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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리뷰 이틀 전에 작성한 글입니다. http://blog.yes24.com/document/8455800 2차 리뷰 어제 작성한 글입니다. http://blog.yes24.com/document/8457660 3차 리뷰
정운현 저자의『임종국 평전』을 사흘째 읽었다. 1부는 임종국 선생의 부모에 대한 소개와 선생의 성장기, 2부는 선생의 문학적 성과 중에 하나인 『이상전집』출간에 대한 이야기, 3부는 선생의 역작인 『친일문학론』발간에 얽힌 이야기라면 4부는 선생의 고단했던 말년의 이야기이다. 부록에는 저자가 이 평전을 출간하는 과정을 담은 집필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을 완독하면서 느낀 생각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일곱째, 보통사람으로서 보통사람 이상의 성취를 이룬 선생에 대해 존경심이 일었다. 나의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의 전기를 읽다 보면 그들은 위인 정도가 아니라 성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임이 느껴졌다. 그분들의 전기를 읽을 때는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보다는, 그분들은 완벽한 분들이니 그런 업적을 남긴 것이 당연하겠지만 나는 안 될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임종국 선생은 인간적인 약점을 너무도 많이 지니고 있었다. 그런 분이 이런 업적을 남기려면 얼마나 노심초사했을까, 라는 존경심을 느꼈다. 한편 그런 분이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선생에 대한 비례일까
여덟째, 선생의 성과를 뛰어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후학의 한 사람으로 부끄러웠다. 이상의 문학에 대해서는 후학들의 연구가 왕성하니『이상전집』을 뛰어넘는 역작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친일파 연구의 경우는 『친일문학론』이 발간 된지 반세기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친일문학론』을 뛰어넘는 저작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선생은 거의 무에서 유를 창조했는데 후학들은 그것을 바탕으로 한 그 이상의 저작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내가 후학이라고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지만, 국문학과 역사에 관심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다.
아홉째, 선생과 선친의 일화 등을 읽으면서 새삼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선생의 부친인 임문호 씨는 일제강점기에 천도교의 중심 간부 중에 한명이었다. 그는 한 때 의식 있는 지사였으나 말년에는 교단의 정책에 따라 친일 연설을 한 기록이 있다. 그것을 발견한 선생은 부친에게 물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친일 관련 연설을 한 기록을 찾았는데, 그것을 빼고 쓸까요? 그러면 공정하지가 않을 텐데…….”
그때 부친의 대답은 단호했다. “내 이름도 넣어라. 그 책에서 내 이름 빠지면 그 책은 죽은 책이다.”(366쪽)
역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 아닌가 싶다. 이런 문답 때문인지『친일문학론』에는 선생 부친의 친일기록도 담겨있다. 부친의 부끄러운 기록까지 숨기지 않고 기록했는데 망설일 것이 있겠는가? 그래서 스승인 유진오 박사와 부친의 친구인 조용만 작가 등도 가감 없이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앞의 리뷰에서 언급했지만 다시 어떤 정치인과 그의 후손이 생각난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 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쓰고 만주군 장교가 된 군인이 있다. 그의 후손은 그것을 인정하기는커녕 부친을 친일파로 기록한 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 후손은 이런 말을 했다던가 “아버지는 훌륭한 애국자다. 아버지가 그렇게 하셨다면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 후손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처녀가 얘를 배도 할 말이 있다는 옛말도 있지 않은가? 어쩔 수 없는 사정은 이완용이나 송병준에게도 있었을 것이다. 부모에게는 그리도 관대한 분이 다른 이에게는 어찌 그리 가혹하신가
‘우리 아버지는 친일파였다. 그러나 선친에게는 그것을 반성하고 사과할 시간이 없었다. 자녀로서 내가 대신 사과한다. 그리고 부탁한다. 민족의 암흑기에 중심을 잡을 안목을 갖출 기회가 없었던 아버지를 용서해 달라. 아버지가 좀 더 오래 사셨다면 내가 한 이 말씀을 하셨을 것이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 후손이나 선친에게 돌을 던질 사람이 있을까? 오히려 갚아야 할 업보가 줄어들었을 것이다. 지하에서 마음이 무거웠을 선친께서도 오히려 기뻐하지 않으셨을까?”
끝으로 이 책의 객관성을 다시 느꼈다. 앞서 언급했지만 이 책에는 선생의 업적에 대한 찬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후학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선생의 언행과 기록도 소개하고 가차 없이 비판하고 있다. 그 대목을 읽으면서 나도 곤혹스러웠다. 이 책에서 거론했던 선생의 부적절한 언행의 요지를 몇 곳만 소개하겠다.
- 북한에는 비판적, 미국에는 우호적인 정치적인 성향 : 선생은 당대의 누구보다 진보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현대의 수구보수적인 인사를 보는 듯했다. (463쪽) - 대동아공영권 동조 발언 : 선생은 우인인 오오무라게 보낸 편지에서 ‘대동아공영권이라는 것은 이상 자체는 옳았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일본 군국주의의 야심을 채우기 위한 주장이 옳았다니, 그렇다면 친일파 연구를 왜 했단 말인가? (473쪽) - 일본의 ‘침략’이라는 표현이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편지 : 선생는 우인인 오오무라에게 보낸 편지에서 ‘일본의 침략’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는데 이해해달라고 사과하고 있다. 조선에 대한 일본의 정책이 침략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478쪽)
저자는 임종국 선생의 이런 점까지 언급하며,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역으로 이 책이 그만큼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근거가 아닐까 싶다. 아마도 선생은 그것을 기록한 저자에게 선생의 선친이 했던 말을 그대로 들려줄 것이다.
“수고했소, 정 선생! 그 기록들을 뺐다면 이 책은 죽은 책이 되었을 것이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1차 리뷰에서 썼던 말을 그대로 옮기겠다.
아직도 친일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부끄러운 현실이다. 이 상황을 극복하는 길은 임종국 선생 같은 분을 아는 길이 아닐까? 책의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다. 중학생 이상의 독서능력을 지닌 이들의 필독서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민족정기를 되살릴 수 있으리라고 본다.
아, 한 문장을 더 덧붙이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 지금 우리가 얼마나 부끄러운 시대에 살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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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리뷰 어제 작성한 글입니다. http://blog.yes24.com/document/8455800 2차 리뷰
정운현 저자의『임종국 평전』을 이틀째 읽었다. 1부가 임종국 선생의 부모에 대한 소개와 선생의 성장기이고, 2부가 선생의 문학적 성과 중에 하나인 『이상전집』출간에 대한 이야기라면 3부는 선생의 역작인 『친일문학론』발간에 얽힌 이야기이다. 3부까지 읽으면서 느낀 생각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넷째, 친일문학론의 판매 부진이 안타까웠다. 이 책의 3부 소제목은 ‘갈등 속의 집념 – 결혼, 이혼 그리고 『친일문학론』출간’이다. 소제목 그대로 3부에서는 친일문학론의 집필과 판매과정을 다루고 있는데, 그 당시는 ‘결혼, 이혼’이라는 말처럼 선생에게 있어서 인간적으로 몹시 괴로운 나날이었다. 첫 부인인 이선숙 씨는 당시 인텔리 여성으로 환경에 따라서는 누구보다 훌륭한 선생의 동반자이자 동지가 될 수 있는 분이었다. 인성 역시 좋은 분인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괴로워한 가운데 그렇게 헤어지는 과정이 안타깝기만 했다.
놀라운 것은 인간적으로 그렇게 어려운 과정에서 『친일문학론』이 집필되었다는 것이다. 선생은 이 책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지녀서 반 년 이내에 1만부가 판매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당시에도 뜻이 있는 이들은 이 책의 가치를 알아주었다. 그러나 초판 1천 5백부가 판매되는데 13년이나 걸렸다니 죄스러울 뿐이다. 그나마 초판의 2/3인 1천부는 일본인들이 구입했고, 국내에서 소화된 것은 5백 부 뿐이라고 한다. 이러니 우리가 일본을 이길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라는 한탄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당시 학생이었던 나는 국내에서 판매된 5백 권 중에 한 권을 구입했다는 것이다. 나로서는 한 달 용돈을 모두 투자했다.)
다섯째, 그래도 문인들의 양식이 다행스러웠다. 『친일문학론』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친일작품을 쓴 문인들을 실명 그대로 밝히고 있다. 그들은 당시 문단은 물론 우리 사회의 주류를 이루던 이들이다. 고려대학교 총장이던 유진오 박사, 평단의 거장인 조연현, 작가 조용만, 대표적인 시인인 서정주…….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나는 그런 적이 없다. 명예훼손이다.’ 등의 항의를 한 이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쓰는 등 민족을 배반한 사람을 친일파로 선정하자 그 후손들이 명예훼손이라면서 고발을 하고, 족벌신문의 사주들을 친일파로 규정하자 그들이 격렬하게 항의하는 것이 어제와 오늘의 현실이다. 그들은 아직도 조상의 친일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에 비해 침묵으로써 자신의 행위를 인정한 문인들은 그나마 양식이 있다고 할까
여섯째, 임종국 선생과 인연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나는 임종국 선생과 일면식도 없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에서 소화된 초판 500부 중에 한 권을 구입했으니 적어도 1/500의 인연은 있는 것이 아닌가? 또한 임종국 선생의 후학으로서 이 평전을 쓰는데 많은 정보와 자료를 제공한 박노준 교수는 대학시절 은사이다. 당시 강의 중에 교수님으로부터 임종국 선생의 말씀을 들은 기억이 나는데, 그때는 교수님이 선생과 이 정도로 친분이 가까운 분이라는 것을 몰랐다. 뿐만 아니라 두 번째 부인으로 선생의 마지막을 지킨 이연순 씨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원주 출신이다. 부인은 원주에서 여고까지 졸업한 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선생을 만났다고 한다. 또한 선생이 말년에 10여 년 간 생활을 하다가 세상을 떠난 곳이 천안인데, 지금 이 글은 천안에서 쓰고 있다. 천안의 우정공무원교육원에 1박 2일 동안 연수를 올 때 가지고 온 책이 이 책이고, 숙소에서 완독을 한 뒤 리뷰를 작성한 것이다. 천안에 올 때는 선생과 천안과의 인연을 모르는 상태였으니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일까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1차 리뷰에서 썼던 말을 그대로 옮기겠다.
아직도 친일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부끄러운 현실이다. 이 상황을 극복하는 길은 임종국 선생 같은 분을 아는 길이 아닐까? 책의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다. 중학생 이상의 독서능력을 지닌 이들의 필독서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민족정기를 되살릴 수 있으리라고 본다.
위 글이 한 문장을 덧붙이고 싶다. “이제라도 이런 책을 읽어야 다시는 일제 강점기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3차리뷰 지금 읽고 있는 중이고요. 완독하는 대로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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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연구자로도 이름이 알려진 정운현 저자의『임종국 평전』은 2개월 전에 구입한 책이다. 해방된 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친일파를 응징하기는커녕 그들이 여전히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고, 일제강점기 때 일본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쓴 대표적인 친일파의 후손이 득세를 한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달래기 위해 구입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어 달이 지나도록 이 책을 펼치지 못했으니 나 역시 한심한 부류의 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늦게나마 펼친 책에서 느낀 인상을 몇 가지만 적겠다.
첫째, 지금까지 읽은 전기 중에 가장 상세하면서 흥미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저자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행간 곳곳에서 느껴졌다. 저자는 임종국 선생의 차남과 함께 선생의 자취가 담긴 곳곳을 답사하면서 가족과 친지와 동료 등 많은 증인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면서 단순히 옮기기만 한 것이 아니라 증언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 이유까지 살피면서 선생의 일대기를 재구성하고 있다.
어쩌면 자서전보다 더 자세하고 정확한 전기인지도 모르겠다. 자서전에서는 자신의 생애를 잘 알고 있겠지만, 어두운 구석까지 샅샅이 밝히기는 힘들지 않겠는가? 그러나 저자는 여러 증인들의 증언과 직접 답사 등을 통해서 그 부분까지 재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둘째, 나로서는 처음으로 읽은 평전다운 평전이었다. 지금까지 읽은 평전은 대상 인물에 대해 찬양 일변도이거나 반대로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면서 비판적인 논조를 보인 두 가지 종류였다.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 또는 현대의 안중근 의사 같은 인물의 전기는 찬양 일변도였다. 그분들의 인성이 훌륭하고 업적이 뛰어난 점이 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마치 신화를 읽는 듯 압도당하는 면이 있었다. 반면 김일성이나 이완용 같은 경우는 부정적인 면 일색이었다. 그들의 죄악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들이라고 해서 어찌 잘못만 있겠는가? 김일성이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한 것이나, 이완용이 당대 뛰어난 명필 중에 한 명인 것은 사실인데 그 점을 자세히 다룬 글은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표현된 임종국 선생은 인간다운 분이었다. 저자는 고대에 수석으로 입학해서 당대에 고대 3천재로 불릴 정도로 자질이 뛰어났음을 밝혔지만, 경제적인 면에서는 무능하고 성격에서도 문제점이 있음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러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서 그 언행을 분석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기도 했다. 읽으면서 평전이란 이래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다.
셋째, 임종국 선생의 인간적인 매력이 잘 나타난 책이었다. 『친일문학론』을 작성하기 이전까지 선생은 보통사람이었다. 천재적인 능력도 있었지만, 인간적인 약함도 함께 지닌 우리 이웃의 누군가 중에 한 분일 뿐이다. 이런 분이 그 어려운 환경에서 친일파 연구의 개척서이자 고전인 『친일문학론』을 집필하게 된 과정이 궁금했다. 완벽한 성인으로서 『난중일기』같이 훌륭한 저작을 낸 분의 업적도 중요하지만, 보통 사람과 같이 나약함도 지닌 분이 시대를 뛰어 넘는 저작을 펴낸 것도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이 책은 모두 4부로 되어 있는데 지금 2부(224/627쪽)까지 읽은 상태이다. 일단 여기서 1차 리뷰를 작성한 뒤, 뒷부분을 2차 리뷰로 마무리할 생각이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아직도 친일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부끄러운 현실이다. 이 상황을 극복하는 길은 임종국 선생 같은 분을 아는 길이 아닐까? 책의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다. 중학생 이상의 독서능력을 지닌 이들의 필독서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민족정기를 되살릴 수 있으리라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