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이 참 촌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60년대에나 들어봤음직한 서울간 오빠라니.. 양호문작가의 [꼴찌들이 떴다]를 시작으로 그 이후에 출간된 성장소설을 빼놓지않고 읽은 편인데 앞서 출간된 작품들과 달리 뒤에 출간된 작품들은 어두운 부분들이 많아 이 작품을 바라보는 눈길이 그리 편안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막상 읽기를 시도해보자 어두운 부분에서 완전히 벗어난것처럼 느껴져서 읽는 기분이 개운해졌다.
아침 등교준비로 바뿐 나래네집에 외미다 비명이 들린다. 범인은 바로 열다섯살 타칭 뚱자로 불리고 있는 나래의 입..이 바쁜 시간에 오빠라는 놈이 변기에 이물질을 튀어놓고도 처리하지않아 불쾌한기분으로 하루를 맞이하는것이 사춘기 소녀인 나래의 입장에서 하등 반가울것이 없는 끔찍한 재앙수준의 사태였던것이다. 그런 나래의 비명을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게 묵살해가며 계란프라이와 밥을 내어놓지만 이번에는 화살이 엄마에게로 향한채 나래의 투덜거림은 멈출줄 모른다. 살을 빼려고 마음먹었는데 왜 하필 칼로리가 높은 계란프라이냐부터 시작해서 오빠욕으로 하루를 시작한 나래의 손이 곱게 펴져 엄마앞에 내밀어지고, 바라는것은 돈..머니..
학교에 가는것이 이리 우울할수가 없다. 한번 시작한 거짓말이 저절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더니 이제는 너무 거대하게 커져 펑 하고 터질날만 남은것 같다. 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하는 부모님이 소방서장과 우아한 전업주부로 변신한것부터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두배로 뻥튀기한 집평수까지..친구들이 이제나 저제나 집에는 언제 가느냐고 들들 볶아대는데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다 대어가며 빠져나갈일만 생각하고 있지만 막상 들켜버리게되자 잘됐다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약점을 잡힌 나래는 학교에 나래의가정환경이 소문이 날까 두려워 푸름이의 시녀가 되어버린다. 처음부터 푸름이가 노린것이 그것이었다는것을 알지만 아직은 일을 크게 만들 생각이 없었다. 그런 나래에게 걸려온 끊어지지않는 전화..
콩가루 집안이라고 타박하면서도 엄마가 있어서 좋았던 나래네집에 최대의 위기가 닥쳤다. 무단횡단을 하던 엄마의 교통사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수술,,,엄마가 이렇게 나래의 곁을 떠날수가 있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않았던 나래는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던가..엄마만 믿고 정신을 차리지않던 아빠는 가게일에 집안일에 정성을 다하고 나래도 엄마가 쾌차하기만을 바라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조잘조잘 잘도 떠들어댄다.그런 나래에게 엄마가 부탁한 한가지 소원. 바로 엄마의 첫사랑 오빠를 찾아달라는것인데.정말이지 서울에서 김서방찾기가 따로없다. 심드렁한 오빠 감찬이를 푸름이를 소개시켜주겠다는 말로 꾀어 서울로 향하는 나래..
지나놓고 후회하는 일중에 많은것이 바로 부모님과 관련된 일일것 같다. 말한마디 따뜻하게 건네지못한것, 자주 찾아가뵙지 못한것 등등..나래는 엄마가 천년만년 나래의 곁에 있을것이라고 생각했지 한순간에 엄마에게 교통사고라는 엄청난 일이 닥칠줄 몰랐다. 그래서 더 툴툴대고 틱틱대고 무시하고 그랬는데 막상 엄마가 돌아가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그때부터 엄마가 더욱 더 애틋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마지막이 될런지도 모를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기위해 동분서주하는데.. 나래는 나래의 집이 콩가루집안이라고 생각했었다. 변기에 소변을 튀어놓고 줄행랑치는 오빠, 입에 험한 말을 달고살며 아빠를 구박하는 엄마, 가게일에 소원하면서 허구헌날 복덕방에서 아저씨들과 화투를 치는 아빠, 어느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집안이라고 생각했지만 집안에 최대의 위기가 닥치자 아빠는 가족들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고 나래와 감찬은 그런 엄마와 아빠를 위해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냈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나래는 이제는 나래의 가족들이 콩가루 가족들이 아니라는것을 안다. 위기는 가족들을 강한 유대감으로 묶어놓았고 만약에 또다른 위기가 닥친다면 그때 또다시 흩어져있던 가루들이 단단하게 한곳으로 모여들것이라는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