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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수염이 난 공주’가 자신의 상황을 스스로 진단하며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의 그림책이다. 아이를 갖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 왕과 왕비에게 우연히 ‘집 앞에 버려진 아이’가 찾아온다. 왕과 왕비는 이 아이를 친딸처럼 키우고, ‘사랑이 넘치는 궁궐에서’ 행복하게 자라는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공주가 커갈수록 코 아래 솜털도 점점 진해지’고, 그로 인한 공주의 고민이 시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다. ‘공주’라는 신분이기에 ‘성 안의 모든 사람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공주의 콧수염에 대해서 말하지 않아, ‘비밀은 잘 지켜지고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공주의 무도회 날’에 드레스를 입은 공주를 본 사람들이 ‘공주의 콧수염’에 대해 수근대면서, 상황은 급반전이 된다. 이러한 사람들의 반응은 ‘여자에게 콧수염은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이에 왕비는 콧수염을 뽑으려고 하지만 아파서 실패했고, 다른 다양한 방법으로 그것을 감추려고 시도했지만 끝내 실패를 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의 관심이 두려운 공주는 결국 ‘성에서 나와 도망’가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아마도 ‘콧수염’이 공주답지 못하다는 스스로의 생각에서 비롯된 사건의 진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역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는 태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
성을 나선 공주를 만난 이발사는 ‘길들이지 않고 사방팔방 삐죽이게 내버려’ 두었던 그녀의 콧수염을 보고, ‘머뭇거림 없이 쓱쓱 잘라 내며 모양을’ 가다듬었다. 이발사에 의해 다듬어진 ‘새로운 콧수염은 공주의 부드러운 분위기를 더 돋보이게’ 만들었고, 그렇게 자신감을 찾은 공주는 ‘당당하게 성으로’ 돌아가서 ‘콧수염 미용실’을 열어 그동안 감춰두었던 ‘왕국의 여인들’의 콧수염을 다듬어주는 것으로 책의 내용은 끝을 맺는다. 실상 이러한 결론은 적지 않은 여성들에게 콧수염으로 인한 고민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켠대 공주의 상황에서 보듯이, 콧수염이 ‘여성답지 못하다’는 사회의 편견으로 인해 웃음거리로 비출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통해서 다음의 두 가지의 문제를 제기하고 잇다고 이해했다. 첫 번째는 비록 ‘친딸’은 아니지만, ‘입양’ 등의 사유로 가족이 되어 서로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음을 말하고자 했다고 하겠다. 물론 앞부분에서 간략하게 처리되어 이러한 문제는 그리 심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용 속에 녹아들고 있다. 그것은 또한 이제 우리 사회에서 그 문제는 그만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고 이해된다. 다른 하나는 ‘남자답다’ 또는 ‘여자답다’라는 사회적 편견의 문제를 진지하게 제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상 사람마다 신체적 조건이 다르게 태어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공주의 콧수염’처럼 특정의 신체적 조건을 ‘여자답지 못하다’라는 편견을 전제로 웃음거리로 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저자는 그러한 신체적 특징을 핸디캡이나 약점이라고 여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개성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남자’ 혹은 ‘여자’이기 이전에 자신을 당당한 주체로서의 ‘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남들과 다른 신체적 면모가 ‘웃음거리’가 이닌, 다른 이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특징’으로 여길 수 있는 태도가 전제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것을 감추려고만 하지 말고 당당히 드러내면서 자신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면, 그것은 ‘공주의 콧수염’처럼 ‘약점’이 아닌 다른 이들과 다른 ‘개성’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하겠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모든 사람이 특별한 존재이고,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 스스로 그 의미를 자각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차니) * 개인 독서 카페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