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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자신을 ‘문학 집배원’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그러한 명칭에 걸맞게 SNS를 통해 독자들에게 매주 시를 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이 좋아서 읽는 것과는 달리, 다른 이들에게 시를 소개하기 위해서는 선정하는데 더 많은 신경을 써야만 할 것이다. 그동안 ‘시 배달’을 하면서 저자는 ‘시를 좋아하고 즐기는 독자들도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시를 읽는 일은 우리 마음의 소통 가능성을 믿는 일’이기에, 자신이 배달한 시로 인해 독자들이 ‘시를 통해 소통하며 서로의 마음속에서 시인을 다시 발견하는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소개할 시를 고를 때’가 기쁜 순간이라고 밝히면서. 그 작품을 읽으면서 ‘우리 삶에 소소한 희망과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은 독자들에게 배달하기 위해 선정한 작품들이고, 각각의 작품에 짧막한 저자의 해설이나 감상 등이 첨부되어 있다. 나 역시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자처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 가운데 처음 접해본 시들이 적지 않았다. 덕분에 새로운 시인들과 그들의 작품을 읽을 수 있었고, 최근의 뜸해진 시 읽기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저자는 자신이 선정한 작품들을 모두 4개의 범주로 나누고, 각각의 항목에 걸맞은 제목들을 선정하고 있다. ‘어느 하루 구름극장에서’라는 첫 번째 항목의 제목은 아마도 김근 시인의 ‘구름극장에서 만나요’라는 시 작품에서 빌어온 것으로 보인다. ‘마음이 쉬어가는 일상의 시간’이라는 부제를 덧붙인 것으로 보아, 해당 작품들을 통하여 독자들이 자신의 일상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고 이해된다. 이하석의 ‘깊이에 대하여’를 비롯해 모두 15작품이 수록되어 있고, 각각의 작품에 저자의 선정 이유나 감상 등이 덧붙여져 있다.
‘뭇별들 사이에 누워 당신을 지켜볼게’라는 제목의 두 번째 항목은 ‘청춘, 연애, 사랑’이라는 부제를 통해서 수록 작품의 주제나 선정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최승자의 ‘내게 새를 가르쳐주시겠어요?’를 비롯해서 모두 12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강은교와 장정일의 작품은 물론 백석과 김소월 등의 익숙한 작품들도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세 번째 항목인 ‘풋물 같은 것에라도 젖어있으라’라는 제목 아래 수록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박노해의 ‘꼬막’을 비롯해서 모두 11수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자연의 서정이 우리를 살리네’라는 부제를 통해서 짐작할 수 있듯이, 시의 제목은 물론 그 내용도 자연을 통해 느끼는 시인의 감성들이 작품에 짙게 묻어나고 있다.
마지막 ‘밥 한 그릇 끓이는 촛불에 대하여’라는 항목에서는, ‘사회라는 공동체’라는 부제에 걸맞게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노래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고정희의 ‘히브리 전서’를 비롯해 15수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이 작품들을 통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시인들의 따뜻한 감성들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불합리한 세상에 대한 시인의 매서운 비판이 담긴 목소리와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작품들도 발견할 수 있다. 책의 뒷부분에는 ‘이 책의 시인들’이라는 제목 아래 수록된 시인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고 있으며, 해당 작품들의 출전 또한 별도의 항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덧붙인 글들을 통해서 해당 작품의 선정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수록 작품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