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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왜 철학을 어려워하는가'에 대해 서술한 부분에서 저자에게 공감할 수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공교육과 대학에서 가르치는 철학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왔다. 우선 공교육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나라 생활과 윤리 교과서를 펼치면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용어가 정리되어 있지 않고 여기저기에 이성, 감정, 존재, 인식, 영혼 등 설명이 꼭 필요한 단어들이 쓰여져있다. 게다가 철학사를 학생들이 보기 좋게 그 계보를 명료하게 정리하지 않고, 그저 이 철학자가 이런 사상을 펼쳤다는 등 대충 그럴듯하게 써놓은 것 밖에 없다. 학습자가 아닌, 교과서를 만든 사람들을 위한 책인 것 같다는 느낌만 들 뿐이다. 그러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철학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자기가 철학 강연에 다녀왔다고 지적 허영심을 자랑하는 사람들 중 이성중심주의와 경험절대주의의 차이에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일 것이다. 이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들을 대상으로 철학을 가르친답시고 으스대고 돈을 받아가는 교육자들의 잘못이다. 이제 대학의 철학교육의 문제를 이야기해보겠다.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제 유튜브 릴스에서 철학 교양 강의에 대한 영상이 알고리즘에 떴다. 무슨 내용인고, 시청해보니 철학 교수들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물흐르듯이 이야기해서 캐치하지 못하고, 강의 내내 무엇을 배웠는지 설명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틀린 내용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철학 교수들은 자기들이 자신의 강의를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설명하기 힘들 것이다. 아는 것은 많지만 그것을 교단에서 강의하는 법에 대해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철학과 학생들의 말을 들어보면 자기들도 4년 내내 교수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자기가 뭘 배웠는지 모른다고도 한다. 그 비싼 대학 등록금을 내고도 얻어가는 게 없다니 이 얼마나 비탄스러운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 듯, 교육자가 제대로 알고 그것을 전달해야만 학습자들이 잘 배워갈 수 있다. 고로 공교육과 대학에서의 철학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저자가 철학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쓴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나는 특히 철학사 위주로 공부하는 방법이 마음에 들었다. 철학사를 위주로 공부한다면 시대상황을 알게 됨으로써 그 사상이 왜 나왔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고 하나하나 천천히 쌓아가면서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철학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도 알아둬야 한다. 저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단어 사용의 엄밀함과 명료함이라고 했듯이 단어를 제대로 알아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 책에서 아쉬운 부분은 자꾸 강의 내용이 정치와 빨갱이 내용으로 연결된다는 점이었다. 그러다보니 몰입이 깨지고 이 사람은 정치 유튜버인가, 그걸 위해 철학을 이용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만을 공부하고 싶어지는 나의 입장에선, 그런 내용들이 조금 거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