국 혁명, 프랑스 혁명을 통해 줄무늬는 혁명 이데올로기의 상징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당시에 사용된 국기, 휘장, 깃발, 의복, 다양한 장식에서 줄무늬를 볼 수 있다. 특히 줄무늬의 역사에 큰 영향을 준 프랑스 혁명 당시 줄무늬는 과거 중세 시대에 소외, 사회적 신분을 상징하는 것과는 또 다르게 혁명이라는 가치에 대한 동조의 표현, 집단과 본인의 사상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줄무늬의 경멸과 배척의 의미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긍적적, 부정적인 상반된 두 의미 모두로 사용되어갔다. 근대의 죄수복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줄무늬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또한 유럽어권의 언어에서 ‘줄을 긋다’는 배척하거나 삭제, 금지의 의미를 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한국에서도 ‘줄을 긋다’가 사람에게 사용되는 경우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경멸과 배척, 예속과 속박, 귀족적인 의미, 낭만과 혁명, 자유, 보호, 천박함과 고상함, 위생적, 시각적 의미까지, 줄무늬에 담긴 역사는 실로 다채롭고 흥미롭다. 줄무늬라는 상징을 통해 사상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 뿐만 아니라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인류를 고정된 가치관과 굴레에서 어떻게 자유롭게 만들었는가 였볼 수 있었다. 

스트라이프는 하나의 이미지가 담고있는 상징, 의미가 시대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가를 확연히 알 수 있는 소재였다. 더불어 기호와 상징을 얼마나 이해하는냐에 따라 그 시대의 문화, 예술, 문학 작품을 더 깊고 풍부하게 읽어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한번더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지금 우리 주변에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색, 무늬, 형태들에는 또 어떤 역사와 의미가 담겨 있을까 궁금해진다. 기호와 상징의 세계는 역시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a***2 2022.10.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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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의 모든 것을 파헤쳐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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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만 읽었는데 줄무늬는 참 고생이 많이 한것 같아요. 줄무늬만의 아픔, 고생, 참 평탄하지 않았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ㅎ 시대별로 줄무늬의 역사 뿐만 아니라 줄무늬의 의미,상징성까지 함께 설명해주고 있네요. 줄무늬의 문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되었고, 그 중에서도 옷은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매체라고 말한다. 한번 눈 크게 뜨고 줄무늬를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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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만 읽었는데 줄무늬는 참 고생이 많이 한것 같아요.

줄무늬만의 아픔, 고생, 참 평탄하지 않았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ㅎ

시대별로 줄무늬의 역사 뿐만 아니라 줄무늬의 의미,상징성까지 함께 설명해주고 있네요.

줄무늬의 문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되었고, 그 중에서도 옷은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매체라고 말한다.

한번 눈 크게 뜨고 줄무늬를 찾아보아요. ^^

1부.


콘잘레스 코크 <예술가의 식사> 1660년경.

한번도 그림작품 속에서 "줄무늬는 어디 있을까?"하고 찾아본 적이 없었네요.

책에서 예술가의 줄무늬 의상에라고 콕 짚어주고,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가끔씩 기상천외한 복상을 해야만 예술가로 인정받았다는 설명이 보니 줄무늬가 훨씬 더 잘 보이더라구요.

책에서는 많은 작품들을 보여주고 또 보여주고 있어요.

자세한 설명보다 그림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 훨신 눈에 잘 들어오네요.

줄무늬의 역사 특히 책을 읽는 내내 줄무늬는 어디에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지금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는게 신기하네요.

그것은 단순히 중세의 문화적 문제였을까?

아니면 줄무늬 옷에 대한 편견은 성경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라 시각적 인식의 문제는 아니었을까?

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서문中

모든 스캔들은 자신에 대한 증언이나 자료를 남긴다. 바로 그 때문에 고대의 역사가들은 사회 질서의 유지보다 사회 질서의 위반과 관련된 사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중세 말에 줄무늬와 줄무늬 옷과 연관돼 일어난 사건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민무늬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 즉 정상적인 것이기에 관련 자료가 거의 없다. 반면에 줄무늬는 혼란을 야기하고,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소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관련 자료가 넘쳐난다.

중세시대 줄무늬는 스캔들, 혼란,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소등을 일으킨다?!


 

르네 2세 드 로렌 공작의 하루, 1492-93년.

강력한 정의의 수호자이면서 변덕스럽고 우유부단한 성격을 지닌 모호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림 속 다윗왕의 줄무늬 옷은 이 모든 면모를 보여준다.

캔터베리 시편, 1195-1200년경.

살로메가 입은 줄무늬 옷은 그녀가 믿을 만한 인물이 못 되며 애욕을 불러일으키는 사악한 무희임을 강조한다.

앞서 말한대로 이 책은 자세한 설명보다는 그림에 주안점을 둬서 그림 보면서 그림 아래 줄무늬에 대한 설명을 읽기만 해도 이해가 팍팍 되네요.

줄무늬 하나 속에 이런 이야기가 숨어있는 줄 이 책 안봤으면 몰랐을꺼에요.

중세 시대에 줄무늬와 '다양성'이라는 개념은 별개가 아니었어요.

중세 라틴어에서 '줄이 있는 것'과 '다양한 것'은 종종 동의어로 사용되었고, 이런 동의 관계가 줄무늬를 단번에 경멸적 어휘로 분류되게 했어요.

중세 문화에서 다양한 것은 불순하고 위협적이며 부도덕하고 속임수를 쓰는 것을 의미했어요. 따라서 중세의 그림에서 불충한 사람, 광기를 보이는 사람, 신체적 결함이 있는 사람 등에 줄무늬 옷이 입혀져 있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고, 중세의 신실한 기독교인에게 다양함은 죄악과 연관되고 지옥으로 인도하는 개념과도 같았네요.

2부.

유럽 사회가 근대로 접어들면서 줄무늬는 새로운 차원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건 그렇다고 과거에 지녔던 줄무늬의 특징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대요. 다만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부여받았다고 해요.

이 시기부터 줄무늬 직물은 의복과 문장 말고도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었는데, 실내 장식이나 가구 장식, 항해, 위생, 일상생활 등의 분야에서 사용 빈도가 점차 높아졌다고 해요,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면서 줄무늬에 부영하는 의미도 매우 다양해졌구요.


헨리 모슬러, <1777년 깃발의 탄생>, 1911년.

열세 줄의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이루어진 가로 줄무늬 깃발은 1770년대 말부터 영국의 지배에 맞서 독립을 선언한 열세 개의 식민지를 뜻했다. 이는 '전진하는 자유'와 새로운 사상의 상징물로 받아들여졌다.

엄밀히 따지면 18세기 말의 줄무늬는 프랑스 혁명의 창조물이나 독점물이 아니다. 앞서 살펴보았듯, 낭만과 혁명의 줄무늬는 미국에서 건너온 것이었다. 오늘날에도 많은 나라에서 '스트라이프'는 '미국적인 것'을 암시한다.

왼쪽 : 클로드 모네, <1878년 6월 30일, 축제가 열린 파리의 몽토르괴이 거리>

오른쪽 : 프레더릭 차일드 하삼, <1916년 7월 4일>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화가들은 깃발을 좋아했다. 특히 프랑스 삼색기와 미국 성조기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모든 면에서 혁명기의 프랑스는 줄무늬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기간 동안 줄무늬는 사회 전반에 확대되었을 뿐 아니라 이전보다 새롭고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새롭게 취하게 된 줄무느의 긍정적인 가치는 낭만주의 시대가 끝난 다음에도 살아남았고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줄무늬를 경멸적으로 보는 시선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현대에 이르러 줄무늬에 상반된 가치와 함께 부여됨으로써 두개의 가치 체계가 공존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줄무늬가 결코 중립적인 의미로 사용된 적은 없다.

3부.

에두아르 마네, <아르장퇴유>, 1874년.

여성들에게는 얌전하고 우아한 줄무늬를, 남성들에게는 '불량스러운'줄무늬를 선시했다. 인상파 회화 시대에 센 강가나 바닷가는 그야말로 줄무늬 천지였다.


앙리 마티스, <회색 바지를 입은 오달리스크>, 1925년.

마티스틑 특히 줄무늬 직물을 즐겨 그렸다. 넓거나 좁은 줄무늬,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색의 줄무늬, 세로나 사선 줄무늬, 단일 혹인 반복의 줄무늬, 불연속 줄무늬, 산포 무늬 또는 체크무늬와 연관된 줄무늬 등 온갖 종류의 줄무늬가 마티스의 그림에 등장한다. 그의 그림이 강한 음악성을 띠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로베르 두나오, <파블로 피카소>, 사진, 1970년.

줄무늬 옷을 입은 예술가의 초상

화가들이 줄무늬 표면이나 천에 끌렸던 이유는 줄무늬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일탈을 꿈꾸게 하며, 그림에 리듬감과 생동감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화가들은 일찍부터 줄무늬를 그림에 도입했을 뿐 아니라 고딕 시대(12-15세기)의 종교화부터 현대의 추상 예술까지 오랜 세월 동안 줄무늬를 사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사이> 생각보다 두꺼운 책은 아닌데 그 속에는 굉장한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숨어 있어요.

스트라이프, 줄무늬의 역사와 상징성, 의미를 책 속에 작품을 보여서 함께 알아갈 수 있네요.

그림 속 줄무늬 앞으로 조금 더 눈여겨 봐야 할 뽀인트가 되겠네요!!!

 

 

 

 

 

 


 

h***e 2022.10.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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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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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내게는 일단 호감을 주는 단어다. 경쾌하고 산뜻하고 자유롭고 어딘지 세련된 느낌도 있지 않나. 둘러보니 셔츠와 원피스, 문구류, 소파 쿠션, 커튼 등 나의 일상 곳곳에 스트라이프 무늬가 들어와 있다. 줄무늬 옷들을 입거나 줄무늬가 그려진 머그컵에 커피를 마시는 일이란 생각만으로도 어쩐지 기분전환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스트라이프는 이렇게 일상에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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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내게는 일단 호감을 주는 단어다. 경쾌하고 산뜻하고 자유롭고 어딘지 세련된 느낌도 있지 않나. 둘러보니 셔츠와 원피스, 문구류, 소파 쿠션, 커튼 등 나의 일상 곳곳에 스트라이프 무늬가 들어와 있다. 줄무늬 옷들을 입거나 줄무늬가 그려진 머그컵에 커피를 마시는 일이란 생각만으로도 어쩐지 기분전환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스트라이프는 이렇게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 긍정적인 무늬로 느껴지지 않을까.

<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 사이>라는 제목 앞에서 스트라이프가 혐오의 무늬가 될 수도 있을까. 잠시 갸웃했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가 지금 아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수많은 개념과 감정들이 실은 겨우 몇 세기 전에 만들어 지거나 고작 백 년 전쯤 시작된 것일 때가 많다. 어떤 특정한 대상이 상징하는 것은 시대마다 그 사회의 문화 정치적 맥락 안에서 전혀 다른 의미와 가치를 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스트라이프라는 일상적인 무늬가 지난 수천 년간 어떤 의미를 품고 인간의 삶 속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왔는지 살펴보는 책이다. 줄무늬의 기호학적 이슈뿐 아니라 사회학적 관점도 깊숙이 다룬다. 커다란 역사적 사건으로 돌아보는 인간의 역사가 아니라 이렇게 구체적인 하나의 소재로 들여다보는 역사 이야기는 늘 재미있다. 그것이 어떤 물질성을 가진 물건도, 한 사회와 공동체를 이끌던 법이나 제도도 아닌 일상의 '무늬'라는 점도 대단히 흥미롭다.

 


시대별로 나누어 3부로 구성된 책은 제일 먼저 중세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줄무늬 옷을 입어서 오랫동안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카르멜회 수도사들의 스캔들을 읽다 보면 스트라이프 무늬의 옷을 몸에 걸친다는 것이 당시 얼마나 진지하게 불경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중세 시대에 줄무늬란 지금 우리가 알고 누리는 것과 아주 멀다. 그것은 사회 질서의 위반으로 혼란을 야기하는 무엇이었는데, 특히 평범한 민무늬와 구별하여 정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었다. 자연스럽게 소외되고 배척된 사람들에게 줄무늬라는 상징으로서의 무늬가 새겨지곤 했던 것이다. 줄무늬는 종종 악마적인 것으로도 여겨졌다니 지금으로서는 참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물론 여기에는 단순히 무늬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들의 인식 체계와 다른 중세인들이 이미지를 읽어내는 방식이 있다. 그들에게 줄무늬는 형태이기 이전에 '구조'였다. 줄무늬와 반점 무늬에 대한 불신을 설명하는 다양한 기록들을 보면 중세인들이 세상을 읽고 파악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이 지금과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다. 역사를 돌아볼 때 가장 중요한 태도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관점을 버리고 당시의 사회적인 배경과 맥락을 읽는 것일 것이다.

이 책은 스트라이프라는 경쾌한 무늬가 실은 지금과 얼마나 다른 의미와 상징으로 인간 세계에 함께 해 왔는지 살펴보며 바로 그렇게 과거의 눈과 마음을 경험하게 한다.

 

줄무늬에 대한 중세인들의 부정적인 시선은 동물에게도 이어졌다는 글을 읽으며 다소 공포스러운 마음으로 얼룩말을 떠올렸는데, 16-19세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는 2부에서 얼룩말에 대한 인식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중세의 작가들에게 줄무늬가 선명한 얼룩말은 끔찍하고 악마적인 존재였지만 19세기에 이르러 얼룩말은 ' 자와 캠퍼스를 이용해 그린 것처럼 엄청난 규칙성과 대칭성을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동물 중 하나로 꼽히게 된다. 박물지의 저자 뷔퐁의 얼룩말에 대한 이러한 표현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유를 우선시한 계몽주의의 등장과 맞물려 있음은 물론이다.

얼룩말뿐 아니라 이제 줄무늬는 낭만적인 무늬로 인식되며 의복뿐 아니라 인간 생활 곳곳에 스며든다. 미국의 독립혁명의 영향으로 선명한 스트라이프는 이제 자유와 혁명의 상징이 된다. 근대사회가 도래하면서 줄무늬는 과거 경멸과 소외의 의미를 지우고, 자유로움을 얻는 이야기를 읽으며 역사가 전개되는 방식은 시대를 구분하는 커다란 사건과 인물뿐 아니라 이렇게 우리 주변과 밀접한 소재 안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남을 깨닫는다. 이 책의 매력.

줄무늬 천막이 유행하던 시기를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인간의 상징체계란 결국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있음을 주목하는데 근대 이후 줄무늬가 긍정적인 관념을 얻게 된 것은 1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이 발전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스트라이프라는 하나의 작은 소재를 들여다보더라도 역사는 결국 모든 방향으로 읽어낼 수밖에 없구나.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마지막 3부, <현대의 줄무늬>였다. 19-21세기의 스트라이프를 다루는 글이다.

르네상승 이후 새로운 지위를 얻기는 했지만 여전히 죄수복을 연상시키며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있는 줄무늬가 어떻게 가장 편안한 복장인 파자마의 무늬로 자리를 잡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줄무늬의 위생학'이라는 제목의 글로 추론해가는 저자의 통찰이 꽤 인상적이다.

소위 마린룩이라는 것을 떠올려보면 경쾌한 줄무늬를 빼놓을 수 없다. 저자는 역사학자답게 뱃사람들의 줄무늬 옷을 꼼꼼히 분석하는데 19세기 이후 스포츠와 레저의 영역으로 확장된 것을 큰 파급력을 가진 사회 현상으로 보며 줄무늬가 오늘날 일상 속에 하나의 체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것에 주목한다. 이런 시선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은 책을 읽는 내내 좋았다.

줄무늬 티셔츠 차림으로 유명한 피카소나, 그림 속에 줄무늬 등 다양한 패턴을 그려 넣었던 마티스 등 미술작가들의 이야기를 줄무늬와 살펴보는 것도 반가웠다. 

 

"화가들이 줄무늬나 천에 끌렸던 이유는

줄무늬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일탈을 꿈꾸게 하며,

그림에 리듬감과 생명감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것을 벗어나 시선을 끌고, 일탈을 꿈꾸는 줄무늬가 예술가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다. 중세 시대 일탈은 질서를 위반하고 혼란을 야기하는 그래서 마땅히 줄무늬로 구분하고 금지하고 처벌하여야 할 대상이었지만 이제 예술가들은 당당히 줄무늬를 그리며 세상에 균열을 내는 것이구나.


 

좋아하는 작가. 오로지 다양한 색채의 줄무늬로 작업하는 다니엘 뷔렌도 소개된다. 혐오와 매혹 사이, 스트라이프의 역사를 알고 나면 예술 작품 속에서 그리고 우리 일상 속에서 줄무늬가 지금 얻어낸 이 자유분방함이 새삼 귀하다.


 

'줄무늬가 음악과 맺는 관계는 내밀하고 본질적이며, 거의 존재론적인 성격을 갖는다'(p.210)는 저자의 말에 크게 공감한다. 오선지 악보, 피아노 건반, 현악기의 활 등을 생각해 보면 음악이란 곧 줄무늬 위에서 벌어지는 예술이 아닌가. 여기서 줄무늬는 리듬과 균형, 조화가 되는 것이 어쩐지 뭉클하다.

 

줄무늬의 역사를 살피고 나면 결국 우리가 본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커다란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저자는 서문에 '본다'라는 것은 '구분하다'를 의미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한다. 나는 그 질문에 중세 문장학의 대가로 색의 역사와 상징에 대한 깊은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저자의 통찰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본다는 것은 구분하는 것일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눈으로 무언가를 본다는 것, 사물을 인식하는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인 활동이 아니라 끊임없이 해석하고 구분하는 문화적인 태도일 것이다.

 

내 주변의 모든 것을 어쩐지 더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책.

스트라이프의 역사 안에 결국 세상 모든 것이 있더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했습니다.

 

 

 

 

d****5 2022.11.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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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혐오와 매혹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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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의 줄무늬는 활동적인 느낌을 주고 옅은 파스텔톤의 세로 줄무늬는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옥스퍼드 셔츠에 그려진 세로 줄무늬를 좋아한다. 취향의 변화도 있지만 시대의 유행에 따라 줄무늬의 면적이 줄어들기도 커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스트라이프를 좋아한다. 그러니 책의 제목에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책에서 언급되는 줄무늬의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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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의 줄무늬는 활동적인 느낌을 주고

옅은 파스텔톤의 세로 줄무늬는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옥스퍼드 셔츠에 그려진

세로 줄무늬를 좋아한다.

취향의 변화도 있지만 시대의 유행에 따라

줄무늬의 면적이 줄어들기도 커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스트라이프를 좋아한다.

그러니 책의 제목에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책에서 언급되는 줄무늬의 역사 속에는

계급과 사회적인 분위기가 함께 집약되어 있다.

줄무늬가 부정적으로 쓰이던 중세시대.

이 책은 그 때부터 시작한다.

 

카르멜수도회가 파리에 입성할 당시

그들이 두르고 있는 망토는 줄무늬였다.

망토가 줄무늬였던 이유를 설명하는

여러가지 기독교적인 설들이 있었으나 

사람들은 그것에 상관없이 그들을 조롱하고 압박했다.

그럼에도 30년 가까이 수도회와 교황청 간의

줄다리기는 이어졌고 교황의 특별교서로 인해 

마침내 카르멜회는 민무늬 망토로 바꾸게 된다.

 

이쯤되면

줄무늬가 이토록 천대를 받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인류의 긴 역사속

모든 것이 이유가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문화의 암흑기였던 중세시대의 특성으로 미루어 볼 때 

눈에 띄는 형상이나 행동에 대한 반감이 있지 않았을까

 

책에서 지은이가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고 본다.

'성경해석의 문제가 아닌 시각적 인식의 문제'라고 하며

설명하는 뒤의 문장들은 사실 언뜻 이해가 잘 안되었다.

 

"단순명료하고 구조적으로 겉과 속을 알수 있어야 하는

당시의 인식체계에 반해서 줄무늬는 바탕과 무늬를

뚜렷하게 알수없기 때문에 혼란스러움을 야기하므로

줄무늬를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대게 색이나 형상에 대해서 

직관적으로 이미지를 부여한다.

시작이 부정적이고 파급력이 상당할 때  

그 첫 이미지는 꽤 오래가는 것 같다. 

줄무늬도 그런 예라고 생각한다.

당시 줄무늬는 하층민에게 입혀졌다.

창녀, 어릿광대, 재단사 같은 이들로 하여금 

눈에 띄게 하려는 목적으로 줄이 간 의복을 입도록 했다.

아마도 이들에 대한 경멸의 의미를 담았을 것이다.

(내생각엔 그들 역시 줄무늬가 나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했을거 같다. 사람의 이목을 끌어야 하는 직업을 가졌던

그들에게 줄무늬는 더할 나위없는 광고판이 아니었을까?)

 

유럽의 근대에 들어와서는 하인 또는 흑인 노예에게

줄무늬가 들어간 옷을 입혔다.

줄무늬는 점차 흑인노예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이는 줄무늬에 '이국적인 또는 미개한' 이라는

수식어를 추가시켰다.

그러한 이미지가 급반전하는 시기가 온다.

18세기 말 ~ 19세기 초에 1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발전은 이국적인 이미지의 줄무늬를

세련되게 탈바꿈시켰고 그 결과 동적이고 

시야가 트인듯한 착시현상을 주는 세로줄무늬가 

주거형태에 쓰이기도 했다.

 

이후로 눈에 잘 띄게 할 목적으로 죄수들에게 

가로줄무늬 죄수복을 입혔고

이는 가로줄무늬=죄수복이라는 

부정적 공식을 만들었다는 면에서 

중세시대의 줄무늬를 계승한다. 

또한 같은 목적으로 사물에 줄무늬를 그어서

방벽(국경)이나 필터의 역할을 하게끔 하기도 한다.

지은이는 언어의 어원에서도 줄무늬가 갖는 상징이

나타난다고 서술하고 있다.

 

현대에 들어서 역동적이고 세련된 

(내가 좋아하는) 진정한 '스트라이프'가 인기를 얻고

미술. 음악 등의 다방면에서 문화적으로 활용되는가

하면 또 다른 면으로는 여전히 중세시대와 같이 

어둡고 제한적이고 불량한 이미지로 활용되기도 한다.

 

지은이는 마지막으로 줄무늬에 대한 명과 암을 

말하면서 책을 마친다.

 

'줄무늬를 만든 것은 사람이지만 그 성패는 결국 줄무늬에 달렸다.

이 말은 줄무늬의 성격과 기능이 전적으로 사회가 의도하는 바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줄무늬에는 체제의 확립에 저항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중략......

줄무늬도 지나치면 광기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잊지 말기를'

219~224p

 

결국 줄무늬는 인간의 시선에 따라서 의미가 확립되고

그 의미는 계속 변화한다. 

악한 의미에서 경멸?소외의 의미, 강조의 의미, 

현대에 들어서는 패션의 일부로서 다양한 상징으로

소비되고 있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줄무늬에서 지금까지도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의미로서의 줄무늬가 어느날 나타날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쓰임새는 앞으로 어떠할지 기대가 된다. 

a******9 2022.11.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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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프, 혐오와 매혹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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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적은 악마의 줄무늬나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했던 스트라이프 무늬가 시대가 변하며 현대에는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게 된 역사적 흐름과 인문학적 의미까지 소개한 서적이라 하겠다.     서적은 총 시대 순으로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13 ~ 16세기에서 줄무늬가 악마, 해로운 존재, 사람들의 냉대를 받는 천한 직업의 사람이나 심지어 성서에서 큰 의미가 없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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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적은 악마의 줄무늬나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했던 스트라이프 무늬가 시대가 변하며 현대에는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게 된 역사적 흐름과 인문학적 의미까지 소개한 서적이라 하겠다.

 

 

서적은 총 시대 순으로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13 ~ 16세기에서 줄무늬가 악마, 해로운 존재, 사람들의 냉대를 받는 천한 직업의 사람이나 심지어 성서에서 큰 의미가 없던 인물인 요셉의 의류에 쓰려진 역사적인 사실을 소개한다. 특히 요셉의 경우 다른 경우의 부도덕, 불명예가 아닌 ‘모호함’의 기호로 작동한다는 점이 특이한 사항이라 하겠다.

2부는 16 ~ 19세기에서 줄무늬가 과도기의 시기였다고 해설한다. 특히 낭만주의시대에 이르러 줄무늬가 새로운 시대의 상징처럼 사용되며 과거의 부정적인 의미를 거의 지우게 됐으며 현재에도 많은 사랑을 받는 세로 스트라이프가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경우 죄수복에 줄무늬를 사용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구원의 희망마자 앗아갈 정도로 품격을 떨어뜨리려 했으며 줄무늬 자체가 사악한 힘을 지닌 것처럼 사용되었고, 프랑스어에서 줄을 긋다와 처벌하다가 같은 어원에서 나타난 것으로 저자는 주장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3부 현대의 줄무늬에서는 줄을 긋는 행위 자체가 표시를 하면서 정돈을 하는 것이고 무엇인가를 새기면서 방향을 정하고 흔적을 남기며 조직화하는 의미이며 조직화가 새로운 곳을 창조하는 주요 요인이라 줄을 긋는 행위 자체가 무엇인가를 풍요롭게 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횡단보도, 바코드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해군 군복을 본 따서 유통되었던 아동용 줄무늬 옷을 어린 시절 많은 학생들이 입고 다녔는데 이것이 위생의 표지이고 청결과 공중위생을 보장하는 표시라는 내용이 가장 흥미로웠다. 당시에는 그 옷을 보며 깔끔한 제복이미지가 강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것이 위생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은 처음 접했다.

 

 

이 서적은 줄무늬의 의미를 역사적 흐름에 따라 소개한다. 현재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디자인인 스트라이프가 과거 광대, 창녀를 비롯해 사람들에게 냉대를 받는 사람들에게 낙인처럼 입히고 예술작품에서도 묘사되었다. 그리고 죄수를 비롯해 일반인과 구별하기 위해 줄무늬 의상을 입히거나 감옥의 창살을 통해 구분하려는 의미로 줄무늬가 많이 사용되었었다. 유명 스포츠 의류나 고급 의류 브랜드에서 특정 부의를 장식하는 3선 혹은 4선의 줄무늬는 의류를 더욱 고급스럽게 보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줄무늬에 대한 저자의 다양한 해석은 독자들의 사유의 폭울 넓혀 줄 것으로 생각되어 의미 있게 다가와서 좋았다. 서적에서는 현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스트라이프의 의미에 대해 광범위하게 깊이 있게 다루며 그 의미가 긍정적으로 많이 변했다는 역사적 진실을 소개하여 줄무늬에 대한 역사적 흐름과 의미를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서적으로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서적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려 드립니다.

t****1 2022.10.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