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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 작은아이 친구 중에 의대를 진학한 아이도 있고, 아직까지 의대를 위해 n수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친구도 있다. 의대가 그 아이의 진정한 꿈이라면 모를까? 그게 부모의 어떤 기대나 바람이라면 아이는 그 꿈을 이루고도 ‘자신’을 찾는 방향을 하게 되지 않을까? 서수진 작가의 청소년 소설을 읽었다. 한국의 부모들. 어떤 면에선 정말 대단하구나 싶다.
대치동에 사는 중3 소녀 해솔. 해솔은 엄마가 재혼하자 버려지다시피 애매한 호주 유학이 결정된다. 한국인 홈스테이 집에서 하이스쿨을 다니게 된 해솔. 학교는 그녀에게 전쟁같다. 한국처럼 죽기 살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되지만, 세분화된 한국계 지형도가 새롭다. 해솔은 유학생 그룹인 FOB(Fresh Off the Boat)에 속하게 되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 없이 유학 생활을 견디고 있다. 해솔이 머무는 홈스테이 집 딸, 클로이는 엄마의 꿈대로 오로지 의대만을 목표로 공부한 모범생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자란 이민자 1.5세대인 클로이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 공부 잘하고 순종적인 아이다. 홈스테이로 온 해솔에게 1등 자리를 빼앗기자 클로이는 각성제를 먹으며 공부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그런 어느 날 클로이의 롤모델인 과외 선생 노아가 의대에 입학하고도 방황하며 휴학하자 자신이 진짜 의대에 가고 싶은지 혼란스럽다. 그리고 또 한 명, 클로이네 집 건너편에 사는 한인 2세 문제아 엘리. 부모가 모두 한국인이고 자신도 한국인이지만 한국인이냐고 물으면 불쾌한, 한국말을 할 줄 모르는 이른바 ABG(Asian Baby Girl). 불법체류 중인 부모는 딸을 호주에 적응시키고자 한국말 한마디 못하는 아이로 키웠지만, 현실을 등지고 환각인지 모를 세계에 빠져드는데.
청소년은, 청춘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방황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부모의 말을 들을 수 있지만, 사춘기를 시작으로 아이들은 순종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그래서 20대가 지나도록 부모 말을 듣고 있다면, 그것도 이상하다 말하는 것이겠지. 20대의 울 아이들도 고민이 많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이 과가 자신에게 맞는 건지, 이렇게 공부하는 게 맞는 건지 고민하고 생각한다. 어떤 결론을 내릴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 결론이 맞지 않을 수 있기에 부모인 나는 조언을 할망정 결정을 내려주지 않는다. 아이들은 그래서 자주 나에게 얘기한다. 어떤 공부 할지, 뭔가를 시작해도 될지, 엄마 생각은 어떤지. 나의 청춘일 때와는 많이 달라져서 조언을 해준다고 해서 그게 맞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옛날 사람이라는 전제하에 뺄 것 빼고 남길 것 남기는 형태로 이야기하고 아이에게 적당히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이의 꿈이 아니라 부모의 꿈이 아이를 힘들게 하는 일. 그런 일만큼은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그게 잘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이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좋은 어른, 괜찮은 부모인지를 반성하게 되었다. 나의 생각이, 나의 고집이 혹,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는지, 나는 가능하면 아이들이 원하는 인생을 찾아가길 원하는데 그 과정에서 아픔을 준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 좋은 부모는 아닐지 몰라도 좋은 부모가 되길 노력하는 부모이긴 한 것 같다. 부모란 자리는 쉽지 않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자리다. 하지만 아이 덕분에 내가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단 한 번도 자기 이야기를 가져본 적 없는 위태로운 마음들.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었던 그해 여름 세 아이의 이야기’(책표지) 자신의 이야기를 가져본 적 없다는 건, 자신의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겠지. 부모들이 모두 바쁜 줄 알지만, 그래도 제일 중요한 것. 자신의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인지, 토 달지 말고 무조건 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면 좋겠다. 출처 https://blog.naver.com/heygirl0903/2239348648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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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기대를 한 몸에 안은 등장 이래 3년여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 『올리앤더』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첨예한 문제를 다루는 작가의 스펙트럼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호주를 배경으로 한 코즈모폴리턴적 세계에 더해 10대 여자아이 세 명의 부서질 듯 위태로운 시기를 해부하듯 파고든다. 호주 남부를 집어삼키는 산불처럼 하루하루 잿더미로 변해가는 열일곱 살 아이들의 마음을 개성 뚜렷한 캐릭터와 섬세한 심리 묘사로 구현해냈다. 이 소설이 믿음직한 하이틴 성장 서사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향한 이야기로 확장되는 데에는 세 아이가 맞닥뜨린 균열이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매끈한 커튼 뒤로 범람하는 일상적 재난 속에서, 독자에게 과연 이 혼돈의 세상을 ‘나답게 살 수 있는지’ 질문하게 한다. “여전히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한 삶 속을 헤매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다는 김혼비 작가의 말이 묵직하게 와닿는다. 한겨레출판 펴냄 서수진 지음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2020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코리안 티처』, 『골드러시 Gold Rush』 등이 있다. 현재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다.
이 소설은 세 명의 여자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해솔, 클로이, 엘리.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호주로 유학을 가는 해솔을 비롯한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엄마가 그리는 큰 그림 속에서 성장해간다. 해솔 친구 유리는 변호사를 위한, 그리고 해솔은 치의대를 위한. 친구 유리는 중요한 시기에 유학을 떠나는 해솔을 말리지만, 해솔은 나름의 이유를 대며 결국 호주로 떠난다. 그렇게 떠나 머물게 된 홈스테이 집은 클로이라는 여자 아이가 사는 집. 이 곳 또한 한국에서 온 이민자 가족으로, 클로이 역시 엄마가 그리는 큰 그림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이다.
호주는 차고를 주거지로 개조하는 것이 불법이다. 클로이네 집의 앞집 차고를 개조한 집에 사는 엘리는 불법인 공간에 사는 만큼 불법체류자 집안이다. 부모의 케어가 부족한 만큼 엘리는 돈을 벌기 위해 학교에서 마약상이 되고, 그렇게 자유분방하게 살아간다. 많은 외국인이 호주로 유학을 가거나 이민을 가는 만큼 학교에는 이민자, 유학생 등 다양한 부류가 있고 여기서 또 부류가 나뉘는 만큼 서로를 경계하고 싫어한다.
어느 나라보다 학구열이 치열하고 밤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 우리나라인 만큼 비교적 호주는 보다 더 각자의 취미와 공부 이외의 활동을 더 중요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국보다 비교적 자유롭고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호주에서마저 한국인 유학생 또는 이민자는 치열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아이들은 주체적이지 않은, 그저 엄마가 설계한 길 위에 앞만 보고 달려간다. 마치 팔찌에 같은 구슬을 차례차례 꿰듯 인생은 다른 방향 없이 오직 그 길만 보고 가는 것이다.
그저 하라는 대로, 이방인으로, 경계인으로 위태롭게 살아가는 아이들은 마치 아무도 가까이 하지 않으려 하는 올리앤더의 모습같다. 실화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이 소설. 지금도 어디선가 낯선 곳에서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해솔을 깨우치게 한 이 책 속 과외 선생님인 노아처럼, 외로운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깨달음을 주는 사람을 꼭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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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 서수진 지음 호주로 유학을 갔거나 그곳에서 사는 한인 고등학생들의 이야기. 서수진 작가님의 예전 작품 #유진과데이브 읽었을 때도 느꼈지만, 사람의 이기적인 내면을 특히 더 끌어내 보여주는 화법이 묘하게 불편했다. 그리고, 여기 등장하는 모든 부모는 다 학업밖에 모르고 자식의 내면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다. 아니면 자식을 아예 짐처럼 생각하거나. 그로 인해 아이들이 선택하는 길이 참 안쓰러웠다. 한국어/영어 라고 어떤 언어로 이야기하는지 표시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 @hanibook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올리앤더 #서수진 #한겨례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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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문학상>과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인 서수진의 신작 소설. 습관처럼 포털에 제목을 검색했다. 우리말로는 협죽도. 중국과 러시아에서 심부전 치료에 사용되어왔으나, 과학적 근거는 미약하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오히려 심장에 작용하는 화학물질인 강심 배당체를 함유하여 사망을 포함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독소가 가득한 나무지만 분홍의 파노라마를 그리며 예쁜 꽃을 피운다. 척박한 땅에도 잘 자라나는 생명력이 강하고 햇볕을 좋아하는 식물이란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도 올리앤더를 닮았을 거라 예상하며 책장을 넘겼다. 이른바 대치동 강남 8학군 아이들, 입시에 목을 매고 경쟁이 생활인 아이 가운데 주인공인 해솔이가 있다. 재혼하는 엄마의 손으로 호주로 보내지는, 버려지는 고등학생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새내기 유학생이지만 그의 루틴은 단호하다. 수학 과외를 알아보고 창의적 글쓰기를 도와줄 에세이 선생을 구하고 매일 다니는 학원이 없다는 말에 놀라지만, 수학 1등은 놓치지 않는다. 대치동 사교육을 단련된 막강 입시생의 등장으로 위험에 빠진 건 홈스테이하는 집의 딸인 클로이. 셀렉티브 스쿨에 떨어진 후 공립학교에는 갈 수 없어서 사립학교에 진학하였다. 그 비싼 사립학교에 다니고 사교육을 받느라 들어가는 돈에 가족이 모두 눌려있다. 사회적 압력과 강요된 꿈에 눌리고,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꿈으로 치환해 놓은 클로이. 오직 의대, 그 꿈, 그 목표 하나를 위해 달려가는 지난한 시간을 보내는 중인 범생이. 해솔이에게 수학 1등 자리를 빼앗기면서 의대 진학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믿는다.
두 주인공과는 다른 세계를 사는 문제아 엘리. 불법체류 부모에게 태어난 한인 2세지만, 한국어는 못하고 백인 학생들과 어울리며 마약을 하는 아이다.
과일박쥐가 날아다니고 작은 캥거루처럼 생긴 포섬이 돌아다니는 호주는 동식물만 다른 것이 아니었다. 해솔에게는 모든 것이 생소하고 충격적이었다. 상상을 뛰어넘는 촌티 팍팍 나는 교복 그리고 우리나라와는 완전 다른 수업 방식. 선생님마다 교재를 제작해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선행에 익숙한 해솔에게 배우지 않은 것을 질문하는 수업은 악몽과 같다. 미국 조기유학 3년의 경험도 무효로 만드는 생소한 호주식 억양과 줄임말. 연필과 지우개가 금지이고 내 교실과 친구가 없는 학교. 그리고 인종차별보다 심한 인종 내 차별.
배에서 막 내린 유학생을 가리키는 FOB(Fresh Off the Boat), FOB를 조롱하며 스모키 메이크업을 하고 짧은 티셔츠를 입는 애들은 ABG(Asian Baby Girl), FOB와 ABG가 모두 싫어하는 중간 무리. 해솔이는 FOB, 엘리는 ABG, 클로이는 중간 무리에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해솔과 클로이, 엘리는 구석진 공원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엘리는 술을 마시고 마약을 한다.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는 해솔.
연말 시험이 끝나고 처음 맞는 주말, 해솔은 혼자 기차를 타고 멀리 가보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 클로이도 동행하게 된다. 생전 처음 가본 낯선 동네의 공동묘지에서 해솔과 클로이는 소주와 약을 경험한다. 그들의 이성이 마비된 상태에서 서로의 연결을 확인한다.
10학년과 12학년 연말에 학교 주최로 치르는 파티인 포멀. 10학년을 마치고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결정한 엘리에게는 졸업 파티인 셈이다. 포멀에서의 사고, 충돌로 혼돈의 상태에 빠지는 주인공들.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모든 장면이 퍼져나간다.
중독 상태의 엘리, 각성제까지 복용하며 수학에 매달리는 클로이, 흔들리지만 굳건한 해솔. 한 편의 성장드라마이자 주인공이 될 수 없는 드라마 속의 주인공 이야기.
급발진하는 자동차 운전석에 앉은 듯한 10대의 눈물. 운전대를 잡는 것은 주인공이지만 급발진 차량이라 제대로 운전할 수 없는 상황. 그들에게 브레이크가 되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올리앤더 #서수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5기 #함께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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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재혼으로 호주로 쫓겨간 해솔, 홈스테이하는 집주인 딸 클로이, 불법 이민자로 살아가는 집안의 문제아 엘리. 세 사람의 이야기가 각자의 시선에서, 또 같이 들려온다. 처음에는 엄마가 버리듯이 호주로 보내진 해솔의 방탕한 유학기가 펼쳐지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한국에서도 공부에 집중하던 해솔이 호주에서도 우등생으로 살아가는 걸 보고 있자니, 이 아이는 도대체 어떤 삶을 바라는 걸까 궁금했다. 반항하고 싶고 엄마에게 애정을 갈구하고 싶은데, 그걸 봐줄 엄마가 옆에 없다는 거. 삐뚤어지기 딱 좋은 배경 아닌가? 그런데 해솔은 호주에서도 공부를 놓지 못하고 자기에게 필요한 학원을 찾아다닌다. 한국에서의 공부가 호주에서는 이미 앞서가는 우등생의 수준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런 해솔에게 같은 집에 사는 클로이는 서로 안쓰럽게 보면서도 경쟁자 관계다. 공부 잘한다고 호주 한인 사회에서도 유명하고, 딸의 그 유명세로 목에 힘을 주는 클로이의 엄마. 엄마의 꿈이자 클로이의 목표인 의대에 가는 게 유일한 일상의 힘이 되는데, 그 힘을 빠지게 하는 해솔의 등장은 경계 대상 1호다. 홈스테이의 규칙을 줄줄 읊어가면서 주시한다. 마약, 술 안 됨. 친구 데려오지 말 것. 남의 입에 오르내릴 만한 짓 하지 말 것. 먹는 것은 정해진 곳에 둔 것만 손댈 것. 뭐가 더 있지만, 내 귀에도 그냥 귀찮은 아줌마 잔소리로만 들려서 금방 잊힌다. 언제나 의대를 부르짖으며 공부에 매달리는 클로이의 일상이 정상적인가 싶으면서도, 한국이나 호주나 좋은 학교 좋은 직업을 위해 달려가는 모습은 똑같구나 싶다. 거기에 등장하는, 클로이네 앞집 사는 문제아 엘리는 두 아이의 삶과는 다르다. 마트에서 물건도 훔치고, 마약도 하고 술도 마신다. 이 아이에게는 호주에서의 삶이 목표가 없는 걸까.
한국에서처럼 죽기 살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학교 분위기가 읽는 나도 낯설었다. 그런 곳이 있다면 바로 천국이 아닐까 싶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일정이라면 그곳의 분위기에 푹 빠져 살고도 싶었다. 그런 환경에서도 클로이는 1등, 최고의 성적에 닿으려는 몸부림을 멈출 수 없었고, 언젠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해솔에게 그곳의 환경은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알 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클로이와 해솔의 중간쯤에 있는 게 엘리의 삶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부모가 호주에 머물기 위해 없는 형편에 대학에 다녀야 했고, 호주에 있어야 하는 명확한 이유가 없기에 돈을 벌면서도 불법체류자로 머물러야 했으니까. 오직 현금으로 주고받는 일을 해야 했고, 누구네 집 창고에서 사는 일에서조차 을이 되어야만 하는 오늘의 현실이 무엇을 말하는지 궁금했다. 이들은 왜 호주를 떠나지 못하는 거지? 왜 호주에서조차 숨이 차게 사는 한국과 닮은 일상은 보내는 거지? 이민자 1.5세대, 유학생, 이민자 2세대. 제각각의 이유로 그곳에 머무는데, 정작 그 시간을 사는 당사자는 그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게 또 문제네.
자기만의 서사를 쓰는 일이 쉬운 것 같지만, 사실 너무도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 것 같다. 살아온 시간, 지금의 삶, 살아갈 시간을 채우는 게 한 사람의 서사라고 해도 된다면 간단해 보이는데, 그걸 어떻게 채우고 써야 하는지 모른다면 한없이 어려운 일. 이 나이 먹고도 잘 모르겠는데, 10대의 이 아이들은 얼마나 알까. 그걸 알게 해주는 게 어른의 역할이고 부모의 의무 같은데, 이 아이들의 부모는 자기 삶을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무조건 의대에 가야 한다고 노래를 부르며 딸의 스펙이 자기 목표인 것처럼 구분하지 못하는 엄마, 자기 행복 찾느라 혹시 걸림돌이 될까 봐 피해버리는 엄마, 무엇을 위해 호주에 머물러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끝까지 호주를 떠나지 못하는 부모. 이 환경에서 자기 삶을 찾고, 자기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법을 온전히 배운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어서 그런가. 오히려 이 아이들이 일탈하는 게 반가울 지경이었다. 꽉 막힌 일상에서 불법이든 뭐든 많은 것을 보고 부딪히면서 자기가 원하는 방향을 찾게 된다면 그것도 괜찮은 방법 아닐까 싶어서.
이만큼 살아왔는데도 모르겠다. 당장 다음 주에 펼쳐지는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10대에 놓인 이 아이들의 내일이 불안하면서도 같이 보고 싶은 건 왜일까. 궁금한 것도 세상에 경험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 불안하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으니까 나아가고 싶은 호기심, 사소해 보이지만 인생을 걸어야 한다고 믿는 무모함마저 무기로 보이는 이 시기를 잘 건너갔으면 좋겠다. 이 책의 제목처럼, 만지기만 해도 독이 닿고, 조금만 흡입해도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올리앤더 나무 같은 시기를 건너고 있는 듯하다. 가까이하기에는 마냥 어려운 상대, 위험한 시기를 감당해 낼 수밖에 없는…. 언젠가, 어떻게든 완성될 이 아이들의 스토리가 기대된다. 호주 조기 유학의 실상을, 한인 이민자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면서, 그 사회에 머물기 위해 애쓰는 마음을 이렇게 보여준다.
#올리앤더 #서수진 #한겨레출판 #소설 #한국소설 #문학 #한국문학 #이민자 #이방인 #하니포터 #하니포터5기_올리앤더 #책리뷰 #책추천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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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포터 #하니포터5기 #하니포터5기_올리앤더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리뷰 #도서제공 한 줄 평 : 유난하고 유독한. 책 제목인 '올리앤더'는 꽃과 잎, 가지와 줄기까지 모두 독소가 가득한 나무. 만지기만 해도 독이 옮고 잘못 들이마시면 죽을 수도 있는 나무라고 한다. 의대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인 이민자 클로이의 부모가 아무렇게나 방치한 황량한 뒤뜰에서 지독하게도 계속 꽃을 피우는 유일한 식물. 클로이네는 그 유독한 식물을 키우지도 치우지도 않고 방치한다. 집주인 부부가 잘 관리해두었던 뒤뜰이 다 망가져도 역설적으로 지독하게 꽃을 피워내는 그 식물은 주인공 세 소녀의 위태로움을 보여주는 클리셰였을까. 책을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복잡했다. 그래야했을까. 물론 모두가 행복한 사람들은 소설이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 그렇지만 이 소녀들은 너무나도, 각자의 방식으로 극단적으로 위태로웠다. 어릴 때 유행했던 동요가 생각난다.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해솔과 클로이, 엘리는 상황은 다르지만 어른들로부터 철저하게 버림 받은 아이들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셋의 공통점은 그들이 자기 삶의 주체가 아닌 수단으로 키워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그리 낯설지 않은 광경일 수도 있다. 클로이와 엘리는 겉으로는 전혀 달라보이는 모범생과 비행청소년으로 보이지만 결국 부모의 막연한 바람과 로망이 만들어낸 허상을 목표로 어떻게든 길러지느라 정작 알맹이를 방치당했다는 점이 닮았다. 그 와중에 결국은 그나마 안정된 가정을 가지고 있는 클로이와 그렇지 못한 엘리의 길이 예상한 대로 갈리는 것은 좀 답답하고 아쉬운 부분이었다. 물론 클로이 또한 온전히 부모의 로망으로 자라지는 못할 것이라는 걸 의대를 자퇴한 노아를 통해 보여주는 듯하지만 답답한 마음은 여전했다.가장 복잡한 마음이 드는 것은 해솔의 서사였다. 해솔 또한 한국에서도 방치되었지만 자신을 다잡고 커온 잡초 같은 아이인데 어머니가 해외유기한 것에 가까운 유학으로 인해 호주까지 쫓겨가서도 야무지게 자기 삶을 개척해나갔다. 그런 해솔이 결국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술과 마약을 접하고, 학업을 그만두겠다는 느닷없는 결심을 하게 하는 것만이, 이 소녀가 모두에게 버림받으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안깐힘을 쓰던 자신을 유기함으로써 미궁의 거친 세계로 무턱대고 자신을 던지게 하는 것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잘 모르겠다. 조심스럽지만 나는, 이 책이 주는 메시지를 알듯 말듯 잘 모르겠다. 세 소녀의 부모들이 잘못된 양육방식으로 자신의 기대에 아이들을 가둠으로써 오히려 그녀들을 방황하게 했다는 것도 알겠고, 아이들을 그렇게 키워서는 안된다는 것도 알겠고, 소녀들이 자신의 삶의 주체가 되어서 자신이 되고자 하는 것을 충분히 고민해보지 못했다는 것도 잘 알겠다. 완전하게 설계된 삶의 성공처럼 보이는 노아의 방황이, 정작 모든 풀이 다 죽어가면서도 지독한 독초인 올리엔더가 더 지독하게 피어도 그런 것따위 둘러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유독한 것을 치워주기보다 광적으로 딸의 미래에 집착하는 클로이 부모의 빗나간 집착이 불러온 결과가 무엇인지도 알겠다. 그런데 그게 꼭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해 위태로운 소녀들의 학업 중단, 술과 마약과 함께여야 하는 이야기였을까. 부모에게조차 버림 받은 소녀가 스스로의 성취를 무너뜨리는 이야기였어야했을까. 삶을 아무리 진지하게 생각해봐도, 17세는 모든 것을 결정하기에 어린 나이다. 30이 넘어도, 40에도 50에도 사람들은 늘 방황하고 진로를 고민한다. 10대가 가장 여리고 처음으로 방황을 겪는 시기는 맞지만 유난하고 유일한 방황기는 아니다. 물론 어려서부터 차곡차곡 건강한 나로 자라면 참 좋겠지만 그러지 못했던 청소년들이 술과 마약을 통해서야 비로소 자기 강박을 내려놓고 다소 충동적인 결정을 했다는 것이 진정한 자기 개척의 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문학적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사실 교육적으로는 좀 위험한 발상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노아처럼 성인이 되어서 자신의 삶을 짊어질 수 있을 때 자신에 대한 탐구와 고민으로 길을 선회하는 것이 늦은 게 아니라는 게 더 괜찮은 메시지이지 않았을까. 어차피 클로이 부모처럼 집착한다고 다 뜻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오히려 노아처럼 20대 초반이 되어서 생각하면 늦어, 그러니까 더 어려서부터 주체적인 사람이 되어서 뭐든 결정해야함을 종용하는 고교학점제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쉽다. 아무래도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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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books.official의 12월 신간행사 10명에 당첨되어서 원하는 책을 받게 되었다! 이런 감사한일이!! #김혼비 작가님의 추천글을 읽고 더 궁금했다. 김혼비 작가님의 추천글이 주는 울림이 커서, 더 읽어보고 팠던 책을, 이렇게 특별하게 받아 읽게 되서 더 좋았네! 주체가 되지 못 하고 있는 세 명의 10대의 이야기 이지만, 내가 부모의 입장에 있다보니 클로이, 해솔, 엘리의 이야기 뒤에 있는 부모의 모습들이 더 궁금해져 오기도 했다. 만약, 이 책의 속편으로 부모의 이야기들이 나온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재혼을 할 수 밖에 없고, 아이를 보낼 수 밖에 없었던 해솔의 엄마, 불법체류를 감수하면서도 호주 생활을 해야 하는 엘리네, 의대를 반드시 보내야 하는 클로이 엄마. 각각의 이야기로 다시 전개된다면 어떨까 하는 마음도 들만큼, 이 책 자체에서 또 뽑아져 나올 이야기들도 많겠다 싶었다. 그리고 노아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궁금했다. 클로이. 이민 1.5세대. 엄마가 하라는대로 열심히 공부한다. 의대를 위해서, 의대를 가는게 자신의 꿈으로 알고 있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게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는 아이. 해솔. 대치동 학원가에서 성장하다 엄마의 재혼으로 호주로 홀로 유학길에 오른아이. 자신이 무엇을 하든 엄마에게서 관심 받지 못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엘리. 이민2세대. 겉으로 보기엔 문제아. 가장 솔직한 것 같고 가장 덜 성숙한 것 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두 친구 중에서 가장 성숙한 친구인지도. 방황하는 이주 청소년들의 실 상을 접하게 된다 할까?! 어른들의 이상은 이상일 뿐, 이주 사회에서 방황하는 현실의 아이들의 아픈 이면들이 마주 보인다. 누구에게도 자신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 하는 아이들. 술과 마약 하는 아이들을 비난하다가, 나도 어느새 손을 델 만큼 스스로를 믿지 못 해 흔들리는 아이들. 무리에 속하지 못 하고 홀로 되었을 때의 불안감. 누군가가 짜 준 것에만 익숙한 일상들. 주체가 되지 못 하고 살고 있는 이들의 모습들을 보며 아팠고, 위로 해 주고 싶었다. 무엇을 위해 공부 할까? 누구를 위해? 나를 위해서인가 타인을 위해서인가? 한국의 입시체계를 절레절레 하게 만든다. 구슬은 만들어져있지만, 그걸 어떻게 스토리로 만드냐가 관건이라는 유리의 말. 그 구슬을 만들어줘야 하는 부모. 공교육을 따라가기 위해 사교육은 필수적인 상황들에도, 대학으로 점수를 메기는 사회시스템에도 저항할 수 없이 따라가야 하는 이 사회적 시스템이 씁쓸하다. 부디!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는 자신이 바라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어가며 성장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국적인 걸 바라지 않아 떠난 이민자의 삶에서, 한국적인걸유지하지 않으면 안되는 선택이 참 씁쓸했다.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다. 스스로가 주체가 되지 못 했을 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다. 비단 10대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몰라서 방황하는 어른이들에게도 이 책은 충분히 울림이 되지 않을까?! 따라가는 삶이 아닌, 스스로가 개척하고 나아가는 삶을 이뤄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생각 해 본다. 클로이. 해솔. 엘리. 그리고 노아. 방황하는만큼 나아갔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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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아이들의 호주 유학생,이주민,불법체류자!17살 아이들의 이어기는 책의 제목처럼 독이 있는꽃 !!어쩜 독을 품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 인지도 모르겠다 자식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부모가 결정해서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 어쩌면 아이들은 아이들의 선택을 스스로 할수 없게 부모가 만들어 버린건지도 모르겠다! 사춘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지금~조금은 아이의 선택을 스스로 할수있게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하며 반성한다 우리 아이는 어떤 독을 품고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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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를 읽어보기 전 서수진작가님을 알고 싶어 #코리안티처 를 먼저 읽어보았다. 한국어학당에서 근무하는 고학력 비정규직 여성 시간강사에 대한 이야기. 고학력, 비정규직, 여성, 시간강사. 아무리 잘게 쪼개어도 희망을 엿볼 수 없는 여성 네 명의 비루하고 열악한 명함은 애잔함을 넘어 화가 나는 쪽에 가깝게 느껴졌다. 최진영작가님이 추천사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라는 질문이 남는 소설이라고 하셨는데 어쩐지 나는 그런 고민조차 하지 말라는 어깃장을 놓고 싶더라. 그만큼 소설에 몰입했다는 뜻일까? 연이어 읽게 된 올리앤더 작가님이 호주 시드니에 살고 계시다고 하는데 자신의 경험을 소설에 녹여낸 것일까? 한국 유학생 각자의 사연과 고민이 디테일하게 담겨있어 무척이나 현실적이다. 10학년 중요한 시기에 재혼하는 엄마로부터 떠밀리듯 유학길에 오른 해솔. 버려진 기분과 복수하는 마음으로 공부에 매진해보지만 목적 없는 이방인의 생활은 허전하고 공허하다. 한국인 이민자 1.5세대이자 해솔의 홈스테이 집 딸 클로이. 어릴때부터 엄마가 정해준 의대를 목표로 꾸준히 달려왔는데 어느 순간 자신이 진짜 의사가 되고 싶은 것인지 혼란스럽다. 불법체류 중인 부모의 딸 엘리.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한인 2세로 생계에 정신없는 부모는 엘리가 호주에서 얼른 자리잡아 쫒겨날 위기에서 건져주길 기다린다. 엘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술과 마약이 아닌 부모의 따뜻한 관심이다.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모르는 불안한 십대와 자신의 욕망을 자식의 장래희망으로 주입시키며 삶을 갈아넣는 부모들. 주체가 사라지고 방향이 없는 질주는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가. 코리안 티처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에 대한 물음으로 가득한 소설이었다면 올리앤더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해답을 주는 소설이었다. 작가의 말에서 중고생 필독도서를 언급하셨지만 오히려 부모들이 많이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도서는 한겨레출판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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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올리앤더]가 무엇일까? 궁금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볼 수 있지만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답을 발견하리라 생각하며.
[올리앤더]는 호주 시드니 썸머힐 하이스쿨을 배경으로 해솔, 클로이, 엘리 세 아이의 이야기를 교차하여 보여준다.
한국의 빡빡하게 짜인 사교육 프로그램에 익숙한 해솔에게는 호주의 교육 시스템과 문화가 낯설고 불안하기만 하다. 해솔은 공부하고 시험과 성적으로 평가받고 인정받으므로 자신을 채워가는 생활에 길들여진 아이였기에 당연하다. 자신이 하고 싶고, 되고 싶은 무언가를 고민하는 과정 없이 부과된 과제들을 수행하고 결과를 내는 반복 속에서 일단 한국에서는 최상위권 성적으로 안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호주에서는 다르다. 불안감과 외로움 그리고 버림받았다는 상처는 해솔을 변하게 했다.
"신이 날 내다 버린 거야." "원래 신은 그렇게 탄생하는 거야. 버려지면서. 버려진 아이는 모든 걸 할 수 있게 되잖아. 온갖 제약이 사라지면서. 그렇게 신이 되지." "아냐, 너는 신이야, 나를 믿어. 너는 버려졌어." (버림받은 신. p.212)
클로이는 어린 시절부터 의대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했다. 부모의 꿈이자 희망이었고, 클로이 본인도 의대만을 향해 직진이었기에 의문도 고민도 없었다. 아니 없어야만 했다. 그런데 모르겠다.
"죽으려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죽고 싶었던 적은 많지만." (버림받은 신 p.207)
엘리는 클로이 옆집 창고에 세 들어 산다. 엘리는 열쇠를 목에 걸고 다니는 아이였다. 엄마 아빠는 비자 없이 호주에서의 삶을 버티기 위해 하루 종일 일해야 했다. 엘리를 위해서 버티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엘리는 외롭다.
엘리를 위해. 엘리가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잠을 자고, 혼자 학교에 다니도록 하기 위해. (멍청하게 p.190)
외로운 아이들의 위태로운 연대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누구도 그들을 제대로 바라봐 주지 않고 이해해 주지 않는다. 이제 아이들은 달라지기로 했다. 믿어주는 이가 없는 지금에서 벗어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멀리, 아주 멀리 떠날 것이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나라와 호주의 교육 제도와 학력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지를 조금은 파악할 수 있었다. 또 유학 생활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이나 우려를 깨고 인종 내 차별에 주목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인 부모와 호주에서 자라난 아이와의 갈등은 호주 시드니가 배경이지만, 한국 중산층 가정에서 자녀의 계급 향상이라는 세습적 욕망을 위해 교육에 열을 올리는 그것과 똑 닮아있었다.
몇 년 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스카이캐슬> 드라마를 보고 충격을 받은 클로이를 보여주지만, 클로이도, 해솔도, 엘리도 그들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은 채 부모들에게 강요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고입을 준비하는 십 대 자녀를 둔 부모로서 고민이 깊은 시기에 십 대들의 심리를 심도 있게 그려낸 [올리앤더]를 접해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자녀를 독립된 개체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실질적으로 그 선을 지키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올리앤더]같은 청소년 소설을 즐겨 읽는다. 그 성장통을 되새기면 어른으로서의 나, 부모로서의 나를 바로 세우려고 애쓰는 노력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마땅히 해야 할 수고이다. '죽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라고 말하는 아이가 한 명이라도 줄어들 수 있다면.
해솔은 유독 창작 에세이를 힘겨워했다. 자신의 이야기가 없다는 것, 그것을 부끄러워해야 할 이는 해솔이 아니라 해솔 주변의 어른들이다. 해솔에게는 만족감, 충만함, 행복을 오롯이 느낄 추억과 시간이 없었으니까. 이제서야 해솔은 자신 스스로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 그 아이가 써내려갈 자기만의 서사가 궁금하다. 그리고 엘리도 클로이도 산불이 토해내는 연기에서 벗어나 후회도 자책도 없이 당당하게 그 불길을 뚫고 새로운 세상으로 걸어나가길 응원한다.
책 제목 [올리앤더]는 나무 이름이었다. 꽃과 잎, 가지와 줄기까지 독소가 있는 이 나무는 황량한 클로이네 뒷마당에 유일하게 살아남아 여름이면 진분홍 꽃을 피운다. 클로이는 잘 관리된 옆집 뒷마당과 비교하며 올리앤더가 자기네 가족을 조롱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 강인한 생명력에 끌린다. 독이 있다고 예뻐하지도 가까이하지 않아도, 꿋꿋이 매년 진분홍꽃을 피우는 올리앤더는 클로이 같기도, 엘리 같기도, 해솔 같기도 하다. 돌보는 이도 감상하는 이도 없지만, 자신의 이야기에 충실한 올리앤더를 보면서 해솔, 클로이, 엘리가 떠올랐다.
한겨레출판 하니포터5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