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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푸어, 에듀푸어, 캠퍼스푸어, 스펙푸어, 워킹푸어, 웨딩푸어, 하우스푸어, 리타이어푸어, 소호푸어, 메디푸어, 실버푸어.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푸어 들이 있는 줄 몰랐다. 아이를 낳는 순간,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순간, 대학에 들어가는 순간, 대학에 들어가 취직 준비를 하는 순간, 결혼하는 순간, 집을 마련하는 순간, 자식들이 결혼하는 순간, 자영업을 하는 순간, 아프기 시작하는 순간, 나이 들어 노후가 마련되지 않은 순간 우리는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결국 매 순간 우리는 조금 더 가난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책을 읽다보면 다시 한 번 내 주변을 뒤돌아보게 된다. 나는 과연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아직까지 나는 막무가내 식으로 교육을 시키지 않았다. 옆집 누가 무엇을 했고, 옆집 누가 한글을 떼고, 옆집 누가 한자나 영어를 했다고 해서 그들을 따라 한 적은 없다. 내 방식이 정답은 아니지만, 주변 교육에 의한 카더라에 흔들린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런 푸어 들에 자유로운 것일까?
교육열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는 지금의 발전을 이룩했다고 말하지만 그 교육열에 의해 까딱하다간 개인의 노후가 흔들리게 생겼다. 아무리 벌어도 부자가 될 수 없고, 아무리 벌어도 가족의 주머니는 풍족해 지지 않는다. 해외주재원이나 안식년 중이던 교수가 자녀를 미국이나 캐나다의 학교에 취학시켰다가 재학 중인 자녀와 엄마를 남겨 두고 홀로 귀국하면서 생긴 기러기 아빠가 이제는 당연한 교육방법이 되었다. 아이들의 교육비를 대느라 아버지들의 등골은 휘지만, 더 많이 벌지 못한다고 무능함을 탓한다. 이게 정말 바른 교육일까?
책을 읽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사실 하나도 없다. 이 책에서도 우리네 교육이나 학부모들의 욕심을 꼬집는다. 가정이 주체가 되어 아빠 엄마가 함께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 말을 듣는 부모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솔직히 책에서 말하는 대안들은 특별할 게 없다. 입학사정관제에 관한 이야기나, 학벌이 아닌 실력으로의 사회 역시도 아직은 너무 멀어 보인다. 책에서 말하는 ‘하나고’ 또한 돈이 없다면 갈 수 없는 학교가 아닐까? 책에서 말하는 대안들이 설득력이 없어 보이는 건, 어디에서나 들었던 이야기 때문일 것이다. 책에선 말한다. 생각부터 바꾸라고. 하지만 생각을 바꾸기에 현실은 녹녹치 않다. 돈이 최고이고, 자리가 최고이고, 인맥이 최고인 한국에서 우리 아이만 뒤쳐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생각을 바꾸길 거부한다.
그럼에도 사교육 흐름에 한배를 타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좋은 학벌이, 많은 돈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음을 아는 부모들은 다른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아이들 교육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 책이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키우면서 들어가는 현실적인 돈이라는 것을 숫자로 볼 수 있는 것.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취업이나 스펙이 자녀가 아닌 중장년층인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 아이들의 교육만큼 중요한 것은 늘어난 수명만큼이나 더 많이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 그것이 아닐까? 답답하지만, 그리고 속상하지만 진심으로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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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둘째가 유치원에 입학한다. 집에 유치원생이 둘이 생기게 되면서 갑자기 교육비 부담이 빡빡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따져봐도 한달에 최소 40만원 이상이 더 들어가게 생긴 것이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유치원때보다 돈이 더 든다는데 이제부터라도 허리띠 바짝 졸라매고 절약해야 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모든 욕망을 억누르고 허리띠만 졸라매고 살 수 있는가. 가끔은 여행도 가고, 수고한 나 자신을 위해 내 물건도 사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현재를 즐기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우리나라 초중학교는 무상교육 시스템이다. 아마 가까운 몇년 안에 고등학교도 무상교육이 실시될 것이다. 그런데 왜 학교에 들어가면 돈이 더 많이 드는 것일까. 정답은 사교육이다. 나도 어릴때 학원을 몇 군데 다녀 보았지만 요즘 아이들이 다니는 것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도 안 되는 수준이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 제대로 된 사교육은 커녕 학습지조차 시킨 적이 없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원이나 문화센터등을 한군데 이상은 꼭 다닌다. 예체능과 영어는 기본이다. 남들이 하니 왠지 우리 아이만 뒤떨어질거 같아 무조건 시키고 보는 부모들이 수두룩하다. 이렇게 한번 사교육의 늪에 빠지면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 그나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부모들은 나은 편이다. 기러기 아빠, 대전동 아빠(대치동 전세를 사는 아빠)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자녀 교육을 위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재산을 쪼개서 이동하는 가족들이 늘고 있다. 이 책은 자녀 교육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투자하여 등골이 휘는 대한민국 부모들의 자화상이다. 제목은 에듀푸어지만 베이비, 워킹, 웨딩, 캠퍼스, 리타이어, 메디, 소호, 실버 푸어등 푸어의 종류도 다양하다.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이렇게 되었는지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특히 자녀들의 교육비와 관련한 에듀 푸어는 나중에 리타이어와 실버 푸어를 이어질 수 있어서 가장 심각한 형태의 푸어이다. 나만의 확실한 교육관 없이 남들이 시키니까 나도 시켜야지라는 안일한 방식으로 자녀 교육에 임했다간 나중에 본전은 커녕 자기 자신은 물론 자녀까지도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노후 준비가 제대로 안 된 부모, 교육은 많이 받았지만 취업은 못한 자녀.. 그들의 미래가 어떠할지는 안봐도 짐작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에듀 푸어를 벗어나 스마트한 노후를 준비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학력이 아니라 실력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고, 교육시키고, 직원들을 채용하는 여러 사례를 들면서 이제 꼭 공부를 잘해야만 성공하는 시대는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으나 왠지 모를 부족함을 느꼈다. 뭔가 확실한 해법을 기대한 것이 잘못이었던 것 같다. 하긴 지금과 같은 에듀 푸어가 양산된 것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과 사회적인 통념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서인데 개인이 소수로 움직여서 무언가를 바꾼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뽀죡한 해답을 찾을 수는 없었으나 우선은 미래 사회의 트렌드를 읽고, 자녀 교육에 대한 마인드를 바꾸는 것이 시급한 듯 하다. 꼭 공부를 잘해야 하는가, 꼭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이 행복인가, 내 자녀의 적성을 살려주고 행복하게 살게 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식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자기 삶에 대한 준비는 어느 정도 해놓아야 되지 않겠는가 등등.. 우리는 너무 눈앞의 세상만 보고 있는 것 같다. 세상을 넓게 보고, 미래에 대한 대비도 생각해보면서 아이들과 진지하게 이야기해 보는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