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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인상적이다. 하얗게 쏟아오른 머리, 얼굴의 비추는 양쪽의 빛, 오른쪽 이마에 보이는 알 수 없는 문양의 소녀, 그년의 강열한 눈빛까지 눈길을 끈다. 하얀 눈썹이 조명인지 원래 그런지 알 수 없다. 2권의 표지보단 1권이 훨씬 맘에 든다.
지난주 와칸다 포레버를 봤기 때문일까? 오리샤의 후예로 일컫는 책을 아주 재미있게 봤다. 판타지 소설의 잔인한 연작 기간 때문에 선뜻 손에 잡기 어렵다. 10년 전쯤 33권 언저리까지 두 번 읽은 묵향은 아직도 37권이다. 30년을 채울 기세인 열혈강호, 끝날 생각도 없는 용량전, 7권까지 나온 고구려. 여러 장르에서 악명(?) 높은 연재 기간을 보여준다. 중단한 것보다는 낫다고 봐야 하지만. 최근에 산 '담덕'도 강산이 변할 만큼의 프로젝트는 아니겠지? 그런데 이 책도 대단히 긴 기간일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든다.
세월의 친구라고 해야 할까? 이 책도 2권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불안하다. '완결', '끝', '종결'이런 기대를 한 내가 바보스럽지만, 책 표지 마지막 장에 보이는 3권 출장 예정이 기다려진다. 당연히 '낚였네 낚였어'라는 마음이 드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게다가 읽고 나서 찾아보니 이 책이 2019년에 출간되었었다는 사실, 2022년에 영화가 된다는 사실의 걱정스럽다. 이거 언제쯤 다 볼 수 있을까? '왕좌의 게임'을 만든 HBO 사장이 100년 프로젝트를 만들겠다고 할 때 살인의 충동을 느끼듯.. 그런 일이 없길 기대해 본다.
이 책의 신선한 점은 모든 시점이 일인칭 시점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 일인칭이 하나의 관점이 아니라 주인공들 각각의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현실과 더 흡사하고, 같은 이야기라고 하지만 동시에 주인공에 따른 복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볼 수 있다. 다른 한 가지는 시제가 모두 현재형이다. 처음엔 글이 어색했다. 왜 시제가 모두 현재형일까? 현장감? 현재에 집중해라? 조금 독특하다.
영화화한다는 기대 때문인지 몰라도 1권을 읽는 내내 비슷한 류의 소설과 영화를 상상하게 된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와 같은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마블의 영화도 많이 생각난다. 익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 북유럽 신화와 달리 아프리카 느낌이 물씬 나는 배경도 신선하다. 마법과 '마자이'로 대변되는 세계는 유럽의 정령과 정령술사를 많이 닮았다. 정신계 마법이라고 할 수 있는 사령술사, 마음술사, 예언술사들이 물, 불, 바람, 흙, 대기와 이어져갈 것이란 기대를 담고, 힐링에 조련을 하나의 마법으로 담은 것도 특이하다. 마법이란 불리는 것이 어쩌던 모든 사람들의 각자 갖고 있는 타고나 재능, 노력으로 얻어 낸 재능이 아닐까 한다.
마법을 되찾아 소환하는 길은 다른 소설이나 영화와 비슷하다. 그러나 그 안에 트와일라잇처럼 적대적이고 대조적인 관계(구도의 원작은 셰익스피어라고 해야 하나?)도 있다. 찬돔블레에서 레칸을 만나는 것은 '의천도룡기'에서 만나는 기연과 운명을 말하는 것도 같고, 이베지의 전투는 '벤허'를 보는 느낌이랄까? 주가 만들어 낸 정착촌은 그들이 걸어가는 방향에 대한 믿음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신성한 섬에서 마법을 되살리고, 알파리아라는 신의 세계와 연결된 구조는 힘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을 품게 한다.
마음의 길을 걷는 것과 주어진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말이 계속 나온다. 어쩌면 오리샤 왕국과 현실이 그리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는 이유다. 길들여지며 역할을 다하며 안락함에 만족할 것인가? 마음의 길을 걸을 것인가? 동시에 그 마음이 소설처럼 신과 연결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일까? 마음도 문제지만 내겐 그 신은 괜찮은가?라는 의문도 품고 있다.
요즘 세상은 논리적 함수와 네트워크고 종횡무진 연결되고 있다. 그 연결이 지속성과 어떤 관계의 축적을 보장하진 않는다. '필요'라는 관계가 지배한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란 '필요'와 '불필요'보다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더 있다. 그것을 채우는 것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영겁의 시간을 채우는 사람과 사람, 부모와 자식, 자식과 그의 자식은 더 많은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피와 뼈의 아이들이란 제목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난과 아마리를 통해서 부모가 자식과의 관계를 끊고, 자신이 부모와의 관계를 끊으며 나아가는 것을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조선시대라면 패륜을 말하며 세상에서 제거할 대상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연산군과 같은 폭군을 멸하는 것이 패륜인지 정의인지 관점에서 따라 다른 문제가 된다. 세상에서 이런 문제는 변하지 않고, 논쟁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일리, 제인이 걸어가는 길이 잘못된 길인가? 아직 알 수 없다. 신의 이름을 빌려 선택된 자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그들이 세상의 기대, 꿈과 희망을 담고 있다면 그 선택을 지켜볼만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누구나 마법은 아니지만 나만의 무엇을 품고, 만들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Yoruba(나이지리아 남부) 신화와도 관련이 있나보네요. 이 책도 10년 대계 프로젝트라는 확신이.....
#Orisha #Bone #Blood #Virtue #Vengence #오리샤의후예 #피와뼈의아이들 #판타지 #소설 #khori #리뷰어클럽 #Yoruba #Mytholog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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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스물세 살 젊은 신예작가가 서아프리카 문화와 신화를 바탕으로 창조해 낸 데뷔작으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뉴욕타임즈 40주 연속 베스트셀러, 아마존 리뷰 1700개 이상, 31개 언어로 번역 계약, 21세기 폭스와 영화 계약 체결, 거기다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극찬한 소설이기도 하다. 국내에는 마법 판자지 3부작의 첫 번째 작품 <피와 뼈의 아이들>이 2019년에 출간되었는데, 이번에 두 번째 작품이 나오면서 첫 작품도 조금 디자인을 바꾸고 함께 개정판이 나왔다. 당시에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번에 두 번째 작품을 읽기 전에 다시 읽어 보았는데, 여전히 시선을 뗄 수 없는 매혹적인 스토리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오래 전 오리샤 왕국에는 희귀하고 신성한 마자이족이 번영을 누리며 살았다. 열 개 부족으로 이루어진 마자이들은 신들로부터 제각기 다른 재능을 부여받고, 마법의 힘을 휘두를 수 있었다. 불을 일으키거나, 마음을 읽거나, 미래를 내다보거나, 질병을 치료하거나, 죽은 자를 불러오거나 등등.. 마자이는 태어날 때부터 새하얀 머리칼을 갖고 있는데, 모두가 날 때부터 신들에게 재능을 받는 건 아니었다. 선택받은 아이들은 열세 살 이후부터 마법을 부릴 수 있게 되는데, 11년 전부터 마법이 세상으로부터 모두 사라져 버렸다. 일부 힘있는 자들이 마법을 남용하기 시작했고, 마법의 힘을 가지지 못한 코시단은 점점 마자이에 대한 두려움과 증오로가 커져 결국 그들을 모조리 학살하기에 이른 것이다. 새하얀 머리칼을 갖고 태어났으나 부모와 마법을 한꺼번에 잃은 마자이의 아이들은 왕국의 최하층민으로 전락해 온갖 차별과 폭력 속에 살아가게 된다.
시리즈의 주인공 제일리 역시 여섯 살 때 왕이 보낸 병사들에 의해 엄마가 죽는 장면을 목격했고, 엄마처럼 검은 피부에 새하얀 머리칼을 가진 마자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왕에 의해 바다 깊숙한 곳에 버려졌던 성물이 발견된다. 세 개의 성물을 모아 신성한 의식을 치르면 사라졌던 마법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고 한다. 제일리를 비롯한 마자이들은 마법을 되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되고, 왕의 명령으로 왕자인 이난과 왕이 총애하는 총사령관 카에아가 그들을 쫒는다. 제일리는 그녀의 오빠지만 코시단인 제인과 성물 중 한 가지인 두루마리를 궁에서 훔쳐 쫓기게 된 아마리 공주와 함께 전설의 사원으로 향한다. 과연 그들은 무사히 왕의 추격을 피해 세상에서 사라진 마자이들의 마법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작가인 토미 아데예미는 무장하지 않은 흑인 어른들과 아이들이 경찰의 총에 맞은 사건을 연일 접하게 되던 시절에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두렵고 화가 났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기력함과 분노를 이야기를 통해서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세상의 악과 맞서 싸울 힘을 갖고 있다고, 무고한 사람들을 위해서 울어 주길, 그리고 이제 일어나 작게나마 저항의 몸짓을 시작하길, 그리하면 세상이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이다. 흑인 작가들이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여타의 작품들에 비해, 토미 아데예미는 마법의 세계를 창조해 현지에서는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판타지 버전으로 평가 받았다. 판타지라는 가장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는 불가능의 문학을 통해 실제 현실 속 고통과 두려움, 슬픔, 상실을 보여주고 있는 이 놀라운 작품을 만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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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샤 이야기- 이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의 또 다른 표현이다-
국가권력으로부터 입이 틀어막히고, 권리가 짓밟힌 이들,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보여지듯, 동학농민전쟁과 일제강점기 동안에 벌어진 반인륜적인 탄압과 학살, 미군정 시대 벌어졌던 제주4.3, 한국전쟁 동안 벌어진 집단학살(제노사이드)... 5.18, 4.16 세월호, 10.29 이태원의 그날... 이 모든 것이 국가의 작위, 무작위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이 세상에서 일어난 일들의 또 다른 표현이 바로 이 소설이다.
이 소설 시리즈 3편 중, 1편<피와 뼈의 아이들>과 2편<정의와 복수의 아이들> 의 이야기다.그 시작은 낯설고도 왠지 익숙한 느낌이다. 이야기의 배경에 깔린 마법과 집단, 그리고 정치와 권력 등 여러 요소가 겹치기도 한다. 이 소설을 읽노라면, 마치, 카를 구스타프 융의 집단 무의식이 떠오른다. 이 집단 무의식은 인류 전체가 공동으로 가지고 있는 무의식의 특징이다. 정신분석학의 성격 이론의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이며, 여기에는 두 가지 이론이 있다. 우선은 진화론에 따른 유전으로 무의식이 전해져 같은 무의식을 지니게 됐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보이지 않지만, 인간들은 무의식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치, 소설 속 마자이들처럼….
"집단 무의식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된 것으로, 고대에서 만물의 공감이라고 불렀던 것의 기초"다. 또한, 원형은 특정 시대나 문화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형태를 지닌' 이미지나 심상을 말한다.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전 시대와 문화에서 나타나는 원형도 존재한다.
특정한 문화권이나 인종에 속한 사람들이 같은 유형의 경험을 반복하게 된다면, 그들은 같거나 유사한 정신적 반응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이렇게 무의식적 경향이나 특질이 집단으로 공유되는 것이다. 원형은 역사를 통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해져온다고도 한다. 주목할 점은 역사적으로 교류가 전혀 없던 두 문화권 사이에서도 같은 원형이 발견되는 예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원형은 밤에 보는 꿈의 이미지나 상징을 낳는 근원이 되는 존재다.
이 소설은 집단 무의식과 원형을 바탕에 깔고
검은 피부와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마자이, 들어보지 못한 이름의 신들과 부족들, 하늘과 땅, 바다, 이 모든 존재가 우리 세계와는 다른 질서 속에서 움직인다. 죽은 자의 영혼을 부리는 사령술사 이쿠족, 상대의 정신을 통제하는 마음술사 에미족, 쇠와 땅을 지배하는 쇠술사와 땅술사 아이예족, 예언술사 아리란족, 지은이는 서아프리카의 신화와 문화를 토대로 판타지 세계로 이끈다.
마법의 회복, 백년제와 3종의 신기
시리즈 1편<피와 뼈의 아이들>의 이야기는 오리샤의 사란 왕, 술사들의 마법, 하늘과 이어지는 술사들의 맥을 끊고, 마법을 무용화시키면서 시작되는데, 왕비 네한다, 왕자 이난, 공주 이마리, 마법의 세계를 부활시킬 세 가지의 신기(두루마리, 일장석, 검은 단검)를 백 년마다 열리는 백년제 때 의식을 치러야 하는데…. 사란 왕이 손에 넣게 된 두루마리, 이를 훔쳐 달아난 이마리, 목 사슬에 묶여 끌려가 죽임을 당한 사령술사 제일리의 엄마…. 이 주인공들이 마법을 되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 찬봄들레 사원에서 일장석의 존재를 알게 된 아이들은…. 여행을 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알게 된 마자이의 탄생 배경과 마법이 사라지게 된 이유가 밝혀지는데... 아이들은 일장석을 얻기 위해 이베지의 경기장에서 목숨을 건 경기를 펼친 끝에...
마법은 회복됐지만 정의와 복수는 또 다른 갈등을
2편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은 제일리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는 광경에서 시작한다. 마법은 돌아온 것으로 해피엔딩이 아닌 또 다른 역경이 시작되면서 주인공들은 절망에 빠지고 왕실은 여전히 그들을 위협하고 이제는 사란 왕보다 더 인정사정없는 네한다 왕비가 등장하고, 왕실 사람과 귀족들도 마법의 힘을 갖게 되고…. 전쟁이 시작되는데, 한 하늘에 함께 할 수 없는 마법을 하는 사람들, 누가 오리샤의 평화를 가져오게 할 것인가,
마자이들이 발견해 낸 성지, 여기에서 생활은 마자이들의 아름다운 만남과 감탄스러운 풍광이 어우러진 낙원처럼….
2편의 마지막은 3편의 전개를 예고하는데…. 마자이와 왕실은 선과 악으로만 나눌 수 없다. 이쿠족은 죽음의 마자이자 삶의 마자이다. 이몰레족은 어둠의 마자이인 동시에 빛의 마자이고, 이오산족은 질병술사 뿐만 아니라 치료술사이기도 하다.
주인공들은 서로 부딪치다가도 엮인다. 오리샤의 왕자 이난은 제일리에게…. “우리가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나는 칼을 들지 않을 거야. 난 네 손에 목숨을 끝낼 각오가 돼 있어.”(2편 574쪽)“ 이 구절이 이 소설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아이들은 서로를 없애야 할 적으로 만나지만, 더 큰 무엇을 위해서…. 평화로운 오리샤를 위해….
아이들은 미래의 희망이란 메시지인가,
지은이 토미 아데예미는 서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1편 작가의 말에서 미국의 뿌리 깊은 흑인 탄압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썼다고, 세상은 둘로 세 개로 찢어지고…. 지금도 지구상 어디선가는 이 소설처럼 전개되는 끊임없는 전쟁들…. 21세기의 인류는 피와 뼈와 아이들처럼 평화를 지키는 마법이 되돌아오더라도 여전히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로 활약해야 해야만 하는….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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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SF 소설에 대한 독서 부족 탓이겠지만 '블랙걸(흑인 소녀)'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은 이 책 『오리샤의 후예』가 처음이다. 이 책은 모두 3권으로 이루어졌지만 1권이 2018년에 출간된 후 4년 만에 2권이 출간됐다. 왜 연속 출간되지 않은지 이유야 어찌됐든 독자로서는 궁금증만 커질 뿐이다. 특히 113주 연속 USA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 대단한 소설로 알려져 있는데도 말이다. 이 책은 출간 당시부터 아마존에 1만3,000개 이상의 리뷰가 올라왔을 뿐 아니라 스티븐 킹, 록산 게이 등 걸출한 작가들에게도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저자는 나이지리아계 미국인인 토미 아데예미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블랙걸인 이유가 아프리카 신화를 기반으로 매력적인 마법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여성 히어로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불평등한 현실 세계에 대한 예리한 비판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목에 등장하는 오리샤는 아프리카의 한 왕국이다. 먼 옛날부터 오리샤 왕국에서는 마법을 가진 '마자이'와 그렇지 못한 '코시단'이 평화롭게 어울려 살았다. 그런데 마법을 두려워한 왕이 마법을 없애고 대습격을 일으켜 마자이를 몰살하면서 모든 것이 바뀐다. 새하얀 머리카락을 갖고 태어난 마자이의 아이들은 최하층민으로 전락해 온갖 차별과 폭력 속에 살아간다. 11년 후, 제일리는 바다 깊숙한 곳에 버려졌던 성물을 손에 넣는다. 세 개의 성물을 모아 신성한 의식을 치르면 봉인된 마법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고 한다. 제일리와 아이들은 왕의 추격을 피해 임무를 완수하고 마법을 되찾을 수 있을까? 여정이 이 소설의 스토리다.
검은 피부와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마자이, 생소한 이름의 신들과 부족들. 이 작품 속 세계는 무척 낯선 풍경으로 가득하다. 표지 그림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저자의 속마음에 딱 맞는 얼굴과 장식 등으로 저자가 그리고자 하는 인물을 잘 그려주었다고 나중에 저자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고 저자가 남긴 「감사의 글」에 남아 있다. 오리샤에서는 제각기 다른 재능을 부여받고 그 힘을 사용하는 열 개 부족으로 이루어진 희귀하고 신성한 마자이족이 번영을 누렸다. 마자이는 태어날 때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지고 태어난다. 열 세살이 되면 마법을 부릴 수 있었는데 이 마법이 11년 전에 사라졌다. 그 이유를 아는 이는 없다. 사란 왕은 마자이가 약해진 틈을 타 공격을 했고, 마자이었던 제일리의 엄마도 죽었다. 그 이후 사란 왕은 각종 세금을 걷기 시작하고, 세금을 내지 못하면 마자이를 부역장으로 끌고 갔다. 그 곳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 지옥이나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성물이 해변에 떠밀려와 신성자들이 성물에 접근하면서 능력이 되살아나는 사건이 일어난다. 두루마리의 능력을 시험한 사란 왕은 두루마리를 없애려 하지만 불가능하다. 그것을 지켜본 아마리 공주는 두루마리를 가지고 왕국을 도망나온다. 시장에서 제일리를 만나게 되고 탈출에 성공한다. 두루마리를 만진 제일리에게 신적인 힘인 아셰가 되살아나는 일이 일어난다.
마법을 되찾는 법을 알아내기 위해 제일리, 제인 , 아마리는 찬돔블레로 떠난다. 그들을 아마리의 오빠인 이난왕자와 카에아가 그들을 뒤쫓는다. 찬돔블레에서 하늘 어머니의 영혼과 땅에 있는 마자이들을 연결해 주는 영적 수호자의 역할을 하는 센타로를 만나게 되고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백년제 하지에 오리니언해 북쪽 해안에 나타나는 신성한 섬에 3가지의 성물을 가지고 도착해야 하지만 시간은 촉박하고, 뒤쫓는 막강한 적도 있다. 과연 이들은 일장석, 두루마리, 단검을 구해서 그날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제일리와 이난이 꿈에서 연결되는 신비한 일이 일어난다. 마자이를 죽여야 한다고 교육받은 이난은 마자이인 제일리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낀다. 자신이 잘못알고 있었음을 깨닫고 마지이의 적에서 같은 편이 된다. 시간이 촉박한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제인과 아마리가 수상한 사람들에게 납치를 당하게 되고, 이를 구하러 간 제일리와 이난은 그들의 정체를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무사히 탈출해서 제시간에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사란 왕과 마주친 제일리 앞에 사란 왕이 나타나고,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긴다. 지우고 싶어도 지울수 없는 엄청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란 왕을 지켜보고만 있는 이난. 이난은 왕국을 지키기 위해 제일리를 배신한 것일까?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하며 3가지 성물 하나에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대로 마법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는 날아가게 되는 걸까?
1권이 650여 페이지, 2권은 580여 페이지에 이르는 굉장한 분량의 소설이다. 쉼없이 숨가쁘게 읽히지 않는다면 읽어내기 쉽게 생각하는 독자가 드물 터다. 하지만 낯선 풍경과 낯선 용어들이 오히려 독자의 상상의 세계와 잘 맞아 떨어진다면 분량이 길다고 읽기를 포기할 독자는 없을 터다. 이 소설은 화자가 바뀌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연결이 매끄럽고 적절한 타이밍에 화자의 입장에서 상황이 전개되어 몰입도가 더 높다. 이 소설이 사랑받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또 파라마운트 픽처스 영화로 제작이 확정된 책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머릿속으로 영화를 찍으면서 읽은 듯한 느낌을 준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배경은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왕국은 어떻게 나타내면 좋을지, 전쟁의 장면에서 책에서처럼 실감나게 표현된다면 너무 잔인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흠뻑 빠져들게 구성되었다. 글을 읽고 있지만 책이 살아있는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였다. 영화로 어떻게 표현될지도 벌써 궁금해진다. 머릿속에 상상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제일리, 제인, 아마리, 이난이 영화에서 표현된다면 소름 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오랜만에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다른 일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낯선 이름과 용어답게 책 속에 등장하는 모든 존재가 우리 세상과는 다른 원칙에 따라 움직인다. 죽은 자의 영혼을 부리는 사령술사 이쿠족에서부터 상대의 정신을 지배하는 마음술사 에미족, 쇠와 땅을 주무르는 쇠술사와 땅술사 아이에족, 앞날을 예측하는 예언술사 아리란족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서아프리카의 신화와 문화를 토대로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보여준다.
1권 〈피와 뼈의 아이들〉은 우연히 마자이의 두루마리를 손에 넣은 주인공들이 마법을 되찾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다. 찬돔블레 사원에서 일장석의 존재를 알게 된 아이들은 백 년에 한 번 찾아오는 신성한 의식을 치르고자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그 가운데 마자이의 탄생 배경과 마법이 사라진 이유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마침내 아이들은 이배지의 경기장에서 목숨 건 피의 경기를 펼친 끝에 일장석을 찾아 의식을 치른다. 과연 수많은 희생을 감수한 그들의 노력은 결실을 맺을까? 참혹한 피 냄새와 강력한 아름다움을 품은 오리샤는 얄궂게도 우리가 사는 세계를 도식화한 레플리카(독자 주 : 미술 그림이나 조각 따위에서, 원작자가 손수 만든 사본)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의 세상과 오리샤가 모두 자신과 다른 존재를 철저히 타자화하기 때문이다. 오리샤처럼 현대 사회에서도 많은 갈등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생겨난다. 저자는 현대 사회, 특히 미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인종 차별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썼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그는 책의 시작 부분에 앞서 「작가의 말」을 통해 털어놓는다.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 책을 수정하면서도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 여러분의 손에 이 책이 들려 있는 지금도 나는 또 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거대한 사자너와 신성한 의식은 환상의 요소이지만 이 책에 묘사된 모든 고통과 두려움, 슬픔, 상실은 현실의 이야기다. 이 책은 우연찮게 뉴스를 켤 때마다 무장하지 않은 흑인 어른들과 아이들이 경찰의 총에 맞은 사건을 연일 접하게 되던 시절에 쓰였다. 나는 두렵고 화가 났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시절에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작게나마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p.6)
마법으로 번성했던 축복의 땅 오리샤는 물, 불, 빛, 쇠, 바람, 질병, 동물, 시간, 마음, 영혼을 다루어 뭇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강력한 힘은 두려움을 불러왔다. 두려움은 증오가 되고, 증오가 폭력으로 바뀌면서 마자이를 몰살하겠다는 열망이 왕의 마음에 싹튼다. 대학살의 밤, 그 후 십여 년간 오리샤의 최하층민이 되어 고초를 겪는 마자이의 후예들. 오리샤 군대의 사슬과 감옥으로도 묶어둘 수 없는 정의를 향한 갈망, 피를 타고 흐르는 마법의 능력. 이제 그들은 고통스러운 신음이 아니라 결단의 함성을 지르려 한다. 때가 왔다. 백 년에 한 번, 마법을 되찾을 수 있는 신성한 날이 다가오고 있다. 마법을 되찾아야만 한다. 왕의 근위대에게 엄마와 동족을 빼앗긴 제일리는 고통스러운 기억 속에 살아간다. 적의 위협에 대항하고자 훈련을 받으며 칼 대신 손에 쥔 것은 격투봉이다. 소녀는 주문을 외듯 읊조린다. “격투봉은 피하되 해하지 않고, 해하되 불구를 만들지 않으며, 불구를 만들되 죽이지 않습니다. 격투봉은 파괴하지 않습니다.” 서로에게 칼을 겨눠야 했던 남매, 이난과 아마리는 혹독한 교육과 세뇌 속에서 왕실의 후계자로 길러진 아이들이다. ‘의무를 지켜라, 이난.’ ‘쳐라, 아마리.’ 왕과 왕비의 목소리가 언제나 머릿속을 지배한다. 마침내 궁전에서 도망치는 공주. 그런 여동생을 추격하다가 아름다운 마자이를 만나게 되는 왕자. 각기 다른 고통으로 울부짖던 아이들에게 마법보다 빨리 찾아온 것은 사랑일까, 전쟁일까. 이에 대한 표현은 저자가 염두에 둔 인종차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독자로서는 로마 시대의 검투사가 떠오르기도 하고, 흑인 노예로 끌려오던 시절의 아프리카 출신 노예의 삶이 떠오른다.
저자의 피를 토하는 듯한 절규처럼 들리는 「작가의 말」은 이어진다. 작가의 말을 인용하는 것은 이 소설의 분위기와 저자의 의도를 알면 더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가 여러분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였다면 이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내디뎌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줄라이커와 살림을 위해 눈물 흘렸다면, 조던 에드워즈와 타미르 라이스, 에이야나 스탠리존스 같은 무고한 아이들을 위해서도 울어주길 바란다. 그들은 각각 열다섯, 열둘, 열일곱 살에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책 속에서)엄마의 죽음에 슬퍼하는 제일리를 보며 가슴 아파했다면 경찰의 만행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목격할 수밖에 없었던 모든 이들을 위해 가슴 아파해 주길 바란다. 이를테면 다이아몬드 레이놀즈와 그녀의 네 살배기 딸 같은 사람들. 그들은 사랑하는 필란도 카스티유가 총에 맞아 무참히 살해당하는 광경을 바로 옆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를 죽인 경관 제로니모 야네즈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런 극소수의 사례 외에도 흑인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례는 셀 수도 없이 많다."(1권, p.6~7) 서아프리카 신화를 바탕으로 씌어졌다는 이 소설은 인종 차별에 대한 항거의 목소리를 담았다는 점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독자들은 신화의 스토리를 재미 있게 읽더라도 왜 아프리카계 흑인들이 머나먼 나라에 와서 핍박받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고 있는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물론 역자 박아람도 「옮긴이의 말」을 통해 이 점을 분명히 되새기고 있다.
"생소한 요소가 가득한 오리샤는 오싹할 만큼 낯익은 모습들을 드러낸다. 201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는 흑인 민권 운동의 열기가 뜨거워졌다. 토미 아데예미는 1권에 실린 「작가의 말」에서 미국의 뿌리 깊은 흑인 탄압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 1권이 출간되고 1년여 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었고, 2년이 지난 지금도 종식되지 않았다. 마치 질병술사들이 활약하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고 이 팬데믹은 국내외에서 직간접적으로 인종 차별과 정치적 분열을 심화하는 원인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세상의 한쪽에서는 믿을 수 없는 전쟁이 터졌다. 21세기 우리의 세상은 오리샤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아데예미가 창조한 '판타지' 세계는 배경을 덜어내고 보면 우리 세계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마자지와 왕실은 쉽사리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다. 이쿠족은 죽음의 마자이인 동시에 삶의 마자이다. 이몰레족은 어둠의 마자이인 동시에 빛의 마자이고 이오산족은 질병술사뿐 아니라 치료술사도 품고 있다. 그들은 때로 혼돈과 문제를 일으키지만 동시에 그것을 해결할 힘을 지니고 있다. 누구에게나 완벽한 세상은 구현되지 않는다.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화합할 의지를 다지는 것이 모두에게 최선의 길일 것이다. 부디 제일리의 세상과 우리의 세상이 모두 함께 그 길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지금은 어디로 끌려가는지 모르는 제일리 일행이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다. 두 세상은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고 있으니까."(2권, p.581~582) 이 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이다.
2권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은 제일리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는 참담한 광경으로 시작한다. 마법이 돌아왔지만 주인공들은 더 큰 절망에 빠진다. 왕실은 여전히 그들을 위협하고 이제는 왕보다 더 인정사정없는 왕비가 전면에 나선다. 게다가 왕실 사람들도 막강한 마법의 힘을 갖게 된다. 다행히 우리의 주인공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과 새로운 터전이 생긴다. 마법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오합지졸 신성자들의 정착촌이 아니라 무려 세 개의 산에 자리한 성지를 찾은 것이다. 성지에서의 생활은 마자이들의 아름다운 만남과 감탄스러운 풍광이 어우려져 낙원처럼 묘사된다. 첫 장(章) 「우리의 전투는 이제 시작이다」의 화자는 제일리다. "되도록 아빠를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아빠를 생각할 때면 파도 소리가 들린다. 아빠와 함께 처음 파도 소시를 들었으니까. 그 순간 처음으로 파도를 느꼈으니까. 우리는 자장가 같은 파도 소리에 이끌려 숲길을 따라 바다로 향했다. 바다의 산들바람이 고불고불한 나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듬성듬성한 나뭇잎들 사이로 햇빛이 쏟아져 내렸다. 나는 우리 앞에 어떤 광경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지 못했다. 저 자장가가 어떤 신비로운 힘을 간직하고 있을지. 그저 그리고 가봐야 했다. 그 파도가 내 영혼의 잃어버린 한 조각을 쥐고 있는 것 같으니까."(2권, p.12)
우여곡절 끝에 제일리 일행은 오리샤 왕국에 마법을 다시 가져온다. 그런데 마법을 부릴 수 없었던 사람들도 마자이 조상이 있는 경우 이 힘을 갖게 되어 일명 ‘티탄’이 된다. 왕족들은 마자이를 완전히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제일리와 아마리는 반란군 ‘이위카’에 들어간다. 제일리는 부족을 지키려는 열망 속에서도 원로라는 막중한 책임감과 소중한 사람을 또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마자이를 혐오하던 사란 왕의 아들, 이난은 아버지의 통치 방식에 의구심을 품으면서도 왕세자로서 주입받은 가치관과 자신의 신념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렇듯 작중 주인공과 그 건너편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긴장감을 불어넣는 안타고니스트(반동 인물)는 선과 악, 그 경계가 모호한 입체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독자는 등장인물의 상황에 더욱 몰입하고 그들의 심리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이난과 연인 관계였던 제일리, 그리고 이난의 동생 아마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각자 지향하는 오리샤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배신과 화해, 대립과 협력, 정의 실현과 복수 등 다양한 형태를 띠며 이어지는 플롯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로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마법 판타지 세계관이 등장하는 작품들 사이에서 이 시리즈는 핵심 주역이 흑인 여성이다. 다른 등장인물 또한 모두 흑인 캐릭터라는 점에 차별성이 있다. 저자가 집필하면서 미국의 흑인 탄압 역사를 염두에 두었다고 밝힌 만큼 소설에서 일어나는 장면들은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난 인종 차별 사건과 흑인 민권 운동을 상기시킨다. 이는 비단 미국의 상황에만 국한된 비유가 아니다. 힘없는 민족, 소수자에 대한 박해와 차별은 공동체를 분열시키며, 많은 재력을 가진 자, 권력자가 저지르는 무법적 횡포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데예미는 이 책에서 허구와 현실이라는 서로 다른 두 세계의 상호 연관성을 강조한다. 문학이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내어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는 물론, 의미를 곱씹으며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해리포터, 신비한 동물사전, 반지의 제왕…… 왜 유명한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백인 남성인가?’ 저자 토미 아데예미는 이러한 의문 속에서 ‘블랙 걸 판타지’를 탄생시켰다. ‘유럽(배경)-백인(인물)’ 구성의 기존 판타지물들이 만들어 낼 수 없었던 것을 보여 주기 위한 치열한 시도인 셈이다. 블랙 걸 판타지는 단순한 역할 전복에 그치지 않는다. 서아프리카 문화권으로 판타지 세계를 확장한다. 작열하는 아프리카의 태양 아래 펼쳐지는 검은 마법사들의 왕국. 용맹한 사자와 백표범을 타고 어슬렁거리는 아름답고 불온한 전사들. 그들의 대규모 전투와 한층 역동적인 마법. 블랙 걸 판타지의 등장은, 언제나 가능했지만 미처 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어 준다.
우리는 언제까지고 두려움에 떨 것이다.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싸우는 것이다. 싸워 이기는 것. 그리고 이기기 위해선 마법이 필요하다.(1권, p.502)
“네가 저지른 실수가 너의 전부는 아니란다.” 마마 아그바가 어깨를 잡자 아마리의 울음소리가 더욱 애절해진다. “한순간으로 자신을 단정 지어서는 안 돼. 그로 인해 무너져서도 안 되고. 신들의 방식은 우리가 헤아릴 수 없단다. 그분들에게는 더 원대한 계획이 있을 거라고 믿어야 해.”(2권, p.545)
저자 : 토미 아데예미 미국 타임지에서 ‘2020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나이지리아계 미국인 작가.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수상했으며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작가 겸 문예창작 교사로 활동 중이다. 하버드 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서아프리카의 신화와 종교, 문화를 공부했다. 소설을 쓰거나 BTS 뮤직비디오를 보지 않을 때에는 tomiadeyemi.com에 문예창작에 대한 글을 올린다. @tomi_adeyemi에서도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역자 : 박아람 전문 번역가. 주로 문학을 번역하며 KBS 더빙 번역 작가로도 활동했다. 『마션』, 『이카보그』, 『아우슈비츠의 문신가』, 『아이 러브 딕』, 『내 아내에 대하여』, 『맨디블 가족』,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12월 10일』 등의 소설 외에도 『슬픔의 해석』, 『작가의 시작』, 『내 옷장 속의 미니멀리즘』을 비롯하여 50권이 넘는 다양한 분야의 영미 도서를 번역했다. 2018 GKL 문학번역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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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크면서 판타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전사들 이야기나 마법, 성물 등에 열광하면서 나 또한 나도 모르게 판타지 세계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아이와 함께 즐기기 위해 만난 <오리샤의 후예>를 아직 아이가 접하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내가 더 빠져들지 않았나 미리 짐작해본다.
휴고상 수상, 네뷸러상 수상, 워터스톤즈상 수상은 물론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를 113주 굳건히 지켜낸 <오리샤의 후예>는 그 명성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다.
오리샤 왕국은 마법을 가진 새하얀 머리카락의 마자이와 마법을 가지지 않은 코시단 두 부류가 존재한다. 마법을 가진 마자이는 열세 살이 되기 전에는 마법을 부릴 수 없고 마법의 힘이 입증되기 전까지 신성자로 불린다. 주인공 제일리는 신성자로 마법을 가진 마자이 엄마와 전사였던 코시단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이다.
오리샤 초대 왕과 여왕이었던 마자이들은 힘 있는 자들이 마법을 남용하면서 벌로 그들의 재능을 빼앗아갔다. 그리고 오리샤의 왕은 자신의 첫 아내와 아들을 죽음으로 몬 마자이를 대습격 이후로 마자이들의 세상이 영영 오리샤의 땅에서 없어지도록 위협적으로 그들을 경계하고 핍박하며 그들을 통제해간다.
마법의 뿌리를 모두 없앴다고 생각한 왕은 이 땅의 마법이 사라진지 11년만에 마자이의 마법을 다시 불러올 양피지를 찾아내고 자신의 하녀이자 유일한 친구로 신성자였던 비타를 죽인 아버지를 배신한 공주 아마리는 양피지를 몰래 훔쳐 달아나는 반역죄인이 된다.
아마리를 돕게 된 신성자 제일리는 마법의 양피지로 마법을 갖게 되는데 아마리를 찾아 나선 그의 오빠이자 왕위를 물려받게 될 왕자 이난의 추격이 시작된다. 안타깝게도 제일리가 사는 마을을 이난의 부하에 의해 전부 불타버리고 마는데…
예언술사 마마 아그바의 예언에 따라 공주 아마리와 오빠 제인, 제일리는 남아있을 마자이들과 숨겨진 마법을 찾아 긴 여정을 떠나게 된다. 수많은 위기들과 대면하게 되는 세 아이의 모험과 갈등을 따라가며 인종 차별과 신분 차별의 불평등한 세계를 이들을 통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
역동적이고 숨막히는 재미가 가득한 <오리샤의 후예 1 피와 뼈의 아이들> 오래토록 기억될 판타지 소설이다.
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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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샤의 후예Ⅰ, Ⅱ』 1권 피와 뼈의 아이들 CHILDREN of BLOOD AND BONE 2권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 CHILDREN of VIRTUE AND VENGEANCE
흑인 소녀의 죽음과 경찰관에게 무고하게 희생된 흑인을 본 후 쓴 소설로 판타지소설이지만 현실의 인종과 계급 차별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마법이라는 권력을 가지고 부족간의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지금 세계가 분열되고 있는 것을 비추는 듯 하다.
『오리샤의 후예』는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작가 토미 아데예미는 미국 타임지에서 ‘2020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나이지리아계 미국으로 주목해 볼 만하다. @tomi_adeyemi @tadeyemibooks
책은 제일리, 아마리, 이난 세 명의 시선으로 진행되는데 드라마 대본을 보는 것처럼 각자의 생각들이 더해져 흥미가 높았다.
‘제일리’는 마법을 쓰는 마자이로 이바단에서 나고 일로린에 산다. ‘이난’은 오리샤의 왕세자로 사란 왕의 후계자, 아마리의 오빠이며 마자이이다. ‘아마리’는 오리샤의 공주로 이난의 동생이며, 티탄이며, 네한다 왕비의 딸이다. ‘제인’은 제일리의 오빠로 코시단이다. 가족이고 형제인데 마법을 쓸 수 있는 피는 다르다. 마법을 쓸 수 있는 자에 따라 마자이, 티탄 등으로 나뉜다.
거대한 사자너와 신성한 의식은 환상의 요소이지만 이 책에 묘사된 모든 고통과 두려움, 슬픔, 상실은 현실의 이야기다. ‘제일리’가 흑인을 대표하는 인물이겠지만 자신의 영토을 빼앗기고 외곽으로 쫓겨난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족’이 연상됐다.
제일리는 의식에서 이렇게 말한다. “아보그보 와 니 오모 레 니누 에제 아티 에군군.” ‘우리는 모두 피와 뼈의 아이들이다.’라는 뜻이다.
제일리와 아마리처럼 우리도 세상의 악과 맞서 싸울 힘을 갖고 있다. 너무 오랫동안 엎드려 있었다. 이제 일어나야 할 때다.
1권에서는 주인공들이 백년에 한 번씩 나타나는 신성한 섬의 마법을 되찾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데 마자이의 마법을 증폭시켜주는 찬돔블레로 성물들을 찾아간다. 이난은 사란왕 아버지를 만나면 오리샤를 위해 마법을 없애버려야 한다며 마법을 쓰는 마법사들을 모두 마귀로 몰아 죽게 해야한다고 설득당하고, 제일리를 만나면 마자이의 마법으로 새로운 오리샤를 만들자고 달콤한 상상을 하는 일들이 반복된다.(이난때문에 고구마 100개먹은듯했다.)
마법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마자이를 죽게만든 아버지 사란 왕을 떠나 오리샤의 공주 ‘아마리’와 마자이 후손이자 마법을 쓰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오리샤를 복수의 대상으로 보는 ‘제일리’는 잃어버린 마법을 되찾으러 함께하는데 시작이 흥미롭다. 캐릭터와 배경은 아바타를 연상케 했고, 서로의 영역을 마법으로 차지하려고 하는 고대 부족간의 이기고 지는 끊임없는 전쟁과 살아남은 후손들의 이야기는 아스달연대기가 떠올랐다.
2권에서는 마법을 찾은 이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자신의 피의 드러나지 않은 힘을 찾으려는 욕망이 가득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목숨과 삶을 짓밟은 댓가는 치르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영원한 것은 없다. 뺏고 뺏기는 권력인 마법은 판타지이니까 가능하겠지만 마법을 써서라도 흑인들의 잃어버린 자신들의 삶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 녹아든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이위카(lyika)라는 마자이 무리는 마법을 되찾자 혁명을 일으켜 라고스로 몰려간 후 궁전까지 습격하고 귀족들을 암살한다. 오리샤 군대는 이위카 때문에 마자이를 무자비하게 사냥하고 마을을 통째로 밀어 버리는 등 전쟁을 선포한다.
아마리. 제일리. 제인. 마자이 vs 왕비와 티탄. 이난
전면전이다. 식량을 빼앗고 마법으로 서로 다치고 죽이며 치료술사들이 없었다면 모두가 죽을 장면들이다. 판타지에서도 부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건 현실과도 똑같다.
이난의 고구마같은 답답함은 2권에서도 꿈속에서도 이어진다. 아버지가 오리샤를 지켜야한다는 의무를 왕세자인 이난은 지켜야하고, 자신의 안에서 느껴지는 마법이 나타나기 전에 제일리를 없애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꿈에서 만난 제일리에게는 오리샤보다 함께 하고싶다는 감정이 나타난다. 이난은 마법으로 제일리와 연결되어 만나는 것일까 아니면 이난의 내면에서 마법이 만들어낸 환상일까 마자이기 때문에 둘이 함께 할 것이라는 암시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난이 그리워하는 제일리의 바닷소금 냄새는 무엇일까 궁금하다^^) 오리샤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마법주문을 말하지 않아도 마법을 부리는 티탄이 된 어머니 때문에 또 묶여있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희생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도 냉혹한 현실과 닮아있다.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는 의지는 남은 종족과 후손에게 만큼은 고통을 물려주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3부작인 오리샤의 후예는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가운데 누가 오리샤를 차지할 것인지. 제일리, 이난, 아마리는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끝.
1권. 오리샤의 후예Ⅰ <피와 뼈의 아이들 > 책 속에서
소리 내어 말하고 싶지만 마마 아그바를 존중해 꾹 참는다. 대습격을 겪은 어른들은 모두 그렇게 말한다. 그렇게 체념하고 받아들인다. 마치 신들이 우리를 벌하기 위해 마법을 빼앗은 것처럼. 혹은 그저 신들의 마음이 변한 것처럼. 하지만 나는 진실을 알고 있다. 사슬에 묶인 이바단의 마자이들을 본 순간 나는 알았다. 신들이 우리의 마법과 함께 죽었다는 것을.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P31
엄마는 이 새하얀 머리카락이 하늘과 땅의 힘을 상징한다고 말하곤 했다. 새하얀 머리카락엔 아름다움과 미덕, 사랑이 담겨 있다고. 우리 마법은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 혈통은 증오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P46
“두려운 거 안다. 하지만 너희들이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 하고많은 날 중에 넌 하필 오늘 라고스에 물건을 팔러 갔잖니. 그 시장이 있던 하고많은 사람들 중에 공주는 하필 제일리를 택했고. 신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거야. 오랜 세월 끝에 이제야 우리에게 다시 재능을 내려 주시는 거란다. 신들이 마자이의 운명을 갖고 도박하진 않으리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너희 자신을 믿어야 해.” P127
내 가슴에 피가 흩뿌려진다. 쿵 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상인이 바닥으로 쓰러진다. 그의 뒷목에 카에아의 수리검이 꽂혀 있다. 상임은 몸서리치며 숨을 내쉰 뒤 조용히 피를 흘린다. 카에아는 나를 보며 허리를 굽혀 칼을 빼낸다. 흡사 정원에서 예쁜 장미 한 송이를 꺾듯. “방해하는 사람들을 그냥 둬선 안 돼요. 이난.“ 카에아는 그 송장을 넘은 뒤 칼날을 닦으며 말을 잇는다. ”너무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P197
“느껴져.” 나는 괴로운 울음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며 말을 잇는다. “저들의 죽음이 하나하나 다 느껴져.” 탈출할 수 없는 감옥 같다. 포탄들의 폭발음이 벽을 뒤흔든다. 또 다른 배가 침몰하며 부서진 목재들이 허공으로 날아오른다. 피와 시체들이 비처럼 물속으로 떨어져 내리고 목숨이 붙은 부상자들은 익사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다. P263
나는 왕좌를 나의 신앙으로 택했다. 아버지가, 오리샤가 나의 신앙이었다. 그러나 지금 저 신들을 보고 있으려니 말문이 막힌다. 그들의 손끝에서 나오는 바다와 숲, 그들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오리샤의 세상에 나는 넋을 잃는다. 겹겹의 물감 속에 묘한 환희가 살아 숨 쉬는 듯하다. 내가 상상하지 못한 빛이 오리샤룰 채우고 있다. 그 벽화를 보면서 나는 진실을 깨닫는다. 아버지가 알현실에서 들려준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었다. 신들은 실재한다. 살아 있다. 마자이들의 삶을 연결하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게 사실이라 해도 그들의 삶이 나와 연결된 이유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P269
“사원 구경은 재미있게 잘 하셨나, 귀하신 왕자님? 왕이 파괴한 것들을 보니까 기분이 어땠어? 자랑스러웠어? 영감을 받았나? 똑같은 짓을 할 생각에 가슴이 뛰었어?” P284 이난의 꿈에서 제일리를 만나 나누는 이야기.
“나한텐 그런 게 필요했어. 너 같은 사람이 필요했다고. 빈타가 죽은 뒤로 나를 그저 멍청한 공주님으로 대하지 않은 사람은 네가 처음이었거든. 넌 모르겠지만 넌 내게 사자너라는 별명이 붙여지시 전부터 내가 사자너가 될 수 있다고 믿어 줬어. ” P607 아마리가 제일리에게
2권. 오리샤의 후예 Ⅱ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 > 책 속에서 평화를 찾아 바다 건너 외국으로 떠나려는 사람들이 녹슨 갑판 아래로 비집고 들어간다. 퀭한 얼굴 하나하나가 내 가슴에 비수를 꽂는다. 내가 나의 상처를 보듬는 사이, 이 왕국은 여전히 아버지가 남긴 흉터로 고통받고 있다. 더 이상 숨어 있을 수는 없다. 내가 오리샤의 왕위에 올라야 한다. 평화의 시대를 열 사람은 나뿐이다. 나는 아버지가 망가뜨린 것들을 고칠 수 있는 여왕이다. P21 권력에 욕심이 있었던 아마리
“네 아버지는 좋은 남자는 아니었어. 하지만 훌륭한 왕이었지. 무슨 수를 써서든 왕좌를 지키려 했으니까. 너도 아버지의 후계자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 어머니는 내 어깨를 잡고 나를 거울 쪽으로 돌려세운다. 어머니의 얼굴이 옆에 있으니 나를 보는 거울 속의 사내가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저는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아요. 어머니, 그럴 수 없어요.” “아버지처럼 되지 마라, 이난.” 어머니는 내 팔을 잡으며 덧붙인다. “아버지와는 다른 왕이 되렴.” P124
식량 절반이 순식간에 파괴되었다. “이건 시작일 뿐이야!” 라이파가 병사들에게 붙잡힌 채 몸부림치며 소리친다. 오조레가 다가가지만 소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해서 외친다. “당신들의 시대는 끝났어! 라고스 전체가 불타 버릴 거야. 죽음의 전사가 오고 있어…….” 오조레의 칼부림에 소녀의 외침이 잠잠해지자 나는 움찔한다. ‘죽음의 전사가 오고 있다.’ P173 실패한 평화의 꿈. 이단
“원로가 되려면 마법은 힘이나 권력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야 해. 마법은 우리의 일부야. 말 그대로 우리 핏속에 흐르는 거야. 마자이들은 마법으로 인해 고통받고 심지어 죽기도 했어. 마법은 그저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야. 네가 마법을 되찾는 일을 돕긴 했지만 너 같은 티탄들이 마법으로 공격하는 탓에 우리는 여전히 쫓겨 다니며 목숨을 잃고 있어.” 아마리는 눈물을 닦고 내 말을 새기며 고개를 끄덕인다. “원로들과 마음술사들에게 사과할 방법을 찾아볼게.” P227
오조레가 설명을 이어간다. “공주의 주요 동맹은 제일리 아데볼라라는 마자이입니다. 이바단에서 나고 일로린에서 자랐지요. 마법을 되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전국 마자이들 사이에서 죽음의 전사로 통합니다.” 나는 시선을 돌리려 하지만 그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마치 제일 리가 멀리서 사나운 은빛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만 같다. 한참 바라보자 목에 그 애의 덩굴이 감겨 있는 듯하다. 귀에는 그 애의 입술이 느껴진다. P241 작전을 펼치는 이난.
저 산에는 수십 명의 병사들이 있다. 그 가운데 이난이 있을지도 모른다. ‘오야, 제게 힘을 주세요.’ 나는 조용히 기도를 읊조린 뒤 나일라의 빳빳한 새 고삐를 단단히 움켜쥔다. 이난의 목을 조르던 기분을 떠올려 보려 하지만 지금은 그를 조금도 느낄 수가 없다. 사원이 가까워지면서 지난날이 떠오른다. 이난이 도망치는 나를 뒤쫓던 나날들, 우리가 연결된 탓에 마치 여름철 비가 내리기 전 후텁지근한 기운이 감돌 듯 그의 존재가 묵직하게 느껴지곤 했다. P251. 다시 찬돔블레로 가는 원로가 된 제일리가 나일라를 타면서 이난을 생각한다.(생각만 하지 말고 만나라고!!)
센터를 만들려면 엄청난 대가가 따른다던 마마 아그바의 설명을 떠올리자 목이 타들어 간다. 모두가 함께하려면 월장석의 마법 말고도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희생시켜야 한다. P526
우리는 신들의 힘을 가졌다. 나의 심장이 뛸 때마다 그 힘이 느껴진다. 혀끝에서 온갖 주문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 무엇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 우리는 저들을 공격할 것이다. P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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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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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제일리는 검은 피부에 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마자이의 후손입니다. 삶과 죽음을 다루는 마자이인 사령술사였던 엄마는 마자이를 증오하고 배척하는 사란 왕에 의해 목숨을 빼앗겼고, 수많은 마자이들이 마법과 목숨을 잃은 대학살의 날 이후 그들은 노예 취급을 받으며 열악한 환경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어요. 마마 아그바로부터 격투를 배우며 가슴 속에 자리잡은 복수심과 분노를 다스리던 어느 날, 사란 왕이 올린 세금을 내기 위해 수도 라고스로 생선을 팔러 가게 된 제일리. 그 곳에서 사란 왕의 딸이자 절친한 친구면서 마자이였던 빈타를 잃은 공주 아마리와 만나게 됩니다. 마자이들의 잃어버린 마법을 찾아줄 열쇠가 될 두루마리. 그 두루마리로 인해 아버지 사란 왕이 마법이 돌아온 빈타를 무참히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 아마리는 두루마리를 훔쳐 도망가고, 제일리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게 되죠. 그러나 곧 뒤쫓아온 사란 왕의 군대, 아마리의 오빠 이난. 삶의 거처를 잃게 된 제일리와 그녀의 오빠 제인, 그리고 아마리는 마마 아그바의 예언에 따라 마자이들의 운명을 바꿀 거대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상하게 이 작품의 제목과 표지를 본 순간부터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와 뼈의 아이들이라는, 다소 자극적이지만 어떤 호소같은 것이 깃든 제목과 검은 피부에 하얀 머리카락을 한 (아마도)제일리의 모습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격투봉을 이용해 상대를 제압하는 제일리의 모습과 그런 그들을 억압하는 사란 왕의 위병들과의 대립은 인상적인 시작을 열어주었어요. 언제 어디서 죽음을 당할지 모르는 운명을 끌어안고, 사랑하는 엄마가 무참히 살해당한 모습을 가슴에 간직한 채 하루하루 두려워하면서, 그러나 강인하게 살아내고자 하는 제일리의 용감한 모습에 판타지 장르를 주름잡을 주인공의 탄생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작품이 재미있게 다가온 이유는 입체적으로 그려진 캐릭터들이에요. 누구보다 동생을 사랑하고 그녀의 안녕을 바라기 때문에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길 바라는 굳건한 제일리의 오빠 제인, 궁전에서 공주로서 새장 속의 새처럼 살았을 수도 있었지만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기로 결심한 아마리, 아버지 사란 왕의 명령에 따라 마자이들과 그들의 마법을 억압하려 했지만 그 자신이 마법을 얻게 되면서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이난까지 하나하나의 캐릭터들의 특징이 뚜렷하고 개성적이어서 마치 현실에서 살아 숨쉬는, 실제 인물을 보는 듯 했습니다.
가장 독특한 점은 아마도 주인공인 제일리가 검은 피부에 하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일텐데요, 작가인 토미 아데예미 또한 나이지리아계 미국인입니다. 그는 이 책을 쓰기 전, 그리고 수정하면서 계속 눈물이 났고, 뉴스를 켤 때마다 무장하지 않은 흑인 어른들과 아이들이 경찰의 총에 맞아 쓰러지는 사건을 연일 접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을 통해 작게나마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었다는 작가. 작품 속에서 제일리는 마자이이기 때문에 억압을 당하지만, 사실 그녀는 피부색이 검은 많은 이들을 대변하는 인물이기도 해요. 그녀가 마자이의 후손이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피부색으로 인해 차별과 멸시와 수모를 당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만큼 이 책의 현실 비유는 매우 생생합니다. 그리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부조리한 일들에 대해 보여주죠. 작품에 등장하는 마법과 환상적인 요소들은 매혹적이지만 이 안에서 다루어지는 고통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는, 이 책이 단순한 판타지물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상징적인 요소들을 떠나 이 책은 매우 재미있습니다. 마자이들의 마법을 되돌려 줄 의식을 치르기 위해 세 사람이 겪어야 하는 그 모든 시련과 맞서 싸우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 그 와중에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과 모험들, 마법이 발현되는 모습, 그리고 함께 나란히 서는 것이 도저히 상상되지 않았던 이들의 로맨스까지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요소들이 집합되어 있어요. 그 모든 장면들이 생생하고 벅차게 다가와서 영화로 만들어져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21세기 폭스와 영화 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는데, 과연 제일리 역할은 누가 맡게 될지, 무척 기대됩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아프리카 어디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이고 매혹적이지만 고통스러운 이야기. 우리는 모두 '피와 뼈의 아이들'이라는 것을 깨달은 제일리의 행보와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작품 안에서 작가가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가 어떻게 이어질 지 어서 다음 편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판타지물이었다고 자부해봅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다섯수레>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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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SF 소설에 대한 독서 부족 탓이겠지만 '블랙걸(흑인 소녀)'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은 이 책 『오리샤의 후예』가 처음이다. 이 책은 모두 3권으로 이루어졌지만 1권이 2018년에 출간된 후 4년 만에 2권이 출간됐다. 왜 연속 출간되지 않은지 이유야 어찌됐든 독자로서는 궁금증만 커질 뿐이다. 특히 113주 연속 USA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 대단한 소설로 알려져 있는데도 말이다. 이 책은 출간 당시부터 아마존에 1만3,000개 이상의 리뷰가 올라왔을 뿐 아니라 스티븐 킹, 록산 게이 등 걸출한 작가들에게도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저자는 나이지리아계 미국인인 토미 아데예미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블랙걸인 이유가 아프리카 신화를 기반으로 매력적인 마법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여성 히어로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불평등한 현실 세계에 대한 예리한 비판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목에 등장하는 오리샤는 아프리카의 한 왕국이다. 먼 옛날부터 오리샤 왕국에서는 마법을 가진 '마자이'와 그렇지 못한 '코시단'이 평화롭게 어울려 살았다. 그런데 마법을 두려워한 왕이 마법을 없애고 대습격을 일으켜 마자이를 몰살하면서 모든 것이 바뀐다. 새하얀 머리카락을 갖고 태어난 마자이의 아이들은 최하층민으로 전락해 온갖 차별과 폭력 속에 살아간다. 11년 후, 제일리는 바다 깊숙한 곳에 버려졌던 성물을 손에 넣는다. 세 개의 성물을 모아 신성한 의식을 치르면 봉인된 마법을 다시 불러올 수 있다고 한다. 제일리와 아이들은 왕의 추격을 피해 임무를 완수하고 마법을 되찾을 수 있을까? 여정이 이 소설의 스토리다.
검은 피부와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마자이, 생소한 이름의 신들과 부족들. 이 작품 속 세계는 무척 낯선 풍경으로 가득하다. 표지 그림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저자의 속마음에 딱 맞는 얼굴과 장식 등으로 저자가 그리고자 하는 인물을 잘 그려주었다고 나중에 저자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고 저자가 남긴 「감사의 글」에 남아 있다. 오리샤에서는 제각기 다른 재능을 부여받고 그 힘을 사용하는 열 개 부족으로 이루어진 희귀하고 신성한 마자이족이 번영을 누렸다. 마자이는 태어날 때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지고 태어난다. 열 세살이 되면 마법을 부릴 수 있었는데 이 마법이 11년 전에 사라졌다. 그 이유를 아는 이는 없다. 사란 왕은 마자이가 약해진 틈을 타 공격을 했고, 마자이었던 제일리의 엄마도 죽었다. 그 이후 사란 왕은 각종 세금을 걷기 시작하고, 세금을 내지 못하면 마자이를 부역장으로 끌고 갔다. 그 곳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 지옥이나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성물이 해변에 떠밀려와 신성자들이 성물에 접근하면서 능력이 되살아나는 사건이 일어난다. 두루마리의 능력을 시험한 사란 왕은 두루마리를 없애려 하지만 불가능하다. 그것을 지켜본 아마리 공주는 두루마리를 가지고 왕국을 도망나온다. 시장에서 제일리를 만나게 되고 탈출에 성공한다. 두루마리를 만진 제일리에게 신적인 힘인 아셰가 되살아나는 일이 일어난다.
마법을 되찾는 법을 알아내기 위해 제일리, 제인 , 아마리는 찬돔블레로 떠난다. 그들을 아마리의 오빠인 이난왕자와 카에아가 그들을 뒤쫓는다. 찬돔블레에서 하늘 어머니의 영혼과 땅에 있는 마자이들을 연결해 주는 영적 수호자의 역할을 하는 센타로를 만나게 되고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백년제 하지에 오리니언해 북쪽 해안에 나타나는 신성한 섬에 3가지의 성물을 가지고 도착해야 하지만 시간은 촉박하고, 뒤쫓는 막강한 적도 있다. 과연 이들은 일장석, 두루마리, 단검을 구해서 그날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제일리와 이난이 꿈에서 연결되는 신비한 일이 일어난다. 마자이를 죽여야 한다고 교육받은 이난은 마자이인 제일리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낀다. 자신이 잘못알고 있었음을 깨닫고 마지이의 적에서 같은 편이 된다. 시간이 촉박한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제인과 아마리가 수상한 사람들에게 납치를 당하게 되고, 이를 구하러 간 제일리와 이난은 그들의 정체를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무사히 탈출해서 제시간에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사란 왕과 마주친 제일리 앞에 사란 왕이 나타나고,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긴다. 지우고 싶어도 지울수 없는 엄청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란 왕을 지켜보고만 있는 이난. 이난은 왕국을 지키기 위해 제일리를 배신한 것일까?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하며 3가지 성물 하나에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대로 마법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는 날아가게 되는 걸까?
1권이 650여 페이지, 2권은 580여 페이지에 이르는 굉장한 분량의 소설이다. 쉼없이 숨가쁘게 읽히지 않는다면 읽어내기 쉽게 생각하는 독자가 드물 터다. 하지만 낯선 풍경과 낯선 용어들이 오히려 독자의 상상의 세계와 잘 맞아 떨어진다면 분량이 길다고 읽기를 포기할 독자는 없을 터다. 이 소설은 화자가 바뀌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연결이 매끄럽고 적절한 타이밍에 화자의 입장에서 상황이 전개되어 몰입도가 더 높다. 이 소설이 사랑받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또 파라마운트 픽처스 영화로 제작이 확정된 책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머릿속으로 영화를 찍으면서 읽은 듯한 느낌을 준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배경은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왕국은 어떻게 나타내면 좋을지, 전쟁의 장면에서 책에서처럼 실감나게 표현된다면 너무 잔인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흠뻑 빠져들게 구성되었다. 글을 읽고 있지만 책이 살아있는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였다. 영화로 어떻게 표현될지도 벌써 궁금해진다. 머릿속에 상상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제일리, 제인, 아마리, 이난이 영화에서 표현된다면 소름 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오랜만에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다른 일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낯선 이름과 용어답게 책 속에 등장하는 모든 존재가 우리 세상과는 다른 원칙에 따라 움직인다. 죽은 자의 영혼을 부리는 사령술사 이쿠족에서부터 상대의 정신을 지배하는 마음술사 에미족, 쇠와 땅을 주무르는 쇠술사와 땅술사 아이에족, 앞날을 예측하는 예언술사 아리란족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서아프리카의 신화와 문화를 토대로 새로운 판타지 세계를 보여준다.
1권 〈피와 뼈의 아이들〉은 우연히 마자이의 두루마리를 손에 넣은 주인공들이 마법을 되찾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다. 찬돔블레 사원에서 일장석의 존재를 알게 된 아이들은 백 년에 한 번 찾아오는 신성한 의식을 치르고자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 그 가운데 마자이의 탄생 배경과 마법이 사라진 이유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마침내 아이들은 이배지의 경기장에서 목숨 건 피의 경기를 펼친 끝에 일장석을 찾아 의식을 치른다. 과연 수많은 희생을 감수한 그들의 노력은 결실을 맺을까? 참혹한 피 냄새와 강력한 아름다움을 품은 오리샤는 얄궂게도 우리가 사는 세계를 도식화한 레플리카(독자 주 : 미술 그림이나 조각 따위에서, 원작자가 손수 만든 사본)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의 세상과 오리샤가 모두 자신과 다른 존재를 철저히 타자화하기 때문이다. 오리샤처럼 현대 사회에서도 많은 갈등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생겨난다. 저자는 현대 사회, 특히 미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인종 차별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썼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그는 책의 시작 부분에 앞서 「작가의 말」을 통해 털어놓는다.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 책을 수정하면서도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 여러분의 손에 이 책이 들려 있는 지금도 나는 또 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거대한 사자너와 신성한 의식은 환상의 요소이지만 이 책에 묘사된 모든 고통과 두려움, 슬픔, 상실은 현실의 이야기다. 이 책은 우연찮게 뉴스를 켤 때마다 무장하지 않은 흑인 어른들과 아이들이 경찰의 총에 맞은 사건을 연일 접하게 되던 시절에 쓰였다. 나는 두렵고 화가 났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시절에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작게나마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p.6)
마법으로 번성했던 축복의 땅 오리샤는 물, 불, 빛, 쇠, 바람, 질병, 동물, 시간, 마음, 영혼을 다루어 뭇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강력한 힘은 두려움을 불러왔다. 두려움은 증오가 되고, 증오가 폭력으로 바뀌면서 마자이를 몰살하겠다는 열망이 왕의 마음에 싹튼다. 대학살의 밤, 그 후 십여 년간 오리샤의 최하층민이 되어 고초를 겪는 마자이의 후예들. 오리샤 군대의 사슬과 감옥으로도 묶어둘 수 없는 정의를 향한 갈망, 피를 타고 흐르는 마법의 능력. 이제 그들은 고통스러운 신음이 아니라 결단의 함성을 지르려 한다. 때가 왔다. 백 년에 한 번, 마법을 되찾을 수 있는 신성한 날이 다가오고 있다. 마법을 되찾아야만 한다. 왕의 근위대에게 엄마와 동족을 빼앗긴 제일리는 고통스러운 기억 속에 살아간다. 적의 위협에 대항하고자 훈련을 받으며 칼 대신 손에 쥔 것은 격투봉이다. 소녀는 주문을 외듯 읊조린다. “격투봉은 피하되 해하지 않고, 해하되 불구를 만들지 않으며, 불구를 만들되 죽이지 않습니다. 격투봉은 파괴하지 않습니다.” 서로에게 칼을 겨눠야 했던 남매, 이난과 아마리는 혹독한 교육과 세뇌 속에서 왕실의 후계자로 길러진 아이들이다. ‘의무를 지켜라, 이난.’ ‘쳐라, 아마리.’ 왕과 왕비의 목소리가 언제나 머릿속을 지배한다. 마침내 궁전에서 도망치는 공주. 그런 여동생을 추격하다가 아름다운 마자이를 만나게 되는 왕자. 각기 다른 고통으로 울부짖던 아이들에게 마법보다 빨리 찾아온 것은 사랑일까, 전쟁일까. 이에 대한 표현은 저자가 염두에 둔 인종차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독자로서는 로마 시대의 검투사가 떠오르기도 하고, 흑인 노예로 끌려오던 시절의 아프리카 출신 노예의 삶이 떠오른다.
저자의 피를 토하는 듯한 절규처럼 들리는 「작가의 말」은 이어진다. 작가의 말을 인용하는 것은 이 소설의 분위기와 저자의 의도를 알면 더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가 여러분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였다면 이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내디뎌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줄라이커와 살림을 위해 눈물 흘렸다면, 조던 에드워즈와 타미르 라이스, 에이야나 스탠리존스 같은 무고한 아이들을 위해서도 울어주길 바란다. 그들은 각각 열다섯, 열둘, 열일곱 살에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책 속에서)엄마의 죽음에 슬퍼하는 제일리를 보며 가슴 아파했다면 경찰의 만행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목격할 수밖에 없었던 모든 이들을 위해 가슴 아파해 주길 바란다. 이를테면 다이아몬드 레이놀즈와 그녀의 네 살배기 딸 같은 사람들. 그들은 사랑하는 필란도 카스티유가 총에 맞아 무참히 살해당하는 광경을 바로 옆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를 죽인 경관 제로니모 야네즈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런 극소수의 사례 외에도 흑인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례는 셀 수도 없이 많다."(1권, p.6~7) 서아프리카 신화를 바탕으로 씌어졌다는 이 소설은 인종 차별에 대한 항거의 목소리를 담았다는 점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독자들은 신화의 스토리를 재미 있게 읽더라도 왜 아프리카계 흑인들이 머나먼 나라에 와서 핍박받고 차별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고 있는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물론 역자 박아람도 「옮긴이의 말」을 통해 이 점을 분명히 되새기고 있다.
"생소한 요소가 가득한 오리샤는 오싹할 만큼 낯익은 모습들을 드러낸다. 201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는 흑인 민권 운동의 열기가 뜨거워졌다. 토미 아데예미는 1권에 실린 「작가의 말」에서 미국의 뿌리 깊은 흑인 탄압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 1권이 출간되고 1년여 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었고, 2년이 지난 지금도 종식되지 않았다. 마치 질병술사들이 활약하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리고 이 팬데믹은 국내외에서 직간접적으로 인종 차별과 정치적 분열을 심화하는 원인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세상의 한쪽에서는 믿을 수 없는 전쟁이 터졌다. 21세기 우리의 세상은 오리샤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아데예미가 창조한 '판타지' 세계는 배경을 덜어내고 보면 우리 세계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마자지와 왕실은 쉽사리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다. 이쿠족은 죽음의 마자이인 동시에 삶의 마자이다. 이몰레족은 어둠의 마자이인 동시에 빛의 마자이고 이오산족은 질병술사뿐 아니라 치료술사도 품고 있다. 그들은 때로 혼돈과 문제를 일으키지만 동시에 그것을 해결할 힘을 지니고 있다. 누구에게나 완벽한 세상은 구현되지 않는다.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화합할 의지를 다지는 것이 모두에게 최선의 길일 것이다. 부디 제일리의 세상과 우리의 세상이 모두 함께 그 길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지금은 어디로 끌려가는지 모르는 제일리 일행이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다. 두 세상은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고 있으니까."(2권, p.581~582) 이 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이다.
2권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은 제일리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는 참담한 광경으로 시작한다. 마법이 돌아왔지만 주인공들은 더 큰 절망에 빠진다. 왕실은 여전히 그들을 위협하고 이제는 왕보다 더 인정사정없는 왕비가 전면에 나선다. 게다가 왕실 사람들도 막강한 마법의 힘을 갖게 된다. 다행히 우리의 주인공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과 새로운 터전이 생긴다. 마법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오합지졸 신성자들의 정착촌이 아니라 무려 세 개의 산에 자리한 성지를 찾은 것이다. 성지에서의 생활은 마자이들의 아름다운 만남과 감탄스러운 풍광이 어우려져 낙원처럼 묘사된다. 첫 장(章) 「우리의 전투는 이제 시작이다」의 화자는 제일리다. "되도록 아빠를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아빠를 생각할 때면 파도 소리가 들린다. 아빠와 함께 처음 파도 소시를 들었으니까. 그 순간 처음으로 파도를 느꼈으니까. 우리는 자장가 같은 파도 소리에 이끌려 숲길을 따라 바다로 향했다. 바다의 산들바람이 고불고불한 나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듬성듬성한 나뭇잎들 사이로 햇빛이 쏟아져 내렸다. 나는 우리 앞에 어떤 광경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지 못했다. 저 자장가가 어떤 신비로운 힘을 간직하고 있을지. 그저 그리고 가봐야 했다. 그 파도가 내 영혼의 잃어버린 한 조각을 쥐고 있는 것 같으니까."(2권, p.12)
우여곡절 끝에 제일리 일행은 오리샤 왕국에 마법을 다시 가져온다. 그런데 마법을 부릴 수 없었던 사람들도 마자이 조상이 있는 경우 이 힘을 갖게 되어 일명 ‘티탄’이 된다. 왕족들은 마자이를 완전히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제일리와 아마리는 반란군 ‘이위카’에 들어간다. 제일리는 부족을 지키려는 열망 속에서도 원로라는 막중한 책임감과 소중한 사람을 또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마자이를 혐오하던 사란 왕의 아들, 이난은 아버지의 통치 방식에 의구심을 품으면서도 왕세자로서 주입받은 가치관과 자신의 신념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한다. 이렇듯 작중 주인공과 그 건너편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긴장감을 불어넣는 안타고니스트(반동 인물)는 선과 악, 그 경계가 모호한 입체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독자는 등장인물의 상황에 더욱 몰입하고 그들의 심리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이난과 연인 관계였던 제일리, 그리고 이난의 동생 아마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각자 지향하는 오리샤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배신과 화해, 대립과 협력, 정의 실현과 복수 등 다양한 형태를 띠며 이어지는 플롯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로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마법 판타지 세계관이 등장하는 작품들 사이에서 이 시리즈는 핵심 주역이 흑인 여성이다. 다른 등장인물 또한 모두 흑인 캐릭터라는 점에 차별성이 있다. 저자가 집필하면서 미국의 흑인 탄압 역사를 염두에 두었다고 밝힌 만큼 소설에서 일어나는 장면들은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난 인종 차별 사건과 흑인 민권 운동을 상기시킨다. 이는 비단 미국의 상황에만 국한된 비유가 아니다. 힘없는 민족, 소수자에 대한 박해와 차별은 공동체를 분열시키며, 많은 재력을 가진 자, 권력자가 저지르는 무법적 횡포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데예미는 이 책에서 허구와 현실이라는 서로 다른 두 세계의 상호 연관성을 강조한다. 문학이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내어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는 물론, 의미를 곱씹으며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해리포터, 신비한 동물사전, 반지의 제왕…… 왜 유명한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백인 남성인가?’ 저자 토미 아데예미는 이러한 의문 속에서 ‘블랙 걸 판타지’를 탄생시켰다. ‘유럽(배경)-백인(인물)’ 구성의 기존 판타지물들이 만들어 낼 수 없었던 것을 보여 주기 위한 치열한 시도인 셈이다. 블랙 걸 판타지는 단순한 역할 전복에 그치지 않는다. 서아프리카 문화권으로 판타지 세계를 확장한다. 작열하는 아프리카의 태양 아래 펼쳐지는 검은 마법사들의 왕국. 용맹한 사자와 백표범을 타고 어슬렁거리는 아름답고 불온한 전사들. 그들의 대규모 전투와 한층 역동적인 마법. 블랙 걸 판타지의 등장은, 언제나 가능했지만 미처 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어 준다.
우리는 언제까지고 두려움에 떨 것이다.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싸우는 것이다. 싸워 이기는 것. 그리고 이기기 위해선 마법이 필요하다.(1권, p.502)
“네가 저지른 실수가 너의 전부는 아니란다.” 마마 아그바가 어깨를 잡자 아마리의 울음소리가 더욱 애절해진다. “한순간으로 자신을 단정 지어서는 안 돼. 그로 인해 무너져서도 안 되고. 신들의 방식은 우리가 헤아릴 수 없단다. 그분들에게는 더 원대한 계획이 있을 거라고 믿어야 해.”(2권, p.545)
저자 : 토미 아데예미 미국 타임지에서 ‘2020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나이지리아계 미국인 작가.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수상했으며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작가 겸 문예창작 교사로 활동 중이다. 하버드 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브라질 사우바도르에서 서아프리카의 신화와 종교, 문화를 공부했다. 소설을 쓰거나 BTS 뮤직비디오를 보지 않을 때에는 tomiadeyemi.com에 문예창작에 대한 글을 올린다. @tomi_adeyemi에서도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역자 : 박아람 전문 번역가. 주로 문학을 번역하며 KBS 더빙 번역 작가로도 활동했다. 『마션』, 『이카보그』, 『아우슈비츠의 문신가』, 『아이 러브 딕』, 『내 아내에 대하여』, 『맨디블 가족』,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12월 10일』 등의 소설 외에도 『슬픔의 해석』, 『작가의 시작』, 『내 옷장 속의 미니멀리즘』을 비롯하여 50권이 넘는 다양한 분야의 영미 도서를 번역했다. 2018 GKL 문학번역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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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113주 연속 베스트셀러로 오리샤의 후예 3부작으로 이번에 만나게 된 오리샤의 후예 1 피와 뼈의 아이들과 2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 서아프리카의 신화를 기반으로 한 흥미진진한 판타지 세계 속으로 재미있게 빠져볼 수 있어요. 오리샤의 후예 토미 아데예미 작가는 미국 타임지에서 2020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나이지리아계 미국인 작가라고 해요. 어떻게 서아프리카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저자는 서아프리카의 신화와 종교, 문화를 공부했다니 오리샤의 후예 전사들의 흥미진진한 여정을 더 세밀하게 입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던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책표지속 주인공의 강렬함이 느껴지는 그림이 인상적이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오리샤 왕국에 마법을 가진 희귀하고 신성한 마자이족이 번영을 누리며 살아왔고 마자이들은 날 때부터 새하얀 머리카락을 갖고 있는데 신의 손길이 닿았다는 듯으로 마자이들은 물, 불, 마음을 읽는자, 미래를 읽는자등 신들로 부터 제각기 다른 재능을 부여받아 그 힘을 휘두를수 있고 각자의 재능으로 오리샤의 백성들을 보살피며 존경과 사랑을 받아왔지만 결국 대습격이후로 모든것이 달라지게 되고 마자이 아이들은 최하층민으로 전락해 온갖 차별과 폭력 속에 살아가게 되요. 마자이의 여러 부족들의 능력도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도록 소개되어 있어요. 왕의 근위병에서 엄마와 동족을 잃게 되고 고통속에서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마자리족의 제일리와 사란왕의 딸인 아미리는 하녀이자 자신의 소중한 친구가 아버지에게 죽음을 당하고 두루마리를 없애려는 사란왕 아미리는 두루마리를 갖고 아버지의 군대를 피해 도망치게 되고 제일리를 만나게 되요. 제일리와 제일리의 오빠와 함께 마법의 힘들 되살릴 수 있는 성물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되요. 여동생을 뒤쫓던 사란왕의 왕자 이난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펼쳐지네요. 제일리와 아이들은 왕의 눈을 피해 임무를 완수하고 마법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그들의 여정을 긴장감 있게 따라가 볼 수 있었어요. '마지막 퍼즐 조각이야.' 나는 레칸의 말을 떠올리며 혼자 생각한다. 두루마리와 이 돌, 그리고 단검까지. 마침내 우리는 필요한 것을 모두 손에 넣었다. 이제 신성한 사원으로 가서 의식을 치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우리는 마법을 뒤살릴 수 있다. (p325)
백년에 한번 찾아오는 마법을 되찾을 수 있는 신성한 날이 다가오고 있는데 과연 위기를 이겨내고 마법을 되찾을 수 있을지 상상력 가득한 블랙 걸 판타지세계 다시 예전의 평화로운 시간들을 가져올 수 있을지 개성가득한 흑인 캐릭터로 새롭고 매력적인 전사들의 활약 재미있게 만나볼 수 있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다섯수레 #오리샤의 후예 #토미 아데예미 #판타지소설 #피와 뼈의 아이들 #정의와 복수의 아이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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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흡입력을 가진 소설이다. 파라마운트 픽쳐스에서 영화 제작을 확정했다는데 읽다 보면 각 장마다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이 시리즈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3권이 출간 예정이다. 이 소설의 배경은 오리샤 왕국에서 펼쳐지며 대습격 이전에는 신의 은총을 받아 마법을 다루는 부족이 있었다. 사령술사(이쿠족), 마음술사(에미족), 파도술사(오미족), 화염술사(이나족), 바람술사(아페페족), 쇠술사/땅술사(아이예족), 빛술사(이몰레족), 치료술사/질병술사(이오산족), 예언술사(아리란족), 조련술사(에란코족)으로 대습격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오리샤엔 마법이 사라졌고, 이들 부족들은 신성자 세금까지 내며 차별을 받게 된다. 대습격 과정에서 마자이뿐만 아니라 하늘 어머니와의 의식을 치르던 센타로까지 학살해버렸다.
사란 왕의 딸인 아마리는 자신의 시녀이자 유일한 친구였던 빈타가 신성자로 밝혀지자 사란 왕에게 살해당한다. 이를 본 이후 두루마리를 훔쳐 달아나던 중에 우연히 제일리를 만나게 된다. 한편 사란 왕의 아들이자 지휘관 자격으로 제일리와 아마리를 찾기 위해 뒤쫓는데. 제일리와 제인, 아마리는 마법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면서 서서히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 사란 왕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면 강력한 마법을 쓰는 마자이들을 없애야 한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잔인하게 대학살을 자행했고 이를 대습격이라 부른다. 이난 또한 제일리와 다툰 후 하얀 머리카락이 나고 마법까지 느끼게 된다. 과연 이들은 사란 왕의 폭정을 막고 새로운 오리샤 왕국을 건설하여 이 땅에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다.
먼 옛날에는 마자이와 코시단이 마법과 상관없이 평화롭게 어울려 살던 곳인데 마법을 두려워한 왕이 모든 것을 파괴시켰다. 이제는 차별과 폭력 만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고, 새하얀 머리칼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최하층민으로 전락해버렸는데 마치 오늘날의 현실을 옮겨놓은 듯 생생하게 와닿는다. 굉장히 두꺼운 책이지만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제일리 일행의 모험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과연 이 아이들이 오리샤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을지도 궁금하고, 마법의 힘을 되찾게 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다. 휴고상 수상, 네뷸러상 수상, 워터스톤즈상 수상뿐만 아니라 뉴욕 타임스 113주 연속 베스트셀러, 타임지 역대 최고 판타지 도서 TOP 100에 오른 작품이니만큼 캐릭터의 감정과 갈등이 잘 살아있다.
사란 왕의 자녀지만 아버지의 잔인함을 목도하며 아마리와 이난은 진실을 깨닫게 된다. 어른들에 의해 자녀의 운명까지 정해진다는 건 슬픈 일이다. 오리샤의 후예들로 인해 더 이상 차별과 폭력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소설은 독자들의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고 2권에서 예고한 대로 마법이 돌아왔지만 귀족들도 마법을 쓸 수 있게 되면서 더 큰 혼돈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소설이 전개될 때마다 예상치 못한 난관과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진다. 마치 판타지 RPG를 보는 것처럼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만났다. 과연 제일리 일행은 무수한 어려움을 이기고 오리샤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볼 일이다. 아직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