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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Drinking Water'지만, 사실상 식수에 관해 그 문화, 역사와 과학 등 포괄적으로 다룬다. '식수 인문학'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나아가 우리가 마시는 물이 판매용 상품으로 취급되어도 좋은지, 아니면 공공재로 취급되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심화되기도 한다.
▲에비앙은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이 병을 디자인한 스페셜 에디션을 매해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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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는 물, 씻는 물도, 강물도 아닌 먹는 물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책은 식수 라는 주제에서 단 한발짝도 옆길로 새지 않는다. 물에 대한 진지하고 깊이 있는 탐색과 균형잡힌 정치적 견해는 가장 흔하고, 가장 무심하게 대하고 있는 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처음 두 개의 챕터는 식수의 역사, 식수와 관련된 법률의 역사, 신화 등을 통해 물의 세계로 흥미롭게 독자를 인도한다. 다음 세 개의 챕터는 생수를 포함한 식수의 안전에 전념한다. 식수에 대한 생물학적, 화학적 오염, 테러리스트의 공격 등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식수의 위험 가능성을 알려준다. 그러나 제임스 셀즈먼은 이러한 위협에 대해 어느 쪽으로도 편중된 정치적 견해를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균형잡힌 어조로 어느 수준만큼의 위험을 안전이라는 개념 내에 수용하고, "보이지 않는 위협" 가능성에 대해 얼만큼의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에 이를 필요가 있음을 밝힌다. 마지막 파트인 두 개의 챕터는 최근의 정수 기술과 민영화 문제를 다룬다. 물 민영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일반인의 인식과 실제 민영화에 따른 서비스 질에 대한 대학의 연구 사례를 통해, 국가가 통제하는 조건하에서의 민영화가 생각만큼 거대 자본의 물 독점이라는 피해의식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볼리비아 정부는 1990년대 말 코차밤바시의 서비스 향상을 목적으로 민영화 개혁을 시도했는데, 계획이 시작되자마자 길거리 시위와 폭력 사태로 확대되는 격렬한 반대로 무산되고, 극빈층들은 여전히 수돗물의 혜택을 못받아 부자들보다 열 배 가까이 넘는 돈을 지불하고 물장사들에게 물을 사 먹는다. 코차밤바 선언으로 알려진 이 수돗물 민영화 반대 선언문은 권리 대 시장 인간의 필요 대 기업의 탐욕을 대변한다. 그리고 이 책은 식수의 본질 즉, 물을 인간의 기본적 권리로 보아야 하느냐 거래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보아야 하느냐 것의 사이를 고대 이집트 로마 시대의 신화, 종교적 성수, 영화와 문화 속의 물에서부터 최근 UN결의안 사이를 종횡으로 누비며 끊임없이 저울질한다. "물은 인간의 근본적인 권리이고 모든 정부는 이 공공재를 보호해야 한다 따라서 물은 상업화 되어서도 안되고 그 사유와 되어서도 안되며 상업적 목적으로 거래 되어서도 안된다." -코차밤바 선언문 중 식수 관리에 대한 다양한 종교와 신화, 전통적 문화를 살펴보면 목마름의 권리가 보장되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목마른 자가 식수에 접근하는 것은 기본 권리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플라스틱 생수의 등장과 날카로운 상승세의 시장 확대, 그로 인한 수돗물 기피, 공공 식수대의 감소 현상 등의 최근의 변화는 이러한 기본 적 목마름의 권리가 아직도 유효한가 혹은 유효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제임스 셀즈먼은 양극단의 견해에 대새 시종일관 균형잡힌 시각으로 일관한다. 거대자본의 식수원에 대한 독점과 이로 인한 물자원의 고갈에 따르는 환경 파괴, 막대한 이익창출 등의 생수시장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아끼지 않으면서 정치적으로 어느 편을 옹호하지도, 자극적으로 선동하지도 않으면서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식수에 대한 예민한 사안들을 하나씩 하나씩 정면으로 풀어 나가면서 식수에 관련된 팩트들을 꼼꼼하게 제공하고 독자들에게 사고의 전환과 판단의 몫을 남기는 객관적 글쓰기는 다소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환경에 대한 문제는 알아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물 속에 의약품이 섟여 있다고 한다. 우리가 아플때 먹는 온갖 종류의 약물, 가축의 대량 사육을 위해 사료에 섞어 멕이는 항생제와 스테로이드들이 신체 대사와 변기와 하수처리장을 거쳐 자연 속 지하수로, 식수원으로 흘러 들어 돌아 결국 다시 식수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10여년 전 30개 주의 80퍼센트의 개울에서 발견된 82개의 오염물질의 대부분이 의약품, 개인미용 및 위생용품이었으며 대도시를 비롯한 정화된 식수에 56개의 의약품과 그 부산물이 들어가 있다는 AP의 보도가 그 실상을 말해준다. 문제는 '오염이 법적 허용치를 벗어나지 않는다 해도 그 물이 여전히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이해 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원가의 수백 배 수천배를 주고 사서 마시는 생수는 한술 더 뜬다. 생수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우리가 고급 레스토랑이나 카피전문점에서 와인 가격에 해당하는 값을 지불하고 사먹어야 하는 푸른색의 탄산수 페리에에서 우연히 발견한 허용치 네 배에 해당하는 벤젠 화합물의 존재로부터 제기되었다. 미 환경보호국의 규제에 따라 매일 검사하고 오염물질이 발견되면 신속히 주민에게 알려야 하는 수돗물과 달리, 식품의약국의 규제를 받는 생수는 간헐적 매주 검사에서 오염물질이 발견되더라도 이를 줄이면 되지 사람들에게 알릴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생수에 대한 엉성한 식품의약품의 규제 또한 주경계를 넘어 거래되는 30~40퍼센트에 해당하는 브랜드에 한해서만 적용되며 주경계 내부에서 생산 소비되는 나머지 2/3는 그마저 도 피해가고, 거의 무방비상태의 주정부의 규제 내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구글링을 해보았으나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듯하나 구체적인 정보는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안전에 관한 한 우리가 옛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믿고 아무 거리낌 없이 마셔온 물이 최근 100여년 전에 와서야 질병의 원인으로 인싣하게 된 것처럼,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은 그 잠재된 위험에 무감각해져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옛 사람들이 마시는 물을 두려운 눈으로 볼 수 있지만, 당시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은 으레 자기가 마시는 물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사실이다. 내가 살아온 짧은 생애 동안에만도 많은 것들의 가치가 변하고 역전하기를 반복했다. 자연과 전통의 가치는 자본과 물질 앞에서 고리타분하고 불편한, 타도 대상이었다가, 환경파괴가 정점을 찍자 어느새 여유롭고 지적인 것의 상징이 되었다. 자연의 고유 가치는 변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마지막 챕터에서 제임스 셀즈맨이 언급한 말이 생각난다. 우리가 가정에서 빨래, 목욕, 세차, 청소, 놀이 등을 위해 마구 흘려 보내는,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수돗물은 음용 식수로서의 기준에 맞게 정화되었다. 그러나 그 수돗물을 음용에 사용하는 양은 전체 정수된 물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99%의 음용 이외에 소비되는 물을 목마름의 권리로 확장하여 국가에게 권리로서의 물을 자유와 평등 같은 기본 권리로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논쟁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억하고 살아야 할 것은, 아직도 지구상의 남쪽 반구의 대다수의 어린이와 여성들은 물 한동이를 구하기 위해, 자기 몸무게의 반 이상의 물통을 지고 나르며 학교를 가지 못하고, 박테리아와 세균이 들끓는 오염된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으며, 가난한 도시의 수도시설이 미치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은 수도 시설이 갖추어진 곳에 사는 같은 도시의 부자들에 비해 20배의 물 값을 지불하며 물차에서 물을 사먹는다는 사실이다. 기본 권리는 식수의 99%를 비음용에 사용하는 사회에서가 아니라 이런 곳에서 주장하는 것이 맞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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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식수혁명(제임스 샐즈먼: 시공사, 2013) 안전한 식수를 향한 인간의 권리와 투쟁
깨끗한 물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 ![]() 깨끗한 물, 안전한 그리고 맛있는 물을 마시고 싶다라는 인간의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인권 침해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류 역사에서 안전한 식수가 공급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마셔야 할 물의 양과 질을 위해 싸워야 했으며 지금도 싸움은 계속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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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혁명>(시공사, 2013)의 저자 제임스 샐즈먼 교수는 무역과 환경의 갈등, 식수, 경제 부문에서의 환경보호 문제, 습지대 완화를 위한 제방 건설, 생태계 보호 서비스 시장의 창출과 관련된 법률적 제도적 문제 등과 같은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6권의 책과 70여편의 논문 등을 발표했습니다.
<우리의 관심과 참여가 더욱 양질의 물 개선프로그램의 도입으로 이어집니다.>
식수에 대한 불신으로 생수 시장이 급성장하고 이제 사람들은 지하수 오염과 고갈까지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2003년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1인당 이용가능한 수자원량을 기준으로 한국을 물부족국가로 분류했으며 OECD는 2012년에 발표한 '2050년 환경전망 보고서'에서 대한민국을 '물 스트레스'국가로 분류했답니다. 살아가는데 있어 물은 배제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누군가에게 맡기고만 있지 않았는지 생각해봅니다. <식수혁명>에 등장하는 '안전한 식수를 향한 인간의 권리와 투쟁'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물에 관한 능동적인 권리행사를 읽으면서 '물'과 관련하여 현재와 미래의 우리의 과업은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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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 다이제스트> 2011년 8월 호 표지에는 물 한 컵의 사진과 함께 '우리의 물은 얼마나 안전한가?' 라는 질문이 커다랗게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컵을 가리키는 빨간색 화살표가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바로 밑에는 다음과 같은 경고문이 적혀 있다.
'로켓 연료, 피임약, 비소화합물, 또는 더 충격적인 성분이 들어있을지 모름'
마시는 물에 대해 우리 모두 관심이 크다. 수돗물을 마시는 것은 안전할까? 병에 든 생수는 괜찮은가? 우리가 마시는 식수가 테러리스트의 공격 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선 또는 고기를 선택적으로 가려 먹거나 아예 먹지 않거나 하지만 우리 모두 걱정에도 불구하고 물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없다.
선사 시대 이래로 인류는 안전한 식수가 있는 곳 주변에 정착해왔다. 소중한 자원인 물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은 권력이다. 나아가 물은 과학과 의학의 주요 관심사이기도 하다. 특히 역학과 공중보건 분야는 무엇보다도 위험한 물에서 비롯되는 건강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발전했다.
마시는 물은 상업적 거래의 대상이기도 하다. 40년 전만 해도 상업적 생수시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병에 든 생수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음료시장에서 청량음료와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나아가 마시는 물은 인류의 미래에 관한 것이다. 안전하지 않은 식수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최대의 살인마이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에 자리 잡고 있는 소도시 맥클라우드는 주민 1,300명 가량으로 교통 신호들도 없고 식품점 한 곳과 여관이 하나 있을 뿐이다. 전나무 숲과 송어 낚시터로 손꼽히는 강물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곳에선 오직 한 가지, 바로 벌목 산업만 존재했다.
1960년대 들어 목재업과 함께 이 도시는 서서히 몰락하기 시작했다. 2002년 제재소는 문을 닫았다. 맥클라우드 지방자치단체의 몇몇 인사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코자 절박한 심정으로 다른 것들을 살펴보다가 이 지역에서 풍부한 물에서 마을의 미래를 발견했다.
거대 식음료회사 네슬레의 자회사 북미 네슬레워터스는 낡은 제재소 부지에 음료공장을 지을 계획을 발표했다. 2004년 9월, 마을회의를 가졌지만 5년이 흘러도 생수공장은 지어지지 않았다. 마을의 자연을 푼 돈에 넘기고 초래될 환경적인 영향을 우려한 맥클라우드 유역流域협의체가 네슬레의 공장 건설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유엔 평가에 따르면 2030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이 심화된다면 담수량이 더욱 줄어들어 이 숫자는 더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날 식수원이 멀리 떨어져 있거나 오염 지역에 거주하는 빈곤층은 개인 공급자로부터 식수를 구입한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식수 때문에 돈을 지불한다는 비극적인 아이러니이다.
1776년,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왜 다이아몬드가 물보다 더 가치 있는가'라는 역설에 대해 설명하려 했다. 그는 <국부론>에서 그 대답을 수요와 공급에서 찾았다. 다이아몬드와 물은 사람들이 둘 다 원하지만, 다이아몬드는 희귀한 반면 물은 풍부해서 하나는 비싸게 팔리고 다른 하나는 거의 공짜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앞으론 이 설명이 완전 거짓말이 될 것 같다.
맥클라우드 마을로 다시 돌아가보자. 도대체 물의 주인은 누구인가? 맥클라우드 자치위원회는 물을 판매할 권리를 갖고 있나? 또한 네슬레는 이를 구매할 권리를 갖고 있나? 이와 같은 갈등의 한편에는 자연보호와 공동체에 대한 의무가, 다른 한편에선 사유재산권과 천연자원에 대한 자유이용권이 대립한다.
슬로시티로 지정된 청산도가 몸살을 앓는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다. 처음엔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워 출발했는지 모르지만 앞을 내다 보지 못한 우를 범하고 말았?도의 주민은 2,600여 명에 불과하지만 하루 관광객 9,000여 명이 이 섬을 찾는다고 한다.
이에 관광차량 진입을 위해 농로를 포장하고, 편법으로 펜션을 운영하고,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늘면서 신용카드 단말기까지 등장했다. 2013년 관광객의 수가 36만 명에 이르러 쓰레기 소각로는 이미 포화상태다. 주민 소득이야 증가했겠지만 조용했던 섬의 장점은 사라지고 말았다. 슬로시티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섬은 자연 그대로 인데, 인간들은 탐욕에 눈이 멀어 날뛰고 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과 마시는 물에 대한 관계이다. 이 관계는 우리가 식수를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따라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이 관계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식수는 갈등, 숭배, 치유, 질병의 원천이었고 인간의 행복과 안녕에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해왔다.
마시는 물, 즉 식수의 역사서 격인 이 책의 1부(인간, 물을 찾아 나서다)에선 안전한 식수를 찾아 고군분투한 인류의 역사를 살펴볼 것이고, 2부(누가, 마시는 물을 위협하는가)와 3부(물, 시장에서 문화까지 점령하다)에선 식수가 상품화된 현대사회를 다루고 있다.
스페인의 탐험가 후안 폰세 데 레온(1474~1521년)은 스페인 국왕 페르디난드 2세를 설득해 새로운 땅을 발견하러 나섰다. 1513년 3월, 3척의 배와 65명의 선원을 인솔해 마법의 물을 찾아 카리브 해 곳곳을 뒤졌다. 그는 플로리다를 발견해 이후 유럽인들이 북미 대륙에 정착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그는 지역 원주민으로부터 전설로 내려오는 청춘(젊음)의 샘을 찾으러 바하마제도에 있는 비미니라는 섬을 향했던 것이다. 몇몇 원주민의 말로는 영원한 젊음을 되찾게 해주는 물이 있다고 했으니 눈이 뒤집히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두 번째 항해에서 플로리다 원주민의 공격을 받고 부상을 입었고, 이 때문에 1521년 쿠바의 아바나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신화같은 전설의 샘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이어고 있다. 플로리다의 세인트오거스틴에는 청춘의 샘 고고학공원이 있다. 이 공원의 웹사이트는 '전설의 샘물을 마실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영원한 젊음의 추구는 동서양을 막론한다. 진시황 시절 방사方士 서복이 불로초를 구하러 배를 타고 돌아오지 않는 항해를 떠났으니 말이다. 책에는 바빌론, 그리스, 중국, 아일랜드, 인도 등지의 물과 관련된 신화와 전설들이 소개되고 있다. 아무튼 마시는 물의 신화는 그 위력이 대단하다. 프랑스 루르드 성지를 방문해 성수聖水를 담아 가는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이를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카톨릭 성지, 프랑스 루르드
20세기에 접어들자 저농도의 염소를 물에 타면 대부분의 미생물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괄목할 만한 정수기술이 등장했다. 그때까지는 어떤 도시에서도 식수를 공급할 때 화학약품을 첨가한 적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물에 반응하는 염소를 대량의 물에 어떻게 잘 섞을 것인가라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1902년 벨기에의 소도시 미델케르케에서 최초로 염소 소독체계가 마련되었으며, 미국에서는 저지 시가 앞장을 서 1908년 염소 처리한 식수를 처음으로 시 전체에 공급했다.
염소는 쉽게 구할 수 있고 값도 싸며 물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기 때문에 염소 처리방식이 차츰 자리를 잡았다. 염소 처리된 식수의 채택은 미국 재무부 덕분에 속도가 붙었다. 1913년에 재무부가 위원회를 설치하여 미국에서 처음으로 식수 기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1941년 무렵 미국에서는 5,000개가 넘는 정수장의 85퍼센트가 식수를 염소 처리하게 되었다.
뉴욕주립대학교 올버니 캠퍼스 공중위생 및 환경연구소 소장 데이비드 카펜터 박사는 '우리는 식수를 통해 다른 사람이 복용하는 약에 노출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라고 위험 요인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한다. 이에 대해 한 동료검토 과학지에 실린 보고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물 부족, 기후변화, 고령화 및 인구 조밀화, 의약품 사용 증가, 물 재사용 의존도 심화 등으로 머지않아 지하수와 지표수, 식수에 의약품이 더 많이 함유될 것이다. 그 결과 물 안전이 위태로워지거나 위험이 예상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
"증류수를 제외한 어떤 식수원도 백퍼센트 안전할 수 없다" - 제임스 셀즈먼
식수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식수원을 보호하는 것부터 최종 소비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통제하기 위한 공학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고대 로마제국의 도수관, 100년 전 딕시컵의 놀라운 성공,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는 것을 둘러싼 1950년대의 논쟁, 9.11테러 이후 테러로부터 상수도를 보호하려는 노력 등은 이런 기술적인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식수의 안전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생수는 정말로 수돗물보다 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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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사랑받는 여인의 이름은 민영화다. 끊임없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는 의미에서. 누구에겐 과도한 애정의 대상이고 누구에겐 끔찍한 기피의 대상이다. 그 비중은 1:99 쯤 된다. 사람이 사는데 꼭 필요한 것이 있다. 그걸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의식주라고 부른다. 생존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공기와 물은 넣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어디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과거에나 가능한 말이었다. 그것도 로마 이전의 원시시대에서나. 그러니까 물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몰랐을 때 말이다. 로마 시대엔 식수를 그냥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이 포도주를 사랑한 건 이유가 있었다. 보통의 물은 다량으로 포함된 미생물과 박테리아로 인해 자주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갔기 때문이다. 포도주는 그런 것을 방지할 수 있었기에 즐겨 애호되었다. 말하자면 취향이 아니라 예방의 목적으로 로마인들은 포도주를 즐겼던 것이다. 오늘날의 수도 시설은 결국 이러한 로마인의 식수에 대한 두려움이 발전한 것이라 보면 된다. 사실 식수에 대한 두려움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보편적으로 존재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인류는 식수가 가지고 있는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한다. 바로 그렇게 보편적으로 존재한 보다 안전한 물을 마시기 위한 염원이 지금과 같은 정수 처리 가능한 식수 시설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물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기에, 그렇다고 공기처럼 가득 존재하는 것도 아니어서 안전한 식수를 얻고 그걸 오래 보장하기 위한 문제란 인류에게 늘 심혈을 기울여 노력할 수 밖에 없는 과제였다. 거기다 단적으로 공동체의 존립마저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문제였기에 식수 문제란 공동체 전체가 풀어야 할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보다 안전한 물을 위한 관개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다. 로마 시대엔 그나마 제국의 힘이 있어 가능하기라도 했지만 그 이후로는 혜택 받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 가난한 이들은 가장 빨리 이러한 혜택에서 배제되었다. 국가나 상인들이 높은 물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은 이런 식으로 곧잘 악용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봉이 김선달도 세치 혀로 대동강 물을 팔 수 있지 않았던가? 이러한 안전한 물 공급을 위한 광범위한 기반 시설에 대한 재정적 부담 때문에 제1차 산업혁명 당시 영국은 아예 물 공급을 민간 상인들에게 맡겨버렸다. 근대에 들어와서는 최초의 수도 민영화였다. 그래서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당시 뉴리버라는 회사가 그걸 운영했는데 이후에는 여섯 개의 물 회사가 더 설립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같은 시장에서 회사가 늘어난다는 것은 수익이 좋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 회사들은 어떻게 잇달아 다른 경쟁자가 뛰어들 정도로 수익이 좋을 수 있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비용은 줄이고 이윤은 늘렸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관리에 따르는 비용은 줄이는 대신에 수도 요금은 마음대로 책정하여 비용 대비 수익을 크게 늘일 수 있었다. 이후 경쟁자들이 뛰어들었으니 서비스는 좋아지고 요금은 내려갔을 것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그런 식의 독점적 경쟁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가격 결정은 아담 스미스의 책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현실엔 그런 경쟁을 얼마든지 피할 방법이 있다. 그것이 바로 담합이다. 여섯 개의 물 회사들은 모두 모여 합의하에 런던을 여섯 개로 분할 했다. 그리고 한 구역씩 나눠 맡았다. 그들은 서로의 영역을 절대 불가침했고 자신의 영역 안에서의 수도 요금은 마음대로 책정해 버렸다. 지금처럼 수도가 공공 시설이 된 것은 이런 경험 때문이었다. 민간에게 맡겨놓았더니 식수의 안전도는 떨어지고 쓸데없이 지불해야 하는 돈은 많아졌다. 런던에서도 뉴욕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겪은 그들은 결국 공공 융자를 통한 상수도 건설과 관리에 이른다. 물을 민간 기업에 맡기는 것은 그만큼 식수의 안전과 공급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이며 그건 곧 많은 이들을 고통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길임을 뜻했다. 2010년 유엔 총회는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에 대한 인간의 권리를 선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분야의 유명한 사회 운동가인 모드 발로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이 작성되었을 때만 해도 물이 논쟁거리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예견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2010년의 시점에서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인권 침해가 되고 있다. 이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 (...) 생명에 필수적인 이 자원이 값을 가장 높게 부르는 자에게 팔려 나가는 상품이 되도록 놓아두는 대신에 우리는 기본 욕구의 충족을 위해 깨끗한 물을 구하는 것이 인간의 근본 원리라고 믿는다." ('식수혁명' p.68) 모드 발로가 이 같이 말하고 유엔 총회가 안전한 식수를 인간의 권리로 선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던 것은 이유가 있다. 현재 안전한 물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 무려 12억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 결의안은 식수의 권리를 기본적인 인권으로 만들어 혹시나 있을 국가나 기업의 침해로부터 안전한 물을 마시고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는 게 목적이다. 이 같이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그 전에 있었던 남미 볼리비아 공화국의 식수 사태였다. 볼리비아는 1차 산업혁명 당시 영국이 그랬듯이 자국의 식수 사업을 모두 초국적기업인 벡텔에 넘겼다. 그러자 한 해도 지나지 않아 수도 요금이 4배가 올랐고 그 요금을 감당할 수 없는 대부분의 볼리비아 국민들은 급기야 빗물을 모아 사용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식수의 안전은 갈수록 떨어져 아동 설사의 비율은 날로 급증하고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벡텔은 볼리비아인들의 빗물 사용으로 인해 자신의 이윤이 침해되고 있다고 볼리비아 정부를 고소하여 정부로 하여금 강제로 빗물 받이 통을 철거하도록까지 만들었다. 이같은 벡텔의 악행이 세상에 알려지자 세계의 공분을 자아내게 되었고 보다 안전한 식수의 권리 역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기본적 인권이라는 의식을 낳아 이러한 유엔의 결의안이 통과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볼리비아 사태는 나중에 007 영화의 소재로도 사용되기도 했다. 볼리비아에서 벡텔이 보여준 만행은 왜 물 사업을 민영화 해서는 안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우리나라도 MB 시절 상수도 사업에 대한 민영화 움직임이 있었다. 민영화가 되더라도 식수권이 기본적 인권이 되어 법적으로 보장받으면 국민들은 얼마든지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 여차하면 헌법 소원으로 걸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프랑스는 2006년 식수권을 법적 권리로 인정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떠할까? 우리나라는 안전한 식수를 인간의 권리로 선언하는 결의안에 기권했다. 총 122개국이 찬성했고 41개국이 기권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우리나라였다. 아마도 이 결의안을 찬성하면 그게 오히려 수도 민영화를 막는 족쇄가 될 수도 있기에 그랬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결의안으로 채택해야 할 정도로 이제 안전한 식수의 문제는 하나의 치열한 싸움터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쪽엔 대체 불가능한 생명의 공급원인 물을 이권 추구의 도구로 악용하려는 세력들이 있고 다른 쪽에는 그것을 저지하려는 세력들이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비중도 여느 민영화의 비중과 다르지 않게 1: 99 다. 안전한 식수를 먹지 못하고 있는 인구가 무려 12억명이라는 사실을 상기해보라. 게다가 그 비중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이 결의안은 2010년에 채택되었으니 이 또한 시급한 사안임을 알 수 있다. 물은 이제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닌 우리가 우리의 삶과 건강을 위해 안전한 물을 되도록 원활하게 공급받고자 한다면 물에 관한 것을 제대로 알고 싸워서 얻어야 하는 대상이 되었다. 볼리바이 국민은 식수 문제에 대해 무심했고 결국 정부가 그 사업을 모조리 민간 기업에 넘길 때까지 저지하지 않았다. 실로 그로 인한 대가는 엄청났다. 이것은 볼리비아만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다. 식수에 대한 무관심이 현저한 곳이면 어디든지 닥칠 수 있는 보편적 상황이다. 듀크대학교의 로스쿨 교수이자 같은 대학 환경대학원의 교수이기도 한 제임스 샐즈먼의 '식수 혁명'은 바로 그와 같은 무관심을 떨쳐버리기 위해 나왔다. 우리의 안전한 물을 위협하는 것들이 역사적으로 그리고 현재 진행형적으로 얼마나 많은지 밝혀 독자들에게 왜 식수권을 인간의 기본권으로 마땅히 여겨야 하는지 깊이 설득시키는 책인 것이다. ![]() 원제는 'DRINKING WATER'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식수 혁명'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는 어쩌면 단순히 팔기위해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함만은 아닌, 실제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던 물의 민영화에 대한 편집자의 우려가 무의식적으로 낳은 것인지도 모른다. 혁명이 요청될 정도로 시급하다는 의미에서. 진실로 혁명은 언제나 그랬듯이 제대로 앎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샐즈먼의 '식수 혁명'은 단연 알맞은 책이다. 이 책은 우리의 식수가 어떤 역사적 경로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부터 시작해 현재 그 식수를 위협하는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그 모든 위협의 연원과 정체 그리고 대처에 대해 조목조목 잘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식수에 관해서라면 다른 데서는 잘 보지 못했던 지식들이 많이 보인다. 덕분에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고 깨닫게 되는 것이 많았다. 모든 이들이 보다 안전한 물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징검다리를 하나 놓는 기분으로 읽어보시면 어떨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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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몸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세포와 세포 사이를 채우는 기질의 주요 성분일 뿐 아니라 세포가 필요로 하는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거나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운반하는 혈액을 비롯한 림프액 및 조직액의 주요 구성요소입니다. 대사활동을 통하여 소변과 대변, 호흡 그리고 땀 등을 통하여 우리 몸을 빠져나가는 물을 채워주어야 합니다. 우리 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은 체중 1kg당 30ml라고 합니다. 우리 몸은 수분의 부족에 민감한데 적정 수분량에서 1~3%가 부족하면 심한 갈증과 피로감을 느끼고, 5%가 부족하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며, 10%이상 부족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물이 소중한 존재입니다만, 우리 옛말에 ‘OO을 물쓰듯 한다.’는 말도 있듯이 물의 소중함을 실감하지 못해온 것 같습니다.
유엔 평가에 따르면 2030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물이 부족한 곳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물부족 국가에 포함될 것이라고 하니 미리 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여름철에 집중되는 비를 충분히 저장할 수 있는 수리시설을 갖추어야 할 것인데, 그러다보니 강물의 흐름이 줄어 오염이 심화되는 것이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강의 수심을 깊게 유지하여 수량을 확보하고 홍수를 예방하는 다목적의 개발사업은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물관리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듀크대학교의 제임스 샐즈먼교수의 <식수혁명>은 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안전한 식수를 향한 인간의 권리와 투쟁’이라는 부제가 시사하는 것처럼 이 책에서는 특히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물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그 역사적 흐름을 정리하고,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문제 현상을 짚고 있습니다. 1부 ‘인간, 물을 찾아나서다’에서는 좋은 물을 찾아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는데, 청춘을 돌려준다거나 치유의 효능이 있다는 샘에 관한 이야기라서 마실 물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람들의 노력의 역사를 제대로 짚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느낍니다. 옛날 한양에서는 아침마다 물을 길어다 파는 북청 물장수가 유명했다고 합니다만, 기원전 312년에 첫 번째 도수관 아피아를 건설한 이래 5세기에 걸쳐 모두 열 개의 도수관을 추가로 건설하여 매일 1억리터의 물을 공급한 로마의 먹는 물 공급체계는 정말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오로지 중력에 의지하여 도시의 각 가정으로 흘러들도록 설계가 되었고, 그 절반 정도는 개인용도로 판매가 되었다고 합니다.
2부 ‘누가 마시는 물을 위협하는가’에서는 먹는 물의 안전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먹는 물을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수원을 발견하고, 수원을 보호하고, 정수처리 해서 최종소비자에게 공급하는 4단계로 나누어 접근해야 합니다. 필요한 만큼의 물을 공급할 정도로 풍부한 수원확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물을 소비하는 사람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생물학적, 화학적 위험요인으로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문제가 다음 단계에 검토되어야 합니다. 먹는 물을 정수하는 장치는 람세스 2세의 무덤에 새겨진 비문에도 기록될 정도로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기본적인 과정이 되었습니다만, 수돗물에 염소를 투입하여 소독하는 법은 1908년에 처음 적용하였다고 합니다. 최근에 북미에서 셰일가스를 채취하기 위하여 개발된 프래킹공법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도 새겨둘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3부 ‘물, 시장에서 문화까지 점령하다’에서는 청량음료시장보다 훌쩍 커진 생수시장이 만들어진 과정과 생수를 담은 용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다루고 앞으로 예상되는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식수공급을 늘리기 위하여 폐수를 재활용하는 문제로부터 심지어는 우주공간에서 물을 채굴하는 기상천외한 방법도 설명합니다. 상수도 공급체계를 민영화했을 때 예상되는 문제점도 짚고 있습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공부할 때 오대호 근처에서 살았던 탓인지 오대호의 물을 6억 리터를 탱커에 담아 물이 부족한 아시아시장에 내다 팔겠다고 승인요청했다는 캐나다의 노바그룹의 사업계획에 비판이 쏟아졌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흥미롭고 다양한 사례를 인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우리의 당면문제이기도 한 때문인지 단숨에 읽어내게 되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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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혁명] 먹는 물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환경적 통찰!^^
UN개발계획에서 정한 하루에 사용하는 성인 1인당 최소한의 물은 20L라고 한다. 보통 성인의 1일 물 사용량은 180L이고, 한국은 평균 335L를 사용한다. 선진국일수록 물 사용량이 많은 편이다. 이 중에서 하루에 마시는 물은 보통 2.5L이다.
성인 체중의 60%, 신생아의 경우는 체중의 80%가 물이기에 물 없이는 살 수 없는 게 인간이다.
하지만 무한 자원이라고 여겼던 물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이제 더 이상 안전하지도 풍부하지도 않다고 한다. 새로운 녹색운동의 중심에 등장한 물.
인간은 언제부터 물을 팔게 되었을까. 좋은 물은 불로장수를 돕는 청춘의 샘이기도 한데......
마시는 물의 역사는 전설과 분쟁, 과학과 종교, 윤리와 사업이 복잡하게 뒤얽혀 있는 역사이다. (책에서)
생수 마케팅의 원형은 중세의 성지 순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수 판매에서 시작한다. 물을 병에 담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샘물 판매시장은 커지게 되고. 하지만 염소로 식수를 소독하게 되면서 수돗물 공급이 가능하게 된다. 그래서 한때는 생수 시장이 주춤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물이 공짜라는 생각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청량음료처럼 물을 사 먹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자연이 주는 선물인 물을 팔 권리는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 지하의 물을 뽑아내면 식물이나 동물에게 돌아갈 물은 충분할까. 물을 뽑아내느라 새로운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자연을 해치기도 할 텐데......
미국에서 잘나가는 대표적 브랜드 아쿠아피나는 펩시에서 생산하는 제품인데, 지방 수돗물을 여러 번 여과시킨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상표에는 산봉우리가 그려져 있고 '깨끗한 물, 완벽한 맛'이라는 구호까지 있다니...... 물 마케팅에 목숨 거는 기업들의 모습은 물의 상품가치를 드높일 뿐인데......
유엔 평가에는 2030년에 이르면 세계인구 절반 이상이 물 부족 지역에 살게 될 거라고 한다. 기후변화, 환경오염의 폐해다.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인데..... 우리의 물도 과연 안전한가.
우물물, 옹달샘물, 빗물마저 안전하지 않다니 무엇을 먹어야 할까.
흔히들 물을 끓여 먹거나 생수를 사먹거나, 정수기물을 먹거나, 그냥 수돗물을 마시거나 하고 있지만 물에 대한 신뢰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아무리 수돗물이 안전하다고 해도 물에 대한 불신은 어쩌지 못하고…….
불소논쟁, 테러위협 등은 물의 위기를 말해주고 있다. 생명의 유지를 위한 물이 앞으로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말이 심각하게 와 닿는다. 신무기가 되고 있는 먹는 물.
앞으로는 로켓 연료, 피임약, 비소화합물, 또는 더 충격적인 성분이 들어 있을지 모른 다라니! 과학이 발전하고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마시는 물에 대한 걱정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안전하지 않은 식수는 살인마이기도 한데.
이 책에는 물에 대한 역사, 문화,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흐른다. 특히 고대 피라미드 기록, 로마의 유적들, 중세의 음수대 설치에 대한 이야기가 쏙 빠져들게 한다. 처음 만나는 식수에 대한 역사책이라서 신기하고 새롭다.
마시는 물에 대한 염려와 불신, 식수가 테러리스트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 물을 소유하는 자의 파워, 물의 치유력 등이 400여 쪽에 담겨져 있다. 제목은 딱딱하나 내용은 부드럽고 재밌고 안타깝고 슬픈 책이다.
개인적으로 수돗물보다 생수를, 생수보다 온천수를 더 선호한다. 좋은 물이 건강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다. 건강한 물, 깨끗한 물이 더욱 소중한 시대가 되고 있음도 알고 있다. 물 절약하는 오늘, 한 컵의 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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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틀마니아 / 엘리자베스 로이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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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지니 샤워를 부쩍 자주 하게 된다. 그에 따른 물의 소비도 급증하고 있다. 온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겨울철에는 근육통을 풀어주고 체온을 높여보겠다며 욕조 가득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는 그 안에 들어가기도 한다. 반신욕이 좋다던데 건강은 고려 않은 전신욕의 매력에 난 푹 빠지곤 한다. 단 한 차례도 물에 대해 고려해본 적이 없다. 수도세가 좀 과하게 나올 수도 있겠다고는 생각했지만 물이 부족해 샤워는커녕 갈증 해소도 못 하게 되리라는 고민은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라는 외침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물을 아껴 써야만 한다는 구호는 올봄 가뭄을 겪으며 좀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산길을 걸을 때면 메마른 물길을 발견하는 일도 잦다. 한때는 흐르는 물이 넘쳤을 장소들에서 더는 물 구경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물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먹는 물이다. 음식을 굶고는 좀 견딜지 몰라도 물을 마시지 못하면 사람은 죽는다. 깨끗한 물을 필요할 때 섭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건 인간의 삶에 있어 기본 중에 기본이다. 놀랍게도 그 기본조차 충족시키지 못하는 삶이 전 지구에 널렸다. 대다수의 국가에서 물을 찾아 여성들이 물동이를 이고 몇 km씩 걷고는 한다. 그렇게 떠온 물은 마셨을 때 각종 장애를 일으켜도 이상함이 없을 정도로 탁하다. 물을 갈망하는 삶이 어떤 것일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수도꼭지만 돌리면 원하는 만큼 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 때문에 살고 물 때문에 죽은 역사는 많다. 전쟁을 할 때면 곡창지대와 함께 물의 확보가 승리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언급되고는 한다. 하나의 유력한 설이기는 하나 로마의 멸망이 납 파이프 때문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오염된 물을 마신 이들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납이 몸에 축적됨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그런데 물의 깨끗함에 대한 집착(?)이나 물 자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다. 귀족들은 물보다 포도주를 선호했다. 아니, 선호라고 하기에는 물의 가치가 너무도 낮았으니, 정적을 살해하고자 독극물을 탈 때도 물은 고려의 대상이 전혀 아닐 정도였다. 계몽주의적인 분위기가 부각됨에 따라 사람들은 위생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자본주의적인 흐름이 더해져 마침내 물 시장이 탄생했다. 물을 돈을 주고 사먹는다는 개념이 생겨난 것인데, 그렇게 탄생한 것 중 하나인 페리에의 경우 단순한 물 이상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 과거 물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시절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다. 물로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는 사고가 자리함에 따라 민영화의 논의도 활발해졌다.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의 이치를 따르면 된다는 것인데, 이는 모든 것을 오로지 돈과 효율성 차원에서 평가했을 때 가능한 이야기지 싶었다. 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민영화는 쥐약이다. 다들 익히 알다시피 시장은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오히려 돈이 없다는 이유로 삶을 위한 필수 품목까지도 앗아가는 게 시장의 속성이다. 부패한 관료와 정부가 물을 통제하는 것보다는 시장이 낫다는 논리를 펴는 이들도 상당수인데, 시장이 물 시장을 좌지우지하다 못해 충분한 가격이 주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물의 판매를 거부한다면 심각한 문제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운이 좋아 물 부족으로 인해 고통 받진 않고 있다. 바로 이 시점이야말로 우리가 앞으로 겪게 될 문제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깨끗한 물을 위한 다양한 투쟁을 이제까지 제3 자의 시선에서 바라보았다면 오늘부터는 나도 겪을 수 있는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더 나아가 이에 동참해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혁명’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아니 할 정도로 미래의 물 문제는 우리에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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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주전자에 수돗물을 받아 물을 끓이는 것이다. 그리고 차 한 잔을 마시며 하루를 연다. 차가운 공기를 자전거를 타고 가로질러 나가야 하기 때문에 몸을 데우는 이유도 있다. 습관처럼 된 아침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것, 그런데 지구 어느 한켠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얼마나 사치스러운 삶일지를 잠시 생각해 보았다. 책을 읽으며 아프리카 대륙 어느 곳이나 인도에서 물을 얻기 위해 많은 시간을 걸어가는 여성들의 사진이 있는 곳에 시선이 멈췄다. 재작년 하늘에서 보는 지구라는 사진전시회에서도 보았던 사진과 비슷했다. 단순한 ‘물’이 아니라 ‘마시는 물’, 즉 ‘식수’에 초점을 맞추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유엔 평가에 따르면 2030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한다(p23). 아무렇지 않게 하는 행동들이 우리,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 후손들의 마실 물을 위협하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보게 하는 책이다. 안전하게 마시는 물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들, 그리고 지금 현재의 움직임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노력하고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거리들이 있었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간단한 칼럼 형식으로 ‘식수’ 또는 ‘올바른 식수 음용법’에 대한 간단한 상식과도 같은 이야기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식수를 소재로 서양사를 찬찬히 볼 수 있는 독특한 발상의 책을 만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