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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니 번역 작가로 사는 삶이 더 멋져 보인다. 공경희 작가는 영미전문 번역가로 300권에 가까운 책들을 번역해냈다. 번역은 제2의 창작이란 말이 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작품을 번역하는 문제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걸 말한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면 원작의 묘미를 온전히 전달하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언제부턴가 이 작가의 번역이라면 안심하고 책을 펼칠 수 있었다. <파이 이야기>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책을 번역했다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작가는 별다른 직업을 찾지 않고 이십 몇 년 간을 오롯이 번역 작가로 일했다. 이런 작가가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작가가 번역한 책 중에서 특히 마음이 가는 51편의 책을 가려 뽑은 뒤, 4개의 장으로 묶고 나서 책마다 실린 <옮긴이의 글>에다 최근의 소회를 보탰다. 나는 작가가 같은 책을 두고 예전에 번역했을 때의 마음과 최근의 마음이 달라졌음을 보는 일이 좋았다. 32세 때 번역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오십대에 다시 읽은 느낌은 확실히 달랐다. 오래전에는 죽음을 앞두고 모리 교수가 세상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삶의 지혜에 눈이 쏠렸다.(...) 여러 번 다시 봐도 그의 가르침은 여전히 빛나지만, 이제 내 마음은 어린 모리에게로 쏠린다. 측은한 마음으로 그의 인생을 보기 시작하자 이전과는 또 다른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만나게 된다.-미치 앨봄,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번역 작가로서 작품을 읽고 분석하다보면 일반 독자들보다 훨씬 더 그 작품과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작가는 쉬지 않고 좋은 작품을 읽고 번역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낀다. 이것은 독서를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 넓히게 되는 세계관과 비슷해서 그 부분들을 흥미롭게 읽었다. ‘마음으로 낳은 아이’에서 나아가면 ‘우리 아이들’이 된다는 것을. 그렇게 생각을 넓혀나가면 이 세상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의 엄마가 된다.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모든 아이들의 엄마라는 것은 온 세상의 엄마라는 뜻, 그것은 온 세상을 보살펴야 된다는 의미다.-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 엄마라서 다행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인간의 마음에 더 다가갈 줄 알게 되었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이나 삶과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이나 삶을 줄 긋듯 나눌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실비아 플라스, 벨자 작가는 지금까지 무난한 생활을 한 덕분에 일반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일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한다. 가령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번역했던 삼십대 초반에는 외간 남자와 쉽게 사랑에 빠진 프란체스카를 마음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고 다 나름대로 사정이 있다고 생각할 만큼 성숙해져있다. 또 하나 작가의 성숙을 보게 된 것은 모든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한 점에서였다. 당시에는 천국에서 앨버트가 보낸 시그널에만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제 내 마음은 살마에게 향한다. 동성 연인이든 이성 연인이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똑같다.-조엘 로스차일드, 영혼의 시그널 한 인간에 대한 실망이라면 다른 사람들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지만,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절망은 세상에 그야말로 장막 같은 어둠을 드리울 테니까. (...)더글라스 케네디의 주인공들은 바닥 모를 나락으로 추락하지만 그 끝에는 사람들이 있다. 도저히 길이 없을 것 같은 막다른 길에서 누군가 손을 내민다. 그 손길에서 세상이 다시 시작된다.-더글라스 케네디, 위험한 관계 공경희 작가는 소설 번역 못지않게 동화책 번역이 많았다. 자신이 평생 소원하는 ‘제대로 된 번역장이’로 살아가려는 의지는 엄마가 되면서부터 더욱 굳어진 것 같다. 자신의 아이가 자신이 번역한 책을 읽는다는 상상을 하며 작가는 수많은 동화책을 번역했다. 신간도서에 대한 욕심이 점점 더 자라기 시작하는 요즘, 이 책으로 인해 읽은 책의 권수를 높이는 것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수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소수의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이 훨씬 더 나은 독서법이라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책을 읽고 그 느낌을 나누는 일도 좋고,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으면서 읽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기분도 좋다. 그런데 어느새 그런 희열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권수 채우기에 급급한 독서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번역 작가로서 정독에 정독을 하며 스스로를 성장시켜가고 있는 작가를 보니 부러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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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거기, 머물다』는, 운명적으로 얼떨결에 스물네 살에 다가온 《시간의 모래밭》을 시작으로 한 번역 작업을 외길로 걷게 된 번역 작가 공경희 씨의 북에세이다. 번역 작가로 데뷔했던 1988년 11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번역 작업한 삼백여권의 책 중에서 51권을 선별했다. 소설, 비소설, 아동물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공들여 번역해냈고, 선별된 도서는 스테디셀러와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여 번역 작가인 공경희 씨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들이다. 그녀만의 따뜻한 감수성으로 책 속 등장인물에 몰입하여 맹목적으로 이해하거나 응원하는 모습에선 순수한 인간애와 열정이 포착된다. 나 역시 그 속에 동화되어 행복했고 감동했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땐 한 뼘 성장된 지성의 향연에 눈을 떴다.
시공사에서 1993년 국내 첫 출간된 고전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엮은 소설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번역한 책 중 최고의 베스트셀러여서 가장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었던 작품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매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로도 유명한 이 소설은 나흘 동안 사랑하고 이십이 년 동안 서로 연락없이 그리워만 한 사십 대의 프란체스카와 오십 대의 사진작가 킨케이드의 모습이 슬프도록 아름답게 그려진다. 그들의 일상은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했다. 텅 비어 있는 가득함으로. 《바이올렛 할머니의 행복한 백년》에서는, 백 살 나이에 소아마비에 걸린 일흔다섯 살 딸을 돌보는 바이올렛 할머니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에서 인생의 다섯 가지 지혜를 발견한다. 행복은 아무 근심 없이 모든 일이 잘 돌아갈 때 느끼는 마음의 충만함이 아닌 절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힘이다. 그것이 백 년 동안 행복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나에게 보내는 편지》는, 작은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지만 입소문만으로 미국 전역에 퍼져 나간 이후 5백만이 넘는 독자와 만났다. 작가 휴 프레이더는 이 책을 출간한 이후 미국의 칼릴 지브란으로 불린다.
《작은 아씨들》은 남북 전쟁이 한창이던 미국을 배경으로 마치가 자매들의 사랑과 갈등을 다룬 이야기이며 저자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자전적 요소도 강하다. 세계 어린이책 스테디셀러 자리를 굳게 지키는 명작 《비밀의 화원》은, 저자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유년 시절이 바탕으로 쓰인 소설로써 자연이 주는 순수한 기쁨과 치유의 힘을 노래했다. 타샤 튜터의 《타샤의 정원》 을 시작으로 타샤가 평생에 걸쳐 만들고 모으고 꾸민 모든 작업에 대한 책들을 번역했을 정도로 타샤의 작품들에 애정이 넘쳐 흐른다. 정원과 그림이 한 줄기 빛이었을거란 생각이 드는 《반 고흐의 정원》은 평생 정신병원과 요양원에서 갇혀 지냈던 고흐의 외로움이 보인다. 캐나다 작가의 책을 캐나다에서 머물며 번역 의뢰받은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는 부커상 수상작이자 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파이가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맹수 뱅골 호랑이와 바다 한가운데에서 227일간의 표류기를 담고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행복의 추구》와 《위험한 관계》가 끌어가는 축은 배신이다. 운명의 배신, 역사의 배신, 사랑의 배신이다. 마이클 모퍼고의 《굿바이, 찰리 피스풀》은 전쟁의 비극 속에서 피어난 형제애를 담은 소설로써 1차 세계대전 때 3백여 명의 영국군이 아군에게 총살된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비극적인 소설이다. 시드니 셀던의 《시간의 모래밭》은, 스페인을 배경으로 하여 밑배경인 바스크족의 자치권 회복 운동의 주역인 자유투사들과 신의 길을 함께 떠난 수녀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사랑과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다. 실비아 플라스의 《벨 자》는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며,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를 쓴 전혜린의 생애를 발견한다. 외국 대중 소설을 접하면서 놀라운 점은, 변호사나 의사 같은 전문가들이 전문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소설을 꾸준하게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변호사 소설가 '존 그리샴'은,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펠리컨 브리프》 등 이십 년 넘게 법조계와 관련된 소설을 발표했고 의사 로빈 쿡도 《복제인간》 《코마》등의 소설을 낸 의학 전문 소설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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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내가 좋아한 책이 있다. 그 책은 나의 청춘과 함께 시작한 책이다. 나의 청춘에 한 부분인 시드니 셀던< 시간의 모래밭>이 있다. 이 작가로 인해 내 청춘의 책 읽기가 더욱더 재미있었고 더욱 흥미를 느끼면서 읽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의 번역가가 누구인지는 잘 모르고 지냈던 것 같다. 그 번역가가 공경희 님 이 책 『아직도 거기, 머물다 』라니 정말 기분이 좋고 앞으로 더욱 흥미로운 책 읽기를 할 것 같다. 물론 저자님을 처음 들은 건 아니다. 이전에 다른 책 번역으로 저자님을 알고 있기에 공경희 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참 좋았다. 그런데 거기에 한표를 더 던져 좋게 만드는 책이 20대 청춘에 좋아한 저자인 시드니 셀던의 시간의 모래밭이라니 이리 좋을 수가 행복하다.
이 책 『아직도 거기, 머물다 』은 저자님이 번역하면서 느낀 감정과 여러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 책들을 이야기한다. 물론 어린 시절 번역으로 미흡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은 다시 번역하고 싶다는 글까지 적으시니 참 솔직해 보이고 좋아 보인다. 한마디로 사람의 냄새가 난다고 할까? 테마를 네 가지로 정해서 내 마음이 행복했다 12편, 내 마음을 감동시켰다 12편, 내 지성을 성장시켰다 14편, 내 아이에게 추천했다 13편이 나온다. 물론 번역한 이 책들을 보니 정말 나도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내가 추천받고 싶은 책들로 가득했다. 특히 읽고 싶은 리스크에 들어가는 책들이 정말 많았다. 언제 이 책들을 다 읽어서 저자님 마음속에 생각하고 추천하는 것들을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 가득이다. 그리고 그 당시에 저자님이 남긴 글귀들과 책에 대한 생각들을 읽으면서 웃음이 나오고 긍정이 나오고 아 맞다하는 공감이 생긴다. 그리고 51편의 책을 보면 아마 다들 놀랄 것이다. 역시 번역가 로서 인정을 받고 대단한 책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니까.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저자님이 번역하는 모습이 들여다 보이고 그 속에 주인공이 되어 생활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일반적으로 내가 책을 읽으면 꼭 그 속에 주인공이 된 것 같은데 저자님은 한 권의 책을 번역하기 위해 시간이 참 많이 걸릴 것인데 그 기간 동안 주인공이 되어 생활하고 행동할 것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안타까울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비련의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책을 보면 얼마나 안타까울지 실제 책에서 헤어진 여인들의 이야기를 번역하면서 느낀 부분을 읽으니 더욱 공감이 간다. 특히 요즘 베스트 안에 드는 책들을 보니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번역이 이상ㄴ하면 그 책이 베스트가 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독자들은 번역이 좋은 책을 좋아한다. 그래야 책 속에 더 빠져들고 이해가 잘 되니 말이다. 저자님이 말하는 51편의 책 읽은 책도 있고 읽지 못한 책들도 있는데 시간을 내서 다 읽어보고 싶다. 언젠가 다 읽는 나를 생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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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독서가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 정도로 지명도 높은 영미 번역의 대가 공경희 작가가 처음으로 북 에세이를 펴냈다. 그동안 '번역'이라는 외길을 걸어오면서 25년 동안 자신이 번역한 300권에 달하는 책 중 51권을 선별, 소개한 것이다. 선별한 책은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책을 번역하고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배출하면서 작가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들이다. |
한 권 한 권 자식과도 같은 번역한 책 중 51권을 추려 그 시절을 회고하는 시간을 마련한 공경희 번역가의 북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는 옮긴이의 말 자체가 하나의 근사한 작품이 된다는 것을 느낀다.
번역 작품으로는 소설이 많지만 그 외 고전, 교양서, 에세이, 육아서, 자기 계발서, 어린이책 등 다양한 분야의 번역 작업 덕분에 《아직도 거기, 머물다》에는 공경희 번역가의 마음속에 후두둑 들이친 큰 감동을 준 다양한 장르의 책이 가득하다. 번역 책 뒤쪽의 옮긴이의 말 외에도 번역 작업을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나 현재의 감상을 덧붙여 둔 글도 많은데 단순히 책 감상평이 아닌 삶의 지혜가 곁들여져 더욱 풍성한 느낌이다.
공경희 번역가가 스물네 살의 나이로 정식 데뷔한 작품은 나도 엄청나게 좋아했던 시드니 셀던의 <시간의 모래밭>. 번역작가가 되겠다고 생각도 못 했던 시절 우연히 의뢰받았던 원고 덕분에 그 후 25년 넘게 번역 작가로 살게 된 출발점이 된 책이었고, 마침 1987년 저작권 협약이 발효되면서 정식으로 한국어 번역판을 계약해서 출판한 최초의 대중소설이기도 한 작품이라 특히 기억에 남을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내 기억에는 번역가 이름이 남아있지 않았는데 시드니 셀던 책을 좋아하던 시기에 즐겨 봤던 의학전문 소설가 로빈 쿡의 <코마>도 공경희 님의 번역 작품이란 걸 알게 되어 반가웠다.
초베스트셀러였던 책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통해 소설을 보는 시각의 변화에 대해 깨달았다는 공경희 번역가님. 번역했을 당시 푸릇푸릇한 신혼 초였다는데 주인공 프란체스카를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다시 번역해보고 싶은 책이라고. 그 섬세한 감정의 떨림까지 공감하며 잡아내고 싶다고... 내가 놓칠뻔한 책도 이 책을 통해 발견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템플 그랜든>. 자폐증 진단을 받을 주인공이 동물학자가 되고 동물권익의 대변자, 자폐아의 통역자가 된다는 내가 특별히 읽고 싶은 주제의 책을 발견하게 되어 기쁨만배다. 번역을 마치고 목 놓아 엉엉 울기도 했다는 <굿바이, 찰리 피스풀> 번역 에피소드, <파이 이야기> 번역 때 유려한 언어의 뉘앙스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려는 작업이 특히 힘들어 번역이 소설의 발목을 잡을까 걱정을 했었다며 번역가로서의 애로가 담긴 에피소드, 책을 펼치자마자 번역자라는 입장은 잊고 완전히 독자가 되어 글에 빠지게 한 <수녀와 가문비나무 이야기> 에피소드 등 내가 읽었던 책은 그 감동을 고스란히 새롭게 일깨워주고,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은 읽고 싶게 만드는 맛깔스러움에 작가의 책을 모두 읽어내는 전작주의가 아닌 공경희 번역가가 번역한 책을 죄다 섭렵해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 책은 생명체와 같아서 저마다의 운명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중략) 전에는 알아차리지 못한 행간의 의미를 알아듣게 되었다. 만나본 적 없는 저자와의 대화는 그렇게 시작된다. (중략)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같은 작품을 만났을 때 낯익음과 함께 새로움을 느꼈다. 오로지 새로움과 만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었다. 』 - p377
내 기억에 오래 남을 만큼 재미를 만끽했던 추억의 소설로 자리 잡은 시드니 셀던의 초창기 책 번역가가 바로 공경희 님이었고, 우리 아이 유아 시기에 대박 난 책이었던 <곰 사냥을 떠나자>(시공주니어)의 번역가도 공경희 님이다. 오즈의 마법사 DVD를 아이와 함께 몇십 번을 보면서 두터운 <주석달린 오즈의 마법사>(북폴리오)를 아이와 뒤적거린 소중한 추억을 남긴 이 책 역시 번역가가 공경희 님이다. 이렇듯 개인적으로 공경희 번역가는 나에게 있어서도 추억의 번역가라고 말할 수 있다. 번역가로 얻은 큰 축복을 독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 준 공경희 님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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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풍의 힐링책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문제가 무엇이든 개인으로 시작해 개인으로 끝나는, 그래서 지쳐 쓰러지더라도 책임을 다하고 끝끝내 희망을 잃지말라는 둥의 나긋나긋한 강요가 버겁기 때문이다. 고달프고 힘들겠지만, 그건 너 뿐만이 아니며 어떻든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노래하는 그야말로 예쁜 이야기가 그러니 '너도 정신차리고 살라'는 설교로 들리곤 해서 피곤해진다. 그래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실제로 행하지는 못할 때, 이상은 높되 현실이 받쳐주지 않을때는 차라리 애초에 나와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애써 부정하고 싶은 그런 심정으로 힐링서들을 부정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에게는 나름의 취향과 작풍이 있듯 번역가에게도 그런 것이 있는 것 같다. 무엇을 번역하든 인문서를 읽는 것 같은 김석희의 번역이 있고, 뉘앙스와 분위기, 조근조근 느낌을 풀어주는 김남주의 번역이 있듯, 말하자면 공경희는 바른 정신 바른 생활을 모토로하는 '힐링풍'의 책들을 주로 번역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어떻는 엄친아이며, 엄치아의 엄마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은가. 때문에 인생에 대한 부드러운 찬미를 즐기지 않는 나는 공경희 번역의 책들은 많이 읽지 않았다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공경희 번역의 책들을 모아 보았다. <무지개 물고기>, <파이 이야기>,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템플 그랜든>, <굿바이, 찰리 피스플>, <우리는 사랑일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역시 많지는 않다. 그렇지만 읽은 책은 이보다는 많다. 그녀가 번역작가로 정식 데뷔한 첫 번역작이라는 시드니 샐던의 <시간의 모래밭>을 비롯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세상의 모든 딸들은 어머니가 된다>, <프린세스 다이어리> 등등... 그리고 그 유명한 <마시멜로 이야기>까지. 책 좀 읽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 두권 쯤 공경희 번역의 책은 읽어보았을 만큼 대중적이면서, 오랜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책들을 끊이지 않고 작업해온 번역자 중 한 사람임에도 단지 좋아하는 분야의 번역자가 아니기 때문에 나는 공경희 번역의 책들은 많이 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꼭 인생을 찬양하는 분위기의 아름다운 글들 만을 번역했던 것은 아니였다. 책 뒤에 실린 그녀의 번역서 목록을 보다 보니 다소 당황스러운 책들도 있었다. 조이스 캐럴 오츠의 <좀비-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라거나, 존 그리샴의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와 같은 스릴러부터 유아용 그림책까지 넓게 포진해 있었던 것이다. 아, 글쎄 더글라스 케네디의 책들을 그녀가 번역했다는 것에서는 정말 놀라고 말았다. 어쩌면 그녀는 분야를 아우르며 작품을 선택하되, 그녀만의 독특한 작풍을 유지했던 것일 수도 있겠다 싶다. 무엇을 읽든 자기만의 독특한 감상을 남기듯, 번역 또한 역자의 분위기가 묻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테니까. 그래서 번역은 또 하나의 문학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녀의 북 에세이 역시 그런 느낌의 글이다. 번역한 책 중 오십권 가량을 골라 각 책에 실린 '옮긴이의 글'을 옮기고, 그에 대한 현 시점의 감상을 적었는데, '옮긴이의 글'이라지만 딱딱하지 않고, 그녀 특유의 느낌을 살려 번역자로서의 전문성보다는 독자로서의 감상에 치중한 글들이다. 전문적인 서평보다 개인적 감상글을 좋아하는 나는 갓구워나온 말랑하고 부드러운 식빵을 손으로 찢어먹는 것처럼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다.
미국인 저널리스트 앨리스 스타인바흐가 모든 일상을 뒤로하고 떠난 <앨리스, 30년 만의 휴가>를 번역하는 동안 그녀는 '부럽다'라는 느낌을 반복해서 받았다 했는데, <아직도 거기, 머물다>를 읽는동안 내내 나 역시 '부럽다'라는 생각이 반복해서 들었다. 부럽다... 우연히 들어선 길이라고 고백했지만, 다행히도 번역작가라는 일이 그녀와 잘 맞아서 이십 오년 간 쭈욱 쉬는 날 없이 일하고 있다는 것도 부럽고, 큰 고비없이 물이 흐르듯 그렇게 유유히 흘러온 그녀의 인생도 부럽다. 책상 위에 펼쳐놓은 책을 보고 지나가던 남편이 한마디 한다. '너도 번역작가 하지 그랬어? 잘했을 텐데.' 툭 던지고 가는 그 한마디에 공경희라는 역자가 내게는 끝끝내 부러움으로 남게 되었다.
책을 읽다 불현듯,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 읽고 싶어졌다. 처음 읽었을 때는 세간에 알려진 만큼의 감동이 없어 조금 실망했던 책이었는데, 독자들은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 한다'는 부분에서 대부분 감동을 받지만, 역자인 자신은 착취하지 않는 인생에 대해 집중했다는 공경희의 말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해서 잠시 책을 접어두고,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오년만에 다시 읽어 보았다. 아, 그때는 왜 몰랐을까.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 정말 좋은 책이라는 것을. 죽음을 앞둔 노학자에 대한 어설픈 동정과 아직은 멀었다고 여겨지는 내 삶에 대한 안도가 아닌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골똘한 물음의 책이라는 것을 그때는 왜 몰랐을까. 역시 '옮긴이의 글'은 본문과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개별적인 글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원서로 책을 처음 읽고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하는 번역자는 그저 글자만을 옮기는 단순노동을 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역자가 감동하지 않은 글은 독자도 감동할 수 없는 법이다.
출판사에서 외국 출판사와 에이전시와 어렵사리 계약한 책을 나를 믿고 번역 의로하고, 몇 달이나 기다린 끝에 원고를 받아 책으로 엮어내는 일, 그 책이 세상으로 나가 독자에게 찾아가서 그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일. 그 여정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어그러지면 나는 그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할 수 없고, 독자 여러분과도 만날 수 없다. 수개월에 걸친 그 과정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는 것과 다름없는 기적이다. 거기에는 기대가 있고 믿음이 있고 약속과 성실이 있다. 불면의 밤도 있고 성취의 기쁨도 있다. 때로는 무력감을 낳고 피로가 쌓이고 낙심하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설렘과 부끄러움과 보람이 있다. 그러니 모든 과정의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어느 밤의 작업'은 분명 기적이다. 나의 몸과 마음의 건강이 허락해서 그 시간, 책상 앞에 앉아 있을 수 있으며, 글 속의 시간과 공간으로 들어가 여러 인물과 만나며, 거기 담긴 모든 것을 우리 글로 담아 독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내게는 기적이다. 크나큰 기적.(172쪽)
그녀가 번역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잘 알 수 있었던 부분이다. 번역한 그녀의 책들이 마치 자식과 같다 라고 표현하는 그녀는 번역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기적'으로 이해한다. 나는 그녀의 말을 오롯이 그대로 마음에 담아두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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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감동, 성장을 담은 공경희 북 에세이[아직도, 거기 머물다] 영미 문학 분야의 번역가로 공경희를 빼놓을 수가 있을까. 그녀가 번역한 책이 300권에 달한다는데, 내가 그 중 한 권도 안 읽었을 리가 없다. 괜한 오기가 생겨 서둘러 책 뒤편의 부록을 뒤져 내가 그 중 몇 권이나 읽어나 확인해 본다. 열 권은 넘겠지? 그러면서도 입으로는 내내 감탄을 금하지 못한다. 정말, 이렇게 많은 책을 다? 로빈 쿡의 <코마>,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 등의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책에 <곰 사냥을 떠나자>, <무지개 물고기> 등 초대박 아동 베스트셀러까지...모르는 사이에 엄마와 딸의 세대를 아울러 그녀의 이름은 깊이 각인되어 있었다. 1988년 시드니 셀던의 <시간의 모래밭> 번역으로 정식 데뷔한 이후 25년 넘게 계속해서 번역가의 길을 걸어온 그녀가 이제 그녀만의 첫 에세이를 내게 되었다. 그녀의 인생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 번역임을 인정하듯이 책에서 떨어지지 않은 인생을 오롯이 담아낸 그녀만의 첫 책은 역시, 번역과 관련된 내용이다. 얼떨결에 시작한 일이 운명이 되었다는 말로 시작하는 그녀의 책은 300편 이상 번역한 책들의 후기를 골라 담은 책이다. [아직도 거기, 머물다]는 번역한 책들 중 51종을 추려서 원래 ‘옮긴이의 글’을 싣고, 그 뒤에 그 책에 대해 지금 느끼는 감상을 적은 것이다. ‘옮긴이의 글’없이 발간된 책 몇 권은 새로 후기를 썼다고 한다. 역자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작가의 책을 읽고 후기를 남길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는 사람이 아닌가. 공경희가 번역하고 최초로 쓴 리뷰들이 300편이 넘는다는 말... 작가들만큼이나 작품에 푹 빠져야 제대로 된 번역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원작을 누구보다 심층적으로 읽고 이해해야 하기에 번역자의 리뷰는 작품에 대한 풍부한 감성을 담아낼 수밖에 없다. 나는 번역된 책을 읽으면서 역자의 후기를 잘 안 읽으려고 한다. 작품을 작가에 버금갈 만큼 이해하는 역자가 작품에 대해 느낀 감정을 먼저 읽어버리면 그 내용에 동화되어 나만의 느낌을 오롯이 토로할 수 없을 것만 같아서... 그리고 최초로 작가를 이해하고 작품을 읽으면서 원문의 묘미를 깨알같이 맛 볼수 있는 호사를 누린 역자가 부러워 미칠 것만 같아서... 거기에 더해 공경희는 과거에 읽은 책을, 세월이 지난 후에 다시 읽고 그 때의 맛과 지금의 맛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어마어마하게 행복한 작업을 수행하게 되었기에...나는 책을 읽는 내내 살살 아파오는 배를 부여잡아야 했다. ‘정말로 행복한 여인네일세...’ 책상 앞에 앉아 작가와 작품을 마주하며 수없이 고민하며 지새웠을 그녀의 하얀 밤따위...나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에게 행복을 주고, 때로는 눈물 떨굴 만큼의 감동을 주고, 그녀를 성장시킨 책, 딸 유나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만 골라 담아 51권.
그 때 그 시절, 그녀의 번역 후기와 지금의 생각을 번갈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파이 이야기>는 번역 작업을 하면서 몹시 힘들었던 책이었다. 얀 마텔은 신인 작가인데도 언어를 자유자재로 유려하게 구사했고, 그것은 작가로서는 장점이지만 번역자로서는 그 뉘앙스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려면 작업하는 내내 바싹 긴장해야 한다. (...) 어떤 독자는 이 책의 리뷰 120개를 읽은 후 그가 과연 그들과 같은 책을 읽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소설이 저마다 다르게 읽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다면 진정한 문학 정신을 구현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얀 마텔의 서술은 <피리 부는 사내>의 피리 소리 같다. 그 소리에 홀려서 사내가 이끄는 대로 발을 옮길 수밖에 없으니. -125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이 책은 밥상 뿐 아니라 소비도, 생활도 단순화하라고 권한다. 책을 번역할 때 한동안 밥상이 ‘채소밭’이었듯이, 이번에도 당분간 푸른 밥상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비건’이니 ‘베지터리언’이니 하는 구분조차 없을 때 출간되었다. 당시보다 지금 더 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81
그녀의 책 [아직도 거기, 머물다]에서 내 마음 속에 쏘옥 들어온 구절. 번역자로서의 일상 속에서 그녀가 느낀 감동을 거짓 없이 적은 글이 와 닿았다. 진심이 느껴져서...
어느 밤 작업을 하다가 운다. 자주는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책 속 세상으로 쑥 빠져 들어가는 때가 있다. 책 속 인물이 마음을 툭 건드리는 순간, 물결 퍼지듯 번지는 그것은 마음을 흔드는 힘이요,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요, 마음을 바꾸는 힘이다. 그 힘을 경험하기 이전의 나와 이후의 나는 전혀 다르다. 그것이 감동이 가진 신비다. 오직 책만이 줄 수 있는. 웬만한 독서가라면 공경희의 이 말에 다들 동감하리라. 300여 편의 책을 번역하는 동안 그녀의 아이, 유나가 성장했고, 모든 일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피곤하게 살아왔던 그녀 자신이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을 이해 성장했고 품을 수 있을 만큼 성장했고, 그녀가 번역한 책을 읽는 나 같은 독자도 성장할 수 있었다. 행복한 작업을 하는 그녀가 부럽지만 한편으론 고맙다. 내가 모르고 지나칠 뻔한 세계를 번역을 통해 알려주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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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나도 알만큼 유명한 번역가 공경희의 <아직도 거기,머물다> 를 만났어요. 공경희님은 대학 졸업 후 아픈 사랑을 끝내고 힘들어할 때, 나를 위로하고자 나의 절친이 멀리서 보내 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 인해 처음 알게 되었던 번역가이지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운명의 사람을 만났다고 생각하면서도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던 여주인공의 섬세한 마음을 잘 표현한 번역 덕분에 오래도록 내 마음 속에 남아있는 책인데요. 그 후에 영화를 보면서도 책과 비교해가며 봤던 기억이 난답니다. 워낙 많은 작품을 번역하신지라 내가 미처 모르고 지나친 작품들도 많겠지만 또렷하게 기억하는 것들도 제법 많아요.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좋아했던 책 중에서 무지개 물고기, 곰 사냥을 떠나자 부터 최근에 읽었던 길리아드, 굿바이 제이제이 까지... <아직도 거기,머물다> 는 이렇게 많은 작품을 번역한 저자가 처음으로 펴낸 북 에세이로 자신이 번역한 책 중 51권을 선별하여 첫 독자로서 가졌던 느낌을 정리한 책이랍니다. 책 뒷부분에 실린 저자가 번역한 목록을 보니 그동안 저자가 번역한 책이 300여 권이라니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장르에 구애받지도 않고 소설부터 비소설, 자기계발, 아동물에 이르기까지….
51권을 선별하며 오랜 친구를 만난듯 반가운 책도 있고 최근에 읽은 익숙한 책 등 그때 그 시절을 함께했던 이들에게 안부를, 새롭게 만나는 이들에게는 즐거운 추억을 들려주는 기분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선별한 책은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책을 번역하고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배출하면서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들이라고 하네요.
전체적으로 내 마음이 행복했다, 내 마음을 감동시켰다, 내 지성을 성장시켰다, 내 아이에게 추천했다 .. 4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내게 추억이 가득하여 좋아하는 책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제일 먼저 소개되어 있는 내 마음이 행복했다 와 울 아이가 재미있게 읽었던 눈의 여왕이 소개된 내 아이에게 추천했다 부분이 맘에 들었어요.
낳고 키워서 세상에 내보낸 아이들이 저마다 마음에 맺힌다
이렇듯 30년 가까이 번역 작업을 하면서 세상에 내보냈던 책을 다시 만났다고 말하는 저자가 그 책들을 처음 작업할 때의 번역자로서의 긴장감과 어려움들이 내게도 전해지는 것만 같아요. 솔직히 책을 읽다보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았는데, 저자가 번역하기 전 원작을 누구보다 심층적으로 읽고 이해한 번역가이면서도 첫 독자인 까닭에 책에 대한 감상을 독자들에게 이렇게 알려주니 책을 다시 읽거나 할 때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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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부럽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랬다. 책을 읽고 번역하는 직업의 매력에 푹 빠졌다.
저자 공경희는 25년간 300여권의 책을 번역한 번역작가이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모리와 함께힌 화요일> < 행복한 사람, 타샤 튜터> <마시멜로 이야기> 등 꽤 유명한 작품이 모두 저자가 번역한 책이다. 늘 영어사전과 노트북을 가지고 책과 함께 일했다 한다. 미용실에 가면 빠진 머리카락에 "글쓰시는 분인가봐요?" 소리를 듣는다면서 창작의 고통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내게는 오로지 책과 함께 일하는 삶의 기쁨과 보람만 보이면서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우리나라는 결혼과 출산으로 여성의 직업 생명력이 짧다. 직업여성들은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공경희 작가는 글쓰는 작업실과 가정을 딱히 분리해 두지 않고 일하기에, 일하면서 아이와 소통하고 평범한 엄마들처럼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면서 번역일을 다 해냈다. 박완서 작가는 나이 40에 글을 쓰기 시작해 80까지 글을 쓰셨다 한다. 45세 정년이라는 이 시대에 작가라는 직업의 긴 생명력을 보라~
부러움이 절절한 이 마음을 뒤로 하고, 책 속으로 들어가 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공경희 작가가 번역한 후 쓴 <옮긴이의 글>을 모아 놓은 책이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 책에 대한 <지금의 느낌과 감상>도 적어놓았다. 처음에 번역할 당시에는 공감할수 없었던 주인공의 마음이 알아지고,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인물들이 이제는 보인다는 작가의 성장이 담긴 글들도 좋다.
내 마음을 행복하게 했던 책들, 내 마음을 감동 시켰던 책들, 내 지성을 성장시켰던 책들, 내 아이에게 추천했던 책들로 나누어 책을 만나볼수 있다. 이 책의 두께만큼이나 소개된 많은 책의 권수에 갑자기 마음이 부자가 된 듯하고, 작가가 소개해준 주인공들을 만나 볼 생각에 설레인다.
나는 공경희 작가가 아이에게 추천한 책들을 주의깊게 보았다. 인생에서 어떤 책을 만나는가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에. 첫 단추를 잘 끼워 깊고 풍요로운 관계가 형성되록 도와준다는 고든 리빙스턴의 <서두르다 잃어버린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이라는 책이 눈이 들어온다. [어떤 친구를 만나 우정을 나눠야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 결혼해야 하는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이 책에 조목 조목 정리되어 있었다.]
우리 집 책장에 공경희 작가가 번역한 책들이 보인다. 비룡소의 <키다리 아저씨>를 꺼내 옮긴이의 말을 펼쳐보니, 이 책 <아직도 거기 머물다>에 실린 글과 똑 같다! 똑같을 수 밖에 없는데, 감탄이 절로 난다. 아이에게 "봐봐 똑같지?" 하면서 공경희 작가를 소개하고, <키다리 아저씨>를 같이 읽기 시작했다. 나는 공경희 작가를 아이에게 장황하게 소개하면서 내심 아이가 번역작가라는 매력에 같이 빠지기를 기대해봤다.
이 책속에는 꽃이 만발이다. 꽃을 좋아하고, 빵굽기를 좋아하고, 책속의 인물들의 아픔에 같이 아파하고, 그 관계속에서 성장하고 행복을 누려가는 저자의 삶이 책으로 피어나고 있다. 공경희 작가 덕분에 이 세상이 책향기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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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번역가 공경희씨가 25년 동안 번역했던 책에 대한 에세이다.
우연히 운명처럼 번역의 길에 들어서 스물 네살에 처음으로 시드니 셸던의
책을 읽다보면 번역이 마음에 들거나 자주 만나게 되서 익숙한 번역자들이
저자의 번역 목록을 보니 읽은 작품이 꽤 많다. 있다.
작가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프란체스카와 로버트 킨케이드의 사랑과 공감을 하게 된다. 저자도 번역하던 당시와 지금 보니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했는데,같은 책 이라도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 다른 감정을 일으키는 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인 듯 하다. 책을 받아들이는 내가 변했으니까!
저자가 번역한 수 많은 책 들 중에서 51권의 책에 대한 얘기가 책 속에 담겨있다.
저자는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마시멜로 이야기>,<파이 이야기>,<우리는 사랑일까> 처럼 오랜 시간 사랑 받고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베스트셀러의 번역가이기도하고,어린 시절 부러워했다는 <작은 아씨들>,<레드먼드의 앤>,<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문학소녀 들이 주인공인 책들을 번역하기도 했고,고전인 <노인과 바다>,<지킬 앤 하이드>,<아들과 연인>같은 작품을 번역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우리에게 좋은 책들의 안내자가 되어준 공경희씨의 글을 읽으며 번역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