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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로 된 것들을 좋아한다. 굳이 책이 아니더라도 인터넷 글, 물건의 사용설명서, 거리의 간판, 동네이름이 박힌 시내버스노선도 같은 것들도 한참 보다보면 은근히 재밌다. 물론 예외도 있다. 등기부등본같은 각종 공적인 서류와 바로 이런 책. 수험서! 살면서 진짜 중요한건 이런 건데. 그래서 더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이 책도 수험서만 아니라면 나름 비즈니스 에티켓이나 심리, 커뮤니케이션같은 실속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괜찮은 교양서이지만 시험이 걸려있으니. 그래도 어차피 봐야하는 시험인데 스트레스 덜 받고 즐겁게 공부하려고 평범한 교양서처럼 리뷰로 정리해보았다.
《2023에듀윌 SMAT모듈A》 서비스관련 자격증이 필요해서 구매한 책이다. SMAT는 Service Management Ability Test 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서비스 경영자격이라고 한다. 2015년부터 국가공인 자격시험으로 시행되었다. 모듈A, 모듈B, 모듈C의 세 단계가 있는데 어느 모듈을 먼저 취득해도 무방하지만 모듈A가 기초편이고, A를 취득해야 다음 단계인 B, C가 인정되기에 일단 모듈A시험부터 보기로 했다. 교재 정보가 없어서 검색해서 가장 위에 올라온 책을 샀다. 구매리뷰가 없는 게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수험서로 유명한 출판사니깐 아주 엉망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공부하는 중이다.
책은 시험에 맞춰 5개의 대목차로 나뉘어 비즈니스 에티켓과 이미지메이킹, 고객심리의 이해, 고객 커뮤니케이션, 회의 기획 및 의전 실무를 용어의 정의부터 실전 응용법까지 설명하고 예상문제도 싣고 있다. 시험 직전에 풀어볼 족보와 모의고사도 3회분이 별책부록으로 있다. QR코드로 동영상강의가 제공되지만 책만 봐도 필요한 점수는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시간을 많이 써야하는 동영상 강의는 듣지 않을 생각이다.
Subject 1. 비즈니스 에티켓/매너 에티켓과 인사, 소개, 악수, 호칭과 경어 매너 등 사회생활의 기본이 되는 예의범절과 엘리베이터를 누가 먼저 타야할까, 어떤 자리가 상석인가 등을 알려준다. 이런 것까지 알아야하나 싶은 항목들이 대부분이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상식으로만 판단해도 맞출 수 있는 문제가 많으니 Subject 1은 외울 게 적은 고마운 파트다. 가장 외우기 까다로운 부분은 나라마다 의미가 다른 제스처. V자 사인도 손바닥이 바깥인지, 손등이 바깥인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고, 손가락 링 모양도 국가마다 해석이 제각각이다. 한국, 미국, 유럽의 사인이 비슷한 의미인데 비해 그리스가 정반대의 뜻을 갖는 경우가 많다는 게 특이하다.
Subject 2. 이미지 메이킹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미지 메이킹, 첫인상 관리, 기본자세와 동작이미지 파트로 나누어 소개한다. 먼저 들어온 정보가 중요하다는 초두 효과, 처음 내린 판단 기준으로 이후에 입력되는 정보들이 맥을 잇는다는 맥락 효과, 자신을 계속 좋아하던 사람보다 싫어하다 좋아하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는 호감 득실효과가 자주 출제된다.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많다. 그런데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면 영원히 안 좋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을까? 이럴 때 필요한 건 빈발 효과. 말 그대로 반복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점차 좋은 인상으로 바뀔 수 있다. 그래도 2~10초 사이에 결정되는 첫인상을 바꾸는 데는 40시간 이상의 재만남이 있어야한다니 아무리 내면이 중요하다고 해도 표정, 용모, 복장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Subject 3. 고객 심리의 이해 고객 심리의 이해, 고객 분류, 고객의 의사 결정 과정, 고객의 성격 유형에 대한 이해로 구성된다. Subject 1과 2는 상식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인데 비해 Subject 3부터는 공부하지 않으면 그게 그것처럼 보여 맞출 수 없는 문제들이다. 고객 분류법 부분에 암기할 게 많다. 잠재 고객, 기존 고객, 충성 고객, 옹호 고객, 한계 고객, 체리피커 등 다양한 용어가 나오는데 비슷한 말이 많아 카테고리를 잘 구분해서 외워야 응용문제까지 풀 수 있다.
Subject 4. 고객 커뮤니케이션 4개의 챕터로 되어있는데 마지막 설득과 협상이라는 단원이 출제 여부를 떠나 책 전체에서 가장 배우고 싶은 부분이다. 설득의 과정, 원칙, 협상의 법칙과 프로세스, 협상 전략을 알려준다. 가격 조정할 때 주장, 이유, 증거, 다시 주장의 단계를 통해 적정가격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론대로 흥정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협상의 단계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덜 손해 보는 기분이 든다. 물건 값 깎는데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만한 대목이다.
Subject 5. 회의 기획 및 의전 실무 국제회의, 전시회 등 큰 이벤트를 유치하는 산업을 뜻하는 MICE산업, 회의의 종류와 기획, 실무, 프로토콜에 관해 알려준다. 앞 장에서 배운 에티켓이나 커뮤니케이션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지만 좀 더 보수적인 예법이 많다. 예를 들면 의전 형식에서 여성들간의 서열은 기혼 부인> 미망인> 이혼한 부인> 미혼자의 순으로 지위가 정해진다고 한다. 그런데 2023년에 여성의 지위가 결혼 여부, 남편의 존재 유무에 따라 정해진다는 전근대적인 예법이 진짜로 쓰이는 곳이 있을까? 외우긴 했지만, 제발 이런 건 시험에 나오지 않기를.
이번 주 토요일이 시험이다. 일반형, OX형, 연결형, 사례형, 통합형의 문제 50문항을 풀어 70점 이상을 받아야한다. 비슷비슷한 말이 많아 헷갈리지만 자꾸 읽어 눈에 익히는 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