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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쇼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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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샤 아이작 B 싱어 / 빛소굴 이 책을 읽기 전 소설의 시대적 배경과 인물의 세계관은 이해하고 읽어야 좀 더 책 속으로 빠져들어 그들과 함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한 후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바르샤바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은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실감하게된다. 유대인 랍비 집안에서 태어나 자신도 랍비가 되어야 한다는 부모의 지침과 교육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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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샤

아이작 B 싱어 / 빛소굴

이 책을 읽기 전 소설의 시대적 배경과 인물의 세계관은 이해하고 읽어야 좀 더 책 속으로 빠져들어 그들과 함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한 후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바르샤바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은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실감하게된다. 유대인 랍비 집안에서 태어나 자신도 랍비가 되어야 한다는 부모의 지침과 교육 속에 자란 주인공 아론과 부유한 유대인 아버지 아래 신체적, 지적으로는 조금 부족하나 자유롭게 자란 쇼샤, 아론의 연인이었고 공산주의를 추앙하는 도라, 하느님보다 돈을 숭배하는 미국작가 파이텔 존, 부유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으로 걱정없이 살아가는 하이믈과 그의 욕망 가득한 아내 셀리아 . 미국 여배우 베티와 그녀의 돈많은 늙은 스폰서 샘, 충실한 하녀 테클라 등 개성넘치며 보편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철학과 인생을 이야기한다.

 

 

 

책의 제목은 쇼샤이나 실제 부각되는 인물은 쇼샤이기보다 아론의 삶을 기축으로 세속적, 신앙적 삶이 구분되어 보여지고 있다. 랍비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글쓰는 작가로 살아가던 아론은 이렇다할 비젼없이 궁핍한 삶을 살아간다. 사랑하지 않으면서 육신의 욕구를 해소하고자 찾게되는 헤어진 연인 도나, 아론을 끊임없이 원하는 중년의 셀리아, 아론이 쓴 희곡으로 재기를 꿈꾸는 미국 여배우 베티, 하녀 테클라는 아론의 세속적 욕망을 채우는 인물들로 나온다. 아이작 b 싱어의 글은 문장이나 묘사가 까다롭지 않고 중간중간 필사하고 싶게 만드는 보석같은 문장들이 많았다. 

 

나치주의 속 유대인의 삶, 히틀러와 스탈린 사이 아론은 딱히 어느 한 이념에 몰입하지 않고 오직 자신이 사랑하는 글쓰기에만 몰입한다. 나치 침공이 거의 바르샤바에 임박했을 때 아론에게는 새로운 세계로의 탈출이라는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 성공, 부와 명예가 그를 기다리고 있으며 모든 것이 아론이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누구나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선택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으나 그 순간에 아론은 세속적 삶보다 순수한 영적 삶의 기축인 쇼사를 선택한다. 그 선택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은 아론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아론과 쇼샤는 과연 행복했을까? 

 

책을 덮은 후 여운이 따른다. 여배우 베티가 처음 아론을 만나며 우리의 만남은 섭리라고 할수 있는 어떤 것이 당신을 내게로 데려왔다고 말한다. 아론이 쇼사를 선택했던 이유도 어쩔수 없는 섭리에 의한 것이었을까? 불안한 삶 속 어느 누구도 행복하지는 못했다. 이 책을 내가 좀 더 나이가 들어 읽는다면 아론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까도 생각해 본다. 상실할 것을 알면서도 아이같은 얼굴에 아이같은 생각을 가진 쇼샤와의 순수한 사랑을 선택하는 아론,지금까지 욕정에 이끌렸던 사랑과는 다르게 쇼사에 대한 사랑은 어떤 생각과 연상을 동반하지 않는 감정이 자석에 이끌리는 바늘처럼 여겨진다. 편안함과 더불어 절망감도 엄습해오지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인간들이 끊임없이 실속을 추구하는 사랑보다 둘의 사랑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와 닿은 구절

 

현대인들은 감정을 느끼는 것을 부끄러워 할지 모르지만 그런 감정과 기질이 그들의 전부이다. 사람들은 사랑으로 불타다가도 얼음처럼 차가워지기도 한다. 한 순간은 친밀했다가도 다음 순간에는 무심해지기도 한다. (page90)

어떤 사람들이 아무것도 갖지 못하는 건 그들에게 손을 뻗을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요.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죠."(page94)

나는 선 채로 자신에게 "지금 행복해?"라고 물었다. 나는 내부의 존재, 자아, 초자아, 영혼 등 그 무엇으로도 부릴 수 있는 깊은 근원으로부터의 해답을 기다렸지만 어떤 답도 듣지 못했다. (page98)

인간의 질투 본능은 책의 부록이나 꽁무늬뼈, 남자의 가슴처럼 퇴화해 흔적만 남게된다는 파이텔 존의 주장은 화이믈과 셀리아만큼이나 이 커플에게도 사실인것처럼 보였다.(page101)

 

p*****8 2022.12.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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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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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비의 아들로 전통적인 유대식 교육을 받고 자랐으며,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한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는 소개에 끌려서 읽게 된 책이다. 순수한 사랑을 택하려는 개인의 여정을 다뤘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저자의 자전적인 요소가 만족스럽게 담기고,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주제나 이야기가 잘 구성된 소설이 아닐까 싶었다.   누군가 어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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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비의 아들로 전통적인 유대식 교육을 받고 자랐으며,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한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는 소개에 끌려서 읽게 된 책이다.

순수한 사랑을 택하려는 개인의 여정을 다뤘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저자의 자전적인 요소가 만족스럽게 담기고,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주제나 이야기가 잘 구성된 소설이 아닐까 싶었다.

 

누군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자연스러워지는 것이라고 하던데,

나는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이 당연해지고

성숙과 경험이라는 표현으로 기대를 버리며 무감각해지는 것이 서글프고 못마땅했다.

 

차라리 혼자 동심을 지키며,

외딴 곳에서 낡아버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만큼...

 

그래서 이 소설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뇌가 멈춘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생님에게도 거부당하는 쇼샤와

똑똑한 주인공 아렐레의 유년 시절 주고받은 사랑과 추억,

그 순수했던 시절의 시간과 마음을 잊지 못한 주인공의 마음과 선택이 공감되었다.

 

현실에서는 흔히 찾아보기 어려운 결단,

철없다 소리 들을 정도의 일화로 치부될 수 있겠지만...

자신만의 쇼샤를 오래 마음에 간직하고 있거나,

긴 망설임 끝에 결국 버리고 돌아선 적이 있는 이들에겐

충분히 마음을 건드릴.. 여운있고 힘 있는 이야기인 셈이다.

 

또한 나치 침공 전의 역사적 배경, 유대인들만의 가치관과 문화도 이해시키며..

작가로서의 성장, 문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도 빠져들게 만든다.

한 마디로 소설과 문학을 좋아한다면, 여러모로 만족스러울 작품이다.

 

쇼샤는 단지 순수와 첫사랑을 의미하진 않는다.

근원과 영원성이 담긴 신비, 이성과 합리적 계산보다

본질적인 영혼과 마음의 끌림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위태로운 이방인으로 서 있는 유대인 아렐레의 선택을 동조하고 응원하게 만든다.

c*******6 2022.12.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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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쇼샤 / 위안이 있다면 죽음은 없다.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쇼샤 / 위안이 있다면 죽음은 없다." 내용보기
쇼샤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지음, 정영문 옮김 빛소굴 펴냄   "그 모든 세월은 어디로 간 거지? 우리가 죽은 후에는 누가 그 시간들을 기억할까? 작가들은 글을 쓰겠지만 모든 것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릴 거야. 모든 것이 보존되고, 가장 사소한 것까지도 새겨진 어떤 곳이 어딘가에 있을 거야. 파리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 거미가 그 파리를 먹어치웠다고 해보세.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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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샤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지음, 정영문 옮김

빛소굴 펴냄

 

"그 모든 세월은 어디로 간 거지? 우리가 죽은 후에는 누가 그 시간들을 기억할까? 작가들은 글을 쓰겠지만 모든 것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릴 거야. 모든 것이 보존되고, 가장 사소한 것까지도 새겨진 어떤 곳이 어딘가에 있을 거야. 파리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 거미가 그 파리를 먹어치웠다고 해보세. 그것은 우주 현상의 일부이고 그러한 사실은 잊힐 수 없네. 그러한 사실이 잊혀야 한다면 그건 우주에 오점을 만들어 내는 것일세. 내 말이 이해되나?"

-398쪽


<쇼샤>의 주인공 아렐레 그라이딩거는 보수적인 유대교 집안 태생작가다. 그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규율 안에서 자라왔지만 자유로운 가정의 순수한 소녀 쇼샤(쇼셸레)와 가까이 지내며 행복을 느낀다. 제1차 대전이 일어나며 자연스럽게 쇼샤와 멀어지지만 그녀를 결코 잊은 적 없는 아렐레, 쇼샤가 등장하는 꿈은 죽음과 영원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래서 아렐레는 쇼샤는 어딘가 살아있을 것 같았지만 동시에 더 이상 살아있지 않을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아렐레는 쇼샤와 멀어지고 도라라는 여성과 교제를 시작한다. 도라는 스탈린주의자로 러시아를 찬양하며 폴란드와 달리 자유가 충만한 곳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녀는 신념에 따라 러시아로 떠난다. 하지만 러시아로 떠난 동지들이 감옥에 갇히거나 총살을 당하는 참상을 목격한 후 바르샤바에 남아 언제 고발될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돈벌이를 위해 히브리어를 가르치고 현실에 치이며 자연스레 쇼샤를 잊어가던 와중, 작가 클럽에서 모이스 파이텔존과 가까워진다. 자연스레 파이텔존과 가까운 첸트시너 부부와의 교류도 잦아진다. 아내인 셀리아는 겉으로는 보수적이고 정갈한 아내이지만 파이텔존과 부정을 저지르는 사이로, 아렐레와도 가벼운 스킨십을 갖는 사이로 발전한다.

아렐레는 작가 클럽에서 또 다른 부부와 가까워진다. 미국 부자 샘 드라이만과 배우 베티 슬로만으로 베티는 아렐레와 접선하자마자 이성적인 호감을 내비친다. 베티는 쾌락주의를 탐미하는 여성으로 성공을 위해 나이가 많은 샘 드라이만과 함께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아렐레의 능력을 높이 사는 인물중 하나 뿐만 아니라 그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 노력한다.

가볍게 관계를 갖고, 종종 거짓말을 하는 속세의 자신에게 환멸을 느끼는 아렐레, 그는 쇼샤를 찾아간다. 번뇌로 가득찬 세상이 아닌 순수와 맑음으로 가득찬 그녀가 그리웠기 때문이다. 쇼샤는 어릴적 모습 그대로였다. 성장을 하지 않은 것인지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어린 시절 쇼샤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아렐레는 쇼샤와 유대인 전통 방식으로 혼례를 치룬다. 아렐레는 쇼샤와 함께하며 지난 시절을 성찰하고 내적 세계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으로 돌아간다.

"어머니, 우리는 아이를 갖지 않을 거에요."

"왜? 하느님은 세상과 유대인이 있기를 바라셔"

"하느님이 무엇을 바라는지는 아무도 몰라요. 하느님이 유대인이 살기를 바라셨다면 히틀러 같은 작자들은 애당초 만들지도 않으셨을 거에요."

(...)

"어머니, 그 무엇도 다하우나 다른 지옥 같은 곳에서 고문받은 유대인들에게 위안을 주지는 못할 거에요."

"위안이 있다면 죽음 같은 건 없다는 것이지. (...)"

280-281쪽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에도 비슷한 문장이 등장했던 기억이 있다. 핍박받는 삶, 언제라도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삶에서 유대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짓수는 적었다. 그래서 아렐레는 살아남기 위해 속세의 삶을 선택하며 정체되어 있지 않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결국 아렐레는 태초의 순수, "쇼샤"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자신이 잃어버린 이상과 순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쇼샤>는 작가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의 자전적인 작품이라고도 한다. 1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분위기에, 사람들은 고통받아야 했다. 그래서 자신이 무엇을 상실하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조차 잊어버린 채 하루하루 연명하기에 바빴다. <쇼샤>의 아렐레가 그렇다. 그의 태초 모습은 "전통적인 유대교 집안의 랍비의 아들"이다. 아렐레는 그것을 타파하기 위해 세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에게 남은 것은 생에 대한 고뇌와 자기혐오뿐이다.

아렐레에게 쇼샤는 자신의 잃어버린 모습과 인간성이었다. 남들이 부족하다고 말했던 쇼샤는 남들과는 다른 가치를 잃지 않은 소녀다. 여성으로 자라 자신을 쾌락으로, 상품으로, 선전용으로 무너뜨리지 않은 채 세월을 보낸 소녀다. 모두가 잃어버린 것을 잃지 않은 쇼샤, 그녀에게 죽음은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언젠가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일종의 사건이다.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는 쇼샤의 표현은 어떤 초월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이는 공포에 짓눌려 내면의 고요와 세상의 진리를 잊어버린 사람들에게 경종을 주는 부분이다.

"위안이 있다면 죽음은 없다", 비단 죽음뿐만 아니라 어떤 역경이 닥쳐와도 차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장이 되었다.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사랑이 스며드는 연말이 되기를 바란다.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a******4 2022.12.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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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쇼 샤 / 아이작 싱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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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문을 연 순간. 따뜻한 공기와 더불어 스튜와 구운 고기, 디저트 냄새가 난다. 그리고 그곳에는 파란 눈에 오뚝한 코, 어깨까지 내려오는 금발을 한 목이 긴 어여쁜 쇼 샤가 있었다. 쇼 샤는 아홉 살이지만 여섯 살처럼 행동하며 말한다. 쇼 샤는 어설픈 이디시어(독일어, 히브리어 등의 혼서 언어)로 말을 하다가 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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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문을 연 순간. 따뜻한 공기와 더불어 스튜와 구운 고기, 디저트 냄새가 난다. 그리고 그곳에는 파란 눈에 오뚝한 코, 어깨까지 내려오는 금발을 한 목이 긴 어여쁜 쇼 샤가 있었다. 쇼 샤는 아홉 살이지만 여섯 살처럼 행동하며 말한다. 쇼 샤는 어설픈 이디시어(독일어, 히브리어 등의 혼서 언어)로 말을 하다가 제대로 된 끝맺음 없이 말을 멈추었다. 그런 쇼 샤의 모습까지도 주인공은 싫지 않았다. 공립학교에 입학한 쇼 샤는 학교생활을 한 지 2년이 조금 넘었을 무렵, 학교로부터 편지 하나를 받게 된다. 그 편지의 내용은 다름 아닌 학교에서는 더 이상 쇼 샤를 가르칠 수 없다는 편지였다. 쇼 샤는 폴란드 어로 된 시 몇 편을 외우고 있을 정도로 노력하고 있었으나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서툴고 조금 느린 쇼 샤를 기다려줄 수 있는 곳은 학교에는 없었다. 그런 쇼 샤의 모습까지 주인공은 사랑했다.

 


쇼 샤와 노는 것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서, 주인공에게는 하나의 해방감과 자유였다. 누구에게도 꺼내 놓을 수 없었던 자신만의 생각과 이야기,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것들을 거리낌 없이 쇼 샤의 앞에서는 꺼내 보이던 주인공이었다.

 


"아렐레, 그 말은 입 밖에 꺼내지마!"

"쇼렐레, 무서워하지 마. 대신 네가 영원히 살 수 있도록 해줄게."

 

 

쇼 샤는 주인공의 어떤 말이든 믿었고, 주인공은 자신의 말을 믿는 순진한 쇼 샤가 좋았다.

그리고 어느 날. 쇼 샤는 이사를 간다. 이사 와 함께 쇼 샤와의 만남도 이제는 끝이라는 것을 주인공은 직감했다. 비록 거리가 두 구역 떨어진 정도라 할지라도, 이미 소녀를 친구로 두기에는 랍비의 아들인 주인공은 조숙해져 있었다. 이후 전쟁이 발발해 주인공 가족은 살고 있던 바르샤바의 크로크말나 가를 떠나 오스트리아 점령하의 있던 어느 마을로 이사를 했다. 주인공은 어디에 있든 자신의 기억 속에 살았던 쇼 샤를 불러내 삶을 함께 살아가려 한다.

 

 


전쟁의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그 혼란함이 종결되어 권태 속에 살아가는 삶이라 할지라도 주인공은 꿈을 꾸고 그 이야기를 쇼 샤에게 들려준다. 어른이 된 쇼 샤는 여전히 어린 시절의 주인공이 사랑했던 그 모습이 보인다. 단순함, 솔직함, 그리고 순진함. 그녀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던 크로크 말 나 10번가를 그리워한다. 그런 쇼 샤를 보며 주인공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사실 펼쳐 놓은 책 속 크로크말나 10번 가라고 이야기해준다. 주인공이 쓰고 있던 소설 속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 속에 담아 둘 수도 그들을 위한 집과 돈을 줄 수도, 그리웠던 이들을 담는 것까지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창조자였다. 빛이 있으라 하는 말로 빛이 생겨났다는 성경 속 구절처럼 주인공은 말로, 또 글로 쇼 샤를 자신의 세계로 데려간다.

 

 

 


어른이 된 후에도 여전히 하얀색의 쇼 샤. 우리의 이야기는 닫혀있는 책이 아닌 열려있는 책 속에 페이지로 살아간다는 주인공의 말까지. 이들의 사랑은 시간을 흐름을 관통해. 지나간 시간들이 멈춰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히틀러가 쳐들어오지 않는 한, 혁명이나 대학살이 벌어지지 않는 한 하루하루는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말하는 이들의 삶은 죽어가는 모습보다 강렬한, 살아 숨 쉬는 모습으로 어설픔 없는 순수의 세계를 속삭인다.

 

w**********2 2022.12.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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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쇼샤 지은이: 아이작 싱어 펴낸 곳: 빛소굴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이작 싱어가 가장 좋아한다는 자신의 소설 그리고 작가들이 사랑한다는 그 소설 이 이야기만 들어도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던 그 소설 오늘은 바로 그 소설 '쇼샤'에 대해 서평을 해보려고 해요. 이 소설의 제목인 쇼샤는 주인공 아론이 어릴 적부터 흠모한 여인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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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쇼샤

지은이: 아이작 싱어

펴낸 곳: 빛소굴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이작 싱어가 가장 좋아한다는 자신의 소설

그리고 작가들이 사랑한다는 그 소설

이 이야기만 들어도 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던 그 소설

오늘은 바로 그 소설 '쇼샤'에 대해 서평을 해보려고 해요.

이 소설의 제목인 쇼샤는 주인공 아론이 어릴 적부터 흠모한 여인의 이름인데요.

하지만 쇼샤 사족이 이사를 가고 1차 대전 중이라 어머니의 친척이 있는 오스트리아로 떠나면서 쇼샤와 헤어지게되요.

그렇게 20대가 된 아론은 작가로 근근이 살아가며 쇼샤를 생각하지만

쇼샤가 죽었을거라 생각한 아론은 어린 시절을 살았던 바르샤바로 찾아가지 않았죠.

그런 아론은 미국인 부자 샘 드라이만과 그의 스폰을 받고 있는 배우 베티를 만나게 되고,

샘 드라이만은 정부인 베티를 위해 희곡을 써달라는 청탁을 하게 되는데

아론은 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작가클럽에 출입하며

여러 여인들과 연애와 관계를 가지게 되며 점점 타락해가지만

그렇게 아론은 희곡을 쓰는 중 우연히 어린시절 헤어졌던 쇼샤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쇼샤는 어린 시절의 그 모습을 하고 있었죠.

살ㅇ을 고백하고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갑자기 병이 난 샘은 정부인 베티가 사랑했던 사람은 아론이었다는 사실을 아론에게 이야기하며

베티의 행복을 위해 나치를 피해서 둘이 부부로 결혼해 몸이 아픈 쇼샤도 하녀로 위장해

함께 미국으로 데려가자고 제안하는데

과연 아론과 쇼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쇼샤에서는 아론과 샤론이 살아가는 시대적 배경은

20세기 초 바르샤바의 유대인 사회를 배경이기때문에

나치 시대를 살아가는 유대인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반유대주의와 나치즘의 공포가 바르샤바에 덮쳐오는 중에도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며

많은 여운이 남았던 책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 20세기 초 바르샤바의 유대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 '쇼샤'서평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8 2022.12.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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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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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자신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표현할 정도라면 그 작품은 과연 어떤 작품일까?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의 작품 『쇼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전히 세계사 속에서 유대인 학살, 독일의 사과는 현재진행형이고 그들의 아픔을 담은 소설이나 영화가 소개되는 시점에서 마주하게 된 상당히 생소한 작가의 이 작품은 어떻게 보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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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자신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표현할 정도라면 그 작품은 과연 어떤 작품일까?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의 작품 『쇼샤』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전히 세계사 속에서 유대인 학살, 독일의 사과는 현재진행형이고 그들의 아픔을 담은 소설이나 영화가 소개되는 시점에서 마주하게 된 상당히 생소한 작가의 이 작품은 어떻게 보면 작가 자신이 폴란드 바르샤바 출신으로서 홀로코스트와 세계대전에서 소중한 존재들과의 이별(사별)을 경험했기에 이 작품에 누구보다 진심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랍비의 아들이였다는 그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통을 따르기 보다는 작가가 되었고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삶을 살고자 했지만 결국엔 유대인 공동체로 향하는 자신의 뿌리를 거부하지 못했던것 같다. 

 

그런 작가가 이 책을 통해서 20세기 초의 바르샤바를 배경으로 마치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주인공 아론 그라이딩거라는 인물을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아론 역시 작가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유대인 사회 속 다양한 이념들이 존재하는 시기, 작가로서의 삶은 어떠했을까? 스스로가 자신의 활동에 만족하지 못한 채 살아가던 그가 한 미국인의 등장으로 어떻게 보면 문란하다고도 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그가 자신의 유년시절 속 동네에서 만난 쇼샤라는 친구는 그런 아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지금껏 자신이 보였던 행동과는 정반대의 순수 그 자체인 쇼샤, 그런 쇼샤와 사랑에 빠지고 결국 결혼을 하지만 이후 그들의 삶이 당시 보통의 유대인들이 겪었어야 했던 생존마저 위협하는 상황 속에서 두 사람 역시 그러한 현실과 무관할 수 없었던 모습은 아론이 작가로서의 특수한 상황에서 경험했던 이야기와 유대인이기에 놓일 수 밖에 없었던 상황, 그럼에도 그속에서 피어나는 쇼사와의 사랑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특히나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 지극히 개인적 인간의 보편적인 모습을 그려낸것 같아 이 시기의 작품들이 조금은 거대하고도 무거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여서 더욱 인상적인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이달의 사락 g*****s 2022.12.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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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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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침공 직전,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바르샤바의 유대인의 모습!   빛소굴에서 출판한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의 <쇼샤>는 20세기 초 바르샤바 유대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는 1904년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출생했다. 랍비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바르샤바 랍비 신학교에서 전통적인 유대식 교육을 받았으나 랍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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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침공 직전,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바르샤바의 유대인의 모습!

 

빛소굴에서 출판한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의 쇼샤20세기 초 바르샤바 유대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는 1904년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출생했다. 랍비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바르샤바 랍비 신학교에서 전통적인 유대식 교육을 받았으나 랍비보다는 작가가 되길 원했다. “유대인의 문화적 전통을 바탕으로 인류의 보편적 상황을 이야기하는 감동적인 문학이라는 평을 받으며 1978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 쇼샤 책날개 중 ]

 

            Photo by Victor Malyushev on Unsplash

2022년을 기억나게 할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쇼샤는 반드시 들어가야 할 작품이다. 주인공 아론 그라이딩거의 인생의 발자취는 20세기 유대인의 삶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랍비의 아들로 태어나 중상층의 생활을 하며 여러 언어와 이디시어에 능통한 아론은 작가로 성장한다. 어린 시절 자신과는 다른 쇼샤의 존재는 부족함에 대해 일깨운다.

 

이디시어를 할 때 어색한 발음과 백치미는 그녀의 성장을 멈추게 하고, 이는 이십 년이 지나도 어린 시절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작품은 인간이 살아가며 추구하는 쾌락과 삶의 본질에 대해 한 편의 서사로 설명한다.

 

나치의 성장과 유대인의 입지가 좁아지고 게토가 형성되며 외부의 법이 통하지 않는 구역은 발전을 멈춘 곳이 된다. 두 사람은 헤어지고 아론은 작가로 그의 희곡을 눈여겨본 미국 디트로이트 출신의 부자 샘과 그의 정부 베티의 마음에 들어 전폭적인 지원을 얻는다.

 

작가클럽에 출입하며 세상의 유혹과 타락에 젖어 드는 아론에게 우연히 만난 쇼샤는 그가 놓치고 살았던 순수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Photo by Clement Falize on Unsplash

아론을 사랑하는 베티, 베티을 곁에 두기 위해 물질적 지원을 마다치 않는 샘, 모리스 파이텔존과 하이믈, 셀리아와의 우정과 사랑을 둘러싼 이야기는 격정적인 사건이 없지만, 당대를 살았던 지식인과 작가의 고민을 알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하시디즘 유대인의 전통을 지키려는 모습과 속세에 순응하려는 주인공의 갈등과 유대인의 처절한 생존방식이다. 쾌락을 추구하는 이면에는 존재의 영속성을 추구하기 위해 결국 가장 본질적인 매개는 언어라는 점이 흥미롭다. 이디시어를 지키기 위해 뉴욕과 바르샤바의 극장에서 이디시어로 된 각본을 완성하기 위한 샘의 욕망은 인물을 생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쇼샤와 안전을 확보하고 사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으로 건너가 사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아론은 이를 거절하고 쇼샤와 결혼한다.

 

양차 대전을 겪으며 살아야 했던 유대인의 생존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안전을 추구하는 생존 의식, 전쟁이 닥치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가장 숭고한 사랑을 추구하는 모습은 많은 생각하게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이라면 어느 정도 난이도를 생각하게 되지만, <쇼샤는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며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최고의 소설 작품 중 한 편인 쇼샤는 유대인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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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 2022.12.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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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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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이 사라지는 것을 막는 것이 문학의 목표라고 믿었지만 정작 나 자신의 시간은 허비하고 있었다. p.28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느낌이 그랬다. 문학시간에 배우는 문학의 목표는 '간접체험'이다. 주인공의 삶을 통해 내가 겪어보지 못한 삶을 살게 한다. 하지만 아렐레의 삶은 어려웠다. 쉽게 접하지 못하는 유대인 문화, 거기에 독실한 랍비 아버지를 둔 주인공의 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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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시간이 사라지는 것을 막는 것이 문학의 목표라고 믿었지만

정작 나 자신의 시간은 허비하고 있었다.

p.28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느낌이 그랬다. 문학시간에 배우는 문학의 목표는 '간접체험'이다. 주인공의 삶을 통해 내가 겪어보지 못한 삶을 살게 한다. 하지만 아렐레의 삶은 어려웠다. 쉽게 접하지 못하는 유대인 문화, 거기에 독실한 랍비 아버지를 둔 주인공의 삶은 처음부터 어지러웠다. 하지만 활자 너머로 보는 나와 달리 그는 살아나간다. 학교를 그만둬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굴복하지 않는다. 펜과 종이가 있으면 그의 세계를 창조해내었고 그 옆에는 언제나 그를 동경해 주는 쇼샤가 있었다.

 

그들은 헤어졌지만 다시 만났다. 십여년의 세월이 흐른 후, 성인으로 장성했지만 여전히 아이같은 여자 쇼샤. 아렐레는 자신의 일이 다시한번 어그러져도 쇼샤에 대한 마음을 놓지 않는다. 자신이 알고 있던 그 누구보다 자신의 세계를 받아주고 함께하기를 희망했던 여자 쇼샤. 그 둘의 인연은 결혼으로 이어졌지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지는 않는다.

 

언제나 죽음을 논했던 그들의 인연은 결국 불안에 쌓여살던 소샤의 이른 죽음으로 막을 내린다. 쇼샤는 '사라지듯 갔다'. 아론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지인은 세상 무엇도 사라지듯 가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아론에게 쇼샤는 무엇일까? 아론의 발자취를 좇아 보면 그와 함께하고자 한 여자는 많았다. 공산주의자였던 도라, 사랑의 열정을 추구했던 셀리아, 아론에게 부와 명성을 줄 수 있었던 결혼 직전까지 갔던 베티. 그녀들이 아닌 쇼샤를 택한 건, 쇼샤가 아론에게 잊혀지지 않는 순수함과 본성의 집합 그 자체여서 그랬을까?

 

시대적 정황에서 불안했던 유대인에게, 종교에도 더이상 기대지 않는 주인공 아론에게 쇼샤는 단순한 첫사랑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오히려 쇼샤를 통해서 자신이 잊고 있던 모습을 발견하고, 그녀가 건네는 동경과 위로의 한마디에서 불안했던 자신의 삶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받고 살아나가려는 동기를 부여받은 것은 아닐까?

 

책의 제목은 쇼샤지만 쇼샤를 비롯한 많은 인물들에게 눈길이 갔다. 쇼샤가 순수의 결집체라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나름의 열정을 갖고 살아간다. 아론을 중심으로 그들에게 도움을 건넸던 샘이나 하이믈, 셀리아 등 많은 이들은 불안한 시대 속에서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찾아간다.

 

저자인 아이작 B.싱어는 실제 랍비의 아들로 태어나 전통적인 유대인 교육을 받았다.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를 겪으며 살아남은 그에게 아론은 자신안에 있는 또 다른 자아인 것 같았다. 많은 사건들과 흩날려 사라진 이들을 바라본 작가의 회의적인 시각이 아론을 통해서, 많은 이들의 불안을 통해서 나타난 것이 아닐까.

 

결코 가벼운 소설은 아니다. 처음엔 읽다보면 무슨 말이지 싶다가도 이해도 안되고 갑갑하기도 하다. 하지만 읽다보면 빠져드는, 그들의 삶에서 읽는이의 삶의 존재의 이유를 묻게 한다. 하이믈의 말처럼, 그냥 사는 것은 없다. 삶을 살았고, 사랑을 했고, 희망도 가졌고, 자신과의 싸움을 한 우리는 존재한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출판사) 지원도서

 

 

d********g 2022.12.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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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소설) 쇼샤 Shos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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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이 사라지는 것을 막는 것이 문학의 목표라고 믿었지만 정작 나 자신의 시간은 허비하고 있었다.p28소설 <쇼사>는 197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의 소설이며, 작가 자신이 제일 좋아한 소설(정영문 번역가의 말 참고)이다. 쇼샤 Shosha는 주인공이 사랑한 소녀(여인)의 이름이자 아름다웠던 시절에 대한 추억이 담긴 이름이다.아론 그라이딩거는 유대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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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이 사라지는 것을 막는 것이 문학의 목표라고 믿었지만 정작 나 자신의 시간은 허비하고 있었다.
p28

소설 <쇼사>는 197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의 소설이며, 작가 자신이 제일 좋아한 소설(정영문 번역가의 말 참고)이다. 쇼샤 Shosha는 주인공이 사랑한 소녀(여인)의 이름이자 아름다웠던 시절에 대한 추억이 담긴 이름이다.

아론 그라이딩거는 유대인으로 폴란드 바르샤바, 그중에서도 도둑과 매춘부가 극성인 가난하고 범죄가 많은 동네 크로크말나 가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아론 그라이딩거의 아버지는 랍비이고 어머니는 정숙한 부인이다. 아론 그라이딩거에게는 남동생 므와셰가 있다. 므와셰는 후에 아버지를 이어 랍비가 된다.

7, 8살 아론 그라이딩거 근처에 바셸레 부인(바샤 술디네르)과 젤리그 아저씨 부부가 살고 있다. 그들에게는 세 딸이 있는데 그중에 아론은 9살 쇼샤에게 관심이 있다. 1910년 경 쇼샤의 가족이 다른 구역으로 이사를 가기 전까지 아론과 쇼샤는 즐겁게 논다. 쇼샤는 백치미가 있는 소녀로, 배우는 것이 뎌뎌 학교에서 쫓겨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아론과 백치미 있는 쇼샤는 책 전반에 걸쳐 대비가 된다.

세계 1차 대전을 겪으며 폴란드의 크로크말나 거리의 사람들은 더욱 혹독한 가난을 경험한다. 아론 그라이딩거의 가족들은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간다. 그리고 쇼샤네 가족 및 크로크말나 가 사람들과 완전히 연락을 끊는다.

성인이 된 아론은 다시 바르샤바로 돌아온다. 바르샤바에서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번역 일을 하며 근근이 먹고산다. 아론은 작가클럽에서 활동하면서 25살 연상의 모리스 파이텔존 박사를 만나 호감을 갖고 교류하게 된다. 모리스는 아론에게 하이믈 첸트시너와 그의 부인 셀리아 첸트시너를 소개해준다. 그리고 미국에서 온 여배우 베티 슬로님과 그의 백만장자 동거인 샘 그라이만(나이가 많은 남자)도 소개해준다. 아론은 사람들 앞에서 얼떨결에 희곡 <루드미르 출신의 처녀>를 쓰고 있다고 말하고, 베티와 샘은 호기심을 갖고 희곡을 완성하라고 재촉한다. 베티는 그 희곡의 여주인공이 될 것이며, 샘은 공연장을 계약하고 모든 홍보를 맡고 금전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한다.

아론은 공산당원인 여자친구 도라와도 만나고, 셀리아 부인과도 만나고, 베티와도 만나 육체적인 관계를 갖는다. 어느 날 아론은 베티와 데이트를 하며 그가 어릴 적 살던 크로크말나 가에 간다. 20여 년 만에 돌아온 동네를 살펴보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쇼샤를 찾는다. 쇼샤는 크로크말나 가 7번지에 그대로 살고 있다. 아버지는 장의사가 되어 집을 나갔으며, 쇼샤는 영양실조와 병으로 9살 때와 키와 얼굴, 몸매가 거의 동일하다. 둘째 동생은 병으로 사망하였다. 셋째 동생 타이벨레는 정상적으로 성장하여 다른 동네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다. 아론은 쇼샤를 만나 다시금 사랑에 빠진다. 사람들은 그녀를 백치라고 했지만 아론에게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론은 자신의 하숙집과 쇼샤를 집을 오가며 생활한다.

한편, 독일의 나치당이 세를 확장하고 있고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폴란드 및 유럽에 퍼져 있다. 유럽 내 유대인에 대한 평도 좋지 않다. 폴란드 내 유대인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고자 하나, 미국인 이민 할당제가 있어 원한다고 다 미국으로 이민을 갈 수가 없다. 어느 날 샘이 위독하여 다급히 아론을 부른다. 그리고 샘은 아론에게 베티와 결혼을 하여 미국에 같이 가달라고 부탁한다. 금전적인 지원도 해줄 것이며, 쇼샤도 하녀라는 명목으로 미국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해 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아론은 거절한다. 마음 한편에 쇼샤가 있기 때문에 베티와 거짓으로 결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론은 실제로 쇼샤와 결혼한다. 샘과 베티가 떠난 폴란드에서 아론은 다시 가난에 빠진다.

어느 날 베티가 아론을 찾아온다. 폴란드에 전쟁이 시작될 거라며 유대인이 폴란드에 남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베티는 샘도 죽고 자신에겐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자신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자고 말한다. 그러나 아론은 역시 거절한다. 베티는 자존심에 폴란드에 친척을 보러 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아론을 보기 위해 미국에서 폴란드로 온 것이다. 아론은 뒤늦게 이를 깨닫지만 베티를 다시는 보지 못한다. 먼저 알았다고 해도 쇼샤를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시간은 흘러 아론은 미국에서 일을 한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를 여행한다. 어떻게 된 일일까.

아론은 쇼샤를 쇼셀레라고 부르고, 쇼샤는 아론을 아렐레라고 부른다. 서로의 애칭이 귀엽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연상의 여인들과 육체적인 사랑을 나눈 아론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어린 아이 같은 쇼샤를 버리고 떠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리고 약혼을 깨지는 않을까, 결혼을 깨지는 않을까, 홀연히 짐도 챙기지 않고 베티와 떠나지는 않을까.

쇼샤는 알 수 없는 것들을 보고 상상한다. 흡사 정신병 같기도 하고 실제 귀신을 보는 사람 같기도 하다. 행동도 너무 굼뜨고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말을 알아듣기도 힘들다. 그녀의 동생 타이벨레까지 쇼샤와 결혼하는 아론을 이상하게 쳐다본다. 나 역시 아론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금전적인 지원을 받으며 타국에서 편하게 원하는 글을 쓰고 살 수도 있을텐데, 굳이 전운이 감도는 곳에서 백치의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모시며 힘들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랍비인 아버지를 둬서일까 어릴 적부터 받았던 교육때문에 약속을 깰 수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진지하게 쇼샤를 사랑해서 진실로 그녀를 지켜주고자 한 것일까. 아론은 쇼샤와 결혼생활을 하면서 다른 여인도 만나고 하숙집도 처분하지 않았는데...이 소설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그대로 그린게 맞나보다.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는 실제 랍비의 아들로 태어나 전통적인 유대식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로 많은 유대인 친구과 가족의 죽음을 목격하고 회의론자로 남았다고 한다. <나는 내 형제에게 일어난 일 때문에 하나님에게 화가 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쇼샤>의 아론도 랍비 집안의 장남이지만 유대인답지 않게 현대 독일인처럼 꾸미고 다닌다. 그렇지만 겉은 신식독일인처럼 꾸미고 다니지만 속은 어쩔 수 없는 독실한 (아버지처럼 약속을 지키는) 유대인일 수 밖에 없나보다.

(빛소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감상문입니다.)



h*****3 2022.12.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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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샤 _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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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모든 사물과 인간의 본성은 동기와 언어로써 표현될 수 있다고 한 것은 누구인가? 나는 오랫동안 문학이 단지 사실을 묘사하거나, 또는 인물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게 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설 속의 모든 동기는 분명하거나 잘못된 것이다.     이 책을 거의 다 읽어갈 무렵부터 든 의문은 '이 책의 제목이 왜 쇼샤일까?'였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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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모든 사물과 인간의 본성은 동기와 언어로써 표현될 수 있다고 한 것은 누구인가? 나는 오랫동안 문학이 단지 사실을 묘사하거나, 또는 인물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게 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소설 속의 모든 동기는 분명하거나 잘못된 것이다.  

 


이 책을 거의 다 읽어갈 무렵부터 든 의문은 '이 책의 제목이 왜 쇼샤일까?'였다. 사실 쇼샤는 작 중 인물들 중에서 그다지 중요하게 위치하지 않는다. 주인공 아론 그라이딩거(아렐레)가 갖는 선택적 갈등의 한 축일 뿐이다. 쇼샤는 아렐레와 비슷한 또래로 어릴 때부터 학습부진아였고 삼십대가 되도록 지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여전히 미숙한 여성이다.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과 아렐레에 대한 지순한 사랑을 지켜왔기 때문에 작가는 이 여성의 이름을 제목으로 택한 것인가?   

 

 

 

 

율법에 따라 성장한 유대인 청년은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율법에 어긋나는 많은 것들을 경험한다. 시온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책을 비롯해 금기시했던 책들을 탐독했고, 혁명에 따른 새로운 이념과 개념들을 닥치는대로 받아들였다. 그 시간 동안 유년 시절을 함께 했던 많은 소년들이 전쟁터에서 죽었고, 그의 고향은 온갖 이념들로 뒤섞였다. 글을 쓰지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아렐레는 이십 대에 이미 자신이 노인이 된 것처럼 느꼈다.  


물이 흐르듯 청년이 삼십 대가 되어가는 동안 히틀러는 빠른 속도로 독일의 통치자가 되어 영향력을 확장했고, 러시아에서는 숙청을, 폴란드에서는 군부 독재가 시작됐으며, 미국에서는 이미 이민 할당제를 시작했다. 아렐레는 물리적으로 꼼짝 못하게 되었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언어와 문화 속에 갇혀버렸다. 아렐레의 이삽십대를 지켜보자면 그가 정서적으로 사면초가에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종교적으로도, 작가로서도, 경제적으로도. 그래서 히틀러의 학살이 점점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쇼샤와의 동반 죽음 외에는 그 어떤 다른 것도 생각하지 않는, 그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ㅡ 


공산주의자 도라, 아렐레 미래의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베티, 그의 육체적 갈망을 채워준 테클라, 모성애같은 사랑으로 청년을 보호해준 셀리아. 그들과 육체적 사랑을 나누면서 근원을 알 수 없는 갈망을 순간순간 해소한 아렐레는 행복에 대해 자문하지만 어떤 대답도 찾지 못했다.  


도라는 세상을 보다 나은 것으로 만들고자 혁명을 했고, 베티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역할을 필요로 했고, 셀리아는 감각과 전율을 추구했고, 테클라는 그저 제 할 일을 함으로써 뭔가를 원하기 보다 주고자 했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늘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랑을 했던 아렐레가 선택한 여자는 백치에 가까운 쇼샤다. 마치 이십 년 세월을 건너 뛴 듯 한결같이 아렐레의 곁에 있었던 것처럼 너무나 말끔한 모습으로 너를 기다려왔다고, 네가 없는 동안에도 너를 사랑했다고 말하는 그녀. 아렐레가 앞선 여성들의 피보호자 입장이었다면, 쇼샤에게는 완전한 보호자 역할을 해야 했다.  


ㅡ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도 아렐레가 쇼샤를 선택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외관상으로 보이는 지적.육체적인 미숙함 때문이 아니라 그가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을 하지만 독자인 나에게는 그의 사랑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쇼샤와의 재회가 마치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었던 그에게 운명적 사랑이며 이것이 곧 자신의 미래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나에게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었다. 이는 앞서 맨 처음 가졌던 의문에 닿아있다. 왜 쇼샤인가? 


재회 후 추억과 감정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보듬는 두 사람. 그런에 이들은 늘 삶이 아닌 죽음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들은 자기의 죽음에 서로를 동반자로 삼으려고 한다. 쇼샤는 죽을 거면 자기를 데려가라고 하고, 아렐레는 자기의 죽음에 데려가겠다고 한다. 이것이 과연 이십 년 만에 만나 격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연인이 나눌만한 대화인가? 아렐레는 혼란스럽고 엉망진창인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 즉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죽음 외에는 벗어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뇌는 아렐레만의 것은 아닐 터다.  


ㅡ 


개인적으로 이 소설은 작가의 서술에서보다 등장인물의 대화에 핵심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파이텔존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실패하는 이유는 부패하기 때문이고 그로인해 인간은 우상숭배를 하며 각기 다른 형태의 신을 창조하기 마련인데, 유대인만이 영원한 신을 믿음으로써 세계로부터 미움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엘빙거의 말을 통해 당시 유대인의 사회적 위치와 그들이 자부하는 민족성과는 별개로 아웃사이더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불안감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도라와 베티의 짧은 대립을 통해 볼 수 있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까지.  


트로츠키주의, 스탈린주의, 시온주의, 유대인동맹, 수정주의 등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아렐레는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알 수가 없다. '세상은 너무도 많은 신비로 가득 차 있다'는 어머니의 말은 그에게 어떤 위안도 주지 못한다. 수용소에서 참혹하게 죽어가는 유대인들과 이념 때문에 죽어가는 젊은이들, 그리고 백치라고 무시당하는 쇼샤. 신은 이토록 약한 자들을 버려둔 채 어디에 있는 것일까. 


쇼샤와 결혼함으로써 아렐레는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된다. 그는 자신이 내린 결정이 그가 내린 것이 아니라 자신을 대신한, 어떤 알지 못하는 힘에 의한 것이라고 느끼는데, 아마도 우리는 이처럼 후회, 무책임, 회피 앞에서 운명이라는 핑계를 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ㅡ 


나는 연달아 두 번이나 읽은 이 소설이 전혀 '순수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고 읽혀지지 않는다.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처절하게 인간다운 삶을 갈구하는 한 청년의 몸무림이자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유대인들이 공산주의자들에게도 자본자의자들에게도 파시스트에게도 속하지 못하고 있다는 베티의 말처럼 어딘가에 발을 딛지 못하고 부유하는 삶이 얼마나 많은가.  


아렐레는 스탈린과 히틀러같은 압제자만이 인류의 비극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대중의 다수가 살인과 약탈, 강간을 저지르고 있으며,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명망있는 지도자들 역시 각자의 명분으로 이러한 범죄를 정당화하고 있음을 일갈한다. 즉 쇼샤를 백치라고 비웃고 손가락질하며 모욕을 주는 대다수의 사람들 역시 그러한 압제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얘기하면서 동시에 도라를 통해 인간은 어떤 희생도 무마할 수 있는 '대의'라는 명분으로 얼마든지 이율배반적인 존재임을 얘기한다. 


ㅡ 


처음으로 돌아가서 나 스스로에게 던진 의문에 대해 내가 찾은 답은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이를 관조하는 아렐레의 시선에 있었다. 사상과 이념, 이상과 현실, 선과 악, 지배자와 피지배자, 독재와 혁명, 자유와 억압 등을 놓고 대립하는 인물들을 회의와 허무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렐레가 추구하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아닌 본질적인 순수이며, 인간이 가진 기쁨과 사랑과 슬픔과 두려움과 불안을 거짓과 가식 없이 그대로 드러내는 쇼샤에게 투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정리한다.


유대인을 비롯한 인류에게 가해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잔혹하고 비극적인 고통은 왜 있어야 할까? 지금 이 시각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동안 신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살아남은 아렐레,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여전히 그 해답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신은 무엇으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인간은 무엇으로 존재하려고 하는지.   

 

 

 

 

y******n 2022.12.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