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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읽었을 때 에르미타는 스페인에 있는 작은 마을이라 생각했다. 순례자들이 찾아오는 조그만 교회가 있는 예쁜 마을 정도로 생각했다. 무식하면 용감한 것이 나를 두고 한 말일 줄이야...에르미타의 사전적 정의는 예배당, 작은 교회였다. 천년도 전에 세상을 등지고자 한 은둔자들이 산 속 깊이 자신의 몸 하나를 보호해 줄 공간을 만든 것이 에르미타의 시작이란다.
스페인 여왕의 후원으로 스페인 북부 곳곳에 산재해 있는 에르미타를 찍는 일을 하는 사진사 세바스티아 슈티제와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서로의 문화를 소개해주는 전시기획자 지은경이 함께 에르비타를 찍는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을 글과 사진에 담아놓은 책이다. 에르미타의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날좋고 따뜻한 무수히 많은 날을 뒤로 하고 겨울 그것도 뿌연 회색빛이 감도는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자 고분분투하는 이야기다..그러나 이 책의 주인공은 고생하는 두 작가가 아니다. 오롯이 그들이 뷰파인더 안에 담고자 한 에르미타가 주인공이다. 에르미타를 찾아가는 과정보다는 에르미타 하나 하나를 살펴보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 생각들을 정리해 놓은 책이기 때문이다. 세바스티안은 7년의 겨울을 스페인 북부 곳곳에 떨어져 있는 에르미타를 찾아가고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여왕의 후원을 받았다는데 그 일정은 빡빡하고 소박하기 이를데 없었다. 첨단기기와 기술을 뒤로하고 바늘 구멍 사진기로만 사진을 찍는 것을 예술가의 똥고집으로 치부하기엔 어딘지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었다. 옛 사람의 정치를 그런 식으로 더 확실히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며칠째 파란하늘이 이어졌을 때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찍어도 되지 않느냐는 지은경의 질문에 세바스티안은 대답한다.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에르미타는 그 자신의 고유성을 보여줄 수 없다고 소박하고 속세를 벗어나고 했던 순례자들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고 그는 에둘러 표현했다.
스페인 오지를 돌아다니다 보니 사람보다는 그곳에 살고 있는 동물들과의 만남과 이별이 많았다. 우리의 농촌처럼 스페인의 오지도 이제 노인 몇 명만 덩그러니 남겨져 세월을 보내고 있다 했다. 젊은이들은 도처로 나갔기에...우리는 땅덩어리가 크지 않아 인구밀도가 높은 덕에 홀로 쓸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래도 마을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데 그곳은 한 마을을 노인 두세명이 지키는 경우도 많다했다. 세계 어느 나라나 비슷한 고민들을 가지고 사는구나 싶어졌다.
이 힘든 여행길에서 지은경은 삶에 대해, 인간관계에 대해, 그리고 집착해온 많은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유독 큰 나에게 그녀가 말한 죽은 뒤에도 삶은 이어진다는 말이 내게 위안이 되었다. 그녀가 말한 삶의 지속성은 사후 세계를 나타낸 것이 아니다. 내가 죽은 뒤에도 내 삶을 이어갈 후손에 의해 내가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모두 보다 자신이 삶에서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이 어느 순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이 나에겐 더 많은 생각을 자아내게 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일지도 모르는데 나에게는 다르게 들렸다.
언제나 시점과 타이밍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 우리의 생각이 그릇되었다거나 아니면 정의롭다하여 미래에 우리를 바라볼 후손의 시선 또한 우리와 동일할지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당시에는 그리 중요했던 무언가가 긴 시간ㅌ이 흐르면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고,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할 수도 있는 것이다.-중략- 복잡하게 엉켜 있는 삶과 인간관계를 결정짓는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무엇이 우리의 감정을 변화시키고 우리로 하여금 그 변덕스러운 감정의 늪을 끝없이 헤매게 하는 것일까? 본 책 247쪽
나에게 여행은 챙이 넓은 모자에 썬그라스, 네모나 캐리어로 점철되는 환상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거창함에 고개 숙이고 어떤 것으로부터도 벗어나지 못한 책 쳇바퀴 둘러가는 삶을 살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노란 에르미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에르미타를 찾아다니는 그들은 보며 사실 여행이란 것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 한발짝 떼며 나를 돌아보게 하는 그 무엇은 여행이란 이름으로 불릴 수도 있다는 것을 너무 멋들어진 것에서 벗어나 나를 되돌아보는 여행을 이제 시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진다. 가난한 여행을 불쑥 떠날 수 있는 그들의 용기가 새삼 부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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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타(Ermita)”는 스페인 북부 피레네 산맥 사이에 흩어져 있는 작고 소박한 건축물들을 부르는 이름으로, 이 말에는 ‘은둔지’, ‘사람이 살지 않는 장소’, ‘세상과 뚝 떨어진 집’, ‘사막과 같이 황량함’ 처럼 쓸쓸함과 연관되는 모든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깊은 산속에 세워진 작은 암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래서 제목에 곁들인 부제 ‘스페인에서 만난 순결한 고독과 위로’는 순례자들의 쉼터에서 그들의 고난의 흔적을 보면서 마음을 정화시키는 여행을 떠올렸습니다. 사진작가와 작가의 환상적인 팀웍이 만들어낼 스토리에 대한 기대도 컸습니다. 어쩌면‘에르미타에 매료되어 7년째 에르미타를 찍어온 벨기에의 사진작가 세바스티안 슈티제(Sebastian Schtyser)와 도시를 떠나본 적 없는 작가 지은경이 에르미타를 찾아 스페인 북부에서 보낸 4개월간의 여정을 담고 있다.’는 설명을 흘려 읽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슈티제가 에르미타를 찾아 사진을 찍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설명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파비올라 여왕 재단의 후원으로 스페인 북부에 흩어져 있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에르미타들을 찍고 있다.(221쪽)”고 하는 것으로 보아 재단에서는 산재해있는 에르미타를 확인하고 사진으로 남기려는 의도에서 후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에르미타라는 독특한 건축물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보존하려고 한다면 사진작가가 아니라 건축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게 맡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슈티제는 오로지 청명한 계절은 다 제켜두고 겨울철에만 그것도 핀홀 카메라를 가지고 에르미타를 찍어오고 있다고 하는데, 화려하고 발랄한 파란 하늘은 에르미타를 위한 빛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빈자를 위한 교회, 에르미타를 담아내기에는 외롭고 쓸쓸한 작업을 더욱 심화시켜주는 우울한 회색빛이 감도는 겨울날이 제격인데, 이 특별한 빛은 주변을 고요히 잠재우고 구름에 반사된 햇살을 받은 에르미타는 영롱하고 섬세하게 반짝이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22쪽) 게다가 고요한 빛을 부드럽게 묘사하는 핀홀 카메라는 가장 원시적인 사진기로 몽롱한 콘트라스트를 자아내지만 에르미타의 외로움이 가진 모든 디테일을 정성스럽게 세세히 담아내는 재주를 지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핀홀 카메라로 찍은 에르미타는 몽롱하게 보이는 자연의 배경 속에서 조금 더 선명한 모습으로 떠오르는 듯 합니다.
이런 분위기는 존 러스킨이 <건축의 일곱 등불; http://blog.yes24.com/document/7498515>에서 기록한 ‘기억의 등불’의 한 대목을 떠올리게 합니다. “실제로 건물의 가장 위대한 영광은 돌이나 금과 같은 재료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영광은 건물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에 달려 있고 말하고자 하는 바의 울림과 엄밀한 관찰의 깊이에 달려 있으며, 또한 찬성이나 비난이 교차하더라도 인간애의 물결로 오랫동안 씻긴 그 벽을 보며 우리가 느끼는 불가사의한 공감에 달려 있다. (…) 우리가 기대하는 건축의 진정한 빛과 색과 고귀함은 시간이라는 저 황금의 얼룩 안에 있다.(존 러스킨 지음, 건축의 일곱 등불, 240쪽)”
이 지역에 산재해있는 에르미타의 건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하는데, 에르미타는 그 지방의 흙과 돌로 지어져 경관을 해치는 일 없이 매우 자연스럽게 주변의 풍경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다. 빨간 흙이 많은 산속의 에르미타는 빨간 흙으로, 검은 돌이 많은 산속의 에르미타는 검은 돌로 지어졌다는 것입니다.(86쪽) 기본적인 모습이 비슷한 우리네 암자와는 다른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뾰족한 절벽 위에 홀로 세워져 있는 코르사의 마레 데 데우 데 라 페르투사 에르미타가 절벽의 지형에 의지하여 쌓아올려 진 것을 보면, 절벽 위의 지형을 살려서 세워졌다는 죽서루가 연상됩니다.(이희봉 지음, 한국 건축의 모든 것 죽서루; http://blog.yes24.com/document/7372290)
슈티제가 담은 몽환적 분위기의 에르미타들이나, 그곳에 이르는 여정을 담은 사진과 에르미타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의 모습을 담은 수많은 사진들은 그들의 여정에 함께 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은경작가가 정리한 에르미타로 가는 여정, 사진작가의 작업 과정에 대한 기록이나, 오랜 세월 동안 그곳을 지키며 묵묵히 자연 속에 몸을 내맡겨온 에르미타의 모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미 쇠락해가고 있는 에르미타들에 대한 상세한 자료가 없어서가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여행이 점점 고달파지자 ‘나는 도대체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또 애초에 무엇을 기대했던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는 작가의 고백이 엉뚱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 책은 세상으로부터 믿음과 삶에 대해 다른 비전을 가졌던 수도자들과 은둔자들에 관한 이야기(7쪽)’라는 요약에 충실한 내용이었나 곰곰 생각해보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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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순례자들의 안식처, 에르미타를 찾아서]
한 해를 마감하는 이 즈음에는 소란스러움과 떠들썩함이 공존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나만의 안식처를 찾아 헤매게 되는 것 같다. 집안일, 아이들, 남편, 그리고 주변의 번잡한 관계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그것만이 자그마한 소원이다. 송구영신, 진정한 새해맞이를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기반성의 시간. 무작정 혼자 있기만 한다고 자기반성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곳에 들어가기 위한 문이 필요한데, 그 문을 나는 이 책이라고 생각했다. [순례자들의 안식처, 에르미타를 찾아서] 또, 그렇고 그런 힐링 에세이나 여행 에세이가 아닐까... 했지만, 작가와 함께 사진작가의 이름이 나와 있었고 사진작가는 꽤나 진지한 이야기를 꺼내놓고 있었다. 순례를 떠나는 이들이 꼭 거쳐가야 한다는 산티아고가 아닌, 스페인이라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었는데, 이들은 혹독한 겨울이 찾아든 스페인. 그 중에서도 소박하고 추운 피레네 산맥 사이에 숨겨진 순례자의 마지막 쉼터 에르미타를 찾아간다.
작가의 말로는, 이 책은 세상으로부터 믿음과 삶에 대해 다른 비전을 가졌던 수도자들과 은둔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종교에 관한 성지순례서도 아니며 수도자들의 훌륭한 믿음에 관한 찬양서는 더더욱 아니라고 한다. 이 책은 오래전에 살았던 가난한 사람들이 지어놓은 건축물과 그들을 촬영하려는 한 고집쟁이 사진작가의 기나긴 싸움에 관한 이야기다. -7 노란색 르노 승합차, 일명 ‘에르미타 익스프레스’에 올라탄 둘은 그렇게 에르미타를 향해 떠나게 된다. 에르미타를 위한 일곱 번의 겨울을 보내게 된 가난한 사진작가 세바스티안은 중세시대의 암자 ‘에르미타’와 사랑에 빠진 한 남자다. 소비와 물질주의에 굶주린 현대 노예의 운명에 저항하는 조용한 혁명의 길을 걷게 되었다는 그. 총 575채의 에르미타 사진을 찍었는데, 에르미타가 가진 근원을 표현하고 시각적인 질감을 담아내기 위해 선택한 본질적인 도구는 바로 가장 원시적인 사진 장치인 ‘핀홀 카메라’였다고...
오랜 시간 동안의 노출은 사진을 밝고 약간은 흐리게 만들어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그리고 주위를 왜곡시키는 효과를 내어 고립된 세계의 건축물이 가진 느낌을 잘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11
자, 이제 에르미타의 사진을 감상하자. 그러면 왜 세바스티안이 에르미타와 사랑에 빠졌는지, 황량하고 고립된 은자들의 성스러운 공간을 담아내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는지 알게 된다.
사진을 찍으려고 오지를 찾은 작가들에게 툴툴거리며 곁을 내주지 않는 작은 시골 마을의 사람들은 “저는 사진작가입니다. 파비올라 여왕 재단의 후원으로 스페인 북부에 흩어져 있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에르미타들을 찍고 있습니다.”라는 세바스티안의 말에 인상과 목소리를 바꾼다. 파비올라 여왕의 후광을 등에 업은 세바스티안의 처세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동쪽에서 날아온 한 여자, 지은경은 길이 끝나는 곳에 홀로 선 에르미타를 만나고서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를 생각했고, ’무엇을,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겨울의 시린 하늘만으로는 에르미타의 본질을 살릴 수 없다며, 회색 구름이 하늘을 뒤덮기를 하염없이 기다린 시간 동안. 그들은 에르미타를 바라보며 각자의 생각을 마음에 품었다. 몇 시간의 기다림 끝에 얻어낼 수 있었던, 오직 회색 구름 만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몽환적인 에르미타의 사진을 보며 나 또한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고요한 정적의 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스페인에서 만난 순결한 고독과 위로. 번잡스럽지 않고 또한 식상하지 않은 위로라서 보는 내내, 그립고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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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몸을 움직여서 일하는 노동 즉 육체노동 대신 정신 노동을 많이 하는 편이다.사람을 상대하고 비위를 맞추어야 하고 싫은 소리를 속으로 삼켜야 하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적당한 스트레스는 일에 대한 동기와 활력을 주기도 하지만 지나치게 되면 코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긴장감과 공포감이 가중되어 업무 소홀 및 기억상실,대인관계 악화 등으로 이어진다.스트레스 가중으로 힘들어 하는 현대인은 자칫 잘못되면 과로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그래서 꼭 지나친 스트레스를 툴툴 털어 버리려는 의지와 용기,담대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각박하게 흘러 가는 생활 속이지만 빵만 먹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병든 육체,병든 마음을 스스로 치유하고 내일을 위한 안식을 즐겨 본다면 어떨까 한다.나 역시 아직은 경제적,마음의 여유가 없는 탓이어 제대로 마음을 놓고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 오지를 못했다.솔직하게 고백하면 여러 모로 환란이 겹쳐 심신이 많이 지쳐 있다.어디론가 몇 달이라도 나의 정체성을 되찾아 보고 싶다는 마음이 꿀떡 같다.그 중에 산업화가 덜 침투되어 있는 오지 마을과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 되어 있는 곳,나아가 종교적 성지로 불리는 곳들이라면 내 몸과 마음을 그 곳에 맡겨 보고 싶다.
스페인에 대한 선입견은 다양하다.투우,토마토 축제,스페인 햄 하몬,카톨릭국가,피카소,바르셀로나 등이 떠오르는 곳이다.그 중에 여행작가들이 많이 소개해 주어 널리 알려진 산티아고 순례길은 매우 인상적이서인지 오래 기억에 남는다.정진홍작가의 <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를 읽은 적이 있는데 길고도 먼 순례길을 묵묵히 인내심으로 한계상황이라는 극한점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일기 쓰듯 담백하고도 현장감 있게 전해 주었던 점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불순한 기후 및 체력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노정에서 마추쳤던 순례 동료,순례길에서 죽음을 맞이한 이방인에 대한 명복기원과 따뜻한 글귀들,그리고 순례길의 마지막 포인트는 자신의 발로 테이프를 끊는 장엄한 순간들이 참 인상에 남는다.
스페인 북부 카탈루니아 지방에 산재되어 있는 순례자들을 위한 안식처가 에르미타라고 한다.'은둔지','사람이 살지 않는 장소','세상과 뚝 떨어진 집','사막과 같이 황량함'이라는 외롭고도 쓸쓸한 인상의 의미를 간직한 곳의 대명사이기도 하다.특히 종교 세력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했던 신자들,세상을 등지고자 했던 사람들 혹은 여행자들이 바람과 추위를 피해 잠시 머물며 다음 여정을 마음에 새기던 곳이기도 하다.산악지방,오지에 깊숙이 자리 잡은 에르미타는 움막집과 같기도 하고 조그마한 예배당 같기도 하다.먼옛날 이슬람 세력들의 침입을 받으면서 수도자들은 은거지를 찾아야만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카톨릭 교인들의 은거지이면서 그 곳을 순례하는 또는 여행하는 자들의 안식을 안겨 주었던 성지이기도 하며 포근한 휴식을 안겨 주는 곳이기도 하다.카탈루니아 지방은 산세로 뒤덮인 천혜의 고장이고 인적이 드문 곳이어 황량하고 을씨년스럽기도 하다.카탈루니아에서 산 하나만 넘으면 바로 프랑스로 진입할 것 같이 그 곳은 양국의 경계선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리포터 지은경 저자와 사진작가 세바스티안이 콤비를 멋지게 보여 주고 있다.험난하고 변덕스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생생한 에르미타의 정경과 멋진 자연의 모습을 연출해 준 두 분이야말로 진정한 순례자가 아닐까 한다.고원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과 설산이 안겨 주는 자연의 위대함,그리고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곳에 에르미타를 지어 놓았다.누가 언제 에르미타를 지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명시가 되지 않아 알 길이 없지만 뒤를 살아가는 종교인,순례자,여행하는 나그네들을 위해 575채 남짓한 에르미타가 스페인 북부 카탈루니아 지방에는 보란듯이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보는 이에 따라서는 퇴색한 명성을 떠올리게 하고 슬픈 애수를 느끼게도 한다.순례자의 안식처 에르미타를 생생하게 알게 되어 마음의 위로와 안식이 되어 주고도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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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절 순례자들과 은둔자들의 안식처가 되어 주었다는 에르미타, 그곳을 겨울마다 찾아가는 한 사진 작가가 있다. 에르미타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담아도 좋으련만 그는 기어코 에르미타의 겨울만을 사진 속에 담아내고 있다. 무슨 고집인가싶다가도 그가 에르미타를 찾아든 순례자들이나 은둔자들의 심정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은 겨울의 회색빛 하늘 밖에는 없다고 말함을 들으면 또 거기에 수긍하게 되고 만다. 순례자들과 은둔자들의 그 휑한 쓸쓸함을 겨울이 아니고서는, 그 회색빛 하늘이 아니고서는 어떻게 표현해낼 수 있다는 말인가. 그는 그렇게 에르미타를 가장 잘 그려내고 있는 사진 작가였던 것이다.
겨울의 추위를 뚫고 겨우 병아리빛깔 노오란 작은 승합차 안에서 4개월을 생활해낸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더구나 에르미타를 찾아가는 길은 산을 넘고, 또 넘고 마을을 지나야 하는 그런 힘겨움의 길이기 때문이다. 근데 그 일을 그는 7년째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바스티안, 그와 함께 저자는 이번의 순례길을 동행하고 있다.
스페인의 순례자들의 안식처가 되어준 에르미타를 찾아나선 이번의 여정 속에서 저자는 깊은 사유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순례자들이나 은둔자들의 안식처가 되어준 에르미타 그곳을 만나러 가면서 생각의 골짜기 그 속으로의 걸음은 마다하게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들이 토해냈을 짙은 고독이 스며 있는 에르미타, 그들의 안식이 되어주었던 에르미타, 그리고 그곳의 사진을 찍으면서 우리에게 에르미타를 보여주고 있는 세바스티안.
순례자들의 안식처가 되어준 에르미타를 찍기 위해서는 마을을 지나고 산을 넘어야 했는데, 그 길 위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새겨내게 된다. 어느 마을은 오로지 노인 세 분만이 남아 있었는데, 세바스티안이 그들의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더니 노인분들이 이메일 답장을 보내왔더라고도 한다.
어느 마을에서는 커다란 개 가스파를 만났는데, 마을 입구로 세바스티안을 마중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함께 산책을 나가기도 했었는데, 마을을 왔다 간 생선 트럭에 치여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도 된다. 그래도 한없이 행복하게 살다가 떠나간 가스파라고 말하는 세바스티안.
후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에르미타, 언덕 위에 축조된 에르미타, 바위산의 에르미타 등등 순례자들과 은둔자들의 안식처가 되어주었던 에르미타의 회색빛 겨울의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는 사진 작가, 그의 여정을 함께 따르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에르미타, 그곳의 고독과 안식을 느낄 수 있었다. 원하는 장면의 사진을 찍지 못 할 때도 있었지만 에르미타가 품어내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를 담아내려고 하는 사진 작가의 열정을 볼 수 있었던 이 책은 에르미타라는 곳을 처음 알게 해준 시간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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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터를 찾아 가는 험준한 여정과 그 속 담긴 대화들, 세바스티안 슈타제의 사진 작업을 취재하기 위한 동행에서 느끼는 글쓴이의 여러가지 생각들을 읽으며 책을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숨이 턱 막혀 올듯 아찔한 풍경과 만난다. 황량한 배경 속 인고의 세월을 품어온 에르미타들이 아주 아주 오래된 핀홀 카메라의 작은 구멍으로 들어오는 빛을 통해 만들어낸 이미지이다. 카메라의 최소 노출로 오래도록 서서히 모아 담은 빛이 만들어낸 사진은 에르미타가 견뎌온 길고 긴 시간과 사연과 고독의 역사를 그대로 투영한다.
세바스티안 슈티제는 그 긴 시간을 담기 위해 빛의 양과 구름과 바람과 햇빛이, 그 모든 자연이 구식의 핀홀 카메라와 가장 적절한 조합을 이룰 때까지 인내하고 인내하고 또 인내한다. 외롭고 쓸쓸한 작업을 심화시키기 위해 주변을 고요히 잠재우는, 우울한 회색빛이 감도는 겨울날의 공기만을 찾아 일곱 해째, 해마다 눈덮인 겨울이 되면 수천 킬로미터의 길도 없고 표지판도 없는 황폐하고 원시적인 그곳을 찾는다.
예술가는 주로 침묵한다. 간간히 삽입된 글쓴이와의 대화속에 드러난 그의 모습은 그가 어떤 캐릭터를 가진 사람임을 짐작케 하는 수준이 아니다. 그의 영혼은 사진 속에 투영되어 모두 소진된 듯 글을 쓴 작가에 의해 관찰된 3인칭의 가난한 사진가의 모습,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 아슬아슬한 병랑끝을 오르는 예술가의 집념 뿐이다.
사진가를 따라다니며 좁은 승합차에 몸을 뉘이고, 춥고 험준한 산맥을 넘고 함께 걷고 함께 본 세상을 공유한 글쓴이 지은영에 대해 세바스티안 슈티제는 그녀가 없었다면 그의 핀홀 카메라가 찍은 사진들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터였다고 했다. 글쓴이 지은영은 그의 사진 에세이를 내기 위해 함께 다녔고, 작가의 설명 대신 험한 여정 속에서 공유했던 작은 일상들과 그의 사진 작업, 그리고 에르미타를 보며 느낀 것들을 사진 속 한 귀퉁이 혹은 사진 옆 장의 지면에 실었다. 사진 작가에 대한 경외감은 평이하고 편안한 필체로 덤덤하고 때론 무심하다. 자연과 에르미타에 대한 감성도 핀홀 카메라가 찍은 열 장의 사진을 압도하지 않는다.
제주도 사진을 찍으며 고행길에 섰으며, 거기서 죽어갔던 제주도 사진작가 김영갑의 사진집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 보았던 작가의 이미지와도 겹쳐 보였다. 또 몇주 전에 읽은 케이채의 사진집에서도 케이채가 강조했던 말, 원하는 장면을 얻기 위해서라면 하루고 이틀이고 언제까지고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던 말도 기억난다. 여행길, 무거은 카메라를 메고 많은 곳을 다니며 닥치는 대로 멋있다고 마구 셧더를 눌러 대고는 요행이나 후보정으로 만족할만한 사진을 얻겠다는 생각을 반성해보지만. 뭐 사진작가가 될 생각은 없으므로 . 거기까지만.
핀홀카메라의 단점을 말하자면 사진사가 뷰파인더 안에 담긴 피사체를 미리 관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바스티안은 경사진 재기 위해서 수도 없이 위치를 바꾸어 가며 거리를 쟀다. 그러니까 구도를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아니 구도를 장님처럼 머리속으로 상상하면서 재야 된다는 것일까. 아니 그것도 아니지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 뷰파인더가 없는 카메라로 사진을 어떻게 찍는다는 것인지, 그게 눈을 가리고 그림을 그리는 것과 비슷할 지 무엇과 비슷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번 필름은 25 분간 노출을 해보려고 해. 눈이 그나마 공기중에 희미하게나마 있는 빛을 사진 속에 실어다 줄 거야. 천만 개의 눈송이가 실어다 주는 희미한 빛들이 사진을 빛나게 할 거야. 게다가 하얀 눈 바닥은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반사판 역할을 하지. 최고의 반사판을 받고든 에르미터가 되는 거야. 천신만고 끝에 눈 오는 산비탈 미끄러운 벼랑을 기어 올라 산꼭대기 정상을 찾은 두 사람이 에르미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핀홀 카메라가 사진을 찍기에는 너무 어두운 상태.. 그러나, 사진가는 이렇게 의욕을 드러낸다. 그렇게 해서 세상에 드러난 한 장의 사진을 보는 느낌은 감동 이상이었다. 김영갑 사진 자서전 이후 최고의 포토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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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타.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에르미타가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책소개정도를 읽었을 때는 막연히 예이츠가 노래하던 이니스프리 호수의 섬에 있는 오두막이나 소로의 월든 호숫가의 오두막 정도를 떠올렸었다. 하지만 <순례자들의 안식처, 에르미타를 찾아서>를 읽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닮은 듯 하면서도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르미타는 스페인 북부의 계곡과 산들 사이에 위치한 중세시대의 암자를 이야기한다. 특히 에르미타는 '은둔지', '사람이 살지 않는 장소', '세상과 뚝 떨어진 집', '사막과 같이 황량함'과 같은 뜻을 갖고 있는데, 종교적으로든 개인적인 이유로든 복잡한 세상에서 고립되어 자연 속에 파묻혀 살아가고 싶었던 사람들이 직접 지은 그런 곳이었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에르미타를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가장 원시적인 사진장치인 핀홀 카메라(바늘구멍 사진기)로 찍은 세바스티안 슈티제의 작품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우리가 묵을 호텔은 별 하나짜리도, 별 다섯 개짜리 호텔도 아니야. 밤하늘이 가득 채워지는 밀리언 스타 호텔이야"라고 설명되던 노란 르노 승합차 일명 ‘에르미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그 여정의 일부를 함께한 지은경님의 글이 담겨 있다. 그 긴 시간 동안 단 한 명의 순례자만을 만나봤다던 세바스티안 슈티제의 말처럼 대부분의 에르미타는 황폐화되어 있다. 사실 사진에서도 느낄 수 있었지만 험한 자연 속에 지어져 있는 에르미타들은 허물어져 있거나 이미 나무가 지붕이 되어버린 상태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하늘은 내 사진 속에서 에르미타의 감정을 실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긴 기다림을 통해 남겨진 에르미타의 사진들은 많은 생각들을 전해준다. 물론 550채 정도의 에르미타 사진을 찍고 방문한 산 안토니오 에르미타에서는 그들을 데리고 미사를 보는 신부님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도 있었다. 차를 타고 찾아가도 그렇게 험한 곳으로 떠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리고 그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 떠나간 두 사람은 어떤 생각들을 할까? 글뿐만 아니라 사진에서까지도 참 많은 생각이 전해지는 책이다. 너무나 빠른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시간표대로 흘러가는 자연 속의 삶으로 가장 느린 방법으로 찾아가 우리에게 전해준 이 책은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쉼표가 되어주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는 역시나 막연한 이야기인지 몰라도 지은경님처럼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자유롭기를 바라게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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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신은 하나가 아닐까? 가는길은 다르지만 목적지는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종교는 그 사람의 성향에 따라 선택을 하는것 같다. 조용한사람은 차분한 종교를 그리고 과감한사람은 또 그런종류의 종교를 믿는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약한동물들이기에 믿음을 주는 신과 같은 존재를 하나씩 가지려는 본능이 있는것 같다.책에는 각 장의 앞머리에 핀홀 카메라로 촬영한 에르미타를 소개했고 이 에르미타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도 함께 첨부되어 있어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다. 인간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것인가 많은의문이 들게하는 책이기도 하다. 몇일전 동생이 피정을 다녀왔다.
여러번 피정을 다녀온 동생이지만 이번피정은 아주 강도 높은 일정이었다고 몸과 마음이 너무 피곤하다고 하였다. 피정 간 3박 4일동안은 핸드폰사용이 금지 되어서 너무 답답하였다. 원래는 2박3일을 갔다 온다고 말하고 나갔는데 일정이 하루 연장되었다니 연락을 못하는 본인도 힘들었겠지만 연락이 안되는 가족들도 갑갑한 시간이었다. 아니 본인보다도 주위사람들이 더 답답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종교는 다르지만 피정을 자주다니는 동생은 종교 바꾸어타기 시도를 요즘에 과감히 하고 있는것 같다.본인이야 기도에 몰두하느라고 시간가는줄을 몰랐겠지만 연락이 안되는 가족은 얼마나 더 답답했을까?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가족이나 친구들이 끈처럼 연결되어 있는 세상이다.잠시만 연락이 안되어도 걱정하는 무서운세상이 되어 있어서 밤에는 특히 여자들은 나다니기가 꺼려지기도한다. 어제는 tv의 어떤프로에서 잰틀맨을 찾는 몰래카메라가 등장하여서 연기자들이 어떤설정을 하여 위급한여자를 구하는 불특정다수의 젠틀맨을 찾아내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희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하면 나에게 위해가 가해질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남여할것 없이 아주 적극적으로 그 상황의 약자에게 도움을 주려는 자들이 아직도 많이 있었다.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인것 같아서 tv를 잘보지않는 나로써도 뿌듯하게 시청하였다.
이 책은 사진작가인 세바스티안 슈티제가 사진을 찍고 지은경이 기록한 책이다. 세바스티안 슈티제는 벨기에 브뤼헤에서 태어나 아프리카 콩고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순수예술 사진작가이다. 아프리카 전 지역을 여행하며 흙집 이슬람 사원과 대자연, 인류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아 2000년 유네스코상을 수상했다. 두 권의 예술 사진집 외에 포토에세이 단행본『 행복한 아이들 시몬과 누라처럼』의 사진을 찍었으며 세바스티안 슈티제는 현재 서울예술대학 사진과 교환교수로 한국에서 활동 중이다. 작가 지은경은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디자이너, 예술가와 함께 작업하는 전시 기획자이자 에디터이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7년간의 프리랜스 기자활동을 계기로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만난 독특하고 흥미로운 문화와 다양한 사람들의 라이프 스토리를 국내 잡지 등에 소개해왔다. 2012년 3월에는 벨기에 아이들의 모험적인 삶을 그린 단행본『행복한 아이들 시몬과 누라처럼』(예담)을 펴냈다. 현재 컨설팅 회사 프레스소라의 대표이며 계원예술대학교에서 디자인 리서치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에르미타(Ermita)는 은둔지’, ‘사람이 살지 않는 장소’, ‘세상과 뚝 떨어진 집’, ‘사막과 같이 황량함’, 이 모든 쓸쓸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말이며 스페인 북부 피레네 산맥 사이에 흩어져 있는 작고 소박한 건축물의 이름이다.
에르미타는 보통 종교적인 목적으로 지어졌는데 종교와는 거리가 먼 여행자들이나 세상과 등지려는 사람들의 손으로 지어진것들도 있다고 한다. 비단 종교 세력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했던 신자들뿐 아니라 세상을 등지고자 했던 사람들, 나그네들이 바람과 추위를 피해 잠시 머물며 다음 여정을 마음에 새기던 곳이기도 하다고 한다. 에르미타는 웬지 쓸쓸하고 황량한느낌이 들고 인생의 마지막 여정같은 곳이기도 하다. 세바스티안 슈티제는 에르미타가 가진 근원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핀홀 카메라만으로 에르미타를 촬영했다고 한다.
지은경은 에르미타로 가는 여정, 사진작가의 작업 과정 등을 꼼꼼히 기록하는 한편 오랜 시간 묵묵히 자연 속에 몸을 내맡겨온 <에르미타>를 통해 삶의 한 단면을 전해주며, 여행 뒤 얻은 휴식과 진정한 안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종교란 무엇인가? 한번 맺은 종교를 바꾸기란 참으로 어려운일이다.그런데 그 종교를 바꾸는사람들을 간혹 본다. 어떤종교에 대하여 많은 실망을 거듭한뒤에 종교를 옮겨타는 사람을 본다. 오죽하면 아니 얼마나 많은 실망을 했으면 종교를 바꿀수가 있을까. 믿을 신은 필요한데 실망한 그곳에는 다시는 가기 싫어지면 어쩔수없이 바꾸는것도 좋을것같다.
<순례자들의 안식처,에르미타를 찾아서>는 물반 고기반이라고 해야 할 만큼 사진과 글이 반반으로 되어있는 책으로 구성되어져있다. 읽는데 지루하지 않은 편으로 내용만 보아서 지루할듯 하지만 곳곳의 사진을 감상하다가 보면 어느새 책 속으로 흠뻑 빠져 들어가서 심취할수 있다.여행이란 그 당시에는 잘 모른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 두고두고 그 곳의 풍경과 향취를 꺼집어내어 생각하는것이 아마 여행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행을 하는 중에는 힘들고 춥고 덥고 배고프고 졸립고 화장실에 가고싶고의 연속이었다고나 할까? 이 한권의 책으로 아주 먼 여행을 갔다 온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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