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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아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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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신이 당신 자신의 정의를 내려주셨으면 좋겠어요. / p.29   철학 도서를 예전부터 종종 읽기는 했지만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면 남성 철학자보다는 여성 철학자의 이야기를 자주 보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한나 아렌트의 책을 가장 많이 읽었다. 많지는 않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철학자들도 대부분 여성이다.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그냥 손에 잡히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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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신이 당신 자신의 정의를 내려주셨으면 좋겠어요. / p.29

 

철학 도서를 예전부터 종종 읽기는 했지만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면 남성 철학자보다는 여성 철학자의 이야기를 자주 보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한나 아렌트의 책을 가장 많이 읽었다. 많지는 않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철학자들도 대부분 여성이다.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그냥 손에 잡히다 보니 이렇게 수렴이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시몬 드 보부아르에 대한 인터뷰집이다. 철학 도서를 읽기는 하지만 시몬 드 보부아르에 대한 정보는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장 폴 사르트르와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여성 철학자라는 점과 제 2의 성이라는 도서를 집필했다는 점 정도이다. 그러다 이번에 활동하는 독서 모임의 도서로 선정되어 이렇게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장 폴 사르트르를 인터뷰하기 위함이었는데 시간이 길어져 화를 내는 보부아르를 처음 만난다. 이후 저자는 보부아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 페미니스트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고 한다. 보부아르는 제 2의 성을 집필할 때까지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었다고 말하며, 이후 MLF라는 여성해방운동에 접촉해 싸우면서부터 페미니스트라고 외쳤다고 한다. 인터뷰는 알리스 슈바르처라는 독일의 페미니스트 활동가와 십 년 정도에 걸쳐서 이루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얇은 두께의 도서여서 생각보다 금방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가지고 있는 도서 중에서는 가장 얇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그런데 읽다 보니 역시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긴 책이어서 책장이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또한, 페미니즘 도서를 자주 읽는 편이 아니다 보니 관련 지식이 별로 없다 보니 이해하는데 조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 현대와 맞물리는 내용이기에 집중하면서 읽었다.

 

개인적으로 세 가지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는 시몬 드 보부아르와 장 폴 사르트르의 관계이다. 예전에 우연히 결혼하지 않은 관계라는 사실은 대충 알고 있었는데 인터뷰집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다. 단순하게 서류상으로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계약 결혼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또한, 서로의 개인적인 바운더리를 인정해 주었다는 점이다. 각자의 공간을 두고 살고 있었으며, 육체적인 부분을 비롯해 그들은 질투라는 것을 하지 않았다. 이는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두었다는 점이 느껴졌는데 읽는 내내 성애적인 관계가 아닌 정신적인 관계로서 느껴졌다.

 

두 번째는 여성에 대한 시각이다. 전반적으로 여성의 출산과 노동의 보부아르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우선, 보부아르는 사르트르 사이에서 자녀를 두지 않았다. 내용 중에 사르트르에게는 아버지가 되지 못해 남성으로서 불완전한 느낌을 받아본 경험에 대해 질문을 받지도 않는데 왜 보부아르에게만 어머니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성으로서 박탈된 느낌을 받지 않았냐는 질문이 나오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또한, 아이를 출산해 양육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위대한 일로서 받아들이지만 설거지를 하는 일은 그 누구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 점을 꼬집었는데 이 지점들이 참 인상 깊게 다가왔다.

 

세 번째는 인터뷰를 할 시점이다. 보부아르와의 이 대담은 1970년대부터 1980년대에 나눈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괴리감이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보부아르와 사르트르가 비교적 오래 되지 않았다는 점이 놀랐기도 했고, 현재 대한민국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씁쓸했다. 여전히 여성에 대한 시각들은 그때와 다를 것이 없다고 보여졌다. 여전히 여성에게 출산은 선택이 아닌 하나의 업적이고, 당연시되는 분위기이다. 직장에 다니면서 이제 결혼해 출산을 해야 되는 시기라는 말을 너무나 많이 들었는데 비혼주의자로서 공감이 되면서도 씁쓸함이 올라왔다.

 

그밖에도 여성의 경제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과 남성을 무조건적으로 배제할 것이 아닌 페미니즘을 위해 연대를 해야 한다는 점 등이 하나하나 와닿았다. 페미니즘에 대한 지식이나 공부를 했더라면 더욱 깊이 보부아르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그러나 이해의 정도를 떠나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느낀 바가 많았고, 또 깨우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서 좋았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m*******6 2023.04.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