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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 그리고 마음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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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동영_<몸짓의 철학>을 읽고1_이 책은 32개의 단편들을 모자이크 방식으로 모은 책이다. 저자는 일상을 구성하는 몸짓의 의미를 탐구함으로, 몸짓의 소중함을 재발견하고 이를 통해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자 한다.2_마음 사랑, 마음 변화, 마음 챙김. 마음 짓기에서 짐작할 수 있듯, 우리는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음가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하면 다들 고개를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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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동영_<몸짓의 철학>을 읽고

1_
이 책은 32개의 단편들을 모자이크 방식으로 모은 책이다. 저자는 일상을 구성하는 몸짓의 의미를 탐구함으로, 몸짓의 소중함을 재발견하고 이를 통해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자 한다.

2_
마음 사랑, 마음 변화, 마음 챙김. 마음 짓기에서 짐작할 수 있듯, 우리는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음가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고 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왜 몸인가? 인간은 몸을 가진 존재이다. "인간을 어떻게 정의하든 인간은 자신의 일상, 즉 일하고, 먹고, 자고, 똥 누고, 섹스하고, 앉고, 서고, 길을 가는 몸짓의 현실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인간은 예외 없이 몸놀림, 즉 몸짓과 더불어 일상을 살아가는 존재들이다."(8쪽). 또한 몸이 없이는 인간의 생각과 일상의 삶은 있을 수 없다. "몸을 배제한 영혼이라는 개념은 관념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우리가 몸을 배제하거나 멸시하는 사고를 가지게 되면 우리 일상의 삶이 유령화되어 신기루가 될 수밖에 없다."(22쪽)

3_
인간의 마음은 몸에 기생한다. 요사이 정서적으로 삐걱거리는 사람이 참 많다. 왜일까? 생각의 속도와 몸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서적 삐걱거림은 생각과 몸의 속도 차이에서 때문에 생긴다. 건강하게 살려면 몸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 생각의 속도를 늦추고 몸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몸짓의 의미와 그 소중함을 재발견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생각의 속도와 몸의 속도가 더 벌어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가상공간이다.

4_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교수)은 가상공간이란 육체를 초월하고 물질계를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 역사에서 ‘가상공간’(virtual space)에 대한 욕망은 꽤 오래됐다. 물리적 세계의 한계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것, 즉 물질을 초월(physical transcendence)하고자 하는 것은 이미 태고 때부터 시작된 인간의 열망이라 할 수 있다."(월간참여시사, 2022년 1~2월호) 그는 "인간이 창조한 온라인 가상공간은 현실 공간이 주는 한계와 부족함에 대한 기술절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이제 ‘초월(meta)’과 ‘세계(univerce)’가 합쳐진 말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가 상용화되는 때다. 그러니 생각의 속도는 몸의 속도를 훨씬 더 앞질러 갈 것이고, 삐걱거리는 속도는 더 커질 것이다.

5_
얼핏 보면 몸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큰 때가 있었을까 싶다. 몸짱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트니스, 필라테스와 같은 트레이닝 센터의 수를 헤아려보면 짐작할 수 있다. 이것이 정말 몸에 대한 관심일까? 이 또한 가상 현실이 추구하는 것과 같은, 육체를 초월하고 물질계를 탈출하고자하는 욕망이 아닐까 싶다. 우리 시대는 고대 그리스를 빼닮았다. 양정무는 <벌거벗은 미술사>에서 몸짱이 대접받는 고대 그리스 사회를 이렇게 말한다. "빈번한 전투 속에서 그리스 남성의 육체는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것이었고, 문자 그대로 '체력은 국력'이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그리스 사회는 남성 육체를 찬양하는 일에 몰두했습니다. 아테네를 비롯해 몇몇 도시에서는 아예 미남 선발대회를 열기도 했죠. 여기서 평가 기준은 물론 육체미였습니다."(62쪽) 결국 고대 그리스는 생존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에 몸짱을 대접하는 사회였다. 그러니 이 또한 욕체를 초월하고 물질계를 탈출하고자하는 욕망이라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요사이 몸에 대한 관심은 몸짓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 초월에 대한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 봐야 한다.

6_
건강한 삶을 원한다면 저자의 안내를 따라 일상을 구성하는 몸짓의 의미를 탐구해 보라. 몸짓의 소중함을 재발견하고 이를 통해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어 보라. 32개로 구성된 단편을 한 달 동안, 그리고 몸짓을 하는 자리에서 읽어 보기를 권한다. 산책할 때 가지고 나가서 '걷기' 편을 읽고, 앉아서 차를 마시며 '앉기' 편을 읽어 보라. 울 때가 있으면 실컫 운 다음에 '울기' 편을 읽고, 누군가의 하소연을 들어준 후 '듣기' 편을 읽어보라.

7_
이 책은 생각과 몸짓을 이어준다. '똥 누기' 편 중 <사상과 변기>라는 글이 있다. 저자는 몸짓과 마음짓을 하나로 묶는다. "인풋과 아웃풋의 관계는 비단 음식과 몸의 관계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사상과 사유의 관계에서도 성립되는 정식이다. 그 누구의 사상이든 다 맞지는 않지만 다 틀린 사상도 없다...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상이라고 할지라도 그 사상은 특정 시대에서 인간세의 문제를 해결하고자하는 인간의 고투와 지혜의 소산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어떤 사상을 섭렵(인풋)하더라도 반드시 그것을 우리시대와 상황 속에서 비평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배울 점을 취하여 소화하되, 문제점은 지적하고 비평하여 걸러내야(아웃풋) 한다. 어떤 사상도 집어넣기만 하고 걸러내지 못하면 음식을 먹고 똥을 못 누는 것과 같다."(136쪽)

8_
이 책은 또는 몸짓의 이유를 생각하게 함으로 삶의 방향을 잡아 준다. "일, 즉 노동의 목적이 쉼에 있는 것이지, 쉼의 목적이 노동에 있는 것이 아님은 명백하다. 우리는 일하기 위하여 쉬고 노는 것이 아니라, 쉬고 놀기 위하여 일하는 것이다. 노동이 우리의 생명뿐만 아니라 삼라만상의 생명을 활성화하는 행위라면, 노동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과 '목표'는 안식(휴식)에 있다."(31쪽). 반대로 몸짓과 그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도 일깨워준다. "여행의 즐거움과 가치는 여행의 목적이나 목적지에 달려 있다기보다, 여행 과정에서 인간이 취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우리 삶의 즐거움과 가치도 우리 삶의 목표에 달려있다기보다는 우리 삶의 과정에서 우리가 취하는 태도에 달려 있다."(43쪽).

9_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마지막 몸짓인 죽음을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장 찬란한 몸짓, 그러나 무섭고 잔인하며 피하고 싶은 몸짓이 죽음이다. 죽음은 몸짓의 마침표이다. 준비 운동을 하지 않고 죽음이라는 몸짓을 하면 그것은 끔찍하게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러니 죽음의 의미를 탐구하고 그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

10_
철학자 최진석은 <탁월한 사유의 시선>에서 철학을 하나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결과물을 받아들여 내면화하는 작업이 아니라, "생각들의 결과들이 어떤 구체적인 세계를 통하여 형성된 것인지를 이해한 후, 지금의 세계에서 나에게 포착된 시대의 문제들을 지성적인 높이에서 계속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보면 이동영은 꽤 괜찮은 철학자이고, 그의 탐구는 매우 실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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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9 2022.12.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