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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 슈티프터 늦여름이나 리틀 포레스트가 생각나기도 한다. 성인에게도 여름방학이 있다면 이 책과 같지 않을까? 치유의 과정을 다루는 이 책은 그 시절 자체를 젊은날의 한때로 다루는 1978년의 소설이라 노스텔지어적이다. 과거를 마주힐때 움찔하는 그 영국식 회고적 정서가 가득 담긴 귀한 책이다. 마치 와토의 그림처럼 사건들은 생생하기보다는 무엇인가의 잔향같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공연하던 1978년대 영국에서 이 책이 쓰였다. 1978년에서 1920년대를 바라본다. 노인작가가 회고하듯 마차가 마지막으로 다니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아무도 자기네들이 마차와 말이 곧 사라지리라는 것을 몰랐다. 그런데 비단 시대적인 것들뿐만 아니라 인생의 한 순간도 그렇게도 영원해보이는 것들이 영원하지 않다는 깨달음과 맞닿아있다. 주인공도, 작가도, 우리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오히려 영원하지 않기에 아름답다는 것 역시도. 아내에게 당한 배신과 전쟁, 즉 사랑과 1차대전의 흔적이 흉터가되어 녹진한 주인공이 마치 여름휴가를 보내듯 한적한 요크셔에서 오직 미술복원만 신경쓴 채 조심스레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주민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기도 하다. 사랑에 결국 실패하고 미련남는 것 자체가 이 책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