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전반부는 거의 학원물의 분위기가 물씬.. 이거 밝은 얘기하고 싶다더니... 너무 가벼워지는 것 아니야.. 하는 기분이 들었지요. 하지만 작가가 전하고 싶어하는 메시지는 이전의 <나의 지구-> 보다 한층 더 강해진 듯 합니다. 더 노골적이어졌다고 할까. 전작에서 목련과 탱알, 또 친구들의 행로를 통해 은유적으로 보여주던 작가의 연결된 시공간에 대한 생각, 운명을 만들어가는 자기의지, 그런 것들이 '전각'이라는 구체적인 설정과 다케루의 극중 소설, '제로의 발동'을 빌어 명확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히와타리는 사실 매우 철학적이고 심각한 주제를 다루는 방식으로 '심각함'을 덜어내고 주인공들인 10대 고등학생 특유의 발랄함과 긍정적인 성격들, 모험심을 바탕으로 한 학원물의 토대에서 그 또래 아이들이 가질만한 고민들을 소재로 자신이 말하고 싶은 주제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나의 지구->가 시종일관 진지한 주제를 심각한 상황 하에서 풀어낸 것과는 사뭇 다르지요. 상업적인 의도가 다소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는 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실제 독자들의 연령을 고려한 상황설정 속에서 그들의 공감을 풀어 낸다는 방식을 취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작가가 주제를 풀어내고자 하는 의지에 유연성이 더해졌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작보다는 덜 매력적인 인물들과 전작보다는 긴장감이 덜한 이야기, 그저그런 범작정도라는 생각이 들지만 작가의 시공간에 대한 통찰력과 모든 생명에 대한 포용력있는 따뜻한 관점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듭니다. <미래의 전각>에서 작가는 북일일족이 도망치고 싶었던 숙명이 바로 자신의 번뇌였었다는 것을 강조하죠. 그것을 직시하고 번뇌를 떨치는 순간, 자신이 그렇게 도망치고 싶었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순간 북일일족들은 숙명에서 해방이 되지요.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환생'이라는 코드는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의 의지로 만들어져 가는 것이다'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재강조하기 위함인 듯 합니다. 그리고 결말부에는 마치 '선'의 표상인 것처럼 나오는 남일일족 역시 북일의 대립구도로서 존재했던 것이 아니며 지금까지의 번뇌를 덜어내고 자신의 의지를 들여다볼것임을, 미래의 변화를 암시 하고 있죠. 앞의 얘기를 모조리 뒤집는 듯한 암시를 약간 흘리는 이 부분이 맘에 들어요... . |