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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우 화백의『풍운아 홍길동』을 엿새 동안 읽으면서 6권까지 완독했다. 이 작품이 소년조선일보에 연재된 것이 초등학교 시절이고, 그 후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애독을 했다. 중학교 2학년이 되어 신문구독을 중단하면서 이 작품 역시 더 이상 읽지 못했지만 내게 있어서 『풍운아 홍길동』은 소년시절의 낭만이자 향수이기도 했다. 그 추억을 잊지 못해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한국만화걸작선 시리즈로 복간을 했을 때 구입을 한 것이다. 그런 작품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겠다. 첫째, 신동우 화백의 그림을 통해 소년시절의 향수를 만끽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에 보았던 그대로이다. 가슴을 졸이며 기다리던 추억이 떠올랐고, 한국적인 정서가 곳곳에 배어있는 포근한 그림을 통해 새삼스럽게 그리움을 느꼈다. 수십 년 만에 옛 시절로 돌아간 듯 감개무량했으니 아무런 불만이 없다. 둘째, 끊임없이 등장하는 새로운 캐릭터에서 이 작품의 진가를 느꼈다. 주요 등장인물인 홍길동·백운도사·차돌바위·곱단이 등이 대부분 1권에서 등장했지만, 그 이후에도 새로운 인물이 끊임없이 출현했다. 2권의 호피, 3권의 골반대사, 4권의 삭풍대사가 그들이다. 5권에서는 양심적인 장군 우충, 수수께끼 같은 인물인 진눈깨비, 여진족의 족장인 지달그미가 선을 보였고, 6권에서는 지달그미의 스승인 도마술과 해적 야로가 등장한다. 셋째, 작품의 구성과 고증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다시 느꼈다. 앞서 1~5권에서 여러 번 언급했지만, 6권은 실망스러울 정도였다. 원본에서 8쪽 정도가 소실되어서 복원을 못한 점도 있지만, 도무지 줄거리의 연결이 안 될 정도다. 홍길동과 겨루던 지갈그미가 절벽에 떨어져 죽는 것으로 나오는데, 125쪽에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이 살아 있다. 또한 호피와 진눈깨비는 피아가 구별이 되지 않는 입체적인 인물들인데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 더 황당한 것은 홍길동과 활빈당원들을 궁지에 몰아넣을 정도의 위력을 지닌 지갈그미·도마술·골반대사가 어이없이 격퇴되었던 것이다. 그들의 최후에 대해서 단 네 컷만 나와 있다.
-홍길동이 이끄는 활빈당은 여세를 몰아 -골반대사 -지갈그미 -도마술을 차례로 쳐 없앴다.
이런 허무한 결말이 있을 수 있을까? 호피는 어떻게 되었고, 앞서 복선처럼 언급되었던 율도섬은 어떻게 된 것일까? 저자는 홍길동이 활빈당을 이끌고 이곳에 가서 나라를 세우는 결말을 구상하지 않았을까? 이렇게 끝나려면 율도섬에 대한 언급도 없었어야 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 4년여 동안 연재를 하는 동안 피로에 지친 저자가 서둘러서 끝을 낸 것인지, 독자들의 성원이 줄어들자 신문사에서 연재종료를 요청한 것인지……. 어찌 되었던 한국만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인 『풍운아 홍길동』을 위해서는 아쉬운 일이다.
이 작품을 누구에게 권할까? 1권에서 언급했지만 전권을 완독한 입장에서 다시 적겠다. 어린 시절에 『풍운아 홍길동』을 애독했던 세대에 권하고 싶다. 그들은 이 작품에서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6권을 모두 소장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면 1권만 구입해도 좋을 것이다. 1권만 읽어도 추억을 되새길 수 있고, 신동우 화백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국만화사를 연구하는 이들도 일독을 할 만한 작품이다. 어쨌든 한국만화의 걸작이 아닌가? 그러나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등 어린 세대에는 권하기가 조심스럽다.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에 대한 눈이 높아진 그들의 흥미를 채워주기에는 역부족일 듯하다. 또한 맞춤법이 지금과 다르고, 역사적인 고증도 맞지 않으므로 교육적으로도 좋지 않을 듯하다. 다만 나는 개인적으로 만족한 독서였다는 것을 덧붙이며 글을 마무리한다.
골반대사와 악덕관리 골반대사는 이 책에 나오는 대표적인 반동인물로 매력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