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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희비(?)가 엇갈릴 때가 있다. 평소 내가 생각하는 나의 단점, 내가 생각하는 남편의 단점을 아이들이 100% 닮아 있을 때, 그 많은 장점 중에 왜 하필 저 단점일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역시 유전자의 힘은 대단하구나 싶다.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스타일, 생활 습관, 머리털 모양, 걸음걸이, 목소리, 심지어는 누워있는 모습까지 큰 아이와 작은 아이는 아빠를 닮았다. 그래서 가끔 사람들은 말한다. “엄마가 서운하겠다. 어쩜 아이들이 모두 아빠를 닮았니?” 어릴 때는 그래도 엄마 닮았다는 소리를 곧잘 듣곤 했지만 이젠 그런 말을 거의 듣지 못한다. 사춘기가 된 큰 아이는 그 당시의 아빠 사진과 거의 100% 일치하는 걸 보면 피는 정말 물보다 진한 것일까?
과거 올림픽 경험이 있는 스키 스타 히다 히로마사에게는 딸이 있다. 딸은 운동에 소질을 보이고, 히다와 마찬가지로 스키를 탄다. 딸의 소질을 통해 자신이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려 하는 히다에게는 고민이 있다. 바로 딸 카자미의 소속사 신세 개발의 과학자 유즈키다. 그는 스포츠 과학 연구소 부소장인데 스포츠 스타를 조기 발굴할 수 있는 유전자 패턴을 연구한다. 히다와 카자미의 DNA를 채취해 유전자를 활용하려는 유즈키는 집요하게 히다를 설득한다. 하지만 히다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딸에 대한 출생의 비밀이 있다. 19년 전 히다가 스키 월드컵 대표로 스위스에 가 있는 동안 아내가 출산을 하지만 아내는 아이를 남긴 채 자살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오래된 신문 기사를 발견한다. 바로 신생아 행방불명 사건... 이후 히다는 남모르게 사건을 추적하게 되고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를 생각했다. 하나는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방법이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명의 부모는 현재 자신의 아이를 위해 과거 자신의 아이이기를 포기했던 아이를 다시 찾으려 하고, 또 한 명의 부모는 아내와 딸이 가진 비밀의 무게에 힘겨워 한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펼쳐진 진실 앞에 상처 입는 사람이 과연 누가 될지를 고민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현재를 거슬러 과거 19년 전 어떤 사건으로 인해 아파해야 하는 사람은 과연 누가 되는 것이 맞을까? 사람들은 흔히 내가 한 사랑에 대해선 관대하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래서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 된다. 그 불륜으로 인해 사랑이라 믿었던 그 누군가는 죽음을 택했다면... 그것도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 될까? 요즈음도 미혼모들이 아이를 버리거나 죽이는 일이 벌어진다. 아이는 절대 혼자서 생기지 않지만, 이 사회는 아이를 버리거나 죽인 미혼모에게 손가락질한다. 아이의 아빠를 찾아 같이 처벌한다면 이런 일이 조금이라도 덜 벌어지게 될까? 이미 태어난 아이는 부모 잘못만난 탓이라고 하기에 그 아이의 인생이 서러워 마음이 아프다.
또 하나는 부모와 아이가 가진 DNA를 통해 운동이나, 미술, 혹은 예술 분야의 타고 남이 과연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일치하는가? 이다. 이 책에서 ‘신고’란 아이의 집은 가난하다. 급식비조차 낼 수 없는 형편인데 신고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며 신세 개발 스포츠에서 주니어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계약하게 된다. 신고에겐 크로스컨트리 선수로의 천재성을 갖고 태어났지만 신고의 꿈은 기타리스트이다. 크로스컨트리로 성공하고 싶은 사람에겐 신고의 천재성이 부럽지만, 신고는 그 천재성으로 인해 원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된다. 나 역시도 같은 생각을 했다. 내가 갖고 태어난 뭔가를 개발하고 그길로 가면 인생이 평탄하지 않을까? “전 각자가 지니고 있는 재능을 살리면 삶도 행복해질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스포츠든 예술이든, 남보다 뛰어난 결과가 나오면 누구나 좋아할 것이고, 설사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더라도 차츰 열의를 보이고 몰두하게 될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걸 삶의 자양분으로 삼으면 그 이상 좋은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더라고요.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전혀 기꺼워하지 않는 사람 말이에요. (397-398) 누군가에게는 절실히 필요한 재능이 누군가에게는 필요 없는 재능이라니.. 인생은 그래서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좋아하는 일과 재능이 같다면 금상첨화이지만 좋아하는 일과 재능이 같지 않을 때의 혼란함..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언제나 좋다. 어떤 이들은 반전이 약하다고, 혹은 진부한 반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반전과는 다른 맛으로 나를 생각하게 했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DNA를 남겼고, 어떤 장점과 재능을 갖게 했는지... 과연 그런 것들은 있는 것인지.. 생각이 많아졌던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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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장르하면 스릴러, 미스터리 추리소설이다. 이 장르에 속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언제나 나의 관심 대상이고 관심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찾아서 읽는다. 그 중에서도 책을 읽으며 너무나 좋았던 작가는 다음 작품을 항상 기다리게 되고 신간이 나오면 저절로 찾아서 보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그런 작가 분들 중 하나다. 다작으로 유명한 그의 새로운 신작 나왔다. 이번에는 어떤 작품일지 내심 기대감을 안고 구매한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제목부터 뻐꾸기알... 무엇을 의미하는지 호기심을 갖게 한다.
낳은 정이 더 깊은지... 아님 기른 정이 더 깊은지... 우리나라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 기른 정과 낳은 정에 대한 이야기...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는 이런 소재와 함께 첨단 기술 활용이란 신개념의 유전자 연구란 과학 분야, 그리고 어린이 유괴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자신의 자식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금이야 옥이야 키웠지만 어느 순간 밝혀진 진실은 다른 사람의 자식... 하늘이 무너지고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이 무엇인지 실제로 경험하게 되는 일이 이 책의 주인공 히다 히로마사에게 일어났었다.
히다의 딸 히다 카자미는 스키 선수다. 자신은 한번도 큰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카자미 만큼은 자신을 뛰어 넘어 뛰어난 선수가 될거란 것을 그는 알고 있다. 그런 자랑스러운 딸의 비디오를 보고 있는 그에게 한 남자가 찾아온다. '신세 개발 스포츠 과학 연구소 부소장 유즈키 유스케'란 남자는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선수들의 유전자는 다르다며 그와 그의 딸의 DNA를 채취하여 연구하고 싶다고 말한다.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유즈키를 물리쳤지만 히다의 머리에는 오래 전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아내가 생각난다.
임신과 출산.. 히다의 아내는 이 모든 것을 그가 없는 상태에서 혼자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카자미를 낳고 산후우울증처럼 불안감을 보이던 아내의 죽음... 조금 더 아내에게 신경쓰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함께 딸만은 잘 키우고 싶기에 직장마저 옮겨가며 딸을 위해 산다. 스키에 대한 딸의 남다른 능력이 그를 기쁘게 만들지만 이사를 위해 집 정리를 하던 중 아내의 서랍장 깊은 곳에서 오래된 신문지가 발견되면서 히다는 살면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원인이 된다.
한 남자가 히다를 방문한다. 그가 건네주는 피가 묻은 종이.. 이 종이를 통해 히다의 딸과 종이의 DNA의 결과를 알고 싶다고 한다. 때마침 유즈키를 통해 카자미에게 날아 온 협박장에 대해 알게 되자 피 묻은 종이를 유즈키에게 넘기며 유전자 일치 여부를 알고 싶어진 히다... 이제는 한가지 길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그는 딸을 만날 생각을 한다.
솔직히 기대했던 만큼의 재미가 있는 작품은 아니다. 부모에게 자식은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자식을 위해서는 못할게 없다는게 나 같은 아줌마들의 입버릇 같은 말이기도 하다. 자식을 지키고 싶은 부모의 마음... 너무나 간절한 마음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범인이 누구인지 아리송하고 종잡을 수 없는데도 긴장감이 느껴지거나 섬뜩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냥 물 흐르듯 조용하고 심심하게 스토리가 진행된다. 그럼에도 읽는 속도감은 전혀 줄지 않는다.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 갖는 예상 밖의 반전이나 재미를 갖추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자신의 둥지에 알을 낳지 않고 다른 새의 둥지를 알을 낳는 뻐꾸기... 자신이 아닌 다른 어미 새에게 자신의 알을 키우게 하는 이 심리.... 여기에 다른 새의 둥지에서 제일 먼저 부화한 뻐꾸기 새끼는 둥지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다른 새의 알들을 모조리 둥지 밖으로 밀어 낸다고 한다.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자식이면서도 두 새의 자식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히기사노의 다음 작품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처럼 따뜻한 책이나 '용의자 X의 헌신'같이 긴장감 있는 작품이기를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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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어들이 고대하던 계절이 왔네요. 여기에 소치동계올림픽까지 코앞이라 더욱더 동계스포츠에 관심이 집중되는 요즘시기에 딱 맞는 작품이 하나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다름 아닌 히가시노 게이고의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라는 작품인데요. 설원이 펼쳐지는 스키장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이는 광경이죠. 여기에 일본 추리계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유니크한 내러티브가 혼합되어 한편의 서스펜스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은 딱 요즘 계절에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 <백은의 잭>에서 한번 선보였지만 그 작품과는 또 다른 묘미를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음 <백은의 잭>은 스릴러쪽에 무게감을 두고 전반적으로 사건해결쪽으로 내러티브가 진행되면서 스키라는 스포츠가 살짝 가미 되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 무게 중심이 스키라는 스포츠(일본 역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종목인 것 같더라구요)와 인간의 타고난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에 대한 담론이 융합되어 있고, 스키나 크로스컨트리등 설원 스포츠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재미있게 전개되고 있어 전작보다 한층 더 흡인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번 작품은 추리스릴러작품이라 하긴에 왠지 그 맛이 밋밋하게 다가옵니다. 뭐 숨막히는 서스팬스나 스릴러 그리고 대단원의 반전등 추리스릴러 작품이라면 갖추고 있어야할 미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서 초반부에서 야금야금 던져주는 힌트라던지 복선같은 리허설이 전혀 없고 마치 독자들을 개무시하듯이 초장에 이미 사건의 전말이 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를 확 공개해 버리는 기법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처음부터 사건의 진상을 밝혀 놓고선 독자들 마음가는대로 한번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라는 작가의 오만함마저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하죠. 물론 이러한 구도 설정이 오히려 독자들로 하여금 그래 한번 갈때까지 가보자라는 오기심을 자극하기도 하면서 나름의 내러티브를 상상하게 하고 물론 재치있는 독자들이라면 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겠지만 작가가 의도한 방향과 다른쪽으로 흘러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주억거리게도 하는 그런 작품입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가의 작품세계가 이번 작품을 통해서 다시한번 확인되고 있는데요. 추리스릴러라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사회적 영역으로 확대한 사유가 이번 작품에서도 멋들어지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살아있네라는 생각이 드네요.
19년전에 태어났던 딸과 그 딸이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갑자기 등장한 친부와 그동안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 숨겨왔던 양부의 심정등 키 워드는 이러한 갈등과 심리묘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실상 작품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사유는 재능이냐 노력이냐 혹은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야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방향타가 아닌가... 라는 배경음악이 강하게 깔려있는 작품이죠. 느닷없이 등장하는 신고라는 컨트리선수에게 많은 지면을 활용했다는 점이 작가의 또 다른 숨겨진 사유일 것입니다. 초반부에는 단조로운 스토리에 양념정도로 생각되어질 정도이지 않을까 왜 기본적으로 히다 카자미의 출생의 비밀과 이에 발맞추어 벌어지는 사건들에 집중하게 되는데요 요게 히가시노 게이고의 절묘한 트릭이라는 것이죠. 바로 이 신고라는 뛰어난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꿈과 상반되는 삶을 사는 신고가 어떻게 보면 이번 작품 사유의 또 다른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내러티브의 비중이 결말부분에서 갑자기 신고쪽으로 흐르는 느낌마저 주고 있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현 사회에 던지고 있는 또 다른 사유를 담고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유전학적으로 타고난 천재성이냐 후천적인 노력성 어느 쪽이 우리 인간의 삶을 더 풍유롭게 할 수 있을까라는 예전부터 왈가불가해왔던 논거중에 하나이지만 추리 스릴러라는 형식을 차용하여 독자들에게 다시한번 더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작품입니다. 더구나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일반대중에게 비인기동계 스포츠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부여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래 저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갈수록 사회적 이슈에 대한 사유가 한층 더 심도 깊게 담겨져 있어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매번 고뇌에 빠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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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술이라도 쓰는게 아닌가 하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다독량은 정말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신간을 읽은지 얼마 안되었는데 연이어 나온 또다른 신간 소식에.. 헉! 하는 소리가 나옴과 동시에 얼른 따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필력을 갖춘 드문 작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 옛날 순정만화 등을 즐겨 읽을 적에는 어느 작가의 만화가 많이 쏟아져나오거나 하면, 그의 문하생이 대신 그린 거라 그림이 엉망이라는 둥의 소문도 들렸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 모두 명불허전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그의 작품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다행히, 내가 읽은 작품들은 하나같이 다 평타 이상이었고, 정말 재미나다 최고의 작품이다 꼽을 작품들도 그 몇권 안되는 독서 중에 있었으니 그의 남은 작품들을 모두 다 읽어보면 어떨까 싶은 궁금증이 들 정도이다.
꽤나 좋아하고 너무나 읽고 싶었던 히가시노 게이고.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다작을 하는 만큼 짧게 대충 써내는게 아니라 남들은 몇년에 한권 내기도 힘든 두께의 소설을 꽤 자주 내시고 계신거 보면 밥은 드시고 일하시는 건지 쓸데없는 걱정을 다 하게 된다. 이번 책 역시 상당히 두꺼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붙잡자마자, 어느새 진도를 쑥쑥 나가 밥먹으면서 봤는데도 1/4을 읽어버린 걸 알 수 있었다.
뻐꾸기라는 새는 자신의 알을 다른 새의 둥지에 낳아 도둑 양육을 하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하는 제목을 보고 앞 부분 쯤을 읽으면서 주인공이 고민하는 바를 금새 짐작할 수 있었다. 다만, 그 사실이 꼬이고 꼬여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간 결말에서 깜짝 놀라고 말았지만 말이다.
유명 스키 선수였으나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큰 수상을 하지 못했던 히다는 자신의 딸을 아주 어렸을 적부터 스키 연습을 시켜서, 유럽처럼 조기 영재 교육에 성공해서 자신의 못다이룬 꿈을 대신 이루게 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자신이 유럽에 나가있는 동안 혼자 배부른 열달을 보내고, 아기를 낳기까지 한 아내의 출산 소식에 그 아이가 딸이라는 이야기에 기쁨과 동시에 아버지의 딸을 통한 대리 욕구 또한 샘솟기 시작하였다. 사실 아버지의 못다이룬 꿈을 자식에게 대입시킨다는 것만큼 자식에게 부담되는 일도 없을텐데.. 그걸 잘 알면서도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아이에게 대입시키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곤 한다. 스포츠에는 전혀 문외한이고 전혀 관심도 없는 나도, 다른 방면에서 내 아이가 내 못 이룬 꿈을 이뤄주길 바라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으니 히다의 마음을 이해할 수있었다. 게다가 그의 딸이라서 그랬는지 놀랍게도 어렸을적부터 천부적인 소질을 보이며, 누구보다 발군의 실력으로 쑥쑥 커나가는 스키 꿈나무 딸을 보며 아버지는 더더욱 그런 자긍심을 드높일 수 있었다. 사랑하던 아내가 자살을 하고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아이와 함께 하는 삶은 그에게 유일한 낙이자, 희망 그 자체였다. 이사를 가기 위해 대청소하던 어느 날 아내가 스크랩했던 신문 기사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천재적인 스포츠 실력은 노력 외에 유전자의 힘으로 이뤄낼수 있다 믿는 연구소의 직원으로부터 (마침 히다의 딸이 소속되어있는 회사이기도 하였다.) 자신의 딸이 그 최고의 스포츠 유전자 f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말과 함께 그러니 아버지 스키 선수 역시 f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비교 검사하게 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히다는 그 요구에 절대 응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회사에서는 집요하게 아버지의 유전자검사를 요구한다.
그런데 히다 카자미를 대회에 출전시키지 말라는 협박장이 회사에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대회에 출전시키면 카자미의 목숨이 위태로울 거라는 협박 말이다. 그러던 때에 훈련을 하러 나가있던 히다 카자미가 마침 타려던 버스가 사고가 나는 일이 발생하였다. 경찰 조사 결과 단순 사고가 아닌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장치해놓은 사고였다 한다. 카자미는 마침 두고 온 핸드폰 때문에 버스를 타지 못하고 버스에는 기사와 카자미의 팬이라는 승객 한명이 타고 있었는데 그 승객은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고 말았다.
부모의 우수한 유전자를 바탕으로 타고난 선수들이 잘할거라는 기대감이 있겠지만, 그렇게 타고 났기에 다른 건 하지 못하고 무조건 스포츠 선수로 키워져야한다는 것은 재능을 타고난 이들에게도 불운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피겨 퀸 김연아 선수처럼 정말 잘 해내는 선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그 길이 아이가 원하는 길이 아니라면 타고난 유전자때문이라는 말로 아이에게 그 길을 강요하는 것만이 과연 능사일까 싶었다. 아이의 진로와 장래를 기업의 영리추구를 위한 목적으로만 쓰고자 한다면 그 아이가 유명한 선수가 된다고 해서 정말 행복했노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타고난 유전자에 대한 연구도 중요한 소재가 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인 가족의 비밀 같은 것이었다.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어떤 사정에 의해 아이가 어떻게 자라게 되었는가. 어느새 후루룩 책을 다 읽고 나니, 짧은 한숨이 내쉬어졌다. 한 가족에게는 비극으로 끝난 삶이 다른 가족에게는 그나마 행복으로 이어진거라고 보아야하는건지. 정말 재미나게 읽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이제 질풍론도를 읽어야지. 읽는 속도보다 신간 나오는 속도가 더 빠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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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유전자란 게 말이야, 그 뻐꾸기 알 같은 거라고 생각해. 본인은 알지도 못하는데 몸에 쓰윽 들어와 있으니 말이야. 신고가 다른 사람보다 체력이 좋은 건 내가 녀석 피에 뻐꾸기 알을 떨어뜨렸기 때문이야. 그걸 본인이 고마워하는지 어떤지는 알 수가 없지.” (39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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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 히가시노 게이고 / 김난주 / 재인]
제목 :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자식의 재능과 미래는 누구의 것인가.
뻐꾸기는 스스로 알을 품지 못해서, 뱁새(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는다. 이것을 탁란(托卵)이라 한다. 뱁새는 자신의 알보다 두 배나 큰 알을 자기 알로 여기고 열심히 품어 부화시킨다. 작은 몸집의 뱁새는 자기보다 훨씬 큰 뻐꾸기 새끼를 자신의 새끼인 양 열심히 돌본다. 그리고 다 자란 뻐꾸기는 둥지를, 키워준 뱁새를 떠난다.
뻐꾸기의 이러한 생태 습성은 인간세상에서는 외도로 인한 혼외 자녀 문제에 비유되곤 한다.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를 파생시킨다. 예를 들면, 자신의 아이인줄 알고 키웠는데 알고 보니 배우자(부인)의 외도로 생긴 아이였다는 얘기, 집 앞에 버려진 아이를 데려다 키웠더니 남편이 밖에서 낳은 자식이었다는 얘기, 남의 자식을 데려다 키웠는데 결국엔 친부모를 찾아 떠난다는 얘기 등등. 이런 얘기는 사람의 인연이란 무엇인가, 낳은 정과 기른 정, 그리고 사랑과 배신에 대해서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는 뻐꾸기의 생태를 알고 있다면, 이 책의 제목만으로도 내용을 얼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한 스토리라면 히가시노 게이고가 아니다. 저자는 더 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더 치밀한 추리, 등장인물의 다양한 심리 묘사로 작품의 수준을 높였다. 그리고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영아 납치, 불륜과 혼외자식, 자식의 진로에 대한 부모의 간섭, 강요까지 다루고 있다.
여기에는 (비중이 많든 적든) 세 가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먼저, 과거에 유명 스키선수였던 아버지(히다 히로마사)와 지금 스키 유망주로 기대 받고 있는 딸(히다 카자미)이다. 스포츠과학연구소에서는 부녀의 스키 재능이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판단, 관련 연구를 진행한다. 그런데 아버지는 이 연구에 반대를 한다. 오히려 딸이 스키 선수로 유명해지기 보다는 어느 선에서 멈추기를 바라다.
또 한 가족은 아내와 이혼하고 무직으로 힘겹게 생활하는 아버지(도리고에 가쓰야)와 그의 아들(도리고에 신고)이다. 아들은 기타 연주자가 되고 싶어하지만 스포츠과학연구소의 담당자의 방문으로 그 꿈을 접고 스키(크로스 컨트리) 선수가 되기로 한다. 도리고에 신고에게서 스포츠에 재능 있는 DNA 요인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도리고에 신고는 아버지의 취직과 생활비, 그리고 선수활동에 대한 지원금과 자신의 꿈을 바꾼다.
나머지 한 가족은 어느 유명 중소기업의 사장(가미조 노부유키)과 백혈병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아들(가미조 후미야)이다. 아버지는 아들의 이복 여동생이 골수 기증을 하면 아들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20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던 딸을 찾아 나선다.
전혀 연결고리가 없을 것 같던 세 가족은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작가는 자녀의 재능이 누구의 것인가, 자녀의 미래, 진로에 대해서 부모가 어디까지 관심을 갖고 간섭을 해야 하는지 묻는다. 결국, 뻐꾸기 알은 어미 뻐꾸기의 것도, 뱁새의 것도 아니다. 알을 까고 나온 새끼 뻐꾸기의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녀의 재능이 부분적으로 부모에게서 물려받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오로지 자녀의 몫이다. 그것을 키워서 나가든지, 아니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든지, 그것은 자녀의 몫이다. 일본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자녀의 진로에 대해서 부모의 간섭이 대단하다. 자녀가 부모의 소유물인 양, 자녀의 미래가 마치 부모의 것인 양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자칫 자녀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자녀에 대한 사랑이 관심과 간섭 사이에서 적절히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너무 무관심해도 안 되고, 너무 간섭해도 안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이공계출신의 작가다. 그래서 그의 작품엔 하이테크 장비를 이용한 범죄가 자주 등장하고, 소설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또한 히가시노 게이고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문제를 직, 간접적으로 다루고 독자들의 관심을 끈다. 문학이 하는 일이 바로 이런 것이다. 작가는 추리 소설이 흥미위주의 시간보내기 용이 아닌 당당히 문학의 한 부분으로 격상시킨다(개인 의견).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다. 범인이 누구인지,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다가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내막을 알게 되었다. 작품의 수준은 결코 기존의 작품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아닌데, 독자들의 평점이 예상보다 낮다는 것이 안타깝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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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랑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일까. 아니면 후천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사실 가지고 태어난 선천적 재능의 영역과 오로지 노력으로 얻은 후천적인 것의 영역을 명쾌하게 구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달에 문학동네 팟 캐스트를 듣는데 천재란 존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유사한 이야기를 했었다. 재능과 노력을 굳이 나눌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짧은 시간을 두고 보자면, 재능과 노력은 선명하게 구분이 되며 재능이 노력을 압도하는 사례가 많다. 노력이 물리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어떤 곳에 그런 종류의 재능은 천재라고 부를 수밖에 없으니, 천재란 시간을 무력화하는 재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긴 시간을 두고 보면 재능이 많은 A와 노력을 많이 한 B가 도달한 지점이 같아지거나, B의 노력이 A의 재능을 추월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재능의 영역은 얼마 되지 않는 것이고,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이란 것이 하나의 과정이고, 그 과정이란 결국 노력을 의미한다고 보자면, 노력으로 안되는 재능의 영역이 있다는 그 생각은 재능을 갖고 있는 누군가를 경탄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노력으로 재능을 보충하려고 애쓰는 사람을 초라하게 만들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선천적 재능보다는 후천적 노력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경향도 있다. 왜냐하면 선천적인 재능이 후천적인 노력보다 다 더 결정적인 거라는 생각은 우리 삶의 의미를 상당부분 박탈해 버릴 테니 말이다. 따라서 재능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말은 우리의 삶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려는 가치관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의견일 것이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아무런 노력을 하지 못하면 그 능력이 드러날 수 없을 테고, 반대로 가진 걸 다 쏟아 부어 노력을 하더라도 타고난 것이 없는 사람은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 사실이니까. 결국 재능을 어느 정도 타고나긴 해야 하지만, 노력으로 그것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명제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스포츠 재능을 유전자적으로 분석해서, 선수를 조기에 발굴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이다. 평범한 소재도 확실한 엔터테인먼트의 도구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이 재능이야말로 히가시노 게이고 만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자질이라 하겠다. 이 작가는 어떤 작품을 선택해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수준을 매번 보여준다. 엄청나게 다작을 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걸 보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유즈키 씨는 지금까지의 내 실적이 노력이 아니라 유전자 덕분이라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네요. 어떻게든." "전에도 말했겠지만 노력에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면 백 미터 달리기 결승전에 왜 흑인들만 진출하겠느냐고." "백 미터 달리기와 스키는 다르죠" "육체의 능력을 겨룬다는 점에서는 똑같아. 노력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모두가 최대한 노력한다는 전제하에 마지막 순간 승패를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그 얘기를 하는 거라고. 설마 너 그걸 마음가짐이나 정신력이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유즈키 씨, 뻐꾸기라는 새는 말이야,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는군. 때 까치나 멧새 둥지에 말이야. 그러고는 다른 어미 새에게 새끼를 키우게 한대.아나?" "들은 적 있습니다. 탁란이라고 하는 거죠?" "재능의 유전자란 게 말이야, 그 뻐꾸기 알 같은 거라고 생각해. 본인은 알지도 못하는데 몸에 쓰윽 들어와 있으니 말이야. 신고가 다른 사람보다 체력이 좋은 건 내가 녀석의 피에 뻐꾸기 알을 떨어트렸기 때문이야. 그걸 본인이 고마워하는지 어떤지는 알 수가 없지."
히다와 카자미 부자의 스토리 외에 또 다른 한 축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주니어 스키 부에 소속 중인 신고이다. 기타를 좋아했던 신고는 어느 날 갑자기 그들 부자를 찾아온 신세 개발 스포츠부의 고타이와 유즈키에게 엄청난 제안을 받고 꿈을 접게 된다. 신고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를 스카웃하겠다고 한 것이다. 당시 가쓰야는 아내와 이혼 후 무직이나 다름없었고, 아파트 집세도 석 달이나 밀려있고, 신고의 급식 비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아들만 맡겨주면 취직도 시켜주고, 살 곳도 마련해주면서 학비도 내주겠다는 제안을 그들 부자가 어떻게 마다했겠는가. 가정 형편 때문에 꿈을 버려야 했던 신고의 내적 갈등과 재능을 타고 났지만 이런 이유로 노력을 하지 못하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의 라이벌 구도, 의문의 협박 편지를 통한 긴장감과 갑작스런 사고로 인한 테러 위협까지. 이야기는 어느 한 부분 지루할 틈 없이 달려간다. 뻐꾸기의 탁란은 생태적으로 탁월한 선택이라고 한다. 둥지도 짓지 않고 알만 남의 둥지에 낳아 두면 둥지의 임자가 자기 새끼로 알고 애지중지 먹이를 물어 날라 키워주는 것이니 말이다.딱새는 그렇게 자신의 둥지에 있는 새끼를 정성껏 키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뻐꾸기 새끼는 뱁새 새끼보다 일찍 알에서 나와 곁에 있는 것들을 밀어내는 습성이 있어, 정작 딱새 새끼들은 둥지 밖으로 밀려나고 만다고 한다. 뻐꾸기의 탁란이 자연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온갖 윤리와 도덕으로 무장한 인간 세상에서도 버젓이 행해진다는 걸 보여주는 멋들어진 제목이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그 수많은 다작들이 전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작품을 관통하는 것은 휴머니즘이기 때문이다. 출생의 비밀이 주요 모티브이지만 삼류 드라마 같지도, 진부하거나 상투적이지도 않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출생의 비밀뿐만 아니라 스포츠 세계에서의 경쟁과 질투, 선천적인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의 차이 등 이 작품의 주요 이야기 거리들은 사실 스토리가 어찌 진행될지 뻔히 보이는 평범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참 많이 읽은 편인데, 떠올려보면 다양한 이야기를 했지만 공통적인 부분은 항상 평범한 플롯으로 어디에나 있을 법한 그런 스토리였던 것 같다. 그런데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재미있을까. 특히나 출생의 비밀과 관련하여 병원에서의 신생아 바꿔 치기 등은 이제 너무도 많이 다뤄졌던 터라 진부하기까지 한 소재이다. 그런데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안에서는 기묘하게 지루하지가 않다. 그의 새로운 작품이 출간될 때마다 챙겨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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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오랜만에 들른 서점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을 발견! 주저없이 결정했다.. 원래는 제3인류를 사려고 간거였는데.. ㅋㅋ 이처럼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은 베스트셀러들도 가볍게 밀어버리고 결정되어 지는.. 최종 계산대에 오르는.. 내게 있어 믿고 보는 그런 사번타자다. 용의자x의 헌신부터.. 악의.. 나미야 기적.. 붉은손가락.. 명탐정..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의 반에 반도 안 읽었지만 누구나 공감하다시피 그의 소설은 한 두권만 읽으면 바로 팬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나 역시 헌신과 악의를 읽고 와~ 감탄에 이어 나미야, 붉은손가락.. 명탐정까지 달리고 이번 신간도 그의 놀라운 이야기를 기대하며 주저없이 구매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미미여사와 함께 믿고 보는 그의 소설 역시 속도감에 있어서는 단연 최고다. 이번 뻐꾸기 역시 양장으로 두툼한 볼륨임에도 불구, 금방 읽어버렸다. 그만큼 지루할틈은 없이 속도감있게 쭉쭉 읽혀나간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스포츠, 그것도 스키? 개인적으로 흥미를 당기는 소재나 직업은 아니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정말이지 처음부터 구미고 흥미고를 떠나 궁금해 끝까지 읽게하는 능력은 역시 탁월하다.
전체적인 줄거리야 많이 나와있을 테니 각설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사건위주의 빠른 전개 때문인지 히다를 비롯, 딸래미, 특히 신고의 내면 심리에 대한 고찰이 적어 아쉽다. 특히 신고는 뻐꾸기.. 이번 소설에서 제목의 의미를 상징하는 인물로 주인공 부녀와 함께 비중있게 설득력있는 심리묘사가 필요했던 거 같은데.. 그게 좀 아쉽.. 개인적으로 신고를 이해하면서도 복에 겨워보이기도 하고 질투가 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뻐꾸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 아닌가 싶다. 신고만을 두고 본다면.. 나는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도 아닌 알 개인의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서 뻐꾸기 알은 누구의 자식이 아닌 개인이 가지는 달란트, 유전적인 재능, 타고난 능력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물려받아 타고난 능력을 받아들이며 감사하고 그 길로 능력을 펼치면서 살아가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조금은 부족해도 내가 타고난 능력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어렵지만 하면서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이 맞는지.. 그것은 자신의 선택과 행복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개인의 몫일뿐.. 낳아주고 능력을 물려준 뻐꾸기의 것도 뻐꾸기가 두고 간 알을 품어 키워준 다른 어미새의 것도 아닐 것이다.
반전의 반전이라.. 글쎄 이번 작품에서의 반전은 무릎을 탁! 칠만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을 설득력있게 포장하려 친엄마가 남긴 손도장 편지, 모든 걸 계획한 남자의 편지는 너무 성의가 없다고 할까? 마지막에 모든 걸 통보하듯 편지로 고백하는 설정이라니.. 반전을 의식한 어색하고도 성의없는 마무리가 아니었나 싶다. 사실 얼마나 쉬워.. 반전의 모든 해답을 그냥 편지에 다 써버리면.. 신고, 신고의 아버지, 여주의 친엄마, 친아빠.. 그리고 배 다른 오빠? 각자의 사연, 납득할만한 심리묘사 등이 아쉽다. 그래서 마지막 편지자백? 고백?은 조금은 느닷없었는지도.. 내내 안 나오던 인물이 뒷부분에 급 튀어 나와 편지에 사실은 내가 그랬소! 이러니 말이다..
별 사건, 줄거리없이도 인간의 내면,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었던.. '악의' 처럼.. 좀 더 놀라운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보며.. 나 역시 급 마무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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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을 처음 접한 후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에 빠져 그의 작품이라면 많이도 읽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늘 신간이 나오면 한번씩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그의 작품인 것 같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다른 추리 작가들과 다른 점은 그의 작품 몇 개에서 보면 사회 문제나 인간의 본질에 관련된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인데 저는 그 점에서 그의 작품을 좋아합니다. 이번 책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역시 이번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그는 작품을 썼을까 궁금해하면서 읽었답니다. 빠른 사건 전개와 반전들 역시 그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인데, 긴장하면서 읽다가 조금 궁금증이 풀리고 다시 또 긴장하면서 읽고 그렇게 되더라구요. 이번엔 스키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하여 한 남자의 20여년전 잘못이 어떤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자신의 딸이 친딸이 아님을 알고 그녀의 친아빠가 누구인지를 알면서 평생을 살아가는 히다를 보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 속에서 기른 정 보다 진실을 고백하는 것이 인간에게 그 못지 않은 중요한 사실이라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답니다. 숨길 수 있는 진실이라면 숨기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가 덜 갈 것인지 아니면 고백하는 것이 더 나은지를 생각해보게 하네요. 더군다나 가정 형편 때문에 하고 싶지 않은 스키를 타게 된 신고를 보면서 그 이후에 그가 놀라운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결국 하고 싶은 음악 대신 어쩔 수 없이 스키를 선택한 그의 모습이 불행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더라구요. 결국 인간의 꿈은 누군가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의 아이라고 해서 그 꿈을 부모가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죠. 아무리 그 쪽으로 재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말이에요. 우리는 부모 입장에서 내 아이가 어떤 분야에 소질이 뛰어나다면 당연히 그 쪽으로 재능을 발휘해 성장해나가길 바랄거에요. 그런데 그것은 단지 그걸 당사자가 진정으로 원할 때만 가능하단 이야기죠. 또한 자신의 부모가 잘못한 일이라도 그 문제를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고 해결하고자 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것이 모두를 위해 가장 좋은 선택인지 때로는 진실을 밝히지 않는 것이 모두에게 더 나은 결말을 가져올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네요. 이번 작품 역시도 인간의 본질에 대한 그의 통찰을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았답니다. 아마도 그의 추리력과 흥미있는 내용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저는 이번 작품에서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이면서 잘 읽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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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기쁨'이란 말이 있습니다...ㅋㅋㅋㅋㅋ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 신작 소식은 몰랐는데 '백일홍 나무 아래서' 사려갔다가, 신간이 나온것을 발견하고 너무 반가워 구매했지요^^
'가타카'란 영화가 있습니다..1997년도 개봉작인데요.. 아기가 태어나면, 유전자 검색으로 통해, 그 아이의 미래가 결정되는 디스토피아 사회에 열성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 청소부로 일하는 주인공이 자신의 꿈인 우주여행를 이루려는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죠....
20년전, 일본 최고의 스키선수였던 '히다'에게는 자신의 훨씬 뛰어넘는 천재스키선수 '카자미'라는 외동딸이 있습니다.. 부녀가 유명한 스키선수이기 때문에..
'카자미'의 소속사인 '신세개발'산하 스포츠연구소 부소장인 '유즈키'는 자신의 유전자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히다'와 '카자미'의 유전자 검사를 부탁합니다.
그러나...'히다'는 자신의 딸 '카자미'는 유전자 때문이 아니라 노력으로 이룬 실력이라며... 냉정하게 유전자 검사를 거절합니다
그러나 사실, 유전자 검사를 거절한 이유는 따로 있었죠 그녀가 사실 자신의 친딸이 아니기 때문이죠
20년전, 8개월간의 전지훈련을 떠나는 '히다'에게 아내 '도모요'는 임신소식을 알립니다 임신한 아내와 함께 있고 싶었지만, '도모요'는 경기에 집중하라고 말을 하지요 그리고 전지훈련을 끝날즈음에, 딸의 출산소식을 알게 됩니다.
경기실적은 부진했고, '히다'는 이제 은퇴할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여 가족에 충실하기 위해 은퇴를 합니다..그리고 스키팀의 코치로 일하죠 그러나, 그의 바램과 달리..'도모요'가 자살을합니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자살에 놀란 '히다'는 아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20년동안 다른 여자는 쳐다보지도 않고 외동딸인 '카자미'만 바라보고 살지요.. 그리고 딸의 스키 재능을 본, '히다'는 딸을 자기를 뛰어넘는 스키선수로 키우려고 합니다
'카자미'는 초등학생임에도 불과하고 성인들도 따라잡는 스키실력으로 유명해지고 강호학교에서 그녀를 서로 데리고 가려고 합니다 '히다'는 '카자미'를 위해 이사를 준비하고 이삿짐을 정리하는 도중, 아내의 유품에서 신문기사 스크랩을 발견하죠 '20년전 신생아 유괴사건'이였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20년전 임신중 유산했다는 것도 알아냅니다.
'신세개발'에서는 천재 스키소녀인 '카자키'를 아이돌화 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회사나, 스키종목 홍보에 유리하기 때문이죠
사실, 우리가 '김연아'를 알기 전에, 스케이트에 얼마나 관심 있었습니까? 그만큼, 스포츠선수가 아이돌화 되면, 스포츠 홍보에도 도움이 된단 생각에.. 열심히, 그녀를 홍보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카자미'를 협박하는 협박장이 날라옵니다 그녀를 어떤 대화에도 나가게 하지 말라는 내용이였죠
그리고 '카자미'가 타기로 한 서틀버스가 전복사고를 일으킵니다. 협박장이 장난이 아님을 알게 된 회사측은...경찰에 신고하고 협박범에 대한 수사가 벌여지지요.. 그리고 의외의 용의자가 떠오릅니다....
또 다른 '스키'선수가 있습니다.. 중학생인 '신고'는 기타리스트가 꿈이지만.. 자신에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B패턴'유전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유스케'에게 스카웃되어 스키를 배우게 됩니다
'유전자'덕인지, 그는 처음 배우는 스키인데도 불과하고 엄청난 재능을 보여주죠...그러나..그는 스키가 하기 싫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집안사정 때문에 거절할수 없었죠
'재능은 있지만, 스키가 하기싫은 신고' '재능은 없지만, 스키를 넘 좋아하는 하는 후지이'
두사람을 보며, 과연 유전자가 영화 '가타카'처럼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지을수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그래도 사실 아쉽긴 했어요 재능을 가진 사람이 그 재능을 썩힌다는게...ㅋㅋㅋ
'뻐꾸기'는 참 얄미운 새입니다... 알을 낳으면, 알을 자신이 키우는게 아니라, 다른 새의 둥지에 넣어 버리죠
그렇지만, '뻐꾸기알'은 천재스키소녀 '카자미'랑 매치가 안되는거 같아요 그녀는 애초에 버림당한 아기는 아니니까요... 결말부분에 많이 찡해지더군요....
사실, 이번 작품처럼 '악인'이 없는 추리소설은 드믈다고 할까요? 협박범의 정체도, 사고를 일으키는 사람도.. 원래 착한사람들인데 자신들의 행동이 예기치 않는 상황을 만들뿐이였죠..
아...올만에 나온 신간인데..넘 좋았어요 마지막 부분에는 반전이 반전을 낳고..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란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