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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의 가장 은밀한 기억》은 세네갈 출신 흑인 작가 모하메드 음부가르 사르가 과거 식민 지배의 가해국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로 건너가 쓴 소설이다. 작가의 네 번쩨 소설이었고 작가는 이 소설로 2021년 공쿠르 상을 수상하였다. 소설의 시작에 ‘얌보 우올로구엠을 위하여’라는 헌사가 붙어 있는데, 이는 소설 속 T.C. 엘리만의 모델이 바로 아프리카 출신 작가 얌보 우올로구엠이기 때문이다.
“... T.C. 엘리만은 고전이 아니라 컬트였다. 문학적 신화는 게임판과 같다. 그 판에서 엘리만은 세 가지 으뜸 패를 가졌다. 우선 알 수 없는 이니셜로 된 이름을 골랐다. 이어 단 한 권의 책을 썼다. 마지막으로 흔적 없이 사라졌다...” (p.18)
소설의 가장 바깥 껍데기는 미스터리로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그 미스터리의 중심에 T.C 엘리만이라는 작가와 그의 단 하나 뿐인 작품 『비인간적인 것의 미로』가 있다. 소설은 세네갈 출신으로 프랑스로 와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디에간 라트리 파이를 가장 먼저 일인칭의 주인공으로 삼는다. 오래전 관심을 가졌던 작가와 작품이 어느 순간 불쑥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오면서 소설은 빠르게 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 아무 의미 없네. 내가 충고 하나 할게. 위대한 책에 대해서 그 책이 무엇에 대해 말하는지 절대 말하려 하지 마. 아니면, 할 거면, 가능한 대답은 단 하나야. 아무것도 아니다. 위대한 책은 아무것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아. 하지만 그 안에 다 들어 있지. 어떤 책이 위대하다고 느껴지거든 절대 그 책이 무슨 말을 하는지 말하려 하지 마. 그건 의견이란 것이 네 앞에 내미는 함정이야. 사람들은 책이라면 꼭 무슨 말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디에간, 뭔가에 대해 말하는 건 보잘것없거나 시시하거니 진부한 책들뿐이야. 위대한 책은 주제도 없고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아. 단지 무언가를 말하려고 혹은 발견하려고 애쓰지. 그 단지가 이미 전부야. 그 무언가가 이미 전부이고.” (p.54)
미스터리라는 겉껍질을 살살 벗겨내면 또다른 모양의 속살이 드러나게 된다. 나에게 엘리만의 소설을 건넨 것은 시가 D. 라는 소설가인데, 소설을 읽고 또 읽은 나는 그녀를 찾아 파리에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고, 엘리만의 가계를 둘러싼 길고 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우세누 쿠마흐와 아산 쿠마흐, 그리고 모산을 통하여 엘리만으로 이어지는 현대적인 설화와도 같은 이야기이다.
“... 내가 앞으로 엘리만의 이야기를 생각한다면 오직 글을 쓰기 위해서일 거야. 그 이야기를 나는 직접 살았잖아. 내가 오늘 밤 너에게 한 이야기는 글로 쓰이길 기다리고 있어. 한 권, 혹은 여러 권의 책이 되겠지. 언젠가 난 나의 책을 쓸 거야. 그 외는 전혀 관심 없어. 엘리만은 오래전에 죽었다. 엘리만은 살아 있고 103세다. 엘리만은 무언가 남겨두었다. 엘리만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엘리만은 실제 인물이다. 엘리만은 신화다. 다 상관없어.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엘리만은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어. 다른 어떤 삶보다, 심지어 내가 실제로 겪은 삶보다 더 강력한 삶으로 살아 있지. 그러니 실제가 어떻든 상관없어. 어차피 진리 앞에서 현실은 늘 너무 초라하잖아...” (p.381)
하지만 이 소설의 속살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서구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아프리카의 지식인이 그 가해국으로 넘어와 겪게 되는 양가 감정의 다양한 표출 방식 또한 이 소설이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중요한 부분이다. 과거의 엘리만이 겪었고, 어쩌면 현재의 나와 동료들이 겪고 있는 지도 모르고, 소설 바깥으로 넘어와 실재하는 인물 얌보 우올로구엠이 겪었던 일들이 여기에 속한다.
“... 결국 엘리만은 누구였을까? 그는 식민지화가 만들어낸 극단의 비극적 결실이야. 식민지화의 성과 중에서 아스팔트 깔린 도로들과 병원고 교리문답 학교보다 훨씬 훌륭한 가장 눈부신 성공이었지... 하지만 엘리만은 바로 그 식민지화가, 끔찍할 수밖에 없는 그 과정이 피식민자들 안에서 무엇을 파괴했는지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해. 엘리만은 백인이 되고 싶었고, 하지만 세상은 그에게 너는 백인이 아니라고,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지녀도 결코 백인이 될 수 없다고 알려준 거야. 엘리만은 백인이 되려고 모든 문화적 담보물을 제시했는데 세상은 그를 흑인의 자리로 돌려보냈지. 그는 어쩌면 유럽인들보다 유럽에 대해 더 통달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그 끝은? 엘리만은 익명으로 사라졌고 지워졌어. 너도 알다시피 식민지화는 피식민자들에게 황폐와 죽음과 혼돈을 심어. 하지만 그보다 더 심한 건―식민지화가 이루는 가장 악마적인 성공은―바로 자신들을 파괴하는 바로 그것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심는 거야. 엘리만이 그랬어. 소외의 슬픔이지.” (p.496)
시작 즈음에는 흥미로운 지점이 많아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나면 오히려 읽기가 더뎌진다. 형식적으로 다층의 구조를 택하고 있으며, 서술의 방식 또한 친절하지 않다. 여러 인물이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고 때때로 아니 자주 현학적이기도 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유럽과 아프리카의 관계가 일본과 우리의 관계와 닮아 있어 그 이해가 막연하지 않다는 점인데, 어쨌든 읽는 동안 간간이 굉장하다, 는 감탄이 나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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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세네갈 작가가 1938년 출간 후 사라진 미스터리 작가 T.C. 엘리마네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엘리마네는 프랑스에서 흑인 랭보로 불리며 찬사를 받았지만, 표절 논란으로 작품이 철회되고 행방이 묘연해진다. 파예는 그의 흔적을 좇으며 문학과 정체성, 식민주의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며 문학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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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금 특별한 계기로 만나게 되었다 프랑스어 교사의 날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바로 초대 손님이 공쿠르상 수상작가인 모하메드 음부가르 사르 라는 것이었다 당장은 우선 저자에게 친필 사인을 받기 위해서 이 책을 구입하였고, 성공적으로 저자로부터 직접 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
| 전반부는 사실 제 개인적인 취향과는 맞지 않았지만 추천글의 지시(?)에 따라 견뎠더니 흡입력 있게 전개가 되어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진부하지 않은 주제와 술술 읽히는 내용을 찾고 계시는 인내심 있는 분께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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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음부가르 사르의 인간들의 가장 은밀한 기억을 읽고 적는 후기입니다. 서점에서 실물 책을 보고 반해서 전자책을 구매했어요. 꽤 두께감이 있어서 실물책으로는 부담스러웠는데 전자책으로 읽으니 훨씬 간편해서 좋더라고요. 책은 첫 장부터 아주 흥미로웠고 담고 있는 주제도 좋아서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직접적으로 그리고 간접적으로, 다루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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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상 받은 책은 난해하다 ㅋ 2021년 콩쿠르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혹해서 읽게 된 인간들의 가장 은밀한 기억. 단 한권의 책을 출간하고 천재 작가에서 비열한 표절가로 낙인찍혀 문단에서 사라진 T.C 엘리만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고, 엘리만을 알게된 디에간에 대한 이야기, 엘리만이 출간을 하고 사라진 여정, 그리고 디에간이 고국으로 돌아가 엘리만의 마지막 자취를 찾아가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미스테리를 품고 있다고 작품소개에 설명이 되어 있었는데 미스테리라기 보다는 그냥 사라진 사람의 흔적을 찾는다고 해야 맞을 듯.
엘리만의 여정과 디에간이 엘리만을 추적해 나가는 부분들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울림도 있었는데, 디에간이 엘리만에게 바로 마음을 뺏겨 끈질기게 추적을 하는 모습들은 사실 좀 와 닿지가 않았다. 엘리만이 썼다는 '비인간적인 것의 미로'가 내게 와닿지 않음이겠지. 그래서 1권 이라고 표기된 첫 번째 부분은 좀 지루하기도 했고, 꿋꿋이 참으면서 읽어나가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은 것은 책을 놓을 수 없게 하는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체 어떻게 전개할 건지, 엘리만은 실존하는 인물인지, 디에간은 어디까지 엘리만에게 집착할 것인지 이런 부분들에 대한 궁금증이 나를 마지막 부분까지 이끌지 않았나 생각한다. 엘리만의 아버지에 대한 애정, 그리고 엘리만의 어머니가 받은 상처.. 그의 인생의 마지막은 과연 평안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