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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조바심을 무마해 준 인생의 여유와 쓸쓸함이 배어나는 한 중년남자의 고전 다시 읽기
"불안과 조바심을 무마해 준 인생의 여유와 쓸쓸함이 배어나는 한 중년남자의 고전 다시 읽기" 내용보기
사무실에 있던 학생이 물었다. "공부를 많이 할수록 행복해질까요?" 나는 대답했다. 아니라고. 아는 것이 병이라고도 하고, 아는 게 많을수록 먹고싶은 것도 많아져서 불행하다고.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고전 다시 읽기를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지식들을 있는 그대로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진정한 자신의 견해로 만들어 가면서 점점 안정된 자아를 형성해가고 있었다. 아마 중년이 넘었
"불안과 조바심을 무마해 준 인생의 여유와 쓸쓸함이 배어나는 한 중년남자의 고전 다시 읽기" 내용보기
사무실에 있던 학생이 물었다. "공부를 많이 할수록 행복해질까요?" 나는 대답했다. 아니라고. 아는 것이 병이라고도 하고, 아는 게 많을수록 먹고싶은 것도 많아져서 불행하다고.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고전 다시 읽기를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지식들을 있는 그대로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진정한 자신의 견해로 만들어 가면서 점점 안정된 자아를 형성해가고 있었다. 아마 중년이 넘었을 저자는 노년의 과업인 <자아통합> 단계에 들어서고 있었다. 내세를 중시하는 기독교인인 나로서는 무엇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 편에서 밝힌 유태인으로서의 관념이 새로왔고, 짧은 구절 속에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내세를 믿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일을 미루는 법이 없다는. 그리고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을 통해 그는 '분열의지'의 개념을 접하면서 그는 가톨릭에 대한 하나의 편견을 버리게 된다. 나 역시 그리스도를 인정하지 않거나 철썩같이 믿고 있는 모세의 홍해의 기적을 물이 갈라진 것은 타이밍이 맞았다는 식으로 해석하며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란다 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유대인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그와 나는 서로의 종교에 대한 편견 하나씩을 버리게 된 셈이다. 뭔가 조바심이 나거나 이른 바 실존의 불안을 느끼는 순간을 좀 더 편안하게 넘길 수 있도록 해준 중년기의 넉넉한 여유와 약간의 쓸쓸함이 배어나는 소중한 책이었다.

[인상깊은구절]
나보코프는 이렇게 썼다. "묘한 일이지만, 우리는 어떤 책을 읽을 수 없다. 그것을 다시 읽을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첫번째의 앙금을 남기는 독서가 다시 읽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바로 이런 이유로 강좌를 수강한 학생들의 일부가 <오디푸스 왕>이나 <아에네이스>나 단테를 이해하지 못해도, 또 내가 스무살 때 버지니아 울프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녀의 작품을 읽었다는 것, 즐거움의 사슬을 따라 더욱 앞으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나는 결국 다시 그녀의 작품을 읽게 되지 않았는가(p. 547) 용의 무조건적인 믿음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신앙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며, 세속인들에게는 인생의 의미를 모르더라도 열심히 살아가며 어쩔 수 없는 사고와 삶의 고통에 직면해도 놀라거나 불평하지 말라고 가르쳐준다. 설사 학생들이 이 모든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나는 학생들에게 화를 내고 '안전장치가 없다'는 식의 멜로드라마를 생각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게 생각되었다. 물론 안전장치는 없다. 바로 그것이 요점이다. 신앙을 갖거나 갖지 않거나 이를 알고도 살아갈 수 있을 만큼
j****7 2000.12.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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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대학생활에 대한 보고서
"두번째 대학생활에 대한 보고서" 내용보기
오랜만에 모교에 갔다. 대학 동기들과 술잔을 두고 앉아 시덥지 않은 대화를 한참 나누던 어느 순간 이 책이 떠올랐다. 그 순간은 아마 우리들의 화제가 새로 태어난 아이들과 무능한 상사와 전세값 폭등, 누군가의 사업 아이디어를 오가던 그 어디쯤일 것이다. 이 책은 졸업한 지 30년 만에 다시 모교로 돌아가 열여덟 살의 후배들과 함께 강의를 들은 한 중년 남자의 강의록이다. 동창
"두번째 대학생활에 대한 보고서" 내용보기
오랜만에 모교에 갔다. 대학 동기들과 술잔을 두고 앉아 시덥지 않은 대화를 한참 나누던 어느 순간 이 책이 떠올랐다. 그 순간은 아마 우리들의 화제가 새로 태어난 아이들과 무능한 상사와 전세값 폭등, 누군가의 사업 아이디어를 오가던 그 어디쯤일 것이다. 이 책은 졸업한 지 30년 만에 다시 모교로 돌아가 열여덟 살의 후배들과 함께 강의를 들은 한 중년 남자의 강의록이다. 동창회에서 나는 순서없이 도착하는 친구들과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를 몇번씩이나 주고받았는데, 공부를 계속하지 않은 졸업생에게 학교는 오랜만일 수 밖에 없는 곳이었다. 졸업한 지 사실 얼마 되지도 않은 내가 이러니... 30년 만에 학교로 돌아가 수업을 듣는 한 남자의 행동은 내게 거의 사건으로 여겨졌다. '독서일기'라고 분류할 수 있는 많은 책들과 이 책이 확연히 구분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이 책은 책상 앞에 앉은 한 명의 책읽기가 아니라, 길잡이로 나선 교수들의 안내를 받아 책을 읽고 리포트를 제출하며 수강생들과 토론하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본 한 늙은 학생의 강의 노트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인류가 가진 위대한 책들은 온전히 혹은 부분적으로라도 강의 노트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논어, 맹자, 성경, 불경, 고대 그리스철학 등. 이 책이 그런 명저의 대열에 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서구문명의 주요 책들이 등장하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라는 건 확실하다. 영화평론을 하는 저자의 글솜씨로 중계되는 강의실 풍경은 대단한 생동감을 지녀서, 책 속에 나오는 잠언같은 말을 섞어가며 강의를 하던 교수 혹은 열변을 토하거나 수줍어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이 책에선 호메로스에서 세익스피어, 버지니아 울프까지 이어지는 문학 작품과 플라톤에서 마르크스와 밀로 이어지는 철학서들이 이천년의 세월을 접어두고 함께 등장한다. 이들 명저(great books)들이 쌓아올린 서구문명을 한마디로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책에 나오는 테일러 교수의 말을 힌트로 받아들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테일러 교수 왈 '이중적 사고를 하십시오' 서구문명, 특히 서구문학의 전통은 모든 것을 의심하고 모든 것을 긍정하고 내던지고 새롭게한다나. 어쨌든 나는 저자의 1년 동안의 모험을 멋진 일이라고 여기며 부러워한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나의 초발심을 다시 되살릴 수 있는 무언가 항상 새로 시작되는 고향, 대학이 있다는 건 위안이 되는 일이다. 아마 지금보다 좀 더 여유로운 생활을 하게되는 행운을 내가 만질 수 있다면, 저자와 같은 모험을 그리운 학교에서 해보고 싶다. 저자는 자신의 모험에서 '중간고사를 보러 온 필자를 미친 놈 보듯 하던 어느 남학생'과 다소 오버하며 질문하는 필자를 곱지않은 시선으로 본 교수, '말은 거의 없지만 아주 공손한 한국학생'을 만났다. 내가 기대하는 나의 모험에서는 어떤 얼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그 앞날의 얼굴이 궁금하다. 부기) 이제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문제가 남았다. 바로 제목이다. 이 책의 원제는 명저(GREAT BOOKS)이다. 한국판 제목 <호메로스와 테레비>는 책의 내용이나 저자의 상황을 그리 잘 대표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역자와 출판사는 이에 대한 어떤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내 생각에는, 호메로스가 혼자서 서방고전의 대표작가로 나서는 것을 우리가 인정한다해도, 테레비를 현대인들이 직면한 새로운 미디어 상황의 대표주자라고 보는 것은 좀 낡은 감각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문제가 쉽지 않은 것은 내가 서점에서 처음 이 책을 집어든 것은 바로 이 '부정확한' 제목 때문이었다. 이쯤이면 <명저>보다는 호기심을 유발한 셈인데... 그럼 이건 좋은 제목인가, 아닌가?

[인상깊은구절]
<제21장 세익스피어 『리어왕』중에서> 나는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이 연극에는 누구나 이야기하기를 꺼리는 내용-세월 때문에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뒤바뀌면서 생기는 번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증세가 악화면서 기억력이 쇠퇴하기 시작하여, 약속시간을 잊고 그 시간에 잠옷에 슬리퍼를 신고 시내로 돌아다니시기 일쑤였다.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어머니는 어디 가셨나, 길거리를 헤매시나, 어디선가 택시를 타고 길을 잃으셨나 하고 걱정하고 있노라면 뒤늦게 나타나서 당신이 늦은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시곤 했다. 치매에 걸리셨나 하는 의문을 피할 수 없었다. (중략) 나는 이제 <리어왕>이 갖는 강렬한 힘이 우리가 좀처럼 인정하기를 꺼리는 감정에서 나오는 것임을 깨달았다. 우리는 직장과 돈, 사랑과 섹스에 몰두하고 있지만, 그러는 동안에도 부지 중에 인생의 가장 본질적인 두 가지 과제, 자녀의 양육과 부모를 장사 지내는 일이 우리를 졸라매고 있다. 그러나 자녀와 부모를 돌보는 데 진정으로 도움이 될 지침서나 전문지식 같은 것은 없다. (중략) 어머니가 주말에 혼자서 시골의 별장으로 가시기만 하면, 집에 전선줄이 떨어지고 수도관이 터지고 부엌에 개미가
e****n 2000.09.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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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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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적이다... 유치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춘기는 중요하다. 사춘기야말로 평생을 좌우할 성숙된 자아가 탄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영화 평론가 덴비는 좌파 이론가들이나 페미니스트들의 서양 캐논(고전들)에 대한 공격에 자신의 자아가 위태로와지는 듯이 느껴졌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는 가방을 짊어지고 대학교로 돌아가 문명론 강좌를 수강한다. 호메로스부터 버지니아 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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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적이다... 유치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춘기는 중요하다. 사춘기야말로 평생을 좌우할 성숙된 자아가 탄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영화 평론가 덴비는 좌파 이론가들이나 페미니스트들의 서양 캐논(고전들)에 대한 공격에 자신의 자아가 위태로와지는 듯이 느껴졌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는 가방을 짊어지고 대학교로 돌아가 문명론 강좌를 수강한다. 호메로스부터 버지니아 울프까지 서양 문명의 굵직한 사상가들 저술가들과 맞딱뜨리면서 넌지시 이 좌파 이론가들과 페미니스트들의 뒤통수를 친다. 갈지자로 정신없이 내달리면서 나가지만 결국엔 와스프에 가까운 사고방식이 아닐까? 젊었을 때는 막나가는 신좌파였던 모양인데 마누라 생기고 애낳고 중년 나이가 되니까 생각이 바뀐 모양이지... 왜 이런 책이 출간되어, 그리고 미국에서는 베스트 셀러가 되는 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비판할, 혹은 구해낼 정립된 전통이나마 존재한다는 사실이 부럽기 그지없다.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이야기할 때 언제나 맨날 수입한 것들에만 의지하는가? 게다가 수입한 것들이라도 제대로 소화하고 응용해먹고 있는가? 그런 면에서라면 서양의 전통을 아주 개인적인 차원에서 나름대로 해석해내고 있는 실질적인 사례로써는 아주 모범적인 것이라고 보인다. 이 책 처럼 중구난방이라도 좋으니 우리도 나름대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서양이든 동양이든 고전을 씹어 먹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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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서양사상사 입문서
"재미있는 서양사상사 입문서" 내용보기
사상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불문하고 어려운 일이다. 그것이 배우기 힘들다는 것 때문만이 아니라 살아가는데 별 소용이 없다는 이유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편견을 깨고 있다. 어느덧 중년에 이른 영화평론가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셈으로 대학의 교양강좌에 등록한다. 이 책은 그 강의에 대한 일종의 평가서인 셈이다. 강의 중간중간 자신의 깨달음과 한참
"재미있는 서양사상사 입문서" 내용보기
사상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를 불문하고 어려운 일이다. 그것이 배우기 힘들다는 것 때문만이 아니라 살아가는데 별 소용이 없다는 이유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편견을 깨고 있다. 어느덧 중년에 이른 영화평론가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셈으로 대학의 교양강좌에 등록한다. 이 책은 그 강의에 대한 일종의 평가서인 셈이다. 강의 중간중간 자신의 깨달음과 한참이나 어린 후배 학생들간의 의견충돌 등이 곁들여진 이 책은 일종의 서양사 입문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시간 서양의 사상사를 일목요연하면서도 의미있게 훒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c*****0 2003.02.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