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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처음 진흙으로 만든 그릇이 불에 구워져 더욱 단단해지고 물이 잘 새지 않는 특성을 갖게 된 것이 도기이다. 중국에서는 자그마치 1만년전에 처음 도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2천년전인 후한 시대에 벌써 인류최초의 자기를 발명했기에 자랑스럽게 자기를 china라고 부른다. 따라서 중국 자기의 역사가 바로 세계자기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도자기는 깨지기는 할지라도 변질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수천수만 점이 남아있어 인류문명의 역사를 생생하게 증거하고 있다. 이 책은 매우 얇지만 많은 것을 가르쳐 준다. 인류가 처음 만든 그릇이 양손을 모아 물을 뜨던 모양을 본떴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텐데 참신하게 들린다. 또한 당삼채가 세가지 색으로 채색된 도자기인 줄 알았더니 3이라는 숫자가 중국에서는 많다는 뜻이라 실제로는 녹색, 갈색, 노란색, 미색, 남색 등 다양한 색이 사용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송나라 때 청자가 전성시대를 이루었는데 당시 프랑스 사람들이 오페라 <양치기 소녀>를 좋아해서 그 여주인공 celadon이 입고 나오는 파란색 의상처럼 아름답다고 청자를 celadon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청화백자는 원나라때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명나라때 절정을 이루며 중동과 유럽으로 수출되기 시작했는데, 유럽 사람들이 중국 자기가 조개껍질가루로 만들었다고 생각해서 porcelain이라고 이름붙였고, 청나라때 서양선교사들 중 선교는 안하고 경덕진에서 기술을 습득하여 본국 도자산업에 이바지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재미나다. 도자기에 대한 일본과 유럽의 열정은 역시 대단하다. 저자가 도쿄와 타이완에서 공부했고, 현재 국립타이완예술대학교수라고 하는데 역자가 없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말로 책을 썼을텐데 한국도자기에 대한 서술은 일본에 비해서 훨씬 빈약할 뿐 아니라 세계도자사를 중국입장에서만 보는 것 같고, 일본의 아리타 도자기가 16세기 일본에 강제로 끌려간 고려의 도공 덕분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서 혼란스럽다. 고려말에 왜구들이 해안지방에서 도공들을 끌고갔다는 것은 맞지만 중국도자기를 대신해 유럽으로 수출할 정도로 아리타도자기를 생산한 것은 임진왜란때 끌려간 조선의 도공들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완 국립역사박물관의 도자기 소장품이 매우 훌륭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큰 소득이다. 몇년전 삼박사일 일정으로 대만에 갔을때 국립고궁박물관을 두차례 방문해 청동기 소장품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었는데, 그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한 차례는 국립역사박물관에 가서 도자기도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