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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수학자가 전하는 삶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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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오랜 세월 동안 수학은 나에게 (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공포와 좌절의 대상이었다. 삽십 년도 넘은 옛날이지만 생생하게 기억한다. 중학교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60점으로 떨어진 수학 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오를 줄을 몰랐다. 나름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던 나의 자존감은 나락으로 떨어졌고, 시험이 반복될수록 겪어야 했던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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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오랜 세월 동안 수학은 나에게 (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공포와 좌절의 대상이었다. 삽십 년도 넘은 옛날이지만 생생하게 기억한다. 중학교 2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60점으로 떨어진 수학 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오를 줄을 몰랐다. 나름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던 나의 자존감은 나락으로 떨어졌고, 시험이 반복될수록 겪어야 했던 실망은 유독 수학 시험 시간에만 발생하는 공포감으로 전이되었다.

당신은 공감할 수 있는가? 수학 시험지를 받아들면 깜깜해지던 머릿속을. 밤새 공부했건만 시험지를 제출하고 나서야 비로소 기억나던 인수분해 공식에 마음이 아득해져서 망연해질 수 밖에 없었던 18살의 마음을.

반복되는 실패의 경험은 ‘수포자’라는 각인을 뇌 속에 명확하게 새겨놓았고, 나는 지금까지도 수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가르침을 업으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나와는 정반대로 수학이 삶의 의미가 되고, 심지어 수학을 통해 위로를 받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정말일까? 이 궁금증이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학에 대한 오랜 부정적인 기억에도 불구하고, 나는 동경하게 되었다.

내게도 경이로운 순간이 찾아오기를.

피할 수 없는 상실과 비탄의 시간 속에서 잠시라도 참된 위로를 느낄 수 있기를. 그로 인해 삶의 경이로움을 깨달을 수 있기를.



평생동안 수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살아온 노년의 수학자가 겪은 상실과 비탄의 기록은 담담하고도 솔직하고, 그래서 더 가슴이 미어진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잃고,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일을 내려놓는 고통 속에서 저자는 끊임없이 생각했다. 비탄과 삶의 의미에 대해서. 그리고 그가 가장 잘 아는 방식으로 내놓은 해답이 비탄의 기하학이다.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저자의 이야기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우며 묵직한 울림을 전하는 힘이 있다. 마음에 남는 일화 하나를 옮겨 본다.

“왜 빨리 해야한다는 거죠?”

“헨리가 말기 암이라고 진단이 나왔거든. 몇 달 못 살 거야.”

“맙소사. 그는 어떻게 하겠대요?”

“진료실에서 나오자마자, 더 빠른 컴퓨터를 샀대.”

(중략)

헨리는 진통제를 끊고는 다시 그 문제에 매달려서 남아있는 모든 단계를 개괄하는 일에 착수했다. 부인은 마지막 며칠 동안 헨리가 최선을 다해 문제를 푸는 데 매달렸다고 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다.

-p.143~144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진통제를 끊으면서까지 문제 풀이에 매달리는 이의 모습이 어리석어 보이는가? 헨리의 마지막은 행복했을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일로 인생은 마무리했으므로. 상실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헨리의 행동에 공감할 것이다.

나 역시 그러하다. 나의 뇌가 더이상 예전같이 기능할 수 없으며 조금씩 쇠퇴할 것임을 알았을 때, 생각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때 하자고. 하고 싶어도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가 왔을 때 후회가 남지 않도록.

저자의 말대로 하루는 인생의 실험실이다. 작은 패턴들이 모여 아름다운 프랙탈 도형을 만들듯이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패턴)가 모여 삶이라는 거대한 프레임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상실과 비탄으로 가슴이 미어져도 삶은 지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수학, 특히 기하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좀 더 깊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적지 않으나 나와 같이 수학을 몰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삶에서 수학이 어떤 위로를 주었으며 우리의 삶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예술과 자연이 위로와 감동을 주듯, 수학도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의 대상으로 작은 위로를 줄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공감과 위로의 소중함을 아는 이라면, 마지막 장을 덮으며 마치 저자가 우리의 어깨를 토닥거리는 듯한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러하였듯이.



마지막으로 위로가 필요한 시대에 마이클 프레임의 <수학의 위로>를 출간한 디플롯 출판사에 심심한 감사를 전한다.
a******n 2022.11.1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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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이별하고 살고 있는 우리를 위한 증명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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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위로 #디플롯 #수학 #기하학 #프랙탈 #위로 #비탄 #이별 한 줄 평 : 이과와 T 사람을 위로하는 확실한 방법.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는 우리를 위한 지적인 위로. 기하학적으로 비탄과 위로의 관계를 정의하고 증명하시오[10점]사실 이런 내용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수학과 위로라니? 바야흐로 MBTI의 사회가 도래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려는 끊임없는 시
"매일 이별하고 살고 있는 우리를 위한 증명된 위로" 내용보기
#수학의위로 #디플롯 #수학 #기하학 #프랙탈 #위로 #비탄 #이별

한 줄 평 : 이과와 T 사람을 위로하는 확실한 방법.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는 우리를 위한 지적인 위로.

기하학적으로 비탄과 위로의 관계를 정의하고 증명하시오[10점]
사실 이런 내용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수학과 위로라니? 바야흐로 MBTI의 사회가 도래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려는 끊임없는 시도의 소산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중에서 T유형과 F유형의 공감능력에 대한 일화들은 프랙탈구조처럼 무한 생성되면서 둘이 평행선을 달리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주곤 한다. 일단 무조건 공감해주기를 바라는 F와 해결책을 주고 싶어 하는 T의 서로를 향한 무한한 삽질은 일면 웃음을 주면서도 일면으로는 소통 부재의 씁쓸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다행인 것은 T와 F의 성질이 양자택일이나 고정형이 아니라는 것? 노력 여하에 따라, 혹은 살아가는 모양에 따라 그 비율이 조정되어가고 깎여나가는 것이라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첫 순간에, 우리는 책에서 말하는 처음 ‘아하!’의 순간을 겪을 것이다.

그리고 한 세계가 닫히면 한 세계가 열린다. 하나의 사실에 대한 첫 ‘아하’의 순간은 다시 오지 않고, 한 세계가 닫히고 새로운 세계가 열리면 다시는 그 길로 돌아갈 수 없다. 이는 기하학뿐 아니라 모든 인생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를 작가는 기하학의 프렉탈, 자가복제성으로 설명한다. ‘여의다’라는 단어가 있다. 헤어짐이되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헤어짐에 대한 단어이다. 비탄이란 그런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매일 순간과 이별하고 있고,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고 있다. 그러면 지나온 세계의 문은 닫힌다. 돌아갈 수 없다. 돌아갈 수 없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냐에 따라 그 감정이 씁쓸함에 그칠 것인지 비탄의 영역에 미칠 것인지가 정해질 수 있겠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가 매일 매일과 이별하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상실한다는 것은 다시 만날 수 없는 누군과와의 이별을 말하기도 하지만, 다시 만날 수 없는 어제의 나를 말하기도 한다. 늘 자신있었던 것이 낯설어지는 순간을 경험해본 적이 있는데, 작가의 기준으로는 좀 빠른 일이었지만 그 일의 정체를 새삼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또한 그런 비탄의 감정이 수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면, 단순히 언어를 가진 존재인 인간을 뛰어넘어 모든 존재들의 비탄을 읽어내고 위로할 수 있다. 인간을 뛰어넘은 유정 명사인 존재들이 슬픔을 표현하는 장면들을 짧은 클립으로 가끔 접한다. 그때는 찡하게 감동하면서도 동시에 언어를 갖지 못한 존재들의 비탄에 무지한 우리들에게 수학이 설명하는 비탄은 깨달음을 준다. 비탄과 위로는, 언어를 뛰어넘어 존재하는 존재임을 수학/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여기서 최근 디플롯이 #다정한것이살아남는다 에서부터 쭉 이어온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작가는 이밖에도 우리가 추상적으로 떠올려온 감정에 대해서 축을 통한 분석을 시도한다. 두려움과 편안함, 차분함과 화남 등을 축으로 만들어서 ‘편안하면서 화가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재미있는 질문을 던진다. 정말 그럴 수는 없을까? 곧이어진 예시는 무릎을 탁 치게한다. 사실 나도 며칠 전에 우연히 탄 앵그리버드 택시기사 아저씨의 택시를 타고 오면서 느낀 감정이었는데 이게 이렇게 그래프화될 수 있다니? 놀랍고 신기했다. 복잡한 감정상태를 해체하고, 여러 개의 축 사이의 어느 지점에 놓는다면, 우리의 복합적인 감정도 어딘가에 점으로 찍힐 수 있을 것이고, 그 성분을 분석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더 이해하고 싶었다.

뼈문과로서, N사람으로서, 수학이 딱 떨어지는 S사람의 영역, 정답의 영역이 아니라 확장하는 생각의 영역이라는 것이 왜인지 모르게 편안했다. 돌고 돌아 끝과 끝에서 만난 동지와 두 손을 맞잡은 기분이랄까. 책이 주는 메시지를 온전히 다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싶다. 두 번, 세 번 읽으면서 더 깨닫고, 더 탐구하고 싶은 책이다.

위로하고 싶은 사람이 지적이고 사유하기를 좋아하며, 그러나 매우 이과사람에 T사람이라서 어떻게 위로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조용히 내밀어보기를. 그리고 함께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누어보기를 추천한다.

당신이 이 책을 선물받았다면 당신이 상대에게 꽤 지적인 대화가 통할 것 같은 사람으로 보였다는 뜻이다. :)
w*******y 2022.11.2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