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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로 읽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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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은 계몽사 세계문학전집에서 시작되었다. 지금도 각 대륙, 국가별로 나뉘어져 가지런히 꽂혀 있는 빨간 책등을 바라보면 가슴이 설렌다. (p.7 초판 서문)   어릴 적 우리 집에도 세계문학전집이 있었다. 저자가 봤다는 계몽사판은 아니었지만 아동 필독서와 여러 위인전들, 아문센 탐험기, 히말라야 정복기같은 비문학 작품도 수록된 괜찮은 전집이었다. 초등학생 시절 몇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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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은 계몽사 세계문학전집에서 시작되었다. 지금도 각 대륙, 국가별로 나뉘어져 가지런히 꽂혀 있는 빨간 책등을 바라보면 가슴이 설렌다.

(p.7 초판 서문)

 

어릴 적 우리 집에도 세계문학전집이 있었다. 저자가 봤다는 계몽사판은 아니었지만 아동 필독서와 여러 위인전들, 아문센 탐험기, 히말라야 정복기같은 비문학 작품도 수록된 괜찮은 전집이었다. 초등학생 시절 몇 번씩 읽고 또 읽은 그 책들 덕분에 나는 꽤 똑똑한 어린이 행세를 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내 눈을 사로잡은 이야기들은 역시 말랑말랑한 동화들, 왕자 공주 이야기였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도 동화는 여전히 재밌었지만 몇 가지 의문이 생겼다. 동화 속 나라들은 얼마나 작기에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를 며칠 만에 온 나라의 아가씨들이 신어볼 수 있었을까? 왕자는 왜 말 한마디 안 나눠본 공주와 결혼하는 걸까?

궁금하긴 하지만 어디 물어보긴 애매한 질문들. 그저 나라가 무척 작았나보다. 또는 공주가 엄청 예뻤나보다 하고 짐작할 뿐이었다. 나는 동화 속 왕자와 공주를 생각하기에는 너무 바쁜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도 동화 속 왕자와 공주를 잊지 않은 사람이 있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의 저자 박신영.

그는 어릴 적, 동화를 보면 이야기 그 자체보다 이야기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이나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이 더 궁금했다고 한다. 그래서 문학과 역사를 공부하고 책도 썼다. 지금은 후속작인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까지 냈으니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는 저자의 첫 책이자 성공적인 덕질의 결과물인 셈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많이 알려진 27편의 문학작품을 4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1. 세계사의 악당, 조연, 그리고 마녀

2. 잘난 영웅, 억울한 영웅, 이상한 영웅

3. 욕망이라는 이름의 역사

4. 역사는 비슷한 운율로 반복된다.

 

1부 제목부터 심상찮다. ‘악당, 조연, 그리고 마녀라니. 그동안 한 번도 주목받아본 적 없는 엑스트라들이 주인공으로 격상되었다.

첫 이야기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에서 저자는 백마 탄 왕자가 작은 나라의 차남이하 아들이라 물려받을 왕위도, 영지도 없는 사실상 백수라 조건 좋은 공주를 찾아 떠돌아다니는 거라며 뽀샵된 동화의 환상을 깬다.

1부에서는 악인에 대한 재평가도 이루어진다. 저자는 공주를 괴롭히는 나쁜 왕비를 변호하고, 세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 악당으로 그려진 샤일록의 억울함도 풀어준다. 당시의 유대인은 토지를 소유할 수도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도 없어서 금융업에 종사했을 뿐인데 세익스피어가 너무 했다고 말이다.

 

그들이 위대한 연인의 대명사가 된 것은 사랑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교황과 황제가 지배하는 중세적 질서, 자식의 인생길을 정해주는 가장인 아버지의 질서에 저항하여 개인의 권리를 외친 각성한 인간이었다. , 로미오와 줄리엣은 자신들의 시대가 안고 있는 그릇된 질서에 문제를 제기하고 스스로 선택한 뒤 행동할 수 있는 인간이었다.

(p.102)

 

2부 잘난 영웅, 억울한 영웅, 이상한 영웅 편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등장한다.

로빈 후드, 잔 다르크, 돈 키호테, 해리 포터와 함께. 다른 인물들이야 고대의 영웅 신화와 형태는 조금 달라도 영웅으로 볼 수 있겠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은 정말 의외였다. 이 작품은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도 들지 못하는 그저 철부지 10대의 사랑이야기가 아닌가. 이렇게 겉만 보고 판단하는 내게 저자는 사랑 이야기 속의 시대적, 사회적 배경을 찾아 그들의 행동이 중세 이탈리아에서 얼마나 시대를 앞서가는 혁명적인 사건이었는지 설명한다.

 

미국 독립 혁명이나 남북전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낭만적인 혁명과 자유, 정의의 이미지로만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의 역사를 한 꺼풀 들추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미국 독립 혁명은 영국의 귀족 및 자본가들과 미국의 신생 엘리트 및 자본가들 간의 이권 대립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어른이 되어 소공자읽기가 재미난다는 말을 맨 앞에 했다. 서로를 죽을 듯이 미워하는 영국 귀족과 미국 잡화상 주인은 바로 미국 독립전쟁이라는 역사의 링에 선 대표 선수들인 셈이다.

(p207)

 

3부 욕망이라는 이름의 역사에서는 빨간 구두’, ‘왕자와 거지’, ‘소공자’, ‘소공녀등을 재해석한다.

이 중에서 가장 반가웠던 작품은 소공자. 오래 되었지만 워낙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아직도 세드릭이 홉스 아저씨 가게의 비스킷 박스 위에 앉아 있던 장면까지 생생히 기억한다. 하지만 알지도 못했던 부자 백작 할아버지에게 작위와 재산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왜 세계명작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당시에 읽던 어린이용 세계 명작은 대부분 교훈을 담고 있었고, 읽은 다음에는 배울 점이 뭔지 생각해보는 게 순서였다. 그런데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착한 일을 많이 해도 돈 많은 백작 할아버지가 생기지는 않을 테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닌가.

다행히 저자는 소공자를 마른 꽃잎처럼 줄거리로만 기억하는 내게 당시 미국과 영국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며 미국의 잡화상 아저씨와 영국의 백작 할아버지를 미국 자본가와 영국 자본가의 대표이자 독립전쟁의 두 주체로 설정하여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학교 지붕에서는 비둘기가 낮은 소리로 꾸르륵 꾸르륵 울었습니다. 나는 그걸 들으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비둘기까지 독일어로 울어야 할지도 모른다.’

...

그리고 아메르 선생님은 이번에는 프랑스어에 대해서 말하였습니다. 프랑스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정확한 말이란 것과, 이 말을 잘 지켜 결코 잊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p.246~248 )

 

4부 역사는 비슷한 운율로 반복된다에 등장하는 마지막 수업의 일부이다.

일제 강점기 우리말과 글을 빼앗겼을 때를 떠올리게 하는 이 애틋한 작품에 저자는 의문을 품는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알자스 로렌지방은 오랫동안 독일 영토에 속해있어서 주민들이 독일어와 독일 풍습에 더 익숙하다고.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란 없고, 모든 모국어는 전부 아름답다고. 그러니 프랑스 극우파 작가의 소설에 더 이상 속지 말라고 강조한다.

마지막 수업뿐이랴. 저자는 독자들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 이상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안네의 일기때문에 유대인만 나치 독일에 희생당했다고 오해하지 않기를, ‘엄마 찾아 삼 만리를 읽을 때는 지금도 어디선가 울고 있을 수많은 마르코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이다.

 

해묵은 이야기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고자 저자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던가. 책 뒤쪽의 참고문헌만 헤아려도 117권이다! 저자의 이런 치열함 덕분에 명작동화 속 박제된 왕자와 공주들이 각자의 시대를 뜨겁게 살다간 진짜 사람이 되었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부제: 명작동화 속에 숨어 있는 반전의 세계사.

제목만 봐도 읽고 싶어지는 책이지만 짧은 동화 속에 얽히고설킨 역사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래도 친숙한 동화를 기본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덕에 파편으로만 기억되던 세계사 퍼즐이 조금은 맞춰지는 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s*****e 2023.01.31. 신고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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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화에는 진실이 섞여 있다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모든 동화에는 진실이 섞여 있다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내용보기
최근에 본 영화 '트롤의 습격'에서 아버지는 딸에게 이런 말을 한다. "모든 동화에는 진실이 섞여 있는 거 알지?" 모든 동화 뿐만 아니라 모든 신화, 모든 이야기에는 진실이 섞여 있다.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이야기들은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면이 있다. 마법과 요정, 괴물들과 영웅들, 오히려 그러한 면 때문에 이야기들은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덕
"모든 동화에는 진실이 섞여 있다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내용보기

최근에 본 영화 '트롤의 습격'에서 아버지는 딸에게 이런 말을 한다.

"모든 동화에는 진실이 섞여 있는 거 알지?"

모든 동화 뿐만 아니라 모든 신화, 모든 이야기에는 진실이 섞여 있다.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이야기들은 과장되고 비현실적인 면이 있다. 마법과 요정, 괴물들과 영웅들, 오히려 그러한 면 때문에 이야기들은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어떤 진실을 눈치채지 못하게 감출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는 그 감춰진 진실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보물찾기다.

 

첫 번째 이야기 '제우스는 왜 바람둥이일까'는 나 역시 전부터 불편한 부분이었다. 그리스신화에서 최고신 제우스는 다른 여성을 임신시켜서 신들을 만들고 이야기를 확장한다. 나쁘게 말하면, 그리스신화는 막장 드라마고, 제우스는 납치 간간범이다. 그런데, 미투 운동으로 제우스가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면 억울할 수 있음을 알았다. 엄밀히 말하면, 제우스는 이용당한 것이다. 그리스인들(프로메테우스의 손자인 헬렌을 시조로 모신 헬레네민족)은 여러 지역을 정복하면서 그 지역의 신들을 흡수하는 방식을 제우스와의 결합으로 정당화했던 것이다. 정복당한 쪽에서는 일종의 역사왜곡? 아니 신화왜곡이었을까? 

그리스에서 시작한 유럽문명의 근원은 크레타에, 크레타 문명의 근원은 오리엔트에 있다고. 그래서 바람둥이 제우스는 소로 변신해서까지 페니키아 인간 여성을 납치해야 했다. (21쪽)

제우스가 납치한 페니키아 공주 에로우페Europe는 유럽문명의 어머니가 되었단다. 시작부터 좀 쎄하다. 참고로 이 책은 유럽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 한 권으로 그리스신화부터 중세, 대항해시대, 산업혁명, 세계대전, 근대화까지 유럽의 역사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동화는 재밌고 흥미로울 수 있어도 그 뒤에 감춰진 진실은 불편하고 어두울 수 있으니까. 전작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를 읽은 독자들은 알겠지만, 이 책 역시 동화와 문학 속에 담긴 환상을 파괴할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으려면 그 정도 희생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파괴 그 너머에 있는 진실을 볼 준비가 된 독자라면 흥미진진한 책일 것이다.

 

기원전 800년에 시작한 로마는 200년경 최대 영토가 된다. 지중해는 로마의 호수가 되었고 라인강과 도나우강까지 이른다. 그런데 로마는 경계선을 중요하게 생각했단다. 그래서 그 때 만든 선들 중에 유명한 것이 게르마니쿠스 방벽과 하드리아누스 방벽이다. 로마는 왜 그렇게 선에 집착했을까? 선 안쪽은 우리 편, 문명인이 살고 바깥쪽은 적, 괴물, 야만인이 산다는 편견은 지금도 유지되는 것 같다. 현재 유럽은 로마의 후예이고, 대항해시대에도 선긋기는 확실했다.

게르만족의 이동으로 로마 제국은 멸망한다(476년). 중세의 시작이자, 선 안의 문명(로마)과 선 밖의 문명(게르만)의 융합의 시작이다. 북쪽 유럽은 곡식을 주식으로 하기에는 어려운 기후다. 그래서 그 지역 사람들은 주로 돼지를 먹었다고 한다. 돼지들을 숲으로 몰고 가 도토리를 먹였다고 한다. 신기하다. 돼지가 도토리를 먹다니. 소세지와 햄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됐나보다.

유럽 왕실이나 귀족들의 문장을 보면 사자가 많이 보인다. 힘과 권위의 상징인데, 뭔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것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았다. 사자는 십자군전쟁 때 유럽인들이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차용한 것이었다. 그렇게 유럽에 대한 환상이 조금씩 깨졌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부모가 아닌) 산타클로스가 주는 이유는 충격이 컸다. 자식들의 가출을 막기 위한 대안이 산타클로스였다니? 중세 유럽의 도제 풍습으로 이어진다는 게 신기하다.

한편, 800년 크리스마스, 교황 레오 3세는 (게르만족이 세운 프랑크왕국의) 카룰루스대제에게 로마 황제의 대관식을 치러준다. 이 사건은 로마가 4세기에 크리스트교를 국교로 삼은 이후, 새로운 서로마제국의 시작이다(서로마제국에서 분열된 신성로마제국은 1806년까지 이어진다). 

 

로마의 선긋기는 유일신인 크리스트교와 궁합이 맞았을 것이다. 권력자들은 선 밖의 적, 괴물, 악마가 필요했을 것이다. 선 밖의 것들은 곰과 마녀였다. 그래서 마녀는 선 밖인 숲 속에 살 수 밖에 없었고, 곰들은 포교의 명분으로 사냥당했다. 

 

상공업과 도시의 발달, 브루주아들의 출현은 유럽 대중들에게 '자유'를 맛보게 한다. 그렇게 중세는 무너지고 있었다. 그 무렵, 계급의 충돌은 종교혁명과 대항해시대로 넘어간다.

작가는 '오셀로'를 통해 15~16세기 해양 패권이 이동하는 대항해시대의 역사(베네치아->포르투갈과 에스파냐->잉글랜드)뿐 아니라, 오셀로가 왜 무어인 남자여야 했는지 그 이유와, 오셀로가 죽인 아내의 아버지의 말에서 여성 혐오까지 찾아낸다. 또한 '제인 에어'에서 중요한 역할이 아닌 로체스터의 부인 버사 메이슨을 주목한다. 버사는 영국 식민지인 서인도제도 자메이카의 농장주 딸이었다. 결국, 식민지에서 태어난 버사는 영국 출신인 제인 에어의 행복을 위해 희생된 꼴이었다. 아, 중학생 때 읽은 명작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대항해시대에 접어들면서 잉글랜드의 활약(?)이 돋보인다. 강국 에스파냐를 물리치고 서인도제도 식민지를 차지하기 위해 해군이 해적으로 활동하도록 허용했다는 건 그 이후 잉글랜드, 즉 영국의 번영 뒤에 감춰진 여러 악행들 중 하나일 것이다.

영국에서 철도 미스테리 소설이 많은 이유를 마주보는 폐쇄적인 객실이라는 게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관련되어 문고판의 인기와 철도시는 정말 신선했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이 남북전쟁을 일으켰다구? 당시 미국 남부와 북부의 상황을 비교하며 이 책이 일으킨 충격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노예 탈출을 돕는 지하철도 조직 포함).

'쾌걸 조로'를 통해, 캘리포니아가 에스파냐로부터 독립한 맥시코의 영토였음을 알 게 되었다.

영국을 포함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미친 티파티'가 끝나갈 즈음, 시작된 1차 세계대전을 통해 말의 수난사의 끝부분에 이런 문장이 있다.

전쟁을 비롯한 모든 사회구조적 폭력은 이렇게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다른 존재로 규정하여 차별하는 데서 시작된다.  (350쪽)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책이다. 전작과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내용은 더 깊었다. 엄청난 참고 문헌 목록을 봤다. 디테일이 대단하다. 주목받지 않았던 아웃사이더들과 사소한 부분을 파고들어서 역사와 연결시키는 능력은 대단하다. 마치 탐정같다.

 

역시, 그동안의 환상이 깨졌다. 전에는 그게 불편했다. 난 아름답고 멋진 것만 기억하려고 했는데. 그런데 환상들이 조금씩 깨지고 파괴되면서 그 덕에 나는 조금 더 성숙해지고 시야가 넓어진다는 걸 알았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역사 그 너머에 있는 진실을 보고 싶다.

이 책의 서문 제목이 마음에 든다.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서문 끝부분에 이런 문장이 있다.

세상에는 권력을 가진 쪽이 기록한 역사 외에 다른 역사도 늘 있었다. 오늘날의 세계 질서가 이렇게 짜인 것은 필연적이지도 않고 당연한 결과도 아니었다. 그러므로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위의 문장을 읽으면 왜 역사 그 너머를 봐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고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으니까. 감춰진 다른 이야기 속에 진실이 더 많이 섞여있을 것이다. 선택지가 많아지면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덜 차별받을 것이고 폭력에 덜 시달릴 것이다. 강자들의 선긋기에 덜 희생당할 것이다. 결국, 더 자유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눈에 보이고 알려진 부분과 눈에 잘 안보이고 감춰진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의식과 무의식처럼. 영화 '트롤의 습격'에서 아버지는 딸에게 또 이런 얘기를 한다.

"'눈에 보여야 믿는다' 그렇게들 말하지? 실은 그 반대야. 믿어야 비로소 보이지. 볼 수 있겠니, 노라야?"

이 책은 감춰진 역사들이 존재했음을 알려준다. 만약 이 진실을 잊고 산다면 그건 이 세상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사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런 진실을 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힘들다. 그런데 이 책은 잘 알려진 동화와 명작을 통해 나름 재밌게 그 진실을 눈 앞에 보여준다. 작가가 차려준 밥상을 수저를 들고 먹으면 된다. 그런데 그 밥상이 마냥 맛있지는 않다. 씁쓸하고 시큼한 진실을 삼켜야 할 수 있으니까. 어쩔 수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이 있다. 그럼 이 책은 쓴 책인가? 하여튼, 이 책을 잘 씹어서 소화시킬 수 있다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책임을 분명하다.

알려지지 않은 다른 역사, 다른 과거가 존재했다는 진실을 믿는다면 노라처럼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과거가 달리지면 당연히 현재도 달라진다. 전과 같은 세상일 수 없다.

k***5 2022.12.31. 신고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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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을 통해 서양의 역사와 문화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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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동화 속에 숨어 있는 반전의 세계사’라는 부제의 이 책에서는 문학 작품을 통해서, 서양의 역사와 문화를 짚어보고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읽었던 한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을 토대로, 작품 속의 세계가 어떤 역사적 배경에서 출현했는가에 긍금증을 가지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 작품들을 읽으면서 ‘스토리 전개보다 늘 역사나 배경이 되는 다른 이야기가 더 궁금’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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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동화 속에 숨어 있는 반전의 세계사라는 부제의 이 책에서는 문학 작품을 통해서서양의 역사와 문화를 짚어보고 있다저자는 어린 시절 읽었던 한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을 토대로작품 속의 세계가 어떤 역사적 배경에서 출현했는가에 긍금증을 가지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그 작품들을 읽으면서 스토리 전개보다 늘 역사나 배경이 되는 다른 이야기가 더 궁금했기에이 책을 저술할 수 있었다고 한다그리고 성장하면서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스스로 다른 책을 찾아 읽으며 어릴 적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대체로 어린이를 위한 문학 작품들은 내용을 축약할 뿐 아니라교훈과 재미를 배가시키는 방향으로 편집이 이뤄지기 마련이다그래서 나중에 축약되지 않은 원본을 읽어보면어린 시절 읽었던 작품의 기억과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저자 역시 성장해서 원작을 읽으면서 자신의 기억과 다른 내용에 대한 당혹감을 간혹 토로하고 있다아마도 저자는 서양사와 서양의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듯이 책에서 주로 다뤄지는 작품들은 유럽과 미국 작가에 의해 저술된 것들이 대부분이다간혹 아주 드물게 콩쥐팥쥐’ 등의 한국 전래 동화가 거론되기는 하지만스토리가 유사하게 전개되는 신데렐라와 견주는 내용 속에서 언급될 뿐이다.

 

모두 4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이 책의 목차는 먼저 세계사의 악당조연그리고 마녀라는 1부에서 모두 6개의 주제가 다뤄지고 있다서양 동화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백마탄 왕자들은 장남이 아니기에 스스로 살 길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었다는 문화적 배경을 설명하기도 한다. ‘숲 속의 괴물은 결국 공동체에서 소외된 존재들이 머무는 공간으로서의 숲과 이들의 기피하는 문화가 만들어낸 형상이라는 것도 흥미롭게 다가왔다이밖에도 피리 부는 사나이의 존재와 의미는 물론이고, ‘빨간 머리가 차별의 상징이었던 문화적 배경도 설득력이 있게 서술되고 있다. ‘마녀 왕비의 형상 역시 남성 중심의 문화 속에서 만들어낸 여성을 차별하는 문화적 기제였으며중세부터 유렵 사회에서 만연했던 유대인에 대한 차별이 베니스의 상인이라는 작품에서 샤일록의 형상으로 등장했다고 설명한다즉 작품 속에서 마녀 혹은 악당으로 등장하는 형상들은 당대의 문화가 만들어낸 이미지이며그것이 오랫동안 유럽 문화에서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왔다는 것을 밝혀내고 있다.

 

잘난 영웅억울한 영웅이상한 영웅이라는 제목의 2부에서는우리에게 익숙한 로빈 후드를 비롯한 작품에 등장하는 영웅들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두 집 안의 갈등 속에 끝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에는 카톨릭과 개신교 사이의 갈등이 전제되어 있으며, ‘노틀담의 곱추로 잘 알려진 파리의 노트르담에서 지고지순한 인물로 형상화된 콰지모도를 통해 장애인이 천시되던 당시의 문화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이밖에도 잔 다르크나 드라큘라돈 키호테와 삼총사그리고 근래에 발표된 해리포터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관심은 작품에 등장하는 모티프들이 서양의 문화와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풀어내는데 많은 관심이 할애되어 있다작품 속 영웅의 형상에만 주목하지 않고그들의 형상 속에 담겨있는 문화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하겠다.

 

3부에서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역사를 통해서 모두 6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마지막 4부에서는 역사는 비슷한 운율로 반복된다라는 제목으로 7개의 주제들이 다뤄지고 있다적지 않은 작품들에 등장하는 소재들에 관해서 문화와 역사를 살펴 그 배경을 읽어내는 작엄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실상 이 책에서 다뤄지는 작품들에 관한 내용은 그리 자세히 서술되지 않고 있지만저자는 이야기 속에 남겨진 역사와 사회의 모습을 탐구하는데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이해된다

 

이야기와 역사를 읽고 현실을 의식적으로 새롭게 이야기하는 힘으로 삶을 바꾸고 세상이 나아지는 데에 기여하고 싶다고 토로하는 저자의 언급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어떤 작품이든지 내용에 언급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설득력이 있게 설명되어야만 좋은 감상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그런 점에서 문학 작품에 담긴 소재들을 깊이 천착하여 다루고서양의 문화와 역사를 통해 그 의미를 풀어내는 저자의 관심이 도드라져 보였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i*****n 2021.09.30. 신고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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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보물창고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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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작가의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는 내 안주거리의 소재 중 하나다. 술을 마시다, 혹은 어쩌다 백마 탄 왕자들의 사연이며, 드라큘라 백작의 정체이며,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이며 등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궁금해하면(대체로 궁금해한다) 잘난 체 하며 “그건 말이지...”하며 책에서 읽은 걸 내 나름대로 윤색해 답을 내놓는다. 어떻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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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작가의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는 내 안주거리의 소재 중 하나다. 술을 마시다, 혹은 어쩌다 백마 탄 왕자들의 사연이며, 드라큘라 백작의 정체이며,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이며 등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궁금해하면(대체로 궁금해한다) 잘난 체 하며 그건 말이지...”하며 책에서 읽은 걸 내 나름대로 윤색해 답을 내놓는다. 어떻게 그런 걸 알고 있느냐고 하면, 책 얘기를 하기도 하지만, 어떨 때는 그저 의미심장한 미소만 짓기도 한다. 말하자면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은 내 이야깃거리의 보물창고 같은 책이다.

 


 

 

보물창고가 하나 늘었다. 이번에는 샤를 페로의 장화 신은 고양이에서 고양이가 장화를 사달라고 한 까닭을 제목으로 삼았다. 내용은 잘 알고 있는데, 한 번도 궁금해 하지 않았던 거라, 거기부터 들춰보게 된다. 아하! 그랬구나! 이야기는 그 이야기가 만들어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그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 역사를 담고, 그 이야기를 전하고, 듣는 이들의 계책과 마음을 대변한다. 무심히 읽고 넘어가버릴 수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거기에 담긴 무언가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박신영 작가는 여기서도 보여준다.

 

물론 단지 곰곰이 생각한다고 모든 걸 파악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크리스마스가 명절이 되었다, 금지되었다, 다시 세계인의 축제일이 된 사정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알 수는 없다. <오셀로에서 베네치아의 해군제독이 흑인으로 설정한 이유를 궁금해할 수는 있지만, 그걸 곧바로 설명해낼 수는 없다. 이야기에서 어떤 마녀는 처벌을 받는데, 다른 마녀들은 처벌받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선 시대에 대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바로 박신영 작가가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에 이어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에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그런 호기심과, 지식과, 통찰력 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그걸 독자들에게 재미있게, 설득력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글솜씨도.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은 여러 면에서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에서 후속작임에 분명하지만, 작가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심화편이다. 심화되었다는 것은 문제의식이 보다 날카로워졌다는 것이다. 그저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메신저가 아니라, 동화나 소설 등의 이야기 속에 숨겨져 있는 메시지를 자신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해석했다는 얘기다. 그건 그동안 자신의 생각을 많이 벼려왔다는 얘기이며, 그것 때문에 이 책을 더욱 신뢰할 수 있다. 자신이 담겨 있지 않은 남의 얘기만을 전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다른 이야기 속에 자신의 얘기를 일관되게 담을 수 있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 않다. 물론 이 책은 내 이야깃거리의 중요한 보물창고가 되겠지만, 함께 내 역사의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성숙시킬 책이라 믿는다.

YES마니아 : 로얄 n*****m 2022.11.24. 신고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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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와 역사]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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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지인으로 지난번에 애정을 담아 책을 읽었다면, 개정판을 읽을 때는 마음 단단히 먹고 독자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조언 다운 조언을 하고 싶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처음 읽는 듯 읽게 되더군요. 즐겁게 다시 읽고 개정 전 책도 다시 훑어보았습니다.  작가 지인 찬스로 개정된 부분이 표시된 책을 받았는데, 그 부분을 다시 보니 글이 작가와 떨어져 나와 더 완성된 느낌이 들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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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지인으로 지난번에 애정을 담아 책을 읽었다면, 개정판을 읽을 때는 마음 단단히 먹고 독자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조언 다운 조언을 하고 싶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처음 읽는 듯 읽게 되더군요. 즐겁게 다시 읽고 개정 전 책도 다시 훑어보았습니다.  


작가 지인 찬스로 개정된 부분이 표시된 책을 받았는데, 그 부분을 다시 보니 글이 작가와 떨어져 나와 더 완성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독립되어 있는 듯하여 좋았습니다. 차례만 읽어보더라도 조금 더 친절하고 단정적이지 않아 좋더군요.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일부 독특한 신선함이 걱정되었으나, 6년 만에 그 내용은 전혀 거칠지 않고 당연하다 생각하게 되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개정 전의  [백마 탄....]을 읽고, <겨울왕국>의 한스를 만났을 때 너무 웃겨서 나오자마자 작가에게 연락했던 기억이 납니다. <겨울왕국> 작가가 [백마 탄....]을 읽은 것이 아니냐고 말이죠.  이 책에 수록된 에피소드를 보고 또다시 즐거워지네요. 그렇다고 이 책이 마냥 좋지는 않습니다. 개정 전에는 '마지막 수업'으로 강한 배신감을 느끼게 만들더니, '칼레의 시민'의 감동까지 앗아가다니! 하지만 리슐리외경을 만나게 된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다음 책에도 꼭 깜짝 놀라게 해주세요!

책 상태는,
지난번 책과 이번 책을 비교해보니, 깔끔하게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보이지 않던 사진 도판을 없애고 지도와 가계도를 포함한 도표를 넣어 편집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책이 모든 이야기가 통일감 있는 편집이 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궁금한 이야기나 사진은 휴대전화로 검색해 보면 되니,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판형이 작아져 들고 다니며 읽기 편하더군요. 


그리고 대만 출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세계로 쭉쭉 뻗어 나아갑시다!!~

k******m 2019.09.07.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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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과 마녀 왕비의 누명이 벗겨지다(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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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어릴 때 TV에서 봤던 '말괄량이 삐삐'를 기억한다. 워낙 외모가 특이하기도 했지만 어른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그 당당함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빨간머리 앤'도 어릴 적 좋아하던 만화영화였다. 앤이 초록지붕에 이사온 후 평범한 일상은 조금씩 색다르게 변해갔다. 앤이 오솔길에 이름을 붙여준 후 그 오솔길은 특별해진다. 그리고 다이애나와의 우정도. 내 어릴 적 정서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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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어릴 때 TV에서 봤던 '말괄량이 삐삐'를 기억한다. 워낙 외모가 특이하기도 했지만 어른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그 당당함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빨간머리 앤'도 어릴 적 좋아하던 만화영화였다. 앤이 초록지붕에 이사온 후 평범한 일상은 조금씩 색다르게 변해갔다. 앤이 오솔길에 이름을 붙여준 후 그 오솔길은 특별해진다. 그리고 다이애나와의 우정도. 내 어릴 적 정서형성에 지대한 공헌을 한 건 삐삐와 앤이다.


 그런데 둘 다 '빨간머리'라는 걸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확인했다. 그리고 빨간구두, 마녀와 연관된 빨간색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빨간머리에 대한 편견 속에는 소수(약자)에 대한 다수(강자)의 박해(폭력)가 숨어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알고 싶지 않지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게 있다. 하지만 모르고 살아도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불편한 진실'이라고 부르곤 한다. 불편하고 불친절할수록 더 핵심과 진실에 근접한다. 반대로 편하고 친절하고 달콤할수록 우리는 핵심과 진실로부터 더 멀어진다. 편안한 변두리 인생을 살 것이냐, 진실의 쓴 맛을 보며 살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이다. 진실의 쓴 맛만 보며 살기는 힘들다. 편안한 껍데기와 불편한 알맹이를 둘 다 조금씩 경험해 본 뒤 그 사이 어디엔가 사는 게 보통 사람들이다.


 이 책에는 샤일록(베니스의 상인)과 마녀 왕비(백설공주)를 위한 변명이 들어있다. 변명을 들어보면, 이 둘은 그동안 참 많이 억울했었을 것 같다. 이제야 (이 오랜 시간 후에야) 한국의 어느 작가 덕분에 반론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유럽에서 유대인의 역사와 대항해시대를 알았다면, 그리고 농경사회에서 여성의 역할과 마녀 사냥의 역사를 알았다면, 우리는 샤일록과 마녀 왕비를 함부로 욕할 수 없을 것이다.


무서울 게 없는 사람은 잃을 게 없는 사람이고, 다루기 어려운 사람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다.


 책을 많이 읽어서 다양한 의견들을 접해 본 사람은 함부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좀처럼 권력자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역사는 반복되고 사람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끝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그저 동화에 얽힌 재미있는 역사쯤으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읽다보면 심각해진다. '아니 이런 불공정과 불평등, 말도 안되는 억지 폭력이 있었다니!' 분노조절 장애가 있으신 분은 주의할 책이다. 또한 사소해 보이는 사건을 파고들어 관련된 역사적 배경을 알려준다. 예를 들면 아래이다.


물론 헨리 8세는 종교개혁을 통해 원하던 이혼과 재혼을 했을 뿐만 아니라 카톨릭 교회와 수도원의 재산을 빼앗아 재정을 살찌우는 현실적 이익도 누렸다. 그래서 [왕자와 거지]에서 퇴락한 수도원의 자칭 대천사라는 노인이 헨리 8세에게 불만을 품고 아들인 에드워드 왕자에게 복수를 하려는 것이다.

(194쪽)


 [왕자와 거지]에서 수도원의 노인이 왕자를 죽이려는 이유를 따라가다 보면 헨리 8세와 여섯 명의 아내들, 영국 국교회(성공회)의 성립, 튜터 왕조까지 이어지게 된다.

 난 영국은 당돌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카톨릭에서 국왕의 이혼을 금지한다고 영국국교회를 만들어 종교적으로 독립한 일, 당시 강자였던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물리치고 해상주도권을 확보한 일, 그리고 프랑스와 100년 전쟁에서 패한 후 미련없이 유럽대륙을 포기하고 신대륙을 탐험하여 넓은 식민지를 건설한 일, 그리고 최근에 (무모하게) 브랙시스를 결정한 일 등을 보면 예전부터 '깡이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영국은 북유럽, 바이킹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개척정신이 강한 듯 하다.


 이런 식으로,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는 십자군 원정의 슬픈 사건으로 이어지고, '사랑의 학교'는 이탈리아 통일의 역사로 이어지고,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포르투갈이 브라질에서 저지른 사탕수수 농장 흑인 노예 착취로 이어진다. 또한 '빨간 모자'는 로마제국의 게르마니아 방벽으로 이어지고, '드라큘라'는 오스만 제국에 의한 동로마 제국 멸망과 십자군 전쟁의 최전선으로 이어지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교황당과 황제당의 갈등으로 이어진다. '돈 키호테'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무슬림 축출과 스페인의 남아메리카 진출로 이어지고, '소공자'는 영국과 미국의 독립전쟁으로 이어지고, '플랜더스의 개'는 자본주의에서 양극화의 불행과 네덜란드의 독립전쟁으로 이어진다.


 이런 식으로 이 책을 통해 이야기 속의 배경이 된 유럽의 역사를 살펴보면, 유럽의 중세와 근대초기까지 관통하는 건 '종교'라는 생각이 든다. 로마가 카톨릭을 받아들인 이후, 유럽에서 교황의 권위는 절대적이다. 교황과 대적할 권력은 황제 정도지만 결국 황제도 교황에 의해 임명되므로 교황이 유럽의 숨은 지배자였던 것 같다. 그러다가 루터의 반박문을 시작으로 거스를 수 없는 종교개혁의 물결이 유럽을 뒤덮친다. 결국 개신교와 카톨릭은 분리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럽에서 종교전쟁이 없었더라면 유럽의 북아메리카 진출이 늦어졌을 것이다.


 유럽은 종교 때문에 분쟁도 많았지만 그런 종교라는 공통된 분모가 있었기에 EU라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다. 카톨릭은 예전만 못하지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교황의 권위 역시 예전만 못하지만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종교분쟁을 겪으면서 유럽은 점점 국가의식이 확립되었다. 이 무렵 유럽은 답답한 중세에서 근대로 전환되고, 유럽대륙에서만 지지고 볶으며 살다가 전세계로 진출해 식민지 쟁탈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유럽은 참 재밌는 지역이다. 다투지만 극단적이지 않고, 명분을 찾아 왕들은 교황에게 잘 보이려고 하고 그 옛날 멸망한 '로마'라는 이름을 얻으려 목을 맨다.


 카톨릭을 비판한 신교는 전쟁을 벌여 자신들의 권리를 얻어내고 만다. 그리고 프랑스 혁명을 통해 왕과 왕비를 단두대로 처형해 버린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유럽 사람들은 혁명의 성공과 변화를 경험했다. 대단한 권력자도 일반 시민들에 의해 사라질 수 있음을 똑똑히 봤다. 그 이후, 권력자와 시민들의 관계는 예전 같지 않았을 것이다. 시민들은 신분제의 벽을 허물어갔고 점점 자유와 권리를 확장해갔다. 이것이 유럽의 우월성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절대 권력자인 교황을 깔끔히 무시해버리는 영국같은 나라가 있는 한 어떤 권력자도 눈치 안보고 유럽을 다스리지 못할 것이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두 번 세 번 읽을 때마다 다른 감흥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파리의 하수도 투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녀 왕비가 측은해 보이거나 샤일록이 불쌍하게 느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역사는 강자에 의해 각색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신데렐라'나 '마지막 수업'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역사는 이야기다. History is Story. 작가의 말이 맞다.


 그래서 더 정확하고 공정한 역사를 알려면 다양한 시선과 관점을 경험해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 감춰진 진실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그것을 도와줄 것이다. 이야기 속의 약자와 악인의 입장을 들려주고 역사적 사실로 그들을 대변한다. '균형'은 중요하다. 이 책은 이야기 속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금 평평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관점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이 책의 색다른 관점은 세상을 바꿀 수 있게 하는 씨앗이 될 것이다.


 살면서 강자의 폭력과 부당함에 시달릴 때 이 책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폭력과 부당함이 없더라도 이 책을 읽어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부당한 폭력과 차별에 대한 일종의 '백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강자들이 어떻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약자를 악인 또는 마녀로 만들었는지 이 책에 다양한 예시가 있다. 나만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게 아니었고 나만 억울했던 게 아니었다. 그리고 강자들은 무너지기도 한다. 이걸 아는 순간 공감과 연대의 에너지가 충전될 것이다. 더불어 부당함에 대한 저항 에너지도 충전될 것이다.


참고 문헌을 보고 놀랐다. 무려 117개다! 작가가 얼마나 공을 들여 책을 썼는지 짐작만 간다. 지도와 그림이 있어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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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의 꼽추]로 더 유명한 이 소설의 원제는 '파리의 노트르담'이다. 노트르담(Notre-Dame)은 '우리들의 귀부인'이란 뜻으로, 성모 마리아를 의미한다. 성모에게 바쳐진 성당은 다 노트르담 성당이라고 부르므로 노트르담은 어떤 특정한 성당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105쪽)


대개 서양의 중세는 로마제국의 멸망부터 르네상스까지 약 1,000년의 시기를 말한다. 1453년 오스만 제국이 동로마 제국(비잔티움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를 함락시키자 동방 무역로가 막힌 유럽의 국가들은 신항로를 찾아 나선다. 대항해시대가 시작되고 서구 위주의 근대세계가 형성된다. 이 소설의 배경인 1482년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하기 딱 10년 전이다. (107쪽)


거지 옷을 입고 세상을 떠돌아다닌 왕자도 몸소 믿바닥 인생을 체험했기에 억울한 백성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작가는 사람의 가치란 신분이나 재산, 입고 있는 옷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의 고통을 보고 공감하며 문제의식을 갖고 고치려 하는 순수하고 정의로운 마음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199쪽)


 영국에서 미국으로 신앙의 자유를 찾아 이주한 청교도들은 영국 국교회에 저항한 자신들의 존재를 새롭게 규정하기 위해 자녀 이름도 카톨릭교도나 영국 국교회 신도들과 다르게 지었다. 구교도의 신앙 대상인 성모 마리아는 기피 1순위 이름이었으며 스테판이나 카테리나 같은 가톨릭 성인들의 이름도 피했다. 그러다보니 주로 구약성경에서 이름을 따오곤 했다. 링컨 대통령의 이름인 에이브러햄(Abraham, 아브라함) 역시 당시 청교도 사이에서 유행하던 구약의 이름이었다. (254쪽)


 에스파냐 지배자들은 지금의 네덜란드, 벨기에 지역에 가톨릭을 강요하고 무거운 세금을 부과했다. 여기에 맞서 네덜란드는 16세기에 오라녜 공작 빌럼(영어로는 오렌지 공 윌리엄이라 한다)의 지휘하에 전쟁을 치르고 에스파냐로부터 독립한다. 이후 1830년, 신교국가인 네덜란드에서 가톨릭 신도가 많은 주는 벨기에로 따로 분리 독립했다. (273쪽)

k***5 2019.09.25.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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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궁금하지 않았을까 [역사-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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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와 ‘어떻게’를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선천적인 자질일까? 막무가내라고 할 정도로 받아들이는 데에만 익숙한 나로서는 작가가 지니고 있는 이 능력이 아주 대단해 보이고 나아가 부러움마저 생겨날 정도다. 이제는 너무 늦어 가질 수 없는 게 아닌가 싶은 마음마저 들고. 그렇다고 꼭 갖고 싶다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고 있는 동안 계속 이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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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와 ‘어떻게’를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선천적인 자질일까? 막무가내라고 할 정도로 받아들이는 데에만 익숙한 나로서는 작가가 지니고 있는 이 능력이 아주 대단해 보이고 나아가 부러움마저 생겨날 정도다. 이제는 너무 늦어 가질 수 없는 게 아닌가 싶은 마음마저 들고. 그렇다고 꼭 갖고 싶다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고 있는 동안 계속 이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으니.

 

동화 속 배경 이야기들. 알 만한 것도 있지만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참 몰랐던 게 많았구나 생각된다. 다른 사람들은 알고 있었을까? 나만 모르고 있던 내용이었나? 모르면서도 동화는 많이 읽었건만. 읽었어도 뭘 제대로 몰랐던 게 분명했건만. 순전히 권선징악이나 해피엔딩에만 마음 놓았던 것일 테지. 주인공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 내고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서. 이제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나는 왜 ‘왜’와 ‘어떻게’에 그리 관심을 못 가졌던 것일까. 이것도 소질이었을까?

 

어쩌면 그래서 시시했던 걸까? 동화를 보면서 이면에 깔린 내용에 대한 탐색을 전혀 하지 않았으니, 오로지 명확한 주제 한 줄에만 정리하고 말았으니, 이야기에 담긴 풍성한 배경을 파악하지 못했으니. 내게는 동화가 그저 도덕 책 내용을 몇 쪽으로 펼쳐 놓은 것에 불과했을 수도. 

 

재미있다. 유익하다. 작가의 이전 책에서도 그랬지만 이 책을 보면서 세계사 공부를 같이 했다면 내 어린 시절의 역사 공부가 그렇게 지겹고 지루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시험을 보고 싶다는 마음마저 들게 하다니, 대단한 글힘이다. 도움을 얻고 싶다는 학생이 있다면 바로 권하고 싶다. 이 책이 세계의 역사를, 인류의 본성을, 학문의 자세를 배우는 데 아주 쉽고도 흥미로운 길을 보여 줄 것이라고.         

 

읽고 알게 된 내용을 잘 기억하고만 있어도 아는 체 하고 싶을 때 꽤 유용할 것 같은데, 이것마저 갖지 못하고 있으니. 혼자서 책장을 넘길 도리밖에.

YES마니아 : 로얄 j***6 2023.11.26.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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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박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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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이랑 뭐가 바뀌었고, 뭐가 나아진 줄 잘 모르겠다. 그나마 변화가 절절이 느껴지는 부분은 초판의 표지보다는 조금 더 간결한 표지 정도. 즉, 작가가 개정판 서문에 밝히듯이 내용은 손보고 지도도 더 넣었다고 했는데, 원래 처음 냈을 때의 책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마 작가가 책을 펴내고 혼자만 아쉬웠던 어떤 부분이 마음에 걸렸었나보다. 뭐가 더 나아진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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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이랑 뭐가 바뀌었고, 뭐가 나아진 줄 잘 모르겠다. 


그나마 변화가 절절이 느껴지는 부분은 초판의 표지보다는 조금 더 간결한 표지 정도. 

즉, 작가가 개정판 서문에 밝히듯이 내용은 손보고 지도도 더 넣었다고 했는데, 원래 처음 냈을 때의 책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마 작가가 책을 펴내고 혼자만 아쉬웠던 어떤 부분이 마음에 걸렸었나보다. 뭐가 더 나아진 줄 모를 정도로 그냥 이 책은 좋다. 재미나고...심지어 교육적이기까지.


나는 원래 이 책을 지난 8월에 다 읽어낼 요량이였다. 

9월엔 언제나 그랬듯이 아름다운 문학의 세계로 퐁당 빠져야지 작정했었는데, 살다보니 마주하게 되는 이런 저런 일들 때문에, 거의 책의 마지막 챕터 정도에서 나는 책을 책상 한 구석에 던져 놓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다시 책을 드니...'플랜더스이 개'가 어느 나라 개였는지 나온다. 


이 책을 사 읽는 사람은 명작 동화나 소설 뒤에 숨겨진 우리의 어떤 역사들이 있는지 궁금해서 사 읽는 경우가 많을텐데, 뭐 나도 처음에는 그랬지만...덕분에 그 예전에 책으로 읽었는지, TV 만화로 보았는지 가물가물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들춰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새삼스러운 것이...플랜더스의 개, 부분에서 나는 조금 울었다. 


이 책의 의도는 상관없이, 아주 오래전 TV만화를 보던 어느 시간이 떠오르기도 하였고, 이제는 하늘나라로 가고 없는 세나가 생각 나기도 했기 때문이다. 


문학속의 이야기든, 역사속의 이야기든...이야기는 일단 재미있다.

이 책은 문학 속의 이야기와 역사속의 이야기를 잘 버무려져서, 앞으로 어떻게 독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하기도 하였다(초판 나왔을때). 두번째로 이 책을 읽으니...이야기 속의 플롯 뿐만 아니라 그 배경에 대해서 알고 독서를 하게 된다면 더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삶에 대한 애착이 너무 강해져버린 후에 읽게 된 것이 어쩌면 다행이다 싶기도하다. 


덧붙임. 

작가의 책들 중에 이 책이 가장 좋은 이유에 대해서, 작가가 한 번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처음 쓴 책이라서 아무래도 더 신경쓰기도 했겠지만...이 책이 출판되었던 2013년에 대비하여, 그 이후 나오는 책을은 조금씩 부담스러워지는 것 같다. 

내용이 진중하고 무겁다는 뜻이 아니라, 종종 Too Much한 주장과 '내가 옳고 너는 틀리다'라는 느낌이 종종 부담스럽다. 뭐, 그냥 이런 생각도 하는 사람이 있으니 참고삼으시길. 


이 책이 뛰어나지만, 이 책을 뛰어넘는 더더더 훌륭한 책을 기대해 본다. 요즘 트렌드는 쉼이고 힐링이라지만...이제는 중견 작가지만... 잠을 못자고, 밥을 굶더라도...쓰고 쓰고 또 쓰고 또 써서 더 훌륭한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과 우정을 담는다.


YES마니아 : 로얄 c******m 2019.09.05.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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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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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책들도 너무 재밌게 봤어서 이번 책도 너무 기대가 되네요 ㅎㅎ세계사에 어릴때부터 관심있어서 작가님 예전 책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책도 세계사 관련된 내용이라 벌써부터 설레요 ㅎㅎ 빨리 배송와서 읽어보고 싶어요!!다른 분들께도 꼭 추천드리고 싶네용 너무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못기다리겠어요.책 읽는게 이렇게 재밌는 것인지도 작가님 덕분에 알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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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책들도 너무 재밌게 봤어서 이번 책도 너무 기대가 되네요 ㅎㅎ
세계사에 어릴때부터 관심있어서 작가님 예전 책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책도 세계사 관련된 내용이라 벌써부터 설레요 ㅎㅎ 빨리 배송와서 읽어보고 싶어요!!
다른 분들께도 꼭 추천드리고 싶네용 너무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못기다리겠어요.
책 읽는게 이렇게 재밌는 것인지도 작가님 덕분에 알게 되었어요!!
j*********3 2022.11.1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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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동화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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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그냥 재밌게 읽던 동화책들의 은밀한 비밀을 알게 된 느낌이다.시대 별로 5장아 나뉘어져 있던 것도 흥미러웠다.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많이 알아야 동화도 더 잘 알 수있는 것같다.어릴 때 그냥 재밌게 읽던 동화책들의 은밀한 비밀을 알게 된 느낌이다.시대 별로 5장아 나뉘어져 있던 것도 흥미러웠다.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많이 알아야 동화도 더 잘 알 수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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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그냥 재밌게 읽던 동화책들의 은밀한 비밀을 알게 된 느낌이다.
시대 별로 5장아 나뉘어져 있던 것도 흥미러웠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많이 알아야 동화도 더 잘 알 수있는 것같다.
어릴 때 그냥 재밌게 읽던 동화책들의 은밀한 비밀을 알게 된 느낌이다.
시대 별로 5장아 나뉘어져 있던 것도 흥미러웠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많이 알아야 동화도 더 잘 알 수있는 것같다.
l******7 2023.09.1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