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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리얼 복원복 (by 실비아 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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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복원된 이 판본은 그 순간의 나의 어머니이다. 아버지의 편집으로 출간되었던 『에어리얼』의 기초이다. 두 개의 역사가 하나님에도 불구하고 각  판본은 각각의 의미를 갖는다. - 프리다 휴스     고백하자면 나는 테드 휴즈를 좋아한다.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나는 테드 휴즈가 20세기 영미문학 최고의 시인이라고 평가한다.  실비아 플라스는 그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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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복원된 이 판본은 그 순간의 나의 어머니이다.

아버지의 편집으로 출간되었던 『에어리얼』의 기초이다.

두 개의 역사가 하나님에도 불구하고 각  판본은 각각의 의미를 갖는다.

- 프리다 휴스

 

 

고백하자면 나는 테드 휴즈를 좋아한다.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나는 테드 휴즈가 20세기 영미문학 최고의 시인이라고 평가한다. 

실비아 플라스는 그의 아내이다. 그녀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데, 그녀의 죽음에 테드 휴즈가 기여했다는 것이 세간이 합의한 바인가 보다. 그러나 사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고(작가는 사생활이 아니라 작품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게 내 기본적 생각이다), 그와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는 아내를 통해 듣게 되었다. 사실 이 시집도 아내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이 시집의 서두엔 테드와 실비아 사이에서 태어난 프리다 휴즈(이 책에선 '휴스'로 표기하고 있는데, 우리 때는 모두 '휴즈'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내 방식대로 표기하겠다)의 서문이 실렸는데, 사실 그 부분을 읽을 때부터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아마 '딸'이라는 입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테고, 어머니와 아버지의 입장 모두를 헤아려야 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서문은 어머니보다는 아버지 쪽에 좀더 기울여져 있는 것 같다(실비아 플라스의 광포한 성격적 결함이 있었고 그녀가 이미 두 번의 자살 시도를 했었다는 점 등등은 테드 휴즈의 외도를 정당화해주는 듯한 인상을 준다).

아무튼 언젠가 아내가 말한 가스 오븐에 머리를 넣고 스스로 죽는 걸 택한 사람이 실비아 플라스였다는 걸 기억해내곤, 시집을 읽기 전부터 좀 아연해졌다.

(내 아내는 왜 이런 시집을 나에게 권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을 읽는 것이 쉬운 건 아니었지만(이 책에 실린 시들의 대부분이 테드 휴즈의 외도 기간에 쓰여졌다), 어느 순간, 아내의 젊은 시절 일기장을 읽는 기분으로 시들을 읽게 되었다.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 뒤늦게나마 사죄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기분이랄까. 

나는 남성이고, 아내는 나에게 공감 능력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종종 말한다. 나는 아내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불현듯 어느 부분에서 아내가 절망을 느끼거나 분노하게 되었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는 기분이기도 했다.

그래서 페미니스트들이 실비아 플라스의 시를 좋아하고 치켜세우는 것이기도 하겠고, 테드 휴즈나 그의 딸이 어머니가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아 그런 흐름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진짜 실비아 플라스는 그런 다양한 레이어들의 어느 층엔가 존재하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시집은 (역시나 아내가 좋아하는) 진은영 시인이 번역을 맡았는데, 진 시인은 눈으로만 읽지 말고 소리내어 이 시집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왜냐하면 '실비아 플라스의 시구드은 하나의 문장이 한 행이나 한 연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연의 어디쯔에서 마침표와 함께 비로소 끝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소리내어 읽을 때 의미도 분명해지고 리듬감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게 진은영 시인의 생각이다. 시를 읽을 때 솟아오르는 이미지의 규칙들을 살려서 시각적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시를 감상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사실 『에어리얼』은 실비아 플라스 사후 테드 휴즈의 편집으로 1965년에  출간되었었다. 그러나 테드가 편집하면서 누락한 시들이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 시집은 '복원본'으로, 실비아 플라스가 직접 선별하고 배열했던 원고의 순서를 그대로 따랐다.

책은 번역된 시들과 더불어, 책 뒷부분에 실비아 플라스가 타이핑하고 수정한 원본 복사본을 수록했다. 시의 번역이 불가하다 여기는 독자들이라면, 원본으로도 시를 읽을 수 있으니 잘 된 일이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진실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진술을 통해 파편적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무엇이 사실이고, 어떤 것이 진실에 가까운지 판단할 수도 없거니와, 그것은 불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시인은 시를 남겼으니, 시로 전해지는 그녀만 읽도록 하자.

이 시집엔 테드 휴즈에 의해 누락되었던 시들도 모두 실렸으니, 그 시들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s*****n 2023.09.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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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은 꼭 세심한 감상이 필요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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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송 받자마자 읽기 시작해 오늘 완독을 마친, 그래서 나름 따끈따끈한 리뷰가 되겠다. 사실 시집을 이렇게 빨리 읽는 것은 썩 바람직한 독서법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나름대로는 꼴에 영문학을 전공했고 같은 전공으로 미국에서 유학물도 오랫동안 먹고 온지라 번역본으로 보고 싶었던 시들만 먼저 발췌해서 감상하고 나머지는 편하게 보다 보니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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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송 받자마자 읽기 시작해 오늘 완독을 마친, 그래서 나름 따끈따끈한 리뷰가 되겠다. 사실 시집을 이렇게 빨리 읽는 것은 썩 바람직한 독서법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나름대로는 꼴에 영문학을 전공했고 같은 전공으로 미국에서 유학물도 오랫동안 먹고 온지라 번역본으로 보고 싶었던 시들만 먼저 발췌해서 감상하고 나머지는 편하게 보다 보니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거기에 이 책의 2부는 실비아 플라스의 영시 원본 복사본이 함께 수록되어 있기에 번역본은 페이지로 하면 150 페이지가 되지 않고 그나마도 시집이기 때문에 또 아무래도 빠른 시간에 볼 수도 있었고.

진은영 시인의 번역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다. 역시 시 번역은 시인이 해야 그 맛이 아무래도 더 사는 건 진리지 싶다. 실비아 플라스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고. 국내에도 제법 알려진 이름이지만 실비아 플라스는 내가 알기로 박찬욱 감독 영화 <올드보이>에서도 이수아 역으로 나오는 윤진서 씨가 실비아 플라스 시집을 읽고 있던 장면으로 나온다. 그녀의 비극적 운명과도 결부시켜 보면 그래서 박찬욱 감독이구나 싶은 생각이 새삼 들고. 뭐 이 역시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기도 하지만.

새해 초에 여튼 완성도 높은 번역으로 유명 시집을 읽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뿌듯한 그런 마음이 있고 다른 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c 2023.01.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