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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얹힌 거야, 삶이 힘든 그대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
"마음이 얹힌 거야, 삶이 힘든 그대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 내용보기
동갑내기이자, 같은 암환우이자, 출간동기이기도 한 소중한 인연 혁이아빠, 황영준 작가.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란히 출간계약서에 싸인을 했다. '오~ 완전 신기해~~'라는 멘트를 연발하며, 반짝이는 눈빛으로 예비작가가 되었다는 설렘을 나누었다. 젊은 나이에 암진단을 받았고, 같은 해, 같은 달에 암 수술을 받았어서일까, 쉽지 않았을 마음과 몸의 시간을 겪은 전우여서일까. 왠
"마음이 얹힌 거야, 삶이 힘든 그대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 내용보기

동갑내기이자, 같은 암환우이자, 출간동기이기도 한 소중한 인연 혁이아빠, 황영준 작가.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란히 출간계약서에 싸인을 했다.

'오~ 완전 신기해~~'라는 멘트를 연발하며, 반짝이는 눈빛으로 예비작가가 되었다는 설렘을 나누었다. 젊은 나이에 암진단을 받았고, 같은 해, 같은 달에 암 수술을 받았어서일까, 쉽지 않았을 마음과 몸의 시간을 겪은 전우여서일까. 왠지 처음 만난 사이 같지 않았던 친숙함.

황작가는 원고가 이미 준비된 상태였기에 출간 준비, 출간, 이후의 과정들을 그대로 쫄랑쫄랑 따라갈 생각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내 책이 작년 10월에 먼저 출간되었다.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음을 모르지않지만, 한 달 뒤 황작가의 책이 나온 뒤에 깨달았다.

'이렇게 좋은 책을 내려고 더 준비하고 공을 들인 거구나!'

우리끼리 승부도 아닌데 알 수 없는 의문의 패배감과 부러움은 무엇인지. 책을 받아든 순간 '있어빌러티'의 느낌이 팍. 그래도 다행히 내 책과는 결이 다르다는 거? (찌질해보일 걸 알면서도 솔직한 마음을 고백한다) 누군가가 남겨준 책리뷰를 발견했을 때의 기대감과 감동을 알기에, 가장 먼저 후기를 남기려고 했었다. 책을 받아보기 전까지는...

의욕에 찬 마음과 달리 한 번에 읽어낼 수가 없었다. 기쁘다 슬프다 아프다 행복하다 처럼 인지 수준과 표현력이 단순한(나름 명료한 거라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나의 글과 달랐다. '아프다'라는 한 단어에도 40년간의 경험과 느낌, 읽은 수많은 책, 보았던 영화, 드라마, 들었던 노래, 그리고 암환자가 된 뒤 맞닥뜨린 깊은 감정의 골까지 시공을 넘나들며 밀도있게 담아내었다. 진중한 사고와 표현력, 나는 미처 넘볼 수 없는 영역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매일 조금씩 한 장 한 장 넘기며, 동시에 파생되는 여러 생각에 빠져들었다. 정작 책을 다 읽은 뒤에는 후기를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잘 쓰고 싶다는 욕심, 작가의 마음을 오롯이 느끼고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 거기에 보태어 그가 무한 애정과 존경을 표현하는 그의 부인에 대한 부러움까지...

그렇게 석달의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약이라고 이제 마음을 어지럽게 하던 감정들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이제서야 편하게 원래 내 모습대로 주절주절 쓸 수 있을 것 같다.(실은 작년이 가기 전에 꼭 리뷰를 쓰고 싶었던 건 안 비밀..ㅎㅎ)

 


 

작가는 나이 마흔에 담도암을 진단받았다. 간내 담도암. 솔직히 황작가를 만나기 전에는 있다는 것도 몰랐을 만큼 많이 알려지지 않은 암. 황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유방암은 약도 많고, 함께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정보 나눌 수 있는 전우들이 많아 부럽다고.

아,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었다. 서양에서는 주로 60대 이후 여성들의 발병율이 높지만, 우리나라에서는 30~40대 환자가 많기에 환우모임이나 카페에서, 마음을 열면 언제든 전우들과 함께 할 수 있다. 그와 달리 담도암은 주로 60대 이상 고령층의 발병률이 높고, 아시아 국가에서 주로 나타나다보니, 임상 데이타나 치료약 개발이 활발하지 않은 상태. 환우카페도 주로 보호자인 자식들이 많고...

암진단만으로도 '왜 하필 젊은 나에게'라는 생각이 꼬리를 무는데, 마음이 어땠을지. 하물며 민물고기를 날 걸로 먹는게 위험인자라고 하니.... 대관절 살면서 민물고기 회를 몇 번이나 먹었겠는가. 유방암 위험인자가 하나도 없지만 걸린 나보다도 더 억울하지 않았을까.

얄팍한 홍보 욕심에 프로필에 약력을 넣은 나와 달리, 황작가는 표시를 하지 않아 오픈할 수 없지만... 책의 에피소드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그는 참 열심히 살았었다. 대한민국 40대 남성의 평균치를 훌쩍 넘길 만큼... 전력질주하다 꽈당 넘어진 마음이었을 텐데. 그는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관계 - 사랑하는 가족(부인, 혁이, 양가 부모님), 그를 아끼는 친구 선후배 직장 동료들, 를 통해 마음을 추스르고 그 과정을 가감없이 기록하고 책으로 내었다. 힘들 때는 힘든 대로, 슬플 때는 슬픈 대로, 또 감사할 때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천만다행으로 수술이 가능했고(암환자에게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의 의미는 크다), 항암치료를 받았고(공교롭게도 유방암 치료제와 동일한 젤로다로 치료를 받아서 부작용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은 복직을 하고 혁이 아빠로, 황작가로 살아가고 있다. 물론 이전과는 조금 다른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으로.

 


11월에 복직을 하고, 후배가 차를 한 잔 하자고 했다. 어머님이 담도암이시라고... 효자였기도하고 진단 직후여서인지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치료를 받고 잘 지내고 있는 황작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출간 소식도 전했다.

황작가는 함께 마음 나눌 사람이 없었지만, 그의 책은 담도암을 진단 받은 누군가에게, 그들의 보호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 희망이 되리라 믿는다. 비단, 담도암 뿐 아니라 인생에서 누구나 맞닥뜨리는 크고 작은 시련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삶을 이어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쓰다보니 황작가가 매우 진중하고, 근엄하고, 무거운 사람으로 묘사된 것 같은데, 실상 그는 북토크 후 티타임 때 처음본 나의 남편에게 단번에 친근하게 형님이라 부르는 넉살을 가졌다. 첫 만남 때 이야기가 끊이지 않을만큼 밝고 유쾌했고, 스벅에서 달달한 쿠키를 앞에 두고 고민하다가, 이런 때는 먹어야하는 거라며 호쾌하게 덥썩 집어 주문을 할만큼 인간적인 매력도 있다. (그가 매주 블로그에 연재하는 대강철저 암환자 식단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는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졌고, 지금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복직 3개월차로 회사에 다니는 것만도 버거워 정신 못차리는 나와 달리, 그는 능숙하게 일과 작가로서의 삶을 병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오프라인보다 어려운, 온라인 북토크까지 멋지게 해냈다.

https://blog.naver.com/ramahnaioth/222983155626

 

숨이 차도록 달리는 삶만이 가치 있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기에, 그가 진정으로 소망하고, 꿈꾸는 삶의 모습을 이루어가기를 바란다. 그 길에서 좋은 친구로 서로를 응원하고 용기 북돋아 줄 것이다.

* <마음이 얹힌 거야>의 인세는 암환자 후원을 위해 전북대학교 병원에 기부된답니다!

YES마니아 : 골드 t******6 2023.01.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