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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자인 역사에 대한 유일한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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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디자인/김종균/2013/안그라픽스일본 근현대 디자인 역사 책을 읽고 나서 우리나라 디자인 역사관련 책은 눈에 띄는 게 없어서 검색 해 봤는데... 최범이라는 디자인 평론가가 쓴 책이 여러권 있었고 그 외에는 이런 저런 전문가들의 책이 한 두 권 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디자인 통사는 눈에 안 들어와서 다시 열심히 검색한 결과 바로 이 책이 근현대 한국 디자인을 통사적으로
"한국 디자인 역사에 대한 유일한 바이블" 내용보기
한국의 디자인/김종균/2013/안그라픽스
일본 근현대 디자인 역사 책을 읽고 나서 우리나라 디자인 역사관련 책은 눈에 띄는 게 없어서 검색 해 봤는데... 최범이라는 디자인 평론가가 쓴 책이 여러권 있었고 그 외에는 이런 저런 전문가들의 책이 한 두 권 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디자인 통사는 눈에 안 들어와서 다시 열심히 검색한 결과 바로 이 책이 근현대 한국 디자인을 통사적으로 제대로 다룬 책이었습니다. 아, 그래도 있긴 있구나, 다행이다 하면서 읽었습니다. 
최범 평론가가 추천사를 썼고 들어가는 글과 차례에 이어서 본론이 6장에 걸쳐서 이어지며 이후 덧붙이는 글, 나오는 글 그리고 깔끔하게 정리된 한국 디자인 연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들어가는 글에는 각색되지 않는 우리 디자인의 맨얼굴이라는 제목. 냉정한 어조로 통사적으로 시대별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1장 근대화와 디자인. 서구 사회의 근대, 근대화 그리고 모더니즘에 대해 소개하고 이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구한말 일제 시대이지만 본연의 의미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없었고 그나마도 일제에 의해 서구적인 디자인 교육은 국내에서는 사실상 금지되었다고. 일제는 조선의 미를 의도적으로 비감어린 예술로 표현하였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야나기 무네요시(근대 미술사관련 책에 어김없이 나오는 인무ㅡㅡ;;). 일제는 당대 일본에서 그러했듯이 조선에서도 신고전주의 형식의 건축을 유행시키고 이른바 조선색이라고 하는 향토미를 강조한 미술로 한정하려함. 
2장 미국 문화와 근대 디자인 1945-1950년대
이른바 근대를 직접 서구를 통해서 직접 느낄 수 있는 시대가 옴. 저자는 디자인에 있어서 근대는 일제시대가 아닌 미군정시대부터 왔다고 보고 있음. 근대 디자인 교육이 시작되고,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도 출범하며(이전 조선미술전람회를 이은 것이지만. 공예 부분이 있었음) 미국의 대외원조 사업에 힘입어 한국 공예 시범소가 코리아 프로젝트를 실시함. 그러나 서구에 팔릴 만한 소재를 수공업에 가까운 산업으로 만들어내는 수준에 불과하여 산업화과정에 이르지는 못했음. 다만 디자인 교육 부분에서는 성과가 상당했다고. 
3장 권력과 한국적 디자인 1960-1970년대 
군사 정권이 주도하는 디자인 진흥기로 그야말로 수출에 목숨 걸던 시대. 디자인 역시 산업디자인으로서 부각되던 시기. 관에서 주도하는 대한민국상공미술 전람회와 디자인 계몽 운동. 디자인 자체의 예술적 가치에 대한 고민 보다는 세계적인 유행사조에 맞추려 했으며 포장 위주의 산업의 증진. 독재정권의 정권 정당성의 일환으로 건축된 신고전주의 건축과 위인들을 기린 동상들, 민족주의를 앞세운 인위적이로 만들어진 전통 디자인, 사회주의 보다 자유롭다는 표상으로서의 모더니즘을 받아들여 과잉 활용. 
4장 국제화와 오리엔탈리즘 - 1980년대
아시안 게임, 올림픽을 통해 국제 무대로 도약하면서 선진화된 디자인을 선보이려는 강박과 민족주의적인 색채 역시 가지려는 모순. 그래도 관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알고 적극적으로 부양했던 시기.
5장 포스트모더니즘과 문화산업화 
탈냉전과 자본주의 일색으로 세계화 무드와 함께 온 무한 경쟁 시대. 올림픽이 끝나고 불과 몇 년뒤 포스트 모더니즘을 받아들여 선보인 대전 엑스포. 과거 절충주의 건축에서 보다 유려하고 절묘하게 구축된 우리 것의 현대화와 재구성. IMF 이후 세계 시장에서 디자인이 더욱 중요해 짐을 간파한 대기업들이 사내에 디자인실을 정비하고 확충해 가면서 관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민간 주도의 디자인 사업이 확장됨. 
6장 시장 경쟁과 글로벌 디자인 2000년대 이후
기업 위주의 디자인 사업 확장은 물론 지방 자치제를 통해 각 지역 마다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면서 공공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짐. 특히 서울의 경우 디자인 예산 과잉이 아닌가 싶을 정도. 디자인은 문화 예술의 첨병이자 사회의 중요한 서비스 중에 하나가 된 만큼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도 학문으로서의 연구와 정진이 더욱 필요함. 

중요한 한국 현대사를 빠짐없이 다루면서 이에 따라 변천해간 디자인 정책들과 성과들 그리고 실패와 아쉬운 부분을 빠짐없이 쓰고 있습니다. 당대의 상황을 알게 해 주는 자료들도 잘 정리되어 수록되어 있고 디자인에 직접 관련된 부서를 이끌었던 관료들을 소개하고 시대별로 중요한 건축가, 미술가, 디자이너들과 이들의 작품 역시 당연히 비교적 상세히 서술하고 있으며,  한시대를 풍미한 건축물이나 생활물품들 역시 일일이 정리하여 멋진 도판으로 싣고 있습니다. 정말 정성이 가득한 책이라 디자인 관련 일과는 완전히 무관한 그저 책 덕후일 뿐인 제가 대충 넘기면서 읽으려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꼼꼼이 읽게 되었다는. 

본론에서도 내내 느껴진 바이지만 덧붙이는 말과 특히 나오는 글에서 더욱 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자 스스로가 디자인 역사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지만 실은 반성을 하는 입장에서 쓴 글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소장자들의 허락을 구하지 못하거나 확인하기 어려워 싣지 못한 자료라든가, 이전 자료에 실린 사진들의 저작권자 파악이 어려워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 하는 글 역시 새삼 감동적이었습니다. 저자는 누군가 좀 더 근사하고 당당한 한국 디자인사를 써주었으면 한다고 말미에 쓰고 있지만, 저는 저자에게 감사하고 싶습니다. 이후 누가 더 멋진 디자인사를 써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야 독자로서 저도 갖고 있지만, 아마도 이 책을 접했을 때 만큼 감동적일 것 같진 않습니다. 건조한 설명문체 속에 비판과 더불어 자성이 함께 하는 멋진 책이었습니다. 관련자라면 꼭 한번 일별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달의 사락 r*******n 2024.08.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