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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판으로 나와서 분량도 얼마 되지 않고 문체 자체도 어렵지 않고 삶에 대한 이야기라 구체적으로 적용도 잘 되고 흥미로운 사례도 많이 담고 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을 만한 책이었지만, 지난 학기 CCCTIM 경기남부모임에서 함께 읽었기 때문에 장장 6개월에 걸쳐 꼭꼭 씹어 읽었다. 이 책을 선정한 이유는 우리의 삶이 너무 피로하고 분주해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삶의 영역들을 놓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문제 의식 때문이었다(당시 "피로 사회"류의 책들을 읽고 있었음). 또한 예전에 지역 모임에서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을 읽으면서 전인적으로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사는 일의 중요성을 생각해보기도 했고, 교육정책아카데미 1기에서 종종 '내면의 힘'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기 때문에 여러 모로 끌리는 책이었다. 학부 때부터 이미 '필독서' 중 하나로 익숙한 제목이었는데 왜 이제 읽었을까 아쉬울 만큼 내 삶을 돌아보는데 구체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저자는 이 시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우선순위를 놓침으로써 방전되고 있음을 드러내면서, 구체적으로 우리의 동기 부여와 시간 사용 방식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그리고 내면 세계의 질서를 바로 잡고 영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성취를 지향하는 현대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려면 떠밀려 살아지는 게 아니라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할 듯하다. 학교에서 1년을 한 사이클로 반복되어 돌아오는 바쁜 일들도 분주하게 느껴지지만, 퇴근 후 주말에도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쉬지 못하고 피로한 느낌이다. 자신을 가만히 쉬도록 놔두지 못하는 생활이었다. 무엇인가를 하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저런 모임에 참여하기, 피로해도 수영하러 가기, 쉴 때도 항상 음악을 켜놓거나 밥 먹을 때 밀린 티비 보기, 시간 여유가 생겼을 때 책 읽고 리뷰 쓰기의 반복, 항상 스마트기기를 손에 들고 트위터 등 무엇인가를 들여다보기... 나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일들이기는 하지만 이 일들로 인해 항상 바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다. "삶에 긴장과 압력이 가중될 때, 왜 우리는 삶의 조종실로 가는 대신 더 빨리 뛰고, 더 강력하게 저항하고, 더 많이 쌓고 더 많은 정보를 모으고, 더 나은 전문가가 되려 하는 것일까? 우리 시대는 내면 세계보다는 외적인 부분의 온갖 소소한 데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내면 세계만이 우리가 그 어떤 외부의 폭풍이라도 헤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데도 말이다. 이 책에서는 예수님이 제자로 부르실 '부름받은 사람'과 부르지 않으실 '쫓겨다니는 사람'을 구별한다. 그리고 '쫓겨다니는 사람'의 전형으로 사울을 제시하면서 그 특징을 열거하고 있다. 모두 나의 모습이라고 할 만해서 뜨끔했다. 평소 최일선생님께서 내게 다듬으라고 요구하셨던 모습들... 그리고 내 자신조차도 '문제가 있지 않나??' 어렴풋이 생각했던 모습들이 적나라하고도 명쾌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제 문제가 명확해졌으니 그렇게 살지 않도록 항상 내 삶을 돌아보며 노력할 수밖에... 성취가 아니라 성숙을 지향하자.
6. 쫓겨다니는 사람은 보통 경쟁심이 강하다.
* 말씀(+ 기독교 고전) 개인적으로 정말 공감이 많이 되었고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던 부분이다. 신앙에서 합리적인 면을 회복하기 위해 '전문적인 학습자'가 되어야 한다. 그 모델로 저자는 '에스라'의 삶을 보여준다. 그리고 내면 세계에서 지적 차원을 계발하는 목적,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 기도 "엔터테인먼트에 물든 부족한 기독교"나 "개혁 신학과 관상 기도"와 같은 기독교 서적을 읽으면서, 신비주의적인 기도와 신앙 생활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INTJ, 즉 'T'가 가진 사고 성향 때문에 나는 감성보다는 이성에 집중해서 사는 게 더 편안하다. 그런 의미에서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소통하는 일이 때로 애매모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방언으로 부르짖는 기도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과연 어디까지가 하나님께서 주시는 방언인지 궁금한 점이 많아서, 기도는 되도록 또박또박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나는 위와 같은 핑계를 대면서 기도 생활을 말씀이나 기독교 서적 읽기에 비해 소홀하게 여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롱의 나눔을 듣다 보니 성령 충만하기 위해서는 기도 역시 중요한 요건 중 하나이고, 성령님의 속성이나 기도의 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제대로 기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졌다. 중요한 점은 말씀과 기도 생활이 내가 원하는 부분을 취하기 위하는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알고 내가 거기에 맞춰서 살 수 있도록 돕는 행위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 쉼(+정책운동) 진정한 쉼(안식일 지키기, 리트릿)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주일에 예배 드리면 나머지 시간은 내 마음대로 사용하는 편이다. 때로는 밀린 일이나 수업 준비를 하기도 하고, 기독교 서적이나 일반 서적을 읽고 리뷰를 정리하기도 한다. 사람을 만나거나 뒹굴거리면서 무의미하게 보낼 때도 물론 있다. 분명한 건 내용 없이 쉬는 건 월요일을 더 피로하게 만든다. 또 밀린 일을 하느라 분주하게 살았을 때 다음주를 시간적으로 여유롭게 보낼 수는 있지만 내면의 에너지가 충전되지는 않는다. 이 책 후기에서 간디의 물레질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간디는 기독교인이 아니었지만 비폭력 저항 운동을 할 때 질서 있는 내면을 바탕으로 평온한 겉모습을 보여주었다. 영향력 있는 지도자였지만 겸손할 수 있었다. 요즘 정책운동에 관심이 있는데, 간담회나 토론회에 따라다니다보면 유력자들을 뵙는다. 정책에 관한 일을 돕다보면 어느 샌가 내 자신이 뿌듯해하고 있지 않은지 종종 돌아보게 된다. 이 일이 교육에서 고통 받는 교육 주체들을 회복 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데 힘을 보태는 일이라는 사실을 주기적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저자처럼 진정 쉴 수 있는 날을 의도적으로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비록 내가 하고 있는 다른 일들이 끝나지 않았을지라도(저자는 해야할 일이 끝나는 날은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안식일을 마련해두어야 한다).
기독교사대회 이후 온전한 그리스도인, 기독교사가 되기 위해 내가 관심 있어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 뿐만 아니라 관심이 덜하고 부족한 분야까지도 의지를 드려 돌아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들도 결국 다음과 같은 삶을 통해 내면의 힘을 갖기 위함임을 배웠다. "그리스도의 입장은 “하나님을 네 자신(mind-지적인 면)을 다하고 네 마음(soul-의지적인 면)을 다하고 네 힘(strength-신체적인 면)을 다하여 사랑하라”는 것이다. 즉 전인격적으로-지성, 감정, 의지, 힘-하나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힘’은 세 가지 모두의 힘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지성과 감정과 의지의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참된 그리스도인을 만들고 참으로 균형 있는 강한 성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176-177쪽.
* 영적 훈련 네 가지 IVP에서 나온 책 치고 정말 술술 읽힌다. 문체도 쉽고 사례와 예화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 특히 나처럼 분주한 삶과 내면의 질서를 잃어버린데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유익한 독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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