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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첫발을 내디디며 가졌던 다짐들 - 어떻게 살 것이며 어떤 미래를 성취할 것인가 등 - 은 점점 더 잊혀져 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다른 사람, 즉 친구나 동료, 상사, 거래처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나는 점점 사라지고 주어진 역할의 가면을 쓰고 움직이는 스스로를 느끼는 것은 나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그럼으로써 가슴속 깊이 스며드는 회의와 고독을 느끼는 것 또한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옳게 사는 것과 잘 사는 것이 하나일 수는 없을까
첫 사회생활 때 가졌던 굳은 결심대로 흐트러짐 없이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하지만 그런 삶의 결과를 나의 가족들이 짐으로 짊어져야만 하는 데 과연 맞는 것일까
아니면 철저히 나를 잊고 상사나 권력을 가진 이에게 맞춰서 사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부지도는 분명하다. 그분의 마음이 편안하도록 잘 모시는 목적은 관리직을 잘 수행해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분명한 것은 그분을 즐겁게 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수단이고 방법인 것이다.” - P. 55.
<아부지도>는 저자가 중국의 유력 일간지 <신경보> 문화면에 1년 남짓한 기간동안 연재했던 글을 모은 책으로, 원제목은 “황제공관학”이다.
저자는 최고의 자리에 있는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황제에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함으로써 자신과 가문의 생명과 부귀, 명예를 유지해갈 수 있었는지를, 또는 어떻게 함으로써 최고 권력의 위치에서 한순간에 사라져 갔는지를 역사속 많은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그리고 역사속 교훈들이 현대의 조직생활 속에 있는 우리들에게 어떤 삶의 지혜를 주는지를 이야기해 준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상황별 사례들을 보여주며, 내가 중심이 아닌 황제 – 지금의 직장상사 또는 사장 –를 중심에 두고 그에게 어떤 말과 행동, 모습으로 보여야 할 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새로운 조직으로 떠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해 준다.
“‘아부지도’는 단순히 아첨하는 말의 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상사를 대해야 하는지, 어떻게 이익은 취하고 해는 피할 수 있는지, 어떻게 판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지, 언제 본인이 주도해나가야 하는지, 언제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언제 총명하게 움직이고 언제 모자란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무엇을 쟁취해야 하고, 무엇을 양보해야 하는지 관계로 인한 그 모든 일들을 말한다.” - P. 6.
“아부지도는 모름지기 ‘그분’의 특성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실행해야 한다. 먼저 자신의 황제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파악하고, 어떤 식으로 간언해야 할지는 그분의 스타일에 맞춰야 할 것이다.” - P. 18.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그저 당당한 자세로 나가는 것이 이적의 성공률이 높다. 중요한 것은 어느 곳이나 그분의 속마음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분이 당신에게서 어떤 점을 필요로 하는지 재빠르게 파악해 그것을 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어야 한다.” - P. 303.
이 책에는 수많은 중국 역사속 인물들이 나온다.
물론 황제와 그의 주변에 있던 인물들의 이야기들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현재와 미래를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행동해야 할 것인지를 말해준다.
중국 황제와 함께 했던 수많은 인물들도 우리에게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만 그 생명과 권력을 누릴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준다.
이 책을 보면서 중국 소설가 김용의 ‘녹정기’가 생각났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녹정기의 주인공인 ‘위소보’라는 인물이 떠올랐다.
비록 소설속 인물이지만 아부지도의 가르침을 본능적으로 가장 잘 실천한 인물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알겠는가? 맞는 말을 했다고 뭘 어쩔 수 있단 말인가? 핵심은 당신의 말을 들은 그분이 누구냐는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그분의 입맛과 품행을 꼼꼼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그런 후에야 당신이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 말하는 방식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P. 52.
나이를 먹어가면서 20대에 가졌던 옳은 길로만 갈 것이라는 호기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한편에서는 서글프기도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삶에 여유와 배려가 더 늘어난 것이 아닌가 스스로를 위안해보기도 한다.
20대에 추구했던 인생이 편도 1차선의 외길이었다면 40대인 지금 달려가는 길은 편도 4차선의 고속도로 정도가 아닐까 싶다.
1차선에서는 이 길이 아니면 다 틀린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의 나와는 다른 삶의 방법도 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만 아무리 힘들고 아무리 유혹이 오더라도 갓길을 달리는 인생은 되지 않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은 양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시 한번 나의 삶의 방식을 돌아보는 시간을 이 책이 주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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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그런 데에서도 의외의 쾌감을 찾곤 합니다. 분명 도덕적으로는 용납이 안 되는 말인데, 실제로 치열하고 야비하기까지 한 사회 생활을 하면서 몸으로 터득한 "교훈"이랄까 요령에 대해, 뻔뻔스럽게 "이것이 진리!"라며 늘어 놓는 말, 이런 말은 최소한 "정직'이라는 미덕을 갖추었기에, 많은 이들로부터 통쾌한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지지를 받습니다. "까놓고 이야기해서, 맞는 말 아닌가?" 중국 고전은 물론 유교 윤리를 잔뜩 담고도 있지만, 초월적 명제나 진리를 설파하고 있는 일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처세와 인간 관계의 법칙을 배운다는 점에서 특히 경청할 게 많습니다. 공자 역시 "괴력난신"을 언급하고 논하기를 꺼렸는데, 이는 그의 개성적이고 심오한 객관적 관념론의 토대를 마련하는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 받습니다.
이 책의 제목을 보십시오, "아부지도"입니다. "아부지도, 어무이도, 내 말이 그르다 하지 않으시네."할 때의 어구가 아님은 분명합니다. 阿附, 아첨에도, "도(道)"가 있다는 말입니다. 예전에 홍 모 비서관이 아무개 전직 대통령에게 짐짓 비꼬듯 추어올리는 말을 하면서, "아부는 이렇게 해야 한다."며 기자들에게 농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은 주로 중국의 지난 고사를 여러 시대로부터 추출하여 인용하면서, 상급자의 비위를 달래고 소통을 강화하는 효과적인 표현을 구사하되, 그저 듣기에만 좋고 내심으로는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실패한 아부가 아닌, "이런 말을 해야 상사, 주군이 진짜 좋아할 법한 테크닉"을 골라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가진 최대의 문화적 자산은 바로 그 풍부한 고전입니다. 양적으로 풍부하다 보니 자연 담아올릴 엑기스도 많겠지만, 이 저자 타오돤팡(陶短房. 도단방)은 용케도 그 방대한 사서(史書)에서 적실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만 추려서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재미없게 편집한 처세서는, 그저 우리가 잘 아는 고사 몇 개만 짚다 보면 어느 새 식상함에 빠집니다. 이런 책이 우리 독자에게 환영 받으려면, 첫째 교과서나 다른 실용서가 잘 다루지 않는 좀 드물다 싶은 이야기를 취해야 하고, 둘째 그러면서도 보편적으로 잘 알려진 이야기를 끼워 넣어 맥락이 산만해지지 않게 해야 하며, 셋째 잘 알려지지 않아 참신하다고 해도 그 주인공(역사 인물)이 너무 생소하면 공감과 동조의 효력이 반감되므로, 되도록이면 인물만큼은 어느 정도 알려진 pool에서 잡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저자의 구수한 입담과 해설, 책의 편찬 취지를 잘 구현할 힘 있는 독자적 서술이 들어가야 합니다. 기껏 역사 이야기만 재미 있게 늘어 놓아도, 나중에 가서 "그냥 이야기책이었나? 저자가 말하고자 한 바, 그리고 내가 이 책을 시간 들여 읽은 이유와 보람은 뭐지?" 같은 생각이 들면 곤란하다는 겁니다. 이 책은 이런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매 챕터마다 "요지, 핵심"이 무엇인지 간단한 요약까지 곁들이고 있어서, 이런 종류의 책으로 최고의 만족을 주었습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읽는 재미만으로도 최고였습니다. 사람 사이를 잘 줄타기하는 데 있어, 최고의 묘미는 바로 그 정해진 공식이 없다는 점입니다. A라는 상황에서 분명히 통하던 게, 새로운 B상황에서는 전혀 약발이 먹질 않습니다. 이 책에 나온 예를 들어 보죠. 진 문공은 전쟁상황에서 벼슬을 사양하고 누운 신하에게 그 용태를 살피고 올 것을 측근에게 주문합니다. 이 말을 듣자 신하의 주변에선 "대감님, 즉시 자리보전하고 칭병을 하십시오." 라고 권하죠. 그런데 이 사람은 문공의 측근이 와서 자신을 살피는데도, 아픈 기색 없이 일어나서 뛰기(저자의 유머러스한 표현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이라는군요)까지 합니다.사실 진 문공은 "그자가 누워서 아픈 시늉을 하면 다른 마음이 있다는 뜻이니 즉시 처단하고, 그렇지 않으면 살려 두라."고 은밀히 지시를 해 둔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주변의 권유대로 따랐다면, 이 사람은 목숨을 보전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정말 딴 마음이 없었느냐, 후에 위(魏)씨 가문은 우리가 잘 아는 대로, 한(韓), 조(趙)씨 가문과 나란히, 진(晉)나라를 삼분하여 나눠 가집니다. 만약 이 때 마음을 들켜 잡혀 죽었다면, 후대의 창업은 아마 없었던 일로 되었겠죠. 진시황의 명을 받들어 초를 정벌하러 가는 장군은, 수시로 황제에게 사절을 보내어 이런 저런 물질적 요구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황제가 불쾌히 여기지 않겠습니까? 말 없이 동병(動兵)에만 힘을 쓰심이... " "그렇지 않다. 내가 지금 국가의 병력 80만 중, 60만을 휘하에 두고 있는데, 무슨 딴 마음을 먹어 군대를 돌릴 지 황제가 어찌 안심하겠는가? 그러나 내가 이런 시시한 요구를 끊임 없이 보내면, 황제는 나를 그저 물욕이나 채우려는 소인배로 보고 안심할 것이다." 본디 큰 일을 하려는 자는 소소한 금전욕을 채우려 들지 않고, 색욕에도 어느 순간부터 초연해집니다. 대사를 갈무리하면 그런 부산물은 자연스럽게 굴러 들어올 텐데, 뭐하허러 별도의 수고를 들이겠습니까? 하지만 이런 방식을 기계적으로 "교주고슬膠柱鼓瑟"하듯 되풀이하면, 상사나 주군은 어느 새 그 정직하지 못한 마음을 꿰뚫어보고 오히려 불이익을 줄 지 모릅니다. 실제로 양수는, 이처럼 주군의 마음을 너무도 잘 헤아려 일을 처리했기에, 이른 죽음을 자초하기도 했습니다. 한 번 써먹은 수법은 다시 쓰면 안 되는 것이고, 어느 정도 내 생각의 흐름을 투명하게 누설하기도 해야 진정한 믿음을 살 수 있겠죠. 참 아부라는 게 어렵습니다. 무조건 교언영색만 갖춘다고 윗사람의 마음에 드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어리석은 대중을 속이려면 그런 구태의연한 방법으로도 가능하겠으나, 그 사람이 복합적인 사고와 판단 능력을 갖추었기에 그 자리에까지 올랐다면, 일차원적 접근 방식으로는 환심을 살 수 없음이 분명합니다. 어떤 사람은 정반대로, 자신이 타인들과의 소통에 능하지 못하기에, 남이 시도하는 방법은 무조건 진정성 없는 아부라며 깎아 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그 자신이, 진심이라곤 없는 기만과 허위로 상대를 대했기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식의 반응이 나오는 거죠. 이렇게, 진정성도 없고 아부에도 서투른 인생이야말로 조직에 있어 암적인 존재입니다. 이런 사람은 업무 처리를 위한 능력도 불비한 경우가 많더군요. 이 책에서 설파하고 있는 진정한 "아부의 도리"란, 상대방의 마음을 정확히 읽고 나의 처신을 그 주파수에 맞추는 능력을 말하고 있습니다. 남(상사, 오너)를 이해하는 작업은, 부끄럽지도 않고 떳떳하지 못한 부도덕, 반칙이 아닙니다. 내가 바라보는 그 상대가, 동시에 내가 자신을 이해하고 있음을 알게 하는 것, 나와 상대 사이의 복합 다차원 게임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균형점에 다다르게 하는 게 바로 아부의 정도(正道)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말하는 아부란 해로운 거짓과 교란 요소가 아닌, "세련된 소통의 방식"을 이른다 함이 타당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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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를 못한다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아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칭찬을 못하는 것이다. 아부는 하면 할수록 나도 기쁘고 상대방도 기쁘다. 다만 아부를 윗사람에게만 하지 말고 동료와 아랫사람에게도 해야 한다. 아부를 회사에서만 하지 말고, 집에서도 아내와 자녀에게도 아부를 해야 한다. 아울러 줄을 잘 서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실력이다. 만약에 내가 실력이 있으면 나를 밀어주던 이가 밀려나더라도 또 누군가가 나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단 점점 중요한 위치에 올라갈수록 용기, 책임감, 끈기, 배짱, 지혜 같은 일반적 능력이 전문적인 능력보다 더 중요하게 평가 받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책은 2006년 캐나다로 이주한 후 현재까지 캐나다에 거주하면서 중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 언론의 특파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중국의 ‘역사 칼럼니스트’ 타오돤팡이 “중국 유력 일간지 <신경보(新京報)>에 1년 남짓 연재했던 글을 모아 엮은 것이다. 어떻게 상사를 모셔야 직장이란 전쟁터에서 오래도록 생존할 수 있는지, 문헌에 등장하는 중국 황제와 대신들의 일화를 통해서 처세의 지혜를 말한다. 저자는 “황제라는 인물 역시 사람이기에 듣기 좋은 말을 들으면 즐겁고, 자신의 생각을 거스르는 것은 듣기 싫다. 동시에 황제는 황제이기에 자신의 영토와 사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윗사람은 어떤 성향을 가졌고 아랫사람이 어떤 도리로 그들을 대해야 하는지 소개한다. 당나라 태종은 간신배와 현명한 신하를 가려 등용했던 훌륭한 황제로 알려져 있다. 그의 신하였던 우문사급(宇文士及)은 여러 번 주군을 바꾸고, 아첨하는 모리배로 유명했다. 어느 날, 당 태종이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며 “나무가 잘 자랐다”고 말하자 우문사급이 후다닥 다가와 수 시간 동안 나무 주위에서 찬사를 늘어놓았다. 당 태종은 그의 모습에 노발대발 화를 냈다. “아첨하는 신하들은 멀리하라 했거늘, 대체 누가 그런 자인지 몰랐었는데 오늘 보니 바로 자네를 일러 하는 말이군!” 그 후 우문사급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아첨쟁이는 오히려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며 부귀영화를 누렸다고 한다. ‘아부’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아첨하는 말’이 아니다. 저자가 말하는 아부란 “그분의 마음이 편안하도록 잘 보필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분명한 것은 그분을 즐겁게 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진짜 아부를 잘하는 법’은 어떻게 상사를 대해야 하는지, 어떻게 이익은 취하고 해는 피할 수 있는지, 어떻게 판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지, 언제 본인이 주도해나가야 하는지, 언제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언제 총명하게 움직이고 언제 모자란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무엇을 쟁취해야 하고, 무엇을 양보해야 하는지 등, 상사와 부하직원 관계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을 말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유난히 하는 일마다 술술 잘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별로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쉽게 기회를 잡아 매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 능력에 비해 직장 상사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만년 과장, 얼마나 더 참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간관리자 등 ‘상사 대하기’가 고달픈 직장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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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도阿附之道'는 단순히 아첨하는 말의 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상사를 대해야 하는지, 어떻게 이익은 취하고 해는 피할 수 있는지, 어떻게 판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지, 언제 본인이 주도해나가야 하는지, 언제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언제 총명하게 움직이고 언제 모자란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무엇을 쟁취해야 하고, 무엇을 양보해야 하는지 관계로 인한 그 모든 일들을 말한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중국은 수천 년의 제왕 역사를 지니고 있다. 동시에 수천 년의 황제와 군신의 관계사를 갖고 있다. 처세를 잘해서 관직에 오래 머문 대신이 있는가 하면, 잘못된 처세로 목숨까지 잃은 안타까운 대신도 있다. 이제 황제의 역사는 끝나고 더 이상 황제가 없다. 지금은 상하가 과거와 같은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는 봉건적인 관계가 아니다.
이처럼 과거와 같은 황제의 막강한 권력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지만 현대의 직장에서 상사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몰라도 상관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과거 역사 속의 경험들을 추려내어 현재의 상사 처세술에 활용한다면 분명 도움될 것이다.
이 책은 본디 중국의 일간지 <신경보新京報> 문화면에 1년 남짓 연재되었던 글들이다. 중국에서 출간된 책의 원제는 <황제공관학皇帝公關學>이다. 거창한 중국식 제목보다 국내의 번역도서 제목이 훨씬 정겹다. 아무튼 중국 고전에 등장하는 황제와 대신의 관계를 통해 오늘날 상사와 부하의 관계, 즉 직장인의 처세 지혜를 가르쳐준다.
당 태종이 이원의 반란을 평정하고 그의 애첩을 거두었다. 하루는 조회가 끝나고 나가는 위징에게 당 태종이 한 미인을 가리키며 "이원이 남편을 죽이고 빼앗았던 거라네. 세상에 얼마나 불쌍한가"라고 말했다. 이에 위징은 그 여인의 아름다움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고 황제의 심기가 나쁘지 않음을 살핀 후 넌지시 한마디 했다. "이원의 행동이 말이 됩니까?"
당 태종은 체면을 가장 중히 여기는 인물이었다. 당연히 이원의 행동은 올바르지 않다. 이원을 죽이고 이원의 첩을 거둔 자신의 행동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당 태종은 깨닫는다. 결과적으로 위징은 불과 두세 마디의 말로 그 여인을 돌려보내도록 만들었다. 위징은 황제 스스로 결단을 내려 조치하게 함으로써 황제의 원망도 사지 않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이처럼 간언을 할땐 수위 조절을 잘해야 한다.
"황제는 충고는 듣기 싫어 하고, 동의를 듣고 싶어 한다"
또 당 태종은 간신배와 현명한 신하를 가려 등용했던 훌륭한 황제로 명성이 높다. 그의 신하였던 우문사급宇文士及은 당나라 시대 이전부터 여러 번 주군을 바꾸고, 아첨을 일삼는 모리배로 유명했다. 어느 날, 당 태종이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며 "나무가 잘 자랐다"고 말하자 우문사급이 후다닥 다가와 수 시간 동안 나무 주위에서 찬사를 늘어놓았다.
당 태종은 그의 모습에 노발대발 화를 냈다. "신하 위징이 내게 아첨하는 신하들을 멀리하라 했거늘, 대체 누가 그런 자인지 몰랐었는데 오늘 보니 바로 자네를 일러 하는 말이군!" 이후 우문사급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아첨꾼은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며 부귀영화를 누렸다고 한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황제의 마음이다.
"황제는 고아한 대신관료보다 더러운 일도 마다하지 않는 아첨꾼이 필요하다"
눈에 들어간 모래를 비비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직장인의 정도를 걷고 있는 우리의 시선에서 간신들은 처단해야 할 대상이고, 소인배들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수위를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큰일이나 작은 일이나 무조건 달려들어 온 힘을 다해 타격을 가해서는 안된다.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잘못하면 자신도 휘말리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의 기분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늘어놓는 직장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있다. 동진 시대에 왕돈이라는 권신이 있었는데, 정권 찬탈을 앞두고 병사하고 말았다. 그래서 그의 형인 왕함이 자신의 아들 왕응을 추대하려다 수포로 돌아가자 도주를 획책했다. 왕함이 갈 수 있는 곳은 아우 왕서가 다스리는 형주와 또 다른 동생 왕빈이 다스리는 강주였다.
그런데, 왕서는 평소 왕돈을 잘 따랐던 반면, 왕빈은 왕돈과의 잦은 말다툼 바람에 강주 시장으로 좌천된 경우였다. 이때 아들 왕응은 주관이 뚜렷한 왕빈이 공모 혐의를 두려워 않고 그들을 구해줄 수 있으나, 왕서는 권력에 아부하는 스타일이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왕함은 이를 듣지 않고 왕서의 형주로 향했다. 결국 왕함 부자는 목이 달아났다.
아무리 옳다고 해도 말대꾸로 평안을 구하는 일은 위험한 일이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분이 이런 이치를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안다고 반드시 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분이 어느 정도의 도량과 견식을 지닌 인물인지 먼저 가늠해봐야 할 것이다.
동한 시대 광무제 유수의 수하에 장수 가복은 전투에 능하고 전략전술이 뛰어났지만 유수의 고향 사람들이나 친척들에 비해 경력이 좀 부족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유수 곁에서 최선을 다했다. 사람들은 그가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가 어떤 공을 세웠는지 열거할 수 없었다. 언젠가 인사처에서 가복의 사적이 불분명하니, 대우에 대해 재토론을 거쳐야 할 것 같다고 말하자 유수는 기뻐하며 자신이 그 공을 잘 알고 있으니 뭐든 물어보라고 햇다.
"황제는 자신의 공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신하를 원한다"
아무리 잘난 당신이라도 황제가 아니고서야 당신의 위치는 누군가의 밑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대가 뭘 했는지,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에 대해 우선 황제나 윗사람이 완벽하게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당신의 공적을 다른 사람들은 모르게 해야 한다. 나아가 황상皇上 이외에 어느 누구도 모르게 했다는 사실을 황상이 알게 해야 한다.
사장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직원은 자신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아이디어를 직간접적으로 사장에게 도움을 주는 직원이다. 성공적인 수행으로 회사가 이득을 보았을 때에는, 아무리 당신의 공이 컸다고 해도 "모두 사장님이 하신 것"으로 돌려보자. 나머지는 사장이 치하해줄 것이다.
청나라 옹정제 당시 광동의 순무巡撫 서리 직을 맡고 있던 부태는 서리가 된 지 반년도 못돼 '비밀 직통 연락망'을 통해 옹정제에게 수차례 밀고를 올렸다. 심힐 대는 하루에 세 건이나 올린 적도 있었다. 제독 왕소서, 안찰사 누엄, 포정사 왕사준 등의 업무 결함부터 업무 태도, 부정부패 혐의, 사상 문제까지 낱낱이 고발했다. 이후 그는 상과 승진을 기다렸다. 하지만 보름이 지나 황제는 그에게 파면 및 전근 명령을 내렸다.
"황제는 어느 누구도 믿지 않는다. 당신이 그를 믿게 할 뿐이다"
절대 믿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황제가 친히 그대에게 은밀히 건네는 "그대야말로 자신의 심복이며, 절대 이 말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라는 말이다. 황제는 분명 그 말을 적어도 3백 명 이상에게 했을 것이다. 황제와 이어진 특별한 관계에 큰 관심을 가지고 한참을 착각한 당신이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299명은 당신과는 달리 남다른 각오로 그 유혹을 떨쳐버렸을 것인가? 당신만 황제의 뜻을 받들고 그의 눈과 귀가 되어 다른 사람을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먼저 주위를 둘러보라. 당신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눈과 귀가 호시탐탐 그대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남조 유송의 대신 채흥은 난폭한 황제로 인해 관리들이 모두 두려움에 떨며 우울한 삶을 살고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이에 그의 외조카 몇 명이 그에게 외지로 나갈 기회를 찾아보라고 권했지만 이를 거절했다. 나중 외지로 나간 외조카들은 내전을 겪으며 차례로 죽었다. 반면에 채흥은 수차례에 걸친 대대적 숙청에도 불구하고 공작 지위까지 올랐다. 어찌된 일일까?
"황제의 시선은 피할 수도 없고, 시선에 벗어나서도 안 된다"
봉건 시대는 법치가 아닌 인치人治의 시대였다. 즉 황제의 뜻이 곧 법률이었고 세상 어느 곳도 황제의 땅이었다. 국경을 넘지 않는 한 어디를 가도 황제의 손바닥 안이란 얘기다. 황제는 기분이 나빠지면 목을 치기도 하고, 기분이 풀리면 용서할 수도 있다.
수도에서 황제 곁에 남아 있으면 악재를 호재로 바꿀 수 있는 확률도 좀 더 많다. 외지에 있으면 황제가 그대 목을 치려고 할 때 무장을 갖춰 자신을 보호할 수도, 도망칠 수도 있지 않느냐며 반문할 수도 있다. 정말 멍청한 질문이다. 황제의 권위가 얼마나 막강한지 아직도 모르는가. 비록 지방의 시장으로서 자신을 보호할 무장 세력을 갖췄다 해도, 황제가 "역도를 죽이는 자가 곧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다!"라는 조서만 한번 내리면 이 문서를 제대로 살피기도 전에 승진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경비병들에 의해 목숨을 잃을 것이다.
황제가 있는 체제에서 정권을 찬탈하지 않는 이상, 아무리 자리가 높고 권력이 막강할지라도 칼자루는 여전히 황제의 손아귀에 있기 마련이다. 온종일 황제의 칼을 빌어 누군가를 제거하는 데 재미를 붙여서는 안 될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라고 해서 그 칼을 빌리지 못하리란 법은 없다. 황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다. 정적政敵을 보호는 것은 바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황제를 모시는 일이 어디 쉽던가. 호랑이와 함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황제는 어떤 인물인가. 막강한 권력의 소유자이자, 그 성격 또한 종잡을 수가 없다. 게다가 황제를 보필하는 데 문제가 생기면 큰 사달이 날 것도 각오해야 한다. 잘하면 명예와 부까지 거머쥐는 부귀영화를 누리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최악의 상황에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진시황은 그토록 한비자를 신하로 삼고자 했지만 막상 자신의 품으로 들어오자 한비자를 옥사獄死시켰다.
"황제는 항상 자기 것이 최고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황제와의 거리를 슬기롭게 조절한 인물이 있다. 사마상여이다. 한 무제는 일찌기 그를 옛날 사람으로 오인해 인재로 삼지 못함을 안타까워 하다가 막상 그를 자신의 곁으로 부른 뒤에는 총애하지 않았다. 사마상여는 이 분위기를 재빨리 파악하고 스스로 한지閑地로 물러나겠다고 요청했다. 불가근不可近 불가원不可遠, 황제와의 거리는 이래도 저래도 골칫거리다.
양신良臣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먹고산다. 문무 능력이 뛰어나고 시의적절하게 뛰어난 책략을 내놓아 막사 안에서도 천리 밖의 승패를 결정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반면 충신忠臣은 옳고 그름을 떠나 오로지 주군의 명령에 완벽하게 충성하는 사람이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자신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